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0 / 0219 ----------------------------------------------
기사는 꽃을 꺾지 않는다
[30]
“ 저기, 로이드……, 흣! ”
건장한 남자의 손이 그녀의 여린 어깨를 잡았다. 아리스텔라는 놀라고 무서워서 작게 비명을 질렀다.
“ 그자가, 성녀님의 이 아름다운 몸을, 저보다 먼저 탐했다는 말씀이시지요? ”
“ 앗, 아으, 아니……. ”
“ 이 작고 동그란 어깨와, 부드럽고 매끈한 피부와, 그리고……. ”
“ 하으읏! ”
로이드의 손이 어깨에서 슬쩍 내려와 봉긋한 두 가슴을 쥐었다. 정사의 기쁨을 기억하고 있는 몸은 남자의 단단한 손이 닿은 것만으로 젖꼭지를 뾰족하게 세웠다.
“ 당신의 가슴을 이렇게 주무르고, 이 붉은 유두를 혀로 핥아 기쁘게 했습니까? 그렇다면 저도 맛보게 해주세요. ”
“ 아, 로이드……, 아앙! ”
로이드는 입을 크게 벌려 그녀의 보드라운 가슴을 삼켰다. 매끈한 입술이 가슴을 덮고 촉촉한 혀가 꼿꼿하게 선 젖꼭지를 희롱하자, 두근거리던 심장소리가 세차게 울리면서 그녀의 몸이 움찔 떨렸다.
“ 핫, 하읏, 로이드……, 이러지 마세요……. ”
“ 왜죠?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원해서 몸을 섞었다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다면 제게도 기회를 주세요. 제가 더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자보다 훨씬 더. ”
“ 흣, 잠깐……, 아! ”
부드러운 피부 위를 맴돌던 단단한 손이 아랫배를 지나 음부에 닿았다. 로이드가 그대로 손가락 하나를 뻗어 클리토리스를 살짝 문지르자, 아리스텔라는 헉 하고 숨을 삼키면서 허리를 공중에 띄웠다.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달콤한 체향이 짙어졌다.
“ 아, 아응……! 싫어……. ”
“ 저는 싫으십니까? ”
“ 흐읏, 로이드……! ”
“ 그자는 되고, 저는 안 되는 겁니까? ”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는 몸을 섞으면서, 그녀를 사랑하는 자신은 거부하는 것인가.
로이드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겁에 질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 제가 무엇이 부족합니까? ”
“ 앗, 아! ”
로이드의 손끝이 그녀의 음부를 자극했다. 아리스텔라는 깜짝 놀라 파르르 떨면서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의 손끝이 음순을 벌리고 입구를 두드리자 아리스텔라는 가늘게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들어 남자의 손가락에 제 음부를 비볐다.
그 반응에서 성녀가 처녀가 아님을 알아본 로이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그자도 이런 식으로 성녀님의 몸을 만졌습니까? ”
“ 핫, 하응……! ”
“ 이 가느다란 허리를 붙잡고, 굵고 거친 손가락을 부드러운 꽃잎에 밀어 넣고……. ”
“ 앗, 아응! 하, 하지 마세……, 히야악! ”
부들부들 떨면서 액을 떨구기 시작하는 그녀의 성기 안으로, 남자는 긴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 꺄아! 으응, 아파! 아파아……. ”
아리스텔라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덜덜 떨자, 제멋대로 안을 쑤시려던 로이드는 손에 힘을 빼고 속도를 늦췄다. 그녀의 안은 무척 뜨겁고 촉촉했으나 아주 좁았다.
이런 비좁은 성기에 그자는 그 흉흉한 물건을 우악스럽게 집어넣고 쑤셔댔단 말인가. 로이드는 이를 갈았다.
여성에게 상냥해야 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돌봐야 하는 여인을 제 침대에 눕히고 그녀의 동의도 없이 가슴을 빨고 성기를 만지는 자신이 이제 와서 기사로서의 예의를 말할 만큼 염치없지는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여자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 ◆ ◇ ◆ ◇
“ 성녀님……. ”
로이드는 끓어오르는 충동을 억지로 눌러가며, 그녀의 안에 넣은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여 안쪽의 긴장을 풀어 갔다.
“ 아읏, 흐……. 안 돼요……. ”
“ 무서워하지 마세요. 천천히 하겠습니다. ”
“ 흐읏, 무슨……. ”
“ 사랑합니다, 성녀님. ”
로이드는 고개를 떨구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아리스텔라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지만, 로이드는 그대로 입술을 옮겨 그녀의 귓바퀴를 핥았다.
“ 아, 아응……! ”
성녀의 비명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야릇한 신음으로 바뀌어 간다. 그에 따라 그녀의 질 내벽도 쫀쫀하게 감겨들며 그의 손가락을 꽉 압박했다. 삽입이 부드러워졌다.
“ 성녀님. 저를 곁에 두십시오. ”
“ 흐읏, 으……. ”
로이드가 재차 요구해도 아리스텔라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 애매한 거절의 동작에 로이드는 애간장이 타서 끊어질 것 같았다. 어째서 그녀는 이토록 자신을 거부하는데, 자신은 이토록 그녀가 사랑스러운 것일까.
“ 곁에 두고 싶어지도록, 만들겠습니다. ”
“ 아, 아아! ”
로이드가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허리가 들썩이면서, 입구에서 액이 흘러나왔다. 방울방울 흘러 떨어지던 애액이 어느새 철벅거리는 물소리를 낼 정도로 넘쳐 나와 시트를 적셨다.
