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 책은 18세 미만 구독불가 였습니다-29화 (29/170)

29편

<-- 5. 우리 그냥 행복하면 안될까요? -2 -->

“아무도 안 계시오?!”

처음 듣는 우직한 남성의 목소리였다. 마족들은 아니고 마을 사람들은 더더욱 아니었다. 고개를 뒤로 돌려 문쪽을 바라보았다. 남자가 두드리는 문이 쿵쿵 울려댔다.

“하응!…”

머슨이 페니스를 뿌리 끝까지 깊게 박아 넣었다. 자신에게 집중 하라는 경고였다. 내 다리를 들더니 머슨의 허리에 휘감았다. 속살 가장 깊은 곳까지 페니스를 빠르게 쳐올렸다. 숨을 쉴 틈도 없이 헉 헉 대는 소리와 신음에 입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 그마안”

묵직한 기둥이 가차 없이 안을 찔러댔다. 내가 불안해 하는 것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바깥의 부름이 들릴 때 마다 머슨은 유독 힘을 주어 페니스를 박아 넣었다. 이 상황에서도 밀려드는 쾌감에 정신이 아찔했다. 눈앞이 부옇게 흐려지고 눈물이 맺혔다. 몸이 뚫릴 듯 머슨은 강하게 치고 올렸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원래 힘이 세서 주체를 못하는 것 같았다. 더 세지면 세졌지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덕분에 몸이 반으로 갈릴듯한 감각을 아주 빠른 속도로 맛 보고 있는 중이었다. 머슨이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나를 더 끌어 당겼다.

힘줄이 튀어나온 팔뚝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힘 앞에선 몸부림친다 해도 거센 바람앞의 종잇조각처럼 나부끼게 될 것이 뻔했다.

“에리나, 너무 조여”

“제발…앗, 하악! 그만 머슨…응? 흐읏!”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허리에 감은 다리를 풀어냈다. 숨을 고르려는 찰나 페니스가 더욱더 깊게 박혀 들어온다. 눈이 크게 떠지고 정말 배 안까지 밀려 들어오는 듯한 감각에 엉덩이를 움찔했다. 머슨이 내 두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두르더니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허리를 튕겼다.

‘쾅! 쾅! 쾅!’

“안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놀라 입을 막았다. 그럼에도 손가락 사이로 신음이 자꾸만 흘러 나온다. 내가 고개를 도리질 치자 머슨이 페니스를 깊게 묻은 상태로 허리를 빙글 빙글 돌렸다.

“아흑! 하지…맛!”

살이 맞닿아 질척거리던 소리가 뚝 멈추었다. 이상했다. 소리가 줄어 안심이 돼야 하는데 몸 속에서는 쾌감을 갈망하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허리를 들어 올리며 머슨에게 요구하고 했다. 머리로는 당장 그만두고 문 밖의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몸은 한없이 솔직하다.

“아비츠 백작가의 심복이오 당장 문을 여시오!”

아비츠? 어디서 들어 봤더라… 가물 가물 기억을 되짚어보니 마족 피에르가 이야기 했던 테론 아비츠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아비츠 가문 사람이 세자인에는 무슨 일이지?

“하읍”

의문도 잠시였다. 머슨이 갑자기 속도를 내어 허리를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릿한 감각이 무뎌질 정도로 몸이 잔뜩 달아올랐다. 이마 선을 따라 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쉴 새 없이 더운 숨을 내뱉어 집안이 열기로 가득 찼다.

“하악!”

터질 듯 한껏 열을 내던 머슨의 움직임이 멈췄다. 동시에 머릿속이 하얀 빛으로 가득 차고 지독한 오르가즘에 몸을 떨었다. 가슴이 크게 오르락 내리락 하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페니스가 빠져 나가고 다리 사이로 그의 정액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난 한쪽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온 몸에 힘이 빠져 나가고, 쾌감의 여운 때문에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탈진 하며 몸을 늘어뜨린 동안에 머슨이 익숙하게 뒷정리를 했다.

“하아… 머슨 진짜 너…”

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머슨이 내 이마 눈 볼 코 입술에 차례 차례 입을 맞춘 뒤 침실로 나를 옮겨주었다.

“나가봐”

머슨의 이마에도 땀이 송글 맺혀있었다. 그렇게 움직여 놓고도 아직은 팔팔 한지 머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한 번에 이렇게 죽을 맛인데...

머슨이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진득하게 베어버린 야한 냄새와 뜨거운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청아함이 집 안을 감싸 안았다.

