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201화 (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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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욕의 여신에서, 사랑의 여신으로

[201]

“ 제가 히페리온과 키스하는 걸 봤잖아요. 기분이 어때요? ”

“ 성녀님……. ”

로이드가 곤혹스러운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솔직히 말해도 좋을까 망설이는 것 같았다. 아리스텔라는 보채는 말 대신 제 입가를 혀로 슥 훑었다. 로이드의 어깨가 한 번 더 움찔 떨렸다.

“ 솔직히, 질투했습니다. ”

“ 로이드랑 먼저 키스했는데요? ”

“ 그렇다 해도 질투가 납니다. ”

“ 그럼 히페리온과 싸울 건가요? ”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얼굴은 참으로 천진하기만 했다. 그 얼굴을 보면 고의적으로 로이드를 도발한 방금 행동이 거짓말 같았다. 가련하고 청초한 성녀를 지키고 싶다는 보호본능이 그녀를 소유하고 탐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욕망은 지금, 그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애달픈 소망으로 변해 간다.

“ 싸우지 않습니다. ”

“ 왜요? ”

“ 성녀님께서 원하지 않으실 테니까요. ”

감정을 꾹 억누르고 뱉은 말인데, 뜻밖에도 막상 말하고 나니 후련해졌다. 로이드는 살짝 눈동자를 굴려 히페리온을 바라보았다. 히페리온도 의아한 눈으로 로이드를 보고 있었다.

“ 저와 대신관 히페리온, 모두 성녀님의 소유입니다. 성녀님께서 아끼시는 것을 제가 상처 입힐 수는 없습니다. ”

“ 제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군요. ”

“ 성녀님께서 하신 말씀이라면 무엇이든 기억하고 있습니다. ”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목소리. 당당하면서도 올곧은 눈빛을 아리스텔라는 좋아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고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두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시선이 닿는 부위가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웠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 히페리온. 제가 바라면 무엇이든 이루어질 거라고 말했죠? ”

“ 그렇습니다, 성녀님. ”

질투와 탐욕, 그리고 음욕이라는 더러운 감정이 만들어내는 재앙. 그것이 과연 재앙일까. 진정으로 그 감정이 서로를 상처 입히기만 하는 부정한 것이라면 애초에 신은 부정한 감정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추위를 물리치고 귀중한 밥을 짓는 불이 때로는 집을 태우고 사람을 다치게 한다. 생명의 근원이며 식물을 자라게 하는 물이 때로는 홍수를 내고 사람의 목숨을 집어삼킨다.

‘ 감정도 그런 것이 아닐까. ’

사랑하는 사람을 탐하고 다른 이를 질투하면서도 그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고 자신을 유지하는 올곧음.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상대와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싶다는 애틋함일 것이다.

“ 히페리온, 로이드. 저는 당신들이 행복했으면 해요. ”

아리스텔라의 말에 두 남자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자주색의 눈동자와 붉은색의 눈동자가 제 주인의 모습을 비춘다. 마치 색색의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아, 아리스텔라는 엉덩이를 움직여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 저를 사랑해주었으면 해요. ”

사랑이란 무엇일까.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외치면서도 아리스텔라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그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행복해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행복이 그녀로 인한 것이길 바랐다.

“ 사랑하고 있습니다, 성녀님. ”

두 남자의 음성이 다시금 하나가 되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로이드와 히페리온에게 손을 내밀자, 그들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리스텔라는 그 손을 제 가슴으로 이끌었다. 두 남자의 손이 가슴을 감쌌다.

이 손이 제 몸을 만져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끌어안고 살을 맞대고 함께 천국을 오르내리고 싶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사랑일까.

“ 왜냐하면 제가, 당신들을……. ”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애무를 받은 것도 아닌데 숨이 가빠왔다. 아리스텔라는 남자의 손에 제 손을 겹쳤다. 맞닿은 피부 너머로 느껴지는 뜨거운 고동은 누구의 것일까.

“ 사랑하고 있으니까. ”

◇ ◆ ◇ ◆ ◇

넓은 침대 위에는 알몸의 세 남녀가 뒤엉켜 있었다. 히페리온이 아리스텔라에게 입을 맞추고, 로이드는 뒤에서 그녀를 안고 가슴을 쓰다듬고 있었다.

