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칼라일이 미안하다는 듯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앓는 소리를 흘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벨라의 울음만 커져 갔다.
끼잉, 낑, 뒤에서 들려오는 짐승의 소리가 아벨라를 더욱 서럽게 만들었다. 딱히 지금의 칼라일이 싫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낯선 행위를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울 뿐이었다.
북슬북슬한 칼라일의 얼굴이 뒤에서부터 다가와 아벨라의 뺨에 비비적거렸다. 아벨라는 힘없이 고개를 떨군 채 훌쩍이길 반복했다.
덩달아 속상해진 칼라일은 그녀에게 애정 어린 말이라도 속삭이고 싶어서 입을 벙긋거려 보았으나 당연히 인간의 말은 뱉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칼라일은 무슨 오기인 건지, 답지 않게 억지 부리듯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일까. 커다랗던 칼라일의 덩치가 순식간에 줄어들더니, 새카만 털로 뒤덮여 있던 몸이 인간의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평소 삽입 중에도 인간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어 곧장 본모습으로 변하던 그였다. 그런데 하물며 발정기에, 그것도 짝짓기 중 인간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니. 당황한 칼라일은 눈을 크게 뜬 채 사람의 것이 된 제 손을 쥐락펴락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변한 줄도 모르고 고개 숙인 채 훌쩍이는 아벨라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 넘겨 주었다.
부드러운 손길로 그가 아벨라의 뺨을 느리게 매만졌다. 그러자 뒤늦게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아벨라가 물기 어린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칼, 흑, 칼라일?”
눈물 탓에 시야가 흐릿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를 안고 있는 칼라일이 늑대의 모습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밤하늘처럼 새카맣던 털들이 모두 사라지고, 칼라일은 언제나처럼 순한 얼굴로 눈을 끔뻑이고 있었다. 얼떨떨하다는 표정이었다.
“어…… 그, 어…… 어머니?”
한참을 뜸 들인 후에야 겨우겨우 목소리를 낸 칼라일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스스로의 얼굴을 더듬거렸다.
또렷한 코와 맨들맨들한 피부. 인간이 맞았다.
대체 어떻게? 의아했지만 그렇다고 발정기가 끝나지도, 이성을 되찾을 만큼 머릿속이 차분하지도 않았다. 칼라일은 쿵쿵 날뛰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한 채 박아 넣은 제 것을 더욱 깊숙이 밀어 넣으며 아벨라의 등에 제 가슴팍을 바싹 붙였다.
“사람이…… 됐어요.”
“읏…….”
“어머니가 너무 서럽게 우셔서…… 큿, 그래서 속상했는데…….”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는 삽입감에 아벨라의 입구가 파르르 떨렸다. 포식자에게 붙잡힌 피식자처럼 안쓰러워 보였다.
“달래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칼라일이 그렇게 속삭이며 우둘투둘한 자지를 내벽에 잔뜩 비벼 댔다. 허릿짓이 늑대일 때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낮게 가라앉은 칼라일의 숨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았다.
아벨라는 아래에서부터 스멀스멀 더듬으며 올라와 젖가슴을 쥐는 커다란 손아귀를 느끼며 숨을 헉 들이마셨다. 그러자 다시 한번 귓가로 묵직한 저음이 내려앉았다.
“사랑해요.”
이번엔 그르렁대는 짐승의 소리가 아닌, 사람의 말이었다. 또박또박 듣기 좋은 목소리가 아벨라의 귓가에 달큼하게 내려앉았다.
“어머니…… 아니, 아벨라.”
잠시 머뭇거리며 호칭을 바꾼 칼라일이 눈을 접어가며 얄궂게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기분 좋은 숨을 토하며 내벽에 조여지고 있는 제 좆을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랑해요, 제가 정말 많이 사랑해요. 아벨라가 이 말을 듣고 싶어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런데 아벨라. 그렇게 야하게 울면서 애원하면…… 하아, 씹, 제 좆이 터질지도 몰라요. 안 그래도 엄마 보지는 좁고 습해서…… 그래서 조금만 흔들어도 쌀 거 같은데…….”
인간의 모습을 하고도 흥분감에 이성이 흐릿한 칼라일은 주체하지 못하고 천박한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
“지금도 쌀 거 같아요. 아벨라 보지가 이렇게 막, 야하게 조여 대서…… 기분 좋아요. 사랑해요, 아벨라. 정말…… 정말로요.”
칼라일은 말끝을 흐리며 움직임에 속도를 가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인간으로 변한 덕에 무식하게 크던 좆도 조금은 줄어들었다는 점이었다.
이미 부풀어 오른 좆뿌리는 가라앉지 않았지만, 아벨라는 조금이나마 나아진 상황에 안도하며 절로 조여드는 아랫배에 힘을 바짝 주었다.
“그거 알아요? 아벨라가 몸에 힘줄 때마다, 여기 구멍에도 힘 바짝 들어가는 거. 움찔대면서 좁아지는데 귀여워요.”
그렇게 말하며 칼라일이 엎드려 있던 아벨라를 대뜸 돌아눕혔다. 아벨라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정돈할 틈도 없이, 무방비하게 그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흣, 흐윽…… 카, 칼라일…….”
