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147화 (1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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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질 수 없어도

[147]

“ 으응, 아……. ”

조슈아가 깃펜의 끝을 슬쩍 돌려 예민한 안쪽을 문지를 때마다 아리스텔라의 몸이 흠칫흠칫 떨렸다. 귓속에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는 깃털의 감촉에 오싹하고 소름이 돋았다. 의자에 앉아있는데도 뒤로 넘어갈 것 같아, 아리스텔라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신음했다.

“ 흐, 아, 조슈아. 잠깐……. ”

“ 성녀님께서는 간지러움을 많이 타시는군요. ”

쿡쿡 웃으면서 조슈아는 깃펜의 끝을 아리스텔라의 턱 아래로 가져갔다. 깃털은 턱밑에서 목까지 살랑살랑 훑으며 내려갔다. 다리를 꼬고 앉아있던 아리스텔라가 허벅지를 긴장시키며 움찔거릴 때마다 의자가 조금씩 뒤로 밀렸다.

조슈아는 깃의 펜촉 부분으로 아리스텔라의 목깃을 당겨 몸에 닿지 않도록 한 뒤, 손끝으로 옷섶을 벌렸다.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끈한 피부가 드러났다. 아리스텔라는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고 있지만, 그만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 으응, 응……. ”

깃털이 그녀의 가슴 위를 애태우듯 천천히 미끄러지자, 아리스텔라는 의자의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깃털이 스치는 부위에서 간지러우면서도 아릿한 감각이 피어올랐다.

마치 글씨를 쓰는 것처럼 유려한 선을 그리며 미끄러져 내려간 깃펜이 벌어진 옷섶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붉은 유두에 다다르자, 아리스텔라는 참지 못하고 더운 숨을 내뱉었다. 가슴에서 은근히 피어오르는, 마치 연기와도 같은 쾌감이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 조슈아, 조슈아. 거긴, 간지러워요……. ”

“ 그렇습니까? 그럼 다른 곳을 만져드릴게요. ”

즐거운 듯이 후후 웃으면서, 조슈아는 아리스텔라의 허리띠를 잡아당겼다. 스르륵 허리띠가 풀어지면서 옷자락이 벌어지자, 조슈아는 깃펜의 끝으로 꼬고 있던 다리 사이를 쓸었다.

“ 하으응! ”

“ 성녀님. 이렇게 다리를 꼬고 앉으시면 허리에 좋지 않습니다. ”

“ 으응, 읏……. ”

다리를 꼬고 앉아서 허벅지가 꽉 닫힌 상태긴 하지만, 부드러운 깃털의 끝이 음모를 간질이며 안쪽으로 파고들려 하자 다리 사이가 욱신거리며 점점 경계가 풀리기 시작했다. 아리스텔라는 바들바들 떨면서 조슈아를 쏘아보았지만, 그는 살며시 눈을 내리깔며 웃어 보일 뿐 손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 바, 바른 자세로, 앉으면……. 그만할 건가요……? ”

간지러움과 떨림, 애태우는 쾌감이 뒤섞여 초조한 얼굴로 아리스텔라가 묻자, 조슈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박거리더니, 이내 풋 하고 간지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 글쎄요. 자아. ”

“ 아으으응! ”

깃털이 살랑거리며 아랫배를 간질이자, 아리스텔라는 몸을 들썩이면서 다리를 벌리고 말았다. 벌써부터 액을 떨구기 시작하는 촉촉한 음부를 본 조슈아는 빙긋 웃으며 깃펜의 끝으로 허벅지 사이를 이리저리 쓰다듬었다.

“ 아읏, 하으으! ”

“ 성녀님을 만족시켜드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니,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

“ 응, 거짓말, 쟁이……. ”

“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

조슈아는 아리스텔라의 배꼽에서 아랫배까지, 그리고 허벅지 사이를 오가며 간지럽혔지만 그녀가 원하는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깃털의 끝은 부드러우면서도 탄성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부드럽게 휘어졌다가 떨어지면 곧 빳빳하게 섰다.

짓궂게 주위를 맴도는 은근한 쾌감에 애가 탔는지, 아리스텔라의 붉은 성기가 실룩거리면서 계속해서 애액을 내뿜었다. 그녀의 보드라운 음모가 애액에 젖어 반짝이는 모습은 참으로 신비로웠다.

