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곱게 키운 아들이 자라면-28화 (29/82)

<028>

축축하게 젖은 살덩이가 음순 사이를 파고들기 위해 이리저리 문질러졌다. 늑대의 모습으로는 저 뽀얀 살 틈 사이로 좆을 맞추는 게 영 어려웠다.

손을 이용해 음순을 벌릴 수도 없으니 당연했다.

칼라일이 낑낑거리며 조급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다 겨우겨우 보지 위로 좆을 맞춘 그는 헥헥대며 바쁘게 허리를 움직였다. 움찔거리는 음순 사이로 우둘투둘한 늑대의 성기가 난잡하게 비벼지기 시작했다.

이미 애액에 젖어 축축했던 음부는 볼록 솟은 음핵을 이리저리 짓뭉개는 감각에 옅은 경련을 일으켰다.

헉헉대는 늑대의 숨소리가 방을 습하게 채웠다. 덩치가 큰 탓에 뱉어내는 숨도 더욱 거칠고 컸다.

시커먼 늑대의 털은 달빛 아래 보기 좋은 윤기를 띠었다. 단단해 보이는 하체는 살짝 다리를 굽히고 아벨라의 음부에 제 욕정을 풀기 바빴다.

“킁…….”

그가 콧잔등을 찡그리며 미끈하게 젖은 아벨라의 음부를 느꼈다. 뜨겁고 단단한 늑대의 좆은 말랑한 음순이 저를 감쌀 때마다 황홀하다는 듯 꿈틀거리며 몸집을 키웠다.

늑대의 허릿짓에 침대가 출렁이며 흔들렸다. 마치 파도치는 바다 위의 돛단배 같았다.

포슬포슬한 꼬리는 이 상황이 만족스럽다는 듯 좌우로 빠르게 흔들리고 있었고, 늘 또렷하던 붉은 눈동자는 쾌락에 젖어 초점이 흐릿했다.

늑대는 사납게 그릉그릉거리기도 하다가, 그녀의 구멍에 좆을 넣을 수 없다는 사실에 서러워서 낑낑 앓는 소리를 흘리기도 했다.

이렇게 보지에 좆을 비비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오물거리는 저 작은 구멍을 꿰뚫고 그녀의 뒤에서 추접하게 흘레붙고 싶었다.

늑대가 아벨라에게 더욱 가까이 달라붙으며 허리를 쳐올렸다. 그러자 흉측하던 성기가 일순 꿈틀거리더니 탁한 액을 마구 뿜어 댔다. 움찔거리며 쏟아 내는 좆물의 양은 인간의 모습으로 사정할 때보다 훨씬 많았다.

순식간에 아벨라의 다리 사이는 늑대의 정액으로 엉망이 되었다.

칼라일은 그녀의 아래에 제 것을 잔뜩 비비고 싸질렀음에도, 부족하다는 듯 숨을 헐떡였다.

여전히 다리 사이에서 꺼떡이고 있는 붉은 살덩이는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는 귀여운 꼬리와 상반되었다.

돌기 가득한 늑대의 좆이 표피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길 반복했다. 새카만 털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성기는 제법 눈에 잘 띄었다.

아, 저 작은 엉덩이를 잔뜩 추켜들고 옴짝달싹 못 하게 제 품에 가둔 뒤 좆을 쑤셔 넣고 싶다.

인간의 살덩이와 다른, 미끌거리는 짐승의 살덩이를 저 쫀득한 보짓구멍에 꽂아 넣고 마음껏 허릿짓하고 싶었다. 그러다 저 안에 파정하면 얼마나 황홀할지.

칼라일은 오늘도 그녀와의 관계를 망상하며 입맛만 다실 뿐이다. 거대한 털뭉치가 피휴, 하는 소리를 내며 시무룩하게 한숨을 뱉었다.

아쉽다는 듯 그녀 주변을 몇 번 서성이다가, 칼라일은 다시금 사람의 모습으로 바꾸었다.

그러고는 오늘도 주섬주섬, 아벨라가 깨기 전에 침대 주변을 정리했다.

* * *

지난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아벨라는 세상 천진한 얼굴로 평소처럼 가게 일에 몰두했다.

늘 그렇듯 칼라일은 구석에서 약초 정리를 했고, 아벨라는 손님 응대를 하며 판매에 열심이었다.

얼마나 더 그러고 있을 무렵일까.

“얘, 아벨라.”

딸랑딸랑, 가게 문에 달린 방울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아벨라를 불렀다.

“에샤?”

“혹시 지금 바쁘니?”

“아니 한가한데, 무슨 일이야?”

아벨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녀를 맞이했다. 평소 특별한 이유 없이는 가게까지 잘 오지 않던 에샤였는데,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온 건지 의아했다.

아벨라는 잠시 칼라일에게 가게를 맡기고 에샤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분명 무슨 일이 있어 가게까지 저를 찾아온 게 틀림없는데……. 이상하게 에샤는 머뭇거리기만 할 뿐 선뜻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결국 참다 못한 아벨라가 먼저 운을 띄웠다.

“왜, 무슨 일 있어?”

“그게…….”

그러자 에샤가 뜸을 들이며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한참 입술을 달싹이기만 하더니, 한숨을 크게 한 번 내뱉고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사실은…… 얼마 전에 산에서 다친 늑대를 주웠거든.”

