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장미를 띄운 탕 속으로 백호는 연화를 안고 들어갔다. 스스로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백호의 고집에 못 이겨 그녀는 남자가 하고픈 대로 그냥 두었다. 부끄러움에 질식할 것 같던 것도 초반뿐, 잠시 뒤에는 적응이 되어버려서 연화도 얼굴을 조금 붉힐 뿐이었다.
그런 그녀가 만족스러워서 백호는 탕 안에서 그녀를 무릎 위에 앉혔다. 자그마한 그녀에게는 지나치게 깊어서 잘못하면 입까지 잠겨버릴 것 같았다.
“어제는 많이 아팠겠지. 내가 정욕을 이기지 못해 산속에서 널 안아버려서…….”
백호는 연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큰 눈을 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움에 목덜미까지 발갰다. 귀여워서 남자는 여자의 뒤통수에 입술을 대고 큭큭 웃었다.
“정말 수줍은 신부로군. 이런 이야기도 부끄러운가?”
“……당연히 부끄럽지요. 저는 이런 경험……이라고 해야 하나, 남성분과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괜찮아, 아주 예쁘고 사랑스럽다.”
지난밤 백호는 처녀가 분명했던 연화를 마구잡이로 산속에서 안았던 것을 아주 약간 후회했다. 아무리 발정기라지만 사방신이면서도 정욕을 이리도 통제하지 못하다니.
조금의 자괴감과 함께,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붉은 달이 떠오른 첫 주이니 정욕이 최대치에 달할 시기다. 게다가 이 자그마한 인간 여자는 그가 본 중 가장 입맛에 맞는 여인이었다.
“어제 상처는 안 났겠지?”
“안, 안 났습니다. 괜찮아요, 정말로 괜찮습니다. 백호 님.”
남세스러운 말에 연화는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저었다. 백호는 괜히 장난기가 들어서 손을 불쑥 그녀의 치마 밑으로 넣었다. 연화가 얼른 다리를 모았지만 그녀의 날씬한 허벅지 사이로 남자의 손은 쉽게 파고들어 그녀의 음부를 더듬었다.
“배, 백호 님……!”
연화는 어디까지나 죄인으로 그에게 벌을 받는 대신 공물로 바쳐진 위치였다. 그걸 잊지 못하는 연화는 제대로 된 항의도 하지 못하고 얼결에 그의 손목만 잡을 뿐이었다.
깃털 같은 그녀의 손길에 남자는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괜찮아. 상처가 났는지 보긴 해야 할 거 아니냐?”
“괜찮습니다, 전혀 아프지 않아요!”
“그럴 리가. 자면서 밤새 끙끙 앓던 걸?”
그는 손가락 끝으로 살살 여인의 음부를 훑고 콕콕 찔렀다. 남자의 장난스러운 손길에 연화가 움찔거리며 몸을 웅크렸다.
“아, 읏.”
탕의 따뜻한 온수가 그녀의 몸짓에 따라 이리저리 튀었다. 백호는 자신의 양물이 또다시 부피를 키우는 것을 깨닫고 입맛을 다셨다.
“이것 봐라. 네가 자꾸 몸을 움찔거리며 자극하니 이렇게나 또 커지지 않느냐.”
사내의 것이 다시 커졌음을 깨닫고 연화의 얼굴이 터질 듯 붉어졌다. 자신의 탓이 아니라는 걸 아는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백호의 얼굴을 흘겨보았다. 그 가느다란 눈매가 또 예뻐서 백호는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그는 크게 웃었다.
“원망하지 마라. 나는 금수의 왕, 본능은 막을 것이 아니야.”
연화는 붉어진 얼굴로 사내의 품 안에 고개를 묻었다. 무서웠지만 도망갈 곳도, 도망갈 능력도 없었다.
기실 도망갈 의지도 없었다. 이 거대한 가슴은 그녀의 몸을 거칠고 아프게 품었으나 연화는 처음으로 알게 된 쾌락과 이 사내의 단단한 가슴이 주는 기묘한 만족감을 어렴풋이 알았다.
