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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망가진(2) (82/180)

82화. 망가진(2)

그녀의 비부가 끈적한 액을 왈칵 쏟아 냈다. 아까부터 뱉어낸 것들로 이미 사타구니와 엉덩이골까지 끈적했다.

눅눅해진 내부에서부터 엉덩이까지 전부 저릿했다.

아래를 달래는 듯 축축한 입 안으로 그의 것을 머금었다. 끝조차 부피감이 비대했다.

입 안을 빈틈없이 꽉 채운 그의 끝이 무방비한 입천장을 건드렸다. 

“응…!”

질척한 자극에 막힌 신음이 터졌다.

입 안에서 뱉은 숨이 또 그를 자극한 모양인지 그의 것이 움찔거렸다.

그녀는 작은 입술을 최대한 벌리며 혀를 굴렸다. 혹시나 이를 세울까 봐 집중하느라 눈꺼풀을 자연히 내리깔았다. 

그가 억지로 들이밀거나 하지도 않는데, 입 안을 채운 크기만으로도 버거웠다.

그가 숨을 참아 내듯 길게 내뱉었다.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들어 왔다.

“더 깊게, 삼켜 보십시오.”

타이르는 저음과 뒤통수를 쓰다듬는 농밀한 손길에 발끝이 움찔거렸다.

그녀가 기둥을 감았던 손으로 그의 허벅지를 잡았다. 

고개를 기울이듯 살짝 밀었을 뿐인데. 거대한 그의 것이 목 깊숙한 곳까지 턱 밀려들어 왔다. 숨이 콱 막혀와 순간 그의 것을 뱉어 내고 말았다.

벌어진 턱을 은빛 타액이 적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죄, 송해요. 숨이… 콜록. 막혀서….”

전남편들에게 봉사한 적은 있지만. 이런 일은 겪지 못했다. 크기 차이가 압도적이니 당연했다.

분명 혼을 낼 줄 알았는데. 그는 태연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습니다.”

그리고는 눈물로 엉망이 된 그녀의 눈가를 엄지로 쓸어 냈다. 

부드러운 손길에 그녀는 자연스레 눈을 감으며 그의 손에 얼굴을 맡겼다. 그의 칭찬이 좋았다.

그의 손이 멈추더니, 순식간에 어깨를 누르며 입술을 겹쳐왔다.

“읍, 응…!”

결국, 풀밭 위에 풀썩 드러눕고 말았다. 그가 쓰러진 그녀 위에 올라타며 다리를 잡아 벌렸다. 혀로 입 안을 정신없이 휘감으면서. 

그가 드레스 위에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따듯한 봄 날씨가 무색하게 스스로 딱딱해진 유두가 짜르르 저렸다.

그가 질척이며 혀를 얽고 그녀의 둔덕을 주무르며 흉포하게 일어선 아래를 젖은 속옷에 비벼댔다.

전신에서 휘몰아치는 쾌감에 그녀는 헉헉대며 그의 등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놓아주자마자 여린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흣, 응! 블라드, 하윽…!”

그가 흡착하듯 여린 살결을 빨아들이고 이를 세웠다. 드레스 위에서 젖가슴을 물었을 때쯤에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단단한 근육 덩어리가 쾌락을 기대하며 부풀어 오른 음핵을 쑤시듯 비벼댔다. 

그녀의 아래 또한 마찰할수록 그를 삼키고자 하는 갈증이 짙어졌다. 

그도 한계인지 온몸을 쓰다듬듯 애무하던 손을 내려 그녀의 속옷을 찢어 버렸다. 

입고 있던 것이 종잇조각이었던 듯, 손쉽게 조각나 풀밭 위를 뒹굴었다.

그의 눈동자 안에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열기가 절절 타올랐다.

“나를, 원한다고… 말해 보십시오.”

그의 끝이 흠뻑 젖은 질구를 쿡쿡 쑤시듯 비벼댔다. 구애와 괴롭힘 사이. 그 중간 어디쯤 되는 몸짓에 벌써 머릿속이 녹아내렸다.

그가 입구를 벌리며 끝에 살짝 파고들어 왔다가, 다시 뒤로 물러섰다.

그의 것을 입에 물었을 때부터 안달이 난 그녀의 내부가 갈증에 몸서리쳤다.

그가 유혹하듯 좁은 입구를 찌르며 정염에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당신을 원하는 만큼… 당신도 나를, 나만을 원한다고. 말해 주십시오.”

