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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아름답다-151화 (151/206)

< -- 151 회: # 9 -- >

라니가 내 곁에 있었을 때 그건 라니 역시 아팠기 때문이다. 레니가 내 곁에 있었을 때 그녀는 얼마든지 돌아갈 장소가 있었다. 꼭 내가 아니어도 되었다. 그 남자는 사랑이 아닌 욕구로 나를 곁에 둔 것에 불과했고, 쿤은, 쿤은 내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쿤은 내 사람이 아니다. 될 수 없다.

뚝뚝.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바보 같은 유니시이나가 오늘 이상한 일을 겪어버리고 쿤의 이상한 모습까지 봐버린 탓에 너무 감상적으로 변해버렸나 보다. 이렇게 감상적인 유니시이나는 정말 한심하고 또 한심한데.

"흑!"

실 끊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흐느적거리며 침대 위로 쓰러져 내렸다. 사방은 어느새 깜깜해졌다. 아니, 어쩌면 내 마음이 어두워진 걸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숨을 쉬고 싶었지만 그 간단한 것이 이상하게도 쉽지가 않다. 이게 다 울음기 때문이다.

정말 큰일이다. 온 몸이 근육통인데다 피로가 장난 아닌데 이렇게 울기까지 하다니. 그렇다고 쉬이 그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마구 울어댔다간 내일 편두통까지 나를 괴롭혀댈 텐데 걱정이다. 과연 내가 내일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나 있을까 생각하며 나는 바보처럼 헤헤 웃었다. 뚝뚝. 웃고 있는데도 눈물이 떨어져 내리는 기이한 경험을 하며 나는 침대에 더욱 깊이 고개를 묻었다.

"흑."

커튼이라도 열어둘걸. 그랬음 창문을 뚫고 들어선 달빛이 이 적막하고 어둡기만 한 방 안을 조금이나마 밝혀주었을 텐데.

"흑."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왜 이리도 서글피 우는 건지 스스로도 모른 채 나는 계속해서 울어댔다.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흐느껴댔다. 이 더운 여름날, 추울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오스스 떨어댔다.

끼이익.

등 뒤로 방문이 열렸다. 갑작스런 그 소리에 다른 때 같았다면 까무러치게 놀라버렸을 텐데도 지금은 놀랄 기운마저 없었나보다. 심지어 나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들어선 이는 침대에 고개를 박고 울고 있는 내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다. 시선이 느껴졌지만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쿤인가? 쿤이겠지. 못내 내 모습이 마음에 걸려 다시 되돌아 온 것일 테지.

그리고 이렇게 울고 있는 나를 보며 쿤은 또 괜스레 자기가 미안해 할 거다. 쿤은 그런 아이니까. 하지만 나는 쿤이 그러는 게 싫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쿤이 나를 볼 때마다 미안해하는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고개를 들자, 유나야. 그리고 쿤에게 활짝 웃으면서 근육통이 너무 아파서 절로 눈물이 나왔노라고 말해주자. 네 말대로 근육통 약이라도 사올 걸 그랬나보다 하며 어리광도 좀 부려보자. 그렇게 쿤을 안심시켜 주자.

하지만 아무리 고개를 들어 보려 해도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마치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굳어버린 몸을 애써 낑낑거리며 일으켜보려 할 때였다.

"……정말이지 맘에 들지 않는군."

"!"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목소리가 들린 것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지금……그 목소리는……. 쿤, 쿤이 아니다. 이, 이 목소리는……. 쿤이 아니다.

이 목소리는 지난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무척이나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했던 이의 것이었다!

말도 안 돼. 꿈인가? 그런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루노에 있어야 할 남자가 마치 여기 있는 것처럼 생생히 목소리가 들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가슴은 이미 엄청나게 뛰어대고 있었다. 마치 이게 꿈이 아니라고 알려주듯이.

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말이 안 되잖아. 어떻게 이 목소리가 이곳에 있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어떻게 이리도 가까운 곳에서 들릴 수 있는 거야, 응?

"유나."

움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나는 몸을 움찔 거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꽁꽁 얼어붙어 도무지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이 몸뚱이가 그 목소리 하나에 이리 반응한다는 사실이 못내 한심하지만 차마 웃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만약 고개를 들었다 이 모든 것이 환상이라면, 꿈이라면 그 땐 정말 어떡하나 싶은 불안감에 들지 못하겠다.

