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
꽤 오랫동안 칼라일의 품에 안겼던 아벨라는 미처 부기가 다 빠지지 못해 우스꽝스러운 눈을 하고는 밀가루 반죽을 조물거렸다. 희고 가느다란 손이 용케도 야무지게 파이 반죽을 준비했다.
맞은 편에 앉은 칼라일은 제가 따온 블루베리들을 다듬고 있었다.
“눈 뜨기가 힘들어…….”
아벨라가 평소보다 훨씬 작아진 제 눈을 끔뻑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지금의 아벨라는 동글동글 또렷하던 눈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칼라일은 잔웃음을 흘리며 다듬던 블루베리를 내려놓고, 그녀의 뒤에 다가가 섰다.
“반죽도 제가 할게요. 차가운 숟가락이라도 올리고 계시는 게 어때요?”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아벨라의 허리를 제 팔로 감싸 안았다. 그녀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사내의 가슴팍에 마른 침을 삼키며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아니야, 괜찮아. 반죽은 내가 할게. 요즘 아가한테 해 준 것도 없이 받아먹기만 했는걸?”
“무, 무슨 말씀이세요! 해 준 것도 없다뇨! 어머니가 해 주신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말을 뱉던 칼라일이 잠시 멈칫했다. 말을 하다 말고 뜸을 들이더니 멋쩍게 웃으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어머니.”
난데없이 말을 돌리는 칼라일에 아벨라가 살짝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응?”
“만약 우리가…… 진짜 가족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칼라일의 말에 아벨라 또한 표정이 씁쓸해졌다.
“……그러게.”
아벨라는 얼굴도 모르는 제 진짜 가족들을 떠올렸다. 갓난아기일 적부터 보육원에서 자란 탓에 친부모들이 살아 있는지, 무얼 하는 사람들인지. 그들에 대해 아는 정보는 단 한 가지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왜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버려졌을까. 부모님이 나를 버린 데에는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 혹시 다른 형제자매들은 없었을까.
어릴 적엔 매일같이 갖던 궁금증이었다.
“애당초…… 혈연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그녀의 말에 칼라일이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전 할 수만 있다면 어머니와 진짜 가족이 되고 싶어요.”
함께 가정을 꾸려 저와 아벨라를 반반씩 빼닮은 아이들을 낳고, 따뜻한 봄엔 다 함께 소풍을, 무더운 여름엔 물놀이를, 쌀쌀한 가을엔 단풍 구경을, 추운 겨울엔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고 싶었다.
칼라일은 남몰래 그런 미래를 상상하며 작게 미소지었다.
“어머니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리광이 잔뜩 묻은 다정한 목소리에 아벨라 또한 속상함을 지워 내고 입꼬리를 올렸다.
“바보, 당연히 같은 마음인걸?”
“정말요?”
“응, 할 수만 있다면…… 망설임 없이 아가 너와 가족이 되는 길을 선택할 거야.”
단호한 아벨라의 대답에 칼라일이 환히 웃었다. 기쁨이 한가득 담긴 웃음이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저와 혼인을 하면 된다는 명쾌한 해답을 내려 주고 싶었지만, 꾹 참아 냈다. 추저분한 욕정을 꽁꽁 숨긴 눈으로 아벨라를 바라볼 뿐이었다.
“약속하신 거예요.”
“응? 약속?”
“할 수만 있다면 망설임 없이 저와 가족이 되는 길을 선택해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칼라일은 아무렇지 않게 천진한 눈으로 그녀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도장 찍어 주세요.”
그 말에 숨은 뜻을 모르는 아벨라는 순박해 보이는 칼라일의 말에 푸흐흐, 잔웃음을 터트렸다.
“그럴까? 그럼 아가도 약속하는 거야. 그런 기회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가족이 되어 주기로.”
“당연하죠, 저는 항상 어머니와 진짜 가족이 되고 싶었는걸요.”
자그마한 아벨라의 손이 이제는 저보다 훌쩍 커버린 칼라일의 손에 손가락을 걸었다. 그러고는 약속의 뜻을 담아 엄지를 꾹 눌렀다.
칼라일은 맞닿은 손을 보다가 괜스레 깍지를 끼워 잡으며 얄궂게 눈매를 접어 웃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순진한 아벨라가 사랑스러운 분홍빛 눈동자를 빛내며 칼라일을 향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가 저를 보며 어떤 추저분한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른 채. 그렇게 아벨라는 더러운 욕정으로 가득한 늑대의 눈을 보며 다정히 미소지을 뿐이었다.
* * *
어둑어둑한 밤이 되었다. 늘 그렇듯 아벨라의 저녁 수프에 네프라 약초를 뿌려 넣은 칼라일은 깊게 잠든 그녀를 보며 부드럽게 머리칼을 정돈해 주었다.
엉성한 레이스가 달린 얇은 원단의 슬립은 이미 반쯤 말려 올라간 상태였다. 칼라일이 한 손으로 거뜬히 아벨라의 허벅지를 움켜쥐어 찬찬히 벌려 젖혔다.