그녀는 이미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다. 열락에 몽롱해진 눈이 필사적으로 그를 마주했다. 

“블라드. 당신을, 원해요. 당신뿐이에요. 아…!”

그의 잇새로 괴로운 듯한 탄식이 터졌다. 그가 거침없이 파고들어 왔다.

“하으윽…!”

등이 뻣뻣해지며 순간 눈앞이 새카매졌다. 좁고 주름진 비부를 빈틈없이 가르며 들어오는 통에 머릿속이 바글바글 끓었다.

전처럼 느린 삽입이 아니었다. 몸을 단숨에 쪼개기라도 하려는 듯. 입구에 뿌리와 고환이 닿을 때까지 단번에 헤집고 들어왔다.

흥건히 젖은 아래가 그의 것에 접착된 듯 꽉 달라붙었다.

밀어 올려진 허벅지 안쪽에 그의 장골이 닿았다. 발끝까지 벌벌 떨렸다.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그가 드레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어 그녀의 골반을 붙잡았다.

그가 엎드렸던 허리를 세우며 그녀의 몸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땅에 등만 닿은 채 골반이 허공에 붕 떠올랐다. 드레스가 주륵 밀려 내려가 홀쭉히 파인 배가 드러났다.

“하으응…!”

거대한 그것이 질벽을 더 짓누르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한계까지 내달리는 감각에 채 손을 버둥거리지도 못하고 그의 손만 붙잡았다.

그가 골반을 뒤로 죽 빼자 안을 가득 채운 압박감이 주르륵 딸려 나가 순식간에 허전해졌다.

“나를… 떠나지 않겠다고.”

이내 눅눅한 안쪽으로 다시 진하게 파고들어 왔다. 

하반신이 전부 공중에 들린 탓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울음 비슷한 교성을 내지르며 그의 팔에 손톱을 세우는 것뿐이었다.

정염과 열락이 서린 붉은 눈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허릿짓이 속도를 높였다. 젖은 밀부가 부딪히는 교접음이 철퍽였다. 그녀의 녹안이 완전히 풀려 버렸다.

손톱이 그의 팔뚝을 긁어 붉은 자국을 남기고 있었으나, 둘 중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몰아치듯 박아대는 그의 아래에서 인형처럼 흔들리며, 그녀가 흐느끼는 신음을 연신 토했다.

“아, 흣, 응, 응! 그, 거, 좋… 아, 흑, 아, 흑, 흐응!”

그가 허리를 뒤로 물릴 때마다 앙다물린 분홍빛 점막이 기둥에 딸려 나왔다.

그가 그녀의 안을 향해 불규칙적으로 쑤셔대며 골반을 잡았던 한 손을 놓았다. 허공을 헤매는 그녀의 손을 끌어당겨 부푼 음핵을 스스로 문지르게 했다.

“내가 끝낼 때까지 멈추지 마십시오.”

그의 목소리에 따라 홀린 듯 비벼대자 아랫배에 뭉쳤던 쾌감이 뜨겁게 날뛰었다. 

전율이 온몸으로 뛰어가 여기저기서 펑펑 터졌다.

“아, 너무, 깊, 안, 안 돼! 응, 하윽! 아, 싫어, 거기 좋, 아, 아흐응…!”

그녀가 와락 울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벅찬 쾌감이 파도처럼 온몸을 와락 덮쳤다. 전류처럼 내달리는 쾌감에 전신 근육이 뻣뻣하게 경직되며 발가락이 곱아들었다.

아래 또한 그의 것을 끊어 낼 듯 경련하며 조여들었다. 뜨거운 물을 왈칵 뱉어 내며 앙 깨물어 대자 그의 등허리 또한 경직되었다.

“후윽….”

그의 어깨가 경직되더니, 밀부에 접 붙은 고환이 강하게 수축했다. 머리가 저릿한 쾌감과 동시에 그의 목 뒤에 솜털이 바짝 일어섰다.

앓는 듯한 신음을 잇새로 토해 내며 그가 오래도록 몸을 떨었다.

가만히 있는데 안이 치덕거릴 정도로 한참을 쏟아 내다 못해, 각자의 체액으로 눅진해진 접합부까지 말려 나왔다.

질척한 감촉에 릴리에가 다시 한번 몸을 떨었다. 

그의 것이 배 속을 채우다 못해 목까지 넘어올 것 같았다.

늘어지는 그녀의 몸 위로 그가 풀썩 엎어졌다. 