“ 흐응, 흐아앗……. ”

“ 읏, 성녀님……. ”

입술을 맞대고 비빌 때와는 달리 혀를 섞는 키스는 호흡을 고르는 것이 힘들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얽히며 서로의 입안을 드나들 때마다 정신이 멍해져 숨을 쉬는 것을 잊어버린다. 히페리온은 키스가 끝난 후에야 간신히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붉어진 얼굴의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 또한 뜨겁게 젖어있었다.

로이드의 커다란 손이 옆구리를 더듬어 내려가 골반뼈를 살며시 문지르면, 간드러지는 신음과 함께 그녀가 몸을 비틀었다.

“ 흐앗, 흐아응……. ”

“ 성녀님은 이곳이 약합니다, 대신관. ”

“ 그렇습니까. ”

대신관과 기사단장이라고는 해도, 사실 로이드와 히페리온은 사적인 대화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공적인 업무를 제외하면 데면데면한 사이였던 두 남자가 이런 식으로 같은 여자를 탐하며 대화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어느 쪽도 생각하지 못했다.

“ 성녀님이 이곳을 좋아하신다고요. ”

“ 흐앗, 히페리온! 잠깐……! ”

히페리온이 반대쪽 골반뼈를 더듬자, 아리스텔라가 숨을 삼키며 부르르 떨었다. 로이드는 그녀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살며시 뺨에 키스하고는 가느다란 목을 혀로 훑었다.

“ 아응, 로이드……. ”

“ 기분이 좋으십니까, 성녀님? ”

“ 읏, 흐응, 잠깐……. ”

아리스텔라는 쾌락에 민감했으나 지나친 자극을 받으면 무서워했다. 하지만 거기서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쾌감을 전해주면 결국 자지러지게 울면서 절정에 오른다. 손을 멈추고 진정시킬지 이대로 절정에 오르게 할지는 본능적인 판단에 달렸다.

아리스텔라가 좋아하는 부위를 전부 알고 싶었던 히페리온은 골반뼈에서 아랫배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을 한번 더듬고는 손을 물렸다.

“ 알려주십시오, 로이드. 성녀님이 좋아하시는 곳이 또 어느 곳인지. ”

흘러내린 긴 머리를 한쪽으로 넘겨 정리하며 히페리온은 로이드에게 물었다. 너무나도 정직한 질문에 로이드가 잠시 대답을 찾지 못하고 망설이자, 히페리온이 이어서 말했다.

“ 성녀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

“ 그렇군요……. 성녀님은 입으로 해드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

“ 로, 로이드! ”

“ 입으로요? ”

아리스텔라가 당황하여 목소리를 높였지만 히페리온은 순진하게 되물었다. 두 사람의 반응으로 아직 히페리온에게 입으로 애무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챈 로이드는 씩 웃으며 아리스텔라의 입안에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그녀의 입을 봉하기 위해서였다.

“ 예. 입으로 다리 사이의 그곳을 핥아드리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

“ 응! 흐으응! ”

“ 손끝으로 음순을 벌리고, 그 사이로 혀를 기게 해서……. 천천히 위아래로 훑다가, 다음은 안으로 밀어넣는 겁니다. ”

“ 흐응! 으으으응! ”

아리스텔라가 당황하여 로이드의 손등을 찰싹찰싹 때렸지만 로이드는 태연하게 히페리온에게 지시를 내렸다.

‘ 잘 할 수 있을까. ’

등줄기를 따라 키스하거나 가슴을 핥아본 적은 있어도 음부를 입술로 애무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히페리온은 아리스텔라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살짝 불안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성녀의 체향은 무척 달콤했지만 부위에 따라 향기가 조금 달랐다. 가슴 부위에서는 특히 더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가 났고, 애액을 흘리는 입구에서는 욕구를 일으키는 새콤한 향기가 났다.

“ 음……. ”

“ 흣, 흐으으응! ”

히페리온의 혀가 음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자, 아리스텔라의 몸이 펄쩍 뛰었다. 무심코 로이드의 손가락을 깨물어 버렸지만 로이드는 간지럽다는 듯 쿡쿡 웃으며 아리스텔라의 귓전에 입을 맞추고 다음을 지시했다.

