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181화 (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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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락의 밤

[181]

보라색의 눈동자와 초록색의 눈동자가 욕망하는 상대의 모습을 비췄다. 빳빳하게 일어선 성기가 엉덩이를 쿡쿡 쑤실 때마다 두 사람의 눈빛이 정욕으로 흐트러졌다.

무언가를 갈구하듯 서로의 입술을 물고 빨던 두 사람의 입술이 겨우 떨어졌을 때, 아리스텔라가 말했다.

“ 노엘, 눈 감으세요. ”

“ 눈을요? 으음……. 예. ”

노엘은 아리스텔라가 시키는 대로 순순히 눈을 감았다. 노엘은 반만 순종적이었다. 하지 말라는 명령은 잘 듣지 않지만, 하라는 명령에는 순순히 따랐다. 그 차이가 어리숙해서 문득 귀엽게 느껴졌다.

“ 하아……. ”

“ 흣? ”

아리스텔라의 숨결이 노엘의 목덜미에 닿았다. 따스한 숨이 닿은 부분이 찌릿찌릿하면서 솜털이 일어나는 느낌이 들어, 노엘은 적잖이 당황했다.

시야가 차단되어 감각이 예민해진 탓일까, 그녀의 체온과 피부의 감촉과 따스한 숨결과 신음까지,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하나 없었다. 제 안의 욕망이 부글거리며 끓어올랐다.

“ 허억, 헉. 성녀님……. ”

“ 노엘의 심장 소리가 들려요. ”

아리스텔라가 노엘의 가슴에 귀를 대고, 천천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평온한데, 몸속에서는 마치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난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뭔가 번쩍였다가 아득하게 흐려지기를 반복한다.

노엘은 무심코 아리스텔라의 어깨를 안았다. 동그란 어깨는 땀으로 젖어 촉촉했다. 그녀의 매끄러운 등을 쓰다듬다가 손을 올리자 가느다란 목덜미가 잡혔다.

두근. 두근. 그녀의 심장 또한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 성녀님의 심장도, 뛰고 있네요. ”

“ 심장이 뛰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

“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맥동하고 있어요. ”

노엘의 손이 다시 그녀의 등뼈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며 엉덩이에 닿자, 아리스텔라가 작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손바닥을 펴서 천천히 엉덩이를 문지르자 숨소리가 조금 더 거칠어졌다. 노엘은 잠시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가, 그녀의 희고 부드러운 엉덩이를 콱 움켜쥐었다.

“ 흐앙! ”

아리스텔라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약간의 고통과 쾌감을 담고 있는 그녀의 신음은 무척 매혹적이었다. 아니, 그냥 매혹적인 것이 아니라…….

“ 성녀님. 소리가 야해요. ”

“ 하으응, 흐아……. ”

노엘의 손이 엉덩이를 주무르자 그녀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자지러졌다. 아리스텔라는 노엘과 몸을 맞댄 채로 작게 움찔거리며 쾌감을 느끼는 일에 열중했다. 통통한 엉덩이 살을 주무르다가 아래로 내려가 허벅지를 쓰다듬고, 사이로 파고들어 음부에 손끝이 닿자 또다시 소리가 높아졌다.

“ 흐앙, 노엘……. ”

그녀의 음부는 어느새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뜨거운 애액을 방울방울 흘리며 실룩거리는 음부를 손바닥으로 감싸 주무르자, 아리스텔라가 몸을 떨며 원망스러운 듯이 항변했다.

“ 아흐, 노, 노엘이야말로……. 저한테 야한 짓 하고 있잖아요……! ”

“ 제가 야한 짓을 하니까, 야한 소리가 나는 건가요? ”

미끌거리는 음액으로 흠뻑 젖은 손을 옆으로 세워, 부드러운 음순을 벌리고 손바닥의 옆 부분으로 입구를 문지르자, 아리스텔라가 몸을 들썩이며 신음했다.

“ 흐아아앙! ”

“ 저, 성녀님의 야한 소리를 들으니까, 너무 기분 좋아요……. 성녀님은요? ”

“ 흐읏, 좋아. 노엘, 조금 더, 조금 더, 위쪽……. ”

숨을 헐떡거리면서 더 기분 좋은 부위를 만져달라고 요청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애달팠다. 노엘은 아리스텔라의 뺨에 쪽 뽀뽀하고는, 음부를 문지르던 손을 위로 올려 그녀의 애널 입구를 자극했다.

