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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42화 (4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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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굴레

[42]

―철썩!

위그멘타르의 손이 이자크의 뺨을 후려쳤다. 곱고 가녀린 여자의 손에 맞아봐야 아플 리 없을 터인데도, 이자크는 마치 뇌가 흔들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 커헉! ”

“ 무례하구나. 감히 누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거야? ”

위그멘타르는 여신이었다. 그녀는 고고한 사제들을 능욕하고 순진한 사제들이 음욕에 타락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여신인 그녀에게 감히 맞서려 한 사제들도 있었다. 그런 강건한 의지를 가진 자들이 쾌락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녀의 가장 큰 유희였다.

그러나 위그멘타르는 자신에게 건방진 태도를 보이는 자는 용서하지 않았다. 여신인 위그멘타르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 굳센 태도를 보이는 이들 또한 그녀를 ‘ 여신 ’으로 인지하였기에 괴롭히는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이 신전 안의 모든 사제와 성기사들은 성녀의 숭배자이며 위그멘타르의 종이었다. 그녀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장난감이나 마찬가지였다.

유혹에 넘어오지 않으려 고집을 부리며 뻗대는 모습은 귀엽게 보고 넘어가줄 수 있어도, 감히 주인의 권위에 도전하는 기고만장한 자를 위그멘타르는 가만 두지 않았다.

“ 나를 즐겁게 해준다며 다 받아주었더니 주제를 모르고 설치는구나. 건방진 것! ”

위그멘타르의 날카로운 말에 이자크는 몸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느꼈다. 반짝거리던 순진한 보랏빛의 눈망울이 무시무시한 요녀의 눈빛으로 변했다.

이자크가 숨을 삼키며 뒤로 물러나자 위그멘타르가 몸을 일으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그녀가 이자크의 앞에 섰다. 그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가녀린 여인의 몸인데도, 이자크는 압도되어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맹수, 아니, 거대한 마수를 대적하고 있는 것과도 같았다. 그대로 입을 벌리면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한입에 삼켜질 듯한 압도적인 공포에 이자크는 눈도 깜박이지 못하고 짧게 숨을 뱉었다.

“ 허억, 헉……. ”

이 여자는 성녀가 아니다. 그렇다고 창녀도 아니다. 공작의 사생아인 이자크는 창부인 어머니가 어떻게 해서 아버지를 유혹하는지 훔쳐본 적이 있었다. 악랄하고 음란할지언정, 이처럼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 이 여자는 마녀인가? ’

성녀는 여신의 현신. 그러나 여신 위그멘타르가 음욕의 여신이라는 것으 모르는 이자크는 아리스텔라의 모습을 한 위그멘타르로부터 느껴지는 압도적인 공포와 정신을 뒤흔드는 종속감을 마법이나 악마의 힘이라 여겼다.

“ 기고만장하게 날 모욕하더니만, 겨우 이 정도로 겁에 질렸구나. 어리석은 것. ”

위그멘타르의 눈빛에서 살기가 사라졌다. 보랏빛 눈을 가늘게 하고 웃더니, 그녀가 한발 가까이 다가왔다. 좁은 창고에 있었던 두 사람은 그저 한걸음 다가간 것만으로 서로의 몸이 스치는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 후후. ”

위그멘타르가 요염하게 웃었다. 제 분수를 모르고 기고만장하여 설치던 강아지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 서열 정리를 한 그녀는 이자크의 모습을 찬찬히 훑었다.

검은 더벅머리에 검은 눈. 구릿빛 피부에 남자다운 턱선과 콧날. 하지만 색을 모르는 젊은 청년의 풋풋하고 맑은 눈빛은 무엇으로도 숨길 수 없었다.

“ 자, 그럼 어떻게 할까. ”

위그멘타르는 손을 뻗어 옷 위로 이자크의 중심을 쥐었다.

“ 흣……! ”

이자크가 짧게 숨을 들이켰다. 이미 그는 아리스텔라의 알몸을 보고 흥분한 상태였다. 위그멘타르의 눈빛에 압도되어 꼼짝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그녀의 섬세한 손이 능숙하게 제 것을 감싸 쥐자 중심부를 타고 무언가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잘난 척 하더니만 별 볼일 없네. 겨우 이 정도에 흥분해서야, 나를 만족시킬 수가 없는데? ”

위그멘타르는 쿡쿡 웃으면서 손바닥을 펴서 이자크의 성기를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렸다. 그 자극에 이자크는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뭐, 뭘 하시는 겁니까……! ”

“ 뭘 하다니. 네가 먼저 시작했으니 응했을 뿐이야. ”

사제들은 여자의 손으로 벗길 수 없는 성의를 입고 있지만, 기사는 다르다. 게다가 지금 이자크는 무장 해제를 당한 상태라 갑옷도 두르고 있지 않다. 위그멘타르는 그의 옷을 벗길까 하다가, 주인에게 기어오르려 한 건방진 개에게 먼저 벌을 주기로 했다.