감당하기 힘든 사내다. 하지만 연화는 긴장한 채로 망설이다가 작게 속삭였다.
“원하시는 대로…….”
“……말도 참 깜찍하게 하는구나.”
사내를 자극하는 말이라는 걸 알기는 하는 걸까. 백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는 더 이상 참지 않고 연화를 바로 돌려 안았다. 가슴끼리 맞닿는 자세에 연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코가 맞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백호의 잘생긴 얼굴과 푸른빛 눈동자가 선연하게 보였다.
“아…….”
사내는 아름답다. 상제가 빚은 사방신이니 당연하다. 너른 어깨에 손을 짚고 그녀는 넋을 잃고 생각했다.
긴 백발과 희디흰 피부, 길고 강인하게 잡힌 근육들. 연화는 지난밤 보았던 그 거대한 흰 호랑이의 모습을 기억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백호는 그녀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연화의 작은 입술이 오물거리다가 그의 입맞춤 아래 살짝 벌어졌다. 남자는 연화의 다리를 벌리고, 자신의 하의도 풀어헤쳤다. 물 위로 연화의 치맛자락이 떠올랐다.
따뜻한 온수 속에서 천천히 둘의 하지가 맞닿아 갔다. 연화의 허리를 잡고 백호는 그녀의 몸을 자신의 중심으로 내렸다. 한껏 벌려진 여자의 양다리가 바들거리며 떨렸다. 어제의 여파로 잔뜩 부어올라 있던 내벽이 간신히 벌어지며 다시 사내의 양물을 받아들였다.
“아, 흐…….”
가능한 그녀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 백호는 자신의 팔로 그녀를 받쳐 안았다. 연화의 가느다란 허리가 뒤로 휘어지며 동그란 가슴과 유두가 그의 턱을 스쳤다. 따뜻한 물속에서 피부가 더 민감해져 그녀는 사내를 받아들인 것만으로도 절정을 맞을 것 같아 발발 떨면서 신음했다.
“흑……. 흐응…….”
백호의 양물은 지독히 크고 길었다. 아랫배 전체가 그에게 정복당하는 기분이다. 아기집까지 그의 양물로 가득 차는 듯한 느낌에 연화는 허덕이며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백호는 연화의 저고리 위로 도드라진 색이 옅은 유두를 입으로 핥고 빨았다. 그가 아플 정도로 깨물 때마다 연화가 몸서리를 치며 다리를 조였다.
“못 참겠군, 정말.”
백호는 속으로 이를 악물면서 자제를 하려 했지만 연화의 몸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마치 그의 것을 한껏 빨아들이는 것처럼 쫄깃하게 압박한다. 가늘고 부드러운 몸 안쪽으로 이런 음탕한 음부가 숨어 있다니, 그는 자제력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의 허리를 높이 들어 올렸다가 아래로 거칠게 내렸다.
“앗, 아아앗! 으응!”
연화가 자지러지며 비명을 질렀다. 온통 텅 빈 거대한 욕실 안에 그녀의 젖은 신음성이 메아리쳤다. 찰랑거리는 물 안으로 철벅철벅 맞닿는 소리가 삼켜졌다.
그녀는 부어올라 민감해진 질 내부로 백호의 뜨겁고 단단한 양물이 더 깊을 수 없을 만큼 꽂히는 것을 느꼈다. 연화의 납작한 아랫배가 그의 양물 때문에 볼록 나온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백, 백호 님……! 응, 아읏……! 하앙!”
“……큭, 젠장……!”
연화는 자신도 모르게 그가 주는 쾌락을 좇아 허리를 움직였다. 백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고 아래위로 움직이는 것에 맞추어 그녀의 허리가 돌아갔다. 연화는 다리를 스스로 한껏 벌리고 백호를 끌어안았다. 어느 한 점에 그의 양물이 쾅 하고 꽂히는 순간 그녀가 자지러지며 뒤로 넘어갔다.
