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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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는 한참을 욕실에 있었다. 머리카락과 온몸의 물기를 닦아내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밖에 있는 애첩을 의식하고는 급하게 움직였지만 금세 그러던 걸 멈춰야 했다. 뒤에 밀어 넣은 모조 성기가 뒤로 밀려나는 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모조 성기는 힘을 주어도 빠지지 않았던 마개와는 완전히 달랐다. 움직임이 조금 커지거나 긴장이 풀릴 때마다 슬금슬금 뒤로 밀렸다. 최대한 천천히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아, 흐으, 자꾸…….”

손이 느려질수록 마음은 더 급해졌다. 몸을 굽히고 움직일 때 모조 성기는 여지없이 밀렸고 그때마다 그는 멈춰서 뒤를 더듬어야 했다. 느끼는 것보다 실제 밀려 나온 정도는 더 적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휴이는 그때마다 끙끙거리며 모조 성기를 다시 밀어 넣었다. 그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구멍에 힘을 뺀다고 뺐는데도 구멍 안은 빡빡하게 닫혀 있었다.

“흐으, 흣…….”

힘을 주고 억지로 밀어 넣을 때마다 뒤가 벌어지고 열리는 느낌이 선명했다. 매를 맞는 감각과는 달랐지만 내벽을 쑤시는 아픔이 있었다. 자극은 수치스러웠다. 더는 밀려나지 않게 뒤를 움찔대며 모조 성기를 조일 때는 그 수치심이 더 커졌다.

흥분으로 인해 사타구니 사이가 불편하게 단단해졌다. 그는 더더욱 몸을 느릿하게 움직여야 했다. 물기가 떨어지지 않을 만큼 닦아냈을 때는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상황이었다.

휴이는 침실로 나오자마자 마르티안을 찾았다. 욕실 안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보냈다. 그녀가 자신을 기다리다가 흥이 떨어졌을까 봐 걱정부터 들었다.

주인님, 그가 가볍게 그녀를 부르며 시선을 움직였을 때였다. 살을 내리치는 소리가 사납게 울렸다. 휴이는 움찔 몸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렸다. 한쪽 창가로 마르티안이 론과 함께 있었다.

“흐으……흐윽……. 으…….”

론은 벽을 짚고 서 있는 자세에서 무릎을 반쯤 굽힌 채였다. 맞아서 자세가 무너진 것이다. 등과 엉덩이가 온통 매질 자국으로 이미 엉망이었다. 마르티안이 회초리를 들어 그의 굽어진 다리를 툭 쳤다. 제법 떨어진 상태에서도 회초리가 두껍다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휴이는 그쪽으로 다가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머뭇댔다. 이전 같으면 신경 쓰지 않고 다가가서 치댔을 테지만 이제는 그런 식으로 굴어서 괜한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그는 눈치를 보며 힐끔대다가 더 이상 다가가지 않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마르티안은 휴이가 나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지금 그녀를 화나게 하는 개는 론이었으니까. 그녀의 말을 함부로 알고 지금도 말을 듣지 않는 개를 바닥까지 꺾어버리는 게 먼저였다.

마르티안이 론의 발뒤꿈치를 툭 쳤다. 자세를 제대로 잡으라는 뜻이었다. 움찔한 몸이 헐떡이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엉덩이는 이미 더 맞을 곳 없이 부어터졌고 그 이후에 맞기 시작한 등도 벌써부터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론이 버틴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스무대를 넘겼으니까. 마르티안이 회초리 끝으로 부은 자국을 꾹 눌렀다.

“이거 네가 고른 거야.”

“네, 흐읍. 네, 주인님.”

맞을 걸 가져오라는 그녀의 말에 론은 이 회초리를 골라왔다. 그건 가학을 즐기는 개들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도구였다. 두께도 두껍고 무거운 매였지만 탄성이 좋고 잘 휘어지는 탓에, 그것으로 때리면 서너 대만 겹쳐 맞아도 피멍이 들었고 금세 살갗이 찢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이 회초리를 잘 쓰지 않았다. 고통이 지나치고 피를 너무 쉽게 내서 개를 교육할 때조차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론 역시 처음 이걸 맞았을 때는 스무대를 겨우 견디고는 일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가 이 매를 굳이 골라온 이유야 뻔했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가학적인 벌을 받는 것으로 애원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 같으면 예뻤을 그 태도가 지금은 조금도 예뻐 보이지 않았다. 마르티안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구겼다.

“우는 소리 내지 마. 시끄러우니까.”

“흐으, 흡. 네,…….”

론이 숨을 삼키고는 울음소리를 죽였다. 억지로 삼키는 숨 때문에 호흡이 불규칙하게 흔들렸다. 마르티안이 다시 회초리를 휘둘렀다.

“흐아!! 흐으! 흐으으…….”

터지는 신음과 함께 몸이 무너졌다. 이전의 자국과 겹쳐진 곳으로 피멍이 크게 고였다. 피부 안쪽 살이 짓뭉개지는 고통과 피부 위로 타는 듯한 고통이 함께 일어났다.

론은 울음을 크게 내지 않기 위해서 급하게 숨을 삼켰다. 흐, 끄읍, 끄흐, 흡. 고통이 너무 커서 몸이 덜덜 떨렸다.

마르티안이 주저앉은 그의 엉덩이를 발로 툭 찼다.

“못 버티면 얌전히 나가라고 했지. 자세 바로 못 할 거면 나가.”

“흐으, 자세 바로, 흐읍, 흐, 바로 하겠…….”

론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고통에 시달린 몸은 심하게 휘청거렸다. 그건 끝이 보이는 상태나 다름없었다. 대여섯대만 더 맞으면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할 것이다.

마르티안은 론의 한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회초리로 론의 엉덩이를 눌렀다. 피멍이 곳곳으로 퍼져 있었다.

“매를 이거로 가져오면, 내가 예쁘다고 할 거 같았어?”

그녀는 우습다는 투로 말했다. 애써서 버티는 론을 보면서도 마음이 조금도 풀리지 않는다. 그건 론이 휴이를 견제하느라 그녀의 매질을 버티는 걸 보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감상이었다. 그때의 론과 지금의 론은 완전히 다른 개였으니까.

지금의 론은 주인의 말에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버림받을 거 같으니 그럴듯한 꾸밈새로 어떻게든 용서받으려 드는 약아빠진 개였다. 그녀의 주변에는 그런 개들은 넘치고 넘쳤다.

흔해빠진 건 가치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론은 이제 가치 없는 개였다. 그녀가 말을 뱉었다.

“굳이 버티면서 불쌍하게 굴 필요 없어. 이렇게 굴어도 봐주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포기하라고 하는 소리에도 론은 자세를 잡은 채 버텼다. 피가 터지지 않는 선에서 대여섯 대를 더 때리려면 등은 물론이고 허벅지까지 내려가야 했다. 마르티안은 개의 고집이 짜증스러웠다.

“못 일어나게 되면 바로 나가, 기어서든 뭐든! 알겠어?”

“흐, 흐으,……으욱.”

론에게서 울음이 삼키듯 새어 나왔다. 대답을 하려다가 울음이 먼저 터진 모양이었다. 필사적으로 소리를 줄이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쏟아지는 울음을 멈추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숨을 삼키느라 도리어 숨이 모자라서 그의 몸이 흔들렸다.

마르티안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매를 내리쳤다. 울음과 함께 론의 몸이 무너졌다. 등으로 새로운 자국이 부풀어 올랐다. 피가 터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은데 등에는 더 때릴 만한 성한 곳이 별로 없었다.

“귀찮게 하는 것도 어지간해야지.”

그녀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론이 다시 몸을 일으키고는 겨우 입을 열었다.

“귀찮게 해서, 흐읍, 죄송합니다. 매는 주인님이, 흐윽, 시간 낭비, 흐으……. 덜하시라고 가져, 흐읍, 흡, 가져 왔는데……빨리, 끝날 수 있도록……흐으, 그래서, 흐읍…….”

“시간 낭비?”

마르티안은 되물으며 짧게 웃었다. 그녀가 지금껏 론의 태도를 예뻐했던 건 그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지식하고 답답한 개는 거짓말을 할 줄 몰랐으니까. 솔직했고 약아빠질 줄 몰라서 늘 진심으로 그런 것들을 애원했다. 그래서 그녀는 론이 예뻤다.

그건 이제 모두 과거의 일이었다. 마르티안은 론의 말이 새삼 약아빠졌다고 생각했다. 주인의 시간 낭비를 하지 않으려고 가장 고통스러운 매를 들고 왔다니.

마르티안은 매를 휘둘러 론의 허벅지를 내리쳤다. 론이 삼킨 비명을 뱉으며 다시 주저앉았다. 비스듬히 그어진 자국은 금세 부풀어 올랐다. 그녀가 말했다.

“시간 낭비할 걸 걱정했어? 그럼 버티지 말고 바로 나갔어야지.”

예전의 론은 애원을 할 줄 모르고 고집을 부릴 줄도 몰랐다.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는 건 더욱 상상할 수 없었고. 마르티안은 기분이 점점 더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모두 론 때문이었다. 그녀가 예뻐하던 개가 사라진 기분이다. 없어졌다.

치미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그녀는 들고 있던 회초리를 바닥으로 내던졌다.

“그거 들고 나가야지. 정말로 내 시간 낭비가 걱정된 거면.”

론은 회초리를 쥐지도 못하고 울음을 쏟아냈다. 그녀가 말을 뱉었다.

“시간 낭비 걱정했다며. 그런 소리로 적당히 내 비위 맞추고 싶었어? 그런 소리를 내가 좋아할 줄 알고 적당히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주인님, 저는 그런, 흐읍, 뜻이 아니라……흐으, 으…….”

“그래, 다 알겠으니까. 들고 나가. 그게 내 시간 낭비를 줄이는 길이니까.”

론은 더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마르티안은 더 이상 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태도가 진심이든 아니든 그걸 확인할 생각도 없다.

그건 론이 지난 십 년간 그녀의 곁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겪는 태도였다. 그는 자신의 자리가 그녀의 안에서 완전히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론은 손을 뻗어서 그의 옆으로 떨어진 회초리를 손에 쥐었다. 더는, 때리는 것조차 하고 싶지 않은 개. 끝이었다. 슬픔이 너무 커서 쏟아지듯이 눈물이 났다.

“시간, 낭비를, 흐읍, 흐윽, 변명으로 삼아서 죄송합, 흐으으…….”

그는 마르티안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를 쫓아내는 것이었다. 기회를 준 건 자신이 매달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론은 자신이 오래 버틸수록 마르티안에겐 귀찮은 일이라는 걸 알았다. 그 시간만큼 낭비인 매질. 론은 그걸 알면서도 버티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용서받지 못해도 그래도, 어떻게든 좀 더 여기 남고 싶다. 론은 울면서 매를 골랐지만 끝내 그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가혹한 매를 가져온 건 그 때문이었다.

이거로는 오래 시간이 걸리진 않을 테니까, 버티고 싶은 마음은 그 매질 아래서 결국 부서질 것이다. 그러니 그 시간만큼은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

“흐읍, 죄송합니다. 버티고 싶어서……흐으, 흡, 이걸 쓰면 금방 못 버티게 될 테니까, 고집 부려도 될 거, 흐윽, 흐으……될 거 같아서, 흐으, 흑,…….”

끝이라는 걸 알면서도 욕심이 자꾸 남았다. 아니 끝이라는 걸 알아서 욕심이 남았다.

“못 일어나게 되면……바로 나가겠습니다. 버텨도, 흐읍, 얼마 안 걸릴 테니까……흐으, 흡. 그때까지만, 버티, 흐으, 흡, 버틸 수 있게…….”

