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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18세 미만 구독불가 였습니다-69화 (69/170)

69편

<-- 11. 연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인가요?-2 -->

‘또각 또각 또각’

으윽, 얘 살 쓸리겠다. 안 아픈가?

이렇게 걱정이 될 정도의 세기였다. 그러던지 말든지 구두 소리는 자비도 없이 바로 귀퉁이 옆 벽까지 가까이 들려왔다.

“머슨, 나중에! 지금은 아닌 것 같아. 좀 놔봐!”

애원 했으나 한층 호흡이 짙어진 머슨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머슨과 복도 벽을 번갈아 보고 있는데 세상 맙소사 여자의 빨간 구두 코가 기어이 눈 에 들어왔다.

아, 이젠 정말 꼼짝 없이 들키겠구나.

하는 사이에… 뜨거운 것이 얼굴에 흩뿌려 지고 아릿하게 저려왔던 손이 자유로워졌다. 동시에 ‘탓!’ 하는 익숙한 소리까지 들렸다.

깜빡 깜빡

바닥에 주저 앉은 상태로 눈만 멍하니 뜨고 있는데, 귀퉁이 커플 남자가 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흠칫- 놀라 몸을 경직 시키니 그가 내 얼굴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스프가 튀었군, 엎질렀나? 아, 게르니아에겐 비밀로…”

“시녀 한명 한명에게 관심 가질 때예요? 이 추태를…. 크흠. 저랑 할 이야기가 있으시잖아요?”

고맙게도 여자가 남자의 팔을 끌어 복도 저 멀리 멀리 아주 멀리 데리고 사라져 주었다. 이젠 구두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난 뺨에 주륵- 흘러내리는 것을 손등으로 닦아 보았다. 그래 정액이었다.

힐끗 옆을 노려보니 어느새 말끔한 차림 새인 머슨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내 껄 묻힌 에리나 에게 또 한번 반한 것 같아.”

그가 몸을 숙여 내 뺨에 묻은 자신의 정액을 핥아 올리기 시작했다. 머슨의 타액으로 세수를 마친 나는 입꼬리가 주체 할 수 없이 올라갔다. 긍정의 의미는 당연히 아니다.

“좋아?”

“응 아주 좋아 죽겠다.”

“난 에리나와 함께라면…. 에리나?”

“안 그래도 신경 쓸 것 투성인데, 너 까지 이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줘서 아주 기분이 좋다. 머슨. 응? 그렇지?”

그의 멱살을 휘어 잡아 내리곤 이마를 쿵! 쿵! 부딪히며 쏘아 붙이자 머슨의 시선이 또르르- 허공으로 굴러 간다.

“...미안, 화났어?”

“그걸 이제 알아?! 앞으론 허락 없이 절대 내 몸 만지지 마 알았어? 뽀뽀도, 포옹도! 손 잡는 것도 안 돼! 무조건 허락 맡고야!

“그럼 섹스는?”

“말이라고 해?! 아주 그냥 허락 없이 손 끝 하나만 대봐. 그 다음 부턴 말 할 때 눈도 못 마주치게 할 거니까!”

머슨의 고개가 푹 꺾이고 눈썹이 불쌍하게 팔자로 휘어진다. 그러나 나는 결연한 의지의 여성. “가서 일 해!” 라는 신데렐라 새언니 같은 대사를 친 후 등을 돌려 양파 창고로 들어가 버렸다. 복도가 한 참 동안이나 고요한 것을 보아 아직 머슨이 돌아가지 못 하고 이 앞에 서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주먹을 들어 문을 쾅! 소리가 크게 나도록 후려쳤다. 그때서야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린다.

욱신거리는 아래와 나른해진 몸을 겨우 붙잡고 양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 체닌… 그리고 에반.”

