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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 사이에서
[62] 두 형제 사이에서
아리스텔라의 입술은 마치 부드러운 꽃잎과도 같았다. 클로비스는 작고 부드러운 입술에 제 입술을 비비며 입안에 머금고 있던 꽃차를 그녀의 입안에 흘려 넣었다.
꿀꺽.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차가 아리스텔라의 목안을 따끔따끔하게 간지럽혔다.
“ 콜록! 으……. ”
“ 자, 성녀님. 이제 본심을 말씀해 주시지요. ”
클로비스가 아리스텔라의 뺨을 쓰다듬으며 낮게 속삭이자,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낯선 남자에게 입술을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라고 보기에는 물기어린 눈동자가 띠고 있는 빛이 놀라울 만큼 요염했다.
“ 성녀님? ”
“ 아, 정말이지……. 이런 식으로 억지로 불려나오는 것도 별론데. ”
“ 예? ”
갑자기 그녀의 말투가 달라진 것을 의아하게 여긴 클로비스가 되묻자, 성녀는 보랏빛 눈동자를 가늘게 하고 후후 웃었다.
“ 거짓말은 약하디 약한 인간이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마지막 수단이란다. 그것을 빼앗으니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니? ”
분명 아름답기는 하지만, 아리스텔라는 거의 소녀로 보일 만큼 가녀린 몸의 소유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녀가 무척 매혹적인 여인으로 보였다.
청초한 얼굴에 음염한 미소를 띠고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한 여신 위그멘타르는 붉은 혀를 내밀어 클로비스의 입술을 살짝 핥았다.
“ 거짓을 말하지 않고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존재는, ‘ 신 ’밖에 없는 것을. ”
촉촉하게 젖은 붉은 입술이 뽑아내는 달콤한 말에, 클로비스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꼈다.
◇ ◆ ◇ ◆ ◇
이자크는 단독행동을 한 일로 케인에게 훈계를 받았다. 기사단에 남은 것은 이자크 하나뿐이었고, 침입자를 알리는 성령석의 울림에 도움을 청하겠다고 미사실로 뛰어갈 수도 없었다. 그는 그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판단을 했을 뿐이다.
함부로 침입자와 검을 겨룬 것이 경솔했다는 것은 안다. 골렘을 쓰러뜨릴 정도의 실력자가, 만약 집행관 클로비스가 아닌 진짜 침입자였으면 이자크는 지금쯤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 이자크. 네 목숨은 너 혼자의 것이 아니란다. >
케인은 이자크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으나 이자크는 그의 걱정을 쓸데없는 충고라고 생각해 흘려 넘겼다. 그럼 대체 어떻게 행동했어야 좋다는 말인가. 애초에 기사들이 성녀와 함께 미사를 보겠다고 기사단을 비운 것이 문제가 아닌가.
오늘의 침입으로 신전의 결계와 골렘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케인은 앞으로 기사단의 인원을 둘로 나누어 교대로 미사에 참가하게 하고, 나머지는 신전 경비를 서도록 했다.
매일 성녀의 얼굴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들떠 있던 성기사들은 주인과 함께하는 영광된 시간이 이틀에 한번으로 줄어버리자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자크는 그들의 모습마저 한심하게 느껴졌다.
‘ 다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성녀라고는 해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여자일 뿐인데, 왜 그렇게들 목을 매는 거지. ’
이자크 자신도 눈만 감으면 아리스텔라의 알몸을 떠올리며 흥분하긴 했으나 그것은 아리스텔라가 정숙하지 못한 여인이라 그를 음란하게 타락시킨 때문이었다. 이자크는 그렇게 제 욕구가 이는 것을 아리스텔라의 탓으로 돌려버렸다.
감히 제 주인에게 욕정하여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픈 충동에 빠지는 어리석은 모습을 인정할 수 없었다.
로이드를 유혹하여 곤경에 빠뜨린 것도 성녀가 음란하기 때문이고, 이자크가 매일 그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성녀가 음란하기 때문이다.
신에게 일생을 바치기로 맹세한 금욕적인 성기사로서 어째서 여인에게 이토록 마음이 흔들리는지, 이자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아리스텔라에 대한 생각을 떨치려 고개를 흔들었다.
어느새 이자크는 기사단을 나와 중앙 건물로 이어지는 회랑까지 나와 있었다.
‘ 클로비스 형님은 성녀님과 이야기를 마치셨을까? ’
로이드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성녀는 로이드를 죽이고 싶지 않다고 분명히 말했다. 당사자인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줄까. 클로비스의 판단이 궁금했던 이자크는 중앙 건물로 걸음을 옮겼다.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면 그는 아직 응접실에 있을 터였다.
◇ ◆ ◇ ◆ ◇
넓은 응접실의 바닥에 깔린 붉은 카펫 위에는 새하얀 성의가 아무렇게나 구겨져 있었다. 그 위로 부드러운 물빛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어지럽게 흐트러졌다.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가슴을 주무르며 그녀의 교성이 높아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청초한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몸이 몹시 민감한 탓이었다.