자기변명은 초라했고 애원은 보잘것없다. 솔직한 마음들은 내뱉는 것만으로도 그를 겁먹게 했다. 마르티안은 이미 그에 대한 애정을 전부 버린 것 같았으니까. 예쁘지 않은 개가 하는 애원은 지겹고 짜증스러울 뿐이었다. 론은 자신이 이미 그렇게 되고 있음을 알았다.

처음에 나갔더라면 나았을까. 그렇다면 그녀가 덜 화를 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론은 그녀가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다시 일어나서 다시 자세를 잡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더, 여기에, 있고 싶었다. 마르티안을 마주 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말도 꺼내지 못했을 테니까.

“주인님, 금방 끝날 테니까 조금만 더 버티도록, 해주시면, 흐읍, 흐으……. 시간 낭비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주저앉은 론의 뒷모습은 피멍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걸 위해서 내놓은 대가였다. 고작해야 대여섯 대면 더 버티면 끝날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는 그 시간만이라도 버티기 위해서 애원했다.

욕심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보잘것없었고, 그럼에도 론은 자신이 너무 큰 걸 바라는 사람처럼 굴었다.

그건 약아빠진 개들은 절대 할 수 없는 태도였다.

답답하고 고지식한 개는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론의 말에서 진심이 엿보인 순간, 마르티안은 자신의 화가 꺾이는 것을 느꼈다. 피곤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던 감정들은 한순간 약해진다.

하지만, 그녀는 눈앞의 개를 시험하듯 더 냉정하게 굴었다.

“일어나.”

“주인님, 흐으, 흐…….”

쫓겨난다고 생각했는지 론의 울음이 좀 더 커졌다. 마르티안이 다시 말했다.

“안 일어나? 아니면 그냥 지금 기어나가던가.”

일순 이해를 못 한 것처럼 론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올려보았다. 눈물이 범벅인 얼굴은 붓고 붉어져서 엉망이었다. 마르티안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못 일어나게 되면 바로 나가. 옷 같은 거 챙겨줄 생각 없으니까 그 꼴로 기어서 방까지 가고. 알았어?”

“네, 흐으, 흡. 네. 알겠, 흐윽, 알겠습니다. 주인님.”

론이 그제야 그녀의 말을 이해하고는 급하게 대답했다. 돌아가는 길이 어떻든 당장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버티고 싶었으니까. 강박은 집착에 가까웠고 그 안에는 숨은 욕망들로 가득했다.

용서받을 거라고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끊어진 끈이라도 그게 끈이라면 붙잡고 싶었다.

사실 그건, 용서받고 싶다는 뜻이었다. 애원하고 싶었고 예외를 바라고 싶었고 이곳에 남고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것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론은 차마 거기까지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기대하거나 바랄 수가 없어서.

“론, 자세 잡아.”

허락이 떨어졌다. 론은 울지 않기 위해 애쓰며 몸을 일으켰다. 회초리가 다시 마르티안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녀는 잠시 몸을 돌렸다. 휴이가 욕실 입구 근처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휴, 이리와. 그녀가 말하고 나서야 휴이가 주춤대며 기어왔다. 평소 치대던 성격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론이 맞는 모습을 보고 겁을 먹은 게 분명했다.

마르티안은 휴이를 그녀 옆에 꿇어앉게 했다. 론의 상태와 모습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론의 몸은 엉망진창이었다. 맞은 자국은 당장 찢어질 것처럼 부풀어 있었고 피멍이 들었다. 와중에 겹쳐진 곳은 얼마 없다. 한 대, 한 대마다 이런 자국이 남았다는 소리였다. 그걸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몸이 긴장으로 굳었다.

‘얼마나 아픈 거지…….’

휴이는 마르티안이 들고 있는 회초리를 보았다. 휘어진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두꺼운 매였다. 그는 이 매질 한 대에 론의 자세가 바로 무너졌던 것을 떠올렸다.

거슬리고 꼴 보기 싫은 상대였지만 그래도 버티는 것 하나는 대단한 편이다. 그런 상대가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매라니.

마르티안이 그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봐. 이거로 맞고 싶어?”

“아니, 아니요. 그냥, 그, 너무 아파 보여서…….”

그가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마르티안이 주는 가학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 회초리로는 맞고 싶지 않았다.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제대로 버티지도 못할 게 분명했으니까. 혹시라도 제 주인의 흥미를 자극해서 괜히 맞게 될까 봐 그는 급히 시선을 내렸다.

“휴, 고개 들어. 지금 너 때문에 맞고 있는데 네가 안 보면 안 되지.”

그 말에 휴이가 고개를 들었다. 자신 때문에 맞고 있다는 소리가 당황스러웠다. 마르티안이 회초리를 들어서 그의 뺨을 툭 쳤다.

“네 혀가 여전히 쓸모없었기 때문에 론이 맞는 거야. 쓸모없는 걸 나아지게 하라고 맡겼는데 책임감 없이 굴어서.”

“네? 하지만 그건 애초에, 저 애첩이…….”

마르티안이 회초리로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휴이는 비명조차 못 지르고 등을 구부렸다. 비스듬히 그어진 자국은 금세 퉁퉁 부어올랐다.

한 대를 맞은 건데도 고통이 너무 심해서 신음조차 제대로 나오지가 않았다. 피부가 찢어지고 불에 지져진 것만 같았다. 휴이는 엎드린 채로 헐떡이며 울었다. 마르티안이 그를 걷어찼다.

“애첩? 누가 애첩이야?”

그건 휴이를 서럽게 하는 질책이었다. 대답하고 싶지 않아서 그는 일부러 끙끙대며 울었다. 회초리가 그의 엎드러진 등을 꾸욱 눌렀다. 대답 안 해? 그녀가 다시 물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등을 후려 맞을 것이 뻔해서 그는 그제야 억지로 입을 열었다.

“흐으, 흐……선배, 선배요.”

“네가 다시 말해. 론이 왜 맞는다고 했어?”

마르티안이 회초리로 휴이의 등을 가볍게 쳤다. 가벼운 손짓은 큰 통증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지만 그의 몸을 한껏 긴장하게 만들었다. 자세 바로 해. 그녀의 말에 휴이가 엎드렸던 상체를 바로 세웠다. 가슴을 내려칠 때 유두 한쪽이 함께 맞아서 시뻘겋게 부어있었다. 곧 시커멓게 멍으로 변할 것이다. 한동안은 옷에 스치기만 해도 고통스럽게 아플 게 분명했다.

마르티안은 회초리 끝으로 그쪽 유두를 짓눌렀다. 심하게 부어터진 살덩이로 고통이 크게 번졌다. 젖꼭지를 바늘 수십 개가 두들기는 것 같았다. 주인님, 흐, 아파요. 너무 흐윽, 하으, 제발, 아파요. 주인님. 휴이는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대답 안 해? 론이 왜 맞았다고 했어?”

“흐윽, 혀를 못 써서요. 제가……흐윽, 끅, 쓸모, 쓸모없어서…….”

그제야 짓누르던 힘이 줄어든다. 회초리가 거둬지는 것을 보며 그는 서럽게 끅끅 숨을 삼켰다. 아픈 것도 아픈 거였지만 애첩의 앞에서 이런 식으로 지적당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다.

휴이는 벽을 짚고 버티고 있는 론을 보았다. 얼기설기 그어진 흔적들로 엉망이 몸이었지만 불쌍하게 보이기보다는 도리어 화가 치밀었다. 마르티안이 자신을 무능하게 여기는 것도, 이렇게 서럽게 만드는 것도 모두 저 개의 탓이었으니까.

애초에 혀 쓰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일이다. 저대로 맞아 죽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입술을 짓씹었다.

마르티안이 회초리를 들어 휴이의 얼굴을 툭 쳤다. 그가 움찔하며 마르티안을 올려보았다.

“표정이 왜 그 모양이야? 너 때문에 저 꼴이 된 선배를 봤으면 미안해해야지.”

휴이가 대답 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 누가 보아도 억울하다는 얼굴이었다. 마르티안은 그 고집이 의외라고 생각했다. 원체 쉽게 얌전해지지 않는 개이긴 했지만 이 회초리로 맞고도 고집을 부리는 건 의외였다. 휴이는 이런 고통에는 전혀 면역이 없었으니까. 그녀가 회초리로 그의 유두를 툭 건드렸다.

“내 말이 틀렸어?”

“흐, 읏, 아니요.”

“그럼 표정 똑바로 해.”

그의 표정이 억지로 펴졌다. 그녀의 회초리가 그의 유두를 툭툭 건드리고 있는 탓이었다. 고집을 부리고 싶은데 맞기는 싫은 모양이었다. 마르티안이 회초리로 그의 유두를 가볍게 내리쳤다. 가볍게라고는 하지만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휴이는 끅 소리를 내며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등을 굽혔다. 이미 찢어지게 부은 곳으로 고통이 찌르듯 깊어졌다.

“자세 바로 해. 고집부리고 싶으면 맞아야지.”

휴이가 엎드린 채 울었다. 끅끅거리는 숨이 엉망이다.

“흐으, 흐읍, 하지만, 서, 흐윽, 선배가 잘 안 가르쳐, 흐으, 줬는데…….”

“넌 다 잘했는데 맞아서 억울하단 거야? 자세 똑바로 하랬지.”

휴이는 울면서 상체를 들었다. 서럽고 억울한 마음이 자꾸 들었다. 마르티안이 이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그랬고, 서열을 운운하며 계속 그녀의 애첩을 우위에 두는 것도 그랬다.

마음 같아서는 실컷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마르티안은 그것마저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녀의 회초리가 다시 그의 가슴을 툭 건드렸다. 그는 그제야 눈치를 보며 말했다.

“흐으, 자, 잘했다는 거 아니, 아니라, 흐윽, 흐, 선배, 흐윽, 선배도 잘못했는데…….”

휴이는 울음을 삼키며 자기는 다 열심히 했다는 소리를 입에 올렸다. 그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는 론이 가르친 것에 대해서 거부하거나 따르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다못해 뺨까지 맞았으니까.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애원하듯 마르티안을 보았다. 그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기 바라면서.

그건 개들이 주인을 두고 하는 기 싸움이었다. 주인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리는 그런 싸움. 휴이가 그녀에게 바짝 다가와 그녀의 다리에 뺨을 비볐다. 자신의 손을 들어달라는 애교였다.

마르티안은 휴이를 보다가 론에게 시선을 두었다. 자세를 잡고 있느라 뒤를 돌아볼 수는 없었겠지만 하는 소리는 다 들렸을 테니까. 휴이가 론의 탓을 하며 고자질을 하는 상황에도 론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일부러 론에게 물었다.

“론, 들었어? 네 잘못이 크다는데?”

“……네, 주인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론은 변명 없이 긍정했다. 그건 마르티안이 예상했던 태도였다. 그녀는 회초리를 들어 론의 허벅지를 후려쳤다. 내리긋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또다시 주저앉았다. 론은 어떻게든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마르티안이 그를 발로 툭 찼다.

“가르치라고 했으면 선배 노릇을 제대로 했어야지.”

“잘못, 흐윽, 잘못했습니다.”

“일어나.”

론이 다시 몸을 일으켰지만 자세를 잡자마자 매가 바로 떨어졌다. 론은 다시 주저앉았다. 흐으, 흡, 흐윽. 흐. 견디지 못한 신음이 흘렀다. 방금 맞은 곳을 거의 그대로 겹쳐 맞아서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가 한 말을 깊게 생각할 수도 없어서 휴이의 말만 듣고 하는 추궁이 서럽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론은 다시 몸을 일으키려 했다. 벽을 짚고 몸을 들려고 했지만 아래로 가라앉은 몸을 이기지 못하고 손이 미끄러졌다. 몸은 거의 한계였다.

