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7>
분홍빛 눈동자에 혼란이 가득 들어찼다. 아벨라는 말문이 막혀서 입만 벙긋거릴 뿐이었다.
“엄마는…… 아닌 거예요?”
그런 아벨라의 표정을 본 칼라일이 쫑긋 서 있던 귀를 시무룩하게 내리며 물었다.
“엄마한테는 제가 그렇게 소중하지 않은 거예요?”
“아가, 나는 그 뜻이 아니라…….”
당황한 그녀가 뒤늦게 입을 열었지만, 칼라일은 이미 상처받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하지만 이것만큼은 도저히 허락할 수 없었다. 자신은 칼라일을 정말 가족처럼 데려와 품었고, 한 번도 이성으로 생각한 적 없었다.
갓난아기 때부터 봐온 그를 어떻게 남자로 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제 마음과 달리 칼라일의 아래는 점점 부풀기만 했다. 손이 붙잡힌 탓에 아벨라는 원치 않았음에도 그의 것을 만질 수밖에 없었다.
돌기 가득하던 흉측한 살덩이가 저 바지 아래 발기했을 걸 생각하니 정신이 혼미했다.
조금 더 어릴 적에, 제대로 성에 대한 교육을 했어야 했는데……. 아벨라가 입술을 잘근 씹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도저히 마땅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이건…… 다른 문제야.”
“어떤 다른 문제요?”
“아가, 우선 손부터 놔 줘. 응? 놓고…… 놓고 얘기하자.”
“하지만 저는 엄마 손이 닿으니까 기분이 좋은걸요.”
그는 더 만져달라는 듯 붙잡은 손을 잡고 더욱 세게 제 앞섶을 눌렀다. 바지를 입고 있었음에도, 성기의 윤곽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였다.
“혹시 엄마는…… 제 손이 엄마 보지에 닿으면 기분이 나빠요?”
“칼라일!”
보지라니. 점점 낯설어지는 그의 단어 선택에 아벨라가 크게 놀랐다.
“대체 아까부터 그런 상스러운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아벨라는 온 힘을 다해 그에게 붙잡힌 손을 빼내며 말했다.
“이런 건 사랑하는 사람……. 그러니까 이성으로 보이는 사람이랑 서로 합의하에 만지는 거야. 그래, 함께 아이를 만들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과 아이를 만들 때 만지는 거라고.”
그러는 중에도 칼라일의 얼굴은 마냥 순수해 보이기만 했다. 그는 눈을 깜빡이며 수긍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나는 네 엄마잖아. 엄마와는 아이를 만들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는 이러면 안 되는 거야.”
칼라일은 의외로 순순히 붙잡고 있던 아벨라의 팔을 놓아 주었다. 그녀는 드디어 벗어난 제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경계심을 곧추세웠다.
동글동글 순하던 분홍 눈이 오늘따라 뾰족했다. 칼라일은 속상함에 가슴이 지끈거렸으나 속을 숨기며 쓰게 웃어 보였다.
“……죄송해요.”
“…….”
“저는 그냥…… 엄마가 제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그는 작아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아벨라에게서 한두 걸음 멀어졌다.
“그리고 엄마에게 제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확인받고 싶기도 했고요.”
안쓰러워 보이는 모습에 아벨라는 나직이 한숨을 흘리며, 긴장으로 쿵쾅대던 심장을 달랬다.
“아가, 너는 항상 내게 소중해.”
“알아요. 하지만…… 왜 불안한 걸까요.”
칼라일이 주먹을 세게 말아쥐며 입을 열었다. 푹 숙인 고개와 잘게 떨리는 어깨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가 가득 묻어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제 문제인가 봐요. 제가 너무 못나서……. 그래서 항상 엄마한테 버림받을까 봐 겁에 질리고……. 엄마는 늘 제게 과분할 만큼 잘해 주시는데…….”
“무슨 소리야. 못나다니. 누가 못나다고…….”
“하지만 사실인걸요. 죄송해요……. 항상 폐만 끼치고…….”
칼라일이 말끝을 흐리며 미간을 좁혔다. 그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벨라만이 속상하다는 듯 입술을 달싹일 뿐이었다.
“엄마…….”
“응, 아가.”
“저희……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가족인 거죠……? 버림받을 걱정 같은 거 안 해도 되는 거 맞죠?”
아벨라는 대답 대신 축 처진 그를 품에 안았다.
“그런 걱정 마. 정말…… 아가, 너는 내 삶에서 무척 소중한 존재야.”
“저도요. 저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요.”
너른 등을 토닥이며 아벨라가 칼라일을 달랬다.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타닥, 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불안해하지 않게 더 노력해야지.’
순수한 아벨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제가 더 노력하면 언젠가는 칼라일도 알아 줄 거라는 천진한 생각을 했다.
‘아직은 함께한 시간이 짧으니까. 그래서 불안한 걸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도 칼라일과 함께 침대로 향했다.
* * *
멋대로 아벨라를 안으려다 피를 본 지도 어언 일 주였다.
근래 칼라일은 아벨라의 몸을 걱정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랬다. 가느다란 다리를 벌리고, 흰 허벅지 사이에 고개를 처박은 그였지만 난잡하게 음부를 빨아 댄다든가, 문지르는 행위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은밀한 속살을 감춰 주는 음순을 벌려 볼 뿐이었다.