늑대라는 말에 놀란 아벨라가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늑대라니? 갑자기? 어디서?”

“쉿, 쉿. 그러다 누가 듣겠어.”

에샤가 다급히 아벨라의 입을 막으며 말을 이었다.

“얼마 전에 옆 마을 갔을 때 말이야……. 그때 돌아오는 길에 웬 다친 늑대가 있더라고.”

“……그래서?”

“그래서 내가 보살펴 주고 있는데 애 상태가 많이 안 좋아. 혹시 약초 좀 살 수 있을까 하고 왔어……. 그런데 무슨 약초를 사야 할지도 모르겠고…… 의원을 부르기엔 너무 비싸서…….”

그녀가 더 무어라 말을 이었으나, 이상하게도 아벨라의 귓가에는 크게 담기지 않았다.

그저 늑대라는 단어만 머릿속을 맴돌 뿐이다.

‘기분 탓일까……?’

그러다 문득 며칠 전 칼라일이 털어놓았던 말이 떠올랐다.

-죄송해요……. 순간 동족의 냄새가 나서……. 그래서 실수했어요…….

-……저는 동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원래 다 그렇잖아요. 저 같은 다리 병신은 무리에서 도태되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야생에서는.

-동족들이…… 무서워요.

아벨라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었다. 그녀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는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안에서 치료용 약초들을 좀 챙겨 올게.”

“고마워, 아벨라!”

아무래도 직접 가서 제 눈으로 늑대를 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벨라는 한 움큼 약초를 챙기며 힐긋 칼라일의 눈치를 살폈다.

‘칼라일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는데…….’

말해 주어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아벨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아니야.’

다녀와서…… 다녀와서 확실하면 말해 주자. 그냥 평범한 늑대일 수 있으니까……. 괜히 칼라일을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런데 왜 자꾸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까.

애써 상념을 떨쳐 내며 아벨라가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아가, 엄마 잠시 친구네 집 좀 다녀올게.”

그래, 제 두 눈으로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

* * *

“여기야, 아벨라.”

에샤의 작은 오두막집에 도착한 아벨라는 늑대를 보자마자 숨을 헉 들이마셨다.

“세상에…….”

“상태가 많이 안 좋지?”

“도대체 어쩌다…….”

아벨라가 당황을 숨기지 못하고 급히 약초를 꺼냈다. 확인이고 자시고 우선 치료가 시급해 보였다.

늑대는 마치 저를 처음 만났던 칼라일처럼 힘없이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하지만 칼라일과 달리 살짝 회색빛이 도는 털을 갖고 있었는데, 보송한 털뭉치는 아직 새끼인 건지 무척 조그마했다.

“예전에 너도 다친 늑대를 주운 적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혹시 네가 보면 좀 나아질까 해서……. 미안해. 아벨라, 바쁜데 오라 가라…….”

에샤가 두서없이 말을 늘어놓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아벨라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늑대의 치료에 집중했다.

“아니야, 당연히 도와줘야지. 에샤, 그때 너도 우유 챙겨 주고 했잖아.”

작은 새끼 늑대의 목덜미는 누군가가 너덜너덜하게 물어뜯은 건지 만신창이였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살아 숨 쉬고 있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칼라일보다 상처가 깊어.’

큼직한 송곳니가 몇 번이나 목덜미에 박혔던 건지 두 눈 뜨고 봐 주기 끔찍한 수준이었다.

아벨라는 상처에 약초를 아낌없이 듬뿍 발라 주고는 붕대를 감으며 말했다.

“솔직히……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처가 훨씬 심해서 뭐라 장담을 못 하겠어.”

“……역시 그렇구나.”

에샤도 예상했다는 듯 씁쓸하게 웃었다.

“이 작은 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는 도저히 눈을 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늑대를 보며 작게 한숨을 뱉었다.

“도와줘서 고마워.”

“뭘, 이 정도로. 약초는 더 두고 갈게. 틈날 때마다 덧발라 줘.”

혹 칼라일의 동족이 아닌가 확인하려던 거였는데……. 괜히 기분만 싱숭생숭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꼴이 저래서야 확인이고 뭐고 할 수가 없잖아.’

아벨라가 미간을 구기며 한 번 더 널브러진 늑대를 훑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평범한 늑대인데…….’

혹시 칼라일이 말한 동족일까? 그럼…… 내가 약초를 줘도 되는 거였을까?

순간 아벨라의 표정이 음울해졌다. 고맙다며 우유를 잔뜩 챙겨 주는 에샤를 보며 아벨라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묘하게 찝찝한 느낌이다.

* * *

아벨라가 가게로 돌아오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칼라일이 튀어나왔다.

“어머니……!”

밖에서는 귀와 꼬리 관리를 잘 하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건지 칼라일의 머리 위로는 뾰족한 귀가 쫑긋 솟아올라 있었다. 복슬복슬한 꼬리 또한 붕방붕 정신 사납게 흔들리고 있다.

“다녀오셨어요?”

그러고는 곧장 그녀를 제 품에 그러안으며 살갑게 뺨을 비비적거린다.

그런데 그것도 아주 잠시.

아벨라를 제 품에 꽉 감싸 안기 무섭게, 칼라일이 몸을 굳혔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낯선 냄새 때문에.

“……개 냄새.”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