“이제 못 일어나겠어?”

“아니요. 흐읍, 일어나겠, 습니다.”

론이 몸을 옆으로 움직여 창문틀을 붙잡았다. 미끄러지는 손을 막으려면 뭔가를 움켜쥐는 게 최선이었다. 그는 창문틀 아래는 조금 튀어나온 둥근 턱이 있었다. 그걸 쥐고 몸을 일으키자 그나마 몸이 움직였다. 그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창문에 기댄 채로 숨을 뱉었다. 커튼 위로 그의 가슴이 눌렸다.

마르티안은 론에게 모든 잘못을 전가했지만, 휴이는 그걸 들으면서도 그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론과 휴이의 서열을 가르고 있었으니까. 휴이의 말을 듣고 론을 매질했지만 그때조차 ‘선배 노릇’이라는 말을 썼다. 론은 아직도 그의 선배였다.

휴이는 욕실에서 나온 이후에 자신이 보고 들었던 것들을 생각했다. 그때의 마르티안은 마치 론을 버릴 것처럼, 아니 버리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굴었다. 론만 사라진다면 휴이는 저택 안에서 유일한 개가 될 수 있었다.

‘못 일어나면 쫓아낸다고 했었는데…….’

그게 마르티안이 내세운 룰이었다. 휴이는 론이 창틀 턱을 붙잡고 버티는 것을 보면서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 개야말로 그의 방해꾼이다. 고작해야 다리나 벌리는 이방인 주제에 감히 그보다 앞서서 마르티안의 개 노릇을 하고 있었다.

순간 마르티안이 그의 무릎을 툭 찼다.

“휴, 표정 관리하랬지.”

그녀는 다시 그의 표정을 지적했다. 론을 죽일 듯 노려보던 시선이 그녀를 올려본다. 억울하단 표정이었다.

그건 연기가 아니었다. 휴이는 마르티안이 자신을 이렇게 대한다는 걸 정말로 억울해했으니까. 이방인 애첩 때문에 자신을 후순위로 미뤄두는 것을 잘 견디지 못했다. 천박한 개로 있고 싶어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지위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마르티안은 휴이가 유독 론의 앞에서는 더 그렇게 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개로서 내세울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는 론보다 쓸모가 없는 개였고 주인에 의해서도 서열이 밀려있었다. 휴이가 론에게 보이는 분노와 화는 그러한 상황에 대한 열등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마르티안은 그런 개의 감정 따윈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

“표정 똑바로 하라고.”

그녀는 휴이의 허벅지를 후려쳤다. 살이 뭉개지는 소리와 함께 피멍이 바로 고였다. 휴이는 소리를 지르며 등을 확 숙였다. 허벅지가 타는 것처럼 아팠다. 마르티안이 다시 말했다.

“론이 잘못했든 아니든 네 위치는 똑같아. 누가 누굴 노려봐?”

휴이는 끅 하고 울면서도 잘못했다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서럽고 억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으니까. 이번 일은 론의 잘못이 분명한데도 자신을 이렇게 몰아붙이는 마르티안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등을 굽힌 채로 계속 허벅지만 문질렀다.

마르티안은 티가 나게 고집을 부리는 개를 보다가 그의 엉덩이를 발로 찼다. 멍든 부분이 맞아서 그의 엉덩이가 움찔 경직된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몇 번을 더 걷어찼다.

흑, 흐. 휴이는 신음을 흘리며 몸을 조금 비틀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흑, 흐, 주인님, 흐윽! 아픈 자극 때문에 엉덩이가 경직될 때마다 구멍이 같이 조여졌다 풀어지기를 반복했다.

흐으, 흐아. 순간 휴이가 신음을 뱉으며 움찔 떨었다. 반쯤은 잊고 있었던 모조 성기가 쑥하고 밀려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배변이나 다름없는 감각은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웠다. 그는 반사적으로 구멍을 조였지만 이미 모조 성기는 반쯤 밀려 나가 뒷부분이 바닥에 닿았다.

마르티안이 기다렸다는 것처럼 튀어나온 것을 발로 찼다. 모조 성기가 튕기듯이 움직이며 내벽 안에서 흔들린다.

힉, 흐으. 휴이는 이상한 신음을 뱉으며 몸을 떨었다. 그녀가 발로 모조 성기의 튀어나온 부분을 툭툭 건드렸다. 금세 다시 걷어찰 것 같아서 휴이는 고집을 부리던 걸 잊어버리고 급하게 말했다.

“흐, 그. 주인님. 그러면 아, 안에…….”

마르티안이 튀어나온 것을 발로 퍽 차올렸다. 휴이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퍽퍽 차는 충격이 올라올 때마다 구멍이 반사적으로 조여졌고 그 때문에 좁아진 구멍으로 돌기가 파고드는 느낌이 더 적나라했다. 신음은 고통보다는 수치와 쾌감으로 흐물대는 것에 가까웠다.

마르티안은 꼬리처럼 튀어나온 모조 성기를 보며 말했다.

“안에 뭐? 좋다고 정신 놓고 이렇게 질질 뱉어내면 안 되지.”

그녀가 다시 발로 모조 성기를 차올렸다. 안으로 처박힌 것이 그때마다 크게 흔들리며 내벽을 쳤다. 휴이는 신음이라도 참으려 애썼다. 애첩으로 인한 자신의 취급이 서럽고 억울하고 분했는데, 당장 이런 꼴이 되어서 뒤를 쑤셔 맞고 있는 게 수치스러웠다. 하지만 수치와 굴욕이 범벅된 자극은 견디기 어려웠다.

게다가 구멍 조임이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래가 들쑤셔지자 모조 성기가 점점 더 뒤로 밀려 나갔다. 이대로는 다 빠질 것만 같아서 휴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신음을 뱉었다.

“주, 주인님, 어떻게, 흐읍, 자꾸 빠져요. 자꾸 미, 밀려서…….”

“네 구멍이 쓸데없이 조여 대니까 그렇지. 밀어주는 것도 못 받아먹는 게 내 탓이야?”

“하지만……흐윽!”

마르티안이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상체를 들게 했다. 엎드려 있을 때와 달리 상체를 세우자 엉덩이 사이에 튀어나온 것이 바닥에 끌리며 눌렸다. 내벽이 죽 문질러지다가 짓눌린다. 휴이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눈앞으로 애첩이 보였다. 엉망인 상태로 자세를 버티고 있는 뒷모습이었다.

마르티안이 그의 머리카락을 더 틀어쥐어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했다.

“뒷구멍으로 질질 싸느라 좋아 죽기는.”

그녀의 발이 휴이의 엉덩이 아래에 튀어나온 것을 툭, 툭 쳤다. 처박듯이 밀어 차는 건 아니었지만 옆으로 치는 충격만큼 안에 박힌 게 흔들렸다. 흐으, 흐응. 숨기려고 해도 신음이 굴러 나왔다. 사타구니 사이가 빠듯하게 달아올라 터질 것 같았다.

마르티안이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네 선배는 너 때문에 처맞고 있는데 정신도 못 차리고. 네가 뭐가 억울해서 표정 관리도 하나 못 해?”

“흐, 주인, 흐으, 주인님……”

“좆이라도 빨아주려고 하지는 못할망정.”

끔찍한 소리에 휴이가 몸을 굳혔다. 역겨움과 거부감이 가득한 표정이었음에도 잔뜩 흥분한 아래는 그대로였다. 마르티안이 움켜쥐었던 손을 툭 놓았다. 휴이가 등을 굽혀서 자꾸 눌리는 모조 성기를 띄우려 애썼다. 스스로 밀어 넣기라도 할 모양이었다.

마르티안이 발로 그것을 툭 차서 막았다. 명백하게 손대지 말라는 뜻이었다. 휴이가 더는 잡으려 들지 못하고 어떻게든 자극을 줄이려고 허리를 들썩였다. 그게 보채는 꼴처럼 보여서 보기 나쁘진 않다. 그녀가 휴이에게 말했다.

“론이 엉망으로 가르친다는 거 알고 나서 넌 뭐했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들고있떤 회초리를 바닥으로 툭 던졌다. 휴이의 시선이 바닥을 구르는 회초리에 닿았다가 다시 그녀에게 닿았다.

주인님, 그의 얼굴로 불안과 당황이 퍼졌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건 그녀가 회초리로 론을 매질해서 결국 그가 쫓겨나는 것이었으니까. 비틀거리며 서 있는 꼴을 보았을 때 얼마 버티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런데 마르티안이 먼저 회초리를 던졌다.

휴이는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마르티안이 다시 말했다.

“아, 론에게 제대로 가르쳐 달라고 했다고 했나? 좆 빨겠다고 하면서 애원했다고.”

휴이는 바로 네라고 대답했다. 정원에서 이미 그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가 론에게 좆을 빨아주겠다고 애원한 건 혀 쓰는 법을 배우기 전이었으니까.

그 뒤에는 그 역시 상황을 방조했다. 애첩의 앞에 무릎을 꿇고 혀 쓰는 법을 교육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굴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휴이는 마르티안의 눈치를 보면서 동시에 론을 힐끔 살폈다. 론은 그가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상관없어. 어차피 확인해 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혀 쓰는 법을 배우는 동안 침실에 있던 건 론과 자신뿐이었다. 론이 반박한다고 한들 진실을 확인해줄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니 누가 더 뻔뻔하게, 더 끝까지, 더 잘 주장하는지가 관건이다. 휴이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신이 질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표정을 관리하며 마르티안을 다시 올려보았다.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그때 좆을 빨아주긴 했어?”

그건 질문이었지만 사실상 확인이었다. 그는 정원에서 그에 대한 말까지도 전부 했으니까. 휴이는 정원에서 자신이 했던 말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선배가, 선배가 싫어해서 못 했어요. 좆 빨아주는 게 싫다고 해서…….”

“아아, 맞아. 싫어했다고 했지.”

그녀가 기억났다는 것처럼 대답했다. 휴이는 그녀가 일부러 물어봤다는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었다. 시험하려 드는 주인의 의도를 눈치챘다고 한들 그걸 굳이 나서서 알릴 이유가 없었으니까.

마르티안의 시선이 그를 훑어보다가 이내 떨어졌다. 그래, 그럼 굳이 잘못한 게 없긴 하네. 가볍게 내뱉는 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떨어졌다.

마르티안은 이번에는 론에게로 다가갔다. 아마도 확인을 하려는 거겠지. 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입술을 질근 물었다. 그녀의 애첩은 분명 자신과는 다른 소리를 할 테니까.

“론.”

그녀가 부르자 자세를 버티던 몸이 헐떡이며 긴장했다. 마르티안이 말을 뱉었다.

“여러모로 주제넘게 굴었던 모양이네? 네가 싫은 게 내가 시킨 것보다 더 중요했어?”

“주인님, 저는…… 흐웁.”

마르티안은 론의 뒷머리를 움켜쥐고는 창 쪽으로 거칠게 눌렀다. 얼굴이 창문으로 짓눌려서 말이 뭉개졌다.

흐으, 흐윽. 론의 입에서 우는 소리가 흐르기 시작했다. 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서러워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충분히 느껴졌다. 마르티안은 론의 말을 조금도 듣지 않았다.

“왜 울어. 네가 지금 뭐가 억울하다고.”

