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90화 (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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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만은, 오직 당신의

[90]

“ 응, 으응……! ”

아리스텔라가 조금 숨이 막혀 코로 기침을 해도 케인은 입맞춤을 멈추지 않았다. 그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아 억누르고, 다른 한손으로 단정하게 여며져 있던 성의를 풀어헤쳤다.

아리스텔라의 붉은 입술을 혀끝으로 맛보면서, 케인은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가슴을 커다란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 앗, 아……. 케인……. ”

“ 저는 당신을 원합니다. ”

늘 진지한 케인이지만, 기분 탓일까. 오늘 밤은 그의 진중한 음성이 한층 부드럽게 들린다. 귓가에 스며드는 낮은 목소리가 마구 날뛰는 가슴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 ……저도요……. ”

더는 거절할 수 없다. 케인은 아리스텔라의 가족이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고, 아리스텔라는 그런 케인에게 자신을 여자로 보지 말라고 명령할 수가 없었다. 그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탐욕스러운 여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 케인, 아……. 읏! ”

“ 죄송합니다. 제가 손이 거칠어서…….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

“ 아니, 그게 아니라……, 꺄아! ”

허리띠를 풀고 아리스텔라의 옷을 한 번에 벗겨낸 케인은 그녀의 몸을 훌쩍 안아들었다. 아리스텔라는 공중에 몸이 붕 뜨는 바람에 케인을 붙잡고 매달려야 할지, 갑자기 알몸이 되어 가슴을 가려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당황했다. 케인은 아리스텔라를 안아든 채로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더니, 부드러운 살갗을 핥기 시작했다.

“ 아읏, 케인! 잠깐, 잠깐만요……! ”

침대에 누워서도 아니고 이렇게 그에게 몸이 들린 채로 애무받는 것은 당혹스러웠다. 피할 수도 어딘가에 몸을 의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었다. 아리스텔라는 케인의 옷섶을 붙잡은 채로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케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등과 엉덩이를 받치고, 동그란 어깨 위로 촉촉한 혀가 미끄러졌다.

“ 아, 아앙! ”

아리스텔라는 발이 땅에 붙지 않는 공포와 오싹한 쾌감에 몸을 떨면서 필사적으로 케인을 붙잡았다.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던 그녀의 하얀 다리가 케인의 허리에 감겼다. 케인은 제게 안겨 바들바들 떠는 아리스텔라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은 뒤, 그녀를 침대로 데려갔다.

“ 하아, 하아……. ”

옷을 벗기고 살짝 애무를 한 것뿐인데, 아리스텔라는 벌써 지친 것 같았다. 부드러운 침대 시트에 등이 닿자, 아리스텔라는 빙글 등을 돌려 몸을 웅크렸다.

“ 그, 그렇게 갑자기……. 하는 게 어디 있어요? ”

“ ……싫으셨습니까? ”

“ 싫은 게 아니라……. ”

케인과는 늘 대화의 핀트가 맞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아리스텔라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잠자리를 갖겠다고 허락해 놓고서 갑자기 옷을 벗기고 몸을 만지는 것은 당혹스럽다니, 아리스텔라 자신도 어째서 이렇게 떨리고 긴장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그, 그래요. 케인은 손이 거칠어서 막 만지면 아프다고요! ”

그가 만져주길 바라면서도 만져주면 몸 둘 바를 모르게 되는 기분을 설명할 수가 없어, 아리스텔라는 적당한 변명을 지어 붙였다.

“ 죄송합니다, 성녀님. 아프지 않게 하겠습니다. ”

“ 그러니까 천천히……. 히야악! ”

등줄기를 타고 케인의 혀가 미끄러졌다. 적을 상대로 등을 보이는 것은 패배의 원인이라고 하던가. 케인의 얼굴을 보기 민망해 등을 보인 것이 약점을 노출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척추를 따라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내려간 입술이 엉덩이에 닿자, 아리스텔라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 케인, 설마 또……. 꺄악! ”

희고 부드러운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이 엉덩이 살을 잡아 벌려 그 사이로 혀가 기어가자, 아리스텔라는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에 엎어졌다.

“ 아, 아읏! 대체 뭘 하는 거예요……! ”

“ 로이드는 성녀님께 이렇게 해주지 않습니까? ”

“ 하윽, 아……. 안 해줬, 어요……. ”

“ 이자크는요? ”

“ 흐윽! 이자크도, 안……, 아으! ”

아리스텔라는 헉헉 숨을 내쉬면서 시트에 얼굴을 비볐다.

귀나 목, 가슴과 음부까지 입술과 혀로 몇 번이나 애무를 받아봤지만 애널을 핥아주는 감각은 아직도 생소하기만 했다. 그곳은 성행위를 위한 신체부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곳에 주어지는 자극은 낯설고 무서운데, 이상할 정도로 아찔한 쾌감을 준다.

“ 이, 이런 건! 케인밖에 안한다고요……! ”

“ 그렇습니까? ”

케인은 조금 기쁜 듯이 웃었다.

“ 성녀님의 이곳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건, 저뿐이라는 말씀이시군요. ”

“ 흐아아앙! ”

촉촉한 혀가 애널 입구를 자극하자 아리스텔라는 참지 못하고 바르르 떨며 비명을 질렀다. 다른 누구도 애무는커녕 손조차 대지 않는 부위를 케인의 혀가 정성스레 애무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아리스텔라는 헉헉 밭은 숨을 내쉬며 시트를 움켜쥐었다.

