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105화 (1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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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의 결심

[105]

“ 아읏, 아아……. ”

“ 일어나십시오, 성녀님. ”

로이드가 몸을 일으키더니 침대 위로 올라왔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한 아리스텔라는 불안해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욱신거리는 다리 사이를 옷자락으로 가렸다.

“ 일어나셔서, 제 허벅지 위에 걸터앉으십시오. ”

“ 네……? ”

“ 자, 이렇게. ”

로이드가 아리스텔라의 어깨를 안고 엉덩이를 받쳐 들더니, 제 허벅지 위에 앉혔다. 아직 영문을 몰라 눈만 깜박거리는 아리스텔라의 얼굴을 쓰다듬던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음부에 닿는 커다란 성기의 감촉에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아리스텔라가 숨을 삼켰다.

“ 로이드, 잠깐만요! 이렇게 갑자기……. ”

“ 밑은 충분히 젖은 것 같은데요. 더 만져 드릴까요? 아니면 입으로? ”

“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아앙! ”

로이드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감싸 쥐었다.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여 부드러운 살덩이 사이로 파고들자, 아리스텔라가 신음하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받쳐준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귓전에 속삭였다.

“ 성녀님. 제 어깨를 잡으십시오. ”

“ 흐읏, 로이드……! ”

처음 그에게 범해졌을 때는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합의하에 몸을 겹쳤을 때는 그녀 쪽에서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한 후에 로이드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몸이 멋대로 애액을 흘리면서 그의 것을 탐내고 있다. 아리스텔라는 당혹스럽고 부끄러워서 로이드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 하응, 하아……. 로이드……. 뭔가, 이상해요……. ”

“ 어디가 이상한지, 제가 봐드리겠습니다. ”

“ 네? ”

로이드는 허리춤에서 거치적거리던 성녀의 허리띠를 잡아당겨 풀어버렸다. 그러자 새하얀 성의가 흘러내려, 아리스텔라는 그의 눈앞에서 완전히 알몸이 되어버렸다.

“ 당신을 보필하는 것이 시종인 저의 역할이니까요. ”

“ 하읏, 그래도 이건……. 아, 아아! ”

난폭하게 입구를 찔러대는 육중한 성기는 무척이나 화가 나있는 것 같았다. 아리스텔라는 본능적인 공포심에 그를 피하려 했지만, 그녀의 몸은 제멋대로 음부를 실룩거리며 남자의 성기에 제 입구를 문질렀다.

“ 성녀님의 입술보다, 이곳이 더욱 솔직하군요. ”

“ 흐읏……! ”

이전 관계했을 때의 로이드는 격렬하기는 해도 무척 정중하고 다정했다. 첫 관계가 강제적이었기 때문인지, 한계까지 참으며 그녀를 배려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쩐지 로이드가 처음 관계를 가지던 날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여전히 태도는 조심스러웠고, 그녀를 강제로 범하려 하는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어쩐지 그는 화가 난 것 같았다.

‘ 모르겠어……. 로이드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거지? ’

진료실에서 조슈아에게 애무받은 것을 들킨 것일까, 돌의 방에서 노엘과 몸을 겹친 것을 들킨 것일까. 짚이는 구석이 있었기에 차마 묻지 못하고 고민했으나 로이드의 속에 불을 지른 것은 케인과의 입맞춤이었다.

차라리 케인과 아리스텔라가 키스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거라면 이토록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연무장에서, 모든 기사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아리스텔라에게 키스하는 케인의 모습에 로이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아리스텔라가 제 연인이라는 듯, 그녀와의 사랑을 과시하는 듯한 행동에 로이드는 제 마음을 부정당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 나는 유치한 남자인가? ’

아리스텔라가 당황하고 있는 것을 아는데도,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혹여 이 불꽃이 그녀를 삼켜 다치게 할까 두려워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 성녀님. 제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

“ 로, 로이드……. ”

“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

로이드의 말에, 아리스텔라는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진한 반응에 또다시 죄책감이 일었다. 주인을 당황하게 하는 종에게 벌을 내려도 부족할 판인데, 그녀는 결코 로이드를 벌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이런 상냥한 분께, 나는 무슨 짓을 하려 하는 건가. ’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일어, 로이드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아리스텔라를 꼭 껴안았다.