으아앙- 울고 싶어라. 무엇 하나 해결 된 것 없이 일만 계속해서 늘어가는 기분이다. 겨우겨우 양파 한 바구니를 다 까놓고 나서 저택을 또 다시 샅샅이 뒤졌으나 역시나 체닌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에반은 한참 동안 사라져 있다가 다시 홀 안에 모습을 비추었다. 아까 마주쳤을 때 보다 더 수척해진 모습으로. 그러다 게르니아가 손짓 하면 금세 사라져 자취를 감쳤다가,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거의 환자 수준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괜찮냐 물어보면 “절대 게르니아 시종장과 머슨을 가까이 붙여 놓아선 안 돼.” 라는 영문 모를 말만 남길 뿐 별 다른 대화는 없었다. 너무 피곤해 하는 것 같아 더 이상 캐묻기도 좀 그렇다.

이렇게 별 소득없이 이틀째 연회도 막을 내렸다. 남은 건 단 하루. 바로 내일의 연회 뿐이다. 부디 체닌을 찾을 수 있기를.

*

“꺄악! 제, 제발 살려주세요!”

연회의 소란스러움에 겁에 질린 여자의 비명 따위는 누구도 듣지 못한 채 허공에 흩어졌다.

“네년도 한 패지! 네년이 날 이 방안에 가둔 거야. 맞지?!”

“마님, 제발!”

방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이었다. 깨진 화병의 유리조각들이 아슬아슬 하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누군가 입어 주었다면 빛을 발할 화려한 드레스들은 넝마 조각이 되어 나뒹굴었다. 외에도 성한 것이라 곤 단 하나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방 안의 모든 것이 훼손되어 있었다. 물론 방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 마저도 그랬다.

체닌은 얇은 슬립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상태로 가히 정신 나간 사람처럼 고래고래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발바닥은 유리조각에 찔려 아프도록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으나 치료 할 생각 조차 없이 시녀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짓누르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내가 이 날만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갖은 수모를 겪으면 서도 이를 악물고 참았어. 정식으로 사교계에 데뷔 할 날을 미친 듯이 손꼽아 기다렸는데!”

빠득- 심장을 태울 듯 솟구치는 분노로 체닌의 가녀린 몸엔 어울리지 않는 힘줄이 잔뜩 솟아 있었다. 체닌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시녀는 수 시간 전 터진 코피로 입 주위 까지 검은 피딱지가 말라붙어 있었고, 찢긴 옷 사이로는 아픈 손톱자국이 길게 드러나 있었다.

“씨발, 내 마을 까지 주머니에 꽂아 주면서 그렇게 헌신 했는데, 나한테 이딴 취급을 하는 게 말이나 돼?! 정식으로 사교계에 데뷔해서 백작 부인 소리 좀 듣겠다는데 그게 뭐가 어려워! 난 더 이상 시골 촌구석 영주의 여식이 아니라 백작 부인 이라고!”

체닌은 시녀의 목덜미를 잡아 끌어 침대 위로 던졌다.

“벗어. 뭐해? 벗으라니까?! 백작 부인인 나도 헐벗고 있는데 네년이 감히 몸을 가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녀는 이미 옷의 기능을 상실한 천 조각을 몸에서 떼어냈다. 알몸이 된 시녀의 배 위에 올라 앉은 체닌이 손을 높이 들어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그 년 때문이야. 그 씨발 성녀 년.”

불경한 말에 얻어 맞던 시녀의 눈이 일순 커졌으나 행여 체닌이 알아 차릴까 이내 눈을 꽉 감았다. 그러나 매질이 멈추지 않는 건 매한가지였다. 체닌은 쓸모 없게 된 드레스 조각을 바라보며 다시금 괴성을 내질렀다.