“ 아으, 아……! 흣, 좋아……, 좋아요……. ”

“ 기분이 좋으십니까, 성녀님? ”

“ 네, 네에……. 기분 좋아……! 흐윽……. ”

개처럼 엎드려서 엉덩이를 내밀고 수치스러운 부위를 자극당한다고 하는데도, 케인의 혀가 그곳을 핥아주자 마치 뇌를 후벼 파는 듯한 시원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이 전신을 관통했다.

“ 아응, 하으응! 좋아아아……! ”

아리스텔라는 울먹거리면서 쉴 새 없이 엉덩이를 흔들었다. 제 치부를 케인에게 드러낸 것이 부끄럽고 민망한데, 그가 애널을 애무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 아흑! 앙! 케인……! ”

오싹오싹한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시트에 얼굴을 비비면서도, 아리스텔라는 제 모습이 혹여 난잡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엎드려 있는 아리스텔라의 위치에서는 케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더욱 그러했다.

상대의 모습을 보지 못한 체 제가 흐트러지는 모습만을 보인다는 것은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 아, 아아……! 케인, 잠깐만……! ”

아리스텔라는 케인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간신히 몸을 일으켜 뒤를 살피려다, 케인의 손가락이 음부를 매만져주자 또다시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에 쓰러졌다.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음부에서 애액이 왈칵 쏟아져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침대 위에 그녀의 미끈거리는 애액이 툭, 툭 방울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 흐윽, 흑……. 그만, 제발……! ”

“ 성녀님……. ”

아리스텔라의 흐느낌에 필사적인 감정이 실려 가는 것을 감지한 케인이 애널을 자극하던 혀의 움직임을 멈추고 조금 몸을 일으키자, 아리스텔라가 숨을 헐떡이면서 다리를 배배 꼬았다.

“ 싫어요, 얼굴이……. 얼굴이 보이지 않는 건……. ”

“ 성녀님. ”

아리스텔라는 눈물이 흐르는 눈가를 손등으로 훔치며 케인을 바라보았다. 눈물로 얼룩진 시야에 들어온 케인의 얼굴은 조금 당혹스러우면서도, 그녀에게 미안해하는 얼굴이었다.

‘ 그런 표정을 지을 거라면 하지 말 것이지. ’

분명 쾌감은 있지만, 아직 그곳을 애무받는 것은 무섭고 떨린다. 남자와 몸을 겹치는 것도 익숙해지지 않은 아리스텔라에게 케인의 행위는 너무 자극이 심했다. 아리스텔라에게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 케인, 저는……. 마, 마음이 없는 행위는 싫어요……. ”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벌써 몇 명이나 되는 남자와 관계를 가져버린 아리스텔라로서는 자신을 덮치는 각기 다른 체온과 손길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쾌감을 느껴도 불안할 뿐이었다.

“ 얼굴, 얼굴을 보고……. 저를 안아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다고요……. ”

“ 성녀님……. ”

케인의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아랫배를 천천히 쓸었다. 아리스텔라는 움찔거리면서도, 제 몸을 더듬는 남자의 커다란 손과 흉터가 가득한 팔을 내려다보았다.

“ 지금 당신의 눈앞에 있는 것은 저, 케인입니다. ”

“ 흐읏, 네……. ”

아리스텔라가 안심한 듯 깊게 숨을 내쉬며 대답하자, 케인도 그녀를 따라 안도의 한숨을 흘리고는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를 혀끝으로 살며시 문질렀다.

“ 아흣, 아아! ”

케인의 입술이 클리토리스를 감싸고 빨아들이자, 아리스텔라의 몸이 감전된 것처럼 저절로 떨리며 높은 교성이 터져 나왔다.

아리스텔라는 몸이 넘어가지 않도록 팔을 뒤로 받치고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케인의 정수리가 보였다.

“ 성녀님……. ”

케인이 고개를 들자 긴 금발이 살짝 음부를 간질이며 흘러내리고, 그의 푸른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동자에 비친 아리스텔라는 열락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음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하는 것이 부끄러워, 아리스텔라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 성녀님. 저를 보십시오. ”

“ 시, 싫어요……. ”

“ 아까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이 싫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뒤를 애무받을 때는 홀로 허덕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케인과 눈을 마주친 채로 음부를 애무받는 것은 더욱 부끄러웠다. 아리스텔라는 케인에게 얼굴을 마주보고 싶다며 애원한 것을 후회했다.

“ 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럽단 말이에요……. ”

“ 부끄러워하실 것 없습니다, 성녀님. 이 케인은 당신의 종이 아닙니까. ”

“ 흐읏, 그래도……. ”

아리스텔라는 신음을 흘리는 것마저 부끄러워져, 손가락을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그러나 아래에서 이어지는 자극은 겨우 그 정도로 억누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성녀님. 당신의 종이, 어떻게 당신을 기쁘게 하는지 지켜봐 주십시오. ”

“ 아, 읏……. ”

아리스텔라가 간신히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하자, 케인은 아리스텔라와 눈을 마주친 채로 혀를 길게 내밀어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핥았다. 민감한 부위를 촉촉한 혀가 감싸고 누를 때마다 아리스텔라의 몸이 움찔거리며 작게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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