“릴리에….”

몽롱해진 그녀의 눈가에, 뺨에, 입술에. 그가 연신 입 맞췄다. 

그의 움직임에 맞춰 그녀가 멍한 비음을 흘렸다.

그 소리를 신호 삼아, 이번에도 그의 것이 다시 몸집을 부풀렸다.

* * *

봄바람이 블라드의 이마께에 흐트러진 흑발과 두꺼운 맨가슴을 스쳤다.

그는 나무에 기대었던 뒤통수를 들어 품 안에 옹송그린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상의를 전부 걸친 채 나른한 숨을 내쉬는 그녀. 체격 차 탓에 제복 상의가 거대한 이불 같았다.

옷 너머에서 닿는 그녀의 체온과 작은 새의 것처럼 빠르게 뛰는 맥박. 과일 같은 향기와 볼록한 이마까지 꼼꼼히 눈에 담았다.

동그란 머리통을 쓰다듬으려던 그가 문득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긁혔던 자국이 흔적도 없이 매끈했다.

고개를 숙이자 자신의 가슴 근육에까지 난자한 흉터가 보였다.

“…마음에 드는 게 없군.”

혼잣말에 릴리에가 부스스 고개를 들었다. 그가 고개를 기울여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가 반쯤 풀린 눈으로 작게 속삭였다.

“블라드.”

목소리가 평소보다 많이 잠겨 있었다. 조금 전까지 그의 아래에 깔려 쉴 새 없이 소리를 내지른 탓이었다.

“출정 전에 말씀드렸던 축제… 안 하려고요.”

“…….”

그가 말을 고르는 듯 잠시 침묵했다.

여러모로 갑작스러웠다. 그녀가 축제 계획에 얼마나 열을 올렸는지 잘 알았다. 

행정관들이 그녀의 활약상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떠들어 대는 통에 도저히 모를 수가 없었다. 

또한, 어지간히 까다로운 그가 보기에도 빈틈이 없었다.

더군다나….

[당신이 오기 전까지… 그냥, 잘 하려고… 했던 건데….]

커다란 녹안에 서러움이 그렁그렁 고이던 모습을 생각하니 회상만으로 가슴이 저렸다.

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그녀의 심경이 변한 이유를 나름 추론했다.

“당신이 행정관들과 석 달 동안 만든 자료를 전부 검토했습니다. 그 이상 보강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니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릴리에.”

아무래도 그 정신 나간 동생 때문에 의기소침해진 게 분명했다.

“그런 게 아니에요.”

릴리에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도시 내부 정비에 먼저 집중할까 해요.” 

도로 정비도 그대로 추진하고…. 광산 개발을 최우선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영지민들 스스로가 먼저 알았으면 좋겠어요. 카디스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도시인지….”

얼마나 대단한 것을 품고 있는 땅인지. 그 땅에서 살아가는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그들이 먼저 알게 해 주고 싶었다.

“…….”

블라드의 눈빛은 여전히 어두웠다.

축제 같은 아수라장은 당연히 사양이었다. 소영지에서 행하는 작은 마을 축제 따위에서도 얼마나 많은 혼란이 발생하던가.

그런 가치관을 타협한 것은 아니었다.

“뜻은 잘 알겠습니다. 다만,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생각해 보십시오.”

결혼한 후 아내가 처음으로 애정을 가지고 몰두한 일이었다. 그녀가 자진해서 포기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다.

“당신이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 해도 좋습니다. 그러니 그냥 편히 이야기하십시오. 어떤 무리한 일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언제나처럼 느리고 중후한 말투에 묘한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

릴리에는 자신의 착각이리라 생각했다. 그가 초조할 이유가 하등 없지 않은가.

그래도 꽤 다정한 어투인 건 사실이었기에, 릴리에는 하루 내리 망설였던 또 하나의 계획을 조심스레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러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생겼는데요….”

“말해 보십시오.”

그가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릴리에가 마른침을 삼켰다.

“카디스에 다녀올게요. 오늘이나, 내일 중에….”

“…….”

그의 눈가가 움찔했다. 눈빛이 날카로워졌으나, 그녀의 말을 단호히 잘라내지는 않았다.

어두워진 그의 눈빛에 서린 우려를 충분히 읽을 수 있기에, 릴리에는 침착하게 덧붙였다.

“가야 할 이유가 생겼어요.”

설명을 기다리는 그를 바라보며 릴리에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단델리온을 만나려고 하는데, 혼자… 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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