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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키운 아들이 자라면-72화 (73/82)

<072>

아벨라가 다가가기 무섭게, 가만히 몸을 웅크리고 있던 칼라일이 아주 맹렬하게 그녀를 향해 짖기 시작한 것이었다.

컹컹대는 짐승의 소리가 동네 떠나갈 듯 크게 울려 퍼졌다. 아벨라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굳은 채 칼라일을 바라봤다.

“아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응? 괜찮아, 이리 오래도?”

“그르르…….”

“칼라일, 제발…….”

도저히 제게 올 것 같지 않은 칼라일을 보며 아벨라는 한참이나 고민에 잠겼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칼라일이 다가올지 답답했다. 그와 지내며 이런 적은 처음이었으니 당연했다.

한참 고민하던 그녀는 무언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꼼지락꼼지락 몸을 움직였다. 무얼 하는 건가 했는데, 제 몸을 칭칭 감싸고 있던 옷을 하나둘 벗기 시작한 것이었다.

알몸으로 그를 유혹하기라도 하려는 걸까 싶어질 찰나, 아벨라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얇은 슬립 하나만 남긴 채 모두 옷을 벗은 그녀는 괜히 춥다는 듯 제 팔을 쓸어내리며 오들오들 떨었다.

“아가, 엄마 추워. 이리 와. 응?”

춥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새하얀 슬립 위로 바짝 선 젖꼭지가 도드라졌다. 아벨라는 그런 제 모습도 알지 못한 채, 칼라일을 제 쪽으로 부르느라 열심이었다.

“안 올 거야? 엄마 추운데?”

아벨라가 괜히 코를 훌쩍이는 척까지 하며 칼라일을 힐긋거렸다. 왜인지 모르게 그가 의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방법이 먹힐 것만 같은 촉이 들었다.

새하얀 팔뚝 위로 오소소 돋아난 소름들이 그녀의 추위를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아벨라의 예상대로 칼라일은 동요했다.

아벨라가 훌쩍일 때마다 칼라일의 몸도 함께 움찔거렸다.

슬그머니 그의 눈치를 살피던 아벨라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며 쐐기를 박았다.

“……안아 줘, 칼라일.”

결국 승리자는 아벨라였다.

커다란 칼라일이 패배를 인정하고 아벨라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마지못해 온다는 걸 표현하듯 끙끙 불만을 토로하는 듯한 소리를 흘렸다.

어느새 바로 곁까지 다가온 칼라일이 꼬리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아벨라가 침대에 걸터앉자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제 품에 욱여넣기도 했다. 커다란 늑대의 앞발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아벨라를 제 가슴팍에 폭 그러안았다.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운 아벨라는 복슬복슬한 그의 털을 느끼며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털로 가득한 칼라일의 품은 확실히 따뜻했다. 아니, 어디 따뜻하기만 할까. 단단하게 곧추서 희뿌연 액을 질질 흘리는 좆 덕분에 맞닿은 배 부분은 뜨겁기까지 할 지경이었다.

‘그나저나 괜찮은 건가?’

우선 이마부터 치료해야 하는데…….

아벨라가 눈을 분주히 굴리며 침대 협탁 속에 있을 붕대와 약상자를 꺼내려 했다. 한데 칼라일이 어찌나 세게 그러안고 있는지, 그의 품에서 벗어나기가 영 쉽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한쪽 팔만이라도 쭉 뻗어 보려 했다. 그러나 아벨라는 알지 못했다. 그런 제 행동이 칼라일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걸.

칼라일이 그녀의 행동을 만류하듯 더욱 세게 제 앞발로 작은 여체를 옥죄었다. 덕분에 아벨라의 평평한 배 위로 뜨거운 살덩이가 고스란히 비벼질 수밖에 없었다.

얇은 슬립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살이 맞비벼졌다. 아벨라는 울퉁불퉁하고 뜨거운 열감에 마른 침을 삼키며 칼라일을 올려다봤다.

칼라일은 다소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와 눈을 마주한 아벨라는 속상함을 숨길 수 없었다. 평소엔 멀끔했던 얼굴이 피로 인해 엉망이었다. 보기 좋게 윤이 돌던 새카만 털도 굳은 피로 잔뜩 엉겨 붙어 있었다.

그녀는 칼라일이 왜 이런 행동을 한 건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아마 에샤의 집에 있을 저를 찾아갈 것만 같아서, 그런 본능을 죽이고자 스스로를 결박시킨 채 벽에 머리를 들이받고 있었을 게 분명했다.

“바보, 무식하게 그러면 어떡해…….”

만약 칼라일이 이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에샤네 집에서 까무룩 잠들었으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잠시 떨어진 것만으로도 이렇게 엉망이 됐는데, 밤새 떨어져 있었다면…….

아벨라는 생각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머릿속을 비우려는 듯 고개를 마구 가로저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런 거 맞지?”

아벨라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손을 뻗어 칼라일의 뺨을 쓰다듬었다. 북슬북슬한 털이 손 틈 사이로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갔다.

