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161화 (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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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와의 짧은 재회

[161]

로이드는 씩 웃으면서 팔 안에 성녀를 가두었다. 허벅지를 쿡쿡 찌르던 육중한 물건이 어느새 제 음부에 와 닿자, 아리스텔라의 몸이 파드득 떨렸다.

“ 성녀님, 알고 계십니까? ”

“ 으응, 뭐, 뭐를요……? ”

“ 제 등에 상처를 남기신 것은, 성녀님이 유일하다는 것을요. ”

“ 등에 상처라니, 제가 그런 적이……. 아! ”

말의 의미를 깨달은 아리스텔라의 얼굴이 귀 끝까지 붉어졌다.

절정에 오를 때면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가서 울부짖으며 저를 뒤흔드는 남자의 등을 사정없이 할퀴고 만다. 단단한 근육으로 짜인 몸이지만 피부를 단련하는 것은 아니니, 손톱에 긁히면 상처가 나는 것도 당연했다.

무시무시한 마수 앞에서도 절대로 도망치지 않는 용맹한 성기사 로이드는 한 번도 상처를 입은 적이 없었다.

등에 상처를 입는 것은 전투에 휘말린 민간인 혹은 전투불능이 된 동료를 감싸다 입는 상처뿐, 그 외의 상처란 비겁자의 낙인일 뿐이었다.

분명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천국을 오르내린 대가로 얻는 따끔한 손톱자국은 기꺼운 영광이다. 오히려 오래 남아있지 않고 금세 아물어버리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 성녀님께서 남겨주신 흔적이, 벌써 사라져 버렸습니다. ”

“ 로이드. 부끄러우니까 그런 말은……. ”

“ 다시 남겨주시지 않겠습니까? ”

은근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자주색의 눈동자에 가슴이 설렜다. 거절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몸을 밀착하고 있지만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밀어내려면 얼마든지 밀어낼 수 있을 텐데,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뽀얀 물에 감춰진 두 사람의 신체가 마치 자석처럼 달라붙었다. 아랫배에 닿는 성기의 감촉에 아리스텔라는 벌써부터 밑이 저릿저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 그런 거 남기지 않아도……. 로이드는, 제 기사잖아요. ”

“ 성녀님의 은총을 받기에는 역시 부족할까요? ”

“ 손톱자국이 무슨 은총이에요? ”

“ 은총이지요. ”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끝에 입을 맞췄다.

“ 당신을 기쁘게 했다는 증명이니까요. ”

가슴이 심하게 쿵쾅거렸다. 어쩌면 이렇게 부끄러운 소리를 태연하게 할까. 뻔뻔한 소리를 하는데도 저렇게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하면 설득될 수밖에 없다.

떠나기 전날 밤, 연습 대련에서 케인이 우승하여 아리스텔라에게 키스한 이후로 죽 분위기가 이상했다. 그날 밤 격렬하게 몸을 섞고, 새벽이 오기 전 로이드는 떠났다.

처음 그녀를 억지로 안았을 때도 케인이 그녀를 범했다고 오해하여 분노하지 않았나. 아리스텔라는 로이드가 질투가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리스텔라의 예상과는 달리, 로이드는 사실 질투 같은 감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사로서의 프라이드는 높아도, 로이드는 원래 남이 가진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로이드가 성기사끼리의 연습시합에서 때때로 누군가에게 패배하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은, 연습시합의 패배가 최강의 성기사라는 그의 명예에 전혀 흠을 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외모, 신분, 능력, 무엇 하나 할 것 없이 부족함이 없었던 그는 타인의 재능이나 인망을 질투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모자란 부분이 없으니 부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당당한 태도는 가진 자의 여유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아리스텔라를 만나면서부터, 로이드는 늘 초조해했다.

그녀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그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녀가 다른 남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이 쓰여 미칠 것 같았다. 그녀와 밤을 보내는 다른 남자들에 대한 질투가 일었다.

남자로서도 기사로서도 로이드는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열등감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아리스텔라가 알몸으로 헐떡거리며 제 방으로 뛰어들어 왔을 때, 그는 처음으로 다른 남자를 질투했다.

그녀를 안은 상대에 대한 질투로 이성을 잃어버렸다.

큰 과오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혀, 처형 판결까지 받았음에도 제 안의 질투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성녀에 대한 사랑으로 억누르고 있었을 뿐이다.

억누르고 억누르다 비틀려버린 경계에 칼을 꽂아 넣은 것이 케인이었다.

제아무리 최강의 성기사라 한들 사랑에 있어서는 그 또한 초심자였다. 서투른 자신 때문에 아리스텔라가 또다시 상처 입는 것은 원치 않았다.

질투에 이성을 잃고, 욕망에 잡아먹혀 괴물이 되어버리지 않도록, 로이드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수련했던 것이다.

“ 수련의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 네? 로이드……, 아아! ”

아리스텔라가 대답할 틈을 주지 않고, 로이드는 그녀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 앗! 아아……! ”

쾌감을 동반한 고통에 아리스텔라가 몸을 움찔거릴 때마다 뽀얀 온천물이 참방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로이드는 그녀를 자신과 바위 사이에 가두고, 달콤한 살내음을 풍기는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 성녀님, 제 위에 걸터앉으십시오. ”

“ 이, 이렇게요……? ”

아리스텔라는 물속에서 다리를 들어 로이드의 허벅지 위에 걸쳤다. 그러자 그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끌어당겨 아래를 밀착했다.

