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31화 (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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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꽃을 꺾지 않는다

[31]

“ 명검의 위력은 그것을 다루는 자의 실력이 출중할 때 빛을 발하지요.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

“ 으응, 무슨……, 앗! ”

더 이상 빈틈이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찬 그의 성기가, 그가 허리를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내벽을 훑어 내렸다.

“ 아아! 아아앙! ”

크리스와 관계를 맺었을 때, 아리스텔라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가 기억하는 섹스는 조슈아와 경험했던 단 두 번밖에 없었다.

부드럽고 나긋하며 은근한 쾌감을 주었던 조슈아와는 달리, 로이드의 성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집요하게 파고들며 그녀의 안을 꿰뚫을 기세로 난폭하게 움직였다.

그것이 로이드로서는 최대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아리스텔라는 난생 처음 겪는 강렬한 감각에 이성을 잃은 것처럼 교성을 지르며 온몸을 들썩였다.

“ 아, 아응! 너무, 커……, 안 돼……! ”

“ 후욱, 뭐가 안 된다는, 겁니까……. ”

“ 으응, 로이드, 제발……앙! 아아앙! 그만……. ”

“ 케인과는 알몸이 되어 몸을 섞으셨으면서, 저는 거부하시는 겁니까? ”

아리스텔라의 좁은 질 내벽이 주는 자극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고 숨을 고른 로이드는 아리스텔라를 살짝 옆으로 눕힌 뒤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렸다.

체위가 바뀌면서 로이드의 성기가 내벽을 짓누르는 각도가 바뀌자, 아리스텔라는 젖은 숨을 토하면서 움찔거렸다.

“ 제가 더 좋다고 말씀하실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

크게 숨을 들이켜고, 로이드가 허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 앙! 아앙! 그만, 아! 아아앙! ”

“ 말씀, 해, 주세요. 제가 더 좋다고……! ”

“ 아앙! 안, 돼! 아흑, 아아아아! ”

로이드는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가며 아리스텔라의 안을 제 것으로 헤집었다. 특히 그녀의 비명이 높아질 때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가녀린 몸을 꽉 끌어안고 그녀가 느끼는 부위를 집요하게 찔러댔다. 아리스텔라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쳐도 놓아주지 않았다.

아리스텔라가 반항할 때마다 팔 안에서 팔딱팔딱 뛰는 자그마한 심장 소리가 들렸다. 로이드는 마치 먹이를 사로잡은 맹수처럼 아리스텔라의 목덜미를 깨물고 가슴을 주무르면서 비명소리가 이리저리 높아지는 것을 즐겼다.

성행위로 얻는 쾌감과는 다른, 전투에 익숙한 전사가 느끼는 고양감. 두 가지 색다른 쾌락을 맛보는 경험에 빠진 로이드는 정신없이 아리스텔라의 몸을 탐했다.

부드럽고 말랑하면서도 쫄깃하게 조여드는 속살을 억지로 넓혀 제 것이 지나다닐 길을 내는 것이 너무나도 기분 좋았다.

‘ 이것이 정복욕, 인가. ’

지켜야 할 성녀를 범하면서 얻는 배덕감은 그의 이성을 점차 마비시켰다.

“ 당신을 지키는 기사에게, 범해지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

“ 로, 흣! 로이드……, 앙! 싫어, 그만! ”

“ 아직도 싫다고 하시는군요. 당신의 것은 이렇게 저를 꽉 물고, 놓아주지 않는데도! ”

“ 아! 아! 아아아앙! 아아악! ”

비명을 지르는 입안에 손가락을 밀어 넣자 작은 입이 꽉 다물리며 작은 치아가 그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그녀로서는 힘껏 깨문 것일 텐데도 그저 간지럽기만 했다.

촉촉한 입안을 손가락으로 휘저을 때마다 아리스텔라의 얼굴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졌으나 내벽은 더욱 쫄깃하게 조여들었다.

고통을 느끼면 성감이 좋아지는 건가.

“ 아아, 아……. 성녀님……. ”

“ 읍, 응……! 흐으으응! ”

로이드는 아리스텔라의 작고 촉촉한 혀를 손끝으로 희롱하면서 위아래로 그녀의 몸을 탐했다.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살이 부딪쳐, 그녀의 허벅지가 맞은 것처럼 새빨갛게 부었다. 매끈하고 가는 다리지만 허벅지 안쪽은 제법 살이 있어 통통하고 부드러웠다. 그것이 제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벌어졌다 오므라들며 허리에 감겨드는 것이 기분 좋았다.

“ 읏, 이제, 슬슬……! ”

“ 아읏, 아! 로이드! ”

사정이 가까워짐을 느낀 아리스텔라가 다급하게 로이드를 불렀으나, 그는 빙긋 웃고는 제 품에서 빠져나가려는 그녀의 허리를 붙들고 사정했다. 아리스텔라의 허리가 크게 휘어 공중에 뜬 채로 감전된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 흐……, 아아아아! ”

사정을 한다기보다는, 좁은 내벽이 그의 것을 강제로 쥐어짜 정액을 빨아먹는 것 같았다. 절정을 느낀 로이드의 입이 절로 벌어지며 턱이 덜덜 떨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사정할 때의 자세 그대로 멈춰 몸을 부르르 떨던 로이드가 크게 숨을 토하며 아리스텔라의 허리를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뺐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침대 위에 추욱 늘어졌다.