“괜찮아, 칼라일.”

꼼지락꼼지락 몸을 움직여, 칼라일과 눈높이를 맞춘 아벨라가 뾰족한 늑대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며 말했다.

“그…… 나도 칼라일 네가 싫지 않으니까……. 아니, 싫지 않은 게 아니라…… 좋으니까…….”

해도 돼, 그래 해도 돼……. 해도 되는데…….

차마 끝말을 모두 마치지 못한 아벨라가 입술만 오물거리며 아래에서 느껴지는 그의 것을 힐긋거렸다.

도저히 저 흉측한 것을 보고 해도 된다는 말이 입 밖으로 뱉어지지 않았다.

‘그, 그거 하려면 저게 또 내 안에 들락거린다는 거잖아.’

칼라일의 털을 만지고 있던 아벨라의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겁에 질린 것처럼 어깨도 빳빳이 굳었다. 그 사실을 기민하게 눈치챈 칼라일이 달래듯 그녀의 뺨을 날름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무리하지 말라는 것 같았다.

“앗, 추, 축축해. 푸흐…… 하지 마. 간지러워.”

막무가내로 핥아 대는 칼라일 덕에 아벨라의 얼굴은 엉망이 됐다. 찝찝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아벨라는 마냥 좋아서 까르르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커다래진 그의 덩치로 아벨라의 뺨을 핥으니 의도치 않게 눈가까지 모조리 핥아 버리는 꼴이 됐다.

아벨라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저를 핥는 칼라일을 받아 내야 했다.

“푸흐흐, 이게 뭐야. 침 범벅 됐잖아.”

긴장이 풀린 아벨라는 어느새 장난스럽게 칼라일의 품속에서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나무토막처럼 굳어져 있더니,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거…… 하고 싶지 않아?”

용기를 낸 아벨라가 다시 한번 말하며 칼라일과 눈을 맞췄다. 붉은 눈동자가 어두컴컴한 침실 속에서 아벨라를 올곧게 마주했다.

그 눈을 보며 아벨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해도 돼.”

하지만 막상 뱉고 났더니 두려움이 엄습해서 허겁지겁 뒷말을 덧붙였다.

“무, 물론! 한 번만 하면 좋겠지만…… 그게 조절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그리고 또 사, 살살했으면 좋겠고 또…….”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던 아벨라는 잠시 멈칫했다. 제가 허락하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 줄 알았는데, 슬그머니 확인한 칼라일의 상태는 평온해 보였다. 저를 안을 생각이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덕분에 아벨라는 저 혼자 설레발 친 건가 싶은 생각에 괜히 민망해지기만 했다.

그가 송곳니로 악착같이 입 안 여린 살을 씹어가며 욕정을 죽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아까보다 진정된 듯한 칼라일의 얼굴을 보니 이상한 오기도 생겼다.

아벨라가 어딘지 뾰로통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안 할 거야?”

칼라일은 모르는 척 꼬리만 살랑거릴 뿐 여전히 성적인 행위를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안 해?”

이번엔 뾰족 귀를 쫑긋 세우며 천진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안 할 거냐구! 해도 된다니까 왜 안 해?”

결국 묘한 패배감을 느낀 아벨라가 뺨을 부풀리며 외쳤다. 하지만 칼라일은 여전했다. 이젠 아예 시선까지 피해 가며 뾰족하게 선 귀를 좌우로 파닥파닥 움직이기만 했다.

결국 보다 못한 아벨라가 몸을 낮춰, 그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바로 앞에 커다란 크기의 칼라일의 것이 표피 밖으로 끄집어내어 진 채 있었다.

표면에는 울퉁불퉁한 돌기들이 빼곡했다. 욱하는 기분에 그를 자극하려고 한 거긴 한데……. 막상 좆을 가까이서 마주하니 손도, 입도 벙긋할 수 없었다.

이런 게 제 안을 들락거렸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

칼라일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입으로 살살 아벨라의 슬립을 물고 다시금 위로 끌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이 아벨라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거, 건들지 마.”

그렇게 말한 아벨라는 크게 한번 숨을 몰아쉬더니 용기 내어 칼라일의 것을 입에 물었다.

“네가 아 하며 내가 하 거야.”

뾰쪽한 끄트머리만 겨우 입에 문 것인데도 턱이 뻐근해졌다. 아벨라가 혀를 한 번 날름하자, 표면을 훑는 이질적인 촉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돌기들이 그녀의 혀를 간지럽히듯 스쳐 지나갔다.

낯선 감각에 잠시 긴장했지만, 아벨라는 금방 적응하여 그의 것을 핥을 수 있었다. 마치 사탕을 먹는 아이처럼, 아벨라가 야한 소리를 내며 칼라일의 것을 핥았다.

그럴 때마다 칼라일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반응이 온다는 것에 신난 아벨라는 입술로 그의 기둥을 문지르기까지 하며 더욱 칼라일을 자극했다.

겨우겨우 초점이 돌아왔던 칼라일의 눈에서 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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