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8 회: # 10-10 그 남자 -- >
새벽 내내 이어지던 몸의 부딪힘에 힘이 부친 유나가 웅얼거리듯 내뱉었던 '짐승'이란 단어를 듣고 그는 속으로 한참을 웃었더랬다. 비록 정작 입 밖으로 꺼내진 말은 네 체력이 약한 것뿐이라는 타박이었지만.
간밤의 일을 떠올리자 자연스럽게 몸 한쪽 구석이 뻐근해져왔다. 그렇게 한동안 가만히 앉아있다 결국 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새론에게 포션 한 병을 가져오라 마법으로 명령한 뒤, 뮤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성큼성큼. 오래지 않아 방문 앞에 도착하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새론이 포션을 내민다. 뮤는 수고했다는 말도 없이 포션만 빼앗듯 잡아채 방으로 들어섰다.
새근새근. 잔득 몸을 웅크리고 잠든 유나는 정말로 어린소녀 같아 보였다. 아직 부모님 품안에서 잠들어도 될 만큼 어린소녀. 왜 저렇게 자라는 게 더딘 건지. 뮤는 혀를 쯧쯧 차대며 침대로 다가가 잠든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서 내려다보았다.
"아아."
그래, 이 향기다. 바로 이 향기였다. 유나가 없던 그 시간동안 끔찍하리만치 뮤를 괴롭혀댔던 것은. 달콤하고 향기로운 유나만의 향기. 이 향기가 계속 뮤의 코언저리에서 맴돌았었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심지어 겨우 잠에 들었을 때조차 뮤를 일깨운 건 다름 아닌 바로 이 향기였다.
"아아, 너도 곧 알게 되겠지."
내가 이 향기에 중독되어 죽어도 너를 놓지 못하게 된 것처럼, 너 역시 내 곁에서 이젠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 수단과 방법이 무엇이 되었든, 그는 이제 유나를 놓지 않을 것이다. 유나의 숨결 한 조각조차도 솜털 하나조차도 모두 뮤의 것이 되리라.
그 짙은 소유욕에 뮤의 속에서 더운 열기가 한층 더 불타오르듯 품어져 나왔다.
유나가 덮고 있던 이불을 살며시 끌어내리자 뽀얀 것이 분명했던 가슴살에 빨간 자국이 덕지덕지 새겨져 있다. 온 몸 곳곳에 새겨진 흔적은 뮤가 만든 작품들이다. 손바닥으로 살며시 어깨를, 팔을 쓰다듬어본다. 부드럽고 매끄럽다. 조금 더 손을 내려 제법 여자다운 가슴을 움켜쥐어 보았다. 말랑말랑하다.
"흐음……."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 정점을 입에 담고 굴리자 오래지 않아 유나의 입에서 달큼한 신음성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음."
그 신음소리를 듣자 아랫도리가 점점 더 묵직해져갔다. 빳빳해지고 걷잡을 수 없이 맹렬하게 꿈틀거려댔다. 뮤는 유나가 버거워하지 않도록 팔꿈치로 무게를 받쳐 조심스럽게 유나의 위로 오르며 그녀의 가슴을 빨고 또 빨았다.
"으음."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방금 전 신음보다 또렷해진 소리에 뮤가 탐하던 가슴에서 고개를 들자 반쯤 뜬 눈 사이로 흐릿한 유나의 눈빛이 보였다.
"정말 지치지도 않아요?"
투정부리듯 내뱉는 말투 속에 유나만의 애교 섞인 웃음기가 녹아있다.
"전혀."
"짐승."
그 말에 뮤가 피식 웃으며 주머니에 넣어놨던 포션을 꺼냈다. 뚜껑을 열고 조금씩 유나의 입으로 흘려 넣는다. 꿀꺽꿀꺽. 목이 말랐던 건지 유나는 그게 무언지도 모른 채 잘도 삼켜댔다. 그렇게 한 병을 다 비우고 난 뒤 한층 더 또렷해진 눈으로 뮤의 손에 든 포션 병을 바라보는 유나의 눈빛은 상당히 멍한 것이었다.
