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편

<-- 9.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나요? -->

“흣…아, 앙!”

아찔할 정도로 기분 좋은 오르가즘이 목전 까지 밀려 들어왔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은 이미 잔뜩 열이 올라 터질 지경이었다. 어느새 내가 이토록 꽉 부여잡고 있는 것이 머슨의 페니스라는 것도 잊고 오로지 쾌감을 위해서만 음핵을 문질러댔다. 그리고 절정은 머지 않아 내 몸을 집어 삼켰다.

“하아… 으으읏!”

바람 빠진 풍선처럼 미미한 신음이 흘러나오고 얼굴에 가득 차올랐던 열이 양 귀를 통해 흐물흐물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

“...흐윽- 흑.”

그리고… 무엇이 서러운지 눈가에 맺힌 눈물이 옆으로 또르르 떨어져 내린다. 페니스를 놓고 눈물을 훔쳤다. 가슴이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며 숨이 넘어갈 정도로 꺽- 꺽 불안정한 호흡이 계속되었다.

“에리나.”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이 머슨의 입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흐윽… 저리, 가.”

손바닥으로 머슨의 뺨을 가볍게 밀어내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머슨은 물러서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 붙어서는 내 눈가를 핥아 올렸다.

내 스스로가 너무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강한 오르가즘이 머리를 꿰뚫고 지나고나니 더욱더 선명하게 후회가 찾아왔다. 머슨에게 소리치고 밀어냈으면서, 괜찮다고 확신에 찬 행동의 결과는 성녀 대신 미약이나 주워 먹고 강간까지 당할 뻔 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에 여자로 태어나 기분나쁜 성희롱을 겪는 다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었으나 이처럼 무력으로 어찌 할 수 조차 없는 거구의 남자 넷이 집단강간을 시도 하려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끔찍한 일은 상상으로도 일어날 거라 생각해 본 적 없다. 공포와 두려움이 몸을 잠식해 나갔다.

게다가 방금은 머슨의 페니스를 붙들고 미친 듯이 자위나 하다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또 한심해서 눈물이 터져 나온다. 이런 나를 더욱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미약의 효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아직도 다리사이는 멀건 액을 토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괜찮아, 에리나.”

“흑… 뭐가, 괜찮아?! 끄흑. 나 때문에 사람을 죽였잖아.”

그 놈들이 어떻게 죽어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꺼져버린 놈들의 삶이 불쌍해서 꺼낸 말은 절대 아니었다. 그냥 단지, 기억을 잃은 머슨에게는 오늘의 일이 첫 살인이 되어버린 게,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진득한 피향이 맡았을 때 내 몸에 소름이 끼쳤던 것처럼 머슨도 분명 무섭고 당황했을 텐데… 그런 경험을 시키게 한 것이 미안했다.

수분이 빠져나가 푸석해진 내 얼굴에 머슨의 손길이 닿았다. 뺨을 쓰다듬고 엄지로 눈가를 문지르고 눈물과 함께 흘러나온 콧물을 닦는다.

“콧물, 더러워 흐허엉!”

“그렇지 않아.”

난 그의 넓고 곧은 등에 팔을 두르고 소리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이 처럼.

“무서웠어, 진짜 무서웠 끄흑! 다고! 얼굴도 맞았어 흐엉”

“미안해, 에리나.”

“니가 왜 미안해?! 사과 하지 말란 말이야. 흐윽 너 왜 자꾸 날 나쁜 애로 만들어!”

“그것도 미안해.”

“사과 하지 말라 고- 흐어엉!”

한 쪽 팔로는 머슨을 꽉 붙잡고 다른 쪽 손으로는 그의 맨 어깨를 퍽퍽 때렸다. 자꾸 달래주니까. 괜찮다 괜찮다 해주니까 더 눈물이 나오고, 서글퍼지고, 투정을 부리고만 싶어진다.

“맞아, 너. 흐윽. 계속 나 무시, 할, 거야?”

“그건 나도 힘들었어.”

“그럼 왜, 그랬어, 나쁜 자아식아!”

“심술.”