그 모습을 보며 휴이는 긴장했던 걸 풀었다. 그녀의 태도를 보아서는 애첩에게 변명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원래 잘못이 크면 안 한 일에 대해서도 쉽게 의심을 받는 법이다.

그는 얌전히 앉아서 애첩을 꼴을 구경했다. 마르티안이 자신의 말을 믿고 애첩을 혼내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다 풀렸다. 그는 자신이 표정이 웃고 있진 않을까 싶어서 일부러 얼굴을 굳혔다.

“론, 시끄러워.”

창문에 짓눌린 채로 론은 울음을 그치려 애썼다. 마르티안이 원하는 건 변명이 아니라 조용히 있는 것이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한 변명을 포기했다. 사실이 무엇이든 주인이 들여 보길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잘못했습니다. 론은 그 말을 꺼내고 입을 다물었다.

마르티안은 론에게서 손을 뗐다. 그녀는 일부러 백작에게 편중된 애정을 드러내며 론을 다그쳤다.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주인의 애정은 이미 떠났고 고통스러운 매질을 견뎌서 얻어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벌거벗은 채로 방까지 기어가는 수치만 남을 뿐이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론에게 물었다.

“지금도 버티고 싶어?”

“네, 흐으, 주인님.”

대답은 이전과 똑같았다. 고지식한 개는 여전히 아무 요령이 없었고, 주인의 애정이 다른 개에게 넘어갔다는 걸 보면서도 쓸모없이 버텼다. 이쯤 되면 아무리 악의적으로 해석하려 해도 주인의 비위를 맞추어서 용서를 받고 싶다고 여길 순 없었다.

억지로 남겨두려 했던 의심이 끝을 맺고 나자 그녀 앞에 있는 론은 예전의 론과 같아졌다. 마르티안은 거칠 것 없이 일어나는 흥분을 느꼈다. 그녀는 론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쥐어 벌렸다. 시뻘겋게 부푼 곳이 틀어 쥐이자 론이 신음을 뱉으며 등을 구부렸다.

몸을 비틀지도 못한 채 견디는 신음이었다. 엉덩이는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지만 안쪽의 구멍은 깨끗하게 다물려 있었다. 구멍을 매질한 것도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손을 놓으며 말했다.

“커튼 걷고 그대로 자세 잡아.”

침실 창문은 커다란 사각형 틀에 투명한 유리가 끼워진 단순한 구조였다. 창틀이 복잡하게 꾸며져 있지 않다 보니 안에서 밖을 볼 때는 물론이고 저택 밖에서 창문을 바라보았을 때도 그 안이 투명하게 보였다.

론은 커튼을 걷으며 몸을 움츠렸다. 커튼이 막아주던 서늘한 냉기가 몸에 닿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그를 움츠러들게 만든 건 창밖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저택 사람들이었다.

“흐읍…….”

론은 반사적으로 숨을 삼켰다.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신음 소리가 바깥까지 들릴 리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웠다. 그들이 이쪽을 올려보기라도 한다면. 론은 입술을 깨물며 헐떡였다. 본능적인 수치와 거부감이 일어났다. 그건 그가 늘 견디기 어려워하던 것이었다.

그는 주춤대며 발을 뒤로 뺐다. 창문턱을 잡고 있어야 해서 얼마 뒤로 물러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능한 창가에서 떨어지고 싶었다. 기대던 것이 사라져서 몸이 자꾸 비틀댄다. 차라리 바닥에 엎드릴 수 있다면. 아니 그냥 묶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였다.

마르티안이 그를 뒤에서 껴안듯 몸을 바짝 붙였다.

“론, 뭐 하는 거야?”

“주인님, 흐읏…….”

맞닿은 곳마다 쓸리는 통증이 퍼졌다. 부어터진 곳들은 가운 자락에 스치고 눌리는 것만으로도 아팠다. 론이 엉거주춤한 상태로 자세를 버티려 애썼지만, 마르티안이 하체를 맞부딪치며 앞으로 밀어치자 다시 창가로 바짝 다가설 수밖에 없었다.

창문 아래턱으로 그의 아랫배가 눌렸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만큼 창가에 붙은 꼴이었다. 론의 시선이 창문 바깥으로 향했다. 그의 신음이 필사적으로 줄어들었다.

마르티안은 그의 등을 눌러 창문에 가슴을 붙이도록 했다. 유두에 걸린 고리가 유리창에 긁히며 달칵 소리를 내자 론이 반사적으로 긴장하며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그녀의 손이 론의 등에 새겨진 부어터진 흔적들을 짓눌렀다.

“어차피 네 방으로 돌아갈 땐 벌거벗고 기어가야 하잖아. 그럼 이런 것도 괜찮아야지. 어차피 보일 거.”

마르티안은 부어터진 곳을 계속해서 짓이겼다. 고통에 몸이 뒤틀린다. 유리창에 닿은 고리에서 달칵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밖에서 보기에는 몸을 뒤트는 것보다는 가슴을 뭉개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창문이 조금씩 흔들린다. 창틀이 흔들리며 작게 덜컥대는 소음이 론을 긴장시켰다. 상처가 짓이겨지는 고통보다 사람들이 올려다볼 것 같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기어서 나가는 거면 차라리 나았다. 고개를 숙이면 상대의 시선을 마주칠 일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론은 자신에게 허락된 다른 말을 입을 올렸다.

“주인님, 얌전히, 흡, 얌전히 있겠습니다. 흐윽, 제발…….”

그 말에야 마르티안이 손을 뗐다. 론의 등을 꾹 짓누르며 떨어지는 손이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낸다. 론은 유리창에 자신의 가슴을 짓누른 채 신음을 삼켰다. 서늘하다 못해 차가운 유리창이 정신을 조금 더 깨운다. 그것이 좀 더 괴로웠다.

차라리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다면 좋을 거 같았다. 모든 이성이 전부 다 사라지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조차 모두 사라지면 이런 것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내내 바랐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이제 와 이루어질 리 없었다. 론은 헐떡이며 제 주인이 원하는 대로 있으려 애썼다.

마르티안은 론이 제대로 버티는 것을 확인하고 휴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녀가 시킨 것들을 가지고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안팎으로 모조 성기가 달린 벨트와 젤. 그는 들고 온 것을 자신의 앞에 얌전히 놓았다. 태도는 제법 순종적이었지만 얼굴을 그렇지 않다. 이미 불만이 가득했다.

“휴, 표정.”

그 말에 휴이가 억지로 얼굴을 폈다. 마르티안은 그에게 론에게 쓸 도구들을 가져오게 시켰다. 만약 그 심부름이 론을 내쫓기 위해, 애정 없이 내치는 벌이었다면 그는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그걸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태도는 그게 아니었다.

왜, 어째서. 그 애첩에게만 이렇게. 그건 정당한 억울함이었다. 론은 그녀의 말을 일부러 어겼다. 평소 마르티안이라면 그런 걸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용서받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실컷 맞고 쫓겨나는 게 당연했다.

휴이는 자신이 마르티안의 말을 일부러 어겼을 때를 떠올렸다가 더욱더 마음이 상하고 말았다. 왜 자신이 들러리처럼 밀려나야 하나, 이건 불공정한 편애였다.

휴이는 표정을 숨기듯 고개를 숙였다. 바닥으로 그가 챙겨온 것이 보였다. 벨트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모조 성기는 크고 길고 울퉁불퉁했고 지금 그가 뒤에 꽂고 있는 것보다 두세 배는 더 커 보였다. 휴이는 입술을 몇 번 씹으며 그것을 보다가 이내 고개를 들었다.

“주인님, 이거요. 저도 이거 하고 싶어요.”

마르티안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그는 눈치를 보면서도 계속 말을 이었다.

“……넣어보고 싶어요. 그냥 저에게 쓰시면 안 될까요? 안에 넣은 거 빼고 이거로 뒤를 벌리면…….”

“이거로 네 뒤를 쑤셔달라고?”

그녀가 발로 벨트를 툭 쳤다. 휴이가 잠시 머뭇대더니 이내 대답했다. 네, 주인님. 하고 싶어요. 그건 욕심과 질투가 넘쳐나는 애원이었다. 뒷구멍을 제대로 열어보지도 못한 주제에 내세우는 욕심이라니.

마르티안이 얼굴을 찌푸린 채 대꾸하지 않자, 휴이가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댔다.

“전에 주인님이 뒤로 해주, 해주신다고 했는데……. 뒤에, 그, 뒤 따이는, 날에요. 하루 종일 해주시기로 그래서…….”

마르티안이 몸을 숙여서 모조 성기 벨트를 잡았다. 휴이가 고집부리듯이 손에 힘을 주었지만 그녀가 놓으라고 한마디 하자 결국 힘을 풀었다. 그의 입이 제 것을 뺏긴 애처럼 조금 튀어나왔다.

“주, 주인님이 저번에, 약속, 하셨는데…….”

그는 억울하다는 듯이 중얼댔다. 마르티안은 닳아빠진 흔적들을 온몸에 달고 백치인 양 구는 휴이를 보았다. 좁고 훈련도 되지 않은 뒤를 이거로 쑤셔달라니.

그랬다가는 입구부터 찢어질 게 뻔했다. 투정에 가까운 애원은 뒤가 억지로 열리는 고통이 뭔지 모르는, 그야말로 순진한 소리였다. 멍청한 개의 모습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 자체로 흥분되는 맛이 있긴 했다.

억지로 찢어버리면. 그녀는 거기까지 상상하다가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이래저래 귀찮아져.’

아래를 찢는 거야 못 할 것도 아니었지만 그 뒤가 문제다. 피를 질질 흘리는 상태로 뒤가 쑤셔지는 건 능숙한 개들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리고 한번 그렇게 찢어지면 상처가 낫는 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고통 가운데 울게 하는 건 뒤를 좀 더 훈련한 뒤에 해도 늦지 않았다. 피를 보지 않아도 처음 뒤가 열리는 감각은 충분히 버겁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으니까. 휴이의 수준에 맞춰서 들쑤시는 크기를 줄일 생각도 없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마르티안은 그런 세세한 말로 휴이를 설득하진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건방지게 굴지 마. 네 순서 아니잖아.”

“하지만 가져온 건 제가 가져왔는데 그, 그럼 제가 먼저……읏!”

마르티안은 휴이의 뺨을 모조 성기로 내리쳤다. 두껍고 긴 모조 성기로 맞을 때마다 퍽 소리에 가까운 묵직한 소리가 났다. 휴이는 그때마다 신음을 뱉어냈다. 뒤에 꽂아놓은 거로 맞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게 아픔이 컸다.

“가져오는 거야 네가 하는 게 당연하지. 론이 네 선배니까.”

그 말에 휴이가 입술을 꾹 물었다. 또다시 억울하단 표정이다. 마르티안은 가볍게 웃었다.

‘이게 정말, 겁도 없게 구네.’

이대로 휴이를 벽에 세우고는 강간하듯 뒤를 쑤시고 싶어진다. 조금도 훈련되지 않은 뒤는 엉망으로 찢어질 것이 뻔했다.

고통 속에 허덕이는 개를 몰아붙이면서 들쑤셔도, 스스로 써달라고 했으니 울면서도 싫다는 소리는 못 할 게 뻔했다. 아니 한다고 해도 네가 한 말을 생각하라고 다그치면 그만이었다. 시끄럽게 울며 천박한 소리를 뱉어낼 줄 아는 개는 론과는 또 다른 맛이 있을 게 뻔했다.

마르티안은 흥분을 느끼며 휴이를 보았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애원하는 건지도 모르고 마냥 억울해하는 게 그녀의 흥분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이 시간은 단순히 개를 사용하는 시간이 아니라, 개들을 혼내는 시간이었으니까.

