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그 후의 이야기 (1)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 부부는 이혼의 "이"자도 꺼내지 않고, 성욕으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켄지에게 안기고, 유이치에게도 실컷 안기며, 클럽에도 여태까지처럼 매일같이 드나들고 있다. 그리고 남편은 그런 개걸레같은 아내를 집에서 내쫒기는 커녕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남편의 네토라레 속성은 날이 가면 갈수록 에스컬레이트했다. 이미 우리 집은 러브호텔 비스무레한 장소로 변해 있었다. 남편이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이 남편이 뻔히 있는데도 개의치않고 집에 묵으며 아침까지 밤새도록 나를 따먹는다.
그런 남자들 중에는 그 문신사 아저씨도 끼어 있었다. 그때의 음탕하기 짝이 없었던 섹스를 잊지 못하고 내가 먼저 전화한 거였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남편이 뻔히 집에 있는데도 같이 욕실에 들어가고, 남편이 뻔히 보고 있는데도 같이 목욕을 하고, 그리고 남편이 옆에서 버젓이 자고 있는데도 바로 그 침대 위에서 나를 따먹었던 것이다.
낮에는, 그러니까 남편이 회사에 일하러 나가있는 동안에도--- 나는 거실에서, 침실에서,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과 마구 뒤엉키고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은 오늘은 어떤 놈하고 어떤 짓을 했는지, 질투심에 바르르 떨면서도 꼬치꼬치 캐묻는다.
나는 다리 사이로 남자들의 좆물을 질질 흘리면서 그의 입술에 달라붙어, 당신 말고 다른 남자의 자지가 너무너무 기분 좋았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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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여름 날의 에피소드 하나.
하루는, 남편이 내게 "해수욕장에 가서 어디의 말뼈다귀인지도 모를 헌팅남한테 대주고 와"라는 요구를 해왔다.
남편은 수영복으로 갈아입지도 않고 바닷가 카페에 앉아 소다를 홀짝이고 있었다. 백사장에 혼자 드러누워 썬탠을 하고 있는 나를 저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모래사장 위에 시트를 깔고 누워 있는 나는, 혼자 썬탠하러 바다에 놀러 온 날라리 계집애 그 자체였다.
밝은 다갈색의 탱탱한 피부에, 하도 요란하게 염색을 해 푸석거리는 금발, 그리고 피어스랑 문신투성이인 몸뚱아리. 옷으로 가리지 않으면, 도저히 유부녀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그런 모습.
주위에 아가씨들도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남자친구 동반. 게다가 어지간한 아가씨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진하게 태닝한데다 장난아니게 화려한 외모에 쭉쭉빵빵한 몸매의 나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었다.
혼자서 선 오일을 바르라고 남편에게 미리 명령받고 있었다.
남자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잘 따르는 골빈 계집애가 돼 버린 나는 일단 손이 닿은 곳부터 먼저 오일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의 동시에 젊은 남자애 하나가 말을 걸어왔다.
"오오, 언니~, 등에 손 안 닿지? 우리가 도와줄까?"
세 명이 팀을 이루고 있는, 척 봐도 한눈에 헌팅족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이었다.
다들 요란한 금발 머리에 비키니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젊고 씩씩한 육체를 과시하고 있었다. 대학생 정도 될라나, 다들 그야말로 여자 꼬시는 데 일가견이 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
"아, 으음... 그래도 될라나?..."
말끝을 흐리고는 있었지만, 남편이 빤히 지켜보고 있는데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
어쨌든 오늘 여기 온 목적은 헌팅 당하기 위해서였으니까...
이 남자들이라면 딱 그가 원하는 유형이 틀림없었다. 양아치 끼가 다분한데다, 인원도 세 명이나 되고.
분명 저 멀리서 내 모습을 훔쳐보며, 남편은 미친듯이 흥분하고 있을 터였다. 마음 속으로, 넘어가, 넘어가 라고 빌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역시나 처음 만난 여자인데도 능숙하게 이야기를 걸어 오고 있었다.
몇 마디 대화를 주고 받다가, 결국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오일 병을 빼앗겨 세 남자의 손길을 온 몸에 받아들이고 말았다.
한 명은 내 팔에 오일을 바르고, 또 한 사람은 내 다리를 들어 올려 발가락 끝에서부터 무릎까지 정성들여 오일을 발라 갔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내 뒤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배에서 쇄골 근처까지 듬뿍 오일을 묻혀대고.
옆을 지나던 커플 몇몇이 이상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지금 이 상황은, AV비디오의 한 장면이라 해도 이상할 것 하나 없었으니까.
주위에 가족 동반으로 놀러 온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남자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손가락 사이사이, 발가락 사이사이, 심지어 겨드랑이 사이까지--- 끈적거리는 액체를 꼼꼼히 발라댔다.
나중엔, 수영복 안에까지 손을 집어 넣어, 온몸을 끈적거리는 오일 투성이로 만들어 버렸다.
어느새, 명백한 애무로 변해 있었다.
수영복 속까지, 앞에서 뒤에서 찐득거리는 손이 파고 들어왔다. 보지는 물론이고, 항문 속까지 손가락을 집어 넣어 오일을 발라댔다. 이미 오일 말고 다른 액체가 흥건히 배어나오기 시작한 보지 구멍에, 처음 보는 남자의 손가락이 주먹 관절 부분까지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아아..."