“악마 같은 자식…. 끄흐윽. 흐읍. 한 번만 더 그래봐. 진짜, 평생 안 놔주고 데리고 살 거니까!”

“바라던 바야.”

뭐라는거야?! 괜히 심통이나 툴툴 거리며 한껏 말을 쏟아 뱉고 나니, 울적했던 마음이 점차 청량한 여름빛으로 변해갔다. 울음이 멎어가고 내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머슨이 다정하게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그 때문인지 불안정했던 호흡이 잠자는 소녀처럼 나긋하게 돌아왔다. 묵은 체증이 씻겨져 나간 듯 머리가 맑아졌다.

머슨이 내 팔을 풀어내고 상체를 들어 올리더니 입술을 꼭 맞추어 진하게 눌렀다.

“그럼 아까 하던거 마저 할까?”

머슨의 말이 입술위에 간질간질하게 닿았다. 관능적인 저음에 뒷목이 찌르르 소름이 끼쳤다. 이미 한참 전부터 달아올랐던 몸은 그를 받아 드릴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있었다.

“아, 아깐 넣어 주지도 않았잖아.”

“에리나가 어떤 표정을 하고서 넣어달라고 했는지 알아?”

“...그걸 어떻게 내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유체이탈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에 거울이 있던 것도 아니고.

머슨이 뺨위로 들러 붙은 머리 카락을 혀로 밀어내며 움직이더니 민감한 귀에서 멈춰세웠다.

“제발 날 말려줘. 라고 하는 것 같았어.”

목소리에 안타까움과 슬픔이 베여있었다. 그래, 공포에 떨면서 이성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강압적인 흥분감에 몸부림 치던 내 모습이 그렇게 보였구나. 귓가를 지분거리는 머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야기 했다.

“지금은 아니야. 진심으로 원해, 머슨.”

“...”

“넣어줘, 빨리.”

적안을 품은 눈꺼풀이 잠시 깜빡이더니, 다시 눈을 떠올렸을 땐 그 안에 새로운 것이 담긴 듯했다. 욕정으로 둘러 쌓인 남자의 눈이었다.

“하앙!”

질구에 손가락이 박혀 들어갔다. 찔꺽- 찔꺽- 소리가 요란하게 들릴 정도로 머슨이 손을 빨리 움직여댔다. 이미 몸은 흥분으로 들어 찬 상태였으므로 손가락 만으로도 다시금 오르가즘에 도달 할 것 같아, 나는 황급히 상체를 일으키고 그의 팔뚝을 잡아 세웠다.

“손 말고…”

“입?”

“아앗! 잠…. 앗, 머슨!”

매끈한 혀가 질구를 핥고선 이내 그 안으로 돌진했다.

“에리나, 물이 엄청 쏟아져.”

“흐응… 읏, 아앙!”

츄흡. 머슨이 입을 크게 벌리곤 아래를 한 번에 집어 삼키며 큰 소리가 나도록 빨아드렸다. 꿀이라도 발라져 있는건지 혀를 내어 이곳 저곳을 쑤시고 핥아 올리고, 음핵은 이로 아프지 않게 씹어 애를태웠다. 난 머슨의 검은 머리칼을 잡고 부들부들 떨다가 힘주어 이마를 밀어내었다.

“하앗, 하아… 가, 갈뻔했어.”

“어디를?”

다리사이에서 고개를 들어 올린 머슨의 얼굴이 질척한 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놀라, 손으로 그것을 닦아내려 하는데 머슨이 손목을 잡아왔다.

“입으로 핥아줘. 아깝잖아.”

“하나도 안 아까워!”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큰 소리를 내자 머슨의 입꼬리가 아래로 한 없이 내려갔다. 눈썹이 팔 자로 일그러지며 눈동자가 내 얼굴을 똑바로 마주보지 못하고 방황한다.

“...더러워서 그래?”

“으윽…. 그런 목소리로 이야기 하지마.”

잔뜩 풀이 죽어 실망감이 들어찬 목소리에 심장이 아릿하게 아파온다.

“난, 열심히 에리나를 핥아 주다가 이렇게 된건데. 에리나는 더럽다고 생각했구나.”