그녀는 한쪽 발을 들어 휴이의 어깨에 올렸다. 그녀의 하체가 그의 얼굴 가까이에 닿는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모조 성기를 휴이에게 건넸다.

“아래를 빨면서 넣어봐.”

그 말에 휴이가 눈치를 보면서 그녀의 아래에 입술을 댔다. 흥분으로 젖어있던 마르티안의 성기는 조금만 핥고 빨아도 질척이는 소리가 크게 났다.

그는 조금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질척대는 것을 빨며 혀를 움직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흥분하기보다는 식었다. 형편없는 움직임은 여전히 형편없었다.

마르티안이 휴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자신의 아래에서 그의 머리를 떼어냈다.

“그만하고 그거 넣어. 빨아봐야 영 쓸모가 없는 거 같으니까.”

휴이가 시무룩해진 기색으로 아래를 보다가 이내 입을 삐쭉 내밀었다. 론을 힐끔대는 걸 보니 또다시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이었다. 마르티안이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탁탁 내리쳤다. 힘껏 내리친 건 아니더라도 제법 통증이 느껴질 강도다. 휴이는 윽 소리를 내며 한참 맞고 나서야 표정을 다시 고쳤다.

“넣어, 쓸데없이 굴지 말고.”

“……네. 주인님.”

그가 모조 성기를 들어 그녀의 아래에 조금씩 밀어 넣었다. 움찔대는 곳을 가르고 들어오는 느낌이 자극적이라 마르티안이 가볍게 신음을 뱉었다. 잔뜩 젖어있던 그녀의 아래는 벨트 안쪽 모조 성기를 무리 없이 삼켰다.

그녀가 휴이의 어깨에서 발을 내렸다. 바깥쪽으로 두껍고 길게 붙어있는 모조 성기가 그녀의 앞섶으로 툭 불거졌다. 휴이는 눈앞에서 흔들리는 것에 저도 모르게 움찔 긴장했다.

아래로 내려 보았을 때보다 훨씬 길고 두껍게 느껴졌다. 이게 정말 들어가긴 하는 걸까. 반쯤 긴장한 채로 힐끔대는 모습에 마르티안이 픽 웃었다.

“휴, 혀 쓰는 거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했지?”

“네? 아, 네. 주인님. 배우고 싶어요. 정말 배우고 싶었는데…….”

그가 노골적으로 론에게 시선을 둔다. 자기는 배우고 싶었는데 론이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걸 드러내는 것이다. 마르티안이 일부러 론과 그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는데도 어떻게든 론을 탓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물론 아까처럼 대놓고 애첩을 운운하며 말하진 못했다.

마르티안은 앞으로 툭 불거진 모조 성기를 쥐어 그의 뺨을 툭툭 쳤다. 휴이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자신이 당하는 것이 창녀나 남창들에게나 하는 천박하고 질 나쁜 행동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괜히 앞이 빠듯해지고 뒤가 움찔거렸다. 마르티안이 그의 뺨을 다시 툭 쳤다.

“진심이야?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는 거.”

“네.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계속, 선배가 시키는 대로 했어요. 했는데…….”

“론이 제대로 안 가르쳐줬다는 거지? 너는 좆을 빨아서라도 배우고 싶었는데.”

그녀가 하는 말에 휴이의 표정이 애매하게 변했다. 애첩이 자신에게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거야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애첩의 좆이라도 빨고 싶었던 건 아니었으니까.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표정을 숨겼다. 애첩의 좆을 빨다니 듣는 것만으로도 역겨웠다. 하지만 그는 입을 열어 답했다. 네, 맞아요. 주인님. 답하는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마르티안은 그 소리를 듣고 나서 론에게 다시 다가갔다. 론은 그녀가 고정시킨 자세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창문에 가슴을 짓뭉갠 채로 버티는 모양새. 그녀가 론의 엉덩이 한쪽을 움켜쥐고는 옆으로 벌렸다.

부어터진 엉덩이 사이로 주름이 꾹 닫혀있다. 엄지로 누르자 탄력 있게 다물려 있던 주름이 이내 벌어지면 엄지손가락을 삼켰다. 론이 신음과 함께 온몸을 굳혔다.

“흐, 읏, 흐읍, 주인님. 회, 회초리는…….”

“그건 나중에. 어차피 네가 하는 건 버티는 거잖아. 내가 뭘 하든 버티는 거나 신경 써.”

론이 숨을 삼켜낸다. 그녀가 휴이와 한 대화를 들었을 때부터,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그의 뒤를 쑤실 거라는 걸 깨달은 이후부터 그는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마르티안은 그의 엉덩이를 조금 더 거칠게 움켜쥐었다.

“왜, 싫어? 못 하겠어?”

“흐윽, 흐, 읍, 아닙니다. 큭, 주인님.”

대답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이 자세로 마르티안이 뒤를 쑤시면, 그의 몸은 창에 짓눌려 흔들릴 게 분명했으니까. 밑에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창틀이 덜컹대는 소리가 덜 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론은 마르티안이 일부러 이렇게 구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로 벌거벗고 기어가는 것만으로는 그녀의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혹은 론을 더는 믿지 않기 때문인 거 같기도 했다. 그는 추락하는 마음들을 삼키려 애썼다.

“론, 훌쩍대지 말고. 시끄럽잖아.”

“흐읍, 네, 주인……흐읍…….”

마르티안은 바로 그의 뒤를 열며 하체를 밀어붙였다. 론이 신음을 삼켜낸다. 구멍은 전혀 젖지 않아서 빡빡했다. 그녀는 휴이를 불러 젤을 가져오게 했다. 불만으로 구겨져 있던 휴이의 표정이 빠듯하게 물린 구멍을 보자 머뭇 굳었다.

“뭐 해, 휴이. 젤 내놔야지.”

“……아, 네. 주인님.”

휴이가 젤을 건넸다. 마르티안은 맞물린 곳에 젤을 쏟아붓고는 아직 들어가지 않은 모조 성기에 젤을 부어 문질렀다. 꿰뚫린 구멍과 꿰뚫어 처박힌 것이 함께 번들거렸다. 휴이의 시선이 거기에서 떨어지지 못하는 것을 보며, 그녀가 물었다.

“휴, 내가 뭐 연습하라고 했어?”

“네?”

갑작스러운 물음에 휴이가 반문했다. 마르티안은 론의 아래를 느릿하게 파고들었다. 론의 구멍이 점차 늘어나며 빠듯하게 벌어졌다. 흐으, 론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흘렀다. 찢어지기 직전까지 벌어진 주름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그녀는 휴이를 보았다.

“네 뒷구멍, 어떻게 굴라고 했냐고.”

“아, 그, 넣어주시면 힘을 풀고 잘 바, 받고 빠질 때는, 아…….”

마르티안이 몸을 뒤로 쑥 물린다. 론의 구멍이 조여들며 모조 성기에 달라붙듯 움직였다. 휴이는 그것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제 아래에 박힌 것이 들쑤셔지는 상상을 했다. 제 뒤에 처박힌 것이 저 모조성기고, 마르티안 아래에 깔린 게 자신이라면.

상상만으로 목소리가 헐떡이며 나왔다.

“흐으, 빠질 땐 조여서, 읏, 조여서…….”

마르티안은 휴이의 성기가 꿈틀대는 것을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천박해 빠진 몸은 보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반응했다. 그녀는 휴이의 시선을 느끼며 론에게 다시 처박았다. 그녀의 속도에 못 이긴 구멍이 약간 경직되며 빡빡하게 부딪쳤다. 그녀의 안으로 박혀있는 것들도 경직되는 론의 뒤로 인해 안에서 눌렸다. 후으, 마르티안이 가볍게 신음을 뱉었다.

“론, 구멍 제대로 풀고 조여야지. 백작님이, 뒷구멍 쓰는 거 배우겠다고 저러고 있는데.”

그건 론을 향한 말이었지만 도리어 휴이에게 수치를 더 가져다 주었다. 백작, 그 단어가 주는 현실감이 곧 수치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휴이의 성기를 힐끔 확인하고는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론의 허리를 붙잡았다.

그녀는 론의 뒤를 깊게 쑤신 상태로 하체를 위로 들썩대서 안을 더 짓뭉갰다. 내벽이 짓눌리는 감각에 론이 헐떡이며 몸을 뒤틀었다. 흐으, 흑. 몸이 앞으로 기울며 창문으로 유두 고리가 뭉개졌다. 덜컥이는 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건 론이 최대한 몸을 뒤틀지 않으려고 힘껏 버틴 덕분이었다.

마르티안은 잠시 고개를 돌려서 휴이를 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그가 먼저 주인님하고 불렀다. 애원은 흥분으로 젖어 있었다.

“휴, 혀 쓰는 거 배우고 싶다고 했지?”

몇 번째 같은 물음이었지만 휴이는 흥분한 상태로 마냥 대답했다.

“네, 네 주인님. 배우고 싶어요.”

마르티안이 픽 웃었다. 누가 보아도 기분이 풀어진 웃음이다. 휴이는 용기를 얻어 조금 더 그녀 쪽으로 기어갔다. 당장 자신에게도 론에게 해주는 것들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녀의 쓸모가 되고 싶었다. 얼굴이 흥분으로 달아올랐다.

마르티안은 잔뜩 달아오른 휴이를 보며 하체를 움직였다. 론에게 박힌 것을 뒤로 물렸다가 바로 처박았다. 퍽퍽 하는 소리가 연이어 이어졌다. 아무리 익숙한 개라고 해도 거친 삽입을 반복하면 아파하기 마련이었다. 론이 가슴을 뒤틀면서 헐떡였다. 덜컥이는 소음이 점점 커져서 그의 등과 허리가 잔뜩 긴장한다.

그건 고통이 아닌 수치로 인해서였다. 론에게는 수치가 곧 괴로움이었으니까. 론은 휴이와는 완전히 다른 개였다. 마르티안은 집요하게 론을 괴롭히면서 고개를 돌려 휴이에게 말했다.

“혀 쓰는 게 배우고 싶다고 했으니까.”

“네, 흐윽, 네. 주인님.”

휴이의 표정은 흥분으로 마냥 달아올라 있었다. 곧추서서 흔들리는 그의 성기를 보며 마르티안은 느긋하게 웃었다.

“론 아래로 기어 들어가서 좆부터 빨아 봐.”

순간 휴이의 얼굴이 바짝 굳었다. 누구 아래로 기어 들어가서 뭘 하라고. 그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멍하니 멈췄다. 마르티안은 다시 론의 뒤를 들쑤셨다. 퍼억, 퍽하고 거친 소리가 이어졌다.

오랜 습관처럼 잘 조이고 적당하게 풀어질 줄 아는 구멍은 그 거친 왕복 가운데에서도 그녀의 안에 들어있는 것을 자극적으로 잡아당기고 밀었다. 물론 그건 오직 주인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개의 고통을 줄이는 데에는 조금의 도움도 되지 않았으니까.

마르티안은 쭉 뺀 모조 성기를 대각선 위로 깊게 쑤셔 박았다. 읍, 흐으으. 흐윽! 내벽이 죽 긁히는 충격에 론이 유리창을 더듬으며 우는 소리를 냈다.

유리창에 금속이 부딪치는 달칵 소리와 함께 유리 창틀이 흔들리는 덜컥 소리가 이어진다. 구멍에서는 들이부은 젤이 찔꺽거리며 흘러내렸다. 론은 퍽퍽 쑤셔지는 것을 버티다 못해 입을 열었다.

“흐윽, 흐, 주인님, 제발. 흐, 제발. 천천히……흐으, 흐읍.”