"포……션이었네요."
"그래."
"……어제도 마셨는데."
"알아."
"어제도 그냥……마셨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뮤는 유나에게 그냥 마시도록 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유나의 초점은 오로지 한 군데에 맞춰져 있는 모양이다. 어디 아픈 곳도 딱히 없는데 마셨다는 것에. 그러고선 마치 큰 잘못을 한 것처럼 혹은 해선 안 되는 일을 한 것처럼 굴어댔다.
아아, 어제 저녁에도 그랬었지.
그랬다. 유나는 어제도 난리를 쳐댔었다. 새론이 건네준 포션을 잘도 받아 마셔놓고는 뮤에게 와선 포션을 이따위로 써도 되는 거냐며 울먹거려댔다.
"무서워 죽겠어요."
"뭐가?"
"몰라요. 그런데 무서워요."
그렇게 무서워 죽겠다는 말만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던 유나의 입술을 뮤는 거칠게 잡아먹었다. 그 말이 듣기 싫어서. 또 도무지 뭐가 그렇게도 무서운 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만 날 봐."
"그, 그렇지만 뮤……."
유나는 또 울먹거려대기 시작했다. 어제저녁에 그랬던 것처럼.
"포, 포션을 이렇게 쓰는 건 아무래도-,"
"쉬이. 그만, 입 다물어."
뮤가 말했다. 냉정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지만 그 목소리만은 부드러웠다.
"울먹이는 것도 그만하고. 울면 금방 지친다."
어차피 안기 위해 이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니 뮤는 유나를 안을 것이다. 어제처럼 격렬하고 뜨겁고 황홀하게, 유나가 지쳐 숨을 헐떡거리며 그만하라 애원할 때까지는 뮤는 이 탐스러운 여체를 안고 또 안으리라 그리 결심했다.
뮤의 분위기가 은근함으로 진득이 가라앉은 것이 유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모양이다. 그세 긴장해버린 유나가 마른 침을 연신 삼켜댔다. 커다란 하늘색의 눈망울이 곧 있을 상황을 예견한 듯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다.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두 볼이 귀여워 뮤는 두 손으로 유나의 이마에 그리고 양 볼에 키스해 주었다. 조금도 사납지 않은 봄바람과도 같은 부드러운 키스였다.
"하아."
그 부드러운 키스가 맘에 들었던 걸까? 유나가 더운 기가 물씬 묻어나는 숨을 뱉어내었다. 몸을 섞기 전 다정하게 만져주고 굴어주는 걸 유나가 좋아한다는 것을, 훨씬 더 쉬이 흥분한다는 것을 뮤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촉촉한 입술 위로 내려앉기 바로 직전에,
"처음은 입술에."
뮤가 유나에게 속삭였다. 뮤의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뜬 유나는 그 다음순간 바로 내려앉은 뜨거운 입술에 놀라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는 익숙해진 뮤의 키스는 유나에게도 황홀한 것인지라 유나는 자연스럽게 뮤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며 뜨거운 입술을 받아냈다. 부드러운 황금빛 머리칼에 손을 집어 넣어 그 감촉을 즐기기도 했다.
타액과 타액이 오가고 두 개의 혀가 몸을 섞듯 서로를 묶고 풀어댔다.
그렇게 한참동안 유나의 입술을 핥아대던 뮤가 슬며시 고개를 들어 잔 숨을 내뿜는 유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두 번째는 가슴을."
그리곤 그 말을 채 유나가 이해하기도 전에 고개를 푹 숙여 유나의 젖꼭지를 베어 물고는 거칠게 빨아댔다.
"으음!"