아니야! 아니야!

“...부끄러워서 그런 거야.”

“내가 부끄러워?”

“말이 왜 또 그렇게 되는 건데?!”

미치겠네! 머슨이 붉은 혀를 내어 입가에 묻은 애액을 느릿하게 모으더니 입 안으로 냉큼 집어삼켰다. 그 모습이 자극적이라 이미 통제 밖인 내 다리사이는 충분히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를 새도 없이 액을 토해냈다.

머슨이 비맞은 새끼강아지처럼 애틋한 동정심을 불러이르키는 표정을 고수하자, 난 결국 그의 뺨을 붙잡고 입가에 묻은 액에 혀를 내어 핥아먹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친 머슨의 적안은 웃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아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빛이었다.

“좋아. 여기도, 콧대도, 눈꺼풀 위도.”

얼굴 어느 곳에도 내 혀가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웃지마!”

쪽- 머슨이 입술을 내리 찍었다.

“어째서? 이렇게, 예쁜데.”

“...너,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 꺄앗!”

어깨가 뒤로 밀리더니 풀썩 매트리스에 등을 대고 누운자세가 되었다. 머슨이 발목을 잡아 벌리곤 그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으으-. 동작 하나 하나가 무척이나 야하게 느껴져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하흣!”

“넣지도 않았는데 가면 안 돼, 에리나.”

“...알아!”

이제 막 귀두가 들어갔을 뿐인데, 너무도 오래 기다린 탓인지 몸이 환희에 차 흥분감을 고조시켰다. 안으로 서서히, 아주 서서히 페니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뭉근한 감각이 느껴지고 속이 가득 채워진다.

“으읏. 너, 일부러 늦게 들어가는 거지?”

“들켰어?”

“하악!”

감질맛 나게 천천히 들어가나 싶더니 거의 다 들어왔다고 생각될 때 즈음 머슨이 허리를 세게 움직여 한번에 꿰뚫었다. 충격에 잠시 몸을 부들 거리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혼나 진짜...”

“그건, 좀 무서운데?”

“아앙!”

느린 속도 였지만, 몸이 부셔질 듯 머슨이 강하게 치고 들어왔다. 할 말도 잃고 쾌감에 신음을 내질렀다. 몸 안에 그가 가득 들어차는 기분이 좋아 페니스가 빠져 나가려 치면 엉덩이가 절로 따라 내려갔다. 머슨이 달래듯 허벅지를 쓸어 내리더니 몸을 바짝 끌어안고 퍽! 퍽! 소리가 날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앗! 앙, 머슨, 하악-, 처, 천천히! 으응!”

손이 허공을 휘젓다가 침대 시트를 꽉 붙잡았다.

“내 목에, 흣, 둘러.”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감각에 눈이 크게 떠지며 입마저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토록 원하던 성적쾌감이 넘치도록 들어차자 부끄러움도 모르고 머슨에게 매달렸다. 질척한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침대의 삐걱거림이 시끄러울 정도로 울렸다. 옆 방 사람이 문을 두드리며 항의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서로의 몸을 탐닉하니라 정신이 없는 우리는 그런 걱정 따위는 밀어버리고 조금이라도 더 서로를 안을 수 있도록 몸부림 치는 중이었다.

“흣, 앙! 아! 너무, 빨라, 머…슨!”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힘인지, 그토록 세게 쳐올리면서도 쉬지 않고 빨리 허리를 쳐댈 수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아래가 얼얼하게 아파올 정도로 페니스가 무자비하게 들어온다. 땀이 송글 맺히기 시작하고 그의 등근육이 건강한 생명력으로 움찔 거렸다.

“천천히 할까?”

“흐, 읏! 처, 천천히 해.”

폭풍처럼 몰아치던 동작이 멈추었다. 여전히 페니스는 삽입되어있었고 우리 둘은 서로를 껴안은 채 잠시 숨을 골랐다. 땀으로 젖어 축축한 등을 쓰다듬어 주며 그의 존재를 느꼈다.

“...이젠 내가 할래, 머슨. 일어나봐.”