마주본 채로 로이드의 허벅지 위에 걸터앉은 모양새가 되자, 실룩거리는 음부를 그의 단단한 성기가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파고들 듯한 성난 움직임에 아리스텔라는 눈을 감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로이드, 처, 천천히……. 당신 건 너무 커서, 무섭단 말이에요……. ”

뜻밖의 호소에 깜짝 놀란 로이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품안의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 무서우셨습니까? ”

역시 뜻밖의 반응에 가슴이 뜨끔한 아리스텔라는 어물어물 대답했다.

“ 조, 조금요……? ”

곧이곧대로 대답하면 로이드가 멈출 것 같았다. 거절은 하고 싶지 않았던 아리스텔라는 그의 눈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로이드는 늘 충분히 전희를 주고 삽입했기에 찢어지거나 피가 나지는 않았지만, 남자의 성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은 늘 오싹한 쾌감이 일었다.

섹스에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로이드의 것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컸다. 오랜만이라 성급하게 몸을 섞었다가는 정말 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 천천히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

“ 예. 천천히 하겠습니다. ”

무섭다는 말이 확실히 충격적이었는지,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던 로이드는 손에 힘을 빼고 아리스텔라의 몸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정리해주고, 작은 몸을 꼭 껴안은 채로 살짝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단단한 근육 위로 야들야들한 피부가 문질러지며 참방거리는 물소리가 들렸다.

“ 으응, 아, 읏……. ”

“ 온천이 피부에 안 좋을 수도, 있군요……. ”

“ 흐읏, 네……? ”

뽀얗고 미끌미끌한 온천수에 흠뻑 젖은 매끈한 살결이 문질러지는 감촉은 상상 이상이었다. 평소에도 그녀를 안을 때면 정신이 날아갈 것 같다고 느꼈지만, 오늘은 평소 이상으로 따스하고 매끄러웠다.

살을 맞대고 몸을 문지르고 있을 뿐인데 마치 보드랍고 촉촉한 혀가 온몸을 핥아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 로이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수련을 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

“ 앗, 응, 로이드……. ”

피부가 문질러지는 안타깝고 초조한 자극에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몰렸다가 갑자기 쑥 빠져나가며 시원해진다. 마음을 다잡는 수련을 하지 않았다면 벌써 예전에 이성을 잃고 그녀를 우악스럽게 범했을 것이다.

그녀가 자신을 두려워하는 모습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로이드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솟구치는 욕구를 억눌렀다. 크게 한숨을 내쉰 후, 아리스텔라의 목덜미를 핥으며 그녀의 달콤한 신음에 취했다.

“ 아응, 로이드, 기분, 좋아요……. ”

“ 좋으십니까? 저는, 미칠 것 같은데요……. ”

정욕에 물든 자줏빛 눈동자가 눈앞의 피부를 핥을 듯이 탐했다. 시선만으로 범해지는 기분이 들어 아리스텔라는 기분이 오싹해졌다.

커다랗고 단단한 손이 등을 더듬어 내려가 엉덩이를 주무르고, 그 사이를 지분거리던 손가락이 분홍빛의 한 지점에 닿았다.

“ 아, 아응! 로이드! ”

로이드의 손끝이 애널에 닿자, 아리스텔라가 파드득 몸을 떨었다. 뽀얀 물결이 조금 큰 소리를 내며 출렁였다.

“ 잠깐, 지금, 어디……! ”

“ 핥아드리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물속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

“ 아, 아니, 그렇지만, 거긴……. 아앙! ”

로이드의 허벅지에 앉아 몸을 가까이 밀착한 상태라, 아랫배와 성기에는 그의 성기가 밀착해 비벼지는 상태였다. 그런데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끝이 애널 주위를 쿡쿡 찔러주자, 아리스텔라는 이상야릇한 쾌감에 머릿속까지 흐믈흐믈하게 녹아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 성녀님은 이곳을 만져드리는 것도, 좋아하시는군요……. ”

“ 흐앙, 흐아앙! 안 돼요! ”

“ 괜찮습니다. 천천히 하겠습니다. ”

굳은살이 박인 단단한 손끝이 분홍색의 주름을 펴듯이 슥슥 문지르다가 입구를 꾹 누르자, 아리스텔라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 아앙! 흐아, 앙! ”

뭔가를 받아들이는 곳이 아닌 신체부위에 자꾸 들어오려는 듯 지분대는 손길이 낯설고 무서웠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짜릿하면서도 시원한 쾌감이 퍼지면서, 하반신이 벌벌 떨리며 음부가 욱신거렸다.

“ 하으, 아, 로이드! 로이……아응! ”

눈앞이 흐릿한 것은 온천의 수증기 때문일까. 남자의 손가락이 애널을 더듬어주는 것만으로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에 수치심이 일었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지는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흐아, 로이드, 제발……! ”

“ 성녀님. 몸에 힘을 빼십시오……. ”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에 입을 맞추며, 로이드는 분홍빛 주름을 열어 손가락 마디 하나를 간신히 안에 집어넣는 것에 성공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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