“ 무릎 꿇어. ”

“ 예? ”

“ 무릎, 꿇으라고. ”

위그멘타르가 싸늘하게 말하자 이자크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털썩. 그의 의지와는 달리 몸이 먼저 반응했다. 위그멘타르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이자크를 보고 생글생글 웃더니, 그의 바지 안에서 육중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성기를 발로 밟았다.

“ 크윽! ”

“ 경도는 이만하면 되었고― ”

위그멘타르가 발을 올린 채로 이자크의 성기를 슥슥 문질렀다. 손도 아니고 발로 제 것을 문지르고 있는데, 이자크는 제 눈앞에서 움직이는 여자의 새하얀 다리와 옷 너머로 성기를 문지르는 발의 감촉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아읏, 뭐……, 하는……! ”

“ 크기가 좀 아쉬워서 말이야. ”

위그멘타르는 발로 이자크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불룩 튀어나온 성기의 귀두 부분에서 말간 액체가 흐르는 것이 보였다. 이자크의 얼굴은 새빨개진 상태였다.

“ 후후후. 부끄러워? ”

“ 서, 성녀의 몸으로 어떻게 이런 짓을……, 하는 겁니까……! ”

“ 그러는 너는 나를 섬기는 성기사의 몸으로 이딴 걸 흘리고 있단 말이니? ”

위그멘타르가 엄지발가락으로 귀두 끝을 슥 문지르자, 이자크는 참지 못하고 신음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분명 무릎을 꿇고 있는 데도 균형을 잡을 수가 없었다. 허벅지가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현기증이 나서 넘어질 것 같았다. 이자크는 바닥에 한쪽 손을 짚고 입술을 깨물며 자극을 참으려 했다. 그러나 위그멘타르의 발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 조금 더 커지긴 했는데― 흐음. 더 힘 좀 내 볼래? ”

“ 흐윽! ”

“ 말을 잘 들으면 상으로 귀여워해 줄게. 후후후. ”

성녀의 몸은 보통 여자보다도 훨씬 가녀렸다. 이 새하얀 맨다리를 부여잡고 그녀를 밀어 쓰러뜨리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자크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온몸이 사슬에 묶인 것처럼 옴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뻣뻣하게 굳은 몸에서 오로지 그의 성기 하나만이 여신의 발아래서 농락당하고 있었다.

“ 으읏, 그만……! 그, 만……. ”

“ 지금 그만두면 너만 괴로울걸? 나야 상관은 없는데 말이지. ”

위그멘타르는 생긋 웃으며 발을 되돌렸다. 저항할 수 없는 몸 안에 쏟아지던 아찔한 자극이 멈추자 처음에는 살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이자크는 금방 초조해지는 것을 느꼈다.

“ 흐읏, 윽……. ”

성녀를 마을에서 신전으로 데려오던 중, 잠든 성녀가 악몽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흥분했던 이자크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여자가 제 성기를 만져준 적이 없었다.

처음엔 자극이 너무 강렬해 피하고 싶었지만, 정신없이 퍼부어지던 쾌락이 뚝 하고 멈추니 몸 안에 가득한 열기를 내뿜을 곳이 없어 이자크는 괴로워했다.

“ 헉, 허억…… ”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숨이 거칠어졌다. 이자크는 짧은 숨을 뱉으면서 어깨를 들썩였다. 저절로 허리가 떨린다. 위그멘타르는 이자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깔깔 웃었다.

“ 후후. 괴로운가 봐? 도와줄까? ”

“ 읏, 으……. ”

이자크는 굴욕적인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런 여자에게 놀아나다니. 이자크는 자존심이 상했으나 항변할 말이 없었다. 이곳은 창고였고, 그녀와 그 단 둘이 있었다. 이자크는 기사였고, 체력에도 힘에도 자신이 있었다. 젊은 청년 기사에게 연약한 여자 하나를 마음대로 하는 것은 손쉬운 일임에 분명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인가.