“ 사랑합니다, 성녀님. ”

“ 알고 있어요……. ”

“ 아뇨. 당신은 모르십니다. ”

이 마음의 열기도,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을 주체하지 못해 자신에게 환멸을 느끼는 속 좁고 어리석은 남자의 추악한 본심도, 그녀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물러나지 못하고 어떻게든 곁에 붙어 있으려 하는 미련 가득한 행동도.

“ 아신다면,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

가슴 속에 불길이 일었다가, 뜨거운 물결이 꽉 차올랐다가 한다. 제 안에 이는 것이 불인지 물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이토록 혼란스러운데, 자신조차 마음을 알 수가 없는데, 그녀가 어찌 알까.

떨림이 가라앉지 않는 가녀린 몸을 살며시 끌어당겨, 성난 제 물건으로 부드러운 음부를 쿡쿡 찌르자 품속의 아리스텔라가 작게 신음했다. 하지만 로이드를 밀어내려 하지는 않았다. 예전이라면 거부했을 텐데 어째서, 하는 심정으로 천천히 눈을 뜨자, 로이드에게 완전히 제 몸을 맡긴 채로 욕망에 신음하는 아리스텔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 제가, 로이드의 마음을……. 모른다고 하셨죠……? ”

“ 성녀님……. ”

“ 그럼, 가르쳐 주세요……. ”

아리스텔라가 로이드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살짝 엉덩이를 들어 그의 성기에 입구가 닿도록 위치를 맞추었다. 그리고는 깊게 숨을 내쉬며, 허리를 내렸다.

“ 아으읏……! ”

로이드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익숙해지기엔 무리일지라도 두렵지는 않아야 하는데, 숨이 막힐 정도로 커다란 성기가 질 속으로 파고드는 감각은 도무지 적응이 되지를 않았다.

“ 하아. 하아. 하아……. ”

“ 성녀님……. ”

“ 가르쳐, 주세요……. ”

쾌감 때문인지 고통 때문인지 눈가에 고인 눈물이 아른거린다. 로이드는 그녀의 눈가에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엉덩이를 쥐고 살짝 들어 올렸다 내려놓았다.

“ 아으윽! ”

안쪽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남자의 성기에 신음하며 아리스텔라는 속살을 조였다. 그녀의 뜨거운 내벽이 제 것을 감싸는 감촉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끼며, 로이드는 그녀의 몸을 이번에는 조금 더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았다.

“ 하응, 하으응! ”

퍽퍽 소리가 나면서 아리스텔라가 주저앉을 때마다 연결된 부위에서 질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의 몸은 이토록 아름답고 그녀의 체향은 이토록 달콤한데, 연결된 성기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추접스럽기 짝이 없다. 그 묘한 차이에 오히려 흥분감이 더해졌다.

‘ 이 모습을 나 아닌 다른 남자에게도 보이셨겠지. ’

성녀를 따르는 남자는 한, 둘이 아니다. 이 폐쇄된 신전의 모든 사제와 성기사는 그녀의 종이었다. 음욕의 여신을 몸에 봉인한 성녀가 몸이 달아 흥분하면, 여신을 모시는 사제와 성기사들 또한 그녀의 영향을 받는다.

아니, 여신의 힘 때문이 아니라도―그 누구라도, 아리스텔라에게 빠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작고 가녀린 성녀는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깨져버리는 유리인형처럼 위태로웠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인이란 바로 아리스텔라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렇게 가녀린 몸의 소유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마음을 가진 그녀다. 그 곧은 성품에 반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 아, 아……! 로이드, 너무, 깊어요……! ”

“ 성녀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

“ 아흣, 안 돼……! ”

제 안을 누비는 남자의 흉포한 성기에 마치 꿰뚫리는 듯한 기분을 느낀 아리스텔라가 겁에 질린 얼굴로 로이드의 팔에 손톱을 세웠다.