“ 하아, 하아. 그만……. ”

“ 그만이라니, 여기서 멈추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

“ 부, 부끄럽단, 말이에요……. ”

조슈아에게는 몇 번이나 알몸을 보였다. 몸을 섞기보다는 봉사를 주로 했던 조슈아가 그녀만을 알몸으로 두었던 적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아리스텔라는 지금 상황이 그에게 봉사를 받는 것이 아닌, 희롱당하는 느낌이 들어 부끄러웠다.

늘 다정하고 상냥하기만 했던 조슈아의 눈동자가 요염하게 빛난다. 지식을 탐구할 때의 이 사람은 늘 이런 흥미 깊은 눈빛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 성녀님. 몸 안의 신성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

“ 아,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

지금의 상황은 그저 애가 타고 초조해서 안달이 나는데, 거기에 수치심이 더해졌을 뿐이다. 평소보다 쾌감이 강렬한 것도 아닌데다, 조슈아는 지금 그녀에게 말 그대로 손끝조차 대지 않고 있다.

오로지 깃펜 하나만으로 그녀를 흥분하게 만든 실력은 훌륭해도, 지금의 자극이 몸 안의 혼란스러운 신성력을 잠재울 만큼 강렬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 조슈아, 나는……. 다, 당신이 해주는 게, 좋아요……. ”

현기증이 나도 좋다. 조슈아가 직접 자신의 몸을 만져주기를 원한다. 예전처럼 그 촉촉한 혀로 피부를 핥고 길고 매끄러운 손가락으로 뜨겁게 젖은 속살을 문질러주길 바란다. 아리스텔라는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면서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 이런, 이런 것으로는, 부족하단 말이에요……. ”

“ 아, 그렇군요. ”

생긋 웃으며 몸을 일으킨 조슈아는, 품속에서 작은 시험관 같은 것을 꺼냈다. 손가락 두 개를 합친 정도 굵기의 시험관 안에는 맑은 분홍색의 액체가 찰랑거렸다.

시험관의 마개를 열자, 달콤한 향기가 훅 퍼졌다. 과일이나 초콜릿의 달콤한 향기와는 달랐다. 농염한 꽃향기에 가까웠다. 그 향기를 맡자, 아리스텔라는 몸의 긴장이 쭉 풀리는 것을 느꼈다.

“ 조슈아, 그건……? ”

“ 중독성은 없으니 안심하시길. ”

참으로 안심할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조슈아는 시험관을 기울여 분홍색의 액체를 아리스텔라의 가슴 위에 부었다.

“ 으으응……. ”

액체는 미지근한 온도에 미끌미끌했다. 향유 같은 것일까. 달콤한 향기가 나는 분홍빛의 액체가 가슴 사이로 흘러내려 배꼽을 지나 음모를 따라 흘러내려 다리 사이를 적셨다. 애액으로 촉촉하게 젖은 입구는 달콤한 향기가 나는 분홍빛의 향유로 흠뻑 젖었다.

“ 아……. ”

이번에는 시험관을 뒤집어 그 둥근 끝으로, 그녀의 피부 위에 흐르는 향유를 문질러 펴 바른다. 깃펜과는 달리 부드러움도 탄성도 없는 매끈한 시험관이 자신의 몸 위를 미끄러지는 것을, 아리스텔라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성녀님. 다리를 조금 더 벌려 보시겠습니까? ”

“ 으응, 네……. ”

온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아리스텔라는 부끄러움도 잊고 순순히 다리를 벌렸다. 분홍빛의 액체에 젖어 반들거리는 입구를 확인하고, 조슈아는 조심스럽게 시험관의 끝을 그녀의 질 입구에 밀어넣었다.

“ 아, 아응! 조슈아! ”

“ 깨끗하게 소독했으니 괜찮을 겁니다. 잘 미끄러지네요. ”

“ 흐응, 싫……, 아, 뭐 하는……아읏! ”

촉촉하게 젖은 입구를 벌리며 들어온 시험관은 향유와 애액을 윤활제로 삼아 질 안쪽까지 쑥 들어왔다. 혀도 손가락도 성기도 아닌, 미끄러우면서도 단단한 물체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감각은 너무나도 생소했다.

조슈아는 시험관 안쪽에 손가락을 넣은 채로 그것을 빙글빙글 돌렸다. 매끄러운 시험관이 돌아가면서 속살을 문질러주자, 아리스텔라는 의자에 기댄 채 고개만을 좌우로 가로저으며 신음했다.