낯선 남자가 내민 차를 의심 없이 후후 불어 마시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과 그를 경계하여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겁을 먹고 덜덜 떨던 모습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클로비스가 고개를 숙여 동그란 어깨에 입을 맞추자, 위그멘타르는 겨우 그 정도의 자극에도 떨리는 한숨을 내뱉으며 허리를 흔들었다.
“ 아, 아앙……. 더……! ”
클로비스가 따로 원하지 않아도 그의 곁에는 늘 키가 크고 가슴 큰 미녀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는 여자에 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남자에게 범해지는 쾌락에 빠져 흐트러지는 여자의 교성이란 찢어질 듯 날카로워서 시끄럽기만 했다. 절정을 느낄 때 엉망으로 흐트러지는 얼굴 표정도 그에게는 추하게 느껴질 뿐이었고, 돼지 멱을 따는 듯한 듣기 싫은 소리로 울어대는 바람에 하는 도중 기분이 나빠져 내팽개치고 침실을 나온 적도 있었다.
그런데 성녀 아리스텔라에게는 전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곤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볼 때도 가슴이 따끔따끔하며 흥분감이 들었지만, 이렇게 제 품안에 가두고 보드라운 몸을 더듬어 제가 움직이는 대로 가느다란 교성을 뽑아내는 그녀는 마치 아름다운 악기와도 같았다.
쾌락으로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흔들며 신음하고 있는데, 어째서 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귓가에 입을 맞추며 가느다란 목과 쇄골을 더듬어 내려와 봉긋한 가슴을 부여잡았다.
“ 하으아앙……! ”
또다시 위그멘타르의 신음이 높아지며 그녀가 가늘게 몸을 떨었다.
그렇게 큰 가슴은 아니지만, 예쁜 가슴이었다. 손안에 살짝 모자라게 잡히는 크기가 오히려 감질나다고 할까, 부드럽고 말랑한 가슴을 주무르고 있으면 팔딱팔딱 뛰는 심장의 고동이 맞닿은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손안에서 날씬하게 튀는 그 느낌은 이제껏 어느 여자를 안아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가슴을 주무르다 손을 아래로 내려 작은 배꼽 아래를 더듬었다. 늘씬해 보이는데도 그곳을 만지면 말랑하고 통통한 살의 감촉이 느껴진다.
“ 성녀님의 몸을 만지고 있노라면, 정말 신의 은총을 받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
“ 흐응……. 마음에, 드나보네? 흣……! ”
“ 성녀님도 제 몸이 마음에 드시는가 보군요. ”
클로비스는 손을 내려 그녀의 다리 사이를 쓰다듬었다. 미끌미끌한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어버린 음부를 손끝으로 살며시 쓸자, 위그멘타르는 간드러지는 울음소리를 내며 허리를 흔들었다.
“ 흐아앙! 아앙! 좋아아아! ”
“ 이토록 좋아하시니 제가 멈출 수가 없지 않습니까. ”
그녀를 범했다는 로이드도 이렇게 홀렸던 것일까. 클로비스는 제 팔 안에서 흐트러지는 여인의 몸에 취한 듯 중얼거렸다.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여인을 품었던 적은 몇 번이나 있었으나 이토록 간절한 기분이 되었던 적은 없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하기도 하고, 숙면을 하고 난 아침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눈뜰 때처럼 상쾌하기도 했다.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몸을 일으켜 자신에게 등을 기대게 한 뒤. 그녀의 한쪽 다리를 제 허벅지 위에 걸치게 했다. 위그멘타르는 클로비스의 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벌린 자세가 되었다.
“ 흐응, 뭘……. 하려고……? ”
“ 당신이 우는 소리를 더 듣고 싶어져서 말입니다. ”
느릿하게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에 닿자, 위그멘타르는 작게 소리를 삼키며 바르르 떨었다. 클로비스는 그녀의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을 훔쳐 은근하게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쓰다듬었다.
“ 흐읏! 아으응! 좋아, 조금 더……. ”
“ 조금 더, 어떻게 말씀이십니까? ”
“ 아, 안쪽으로, 굴려서……. ”
“ 이렇게요? ”
클로비스는 손끝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 뿌리 부분을 살짝 누르고는, 그 상태로 클리토리스를 빙글빙글 돌렸다.
“ 하으으응! 아아! 좋아아아! ”
번개에 맞은 것처럼 파드득 날뛰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클로비스는 집요하게 손가락을 굴렸다. 위그멘타르의 음부가 뜨겁게 젖어들며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 마구 실룩거리며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예상대로의 민감한 반응에 클로비스는 그녀가 옴짝달싹 못하도록 꽉 끌어안은 뒤, 엄지의 배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면서 중지를 그녀의 입구에 찔러 넣었다.
