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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된 성녀와 비밀의 밤-12화 (1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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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텔라의 첫경험

[12]

“ 으읏……. ”

그녀의 속은 아직 비좁았으나 생각만큼 괴롭지는 않았다. 조금 숨이 막혀오는 것을 느끼며 아리스텔라가 허리를 비틀자, 조슈아는 그녀의 아랫배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 숨을 멈추면 괴롭습니다. 자, 크게 숨을 내쉬세요. ”

“ 흐읏……네에……. ”

조슈아의 지시에 따라 숨을 내쉰 아리스텔라는 자신 안에 들어온 그의 것이 안쪽을 찌르자 작게 비명을 지르며 또 숨을 참아버렸다.

“ 히끅! ”

“ 이런, 숨을 참으면 안 됩니다. ”

“ 읏, 응……아으, 하지만……. ”

여자의 성기는 아이를 낳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월경 중에는 쿡쿡 쑤시며 아프기만 하고, 있어서 도움이 된 적이 없다고 여겼다. 무언가가 나오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구멍에 남자의 성기가 들어오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아론이 손가락으로 질 안을 난폭하게 휘저을 때는 거친 자극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쾌락에 내몰리는 기분이었는데, 조슈아는 아리스텔라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천천히 그녀의 안을 자극하며 빠듯한 안쪽을 풀어나갔다.

“ 핫, 으응……. ”

“ 성녀님……. ”

“ 응, 읏……안에, 꽉, 찼어요……. ”

얼굴을 가리던 손을 살짝 내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만 보인 채로 대답하자, 조슈아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부드럽게 그녀의 안을 왕복했다. 그의 성기가 질 내벽을 문질러주는 것이 기분 좋은지, 아리스텔라는 눈을 감고 쾌감에 집중하며 단 신음을 흘렸다.

“ 앙! 아응, 아으으응……좋아……. ”

“ 후우, 무척 뜨겁네요……. ”

“ 아읏, 거기……좀 더 깊게……꺄으읏! ”

돌연 아리스텔라가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크게 들썩였다. 방금 자극한 부분이 성감대인 건가. 조슈아는 아리스텔라의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려, 그녀가 느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찌르기 시작했다.

“ 앗, 거기! 아! ”

아리스텔라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며 소리가 높아졌다. 분명 표정을 찡그리고 있지만, 그것은 고통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 아응! 아아앙! ”

허리가 공중에 뜬 상태라 움직이기 불편할 텐데도, 아리스텔라는 높은 교성을 지르면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가 쉴 새 없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욕망을 추구했다.

이미 원래 피부색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릴 만치 붉어진 피부는 땀으로 반들거렸고, 애액을 쏟아내는 그녀의 속살이 마치 의지를 가진 것처럼 그의 성기를 꽉 물고 빨아들였다.

“ 큿……! ”

여신 위그멘타르를 봉인하는 성녀는 분명 처녀의 몸이라고 했는데, 그녀의 속살은 무척이나 뜨겁고 쫄깃했다. 의술을 배우며 여성의 몸에 대해 공부했다고는 하나 조슈아는 신관이다.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만지는 것도, 성관계를 맺는 것도 처음이었다.

분명 시작은 몸이 달아오른 아리스텔라의 성욕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어느새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렸다. 조슈아는 오히려 자신이 쾌락에 내몰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 아응! 조슈아! 아, 아앗! 아아아앙! ”

“ 읏, 성녀님……! ”

어떻게든 이성을 놓치지 않으려 어금니를 꽉 물고, 조슈아가 힘 있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의 성기가 성감대를 꽉 억누르자 아리스텔라는 숨을 삼키고 바들바들 떨다가 뭔가가 무너져 내리듯 비명을 질렀다.

“ 아아앙! 가, 가요! 가아아아! ”

절정에 이른 그녀의 속살이 미친 듯이 조여들며 그의 것을 압박하자, 조슈아는 거친 숨을 토하며 급하게 자신의 것을 뽑아냈다.

꿀럭.

그녀의 음부에서 배 위까지, 희고 탁한 액체가 끼얹어졌다. 이미 절정에 올라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상태였던 아리스텔라는 그 정도의 자극만으로 다시금 가벼운 쾌감을 느꼈다.

“ 흣, 아으으……. ”

“ ……성녀님. ”

성녀의 흥분은 가라앉혔다. 이제 뒤처리를 하고 옷을 입혀준 뒤 방을 나가서 성녀의 치료가 끝났다고 보고를 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조슈아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쾌락으로 붉게 물든 가녀린 몸, 봉긋한 가슴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젖꼭지, 엉망으로 헝클어진 물빛의 긴 머리와 눈물이 가득한 얼굴. 자신으로 인해 흐트러진 아리스텔라의 모습을 아무 일도 없던 때로 되돌리는 것이 아까웠다.

“ 성녀님. ”

조슈아는 아리스텔라의 곁에 누워,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을 끌어안았다.

성녀의 몸은 여전히 뜨거웠고 체향은 달콤했다.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정리해 넘겨주자, 긴 속눈썹이 흔들리며 닫혀있던 눈꺼풀이 올라가고 보라색의 맑은 눈동자가 자신을 향했다.