이어 머슨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사람이 있었군.”

아니 쟤 마왕.

“우린 아비츠 백작님의 명을 받고 세자인의 영주를 만나기 위해 왔소. 여기, 백작가의 인장이오. 헌데, 아무리 찾아 봐도 영주 성은 보이지 않는데, 위치를 좀 알 수 있겠소?”

영주라면 촌장님을 말하는 것이었다. 보통의 영주들은 체면과 권위를 중요시 하는 여느 귀족들 처럼 자신이 소유한 영지에 가장 근사하고 화려한 한 저택을 지어 놓는다. 또한 영지 내의 내분과 외부로 부터의 습격을 대비하기 위하여 사병들을 훈련 하는 장소 또한 마련되어 있었기에 영지 내에서 가장 큰 곳 이여야 하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세자인에는 아무리 찾아 봐도 2층 이상으로 지어진 건물도 없을뿐더러 정교한 장식이나 값비싼 재료로 집을 지어 놓은 곳도 없었다. 그러니 영주 성 즉 촌장님의 집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그들은 결국 다른 마을사람들 집보다 약간 지형이 높은 곳에 위치 해 있으며 마을 입구에 떡하니 지어진 우리 집을 찾아 온 것이었다.

“왜 만나려고 하지?”

스릉-

머슨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쇠붙이가 마찰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 년간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스크린에서 학습한 결과 분명 검이 뽑히는 소리였다. 난 피곤한 것도 잊고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우린 백작님의 명을 받고 온 심복들이다. 어디서 말을 함부로 하는가, 예의를 갖추어라”

“됐어, 시골 촌뜨기가 뭘 알겠어. 그냥 넘어 가자고”

아비츠 가 사람들은 한 명이 아니었다. 심복이면 결국 부하라는 소리 아니야? 뭘 그렇게 예의를 따져대? 라고 생각했다가 소설 책 속에 비슷한 장면이 떠올랐다.

천신 엘트리온 므뉴 그라시엘이 자신의 충신을 마왕성으로 보내어 세르데벨라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논할 것을 청했다.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천족과 마족의 오랜 전쟁을 다시 시작하는 우를 범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왕 케일하르츠가 대화하기를 거부 한다면 언젠가... 단 한명의 성녀로 인해 하늘과 대지에 수많은 피가 물들일 것이었다. 엘트리온의 충신은 마왕성의 위압적인 마기에도 고개가 빳빳하게 올라갔다. 바로 엘트리온의 명을 전달한다는 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순간만큼은 엘트리온이 직간접 적으로 허락한 그의 대리인이었으므로 천신의 권한을 가지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위대하신 엘트리온 므뉴 그라시엘님의 전언이 있습니다.’

그가 말하자, 마왕성의 마족들이 길길이 날뛰었다. 감히 마계에서 천신에게 미사여구를 붙여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대접 받기는커녕 쫓기듯 말을 전하고 마왕성에서 빠져 나오기 급급했다. 그 충신은 밤새 그날의 수모를 잊지 못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비슷한건가?”

맥락을 보니 대충 그렇다. 잠시 귀를 기울이고 있자 바닥에 ‘툭!’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큰 소리가 아니었음에도 몸이 움찔 거렸다.

검을 빼들었고 무언가 떨어졌다. 신체의 일부…?

머리가 생각하기 전에 몸이 튀어나갔다. 방 문을 열자 귀를 찢을 듯한 비명이 들렸다.

“꺄아악! 뉘, 뉘신데 젊은신랑 목에 그란 걸 들이 미슈?!”

아쟈 아주머니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머슨의 목에 닿아있는 섬뜩한 검날을 바라보았다. 아주머니 발 밑으로는 사과가 데굴데굴 굴러가고 있었다. 아비츠 가의 심복 즉 대리인이 눈짓 하자 사병이 검을 거두었다.

“세자인의 영주께 아비츠 백작님의 전언이 있소”

철그덕 거리는 은색 갑옷으로 무장한 사병들 앞으로 대리인이 보였다. 선선하게 밀려들어오는 찬바람 너머로 미동도 없는 갈색 머리칼이 이질적이다. 기름을 잔뜩 처바르고 2:8로 정확히 가로질러 있는 가르마는 고리타분하고 옹한 사람임을 말해주는 듯 했다.