엉거주춤, 페니스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일어나 그의 허벅지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머슨의 배에 손을 올려 놓고 엉덩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열심히 움직였으나 역시 머슨이 하던 것 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서툴고 어색했다.

자신이 직접 하는 것 보다 강한 자극이 아닐 텐데도 머슨은 한 쪽 눈을 찡그리며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흥분감에 절로 일어나는 표정이었다.

“내 위에서 하는 거, 너무 예뻐 에리나.”

“처, 처음도 아닌데 뭘.”

지난 번 트렌시아로 가던 도중 야외에서 했던 것을 떠올리며 난 더 열심히 허리를 돌려댔다. 그러나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자극을 전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흐앗!”

“도와줄게.”

머슨이 아래서부터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 몇 번은 그 박자에 맞추어 나도 같이 허리를 움직였으나, 결국은 그의 가슴팍에 기대어 온전히 몸을 맡겨버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앙! 아! 앗! 으읏!”

“에리나는 힘을 길러야 해.”

“아앙! 그건, 흐웃, 니가 너무, 쎈, 거거든? 하앗 앙!”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머슨이 위로 올라갔고, 난 그의 아래에 깔린 채로 페니스를 받아드렸다.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쳐올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진이라도 난 듯이 전신이 맥없이 흔들리고 아래를 드나드는 페니스가 힘을 받아 안 쪽 깊은 곳을 사정없이 찔러대었다.

“으응! 앗! 머슨, 하아, 가, 갈 것, 같아!”

미쳤어! 머슨이 크흣- 하는 신음을 내더니 겨드랑이 밑에 한 쪽 팔을 끼워 넣고 한 손으론 내 허벅지를 들어올리며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달려들었다. 결국 신음을 넘어선 비명이 터져 나왔고, 우뚝- 움직임이 멈췄을 때에는 몸이 절로 바들바들 떨리며 팔 다리가 머슨을 완전히 휘감은 채로 깊은 여운을 느꼈다. 미약의 기운이 완전히 날아간 듯 페니스가 빠져나가 텅 비어버린 다리사이엔 애액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슨의 정액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지친 몸에 의해 정신을 잃기 전에 불현 듯 한 가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망했다, 내일부터 연회 시작인…”

데.

========== 작품 후기 ==========

*확인 못하고 올립니다.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겁에 질렸었던 에리나8ㅅ8 그런데 내일 에리나는 지각하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까여?

*독자 : 작가님! 성녀의 '성'이 성스럽다는 의미에서 붙여진게 아닌 것 같습니다!

작가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직업상 성녀(聖女)가 맞습니다.(안타까움과 탄식)

*독자 : 성녀 쓰뤠기! 아오! 빡친다!!! 속에서 천불이난다!!!

작가 : 지, 진정하세요! 벌써 부터 노여워 하시면 안된담미댱 8ㅅ8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 작가)

*독자님 : 성녀가 넘 음란해서 그러는데 잉태의신*애욕의신을 받들고 있는게 아닌가 궁금하네요

작가 : 작가가 설정한 성녀의 값은 '문을 여는 자' 입니다. 8ㅅ8 ...

독자님 : 그러니까 그게 몬가여?! (답답)

작가 : 차차 다루어질 내용입니댯 8ㅅ8,,,쵸큼만 기다려주세용!

*독자님 : 에리나가 읽은 책과 빨려들어온 세계가 맞지 않고 있는데, 에리나가 영향을 준건가요?

작가 : 하... 대답하기 애매한 질문입니다. 영향을 받은 것도 있고, 안 받은 것도 있습니다. 8ㅅ8

독자님 : 아오! 그니까 그게 뭐냐고!(답답2)

*독자님 : 어제 피곤해서 일찍 자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읽었는데...므흣, 야한 부분이더군용 (뷰끄)

작가 : 오, 오늘 내용은 씬이 전부라... 설마 오늘도 출근길에 읽으시나요?(므흣)

*이번 챕터 끝~ 에리나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신전도 아니고 바로 머슨의 곁이였답니다〉〈

독자님 : 안물안궁.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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