“ 아앙, 조슈아! 이러지, 마세……하응! ”

“ 자, 성녀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길이 들면 곧 불쾌한 감각은 사라질 테니까요. ”

둥글고 길쭉하면서도 매끄러운 물체가 그녀의 안을 왕복하며 분홍빛의 향유를 질 안쪽까지 문질러 발랐다. 제 안을 왕복하는 시험관의 이물감에 아리스텔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 아, 으응, 아앗, 그, 아읏……! ”

분명히 안쪽을 문질러주고 있는데, 이상하게 속살이 간지러웠다. 깃털로 피부 위를 간질일 때보다도 더 그녀를 애태우는 야속한 감각이 뱃속을 꽉 채웠다.

“ 아응, 조, 조슈아, 나, 이상, 으응, 아으응! ”

다시 몸 안의 신성력이 어지럽혀진 것일까? 현기증이 일면서 뭔가 찌릿찌릿한 느낌이 음부에서 배를 타고 가슴까지 올라왔다. 음부가 간지러웠다. 안쪽이 잔뜩 흥분해서 시큰거리는데, 조슈아가 시험관 끝으로 문질러주는 감각은 쾌감은커녕 초조함만 부추겼다.

“ 아, 읏, 싫어, 더……. 제발……. ”

이것으로는 갈 수 없다. 아리스텔라는 자꾸 숨이 차올라 헉헉거리면서 조슈아에게 애원했다. 시야가 흐릿한 것이 눈물 때문인지, 아니면 정신이 몽롱해서인지 알 수가 없었다.

“ 조슈아, 빨리……. 더, 더 깊이……. ”

“ 아뇨, 아직입니다. 평소보다 더 흥분한 상태가 아니면 안 되니까요. ”

치료를 위해서인가? 그런 것은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아리스텔라는 어서 그녀를 애태우는 이 간질간질한 감각에서 해방되고 싶었다. 이미 그곳은 애액으로 흠뻑 젖었고, 향유도 바르지 않았나. 지금 당장 그곳에 조슈아의 성기가 들어온다 해도 그녀의 속살은 반갑다는 듯이 단숨에 삼켜버릴 것이다.

“ 이, 이제, 됐으니까, 조슈아, 빨리……. ”

“ 안 됩니다. 성녀님, 조금만 참으세요. ”

여기까지 왔는데 대체 뭘 참으라는 말인가. 아리스텔라는 몸이 달아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밭은 숨을 내쉬었다. 아래에서는 철벅거리는 물소리가 들리는데, 원하는 것이 들어오지 않아 가슴이 답답했다.

“ 흐윽, 빨리, 조슈아……! ”

“ 그렇게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시면, 아무리 저라도 마음이 약해지는데요. ”

“ 무슨……, 으응! ”

조슈아는 한손으로 그녀의 안에 시험관을 밀어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다시 깃펜을 쥐고 그녀의 아랫배와 허벅지를 간질였다.

“ 아, 흐, 하응! ”

애태우듯이 살금살금 피부 위를 미끄러지는 깃털의 감촉도, 제 안을 미끄러져 들어왔다가 수축하는 내벽에 밀려 꾸물꾸물 빠져나가는 시험관의 감촉도, 전부 생소한 것들뿐이다. 아리스텔라는 너무나도 애가 타고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나왔다.

“ 흐윽, 흑……. 빨리……. ”

“ 성녀님. 다리를 들어서 의자의 손잡이에 걸치세요. ”

시키는 대로 따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줄까. 아리스텔라는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들어 올려 의자의 팔걸이에 얹었다.

아무리 관계중이라 해도 평소에는 성기를 보이는 일에 저항이 있었지만, 지금 아리스텔라는 그런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다.

다리를 활짝 벌린 채로 조슈아에게 그곳을 내보이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아리스텔라는 덜덜 떨면서 조슈아를 보챘다.

“ 조슈아, 제발……. 나, 못 참겠어요……. ”

옷자락이 사락거리며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앞이 흐려서 그가 옷을 벗는 것인지, 다른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제 안을 누비던 작은 물체가 빠져나갔다는 것을 느끼고, 아리스텔라는 기대감에 작게 입을 벌리며 혀를 내밀었다.

“ 성녀님. 조금 어지러우실 겁니다. ”

조슈아도 흥분한 것일까, 평소보다 약간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질퍽이는 물소리와 함께, 그녀가 가장 원하던 것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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