“ 조슈아……. ”

“ 이제 진정이 되셨습니까? ”

아리스텔라는 아직 몽롱한지 젖은 한숨을 내쉬며 눈을 깜박였다.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해버린 것인지, 자각은 있었으나 판단할 여유가 없었다.

섹스라는 건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맺는 육체적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랑하지도 않는, 심지어 오늘 처음 얼굴을 보는 남자와 몸을 섞어버리는 황당한 짓을 저질렀다. 더욱 황당한 점은, 조슈아와 섹스하는 것이 싫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정숙해야 할 성녀가 신관과 관계를 가지고, 심지어 쾌락을 느껴버리다니.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처음 크리스가 의술에 능통한 사제를 데려온다기에 약을 지어 먹이거나 신성력을 불어넣어 치료할 줄 알았는데,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 치료였으니까, 치료……. ’

혼란스러운 마음을 억누르며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납득하려고 애쓰는 아리스텔라의 어깨를 부드럽고 따스한 것이 덮었다. 조슈아가 저를 안고 이불을 덮어준 것이었다.

“ 조슈아, 저기……. ”

“ 쉬세요, 성녀님. 잠드실 때까지 곁에 있겠습니다. ”

부끄럽고 민망해서 작게 앓는 소리를 내던 아리스텔라는 그 말에 안심한 듯 조슈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알싸한 약초 냄새가 풍겨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가, 넓은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눈을 감았다.

조슈아는 아리스텔라가 잠들 때까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다독여 주었다.

◇ ◆ ◇ ◆ ◇

옷차림을 정돈하고 성녀의 방에서 나온 조슈아는 크리스에게 ‘ 성녀가 잠들었으니 쉬게 내버려두라 ’고 말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 성녀님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

“ 히페리온 대신관. ”

마치 조슈아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복도에 서있는 히페리온을 보고 조슈아는 짐짓 놀랐으나 태연을 가장했다.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대신관은 성녀가 성욕을 참지 못하고 의식을 잃을 뻔했다는 것도, 조슈아가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관계를 맺었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테니 숨기는 편이 자신과 그녀를 위해 좋았다.

다행히 히페리온은 순진한 구석이 있어 사제도 인간이며 성욕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부류였으니 속일 수 있으리라.

전날 밤 히페리온과 여신 위그멘타르가 관계한 것을 모르는 조슈아는 그렇게 판단하고 적당히 둘러댔다.

“ 신전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 피로가 쌓이신 모양이라, 약을 처방해 드렸습니다. 지금은 주무시고 계십니다. ”

“ 약이라고요……. ”

히페리온은 미간을 찌푸렸다. 성녀의 상태가 이상한 것은 피로 때문이 아니었다. 아무리 여자에 대해 무지한 히페리온이라도 한 번 몸을 섞어본 여인이 짓는 표정의 의미를 모를 만큼 둔하지는 않았다.

‘ 거짓말을 하고 있군. ’

신을 섬기는 종이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큰 죄였다. 그러나 히페리온은 조슈아의 거짓말을 지적할 수 없었다. 그가 어떻게 해서 아리스텔라의 상태를 알았는지, 간밤에 그녀와 함께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은 히페리온도 마찬가지였다.

모범생 히페리온, 괴짜 조슈아.

같은 수도원 출신으로 수습사제 시절부터 늘 주변에 의해 비교 당해온 두 남자는 공교롭게도 동갑이었다.

머리가 좋고 성실한 점은 두 사람이 비슷했으나, 모범적인 답안만을 턱턱 내놓는 히페리온과는 달리 조슈아는 늘 한발 비껴간 발상으로 지도사제를 곤란하게 했다.

조슈아는 호기심이 많고 성서와 계율 외의 잡지식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자유로운 발상과 날카로운 지적에 말문이 막힌 선생들은 조슈아를 어려워했고, ‘ 선생을 존중하지 않고 단체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는 이유로 매번 인성점수에서 나쁜 평가를 내렸다. 그래서 조슈아는 번번이 히페리온에게 수석을 빼앗겼다.

물론 조슈아는 등수를 세우는 일이나 주위의 평가에는 전혀 연연하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직 새로운 지식을 얻는 일에만 있었기에, 동료 사제와 어울리지 않고 늘 혼자서 돌아다녔다. 다른 사제들은 조슈아가 홀로 다니며 책을 잃고 자연을 탐구하는 것을 보고 사회부적응자라며 수군거렸다.

그러나 히페리온은 다르게 생각했다.

지도사제로부터 나쁜 평가를 받고 동료사제와 어울리지도 않아 사제들의 추천을 받을 수도 없었던 조슈아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히페리온이나 아론과 마찬가지로 신관이 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조슈아의 재능과 실력이 그만큼 탁월하다는 반증이었다.

“ 진정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조슈아 신관. ”

히페리온은 가만히 시선을 내리며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 별말씀을요. 그럼 저는 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조슈아는 히페리온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그의 옆을 사뿐히 스쳐지나갔다. 그 순간, 히페리온은 그의 옷자락과 머리카락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을 눈치챘다.

‘ 성녀님이, 조슈아 신관과……. ’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향기를 맡아 성녀의 방안에서 있었을 일을 상기하니 묘하게 찜찜한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나빠졌다.

분명 사제로서 부정한 짓을 저지른 것을 목격했기에, 그리고 그것을 묵인했기에 느끼는 죄책감 같은 것이겠지. 히페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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