방금 전까지 견딜만했던 숨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손끝까지 찌릿할 만큼 저려오는 자극에 유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마구 비틀어댔다. 그러자 뮤가 양 손으로 유나의 가슴을 치켜 올려 모으더니 그대로 고정시켜버린다. 절대로 도망치게 놔두지 않겠다는 듯이 그렇게. 온 힘을 다해도 벗어날 수 없는 그 악력에 유나는 가슴을 고스란히 내어준 채로 무력하게 몸을 와들와들 떨어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건 싫어서가 아니다. 그저 자극이 너무 강해서, 너무 커서 그래서 그런 것뿐.
"하앗!"
뮤의 뜨거운 입술이 유나의 가슴 꼭지를 베어 물어 그것을 물고 빨고 할짝할짝 핥아댔다. 결국 유나는 스르륵 무너지고 말았다. 몸에 그 어떤 힘도 들어가지 않는 다는 듯 침대 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버렸다.
그런 유나의 상태를 알았던 걸까?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희롱하는 것에서 고개를 떼지 않던 뮤가 유나의 다리를 슬그머니 벌리더니 벌어진 다리 사이로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다리가 은근슬쩍 벌어지는 것도 모른 채 유나는 그저 무력하게 거친 숨만 내뿜고 있었다. 그런 유나의 모습이 뮤의 마음에 들었다. 아주 흡족하게.
부끄럼쟁이 유나도 좋지만 적극적인 유나도 좋다. 또 적극적인 유나도 좋지만 이렇게 그가 주는 모든 것에 황홀해하는 유나도 좋다. 그가 주는 자극에 풀어진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진한 만족감이 피어올랐다.
무릎을 슬쩍 들어 올려 유나의 다리 사이 깊은 곳을 꾹꾹 눌러보자 그곳은 어느새 흥건히 젖어 촉촉한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반응이 또 흡족해 뮤는 더욱 거칠게 유나의 꼭지를 빨아댔다.
"흐읍!"
그렇게 한참을 유나의 가슴꼭지를 빨아댄 후 입을 뗀 뮤는 쾌락으로 흐릿해진 유나의 눈망울을 보며 웃었다.
"유나, 세 번째는 네 아래에 키스할 거다."
"……."
그 말을 뱉어내고 뮤는 가슴을 덮쳤을 때처럼 바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유나의 얼굴만을 내려다보았다.
스르륵. 뮤의 몸에 걸쳐져 있던 옷이 하나둘씩 떨어져 내렸다. 그랬다. 아직까지도 뮤는 완벽하게 옷을 갖춰 입은 상태였던 것이다. 그는 유나를 잔뜩 흥분시키고 난 이제야 자신의 옷을 하나 둘씩 벗어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셔츠의 단추를 풀어내자 차마 남자의 것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지만 강해보이는 목덜미가 온전히 드러났다. 그 다음에 보이는 것은 가슴. 늘 유나에게 든든함을 주었던 곳. 지직. 바지의 버클을 끌어내린다. 작게 들려오는 마찰음에 그제야 조금 정신을 차린 듯 유나가 쾌락에 젖어 흐릿했던 눈동자보다는 한결 또렷해진 눈으로 뮤를 올려다보았다. 단 한순간도 유나에게서도 눈을 떼지 않았던 뮤가 유나의 시선에 아름다운, 하지만 한없이 위험한 향기가 물씬 풍겨 나오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뮤?"
젖어버린 몸만큼이나 눅눅한 목소리로 유나가 뮤의 이름을 불렀다.
"키스할 거다."
"……."
"네 아래에."
============================ 작품 후기 ============================
요즘.... 왜 계속 씬만 나오는건지......
무엇을 생각하시든 일단 오해입니다!! ㅎㅎ
일부러 이 장면을 연달아 쓰는게 아니라 원래 설정이 이따위예요-.
-;;;
배탈났나봐요 ㅠㅜ
하루 종일 배아프고 속아프고 머리아프고 토하고.... 죽겠네요.
죄송합니다~
오늘 리리플은 생략할게요~
아, 사랑솜님! ㅎㅎㅎ 남성분이 아니시군요 ㅎㅎㅎ
선추코 해주신 모든 분들, 복받으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