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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와의 짧은 재회
[162]
“ 꺄아아! ”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이상야릇한 감각에 당황한 아리스텔라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벗어나려 했지만 로이드에게 안긴 채로는 그럴 수도 없었다. 좁은 구멍을 빠듯하게 비집고 들어간 단단한 손끝을 살짝 비비면서 돌린 것만으로, 아리스텔라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 로, 로이드! 이상, 이상해요……! ”
“ 어떻게 이상하신지요? ”
“ 흐앙! 이상해진다고요……! ”
귀 끝까지 새빨개진 채로 도리질하며 아리스텔라는 눈물을 흘렸다. 그나마 온천물이 뽀얗기에 아래가 비치지 않는다는 점이 다행일까. 부끄러워하는 아리스텔라의 모습이 보기 좋은지, 로이드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녀의 입술을 핥았다.
“ 제 눈에는 조금도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
“ 흐윽, 안 돼……. ”
“ 이것으로 부족하신 거라면, 앞쪽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
로이드가 아리스텔라의 허리를 안은 채로 그녀의 몸을 슬쩍 들어 올렸다가 내리자, 성기가 비벼지면서 아래쪽에서 화끈거리는 열기가 피어올랐다.
“ 아흐, 아, 아아! ”
물속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을 만큼 미끌거리는 애액으로 아래가 무섭게 젖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 굉장히, 젖어있네요. 물속인데도……. ”
“ 흐읏, 아니……. 아으응! ”
그녀가 몸을 움직여 첨벙거릴 때마다 뽀얀 온천수 사이로 분홍빛의 나신이 얼핏얼핏 보였다. 시선이 닿지 않아도 보드라운 음부가 실룩거리면서 제 것을 탐하듯 달라붙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 하으, 싫어……. 이상하단, 말이에요……. ”
“ 어떻게 이상하신지, 말씀해주시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만. ”
“ 흐윽, 흑……. ”
수치심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우는 아리스텔라의 모습에 로이드가 안에 넣었던 손가락을 빼냈다.
“ 읏, 하아……. ”
간신히 저를 괴롭히던 수치스런 자극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아리스텔라는 제 안으로 들어오려던 침입자가 사라진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 빼지 않기를 바라셨군요. ”
“ 네? 아, 아니에요! ”
“ 글쎄요. 아쉬워하시는 얼굴입니다만. ”
“ 아니에, 으응! ”
커다란 손이 엉덩이를 꽉 잡은 것만으로 아리스텔라는 약간의 고통이 동반된 쾌감에 몸서리쳤다.
“ 으응, 아니, 에요……. ”
달뜬 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지만 어느새 아리스텔라는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로이드는 재촉하지 않고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주물렀다. 그의 손끝이 통통한 엉덩이 사이를 쓱 미끄러져 내려와 다시금 애널 입구를 쿡쿡 찌르자, 아리스텔라는 반사적으로 높은 교성을 지르며 허리를 흔들었다.
“ 하으윽! 안 돼! ”
“ 아무래도 아쉬워하시는 듯해서 말입니다. ”
단단한 마디 하나가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 아아아앙! ”
뇌를 후벼 파는 듯한 쾌감에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온몸이 질척질척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수치스러운 부위를 만져주는데 어째서 이토록 기분이 야릇해지는 걸까.
그곳은 분명 성교를 위한 부위가 아닐 터인데, 단단한 손끝이 천천히 돌아가며 작은 주름을 하나하나 펴 가는 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 아으, 로이드, 로이드……! ”
이러다가 정말 머리가 이상해져 버릴 것 같았다. 아리스텔라는 엉엉 울면서 로이드의 이름만을 불렀다.
“ 흐아, 로이드, 로이드! 제발……! ”
“ 물속이라 부담이 적긴 하지만, 잘 닿지 않으니…….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몸을 조금 안아 올렸다. 바닥에 무릎을 세우고 일어선 아리스텔라는 순간 바뀐 자세에 적응하지 못하고 앞으로 기울어 로이드의 어깨에 손을 짚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애처롭게 떨렸다.
뽀얀 물결이 일렁일 때 얼핏 보기는 했지만, 분홍빛으로 무르익은 봉긋한 살덩이는 참으로 먹음직스러웠다. 로이드는 꼿꼿하게 일어선 그녀의 젖꼭지를 입술로 감사 씁 빨아들였다.
“ 아, 아응! 로이드……. ”
쾌감에 몸을 떠는 아리스텔라가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로이드는 그녀의 애널에 손가락을 쑥 밀어넣었다.
“ 아, 아, 아아아아앙! ”
아리스텔라의 눈이 커지고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로이드의 어깨를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가, 그의 흰 피부에 손톱이 파고들었다.