이 아름다운 육체와 달콤한 신음소리를 듣고, 그녀와 몸을 섞으며 지극한 열락을 알고 난 후에도 그녀를 탐내지 않는 남자가 있을까. 로이드는 그런 남자는 이 신전 안에 없으리라고 확신했다.

성녀의 첫 시종이었던 그 풋내기 수습사제조차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괴물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승리한 역전의 용사, 기사도의 귀감이라는 케인마저 아리스텔라에게 빠져버렸다.

‘ 크리스도, 케인도 성녀님을 사랑하고 있다. ’

아리스텔라는 로이드에게 그녀가 두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음을 털어놓았다. 두 남자가 그녀를 안고 나서도 홀리지 않았을 리는 없다. 물론 그것은 그저 아리스텔라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다.

아리스텔라를 처음 본 순간 로이드는 이제까지 제가 살아온 이유가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아름다운 몸을 처음 안았을 때, 쾌락을 느끼는 육신을 지니고 있는 것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녀를 안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랐다.

로이드가 그럴진대, 다른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가 있겠는가.

“ 성녀님, 제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

“ 으응, 앗, 아! 로이드……! ”

“ 예. 로이드입니다, 성녀님. ”

품안에서 바르작거리는 가녀린 몸을 안고,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목덜미에 이를 세웠다. 따끔한 치아의 감촉에 아리스텔라는 잠시 얼굴을 찌푸렸다가, 여린 피부를 입술로 감싸 빨아들이자 쾌감을 느낀 듯 어깨를 떨며 신음했다.

“ 아아! 로이드, 로이드……! ”

제 목에 붉은 흔적을 남기는 것도, 커다란 손으로 등줄기를 따라 쓸어내리는 것도, 제 안을 누비며 약한 부위를 가차 없이 짓치며 몰아붙이는 것도, 전부 한 남자였다.

단단한 팔에 감싸여, 안팎이 전부 그의 것으로 물들어버리는 것 같아 아리스텔라는 비명을 질렀다. 지독한 쾌락은 공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아리스텔라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정신을 놓으면 이대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어떻게든 정신을 붙들기 위해 팔을 붕붕 휘젓던 아리스텔라는 로이드를 꽉 끌어안았다. 단단한 근육으로 다져진 넓은 등에 날카로운 손톱이 여러 개의 붉은 실선을 남겼다. 그녀의 손톱이 할퀴고 난 자리가 따끔했으나 로이드에게는 그 통증마저 기꺼웠다. 마치 그 행동을 더욱 부추기듯,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귓바퀴를 핥으며 속삭였다.

“ 당신의 남자입니다.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

“ 하아, 로이드! 아응, 제발……! ”

“ 그렇게 무서워하시니……. 더 괴롭히고 싶어지지 않습니까. ”

“ 악! 아아아앙! ”

로이드가 몸을 일으키자 그의 성기가 아리스텔라의 안에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연결된 부위에서부터 오싹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관통했다. 아리스텔라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속살을 마구 조이면서 로이드의 등을 할퀴었다.

이성을 잃는 것이 두려운데, 몸이 통제가 되질 않았다. 본능에 잠식당한 육체는 두뇌의 명령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날뛰며 쾌락을 좇았다.

“ 하앙, 아! 아으응! ”

“ 성녀님…….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

“ 로……, 로이, 드……! ”

흐느끼는 신음밖에 뱉지 못하던 입술에서 간신히 흘러나온 이름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여자의 몸을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

쾌락에 한계까지 내몰려 폭발 직전이었던 아리스텔라는 제 몸을 짓누르는 남자의 힘과 몸 안 이곳저곳을 헤매면서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열기로부터 빠져나가려는 듯이, 높은 교성을 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 아아아아! ”

제 안을 엉망으로 헤집던 침입자를 교살이라도 하려는 듯이 그녀의 속살이 엄청나게 조여들었다. 절정까지 억지로 끌어올려지는 기분을 느끼며 로이드도 파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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