아쟈 아주머니의 안내에 따라 아비츠 백작가 사람들은 촌장님 댁으로 향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길래 이런 시골에 무장한 사병들 까지 데리고 온 건지…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머슨과 함께 그들의 뒤를 따랐다. 촌장님 댁 안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고 집 앞에서 쭈구려 앉아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큰 소리가 들리면 머슨이 바로 뛰어 들어 갈 수 있게 꼭 집 앞에 붙어 있었다.

아쟈 아주머니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촌장님 집 주변을 서성였다. 닫힌 커튼 사이로 혹 조금의 틈이라도 보일까 고개를 이리 저리 내밀기도 하였다.

“아비츠 백작가 사람들이 무슨 일일까요?”

“뻔 하제, 촌장님 손녀딸이 보낸거 아니겄어?”

“아비츠 백작가가 체닌이 시집갔다던 그 백작가 였어요?!”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 정보를 주었다는 것도 테론 아비츠가 아니라 결국은 체닌이었다는 건가? 그래, 그럴 수 밖에 없다. 내가 세자인에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외부인은 오로지 체닌 하나였으니.

“고렇제, 아니면 누가 이런 시골에 찾아오겄서”

나는 황급히 문에 귀를 바짝 가져다 대었다. 내가 생각 했을 때 체닌이 보낸 사병들은 절대로 아닌 것 같았다. 지난 번 세자인에 방문 했을 때도 시종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오다시피 한 체닌이었는데 무슨 힘으로 사병들까지 움직인단 말인가?

드문 드문 말소리가 들리는데 정확히 뭐라고 이야기 하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이때 쿵! 문이 열리며 반동으로 몸이 밀려 나갔다.

“으앗!”

머슨이 잡아 주어 다치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놀랐다. 몰래 엿듣고 있는 사람 생각 해서 인기척이라도 내주면 안 됩니까?!

“생각 보다 이야기가 수월하게 끝나, 백작님도 만족해하실 겁니다. 아, 마님 걱정은 잠시 접어 두세요. 당분간은 무탈하실 테니”

명백한 협박이었다. 내용은 알지 못했지만, 체닌을 담보로 무엇을 요구한 게 틀림없었다. 위협적으로 보이려 일부러 사병들 까지 끌고 왔을 테지.

말을 끝낸 아비츠 백작가의 사람들이 떠나갔다. 촌장님이 비틀 거리자 머슨이 황급히 그를 부축했다.

“하이고… 우리 아가”

“머슨, 일단 안으로”

쇼파위에 촌장님을 앉히고 아쟈 아주머니가 약차를 내어주었다. 테이블 위에는 아비츠가의 인장이 찍힌 서류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그 문서 아래에 촌장님의 서명 또한 적혀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문서에 눈을 떼지 못하자 촌장님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번 달 안으로 세자인의 영지 반을 체닌에게 준다는 문서여”

“네?! 이렇게 갑자기요?”

“농사 짓던 땅을 갈아엎고 뭘 세운다 허는디, 물어도 알려주질 않드라고. 체닌을 위한 거라고만 야기 허고”

“체닌이 분명 올 해 까지 세자인을 비워달라고 했었잖아요”

“나머지 반은 그리 하고 일단 반만 내놓으라는 거여.”

이런 사기꾼들을 봤나?! 속에서 불이 올랐다. 사채업자도 이렇게는 안하겠다! 심지어 우리 촌장님은 빚도 없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놀란 아쟈 아주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안 내놓으면유?”

촌장님의 고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리 아가가…체닌이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디 우째 그럴수 있는가”

허… 체닌은 말 그대로 이용당하고 있었다. 스스로는 신분에 대한 위협일 뿐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백작은 그것을 넘어서 목숨을 건드리고 있었다.

아쟈 아주머니도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촌장님에게 체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 인지는 누구 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화롭던 세자인에 매서운 칼바람이 코앞까지 들이닥치고 있었다.

촌장님이 무릎을 짚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수도로 가서 체닌을 데리고 와야겄서”

“아이고! 무슨 소리요, 가다가 골병나 쓰러지지”

“지금 까지는 아가 좋아라 하니께 내버려두었지만은, 죽을 위협까지 받고 있는건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 작품 후기 ==========

*늦어서 증말 죄송합니다. 독자니소스님

*독자님 : 작가님 ㅠㅠ 동이텄어영 8ㅅ8 (히잉)

작가 : 죄송합니다!으앙 (스스로 돌을 던진다.)

*독자님 : 아...그...이름 까먹 촌장님 딸내미?

작가 : 손녀이자 작품의 비글 체닌입니다

체닌 : 왈왈?

*선작, 추천, 코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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