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1 / 0219 ----------------------------------------------
세 사람의 수업시간
[131]
크리스는 아리스텔라의 몸을 추슬러 안은 뒤,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고 노엘을 향해 다리를 벌리게 했다.
“ 흐윽, 크리스……? ”
어쩌다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아리스텔라는 덜덜 떨면서 크리스의 이름을 부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 노엘 사제님, 살펴보세요. 존엄하신 성녀님의 몸에 독이 든 꽃가루가 남아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
“ 어, 어……. 으응. ”
크리스의 묘할 정도로 침착한 태도에 휩쓸린 노엘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제게 뭘 시키고 있는지도 자각하지 못했다. 노엘은 천천히 다가가 아리스텔라의 다리 사이를 살폈다.
“ 우웃……! ”
그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저번 수업시간, 그녀의 몸을 만질 때는 뒤에서 몸을 겹친 상태인데다 옷도 제대로 벗지 않았다. 그래서 노엘은 아리스텔라의 클리토리스를 만지면서도 그녀의 성기가 어떤 모양인지 몰랐던 것이다.
남자의 성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마치 익은 과실을 반으로 갈라놓은 것 같다고 할까. 선명한 붉은 빛을 띠는 살결은 무척 부드러워 보였다. 가운데서 흐르는 애액이 햇빛에 빛나 반짝였다.
아마도 그것이 전에 느꼈던, 소변도 정액도 아닌 특수한 액체이리라. 신기한 마음에 손을 뻗어 주위를 어루만지자, 아리스텔라가 가늘게 신음하면서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 엄청, 뜨거워……. 설마 독에 당하신 건 아니겠지? ”
“ 그렇다면 정말 큰일이네요. ”
사실 파토스티아의 꽃가루는 남자의 성욕을 증진시켜 흥분하게 만든다는 것을 모르는 노엘은 조슈아의 말 그대로 제가 꽃가루의 독 때문에 열이 나는 거라고 착각했다. 그러니 성녀의 그곳이 뜨거운 것도 독 때문이 아닐까. 노엘은 혼란스러웠다.
“ 서, 성녀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
독을 빼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뱀에 물렸을 때의 응급처치 방법이라면 알고 있어도 독이 든 꽃가루가 몸 안에 들어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노엘은 몰랐다. 어쩌면 수습사제 시절에 배운 것도 같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급해진 노엘은 새콤달콤한 향기가 나는 그곳에 얼굴을 묻고 애액을 빨아들였다.
“ 아! 아아앙! ”
“ 우웁! ”
아리스텔라의 허리가 크게 튀어 올랐다. 동시에 가늘게 떨리기만 하던 그녀의 입구가 실룩거리더니 애액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설마 이것도 꽃가루의 독 때문일까. 여자의 몸이 흥분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전혀 몰랐던 노엘은 흠칫거리며 크리스의 눈치를 살폈다.
크리스는 여전히 눈을 가늘게 하고 웃고 있었다. 어쩐지 자신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수습사제 주제에, 성녀님에 대한 내 충성심을 시험하려는 건가? ’
멋대로 오해해놓고 자존심이 상한 노엘은 아리스텔라의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전부 빨아마셨다. 그 추접스런 소리에 아리스텔라가 또다시 울면서 몸을 떨었지만, 이번에는 몸부림치지 못하도록 크리스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 아응, 아! 노엘, 안, 돼……! ”
아리스텔라는 혼란스러웠다. 크리스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도, 노엘이 그녀의 몸에 욕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 만약 이 온실에 둘 중 한 사람만 있었더라면, 아리스텔라도 금방 포기하고 몸을 내맡겼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온실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발가벗은 자신의 몸을 유린하는 남자는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 동생처럼 여기던 귀여운 크리스와, 마법을 가르쳐주는 선생인 노엘이 그녀를 탐하고 있었다.
“ 흐앙! 흐아, 싫어……! ”
섹스를 하는 것과, 섹스하는 모습을 제삼자에게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욕구가 일어 몸이 반응하는 것을 저와 몸을 겹치는 상대 이외의 남자에게 보이는 것에 아리스텔라는 저항이 있었다.
클로비스와 이자크 형제와 셋이서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는 것을 아리스텔라는 몰랐다. 그때는 여신 위그멘타르가 그녀의 의식을 지배하는 상태였으니까.
그러니 아리스텔라로서는 노엘과 크리스가 저를 희롱하는 상황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성녀님, 어디가 안 좋으십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
“ 내, 내가 안, 좋은 건, 당신, 때문이잖아요……! ”
아리스텔라는 당혹감과 수치심, 그리고 쾌감이 뒤섞인 상태로 숨을 헐떡거리면서 흐느꼈다.
크리스의 앞에서 노엘에게 음부를 애무받는 일이 너무 싫고 무서운데, 이성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몸은 뜨겁게 달아오르기만 했다. 입구가 뻐끔거리면서 자꾸만 애액을 흘려댄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신음하는 아리스텔라를 끌어안고, 크리스는 그녀의 귓불을 깨물었다.
“ 다시 좋게 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
“ 흐윽……! ”
의미를 알 수 없는 크리스의 말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아니,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 노엘 사제님. 제대로 하세요. 안 그러면 제가 도로 뺏어갈 테니까. ”
“ 뭐, 뭘 제대로 하라는 거야? ”
“ 독이 든 꽃가루가 들어갔다면서요. 그러면 당연히 정화를 해야지요. ”
크리스는 아론이 말한 <정화의 의식>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지만,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는 노엘은 사제들이 호들갑을 떨며 돌려보던 전대 대신관의 일기를 후루룩 보고 넘겨버린 터라 정화의 의식이 정확히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지 못했다.