“ 으응, 아아아아! ”
오싹오싹한 쾌감이 밀려들어 위그멘타르는 잔뜩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를 높였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입구가 빠르게 수축하며 클로비스의 손가락을 꽉 조였다.
부들부들하고 뜨거웠던 그녀의 입구는 통통하고 보드라운 속살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조임으로 그의 손가락을 압박했다.
“ 후우. 굉장히……, 느끼시는 것, 같군요……. ”
손가락 하나가 들어갔을 뿐인데도 그녀의 안은 무척 빠듯했다. 이토록 민감한 몸인데도 그녀의 성기는 무척 비좁았다. 로이드 정도의 거구가 어떻게 이 여자를 안았는지 신기할 정도다.
“ 성녀님의 안쪽은……. 무척 뜨겁고 비좁아서, 제 것은 들어가지 않을 듯합니다만. ”
“ 흐응, 아, 아니야……! ”
위그멘타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가락 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만족을 모르는 음욕의 여신은 더 큰 쾌락을 원했고, 클로비스는 그녀가 바라는 격렬한 쾌락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아흣, 하아……. 넣, 넣어줘……. ”
“ 넣어달라니, 무엇을요? ”
“ 굵고, 단단한 거……. 갖고 싶어……. ”
솔직하게 욕망을 표현하는 위그멘타르의 말에 클로비스는 또다시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는 카루스 엔타타 꽃차를 먹였다지만, 정말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여자다.
“ 성녀님은 무척 솔직하시군요. ”
“ 흐읏, 으으……. ”
“ 저는 솔직한 사람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귓불을 깨물고 그녀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혀로 핥아 닦아준 뒤, 그녀의 몸을 추슬러 안아 애액을 흘리는 부드러운 입구에 제 성기를 맞췄다.
“ 흐읏! ”
붉게 충혈 되어 실룩거리는 입구에 남자의 귀두가 닿은 것만으로 위그멘타르는 숨을 삼키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 바람에 각도가 엇나가, 클로비스는 다시 그녀를 추슬러 안아 이번에는 손끝으로 여린 꽃잎을 벌리고 제 성기를 조금씩 밀어 넣었다.
“ 아흐으응……! ”
클로비스의 품안에 꼼짝없이 갇힌 채로, 위그멘타르는 남자의 성기를 받아들였다. 성에 무지한 순진한 사제들과는 다른, 색을 아는 남자의 몸이다. 그 굵고 단단한 성기가 제 안을 탐색하듯 느릿한 속도로 파고드는 것을 느끼고 위그멘타르는 눈을 깜박여 눈물을 떨구어 낸 뒤,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 후우우우……. ”
뒤에서 끌어안은 채로 완전히 삽입한 다음,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가슴과 허리를 안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아응, 아으으으응……. ”
“ 성녀님.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으신지요? ”
“ 으응, 더 빠르게……. ”
“ 이렇게 말입니까? ”
클로비스는 위그멘타르의 허리를 꼭 붙들고, 살짝 각도를 바꾸어 안쪽을 깊이 찔렀다.
“ 아아아아! ”
남자의 귀두가 이리저리 각도를 바꿔가며 안쪽을 찔러주자 위그멘타르의 피부가 붉어지며 달콤한 체향이 짙어졌다. 클로비스는 그 향기에 취한 것처럼 눈을 감고 허리를 움직였다.
눈을 감고 그녀의 색스러운 교성을 들으니, 제 성기를 조이는 뜨겁고 쫄깃한 속살의 감촉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런 여자를 성녀로 삼다니, 만약 신이라는 것이 진짜로 존재한다면 참으로 아까운 일을 했다고 클로비스는 생각했다.
“ 아앙! 아아아앙! 좋아, 거기……! ”
“ 후, 정말……. 욕심도, 많으시군요……! ”
탐욕스럽게 제 것을 빨아대는 안쪽을 누비면서 클로비스는 그녀의 안을 찌르는 속도를 점점 빨리 했다. 그 속도에 맞추어 그녀의 안쪽도 빠르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제 안을 침입하는 무도한 침입자를 탐색했다.
허리에 감은 손을 밑으로 내려 제 것이 드나드는 다리 사이를 쓰다듬으니, 처음에는 작고 말랑했던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뜨겁게 부풀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 아아! 좋아! 거기, 만져줘……! ”
“ 예, 성녀님. 당신의……분부대로. ”
클로비스는 손끝으로 클리토리스를 굴리면서 그녀의 안을 난폭하게 찔러댔다. 위그멘타르는 그에게 몸을 기댄 채로 비명을 지르면서 바들바들 떨었다.
“ 흐앙! 아아앗! 아, 아아아아! ”
그녀의 교성이 높아지는 것과 같이 절정에 이르는 두 사람의 쾌락도 높아져갔다. 바야흐로 두 사람이 처음 절정에 이으려던 그때, 응접실의 문이 열리며 그를 닮은 남자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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