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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아름답다-166화 (166/206)

< -- 166 회: # 10 -- >

"쯧쯧. 어쩌면 아무도 안 믿어줄지도 모르겠군. 네가 2년 동안 내 여자였다는 것을."

뮤가 놀려댔지만 그 말에 창피해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당장이라도 이 방에서 뛰쳐나가 숨어버리고 싶을 뿐이다.

"자, 잠깐만. 움직이지 말아줘요!"

"그건 곤란해."

"제발 잠깐만요!"

아,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아니 실제로 나온 것 같다. 눈이 희뿌예진 것을 보면. 이 정도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을 텐데.

"저, 지금 굉장히 민망하고 창피하거든요! 그러니까 제발 잠깐만…… 잠깐만 멈춰주세요. 멈, 춰 달라고요!"

하지만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 그건 다른 것 때문이 아닌 바로 울음이 터져버린 까닭이다. 목소리에 물기가 함께 섞여 흘러나왔다. 그런 내 바보 같은 상태에 뮤가 길게, 아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아아."

뮤가 내 바람대로 동작을 멈춰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답답해 보이는 그 한숨 소리에 나는 더 큰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이렇게 어린애처럼 굴려던 것이 아닌데, 이렇게 바보같이 답답하게 굴려던 것이 아닌데. 내 행동에 뮤가 질려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미, 미안해요. 흑. 우, 울려던 건 아닌데. 이게 아닌데."

어쩜 나는 2년 전의 그 때보다 더 어린애가 되어버린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2년 전의 나는 지금처럼 약하지 않았다. 답답하게 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는걸. 방금 전의 행동도, 그때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거고.

"흑. 미, 미안해요. 눈물은, 그러니까 당황해서, 그냥 당황해서 눈물이 난 거예요."

"하아."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한숨 쉬지 말아요."

"……."

"지금 내가 답답하게 군다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렇지만."

"바보 같긴. 뭘 그렇게 사과하는 건지."

"하지만 뮤가 한숨을 쉬니까."

"한숨을 쉴 수밖에."

"……왜요? 제가 그렇게까지 답답하게 군거예요? 몸을 섞은 지 2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 어린애 같기만 해요?"

"피식. 이젠 소리도 치는군. 그렇지만 울든지 소릴 치든지 둘 중 하나만 하지?"

눈물을 질질 흘리는 모습이 아무리 좋게 말한다 해도 예쁘진 않을 터. 나는 고개를 휙 돌렸다. 뮤의 시선에서 내 얼굴을 완벽히 감추고 싶었지만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이 꼴불견스러운 얼굴을 저 남자의 시선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아, 하나 있구나.

탁. 나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마구잡이로 밀어댔던 뮤의 어깨를 이번에는 강하게 끌어당겼다. 밀어댔을 땐 조금도 미동하지 않았던 그의 몸이 끌어당기자 마치 자석처럼 끌려왔다. 덕분에 나는 손쉽게 그의 시야에서 내 얼굴을 감출 수 있었다.

"변덕은."

뮤가 웃는다. 뮤의 어깨로 전해지는 그 웃음진동이 다정해 가슴까지 쌓였던 불안감이 조금씩 내려앉았다. 그러자 흥분되었던 감정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 난 후에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정말 미안해요. 너무 당황해서 그랬어요."

"아아."

"저도……제가 그럴 줄 몰랐는걸요."

세상에, 맙소사.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건지 나도 모르겠다. 아니 내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과연 생각이란 걸 하고 있었을까? 이성 한 조각이라도 남아있었을지 의심스러운 걸. 이성이 남아있었을 리 없지. 분명 아무 생각 없이 한 것일 거다. 그렇지 않고선 내가 그런 과감한 행동을 할 수리가 없을 거다.

아……그렇다면 그 말은 즉, 그 행동이 내 본능이라는 소린가? 아님 내가 원한 것이 그런 거였다는?

"유나."

"네."