“론, 네가 그런 걸 요구할 입장은 아닌 거 같은데.”

“흐으! 흐읍! 하아, 하윽. 흐…….”

마르티안이 밭게 그의 안을 쑤셨다. 내벽 위쪽을 마구잡이로 찔러 올리자, 창문이 덜컥대는 소리는 더 커졌다. 론은 잘못했다는 말과 함께 우는 숨을 뱉어냈다. 마르티안은 그제야 괴롭히던 것을 멈추고는 쑤셔 박은 것을 천천히 뒤로 물렸다. 완전히 빼내자 벌어진 구멍으로 젤이 투둑 떨어졌다.

그녀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휴이가 아직도 움직이지 않은 채 주저앉아 있었다.

“기어 들어가서 빨라니까?”

“……주인님…….”

“혀 쓰는 법 제대로 가르쳐 달라고 론에게 좆 빨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론이 주제넘게 거절했고.”

그녀가 론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가볍게 뒤로 잡아당겼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헐떡이는 숨이 커졌다. 그녀는 그대로 손에 힘을 주고는 론의 이마를 유리창에 내리찧었다. 휴이가 움찔 긴장한다. 흐윽, 흐으……. 론의 입에서 우는 숨이 쏟아졌다. 마르티안이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자, 이제 론이 거절할 일은 없을 거야. 들어가.”

창문 아래로 튀어나온 턱 때문에 론의 하체는 벽에 완전히 붙어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대단히 많은 공간이 벽과 론 사이에 남아있는 건 아니었다.

그 아래로 기어 들어가 벽에 등을 바짝 대고 앉으면 억지로 앉을 수는 있을 좁은 공간이 겨우 있을 뿐이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지 않은 채 입만 벌려도, 론의 좆이 목 안까지 처박힐 것 같은 그 정도의 공간이었다.

생각만 해도 역겨움이 일어나서 휴이는 숨을 삼켰다. 마르티안이 그를 보고 있었지만 표정 관리가 전혀 되질 않았다.

“뭐 해? 얼른 해야지. 그렇게 하고 싶었다며? 론에게 애원할 정도로.”

휴이는 그 순간 깨달았다. 그녀는 그의 거짓말을 눈치챈 것이다. 애원 따위는 하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걸 증명하듯이 그녀의 시선은 평소 그를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덫으로 다가오는 먹잇감을 구경하는 시선이었다. 덫. 휴이는 자신이 한 거짓말이 그 덫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가 머뭇대며 변명을 입에 올리려 했을 때였다. 마르티안이 말을 낚아챘다.

“이제 와 나를 속였다는 소릴 하려는 건 아니지? 주인을 기만하는 개를 두고 본 건 한 번이면 족해.”

여기에서 거짓말을 고백하고 잘못을 빈다면 가차 없이 버리겠다는 뜻이었다. 휴이는 입을 다물었다. 이젠 잘못을 빌 수도 없어졌다. 그의 앞에 선택지는 두 개뿐이었다. 개를 그만두거나 애첩의 좆을 빨거나. 후자는 끔찍하고 역겨운 선택지였지만 전자를 택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제 그는 개를 그만둔다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결국 애첩의 좆을 빠는 것만이 그가 고를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휴이는 이것이 마르티안이 자신에게 주는 벌이라는 걸 깨달았다.

회초리를 휘두르고 거칠게 뒤를 열어 쑤시는 게 론에게 내린 벌이었다면, 휴이에게 내린 벌은 론의 좆을 빠는 거였다. 역겹고 굴욕적인 벌에는 주인의 손길이 닿지도 않았다.

차라리 저 회초리로 맞는 것이 낫다. 그렇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애원을 하려면 그의 죄를 털어놓아야 했다. 그건 개의 자리를 뺏기게 될 고백이었다.

마르티안은 론의 엉덩이를 거칠게 움켜쥐어 론이 몸을 비틀며 헐떡대게 만들고는, 휴이를 돌아보며 웃었다.

“혀 쓰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네게 약속해놓고 내가 좀 방치하긴 했네. 론이 엉망으로 구는 데도 그냥 두고. 미안하단 뜻으로 네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줄게. 론 아래로 기어 들어가서 얼마든지 빨아.”

“주인님, 그게 그러니까……빠는 거를……하, 한 번도 한 적 없어서 잘 못할 거 같은데……”

그가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했다. 마르티안은 픽 웃었다. 변명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녀는 론의 부어터진 엉덩이 한쪽을 손으로 움켜쥐어 벌렸다. 심하게 피멍이 몰린 살덩이가 덜덜 떨린다.

그녀는 움켜쥐던 것을 놓고는 손으로 멍든 곳을 세게 내리쳤다. 흐윽! 론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삼키며 몸을 흔들었다.

“그런 걱정 할 거 없어. 지금 론은 그런 걸 불평하진 않을 테니까. 혹시라도 네가 못나게 빨았다고 해서 론이 또 안 가르쳐 주면 내게 말해. 얼마든지 론을 혼내서 네 앞에 좆을 내밀게 해줄 테니까.”

마르티안이 다시 론의 엉덩이를 후려친다. 퉁퉁 부은 살덩이에 떨어지는 손매가 거칠게 이어졌다. 철썩, 철썩하는 소리가 이어질 때마다 론은 몸을 뒤틀며 흐느끼듯 울었다.

“론 알았어? 언제든 다리 벌려.”

“네, 흐으, 주인님. 알겠습니다.”

론이 버거운 신음과 함께, 알겠다는 말을 겨우 했다. 휴이는 자신의 원하는 바와는 반대로 나아가는 상황에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론에게 가해지는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왔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마르티안이 그에게 준 건 애첩의 좆을 빠는 일뿐이었다.

어쨌든 그는 억지로 기어서 론의 근처까지 갔다. 개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싶진 않았으니까. 마르티안은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듯 다시 론의 구멍을 쑤셨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론의 하체가 앞뒤로 흔들렸다. 끄덕거리는 좆은 조금도 발기하지 못한 채로 늘어져 있었다. 그걸 입에 넣을 생각을 하자 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역겹고 굴욕적이다. 끔찍하게 싫었다.

“빨리 기어 들어가야지. 혀 쓰는 법 배우고 싶다며.”

마르티안이 론에게 처박은 것을 뒤로 물리며 그를 재촉했다. 론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주인님, 론은 울며 그녀를 불렀다. 그의 몸은 이미 엉망이었고 버티는 것도 버거운 상태였다. 그건 가혹한 매질의 결과였다.

휴이는 론이 자신의 뺨을 때렸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만 해도 론의 몸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그것을 조롱하고 통쾌하게 보았던 게 고작해야 몇 시간 전의 일이었다. 이제는 그의 밑으로 기어 들어가 그 좆을 빨게 생겼다.

벌은 꼭 이런 식이었다. 애첩을 벌줄 때에는 마르티안이 직접 손을 댔지만 휴이를 벌줄 때에는 그냥 방치하거나 혹은 이렇게 간접적으로 벌을 내렸다.

휴이는 제 마음이 엉망진창으로 뭉개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마르티안이 흔적이 아주 보잘것없이 느껴졌다. 그에게 주어진 가학은 그냥 가학이었으니까. 그건 그녀의 개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질 그런 가학이었다.

하지만 론에게 주어지는 것들은 그에게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 것들 뿐이었다. 우쭐했던 마음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눈물이 쏟아졌다. 마르티안은 그것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왜 갑자기 울어? 하기 싫어?”

죽기보다 더 하기 싫었다. 물론 휴이는 그렇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마르티안은 그를 내칠 테니까. 그는 론처럼 쉽게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두 번이나 주인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그녀는 그를 반드시 쫓아낼 게 분명했다.

“흐으, 아니요. 하, 할게요. 해요. 주인님.”

그가 마르티안을 올려본다. 애첩을 들쑤시는 마르티안의 얼굴로 흥분의 기색이 짙게 깔려 있었다. 주인의 흥분이 자신에게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게 그의 마음을 견디기 어렵게 했다. 역겹고 굴욕적인 가운데에도 가장 그를 정말로 괴롭히는 건 그런 마음들이었다.

마르티안이 왜 자신을 더 예뻐하지 않는 건지. 왜 애첩의 자리에 자신이 있을 수 없는 건지. 그런 마음들이 그를 서럽고 억울하게 했다.

“주인님, 선배한테 흐으, 혀 쓰는 거 빨리 배울게요. 그럼 저도 예뻐, 흐읍, 예뻐해 주세요.”

마르티안은 애원하는 휴이를 보았다. 예쁜 얼굴이 울며 애원하는 게 보기는 좋았지만 그녀는 개의 버릇을 나쁘게 들일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게다가 휴이는 아무리 짓밟아도 본질적으로 잘 바뀌지 않는 개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론의 아래로 기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론의 뒤를 들쑤시며 말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못 하면서 울기나 하는 무능해 빠진 개가 아니어야지. 후으, 예쁨받으려면.”

그건 매정한 답이었다. 휴이는 울음을 삼켰다. 자신이 론의 좆을 빤다는 게 어떤 굴욕과 수치인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마르티안은 그의 그 모든 행동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취급하면서 좋은 소리 하나 해주질 않았다.

휴이는 훌쩍이며 론의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벽과 론의 하체 사이의 공간은 보는 것보다 더 좁았다. 휴이는 입술을 깨물며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등을 벽에 바싹 기대고 앉았는데도 얼굴 바로 앞에 론의 성기가 보였다. 늘어진 채로 흔들리는 것이 코와 입술을 툭툭 쳤다. 휴이는 몇 번이나 숨을 삼켰다.

마르티안은 론에게 처박았던 것을 빼내고 옆으로 움직였다. 휴이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벽에 바짝 붙어서 앉아있는 꼴이 꼭 그녀가 론을 책상 밑에 구겨 넣었을 때랑 닮았다. 마르티안이 입을 열어 자세를 지적했다.

“휴, 다리 넓게 벌려. 네 좆이랑 구멍 보이게.”

휴이는 뒤통수를 벽에 붙인 채 다리를 벌렸다. 론의 성기가 얼굴에 닿는 걸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어차피 입에 물게 될 텐데 쓸모없는 결벽이다. 엉망으로 일그러진 휴이의 얼굴은 더 이상 표정 관리가 되질 않는 상태였다.

“다리 벌렸으면 입에 넣어야지. 네가 빨고 싶던 거 있잖아.”

그 말에 휴이의 얼굴이 굴욕과 역겨움, 수치로 붉어졌다. 그는 한참 머뭇대다가 마르티안이 그의 다리를 발로 차고 나서야 겨우 입을 벌렸다. 늘어진 성기를 들어 벌린 입에 걸쳐두듯 밀어 넣더니 마냥 가만히 있었다.

차마 입술을 다물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의 목이 역겨움으로 떨린다. 휴이는 그 꼴로 마르티안의 눈치를 보았다. 입을 제대로 닫고 빨라고 할까 봐 잔뜩 긴장한 모양새였다.

마르티안은 같잖게 구는 휴이를 보다가 툭 말했다.

“그냥 그대로 있어.”

그건 아량을 베푸는 것처럼 들렸다. 휴이는 조금 안도하며 숨을 헐떡이고는 다른 생각을 하려 애썼다. 제 안에 뭐가 들어와 있는 건지 인지하고 싶지 않았다. 침도 가능한 삼키지 않으려 들자 그것들이 혀에 고이며 론의 성기를 적셨다.

마르티안은 론의 구멍을 다시 쑤셔 벌렸다. 론은 앞에서 오는 젖는 자극과 뒤를 강제로 벌리는 고통을 함께 느끼며 신음을 뱉어냈다. 그건 처음의 고통과는 달랐다. 흥분하는 자극점을 정확하게 찌르는 감각이 이어졌다.