“ 그건 대체 어떻게 하는……. 저기, 성녀님이 울고 계시는데……. ”
“ 그럼 이 시간 이후로는 제가 성녀님을 독차지해도 괜찮은가요? ”
“ 미쳤냐! ”
당사자를 앞에 두고 정화를 하네 독차지를 하네 지껄이는 두 남자의 논쟁을 들으면서 아리스텔라는 속이 상해 훌쩍훌쩍 울었다. 그만뒀으면 좋겠는데 두 사람 모두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이미 몸이 달아오른 것도 사실이었다. 아리스텔라는 그저 지금의 상황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엉엉 울고 싶었다.
“ 이런, 성녀님. 울지 마세요. 노엘 사제님이 워낙 실전에 약한 분이라서요. ”
“ 이 자식이 이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네. 야! ”
단단히 화가 난 노엘이 아리스텔라의 허리를 붙잡고 확 끌어내렸다. 크리스의 품에서 빠져나간 아리스텔라가 주르륵 바닥에 미끄러졌다. 정화의 의식은 몰라도, 제 기분이 좋아지는 방식은 안다. 분명 성녀의 기분도 좋아질 것이다.
노엘은 제 성의를 과감하게 벗어버렸다. 크리스의 앞이라는 것이 다소 걸리지만 어차피 어릴 적에는 함께 목욕했던 사이가 아닌가. 성인이 된 후로는 알몸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지만 성녀를 위해서다. 부끄러움은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정말로 중요한 것은 성녀의 의사였으나 안타깝게도 노엘에게는 그런 것을 헤아릴 섬세함이 부족했다.
“ 아, 아아! ”
남자의 단단한 성기가 음부에 닿자, 아리스텔라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들썩였다. 부드럽고 촉촉한 여성기가 제 귀두 끝을 간질이는 감촉에 노엘도 신음했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았으나 크리스의 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노엘은 그때처럼 성녀의 허벅지 사이에 제 것을 비비고자 그녀의 다리를 가지런히 모았다.
“ 노엘 사제님. 뭐 하시는 거예요? ”
“ 뭘 하긴, 성녀님을 편하게 해 드리려고……. ”
“ 다리를 그렇게 모으면 넣을 수가 없잖아요. ”
“ 뭐? 넣어? 뭘! ”
“ 뭘 넣다니요. 당연히……. ”
크리스의 시선이 빳빳하게 솟아오른 노엘의 중심을 향했다. 노엘은 아리스텔라의 다리를 벌리고 붉게 충혈이 된 그녀의 음부를 확인하고는, 제 것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 미친 소리는 작작해! 이게 어떻게 들어가! ”
“ 더 큰 것도 들어가요. 모르셨어요? ”
두 사람 다 제발 입을 다물라고 항변하고 싶었으나 차마 말이 나오질 않아 아리스텔라는 얼굴을 가리고 흐느꼈다. 적어도 둘이서 섹스할 때는 이런 어이없는 대담이 나올 일은 없었다.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아리스텔라는 제 처지가 한스러웠다.
“ 아니, 대체……. 어, 어떻게 들어가지? 너 나한테 사기 치는 거 아니야? ”
“ 하아……. ”
크리스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자 노엘이 움찔거리며 아리스텔라의 몸을 다시 한 번 살폈다.
여자의 성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으나 아리스텔라의 몸은 무척이나 작고 가녀렸다. 이 작은 몸이 과연 제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찢어지거나 상처가 나지는 않을까. 여성의 몸에 대해서도 섹스에 대해서도 무지한 노엘은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날 수도 없었다.
“ 성녀님. 이, 일단 넣어 보겠습니다. 아프면 말씀하세요……. ”
크리스의 눈치를 보면서도, 아리스텔라의 몸 상태를 살피며 노엘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미끈한 액을 흘리는 음순 아래로 회음부를 지나 드러난 분홍빛의 애널에 제 귀두를 문지르자, 화들짝 놀란 아리스텔라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 꺄아아! 거기 아니에요! ”
“ 아, 아닙니까? ”
“ 거기보다 더 위라고요! ”
“ 위, 위요? ”
케인에게 혀로 애무받은 적은 있어도, 그곳으로 아직 무언가를 받아들인 적은 없었다. 성급하고 서투른 노엘이라면 정말로 애널에 성기를 찔러 넣을지도 모른다. 아리스텔라는 무서워졌다.
“ 여, 여기, 에……. ”
아리스텔라는 노엘의 성기가 제 질구에 닿도록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서 위치를 맞추었다. 이런 식으로 관계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셋이서 함께 관계를 가진다니,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이다.
클로비스와 이자크 형제와 몸을 섞었을 때는 위그멘타르에게 의식을 빼앗긴 상태였기에, 아리스텔라로서는 이것이 처음 경험하는 세 명이 관계하는 일이었다.
“ 여, 여기……, 말입니까? ”
“ 네, 거기에, 넣……어 주세요……. ”
스스로 말하면서도 수치심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사들만큼 건장한 체구가 아니라고는 해도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인 완력이 다른데다, 심지어 두 남자가 저를 범하려 하고 있다.
혹 이상한 취급을 당하지 않을까, 고통스러운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두려워진 아리스텔라는 순순히 관계에 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