“ 하으아아! ”

“ 으응, 여기는 주름이 잡혀 있네요. ”

“ 아, 아니, 노엘! 거기 아니……, 흐아앙! ”

아리스텔라가 말하는 < 위 >는 질구에서 조금 더 위로 더듬어 올라와 클리토리스를 매만져달라는 뜻이었으나, 노엘은 제 위에 엎드린 그녀의 음부를 주무르던 손을 위로 올려 애널을 만져달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아리스텔라는 저번처럼 노엘의 행동을 정정할 수 없었다. 낮에 로이드의 손가락에 지독하게 들쑤셔져 예민해진 상태였던 애널에 또다시 남자의 손가락이 닿자, 등줄기를 타고 짜릿한 쾌감이 올라와 머릿속의 간질간질하던 부위를 시원하게 긁어내주었기 때문이다.

“ 후우. 이런 곳을 만지면 좋아한다니, 성녀님은 정말……. ”

“ 흐앙, 아니에요! 하으, 응……! ”

“ 아까 다리 사이를 만져드렸을 때보다, 더 소리가 야해졌어요. ”

쾌감과 수치심이 뒤섞여 떨리는 목소리는 눈을 감고 있을 때 더욱 선정적으로 들린다. 본능적인 승부욕이 일었다. 여신의 종으로서, 그녀의 말에 순종해야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욕망대로 그녀를 범하고 싶은 충동이 울컥 치밀었다.

‘ 하아. 이러면 안 되는데. ’

이러다가 또다시 그녀가 화를 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노엘은 아리스텔라의 곤란해 하는 울음소리를 듣는 기분이 짜릿해서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 흐으, 노엘, 눈 떠요! ”

결국 먼저 항복한 쪽은 아리스텔라였다. 노엘이 눈을 뜨자, 붉어진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생소한 부위에서 주어지는 쾌락을 두려워하는 듯한 그 표정을 보자 문득 가슴이 뜨끔하며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곧 제가 눈을 감고 있어 다행이었다는 간교한 생각이 들었다. 눈을 감지 않았더라면, 노엘은 아마도 아리스텔라가 무서워하는 표정을 지었을 때 손을 멈춰버렸을 테니까.

“ 거, 거기, 만지면, 싫어요……. ”

“ 읏……. 네, 죄송합니다……. ”

아리스텔라는 성적인 자극에 면역이 없었다. 처음에는 섹스를 두려워했고, 욕망을 느끼게 된 후로는 상대에게 안아달라고 요구하면서도 그녀 스스로는 수동적인 태세를 취했다. 섹스에 적극적이 되는 것이 무서웠고, 자신이 음란하게 변하는 것이 무서웠다.

욕구를 긍정하게 된 지금도, 아리스텔라는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적이지 않은 성행위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가령 셋이서 관계를 가진다거나, 누군가에게 섹스하는 모습을 보이며 흥분한다거나, 애널로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인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비록 강제적인 방식으로 앞의 두 가지를 체험하고 말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거부하게 되었다. 성교를 위한 부위도 아닌데, 입구를 자극해주는 야릇한 쾌감에 사로잡혔다가는 정말로 애널섹스를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호기심이 충동으로 발전하기 전에, 아직 두려움을 느낄 때 멈춰야 했다. 그녀 자신이 생각하는 < 상식적인 섹스 >의 선을 지키고 싶었다.

“ 노엘, 미안해요. 분위기를 깨서……. ”

“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

아리스텔라의 반응으로 그녀가 정말로 애널섹스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노엘은 상반신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아리스텔라의 몸이 조금 뒤로 기울어, 그녀는 노엘의 어깨를 붙잡고 매달려야 했다.

“ 노엘……. ”

“ 성녀님께서 싫어하시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

“ 으, 응……. 네……. ”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인 후에, 겨우 진정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조차 사랑스러웠다.

