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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키운 아들이 자라면-36화 (37/82)

<036>

몸이 조금 뻐근하긴 했지만, 그래도 움직이다 보니 좀 괜찮아진 듯했다.

아벨라는 평소처럼 약초들을 정리하고 곱게 빻아 진열하는 등, 바쁘게 가게 일을 해나갔다. 중간중간 손님이 오면 응대하기도 하고, 옮겨야 할 물건이 있으면 번쩍번쩍 들어 옮기기도 했다.

한데 오늘따라 칼라일의 반응이 영 유난스러웠다.

평소에도 그녀가 늘 맡아 하던 일들인데…… 칼라일은 제가 약초 화분이라도 하나 들었다 하면 놀라 달려 나왔다.

“어, 어머니!!!”

“응?”

“그거…… 그거 무겁잖아요. 제가 들게요.”

칼라일은 고작 손바닥만 한 화분을 보며 난리를 쳤다.

당황한 아벨라는 장난이라도 치는 건가 싶어 손에 들린 화분을 그의 눈앞에 다시 한번 내 보였다.

“이게 무겁다고?”

이렇게 작은 게? 아벨라가 그런 뜻을 담고 되물었다. 한데 그는 농담을 하는 게 아니었는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들려 있던 화분을 냉큼 가져가 버렸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아벨라가 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뭐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과잉보호 해? 엄마 정말 괜찮다니까?”

“아니에요…… 안 괜찮아요.”

“에이, 무슨 소리야. 정말 괜찮대도.”

아벨라가 그렇게 말하며, 창고에 쌓인 약초 망태기도 번쩍 들어 보였다.

“이거 봐, 엄마 이것도 잘 들어.”

아벨라의 몸집만 한 망태기는 크기만 컸지, 안에 담긴 건 버썩 마른 약초뿐이라 종잇장처럼 가벼웠다.

하지만 그 망태기를 들어 보이는 아벨라의 모습에 칼라일의 눈은 거의 튀어나올 기세로 크게 뜨였다.

“아, 안 돼요!!!”

순간 큰 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졌다. 이번에도 역시나, 칼라일이 달려와 그녀가 든 망태기를 단번에 빼앗아 갔다. 그러고는 아이처럼 아벨라에게 칭얼거렸다.

“엄마…… 제발 이런 거 제발 들지 마세요.”

아벨라는 칼라일이 평소엔 곧잘 어른인 척 어머니, 어머니, 하다가도 제가 불리하거나 어리광부리고 싶을 땐 엄마라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이 마냥 귀엽게만 느껴졌다.

“정말 별일 아니래도…….”

누가 보면 제가 유리로 된 사람인 줄 알겠다며 장난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아벨라의 장난에도 칼라일의 표정은 도저히 풀릴 줄을 몰랐다.

어디 그뿐일까. 칼라일은 아벨라가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을 드는 것도 걱정스럽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아가가 오늘따라 걱정이 많네.’

아벨라는 민망하다는 듯 집요한 시선을 피했다.

저녁 즈음 되니 쓰라리다고 느껴졌던 음부도 많이 괜찮아져 있었다. 그러나 칼라일은 여전히 저를 환자 취급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다리 좀 주물러 드릴게요.”

“이제 정말 괜찮은데…….”

“그래도요. 그래야 제 걱정이 좀 덜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알겠어. 대신 내일은 오늘처럼 과하게 엄마 걱정하지 않기다?”

“그건…….”

잠시 멈칫한 칼라일이 아벨라의 눈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노력해 볼게요.”

아벨라는 답지 않게 고집부리는 그를 보며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따라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짐승의 감 같은 것으로, 제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걸까?

생각에 잠긴 아벨라와 달리 칼라일은 그저 어딘지 매가리 없는 눈으로 낡은 소파에 앉은 아벨라의 앞에 무릎 꿇을 뿐이었다.

방금 막 목욕을 마치고 나와 매끈한 그녀의 종아리 위로 커다란 손이 뒤덮였다. 칼라일은 아주 살살, 조금만 힘줘도 어그러지는 들꽃을 대하는 것처럼 손끝에 온 신경을 끌어모았다.

혹시라도 그녀가 아파하진 않는지 세심하게 눈치를 살피기도 했다.

“그렇게 살살 안 해도 돼.”

당연히 이번에도 칼라일은 고집을 죽이지 않았다. 얄따란 그녀의 발목을 쥐고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조금씩 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부드럽게 쓸어 올려 주는 손길에 아벨라는 시원함과 간질간질 묘한 감각을 함께 느꼈다.

발목부터 무릎까지 향하는 길목을 이리저리 매만지고 주물러 주며 칼라일이 안마에 열중했다.

썩 나쁘지 않은 손길에 아벨라는 완전히 경계를 내려놓고 그의 손에 다리를 맡겼다.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시죠……?”

종아리 뒷부분을 쓸어올리던 그가 살며시 물었다. 아벨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 말라는 듯 손사래까지 쳤다.