칼라일은 퉁퉁 부어오른 그녀의 눈가를 닦아 주며 살짝 미간을 좁혔다.
“많이 아파요?”
그러자 아벨라가 작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흑, 지금은…… 괜찮은데…….”
아이처럼 도리도리하는 게 귀여워서 칼라일은 잔웃음을 흘리다가 허리 숙여 눈가에 입을 맞췄다. 다정하게 쪽쪽거리며 뽑아냈던 좆을 푹, 찔러 넣으니 아벨라가 자지러지듯 몸을 떨었다.
“읏, 흐으…… 아흐.”
“늑대 자지보단 지금이 낫죠?”
대답 대신 작은 머리통이 바쁘게 주억거렸다. 칼라일은 제 품에 쏙 안겨 오는 아벨라를 품에 가두며 난폭하게 허릿짓을 이어 갔다.
찔꺽이는 물소리와 함께 아벨라의 가냘픈 다리가 허공에서 힘없이 흔들렸다. 새하얀 음순 사이로 거무튀튀한 짐승은 멈추지 않고 들락거리길 반복했다.
부풀어 오른 좆의 뿌리부분 또한 사정을 봐주지 않고 질구를 들락거렸다. 덕분에 아벨라의 구멍은 한껏 벌어졌다 수축하길 몇 번이고 반복해야 했다.
발끝이 곱아들 정도로 낯선 감각에 아벨라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였다. 빳빳하게 곧추 선 칼라일의 자지가 사냥감을 꿰뚫는 작살처럼 쉴 새 없이 구멍을 꿰뚫었다.
발그스름하게 익은 질구 틈으로는 좆이 처박힐 때마다 투명한 물이 왈칵왈칵 흘러넘쳤다. 뭉툭한 귀두가 내벽 깊은 곳을 휘저으며 찌를 때면 아벨라는 원치 않았음에도 잇새로 교성이 내뱉어지곤 했다.
“하으, 읏, 으응…… 카, 칼라일, 아!”
칼라일이 출렁이는 그녀의 젖가슴을 입에 문 채, 유두를 잘근 씹자 아벨라는 허리를 들썩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아……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제가 이렇게 엄마 보지에 좆을 쑤시고 있다는 게……. 엄마랑 제가 짝짓기 중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흡, 흐아, 읏…… 사, 살살…… 아가, 제발…….”
애달픈 그녀의 부탁을 들으며 칼라일이 입꼬리를 올렸다.
“아가라고 부르니까 기분 이상해요. 큿, 아벨라는요? 제가 엄마라고 부르면…… 하아, 아벨라도 기분 이상해요? 하긴, 다 컸다고 이렇게 엄마 보지에 좆질이나 하는 아들이 어디 있겠어요. 응? 그렇죠, 아벨라?”
젖꼭지를 살살 짓씹으며, 한 손으로는 도톰히 부풀어 오른 음핵을 빠르게 비벼 댔다. 아벨라는 시야가 하얗게 점멸하는 기분을 느끼며, 울음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만 흘려보냈다.
“흣, 아, 아으, 으으응……!”
“죄송해요, 이렇게 사납게 굴 생각은 없었는데…… 후, 아벨라 보지가 씹, 너무 좁아서 그런가 기분이 몽롱하고 이상해요. 그래도 제가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알아주세요. 아벨라…… 아벨라, 아벨라, 아벨라.”
익숙한 목소리가 저를 익숙하지 않게 부르고 있는 상황이 낯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냥 싫지 않은 기분에 아벨라는 그의 목을 그러안고 기꺼이 품에 갇혀 주었다.
그에 화답하듯 칼라일은 아벨라의 뺨에 소나기처럼 입맞춤을 쏟아붓고는, 벌름대는 질구에 좆을 내리찍듯 처박아 댔다.
점점 야만적으로 변하는 그의 움직임에 아벨라는 두려움을 느낄 법도 했지만, 이상하게 아까와 같은 공포는 없었다.
줄어든 칼라일의 몸집 덕에 남은 건 쾌락뿐이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해일처럼 몰려오는 쾌락에 아벨라는 순순히 몸을 맡겼다.
흐릿한 시야로도 저를 좇는 칼라일의 붉은 눈동자가 느껴졌다. 끈덕지게 들러붙는 집요한 그 시선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저를 안심시켜 주는 것만 같았다.
“……사랑해요, 아벨라.”
그런 그녀의 속을 읽기라도 한 건지, 칼라일이 또 다시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무자비하게 들락이는 잔혹한 하체와 달리 다정하기 그지없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벨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겐 아벨라밖에 없어요…… 큿, 아벨라가 제 전부예요. 정말, 정말로요.”
푹, 한계점을 찌르고 들어오는 칼라일의 것을 느끼며 아벨라가 겨우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거친 숨과 신음만 흘리던 입술을 달싹여 가까스로 그의 말에 대답을 내보냈다.
“흣, 나, 나도…….”
그 대답에 칼라일이 기껍다는 듯 환히 웃으며 한계까지 부풀어 오른 좆을 완전히 아벨라에게 모두 쑤셔 넣었다. 그러고는 배부른 맹수의 눈을 하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는 정말…… 속 썩이지 않고 말 잘 들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