새하얀 다리가 열리고, 은밀한 부위를 가린 작은 천 쪼가리가 칼라일의 시야에 담겼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도톰한 둔덕을 덮은 천을 옆으로 밀어냈다. 그러자 오동통한 살점이 숨을 곳 하나 없이 외부로 드러났다. 칼라일이 마른 침을 삼키며 자제력 없이 갈라진 음순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하…… 어머니…….”
칼라일은 손끝으로 볼록 솟아난 음핵을 꾹꾹 짓이기며 속삭였다.
“약속, 정말 꼭 지켜 주시는 거예요.”
그는 낮에 아벨라와 나누었던 약속을 떠올리며 아직 흥분하지 않은 살점을 제법 빠르게 지분거렸다. 그러자 건조하던 구멍 틈으로 촉촉한 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칼라일은 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질구에서 흐르는 액을 묻혀 음핵 위로 조심스럽게 펴 발랐다.
미끈한 자극이 가해지자 잠결에도 쾌락을 느낀 건지, 아벨라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는 더욱 짓궂게 도톰한 살점을 비벼대며 가냘픈 여체의 쾌락을 유도해 냈다.
“으응…….”
칼라일의 손이 뱀처럼 음핵에서 질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벌름거리는 구멍 사이로 조급하게 제 손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꽉 다물려 있던 속살이 억지로 벌어지며 멋대로 들어온 침입자를 빈틈없이 조여 댔다.
“어머니 보지는…… 하, 왜 이렇게, 항상…… 좁은 걸까요?”
그가 거칠어진 숨을 고르려 하며 쑤셔 박은 손을 멋대로 움직여 댔다. 깊숙이 찔러진 것을 빼내었다, 다시금 찌르니 투명한 꿀이 줄줄 흐르며 음란한 소리를 자아냈다.
“오늘은 정말…… 여기에 제 좆물을 듬뿍 싸고 싶어요. 우리의 아이가 생기게…….”
그래서 우리가 아까 나누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말이에요.
빛이라고는 은은한 달빛밖에 없는 방 안에 시뻘건 눈동자가 사납게 번뜩였다.
오돌토돌한 내벽의 주름을 문지르며 칼라일이 빠르게 손가락을 찔러대길 반복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제 바지 앞섶을 풀어 내렸다.
“조금만 기다려요.”
오늘은 꼭 아이가 생길 수 있도록, 자궁에 대고 제 흔적을 한가득 남겨드릴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며 칼라일은 벌어진 앞섶 사이로 솟아난 제 것의 기둥을 움켜쥐었다. 거무튀튀하니 징그러운 살덩이는 역시나 오늘도 쿠퍼액을 줄줄 흘리며 멋대로 꿈틀대고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아벨라의 안에 처박히고 싶다는 듯이.
마음 같아서는 생각할 것도 없이 당장 저 작고 앙증맞은 구멍에 자신의 좆을 밀어 넣고 난잡하게 허리를 흔들어 대고 싶었다.
좆기둥에 흉측하게 돋아난 돌기를 바짝 세워 저 외에 다른 사내들의 것을 받지 못하도록 내벽이 엉망이 될 만큼 박고 또 박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었다.
칼라일은 저번처럼 피를 보지 않기 위해 심호흡을 하며 가까스로 질구에 선단을 맞췄다.
뱀머리처럼 갈라진 귀두가 불투명한 물을 뚝뚝 흘리며 아벨라의 음부에 비벼졌다. 흥분감이 깊어질수록, 기둥을 둘러싼 돌기 또한 점점 바짝 곤두서고 있었다.
“살살 할게요.”
엄마가 아프지 않게, 주무시는 동안 몰래. 살살, 아주 살살 말이에요.
그의 입가에 질 낮은 웃음이 그려졌다. 그리고 마지않아 큼직한 좆이 아벨라의 구멍을 열기 시작했다. 꽉 맞물려 있던 속살이 투명한 물을 흘리며 뻐끔뻐끔 음란하게도 좆의 머리를 품었다.
“흐으…….”
잠든 아벨라의 입에서 또다시 신음이 흘렀다. 미간 또한 구겨져 있었다.
칼라일은 힐긋 그녀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고는 얄따란 내벽에 자신의 좆을 단번에 찔러넣었다. 푹, 끈적한 소음과 동시에 놀란 속살이 빠르게 움츠러들었다.
뜨거운 속살이 징그러운 살덩이를 물어 대며 경련했다. 쫀득하게 들러붙어 오는 미끈한 내벽의 촉감에 칼라일은 날아갈 것만 같은 이성을 붙잡느라 꽤 애를 먹어야 했다.
칼라일이 찬찬히 숨을 고르며 찔러 넣은 검붉은 살덩이를 가만히 응시했다. 오물거리며 좆을 씹어 먹고 있는 질구는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다시금 아벨라에게 좆을 처박았다는 것에 대한 기쁨은 잠시. 칼라일의 눈동자는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번에는 괜찮으셔야 할 텐데…….’
불안감에 입술을 잘근 씹으며 슬그머니, 아벨라의 한쪽 허벅지를 들어보기도 했다. 덕분에 안 그래도 좁던 속살이 더욱 좁아져 예민한 좆 머리를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