아리스텔라는 기절하고 말았다.

◇ ◆ ◇ ◆ ◇

“ 성녀, 님……. ”

첫눈에 반했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 나올 수 없다는 재앙의 여신의 신전. 하지만 그녀의 곁을 지키는 일이라면 이것도 나쁘지 않은 인생이리라.

성녀와 그녀를 지키는 기사로서는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에 가끔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 만족하려 했다. 그녀가 신전 생활에 익숙해지면 언젠가 대화 정도는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렇게 그녀를 탐하며 짐승 같은 섹스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평생 나갈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곳인데, 음란한 성녀를 범하는 배덕한 기사가 된다한들 누가 알까.

로이드는 헝클어진 아리스텔라의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겨 정리해준 다음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아주었다.

“ 이런……. ”

기절한 탓에 아리스텔라의 성기가 꽉 조여들었다. 사정을 했는데도 로이드는 그녀의 안에서 자신을 빼낼 수가 없었다.

“ 어쩔 수 없네요. ”

로이드는 아리스텔라를 끌어안고 침대에 누웠다. 안에 사정했으니 이대로 빼내지 않으면 자신의 정액이 그녀의 몸 안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안았으니 이대로 밤을 새우는 것쯤 고통스럽지 않다. 로이드는 쌕쌕 잠든 아리스텔라의 등을 쓸어내리며 차분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 후우……. ”

격렬한 정사 끝에 기절한 그녀를 깨우고 싶지는 않았으나, 역시 품안의 부드러운 몸을 끌어안기만 한 채로 밤을 새우는 것은 아쉬웠다.

로이드는 등에 둘렀던 팔을 앞으로 돌려 아리스텔라의 봉긋한 가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아직 꼿꼿하게 선 채인 젖꼭지를 손끝으로 굴리며 희롱하자, 아리스텔라의 고개가 흔들리며 옅은 신음이 샜다.

‘ 이 정도로는 깨어나지 않는 건가. ’

로이드는 천천히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땀에 젖어 달라붙은 앞머리를 쓸어 넘겨 드러난 이마에 입을 맞췄다. 이마에서 눈가로, 뺨으로 입술을 옮겨가자 아리스텔라가 조금 눈썹을 찡그렸다.

“ 저를 거부하지 마세요, 성녀님. ”

케인과 아리스텔라가 관계를 가졌단 사실에 눈이 뒤집혀서 급하게 섹스하느라 아직 키스조차 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그녀와의 첫경험인데, 배려는커녕 제대로 순서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 뒤늦게 미안해졌다. 실컷 사랑한다고 지껄인 주제에 그녀를 배려하지 못한 자신의 이기심을 한탄하면서 로이드는 촉촉한 숨이 배어나오는 아리스텔라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까이 했다.

─콰앙!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사제치고는 몹시 건장한 체구의 사내다. 신관 하나하나의 얼굴은 기억하지 못해도, 대신관 히페리온을 보좌하는 그에 대해서는 로이드도 알고 있었다. 세례명이 아론이라고 했던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 어떻게든 아리스텔라의 알몸이라도 가리려 드는 로이드를 보고 아론이 얼굴을 찌푸렸다.

“ 성녀님께 흑심을 품고 있다는 기사가 당신일 줄이야. ”

“ 읏……. ”

“ 로이드. 히페리온 대신관님께 알려 당신의 기사단장 직위를 박탈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론이 말을 마치고 손짓하자 밖에 있던 사제들이 안으로 들어와 로이드와 아리스텔라의 모습을 보고 질겁했다.

“ 히익, 성녀님이……! ”

“ 성녀님을 모셔가세요. 깨어나신 뒤에 자초지종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

사제들이 서둘러 로이드를 끌어내고 아리스텔라에게 성의를 입혔다. 그가 남긴 붉은 자국이 하얀 성의에 가려져 사라진다.

기사단장인 그에게는 몇 명의 사제가 달려들든 전부 물리치고 아리스텔라를 데리고 도망칠 힘이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제들의 습격에 당황한 로이드는 굳은 얼굴로 저에게서 멀어지는 아리스텔라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성의로 몸을 감싼 성녀가 사제들의 손에 들려 나가자, 이어서 기사들이 로이드의 방안으로 들어왔다.

“ 끌어내십시오. ”

아론의 말에 기사들이 머뭇거리다가 로이드를 포박했다. 로이드는 저항하지 않았다.

“ 그……, 죄송합니다, 단장님. ”

이자크가 울 것 같은 얼굴로 그에게 사과했으나, 로이드에겐 이자크의 얼굴이 보이지도,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변명할 말도, 난동을 부릴 힘도 없었다.

자신의 명예라든가, 직위라든가, 앞으로의 처우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제 품안에 있던 아리스텔라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이 허전했다.

============================ 작품 후기 ============================

선작, 추천, 코멘트 감사합니다. 오타 지적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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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꽃을 꺾지 않는다 = 꽃을 꺾었으니 기사가 아니다

라는 소제목이었습니다. 말장난 치려다가 아 망했어요 아

+ 아다닥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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