“ 그대로 혀를 조금 위로 올리십시오. 음핵을 입술로 감싸서, 조심스럽게 빨아들이면……. ”

“ 으으응! ”

입으로 해본 적은 없어도 손으로 만져보았기에 어떻게 만져줄 때 아리스텔라가 기뻐하는지는 히페리온도 알고 있었다.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동그란 클리토리스를 입술로 감싸 빨아들이자, 아리스텔라의 콧소리가 높아졌다. 뜨거운 입구가 경련하여 새콤한 애액을 뿜어내는 것이 그녀가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 그대로 혀를 이용해서 천천히 핥는 겁니다. 너무 빠르지 않게요. ”

바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입속에 밀어넣었던 손가락을 빼냈다. 그녀의 타액으로 흥건해진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문질러 비비자, 아리스텔라의 입에서 높은 교성이 터져 나왔다.

“ 흐아앙! 아아! ”

“ 성녀님의 말씀대로, 히페리온 대신관은 의외로 능숙하군요. ”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음부를 핥는 히페리온을 보는 것이 미치도록 부끄러웠다. 아무리 자신을 사랑하여 복종을 맹세한 종이라 해도 고결하고 아름다운 히페리온에게 이런 행위를 시키는 것은 거부감이 있었다.

“ 아읏, 아아앙! 로이드, 아응! ”

“ 성녀님을 기쁘게 하는 일입니다. 마다할 리가 있겠습니까. ”

아무리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도 로이드의 품안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다. 히페리온을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감아도, 음부를 정성스럽게 애무하는 부드러운 혀의 감촉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었다. 아리스텔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흐느끼기만 했다.

“ 아, 으응, 히페리온, 히페리온……! ”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클리토리스를 머금고, 끝을 간질이던 긴 혀가 전체를 감싸 천천히 문질러 비비자 반사적으로 허리가 뒤로 꺾이며 고개가 젖혀졌다.

“ 아! 아아아앙! ”

오로지 쾌감을 느끼기 위해 존재하는 성감대는 그녀의 수치심이 무색하게 짜릿한 쾌감을 안겨주었다. 높아지던 소리가 이내 멈추고 가느다란 몸이 바들바들 경련했다. 짧지만 강한 절정이었다.

“ 하윽, 하아……. ”

풀린 눈으로 콜록거리는 아리스텔라의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히페리온은 그녀의 질구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남김없이 빨아마셨다. 새콤달콤한 성녀의 애액을 맛보자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마치 미약이라도 마신 것처럼 다리 사이의 중심이 아프게 부풀었다.

“ 로이드, 다음은……. ”

“ 뒤를 해드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대신관께서 참기 힘들어하시는 것 같군요. ”

로이드는 히페리온을 침대에 눕히고 그의 몸 위에 아리스텔라가 걸터앉게 했다. 단단하게 일어선 남자의 성기는 예상 외로 굵어서, 아무리 젖은 상태라고는 해도 속을 풀지 않고 넣어도 좋을지 로이드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 성녀님, 엉덩이를 조금 더 뒤로 빼십시오. ”

“ 응, 으흣……. ”

아리스텔라가 엉덩이를 뒤로 빼자 자연히 상체가 앞으로 기울었다. 애액으로 뜨겁게 젖은 질척한 성기가 남자의 성기에 문질러지자 히페리온은 짧은 신음을 토했다. 단단하게 일어선 남자의 성기와는 정반대로 여자의 성기는 무척 뜨겁고 부드러웠다.

“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세요. 그렇게……. ”

“ 하응, 아으으응……. ”

음순 사이에 성기를 끼우고 천천히 앞뒤로 허리를 움직이자, 성기가 비벼지는 쾌감에 두 남녀가 동시에 신음을 토했다. 로이드는 아리스텔라를 히페리온의 몸 위에 완전히 눕히고, 그녀를 압박하지 않도록 양팔을 넓게 벌려 자세를 잡은 뒤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엉덩이 골을 따라 육중한 성기가 문질러지자, 아리스텔라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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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0화가 넘었네요.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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