“ 아, 아아! 로이드! ”
“ 제 눈에는 정말로, 성녀님의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요. ”
“ 아으응! 아! 조, 좋아……! ”
저도 모르게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로이드가 그녀의 솔직한 반응에 빙긋 웃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아리스텔라는 뜨거운 숨을 내쉬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 흐아, 너무, 좋아요! ”
“ 좋다는 말씀이시군요. ”
“ 네, 좋아……. 거기, 좋아요. 더, 더 만져주세요……! ”
제 입에서 이토록 음탕한 소리가 나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 정도로 수치스러운 쾌락을 느끼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늘 생기 넘치는 빛으로 가득 찼던 보라색의 눈동자가 풀리고 붉은 입술에서 타액이 흘러나왔다.
“ 아응, 로이드. 더, 더 거칠게……! ”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에게 키스하고 그녀의 몸을 다시 추슬러 안아 올린 뒤, 애널에 집어넣은 손가락을 빙글 돌렸다. 그녀가 고개를 흔들면서 높은 교성을 내질렀다.
“ 흐, 아아앙! 로이드! 아앙! ”
마치 뭔가가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음부를 애무해주는 아찔하고 짜릿한 자극과는 달리, 은근하면서도 집요하게 애널을 휘젓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아리스텔라의 머릿속을 아득한 안개로 뒤덮었다.
거칠게 해달라고는 하지만, 아리스텔라의 애널은 무척 비좁았다. 함부로 쑤셨다간 상처가 날 것이다. 가슴을 핥아 올리면서 긴장으로 꽉 조여든 안쪽의 주름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펴 나갔다.
“ 후우. 굉장히 비좁아서……. 손가락 하나도 빠듯하네요. ”
“ 아, 아, 아아아……! ”
남자의 손가락에 제 가장 수치스러운 부위를 내맡기고, 아리스텔라는 언어를 잃어버린 것처럼 흐느끼는 신음만을 흘렸다.
그의 손가락이 안쪽을 비비며 구멍을 넓혀갈수록 붉게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가 아파왔다. 자극이 너무 심한데, 끝없는 쾌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수치스러운데, 그런데도 기분이 좋았다.
“ 아, 아아. 더……! ”
척추를 타고 올라온 쾌감이 이성을 뒤흔들고, 흐믈흐믈하게 녹아버린 무언가를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처음 그곳을 만져줄 때는 수치심에 눈물이 나왔는데, 이물감에 익숙해진 지금은 더 깊이, 안쪽까지, 거칠게 범해줬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욕망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아리스텔라는 헐떡거리면서 몸을 비비 꼬았다.
“ 아, 아아, 로이드, 앞도……. ”
가쁘게 신음하며 그를 향해 애원하는 성녀의 모습은 절경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로이드는 빙긋 웃으며 허리를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로이드의 어깨에 손톱자국을 내던 가느다란 손가락에 힘이 빠지고, 아리스텔라는 힘없는 팔로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물에 젖어 촉촉해진 은색의 머리카락이 뺨에 닿았다.
“ 앞도 뒤도 함께, 말이지요. ”
“ 하으으응……. ”
“ 욕심이 많은 성녀님이로군요. ”
“ 으응! ”
뒤에서 주어진 자극만으로 질척하게 젖어버린 입구에 남자의 성기가 닿자, 아리스텔라는 가늘게 신음하며 눈물을 흘렸다. 뜨거운 속살이 꿈틀거리며 귀두를 삼키고, 이어서 굵직한 기둥이 그녀의 내벽을 넓히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 아, 아아. 좋아요……. ”
“ 저도 성녀님의 안에 들어가는 이 순간이, 가장 좋습니다……. ”
로이드는 깊게 한숨을 내쉰 뒤, 완전히 저항이 사라진 그녀의 몸 안에 제 성기를 끝까지 밀어넣었다.
“ 아읏, 으응! ”
“ 이제 수행의 성과를 보여드릴 차례로군요. ”
로이드가 천천히 허리를 흔들자, 달콤한 신음이 짙어졌다.
“ 아, 아응! 아아! ”
철썩, 철썩, 살과 살이 부딪쳤다 떨어질 때마다 울리는 소리가 물소리인지 마찰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좁은 질속으로 육중한 성기가 들어오는 것도, 한 번도 무언가를 받아들여본 적이 없는 애널에 남자의 손가락이 들어오는 것도, 무섭고 생소하고 힘겨울 뿐이어야 할 텐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넓은 바다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온몸을 덮치는 시원한 쾌감에 아리스텔라의 눈앞이 하얗게 점멸했다.
============================ 작품 후기 ============================
162, 163화 연참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