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4>

“흣…….”

연한 점막 위로 오돌토돌한 혀의 표면이 느리게 스쳐 지나갔다. 아벨라는 시야가 하얘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랫배가 절로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구멍에서는 자꾸만 뜨거운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후각이 예민한 칼라일은 애액에서 느껴지는 아벨라의 향이 좋은 건지 코를 씰룩이며 더욱 집요하게 핥아 댔다.

인간의 것과 다른 뜨겁고 축축한 혀가 자꾸만 질구 사이를 파고들려 했다. 물이 고인 구멍을 들쑤시기 위해 칼라일이 헥헥대며 이리저리 고개를 틀었다.

인내심이 바닥난 건지, 칼라일은 길쭉한 주둥이 때문에 삽입이 여의치 않은 이 상황이 불만스럽다는 듯 낑낑거리기도 했다. 포슬포슬한 꼬리 또한 불만을 가득 담고 침대 위를 탁탁탁 내리치고 있었다.

“쉬이, 착하지.”

아벨라가 그를 달래기 위해 미간을 느리게 쓰다듬었다. 뾰족한 양쪽 귀 사이도 살살 문질거리며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의 칼라일에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성질 급한 칼라일의 긴 혀가 갈라진 살 틈을 난잡하게 움직여 댔다.

도톰하게 부푼 음핵을 문지르며 지나가는 감각에 아벨라는 저도 모르게 쓰다듬던 손에 힘을 바짝 주었다.

칼라일의 머리털을 세게 움켜쥔 꼴이 됐으나, 그는 개의치 않아 하며 기꺼이 털을 내주었다.

“으응…… 읏.”

아벨라는 그가 핥기 수월하도록 다리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양손을 이용해 자꾸만 다물리려는 음순을 좌우로 벌려 주기도 했다.

덕분에 발갛게 익은 음핵과 벌름대는 구멍이 고스란히 칼라일의 시야에 잡혔다.

칼라일의 숨소리가 또다시 가빠졌다. 그는 핥던 것을 멈추고 아벨라의 몸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당장 제 것을 찔러 넣고 싶은 모양이었다.

침착하게 질구에 좆을 맞춰야 하는데, 흥분한 칼라일은 자꾸만 삽입되기도 전에 허리를 흔들어 댔다. 덕분에 뾰족하고 미끌미끌한 살덩어리는 구멍을 꿰뚫기도 전에 위로 미끄러질 수밖에 없었다.

늑대의 좆이 구멍 주변을 쿡쿡 찔러 대다가도, 음핵을 스치고 아랫배를 향해 주욱 미끄러지길 두어 번 더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애달픈 울음만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아벨라는 그런 그가 바보 같으면서도 귀여워서 일부러 맞춰 주지 않고 목석처럼 몸을 늘어트렸다. 그 덕에 칼라일의 삽입은 더욱 난도가 올라갔다.

그가 다리 좀 들어 달라며 길쭉한 주둥이를 아벨라의 무릎 뒤에 찔러 넣었다. 그러고는 위를 향해 번쩍번쩍 들어 올렸는데, 아벨라는 그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불 위로는 칼라일의 것에서 뚝뚝 떨어지는 백탁색 액들이 흥건했다. 칼라일의 눈에서도 점점 초점이 흐려지고 있었다.

‘이제 그만 놀리고 맞춰 줘야겠는데…….’

버거워 보이는 칼라일을 보며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순간 칼라일의 몸이 휘청이며 옆으로 쓰러지려 했다. 다행히 곧장 중심을 잡은 칼라일이었지만, 그래도 자칫 침대 밑으로 굴러떨어질 뻔했다.

“아, 아가! 괜찮니?”

이제 보니, 뒷다리가 불편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아까 그렇게 거실을 겅중겅중 뛰어다녔는데 지금까지 멀쩡한 것도 용하다.

놀란 아벨라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경련하듯 떨리는 칼라일의 왼쪽 다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 칼라일에게 급한 건 그런 걱정 어린 시선이 아니었다.

“미안해, 조급해하는 아가가 귀여워서 그만…….”

아벨라가 말을 중얼거리며, 곧장 침대 위에 엎드렸다. 마치 개처럼 칼라일이 허릿짓을 하기 좋게 최대한 엉덩이를 높게 들어 올렸다.

뽀얀 엉덩이 아래로 꽉 맞물린 두 덩이의 음순이 야하게도 벌름거렸다. 갈라진 틈은 애액으로 윤이 돌았다.

이런 자세로 칼라일의 앞에 엎드려 있으려니 수치심에 귀까지 붉어졌으나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제, 제발 살살…….”

스스로 음부를 내보이며 엎드렸으면서도, 아벨라는 긴장한 건지 몸이 딱딱하게 경직됐다. 아무래도 제 다리 사이를 볼 수 없어 더 그런 모양이었다.

칼라일은 차려진 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아니, 거절할 이성이 남아 있지 않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아까부터 이어진 실랑이로 칼라일의 정신은 무척 희미해진 상태였다. 두 사람은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황을 레오가 봤다면, 여태 버틴 것도 대단하다고 경악할 수준이었다.

침대가 한번 크게 출렁였다. 그러더니 아벨라의 머리맡에 커다란 앞발이 자리를 잡았다.