“ 성녀님. ”

노엘은 아리스텔라를 끌어안았다. 노엘의 허벅지 위에 걸터앉은 채로 품에 안기자, 그의 단단한 성기가 엉덩이를 찌르는 것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 으응, 노엘. 계속 찌르고 있어요……. ”

“ 읏, 그, 이건, 저도 어떻게 할 수가……. ”

제 몸의 일부임에도 흥분하면 제멋대로 고개를 쳐드는 성기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노엘이 쩔쩔매는 것을 본 아리스텔라는 노엘에게 기댄 채로 살며시 허리를 들어올렸다.

“ 노엘이 할 수 없다면, 제가 해야겠네요. ”

질퍽이는 입구에 귀두가 닿자 노엘이 숨을 삼켰다. 아리스텔라는 깊이 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애액으로 미끌거리는 뜨거운 속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단단한 남자의 성기가 느껴진다.

“ 흐앗, 성녀님……! ”

“ 하으으……. 안에 들어왔, 네요……. ”

아리스텔라가 배시시 웃으며 노엘과 뺨을 맞대고 웃었다. 그 애교스러운 동작에 노엘은 가슴이 심하게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 성녀님……! ”

“ 아읏! ”

노엘이 아리스텔라를 끌어안은 채로 밑에서 쳐올리자, 고분고분한 말과는 달리 난폭하게 제 안을 들쑤시는 성기의 움직임에 아리스텔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신음했다.

“ 아아, 잠깐. 조금, 천천히……. ”

“ 흐읏, 성녀님, 너무 좋아요, 너무, 뜨거워서……! ”

속도를 늦춰달라고 눈빛으로 호소해도, 남자의 성기는 조금도 주저하는 일 없이 그녀의 속살로 파고든다. 그 가차 없는 움직임이 원망스러운데도 또한 흥분되어, 아리스텔라는 저도 모르게 속살을 꽉 조이면서 소리를 높였다.

“ 흐앙, 안 돼! 너무, 좋단 말이에요……! ”

“ 헤헤. 좋으면, 더 해야겠네요……. ”

아리스텔라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부서질 듯이 가녀린 그녀를 조심조심 끌어안던 것이 거짓말처럼, 노엘은 그녀의 몸을 숨이 막힐 만큼 꽉 끌어안고 허리를 흔들어 눅진눅진하게 달라붙어오는 안쪽을 무참하게 짓치기 시작했다.

“ 흐아앙, 안 돼! 아, 아응! 가, 갈 것 같아……! ”

“ 아아, 성녀님! 너, 너무 조여요……! ”

허리를 조르는 팔의 힘이 강해서 스스로 허리를 움직일 수는 없어도, 쾌감에 달아오르는 몸이 멋대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남자의 성기를 압박하는 것만은 멈출 수 없었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피부가 따끔따끔하게 쑤셔, 아리스텔라는 정신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교성을 질렀다.

마치 원래부터 결합하기 위해 존재한 듯 꽉 맞물려있던 성기가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찰 때마다 철퍽거리는 물소리가 크게 울렸다. 철썩, 철썩 살과 살이 맞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땀과 체액으로 젖은 허벅지가 반들거렸다.

두 사람의 체액으로 시트가 젖어 축축해졌다는 것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리스텔라는 비명을 지르며 노엘의 등에 손톱을 세웠다. 뭔가 붙잡지 않으면 떨어질 것 같았다.

“ 아! 안 돼, 하응! 아아아아앙! ”

“ 성녀, 님, 아흑! ”

노엘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질렀다. 그것이 그녀가 그의 등을 할퀴고 있기 때문인지, 뜨거운 속살이 미친 듯이 남자의 물건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귀두 끝에 닿은 말랑한 속살이 제 정액을 뽑아내려는 듯 파르르 떨리며 조여드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 아아, 좋아, 좋아요! 흐아앙! ”

“ 아윽, 성녀님! ”

덜컹. 무언가 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도 같다. 그러나 서로를 탐하는 일에 이성을 잃어버린 두 남녀는 귀에 들린 소리가 무엇인지 판별하는 능력을 잃은 채 서로를 끌어안고 뜨겁게 신음했다.

“ 흐아앙! 가, 가요! 아아아아! ”

뜨거운 애액을 왈칵 쏟아내며 아리스텔라가 먼저 절정에 올랐다. 그런 그녀를 따라잡듯이, 노엘은 경련하는 안쪽 가장 깊은 곳까지 제 성기를 밀어 넣고는, 품안의 여인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강하게 붙든 채로 파정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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