처음 피를 본 날, 발갛게 부어올랐던 질구 주변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나아 있었다. 그제야 칼라일은 안도의 한숨을 토할 수 있었다.
‘아이 갖고 싶은데…….’
칼라일이 움찔거리는 질구 주변을 괜스레 톡톡 건들며 생각했다.
‘오늘부터 조금씩 풀어 드리면 괜찮지 않을까?’
아이가 갖고 싶은 것도, 아벨라와 교미를 하고 싶은 것도 맞았지만, 그 과정에서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우울해진 칼라일은 봉긋 솟아난 음핵을 살살 눌러 주며 구멍의 긴장을 풀기 위해 꽤 성실하게 노력했다.
연한 살점을 몇 번 비벼 주니 건조하던 질구가 촉촉하게 젖어들어 갔다. 선홍색 살 틈 사이로 애액들이 꿀떡꿀떡 흘러내렸다.
‘손가락부터 천천히…….’
분명 손가락 두 개 정도야 평소에도 곧잘 삼키던 곳이었는데, 오늘따라 그는 더욱 조심스럽게 굴었다.
칼라일의 한 손은 음핵을, 다른 한 손은 구멍 속을 파고들었다.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자 질구는 무리 없이 받아들였다.
이미 끈적해진 내벽의 촉감에 칼라일이 욕정을 죽이려는 듯 입술을 씹었다. 그가 억눌린 숨을 흘리며 솟아난 음핵을 더욱 세게 문질렀다.
“으응…….”
잠든 아벨라가 뒤척이며 허리를 들썩였다. 하지만 깨어나는 일은 없었다. 칼라일은 오돌토돌한 속살들을 문질거리며 찬찬히 추삽질을 시작했다.
푹, 푹, 뽀얀 살덩이 사이로 손가락 하나가 빠르게 들락였다. 쑤셔 넣고, 뽑아내고. 찔꺽이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짓이 점점 속도를 올렸다.
칼라일은 작은 구멍을 탐하면 탐할수록, 인상이 찌푸려졌다. 자꾸만 비집고 올라오는 욕정을 참느라 괴로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안 돼.’
아직은…… 아직은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다른 손가락을 하나 더 찔러넣었다. 빠듯해진 삽입감에 놀란 속살이 한 차례 움츠러들었다.
칼라일은 손끝을 굽혀 축축한 내벽을 이리저리 휘적여 댔다. 선홍빛의 질구는 마치 꿀단지라도 되는 것처럼, 틈 사이로 애액이 쉼 없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매일 풀어 주다 보면 머지않아 제 것도 무리 없이 받을 수 있겠지.
칼라일은 쓸데없이 크기만 한 자신의 것을 원망하며 입 안 여린 살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비릿한 피 맛이 입 안에 맴돌았으나, 흥분을 죽이기 위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참 쑤셔 대던 손을 빼내니 기다렸다는 듯 투명한 꿀이 왈칵 흘러내렸다.
미끌거리는 애액을 음핵 위로 살살 덧바르며 칼라일이 느리게 침을 삼켰다. 발그스름하게 익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음핵은 마치 잘 익은 과실 같았다. 절로 입맛이 동하는 광경에 그는 혼자 끙끙 앓았다.
발정기의 개들처럼 홀로 허공에서 허리를 퉁기기도 하며 아쉬움에 몸부림쳤다.
‘조금만 참자.’
그럼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어.
잠든 아벨라는 제대로 느끼지도 못할 텐데. 칼라일은 욕심껏 음부를 비벼 대며 희롱하고 나서야 천천히 손을 떼어 냈다.
아벨라의 아래는 질척한 애액으로 이미 흥건해진 후였다.
칼라일이 앞섶을 풀고 제 것을 꺼냈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침실에 우둘투둘 징그러운 살덩이의 모습이 드러났다. 돌기만으로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기둥엔 핏줄까지 잔뜩 돋아나 있었다.
칼라일은 아벨라의 다리를 한데 모아 그 사이로 제 것을 꽂아 넣었다. 아쉬운 대로 맞물린 둔덕 위로 부풀어 오른 좆을 빠르게 비벼 댔다.
사방을 옥죄어 오는 뜨거운 속살과는 느낌이 달랐지만, 보들보들한 음순과 허벅지 또한 그에게는 한없이 외설적이었다.
거무튀튀한 귀두가 배꼽 아래까지 푹, 찔러질 때면 맞물려 있던 음순들이 뻐끔이며 벌어졌다.
그에 칼라일이 흥분을 참지 못하고 결국 빠르게 허리를 흔들어 댔다.
“큿…….”
그러자 머지않아 부풀어 오른 좆의 선단에서 백탁색 액이 쏟아져 나왔다.
슬립이 들춰진 탓에 드러나 있던 흰 배 위로, 추저분한 좆물이 이리저리 휘갈겨졌다. 마치 쿵쾅이는 심장처럼 사정하는 좆은 멋대로 움찔거리고 있었다.
칼라일이 이를 드러내며 짐승 같은 신음을 흘렸다.
그렇게 그는 꽤 오랜 시간 사정했다.
그러고는 언제나처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늑대의 모습으로 돌아갈 뿐이었다.
복슬복슬 기분 좋은 털뭉치가 침대 구석에 몸을 웅크렸다. 방금까지 저를 거둬 준 여인의 음부를 탐한 무뢰배로는 누구도 생각지 못할, 마냥 천진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