“불편하긴 무슨. 오히려 너무 편해서 잠이 오는걸.”

그 대답에 칼라일이 기쁘다는 듯 살포시 웃었다. 그러고는 안마하던 반경을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다.

종아리 부근을 맴돌던 손길이 은근히 허벅지를 넘보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타인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안쪽 살을 더듬으며 올라갔다.

“으응…….”

아벨라가 간지럽다는 듯 몸을 뒤틀었다. 그러면서도 칼라일을 믿는 것인지, 그가 제 허벅지 안쪽을 만지고 있다는 것에 큰 불만은 표하지 않았다.

“괜찮으세요?”

“응…… 괜찮, 은데…… 조금 간지러워.”

칼라일이 은은한 미소를 그리며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손을 놀렸다.

발등에서 발목. 발목에서 종아리. 그리고 종아리에서 허벅지까지. 그렇게 알게 모르게 아벨라의 다리를 타고 올라온 손은 급기야 은밀한 부위 근처까지 다가갔다.

그제야 아벨라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몸이 절로 노곤노곤해지는 안마에 늘어져 있던 아벨라가 안마에 위화감을 느끼고 다리를 버둥거렸다.

“자, 잠시만…… 칼라일. 거긴, 읏, 안 돼.”

“어디요? 여기?”

칼라일은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잘 모르겠다는 듯 더욱 깊숙한 곳을 더듬거렸다. 그러다 이번엔 아예 음부를 꾹꾹 짓누르기까지 했다.

“아, 여기는 만지면 안 된다는 거죠?”

칼라일이 천진한 얼굴로 아벨라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언제부터 튀어나와 있던 건지, 복슬복슬 털로 가득한 꼬리는 느리게 흔들리고 있었다.

“맞아, 거기……. 흐, 안 돼. 만지지 말아줘…….”

칼라일은 미련 없이 손을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할게요. 죄송해요.”

“아니, 아니야. 괜찮아…….”

모를 수도 있지. 칼라일이니까. 칼라일은…… 이런 걸 잘 모르는 순수한 아이니까. 아벨라가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웃음을 그려 보였다.

칼라일은 다시금 종아리를 주물러 주며 성실하게 안마에 집중했다.

“그런데 어머니.”

“응?”

“거기는 왜 만지면 안 되는 거예요?”

“으응?”

아벨라는 난데없는 질문에 당황을 숨기지 못하고 바보처럼 되물었다.

“엄마가 방금 만지면 안 된다고 한 곳이요. 왜 만지면 안 되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궁금했어요.”

“거긴…… 음……. 그게, 그러니까…….”

아벨라는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몰라 더듬더듬 말을 늘어트렸다. 여전히 칼라일은 정성스럽게 안마를 하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장 쫑긋 올라선 귀만 봐도 그랬다.

“음…… 그러니까 거기는……. 아! 아무나 만지게 하면 안 돼서 그래!”

“아무나요?”

“응, 여긴 아무 사람이나 함부로 만지게 하면 안 되거든. 이건 엄마뿐만 아니라, 아가도 그래. 아가의 그…… 거기도…… 아무 사람이 만지게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럼요? 그럼 소중한 사람은 괜찮은 거예요?”

칼라일이 두 눈을 빛내며 다시 한번 질문했다. 이번 질문은 그다지 어려울 게 없었기에, 대답이 빨랐다.

“응, 소중한 사람은 괜찮아. 예를 들면 아내라든가…….”

“그렇구나…….”

칼라일은 무언가 생각하는 건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 이어지던 안마도 슬슬 끝이 난 듯했다.

“엄마.”

“응?”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있던 칼라일이 대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아벨라의 몸 위로 긴 그늘이 졌다.

새삼 이렇게 보니 칼라일은 웬만한 성인 남자들보다 체격이 훨씬 좋았다.

아벨라는 왠지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느리게 침을 삼켰다. 그러자 칼라일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쥐고 찬찬히 자신의 다리 사이로 잡아당겼다.

눈 깜빡할 사이 아벨라의 손은 그의 바지 앞섶을 덮고 있었다.

“카, 칼라일!”

당황한 그녀가 손목을 빼내려 했으나, 칼라일이 붙잡고 있어 빠지지 않았다. 허둥거리는 그녀를 보며 칼라일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는 괜찮아요.”

“뭐, 뭐?”

“저한테 엄마는 제일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제 좆은 만져도 돼요, 엄마.”

그 말에 아벨라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좆이라니, 얘가 대체 그런 단어는 어디서 배워 와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새도 없이, 아벨라는 허둥거렸다.

“이, 이러면 안 돼. 우리는…… 우리끼리는 이렇게 만지는 거 아니야.”

아벨라가 고개 들어 칼라일과 눈을 맞췄다. 그는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뭐가 문제냐는 듯 태연하게 그녀를 마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저에게는 엄마가 가장 소중한 사람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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