뮤의 커다란 손이 침대 밑으로 파고 들어와 내 등을 쓰다듬어 준다. 다정하다. 그렇게 몇 번을 쓰다듬어 주더니 곧 내 얼굴을 마주하려는지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붙였던 몸을 떼어내려 한다.

"앗!"

그 행동에 놀라 살짝 반항해보았지만 사실 내 모든 반항이란 건 뮤의 입장에서 볼 땐 앙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때 볼에 닿는 따스한 온기. 그 온기가 내게 용기를 주었다. 엉망이 되어 못날 것이 분명한 얼굴을 조심스럽게 들어 그를 올려다보자 예의 찬란한 아름다움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아, 이 남자는 정말로 아름답다.

이 순간에도 나는 뮤의 눈부심에 황홀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쪽.

"유나."

"……네."

목이, 목이 가라앉았다. 나도 모르게 입술로 입술을 훑자 뮤의 입술이 다시 내려와 내 입술을 적셔주었다.

"흡."

폭신폭신한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숨결이 따뜻하다. 서로의 숨결이 섞이고 타액이 얽힌다.

"하악, 하악."

숨을 모조리 앗아가겠다는 듯 거침없이 빨아대는 뮤 때문에 조금씩 벅차오르던 심장이 이제는 요란하게 뜀박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숨이, 숨이 부족하다. 현기증이 일었다. 그러자 그런 내 상태를 안 듯 뮤의 입술이 살짝 떨어져나갔다. 그 사이를 놓치지 않고 나는 재빨리 산소를 들이마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금 맞붙여오는 입술에 채 채워지지 않은 숨이 더욱 가빠왔지만 나는 반가이 뮤를 받아들었다.

이런 내가 이상한 걸까? 나는 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행복해하는 걸까?

"흠."

어쨌든 키스는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내 온 몸 곳곳을 누비며 흔적을 남길 때처럼 뮤의 뜨거운 입술이 내 입술을 빨아들이고 또 빨아들였다.

"하악. 하악."

"유나."

"하악. 하악. ……네."

"괜찮다."

"네……. 네?"

쪽.

"네가 내게 반응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네? 아, 흑! 자, 잠깐잠깐잠깐!"

이, 이이이이이이건 기기기기기습이야! 왜 갑자기 다시 움직이는 건데!

"네가 내가 주는 자극에 반응한 했다는 것에 대해."

"흑! 으흑!"

"그렇게 당황할 것 없어."

"으흑! 으흑!"

"앞으론 지금보다 더할 테니."

아……, 시작할 때보다 조금 더 강하다. 안으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뮤의 힘이 아까의 간질간질함을 덮듯 말 듯 나를 허공에 붕 띄웠다 가라앉혔다 반복해댔다. 역시 좋다. 그가 주는 이 쾌락은. 촉촉해진 아랫도리는 뮤의 출입에 기쁘다는 비명을 질러대듯 마구 조여 댔다. 그 강한 조개의 속삭임에 뮤가 짙은 숨을 내뱉었다.

"하아."

들어왔다 나갈 때마다 마찰되는 뮤의 허벅지가 또렷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단단한 근육이 이토록 기분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처음 알았다.

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세게 해줘. 나는 내게 미쳐 날뛰는 당신을 보고 싶다!

마음속에서 욕심이 일자 다시금 온 몸에서 활활 불이 일어난다. 나는 나도 모르게 다시 엉덩이를 들어 올려 뮤에게 맞춰 비벼댔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다시 하니까 처음처럼 당황스럽지도 창피하지도 않다.

"아흥! 흑. 흑!"

좋……았다. 솔직히…….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면 좋다. 아주 많이.

사실은 부족해서 그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를 채워주었으면 좋겠는데 뮤가 간질간질 나를 애먹이기만 하고 원하는 대로 해주질 않아서, 그래서 그랬다. 그래서 내가 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나도 모르게. 다리로 뮤의 허리를 끌어내려 내게 더 강하게 닿을 수 있게 했다. 더 깊이, 더 강하게 뮤를 가두려했었다. 그런 욕망이 크면 클수록 나는 엉덩이를 더, 더 치켜 올렸고 그렇게 해서 깊어진 자극을 즐기고자 비벼댔던 것이다. 뮤의 움직임에 맞춰 리듬을 타듯 그렇게. 계속 계속.