흐, 흐읍. 론이 이를 악물면서 신음을 삼켜낸다. 내벽을 짓이기며 성기 뒤쪽을 자극하는 감각은 젖은 혀와 입술에 문질러지는 감각과 함께 그를 강제로 흥분시켰다. 론은 자극을 줄이기 위해 등을 들썩였지만 가슴만 창문에 더 뭉개졌다.

마르티안은 계속해서 같은 곳을 찍어 올렸다. 그쪽의 내벽이 죽죽 긁혔다. 론은 이를 악물고는 몸을 떨었지만 자신의 앞이 빠듯하게 커지는 게 느껴졌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저택 사람들이 여전히 여럿이었다.

쏟아지는 감각에 론이 입술을 깨물었다. 흥분 때문에 유두가 단단해진 것인지 창문으로 뭉개지는 감각은 아까와는 달랐다. 론은 수치로 헐떡였다. 흥분해서 올라오는 신음이, 바짝 달아오른 몸이 수치스러웠다. 그는 어떻게든 신음을 뱉어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까득, 하고 이 갈리는 소리가 났다.

마르티안은 바로 론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이 악물지 말라고 했는데.”

“흐, 흐으. 주이, 흐읍, 주인님…….”

“창문 열어.”

마르티안은 그 말을 하고 손을 툭 놓았다. 론은 덜덜 떨며 애원했다.

“주, 주인님. 잘못했습니다. 으흑, 안 하겠습…….”

“열어, 두 번 말하게 하지 말고.”

그녀가 론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손매는 고통스러웠지만 론은 그 고통이 차라리 반가웠다. 그냥 회초리로 주저앉아서 일어날 때까지 맞는 게 나을 거 같았다. 그가 우는 숨을 삼키며 버티자 마르티안이 그대로 그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 그만둘 거면 빼줄게.”

마르티안이 처박을 것을 뒤로 물린다. 론이 급하게 손을 뒤로 보내 빠져나가는 것을 붙잡았다.

“아니, 잘못했습니다. 흐읍, 다시 넣어서……흐으, 주인님.”

“열어, 그럼.”

마르티안이 그의 손을 툭 쳐내며 말했다. 론은 덜덜 떠는 손으로 창문의 고리를 붙잡고는 잠시 머뭇댔다. 마르티안이 그의 뒤에 처박은 것을 더 뒤로 물렸다. 빨리 창문을 열라는 소리였다. 론은 그대로 잠금장치를 풀어냈다.

퍽, 하고 마르티안이 그녀의 하체를 거칠게 부딪쳤다. 론은 고꾸라지듯 흔들리는 몸을 버티지 못하고 창문을 턱 쳤다. 잠금장치가 풀린 창문은 그것만으로도 양쪽으로 벌어졌다.

바깥에는 바람 한 점 불지 않았지만 바깥 공기가 차게 고여 들었다. 맨몸에 닿기에는 추운 공기였지만 론은 그런 것을 조금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르티안이 그의 안을 다시 퍽하고 올려쳤다. 흥분의 감각이 짓이기듯 퍼져서 온몸이 흔들렸다. 창밖으로는 사람들이 아직 있었다. 신음 소리를 내고 싶지 않다. 론이 반사적으로 이를 악물려고 했을 때였다. 마르티안이 그의 입에 자신의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이로 악물 생각하지 말고.”

론은 헐떡였다. 뒤에서 치받는 것이 내벽을 그을 때마다 제대로 다물리지 않은 입으로 신음이 질질 샜다. 몸은 자꾸 앞으로 기울어서 등이 허공에 굽었다.

창문 바깥쪽에도 턱이 조금 튀어나와 있어서 아무리 몸을 굽혀도 밖으로 떨어질 염려는 없었다. 단지 그 튀어나온 부분 정도로는 그의 가슴이 가려지진 않을 뿐이었다.

아래에서 올려본다면 흔들리는 그의 가슴과 유두 고리를 보게 될 것이다. 흥분한 상태로 신음을 흘려대는 몰골도. 론은 어떻게든 몸을 제어하려 애썼지만 기력을 거의 다한 몸은 흔들리는 대로 흔들릴 뿐이었다.

다물지 못한 입에서 신음과 함께 타액이 흘러내렸다. 뒤로 퍽퍽 들이치는 것이 집요한 흥분을 일으켰다. 론은 헐떡였다. 사람들이 지나가고 또다시 나왔다. 뒤가 긁혔다. 흐으, 끄으……. 신음이 튀어 흘렀다.

휴이는 자신의 입 안에서 부푸는 성기에 구역질을 느꼈다. 처음에는 핥거나 빨지 않고 그저 입을 벌려 담고만 있어도 되어서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금세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마르티안이 론의 뒤를 퍽퍽 쑤실 때마다 론의 성기가 앞으로 밀리며 그의 입 안을 쳤다.

“흐, 컥. 허으…….”

단단하게 커진 것이 앞뒤로 움직이며 그의 입천장과 목 안을 찔렀다. 휴이는 입을 벌린 채로 끄윽 신음을 내뱉었다. 론의 성기에서 뭐라도 흘러나왔을까 봐 침조차 삼킬 수가 없었다.

입 안으로 고인 타액은 론의 성기가 들이칠 때마다 철퍽댔다. 넘친 것은 입술을 적시며 흘러내린다. 론의 성기는 위아래로 흔들리며 아랫입술이나 윗입술에도 닿았다. 문질러지는 살덩이는 몹시 끔찍했다

어느 순간 휴이는 입 안에 들어찬 것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그건 사정하기라도 할 것 같은 상태였다. 입 안에 남의 정액을 담아야 한다니, 생각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는 자신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안에 든 것을 빼려 했다.

순간, 마르티안이 그의 발기한 성기를 발로 짓눌렀다. 허억, 휴이는 흥분해있던 곳에 내리 꽂히는 자극에 몸을 굳혔다. 허으, 흐, 벌어진 입이 더 벌어졌다. 론의 뒤로 마르티안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시, 싫어…….’

그의 입에 있던 것이 목구멍을 들쑤시며 더 깊게 처박혔다. 꺽, 끅. 역겨움과 굴욕 이전에 생리적인 토기가 치밀었다. 휴이가 론의 허벅지를 움켜쥐고 밀려고 했지만 제 좆을 짓뭉개는 자극에 제대로 힘을 줄 수가 없었다.

그의 상태를 뻔히 안다는 것처럼 마르티안은 허리짓을 거칠게 하며 그의 목 안으로 론의 성기가 퍽퍽 들이차게 만들었다.

“휴, 얌전히 목구멍 벌리고 빨아야지.”

마르티안이 발아래에 느껴지는 휴이의 성기를 짓뭉개다가 그대로 발을 조금 내려 회음부를 긁었다. 끅, 꾹. 짓눌린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렀다. 휴이의 엉덩이골 아래로 밀려 나온 모조 성기가 그녀의 발에 걸렸다.

마르티안은 밀려 나온 휴이의 모조성기를 발로 밀거나 누르면서 론의 뒤를 들쑤셨다. 론의 몸에 가려져서 휴이의 몸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보지 않아도 뻔히 알만했다. 휴이의 몸은 몹시 천박하고 자극에 약했으니까.

론이 뱉어내는 신음 아래로 휴이가 숨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며 내는 끅, 컥대는 소리가 이어졌다.

“끅, 흐, 시, 시러, 컥…….”

휴이의 다리가 버르적거리듯 움직인다. 목 안을 들쑤시는 게 고통스러운 건지, 수치스러운 건지, 굴욕적인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 와중에도 성기는 빠듯하게 부풀었다. 마르티안은 발에서 느껴지는 그 흥분의 기색에 픽 웃었다.

괴롭다는 것처럼 하체를 들썩이고는 있지만 사실은 뒷구멍에 꽂은 것을 바닥에 비벼대는 중인지도 몰랐다. 실제로도 휴이의 내벽은 제법 들쑤셔지는 중일 것이다.

“휴, 싫기는 뭐가 싫어. 네 아래는 쌀 거 같은데.”

“우브, 욱, 컥.”

마르티안은 허리를 크게 움직여 론의 엉덩이를 때리듯이 부딪쳤다. 휴이가 팔을 버둥대며 론의 허벅지를 밀어내려 했다. 물론 그 힘은 그녀가 발로 휴이의 성기를 짓뭉갤 때마다 푹푹 꺾였다. 의미 없는 발버둥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마르티안은 론의 입에 물려놓은 손을 빼냈다. 론의 흐느끼는 소리가 더 커졌다.

“흐으, 주인님. 주인님…… .”

창틀에 거의 엎드러진 채로 론은 손을 뒤로 보내어 마르티안을 더듬었다. 제 뒤에 주인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하는 모양새였다. 간절한 손짓이 흥분과 수치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마르티안은 론의 손이 자신의 몸에 닿기 무섭게 론의 허리를 잡고 퍽 소리가 나도록 안을 짓이겼다. 덜덜 떨리는 론의 하체가 그녀의 흥분을 더욱 지폈다. 허리가 저리도록 거센 자극이었다.

“론, 젖꼭지 비벼봐.”

“주, 흐으, 흐, 주인…….”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으면 해. 하면서 울어.”

론은 견딜 수 없다는 것처럼 숨을 삼키며 헐떡였지만 이내 자신의 손으로 유두를 비비기 시작했다. 딱딱하게 선 것이 스스로의 손에서 느껴졌다. 스스로 가슴을 움켜쥐고 유두를 비비며 느끼는 것처럼 울며 헐떡였지만 사실은 뒤로 들쑤시는 부분에서 오는 흥분이 훨씬 컸다.

유두 고리가 손에 걸리며 비틀린다. 히, 하으, 흐으으. 신음은 엉망이었다. 론은 자신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들켰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선이 그에게 닿았다가 휙 멀어졌다.

제 꼴이 얼마나 흉할지 그런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떨어졌지만 그 와중에도 흥분으로 발기한 것이 움찔거리며 쾌감을 전달했다. 론은 자신이 누구의 입에 성기를 쑤셔 박고 있는 건지도 잊고는 흥분 어린 울음을 쏟아냈다.

마르티안은 움찔거리는 론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휴이의 좆을 더 거칠게 밟았다. 휴이는 론의 허벅지를 밀려고 노력하다가 이제는 그녀의 발을 잡았다.

자극이라도 치우려고 하는 손길은 필사적이었지만, 그 힘 자체는 형편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숨이 막혀 목을 긁히면서 하는 반항이, 좆을 세운 채 자극당하며 하는 반항이 대단할 리가 없었으니까.

마르티안은 휴이가 사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흥분했다. 그건 상대의 모든 것을 짓밟는 감각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발을 긁어내는 손짓을 느꼈다. 무력한 반항이었다. 그의 손은 그녀가 발에 힘을 주어 꾹 짓누르면 그대로 멈춰 덜덜 떨렸다.

“휴, 선배 좆 빠는 기분이 대단한가 봐. 사정까지 하려는 거 보니까.”

마르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제 하체를 힘껏 밀어 론의 엉덩이를 짓누르듯 구멍을 쑤셨다. 덜덜 떨리던 론의 몸이 움찔 경직된다. 신음이 미묘하게 높아졌다.

그건 그녀의 개가 보이는 사정의 전조였다. 그녀의 손을 긁어내던 휴이의 손짓이 다시 뚝 멈추더니 이내 론의 허벅지를 밀어내려 애썼다. 마르티안은 론을 밀어 누른 자신의 하체를 물려주지 않았다.