원래 체닌은 연회에 참석하여 아비츠 백작을 통해 정식으로 소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평소 아비츠 백작과 친분이 있는 아니 친분 정도가 아니라 그 꺼드럭거리는 아비츠 백작이 신발이 라도 핥아 줄 듯 떠받드는 성녀가 이 계획을 무산 시켰다. 한 날 대외적으로 체닌을 소개하기 전에 성녀에게 먼저 인사시키기 위해 백작이 체닌을 데리고 성녀를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통성명과 함께 형식적인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체닌은 어처구니 없게도 문 밖으로 쫓겨났다. 버림 받은 강아지처럼 문 밖에 오도카니 서서 백작을 기다리는 내내 수치심에 얼굴이 벌게져 있어야 했다. 다행이 아무도 들이지 않고 은밀하게 만나는 것이라 누구도 체닌이 이러한 대접을 받았다는 걸 보지 못 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긴 시간동안 구둣발을 한 채로 힘겹게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문이 열렸다. 체닌은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성녀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짓더니 체닌을 향해 입을 열었다.

“세자인에서 온… 맞죠?”

세자인은 세 글자. 체닌은 두 글자. 그런데 왜 떠올리기 싫은 그 지긋지긋한 지명은 기억하면서 ‘체닌’ 이라는 이름은 왜 기억하지 못하는가? 게다가 둘이서 속닥 거린 내용중 단 한 줄에도 자신의 이야기는 없었나? 하는 자괴감 섞인 의문이 떠올랐다.

“체닌 아비츠입니다.”

성녀는 이름을 듣더니 “맞다.” 하며 손뼉을 한 번 쳐보이곤 매혹적인 입술을 끌어 올려 웃어보였다. 예쁘다. 세상 그 어느 보석 보다도 화려하고 눈이 멀 정도로 찬란하고 예뻐. 체닌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 감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비츠 백작님. 이번 연회에 체닌 아비츠양은 잠시 쉬는게 좋겠네요.”

“예?!”

대답한건 체닌이었다. 아비츠 백작은 어떠한 반문도 없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오히려 체닌에게 날카로운 눈길로 경고를 했다. 체닌은 순식간에 절망의 구렁텅이로 빨려 들어갔다. 어떻게든 기어 나오려 손을 뻗었으나 뜨거운 태양 같은 성녀는 등을 돌려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낼 뿐 어떠한 빛도 내리쬐어 주진 않았다.

“미끼라면서요. 관리는 잘 해야죠. 괜히 모두에게 알렸다가, 이미지 나빠지는 일 없게. 뭐든지 아름다운게 좋잖아요?”

자신의 이야기 인 것 같으나 당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저들끼리 속닥 거리며 기분 나쁜 웃음도 잊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앗 늦었네요 ㅠㅠ 작품 후기 쓰는 시간을 계산 못했습니다ㅠㅠ갸아아...

*독자님 : 복도가 사실은....커플들이 많이 오는 복도인가요? 걍 서로 신경끄고 하는건가여?ㅋㅋㅋ

작가 : 복도는 그러라고 만들어진 곳이 아닙 읍 읍..그런데 왜 읍읍...(작가가 써놓고 작가가 이해할 수 없는 괴이현상)

*독자님 : 선리플 후감상여 〉〈

작가 : 우왕! (괜히 기분좋은 작가) 그렇담... 선 업뎃 후 작가후기 (그건아님)

*독자님 : 핫플레이스 인가여?

작가 : ㅋㅋㅋㅋㅋ... 남녀+은밀한 장소 = 읍읍

*독자님 : 복도씬 찍다가 성녀가 보게 돼서 부들부들?

성녀 : 세상 뿌셔 다 뿌셔 에리나 주거

머슨 : (철 벽 방 어)

에리나 : 읭? 먼일남?

*독자님 : 기다릴게영〉〈

작가 : 헿 독자님들 제 사랑을 받으세용 뿅뿅!!!!

*체닌은 연회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용?

정답, 빡쳐하고있음! (+폭행) (가장불쌍한건 시녀...)

*선작,추천,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어플이 업뎃 됐는데 왜 뛰지 않는 부분까지 다 드문드문 벌어져서 모바일에 나타날까여??ㅠㅠ 머지머지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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