'그러다 깜짝 놀라 울어버린 거지만.'

하지만 지금은 처음보다 민망하거나 당황스럽지 않다. 불과 방금 전에 느꼈던 그 기분이 뮤의 말 한마디로 지금은 마치 이리 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뮤, 당신이 그랬지. 내가 이리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고. 그래? 그렇다면 나는 얼마든지 더 당신을 갖겠다. 더 많이, 더 깊이 당신을 내 안에 묻을 거다. 나는 더 힘껏 허리에 힘을 주어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아흑! 흑! 흑!"

채워져 갔다. 하나하나 부족했다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이제야 자기 자리를 찾았다는 듯이 그렇게.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자리도, 누군가에게 속해있다는 내 공간도 이제야 찾은 기분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자리는 어디일까? 내가 차지하는 당신의 자리는 대체 어느 정도인 걸까?

"헉! 뮤, 뮤!"

내가……내가 당신의 모든 것이라고는 감히 생각지 않는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나 일거라는 꿈도 갖지 않는다. 하지만 난 소원한다. 그저, 그저 내가 당신에게 있어 그저 아련한 품이었으면 하는. 나를 그리워해주기를. 혹여 우리의 함께 할 수 있는 미래가 짧을지라도, 당신에게 나는 온기이고 싶다. 설령 내가 간혹 한 번씩 떠올리는 사람으로 그친다 하더라도 그 속에 그리움이 맺힐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내게.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엄마와 아빠가 내게 그렇듯이.

나는 소원한다.

"왜 울지?"

사정 후.

뮤의 질문에 나는 힐끔 뮤의 얼굴을 한번 힐끔 쳐다보곤 그대로 그의 어깨에 머릴 콩 박았다. 방금 전까지 격한 움직임을 계속 이어온 사람답지 않은 몸처럼 땀 한 방울도 보이지 않는다. 난 울고불고 눈물에 땀에 온 몸이고 머리카락이고 다 젖어 온 몸이 진이 다 빠져 아직까지도 허우적대고 있을 만큼 엉클어져있는데. 그래서일까? 그의 몸에서 떨어져야 하나 싶은 고민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바람이 공존하고 있었다. 고민은 다행히 짧았고 내 이기심은 길었다.

"그냥 나오는 눈물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보다 이상해요."

"뭐가?"

"공작성으로 돌아 온지 벌써 삼일 짼데, 레니고 라니고 아무도 와 보질 않잖아요. 의리 없게. 내가 그렇게 행방불명되었다가 겨우 돌아왔는데 어떻게 아직까지 코빼기 하나 비추지 않을 수 있지? 나쁜 것들."

============================ 작품 후기 ============================

다들 설 잘 보내셨나요? ㅎㅎ

저는 보기보다(?) 가정적인(?) 여자라서 ㅎㅎㅎ 명절은 가족에게 충실하는 편이랍니다 ㅎㅎㅎ 조카들이랑 놀아줬더니 온 몸이 쑤시고 아파요..... ㅠㅜ 대체 부르마블을 몇 판이나 해줬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결말이 드디어 났습니다 ㅎㅎ

친구가 다트를 던졌거든요 -.

-;;

xx년. 정말로 그렇게 정하다니.

-.

-

스포가 될 수 있기에 뭐로 정해졌는지는 노코멘트하겠습니다.

더불어 ㅠㅜ 설날에 무지 힘들었고, 오늘도 힘들게 글을 써 글을 올리니 용서해 주실 거라는 믿음에, 리리플은 이번에 생략할게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__)(--)(__)

좋은일, 행복한일, 기쁜일만 가득가득 하세요~ㅎㅎㅎ

선추코 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아, 마지막으로 저는 내일 다시오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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