“ 아, 으……. 도, 도와……. ”

“ 으응? 뭐라고 했니? 잘 안 들리는데. ”

“ 으윽……! ”

이자크는 굴욕감에 몸을 떨었다. 젊은 혈기를 주체 못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수모를 겪은 적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자크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눈앞의 성녀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위그멘타르는 눈을 가늘게 하고 웃으며 발끝을 까딱거릴 뿐이었다.

“ 도와주십시오, 하고 빌어 보렴. ”

“ 뭐……? ”

“ 아니, 그 정도로는 안 되겠지. 「잘못했습니다, 여신님. 다시는 주제 넘는 짓을 하지 않을 테니 저를 용서하여 은총을 베풀어 주십시오.」정도는 해야지 않겠어? ”

이자크의 눈빛이 노기를 띠었다. 그러나 여신 위그멘타르는 젊은 청년기사의 분노 따위를 두려워하는 여신이 아니었다. 음욕의 여신이라고는 하나 위그멘타르는 인간 세상을 <대 재앙>으로 심판한 신이었다. 비록 인간의 몸뚱어리에 갇혀 신의 권능을 행할 수 없다고 해서, 신으로서의 위엄마저 잃은 것은 아니었다.

“ 자, 잘못……, 했습니다……. ”

해소할 수 없는 욕구는 고통스러울 뿐이었다. 이자크는 결국 지끈거리는 통증을 참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분노와 굴욕으로 몸을 떨면서, 이자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위그멘타르가 시키는 대로 용서를 빌었다.

“ 부디 당신의 종이 범한 죄를 사하시고, 은총을……, 헉! ”

위그멘타르가 발을 뻗어 발가락 사이에 그의 귀두를 끼우고 빙글 돌렸다. 이자크는 자극을 참지 못하고 허리를 뒤로 젖히며 몸부림쳤다.

“ 으읏! ”

“ 괴롭힌 보람이 있었네?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걸. ”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청년기사의 성기를 보고 위그멘타르는 입맛을 다셨다. 이자크의 가슴을 발끝으로 눌러 뒤로 눕히고, 그의 바지를 끌어내렸다. 셔츠 위로 느껴지는 단단한 가슴의 근육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위그멘타르는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 하으, 단단해……. ”

“ 크윽! ”

아플 만큼 단단해진 성기 위로 촉촉하고 부드러운 여성의 속살이 문질러지자 이자크는 참지 못하고 허리를 흔들었다. 위그멘타르는 쿡쿡 웃으며 이자크의 목을 양손으로 감싼 뒤, 단번에 허리를 내렸다.

“ 아아! ”

“ 하으응……. ”

뜨거운 속살이 제 것을 감싸자 이자크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여신 또한 만족스러운지 눈을 감은 채로 색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위그멘타르는 잠시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녀의 질에 뿌리 끝까지 삼켜진 남자의 성기는 무척 단단했다. 그것이 크게 맥박치는 것이 연결된 부위를 통해 느껴지자 위그멘타르는 기분 좋은 듯이 한숨을 내쉬며 이자크의 목을 조른 손에 힘을 주었다.

“ 으흑! ”

여인의 손이다. 그리 세게 조른 것도 아니니 숨이 막힐 리도 없건만, 제 목을 감아쥔 가늘고 긴 손가락에 이자크는 머리끝까지 열이 오르고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꼈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몸 안의 열기가 미친 듯이 날뛰며 밖으로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이자크는 위그멘타르를 노려보았다. 위그멘타르는 눈을 감고 입가에 미소를 띠운 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의 체향이 달콤하다.

“ 서, 성녀님……. ”

“ 으응……? 뭐니? ”

“ 우, 움직이게, 해 주십시오……. ”

어쩌면 여신의 종이 그녀의 욕망에 감응하는 것은 성욕뿐만이 아닌지도 모른다. 참을성 없는 부분까지도 자신을 닮아가는 건가. 위그멘타르는 기분 좋은 듯 키득거리며 허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가, 다시 쭉 내렸다.

“ 으윽! ”

“ 아아, 단단해……. ”

위그멘타르는 이자크의 목을 조른 채로, 그에게 움직일 기회를 주지 않고 스스로 허리를 흔들었다. 그 때마다 이자크는 눈앞이 빙글빙글 돌면서 어딘가로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제 위에서 춤을 추는 가련한 여인의 몸은 숨이 막힐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 아, 아, 아아……! ”

눈을 감고 쾌감을 추구하는 위그멘타르와는 달리, 이자크는 사정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로부터 눈을 떼지 못했다. 비좁고 어두운 창고 안이 남녀의 뒤섞인 신음과 열기로 가득 차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42화부터 44화까지 3화 연참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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