“읏! 흑! 흐으읏!”
백호는 여자를 놓아주지 않고 끌어안은 채 무자비하게 자신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화가 무의식중에 도망가려 몸을 뒤집고 탕의 난간을 잡았지만, 남자가 그녀의 엎드린 허리를 잡고 치마를 끌어 올려 드러난 다리 사이로 자신의 하지를 거칠게 박아 넣었다.
“흣, 흐앙!”
연화가 다시 자지러지는 비명을 올렸다. 그녀의 몸부림에 찰박찰박 땀과 물이 뒤섞였다.
대리석으로 된 탕의 바닥에 무릎이 엉망으로 비벼지며 찰과상이 났지만, 그걸 의식할 정도로 정신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욕탕 벽면에 가슴을 문대며 완전히 벌려진 음부로 사내의 거대한 양물이 완전히 다른 각도로 들어와 새로운 내벽을 자극하는 것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죽을 것 같아서 연화는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난간을 필사적으로 붙들었다. 여자의 흰 손등 위로 혈관이 도드라지고 손가락 끝이 하얗게 변했다.
그대로 사내의 허리질에 휘둘리며 여자는 절정을 맞이했다.
“아, 아아아! 하앗! 아, 흑!”
눈앞이 표백되었다.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이, 연화는 그대로 난간을 잡았던 손을 놓쳤다. 물속으로 가라앉으며 허우적거리는 그녀를 백호가 급히 건져내어 일으켰다. 절정에 올라 몸에 간헐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여자를 끌어안고 남자가 마지막으로 속도를 올렸다.
아랫배 깊은 곳으로 사내의 뜨거운 기운이 퍼져나갔다.
백호의 양기는 일반적인 인간의 양기와 다르다. 연화는 마치 불처럼 뜨거운 사내의 정액이 자신의 아랫배를 가득 채우는 것을 희미한 의식 속으로 느꼈다. 음부를, 배를, 온몸을 태우는 것 같은 쾌감이 전신을 돌았다.
절정을 맞이하고도 백호는 둥글게 허리를 돌리면서 후희를 유도했다. 그의 능숙한 허리놀림에 여자는 몸을 떨고 흐느끼면서 여전히 지속되는 절정의 쾌락을 전신으로 느꼈다.
축 늘어지는 연화의 허리를 잡아 안정적으로 안고서 그는 그녀를 다리 위에 앉혔다. 엉망이 된 치마와 저고리가 온통 물에 젖어 오히려 벗은 것보다 은밀한 분위기를 풍겼다. 언제나 단정하던 긴 머리도 흐트러졌지만 그녀는 지쳐서 제대로 정리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백호는 다시 한 번 연화를 안고 싶었지만 정말 그녀가 쓰러질 것 같아서 참고 여인의 머리카락을 제대로 빗어줄 뿐이었다.
“목마르지? 이걸 좀 마셔라.”
백호는 탕 곁에 있는 협탁에서 차 한 잔을 따라 연화의 입가에 대어주었다. 간신히 차 한 모금을 넘기고 연화는 백호의 품에 머리를 기댔다.
“……하아, 하아…….”
어제부터 지나치게 충격적인 일의 연속이다. 여태껏 성적인 자극을 전혀 받아보지 않았던 그녀는, 대체 지금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도 힘들었다.
“힘들었지?”
여인의 힘겨운 낯빛을 보고 백호는 미안한 소리로 불퉁하게 중얼거렸다. 사방신이면서도 정욕을 통제하지 못해서 또 이 작은 여인을 힘들게 했다. 아무리 발정기라지만 이번에는 좀 심한 것 아닌가 싶어서 그는 머쓱해졌다.
하지만 지금 당장도 연화의 가느다랗게 물에 젖은 어깨를 보면 다시 정욕이 치밀었다.
“아니에요, 백호 님.”
호흡을 가다듬은 연화는 고개를 들어 간신히 미소를 지었다.
금수의 붉은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