환상? 꿈? 내가 잘못들은 건 아니겠지? 너무 보고 싶어서, 너무 그리워서, 지금 너무나도 마음이 힘들어서 내가 만들어낸 환상은 아니겠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라. 누구든 좋으니 이게 꿈이 아니라고 내게 말해줘라.

"대체 왜 혼자 울고 있나?"

"……."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생생한 것이어서 정말로 현실 같았다. 정말로 꿈이 아닌 것 같았다. 정말로 환청이 아닌 것 같았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희망의 불꽃이 한 가닥 또 한 가닥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나는 나를 감싸고 있던 모든 무기력증에서 깨어나려 온 힘을 다했다. 하지만 몸은 부들부들 떨리기만 할뿐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빌어먹을. 이게 다 근육통 탓이다. 그렇게 혼자 씨름을 하고 있는 내 몸에 강한 힘이 닿는다. 양 팔에 가해진 그 익숙한 단단함에 나는 겁을 먹기보다 죽을 만큼 안도했다. 이 힘, 이 온기, 이 손길 그리고 이 향기…….

그다! 정말로, 정말로 그 남자다.

아직 얼굴을 확인해 보진 않았어도 이미 내 몸은 그가 내게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환희의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알 수 있었다. 잘 알 수 있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 이미 내게 익숙한 그의 모든 것들을.

"어……어떻게……."

말도 안 돼.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 응? 어떻게?

막상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자 오히려 더 현실감이 없어져 버린다. 이 남자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나는 눈을 뜬 채로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꿰뚫은 듯 그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차댔다.

"유나."

"아."

"정신 차려라!"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이미 제정신이다. 아닌가? 지금 이건 현실이 맞나? 대체 뭐지? 혼란스럽다. 오늘은 왜 이렇게도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이 많이 터지는 건지 이미 과부하에 걸린 머리가 이젠 터져버릴 지경이다.

"흡!"

그때 그가 내게 입을 맞춰왔다. 아, 이 따뜻함, 이 열기. 너무 오랜 만이다. 미치도록 좋다. 나는 팔을 뻗어 그의 목에 둘러 안았다.

"하아, 하아."

입술과 입술이 맞닿자 심장은 지금까지 원했던 것을 되찾았다는 듯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 환호성에 보답하기 위해 나는 그에게 매달리고 또 매달렸다. 그래도 부족한 기분에 그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듯 입술을, 액체를 탐하고 또 탐했다. 열심히 탐한 건 난데 숨이 막혀 헉헉대는 것도 나다. 그런 나를 배려해주 듯이 그가 잠시 입술을 떼어 내려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싫다. 떨어지기 싫다. 다시 떨어지느니 그대로 죽어버릴 거다. 거칠게 그의 입속으로 혀를 밀어 넣자 짐승처럼 휘감아 오는 그의 열기에 호흡은 더욱 가쁘면서도 영혼은 날아갈 것 같았다. 한참을 더 우리는 서로를 나누고 또 나누었다.

"더는 안 돼."

"싫어요."

하지만 점점 더 거칠어져가는 호흡으로 심하게 숨을 허덕거리자 그는 강제로 내 입술을 떼어냈다. 나는 칭얼거려댔다. 떨어지기 싫다. 키스하다 그대로 죽어버려도 좋단 말이다!

"걱정 마라. 바로 해줄 테니."

그런 나를 달래주듯 그가, 뮤가 내 등을 쓰다듬어준다. 천천히, 제발 진정하라는 듯이 그렇게. 다행이 여전히 우리의 입술은 가볍게 맞닿은 상태였다. 그게 너무 좋아 가볍게 그의 입술을 빨아들이자 그가 피식 웃으며 보답하듯 가볍게 내 입술을 빨아들인다. 쪽쪽. 간지러운 키스도 계속해서 해준다. 입술과 입술이 비벼진다. 입술과 입술이 수줍게 맞닿아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호흡을 정리할 수 있게끔 그는 여전히 등을 토닥거려주고 있었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고 내쉬고. 그에게 가벼운 키스는 얼마든지 내어주면서도 나는 빨리 심박동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렇게 조금씩 호흡을 되찾아가자마자 그는 망설임 없이 다시 내 입안을 훑어 대기 시작했다.

"입 벌려."