엉덩이 사이로는 뜨거운 좆의 촉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엎드린 덕에 칼라일은 삽입하기가 수월해졌다.

바보처럼 허공으로 미끄러지던 아까와 달리, 이번엔 꽤 손쉽게 질구에 제 것을 맞췄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몸은 나무토막처럼 빳빳했다. 아벨라는 당장이라도 꿰뚫릴 것 같은 질벽에 힘을 바짝 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 흐…….”

눈 깜짝할 사이 제 팔뚝만 한 것이 아래를 가르고 처박힐 것 같았다. 힘을 풀어야 덜 아플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아벨라는 쉽게 그러지 못했다.

울퉁불퉁한 돌기들이 질 내벽을 사정없이 긁어 댈 거라 상상하면 도저히 긴장이 가시지 않았다.

물론 지난번의 관계가 아프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쾌락 또한 분명히 동반되었었지만, 몸이 제 것 같지 않던 몽롱한 그 쾌감조차 아벨라에겐 낯선 것이었다.

삽입을 위해 칼라일이 음순 사이로 밀어 넣은 제 것을 느리게 움직였다. 우툴두툴한 좆기둥이 연한 음핵 위를 서너 번 오가며 자극했다.

그럴 때마다 아벨라의 입에서는 교성 섞인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무방비하게 칼라일에게 몸을 내어 주고 있는 찰나. 까끌한 칼라일의 혀가 대뜸 아벨라의 귀를 핥아 올렸다.

“흐익……!”

예상치 못한 행동에 놀란 아벨라가 신음을 내지르며 몸을 떨었다. 간지러운 감각 탓에 아벨라는 저도 모르게 힘이 쭉 빠져 버렸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칼라일이 기다렸다는 듯 조그마한 구멍에 제 것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흡, 흐으…… 아!”

조금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허를 찔린 아벨라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할딱였다. 그러는 중에도 칼라일은 기분 좋다는 듯 골골대는 숨을 흘리며 더욱 깊숙이 자신의 좆을 찔러 넣고 있었다.

좆의 머리가 삼켜지자 나머지 부분들도 수월하게 흡입됐다. 끈적하게 젖은 내벽은 기다렸다는 듯 칼라일의 것을 물고 조여 대기 시작했다.

“으응, 흣, 아, 이상…….”

자비 없이 밀고 들어오는 침략자 같은 칼라일을 느끼며 아벨라가 눈가를 잘게 떨었다. 숨쉬기가 버거울 만큼 압도적인 삽입감이 그녀의 몸을 짓눌렀다.

이렇게 엉덩이를 높게 치켜든 채 엎드려 박히자니, 꼭 꼬챙이에 꽂히기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흐으, 카, 칼라일……. 응, 으응…….”

자궁구까지 단번에 찌르고 들어온 좆 탓에 아벨라가 간질간질한 감각을 이기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였다. 덕분에 빈틈없이 구멍 속을 꽉 채운 좆이 안에서 이리저리 휘저어졌다.

“하으응, 아, 살살…… 흣.”

간드러진 목소리로 애원하듯 뒤를 돌아봤으나, 여전히 그의 눈은 맛이 간 상태였다. 아벨라의 등 뒤로 복슬복슬한 칼라일의 가슴팍이 맞닿았다. 엉덩이에도 털의 촉감이 느껴지는 게 기어코 뿌리까지 모두 찔러 넣은 모양이었다.

아래가 잔뜩 벌어진 뻐근한 감각과 함께 열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한 치의 틈도 없이 제 속을 꽉 채워 준 그의 것이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차오르는 쾌락을 느끼며 아벨라가 숨을 고르려 했다. 하지만 칼라일은 잠시의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자신의 것을 모두 쑤셔 박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밀어 넣었던 좆을 뽑아냈다. 찐득한 소음과 함께 안을 꽉 채우고 있던 성기가 내벽을 긁어 대며 빠져나갔다.

“흐익, 아, 아으……!”

아릿아릿한 감각에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발끝이 자꾸만 움찔거렸다. 머리가 어떻게 된 건지, 아벨라는 질벽의 주름을 긁어 대는 돌기조차 마냥 기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라일은 자신의 것을 끄트머리만 남겨 두고 모두 빼내더니, 다시금 불시에 뿌리까지 찔러 넣었다.

“흡, 흐아…….”

가냘픈 몸이 비틀거리며 무너지려 했으나, 커다란 짐승의 품 안에 갇혀 있는 탓에 그마저 멋대로 쓰러질 수 없었다.

찔꺽이는 소음이 야하게도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하체를 바짝 붙인 칼라일은 불편한 한쪽 다리를 슬쩍 들어 올리더니, 빠른 속도로 허릿짓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아벨라의 질구를 헤집어 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 아응, 읏, 카, 칼라, 흐으…… 칼라일, 아!”

커다란 늑대의 움직임에 침대 또한 괴롭다는 듯 비명을 질러 댔다. 아벨라의 질구는 좆이 처박힌 틈 사이로 야한 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좋다는 듯 연신 오물거려 댔다.

칼라일 또한 제 것을 바짝 옥죄는 감각이 좋은지 점점 움직임에 속도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