“ 느끼고 계시는군요. ”
“ 흐응, 읏……. 하으응……. ”
“ 그자 앞에서도 그렇게 애처롭게 울면서 허리를 흔들었습니까? ”
“ 흣……. 아니에요……. ”
“ 그럼 날카로운 교성을 지르며 매달리셨습니까? ……창녀처럼. ”
로이드가 질 안에 넣은 손가락을 살짝 굽히자, 아리스텔라의 몸이 튀어 올랐다.
“ 꺄! 아읏! ”
“ 어떻습니까. 케인이 이렇게 당신의 안을 문질러주던가요? ”
“ 앗, 앗! 아앙! 앙! 그만! ”
“ 대답하세요, 성녀님. ”
“ 아앙! 그만, 싫어! ”
갑작스러운 자극에 놀란 아리스텔라는 저도 모르게 로이드의 어깨를 붙들고 손톱을 세우며 신음했다.
“ 앙! 아아앙! 하앙! ”
로이드가 주는 자극은 조슈아가 주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허벅지가 덜덜 떨리면서 위로 올라가더니 다리가 발끝까지 완전히 펴졌다. 안을 찌르는 움직임은 난폭하면서도 섬세해서, 아리스텔라는 수치심과 두려움과 쾌락에 헐떡거리며 속살을 조였다.
“ 아아, 정말이지……, 완전히 착 감기는군요. 손가락만으로 이 정도라니. ”
“ 읏, 응……. 로이드, 아으으응……. ”
“ 성녀라는 분이, 이토록 음란한 몸을 가지고 계신 줄 몰랐습니다. ”
로이드가 그녀의 귓바퀴를 핥으며 힐난하자, 아리스텔라는 흐느끼면서 몸을 움츠렸다. 그러면 로이드는 안쪽을 찌르던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그녀의 내벽을 마구 휘저었다. 아리스텔라가 비명을 지르며 다시 허리를 공중에 띄웠다.
“ 하응! 아! 로이드! 그마, 아, 아……! 아아아앙! ”
“ 그만할 수는 없지요. 아직 시작도 안했으니까요. ”
작고 가련한 아리스텔라가 제 품안에서 헐떡거리며 음란하게 허리를 흔드는 모습은 절경이었다. 새하얀 피부가 붉게 물들고, 눈물이 어른거리는 보라색의 눈동자가 감겼다 떠질 때마다 또륵또륵 눈물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로이드는 그것을 혀로 핥으며 아리스텔라의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 당신의 첫 남자가 될 수 없다면……. 하다못해, 당신을 가장 만족시키는 남자가 되겠습니다. ”
로이드가 손가락을 빼내자, 아리스텔라의 안에서 애액이 왈칵 흘러나오며 입구가 좁아졌다.
“ 성녀님. ”
“ 흐으……. ”
바들바들 떨고 있는 아리스텔라의 몸을 살며시 쓰다듬은 뒤, 로이드는 그녀의 가는 발목을 잡고 다리를 벌리게 했다.
빳빳하게 솟아오른 남자의 성기가 입구에 닿자, 아리스텔라는 바르르 떨면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저항할 수가 없었다.
로이드의 태도는 분명 상냥했으나 아리스텔라는 그가 화가 나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덩치 큰 남자를 무서워했고, 로이드가 그녀에게 보여준 태도는 그녀의 공포심을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함부로 저항했다가는 저 무서운 성기를 억지로 자신의 안에 쑤셔 넣을 것 같았다.
“ 사랑합니다, 성녀님. ”
낮고 부드러운 저음이 그녀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아리스텔라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로이드가 그녀를 구해주고 신전으로 데려오기는 했지만, 그와 그녀 사이에는 서로 어떠한 감정이 싹틀만한 사건이 없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 아리스텔라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분명 자신을 안고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일 것이다. 저에게 화를 내던 남자가 갑자기 상냥해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아리스텔라는 그렇게 로이드를 오해했다. 육체적인 고통이라도 피하고 싶었던 아리스텔라는 작게 흐느끼며 눈을 감았다.
“ 넣겠습니다, 성녀님. 힘을 빼세요. ”
“ 아읏, 로이드……. ”
애액으로 질펀하게 젖은 입구에 흉악한 살덩이가 문질러졌다. 아리스텔라는 겉을 문질러주는 자극만으로 흥분했는지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그렇게나 젖어 있었는데도, 그녀의 좁은 입구에 제 귀두를 밀어 넣는 일은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
“ 흣……. 정말 좁네요……. ”
“ 앗, 앙……. 너, 너무 커어……. ”
“ 기사에게는 자랑의 검입니다. 만족하실 겁니다. ”
손가락을 넣었을 때도 느꼈지만, 그녀의 질 안은 너무도 부드럽고 촉촉하여 귀두를 밀어 넣은 것만으로 사정할 것 같았다.
“ 아, 아아……. ”
아리스텔라의 내벽은 자그마한 입이 입안에 들어온 음식을 빠는 것처럼 그의 성기를 감싸고는 안으로 끌어당겼다.
“ 크읏……! ”
로이드는 한 번에 삽입하지 않고 헉헉 숨을 고르며 천천히 제 것을 밀어 넣었다. 그의 성기가 조금씩 그녀의 안에 들어찰 때마다 아리스텔라의 몸이 움찔움찔 떨리면서 아랫배가 불룩하게 솟아올랐다.
“ 하하……. 제 것이 들어가 있네요. ”
“ 로이드, 너무, 으으응……, 커요, 흐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