미끈한 혀가 입안으로 침투해 내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 흡입한다. 아아, 그 끈적끈적함이 왜 이리도 좋은 건지. 나는 내 모든 것을 그가 맘껏 탐할 수 있도록 그의 혀가 내 안에서 마구 날뛰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랫입술이 그에게 수도 없이 빨려 아릿해졌을 때가 돼서야 나는 비로소 인정했다. 눈앞의 이 남자는 환영 따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진짜였다. 내 앞에 나타난 이 남자는 진짜 뮤와르노와, 그 남자다. 내 외로움이 만들어낸 환상이나 거짓이 아니었다.

"뮤."

신경을 긁어내릴 듯 날카롭고도 거친 목소리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목이 메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조차 그는 그대로 씹어 삼킨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듯 여전히 나를 탐했다. 내 모든 것을 삼켜버리겠다는 듯 그렇게 내 입술을 희롱했다.

============================ 작품 후기 ============================

헐;;;; 뮤가 조금 나왔어요;;;;;

어쨌든;;;; 나왔답니다;;;;;;;;;;;

내일은 피뽑는 날~~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ㅠㅜ 흑흑.

전 바늘이 무서워요 ㅠㅜ

선추코 해주신 모든 분들, 복 받으세욤~~^^

* momorica님ㅎㅎㅎ뮤가 직접 와야죠 ㅎㅎㅎㅎ 그가 해결해야 할 일도 있고^^;;;

* 우왕ㅋㅋ님ㅎㅎ넵~ 가지세욤~ㅎㅎㅎ 사실 저도 쿤이 좋다능! 근데 쿤의 매력을 제대로 못살린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ㅠㅜ

* M.

K님 ㅎㅎㅎ아~ 더 열받게 그리고 싶었는데 아직 폭발시키면 안될 것 같아서..... 한 4장인가? 뒤엎었답니다................... ㅠㅜ

* jadoo님 ㅎㅎㅎㅎ뮤의 폭발 장면은 그 남자 편에서 쓰려고요~ ㅎㅎ 유나 시점에서는 좀 많이 어색하더라고요^^;;; ㅎㅎ

* KKKranuse님 ㅎㅎㅎㅎㅎ이런~ 들통났는데 님은 좋아하시네요^^;; ㅎㅎㅎㅎㅎ

* 핑크레인보우님ㅎㅎㅎ우왕~~ 앞에서 이미 대놓고 밝혔는데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별로 없어 그런가부다~ 했는데 ㅎㅎㅎ 감격했습니다 ㅎㅎ

* 월하한유님ㅎㅎㅎ아이~ 감사합니다~^^ 저 칭찬 좋아하는거 아시죠? ㅎㅎ

* 나사tk님ㅎㅎㅎ안녕히가세요~ 열심히 쓸게욤! ㅎㅎ

* 크샤나크님ㅎㅎ일단 뮤는 직접 온답니다~ ㅎㅎㅎ 그 남자 편을 보시면 더 자세히 나올 듯 해요 ㅎㅎ

* 불타는에이스님 ㅎㅎㅎ아~ 유나 시점에서는 뮤의 분노를 다 삭제했어요 ㅠㅜ 어색해서요 ㅠㅜ어흑! 4장! 4장을 그냥 날려보냈다능! ㅠㅜ

* 사랑솜님 ㅎㅎㅎㅎ아잉~ 이렇게 상냥하실 수가~ 감사해요~ 숙면팔찌 차보고 잤는데 숙면 시간이 2시간이 채 안되더라고요;;;; 헉!! 이럴 수가!!!! ㅠㅜ

* 까만둥하얀콩님ㅎㅎㅎㅎ저도 얼른 낫겠슴돠!!! ㅎㅎㅎㅎ

* 게으른냥님ㅎㅎㅎ휴식~ 꿈만 같은 단어네요~ 아잉~

* 루이영원님 ㅎㅎㅎㅎㅎㅎ많은 분들이 뮤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제 칭구는 뮤를 안나오게 하니까 전화해서 욕하던데요 -.

-;;; 그러지마라, 너. 창피하다;;;;

* 샤이니스타님ㅎㅎㅎ임신은 스포가 되기에 알려드릴 수가 없지욤~ 그건 궁금하셔도 꾹꾹 참아주세요~ㅎㅎㅎㅎ 뮤를 더 굴려야 하는데 제 계획보다 훨씬 못 굴리고 있어서 저도 좀 그러네요.... ㅠㅜ 흑흑!

* 穹河님 ㅎㅎㅎ달려주셨군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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