태양빛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주위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이런 공공장소에서, 나는 낯선 남자들의 손가락 장난으로 거의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집요하기 짝이 없는 손가락 애무로 앞 뒤 구멍을 동시에 마사지하고, 그와 동시에 양쪽 유방을 생으로 마구 주물러대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비키니 팬티 한 장만 걸친 남자들의 다리 사이도 잔뜩 부풀어 올라 있었다. 얇은 천쪼가리 너머로 그들의 자지 형태가 선명하게 비쳐 보인다. 보지에서 애액이 주르륵 터져 나왔다.
"언니, 어때? 우리들 손, 기분 좋지?"
"아... 으응... 굉장해, 무지 야해..."
이 남자들도, 상대를 봐가면서 이런 짓을 할테지. 척 봐도 내가 꽤 놀게 생겼으니까, 대뜸 이런 짓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쉽고 가벼운 여자로 보이니까 이럴 것이다.
쉽게 말해 얕보이고 있었다. 이런 발랑 까진 걸레년은 뭔 짓을 해도 괜찮아. 분명 그렇게 업신여기고 있었다.
뭐 하긴, 사실이 그렇긴 하지만. 더구나 처음 보는 낯선 남자의 무리한 손가락 장난에도 대번에 느껴버리고 마는 내가 뭐라 변명을 해본들... 대체 남편은 무슨 생각으로 이 광경을 훔쳐보고 있을까.
자기 아내가 "남자라면 누구든지 OK"라고 써붙이기라도 한 것처럼 혼자 비키니 차림으로 바닷가에 드러누워 헌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세 사람이나 되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온몸에 오일을 묻히고 있었다.
수영복 안까지 남자들의 손이 파고 들어온 것이나, 가랑이 사이 양쪽 구멍에 죄다 손가락이 틀어박혀 들어와 그 속살을 마사지하고 있는 것, 그 덕에 내가 절정 직전까지 내몰린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
슬쩍 남편 쪽을 바라봤지만, 남편은 모르는 사람처럼 시침 뚝 떼고 앉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음료수 잔을 한 손에 들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 검은 렌즈 너머로 이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겠지...
"아... 몰라... 가..."
"응? 가? 후후, 귀여운 걸---, 언니. 괜찮아 가버려도. 못참겠으면 오줌 싸버려도 돼. 우리들 손가락으로 가버리는 거야. 뭐 어때, 우리가 이렇게 몸으로 가려주는데. 괜찮아, 아무도 못 봐"
"아흐... 아음... 아아아앙...!"
쾌감이 폭발해,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시트 위로 튀어 올랐다.
부들부들부들 허리를 위 아래로 떨면서 수영복 사이로 보짓물을 뚝뚝 떨어트린다. 오줌을 싸버려도 괜찮다고 한 말이 생각나 배에서 힘을 빼자--- 요도구에서 조르르르 샛노란 액체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미지근한 액체가 수영복 사이로 새어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 아래쪽의 시트를 적셔 갔다.
"아... 가... 가..."
"후후, 손가락만으로 가버리는거야? 만난지 10분도 채 안 되는 남자들 앞에서 가는거야?..."
남자들 중 하나가 계속해서 내 귓가에 대고 속삭여 왔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내 다리를 마구 주물러대고, 나머지 한 명은 앞 뒤 구멍에 꽂아 넣은 양손 손가락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쾌락을 전해주고 있었다.
"아응... 가, 가, 아으음... 나, 또 갈 거 같애... 아아앙..."
"좋아, 잔뜩 기분좋게 해줄께... 괜찮으니까, 그렇지, 힘 쭉 빼고, 릴렉스... 옳지..."
시키는대로 힘을 빼자, 하반신으로 쾌락이 총집결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앙... 아아아아아아...!"
뚝 뚝... 시트 위로 보짓물을 떨구며 커다랗게 경련. 허리가 튀고, 풍만한 가슴도 격렬하게 위 아래로 요동친다.
꿈틀 꿈틀 꿈틀...
허벅지부터 발가락 끝까지 쾌락으로 몸부림치고, 맨다리를 위로 길게 쭉 뻗으며 달콤한 쾌감에 잠기고 있었다. 밝은 다갈색 허벅지가 오일로 빛나고,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크하하, 귀엽다 진짜---. 언니 죽이는데---. 침 질질 흘리는 거 좀 봐. 진짜 야하네. 까무잡잡한 년들이 역시 존나 야하다니까. 내가 뭐랬어"
언니라고 부르고는 있었지만, 어차피 요새 언니라는 말이 정말 연상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다. 이 남자들도 나를 자기들 또래, 아니 어쩌면 연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마치 아이들 대하듯 말하는 것 같은 말투.
최소한 다섯 살은 이 쪽이 연상일텐데도, 이렇게 어이없이 간단하게 가버리고 난 뒤니... 부끄러워서 그런 말을 어떻게 해.
혹시 나이를 물어오면, 몇 살로 보이는데? 라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리자고--- 나는 한층 더 느끼해진 남자들의 오일 마사지를 온몸에 받으며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