끅, 허으, 컥. 끅. 숨과 함께 무언가를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마르티안은 극심한 흥분이 끝까지 들어차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휴이의 성기를 발로 짓이기듯 밟았다. 그건 발아래서 움찔대다가 그대로 정액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마르티안은 론의 허리를 잡아 빼며 몸을 뒤로 물렸다.

흐욱, 하고 휴이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컥컥 하고 헛구역질을 하는 소리가 이어진다. 삼킨 정액을 뱉어내려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넘어가 버린 것이 뱉어질 리 없었다. 마르티안은 론의 뒤를 들쑤시던 것을 완전히 빼냈다.

쑥 뽑히는 감각에 론이 신음을 뱉고는 이내 주르륵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휴이가 자신의 위로 주저앉은 몸을 거칠게 밀쳐냈다. 그제야 보이는 얼굴은 타액과 눈물로 엉망이었다. 휴이는 또다시 욱욱 헛구역질을 해댔다.

옆으로 밀쳐진 론이 더 이상은 자세를 잡지 못하고 쓰러진 상태 그대로 헐떡였다. 마르티안은 론의 다리를 툭 걷어찼다. 나가라는 뜻으로 알아들은 론이 입술을 깨물며 몸을 움직였다. 겨우 엎드린 모양을 만들었지만 팔이 쉽게 푹 꺾였다. 마르티안은 그 모양을 보다가 말했다.

“그쯤 하면 버틴 걸로 하자, 론.”

론이 머뭇 그녀를 보았다. 스스로 들은 말이 뭔지 이해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마르티안은 개를 내버려 두고는 휴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쓸모없는 헛구역질을 끝마쳤는지 그는 다시 질질 우는 꼴로 헐떡이고 있었다. 휴이의 앞으로 그가 쏟아낸 정액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건 마르티안의 발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액으로 젖은 발은 그 자체로 어떤 증거 같은 거였다.

마르티안은 휴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확 잡아당겨 그녀의 발 위에 놓았다. 그는 얌전히 그녀의 손에 따라 그 앞에 엎드렸지만, 혀를 내밀어 핥지 않고 그저 울기만 했다. 그녀는 발을 들어 그의 입술을 툭툭 쳤다.

“좋아서 쌌으면 치울 줄 알아야지.”

“……흐읍, 흐으……흐으, 흐어, 흐으어엉.”

휴이는 그녀의 발에 이마를 박고는 크게 울었다. 목으로 넘어간 역겨운 것들이 아직도 토할 것만 같았다. 차라리 토했으면 좋겠는데 나오지 않는 것이 역겹다. 애첩의 좆을 목으로 물고 결국 사정한 것도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웠다.

이 모든 걸 마르티안이 그에게 일부러 가했다는 게 그를 서럽게 했다.

“왜 울어. 기회가 너무 짧았어? 더 해줄까?”

마르티안이 물었다. 원하면 론이 다리를 벌리게 해줄게. 그녀의 말에는 빈말이 조금도 없었다. 마르티안의 개들의 주인이었다. 그녀가 말하면 애론은 다리를 벌려야 했고 그는 또다시 론의 좆을 입에 물어야 했다.

휴이는 급하게 숨을 들이켜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흐으, 아니요. 주인님, 싫어요. 아, 안 할래요.”

그는 마르티안의 발등을 보며 말했다. 이건 지금껏 그녀가 준 가학 중에 가장 최악이었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구멍이 찢어지게 맞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끅끅 울며 몇 번이고 안 하겠다는 소리를 하는 휴이를 마르티안이 머리카락을 움켜쥐어 상체를 들게 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은 타액이 질질 흘러내린 탓에 입술과 턱이 번들댔다.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휴이의 뺨을 두어 대 내리쳤다.

“안 하긴 뭘 안 해? 앞으로 네 혀 놀림이 엉망이면 또 해야지. 혀 잘 쓰고 싶잖아?”

“흐, 흐윽. 흐 하지만, 흐으…….”

“앞으로 이게 벌이 될 줄 알아. 네 혀가 엉망이면 론은 사람들 보이는 데서 박힐 거고 너는 론의 좆이나 빨게 될 거야. 알았어?”

그 말에 휴이가 소리를 내어 끅끅 울어댄다. 마르티안은 그를 몰아붙이듯이 뺨을 때렸다.

“대답 안 해?”

“흐으, 흐읍, 해요. 할게요, 주인님.”

휴이가 겨우 대답을 하고는 그걸 못 견디겠다는 것처럼 다시 울었다. 뒤에 모조 성기를 처박고 우는 꼴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제 할 일은 해야 하는 법이었다. 마르티안은 그의 머리채를 움켜쥐어 다시 그녀의 발등으로 내렸다. 울며 헐떡이던 휴이가 결국 혀를 내밀었다.

흐으, 마, 맛있게, 흑, 먹겠습니다. 우는 소리를 내면서도 착실하게 하는 말들이 그녀의 기분을 제법 풀게 했다. 인위적으로 약아빠지게 구는 것보다야 이렇게 반사적으로 길들여진 꼴이 훨씬 예쁜 법이었다. 그녀가 발을 움직여 핥아대는 휴이의 입술에 문질렀다.

“잘 배워. 혀 잘 쓰면 예뻐해 줄 테니까. 뒤 쑤시는 연습도 착실히 하고.”

휴이가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주인님. 자신의 정액을 핥으면서도 그는 지금이 예쁘게 굴 때라는 걸 아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잘할게요. 마르티안은 다시 말했다. 론에게도 선배 대접 잘하고. 그 말에 휴이의 얼굴이 반사적으로 찌푸려졌다가 이내 다시 펴졌다. 네. 대답은 아까보다 훨씬 작고 웅얼대는 투였다.

마르티안은 개를 더 트집 잡으려다가 그냥 두고는 론에게 시선을 돌렸다. 론은 무릎을 꿇은 채로 주저앉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주인의 시선이 닿기를 기다리며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론다웠다. 마르티안은 론에게 말했다.

“아까 창밖에 누가 있었어?”

그건 노골적인 확인이었다. 론은 떠올리기 싫은 것을 기억해내는 것처럼 숨을 가볍게 헐떡였다.

“……주방에서 일하는, 루안과 빌, 세탁실 담당, 제인입니다.”

“생각보다 많진 않네. 다음에도 엉망이면, 아예 셋을 불러 세워놓고 다리를 벌릴 줄 알아.”

론이 주방에 자주 들른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그런 걸 전혀 고려해주지 않았다. 게다가 마르티안은 론이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고 말한 게 아니었다. 휴이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론이 제대로 가르쳤는데 휴이가 제대로 배우질 못했든 혹은 론이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휴이가 제대로 못 하는 거든 그건 이제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에 들게 해내라는 소리였다.

그 룰은 둘에게 모두 똑같이 가혹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휴이에게 유리한 룰이었다. 결과적으로 마르티안에게 예쁨받을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었으니까. 론은 그것을 속절없이 빼앗겨야 하는 입장이었다.

론은 입술을 깨물고는 숨을 삼켜냈다. 지금 남아있는 감정은 욕심이다. 자신에겐 반항할 자격이 없었고 이렇게 용서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그는 반사적으로 드는 감정들을 죽이려 애썼다.

그가 주저앉은 자리는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자리였다. 고작 그런 욕심 때문에 잃고 싶지 않았다.

“주인님 원하시는 대로, 그렇게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마르티안이 개의 순종적인 말을 들으며 시선을 내렸다. 휴이가 여전히 그녀의 발을 핥고 있었다. 마르티안은 일부러 느릿하게 할짝대는 휴이를 보다가 발등으로 그의 입술을 툭 쳤다.

“다 했으면 바닥에 있는 것도 치워야지. 네가 선배 좆 빨면서 싸놓은 거 안 보여?”

휴이의 표정이 역겹다는 것처럼 일그러졌다. 그건 좀 우스운 태도였다. 그의 몸뚱이는 목에 좆을 쑤셔 박히는 와중에도 사정했으니까. 스스로 해놓고도 아닌 척 구는 꼴이었다. 마르티안이 몸을 굽혀 그의 머리채를 움켜쥐고는 흔들었다.

“왜, 내 말 틀렸어? 목 쑤셔지면서 쌌잖아. 아니야?”

“흐, 흐윽, 주인님. 아, 아윽, 안 틀렸……흐윽.”

“말해. 목 쑤셔져서 쌌어, 안 쌌어?”

“아프, 흐으, 주인님. 쌌어요. 모, 목 쑤셔져서, 흐윽, 흐읍, 쌌어요. 주인님.”

휴이가 울듯이 헐떡이며 대답했다. 마르티안은 틀어쥔 손을 놓으며 휴이의 뺨을 내리쳤다. 철썩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흔들렸다. 휴이의 눈가로 눈물이 뚝뚝 굴러떨어졌다. 불쌍한 척은. 마르티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선배에게 잘해. 잘 보이면 네 헤픈 목구멍을 또 쑤셔줄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휴이가 입술을 몇 번이나 깨물더니 힐끔대며 론을 보았다. 더러운 걸 보는 시선이자 싫어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마르티안이 다시 그의 뺨을 내리쳐서 강제로 대답을 하게 하려 했을 때였다. 휴이가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대고는 그녀가 아직 차고 있던 벨트의 모조 성기에 입술을 대어 문질렀다.

의외의 행동에 마르티안이 때려던 것을 멈췄다. 모조 성기에는 론의 뒤를 들쑤신 젤이 질척하게 묻어 있었다. 휴이의 입술이 역겨움으로 바들바들 떨리는 게 보였다.

“주인님, 제가 잘, 잘할게요. 흡, 다음에, 이거로, 직접……흐으, 헤픈 목구멍 쑤셔주세요. 주인님이 직접, 목 쑤셔서 싸, 게 흐읍, 싸게 해주……흐윽……읍……”

마르티안은 그 애원이 론의 좆을 빨기 싫어서 하는 약아빠진 애원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애원하는 모습이 나쁘진 않았다. 그건 제법 꼴리는 모양새였다. 물론 개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어쨌든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모조 성기로 휴이의 입술과 뺨을 후려쳤다. 모조 성기를 뒤덮고 있던 질척한 것이 입술과 뺨에 묻어났다. 움찔하는 얼굴로 거부감과 역겨움이 묻어났다. 그녀가 물었다.

“그럼 바닥을 더럽힌 네 정액 치우는 대신, 혀 내밀어서 이거 청소할래? 목 쑤셔지는 게 그렇게 좋으면 지금 벌려서 쑤셔줄 수 있는데. 어때?”

휴이의 얼굴이 움찔 경직된다. 깨끗한 상태라면 모를까, 애첩의 뒤에 들어갔다 나온 모조 성기를 핥고 싶진 않았다. 그가 머뭇대는 기색으로 그녀를 보다가 이내 몸을 돌려 바닥에 떨어진 정액을 핥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쳐들고 천박하게 움직이는 것도 습관처럼 자연스러웠다. 단지 스스로 약아빠지게 굴어놓고는 뭐가 억울한 건지 끙끙대며 우는 소리 내는 게 영 거슬렸다.

마르티안은 발을 들어 휴이의 엉덩이 사이로 밀려 나온 모조 성기를 꾸욱 밀었다. 그의 움직임이 대번 멈춘다. 뭐 해, 청소해야지. 아니면 선배 구멍에 들어갔다 나온 거 빨던가. 적나라한 소리에 휴이가 다시 혀를 내밀며 바닥을 핥았다.

흐으, 흐욱, 끅. 바닥의 정액을 핥아 먹으며 내는 소리가 제법 요란하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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