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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태닝 샾 (6/16)

6. 태닝 샾

결국 집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배꼽 피어스 정도는 양반인 게, 밤에 잠자리만 어떻게든 피하면 일주일 정도는 숨길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 갈색 머리는 집에 돌아가 남편하고 마주치는 순간 단박에 들통날 뿐만 아니라, 피어스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남편을 놀래킬 게 틀림없었습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혼자 살고 있는 여자 친구가 열이 심하게 오르는 바람에 그 애가 나을 때까지 옆에서 간호를 해줘야 한다고--- 저 스스로 그렇게 거짓 핑계를 대고, 옆에 있는 미사키의 실감나는 연기까지 더해, 간신히 허락을 받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남편이 쉽사리 납득해 준 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희미하게나마 제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미사키의 연기가 조금이라도 어설펐더라면 "나한테 거짓말하고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라고 큰소리를 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걸로 우선 며칠이나마 파국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그 후의 일은 저로서도 어찌해야 좋을지 막막할 뿐이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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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유이치님에게 이끌려 어디론가 외출을 하게 됐습니다. 어제 욕실에서 말한대로 곧장 실행에 옮긴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켄지를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면, 내 명령도 순순히 따를 수 있겠지?"

무더운 날씨의 주택가를 허리를 꼭 부둥켜 안긴 채로 걷고 있었습니다. 저는 물론, "네"라고 순순히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도 날라리 년을 좋아하니까, 이제부턴 내 취향대로 꾸밀거야. 지금의 네 자신을 완전히 버리게 될 테지만... 당근 할 수 있겠지? 넌 내 여자이기도 하니까. 뼛속까지 송두리채 바뀌는 변화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곤란하겠지? 안 그래?"

"...네..."

울퉁불퉁한 근육질에 굉장히 남자다워서, 가라데 도복을 걸치면 딱 어울릴 것 같은 켄지님과 비교하면--- 유이치님은 외모상으론 "꽃미남"과에 가까운 타입이었습니다. 아, 물론 보통 남자들보다는 키도 키고, 햇빛에 그을린 몸에 제대로 근육도 붙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탈색한 긴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꽃무늬 프린트의 노란 색 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그런 인상이 들고 맙니다.

그러나 외모는 그럴지언정 그 내면은--- 오히려 켄지님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사람이 아닐까.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듭니다.

유이치님이 켄지님 이상으로 걸레같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가 미사키를 선택했던 것만 봐도 자명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어쩌면 켄지님보다도 유이치님이 오히려 더 저에게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강요해 오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불안해 졌습니다.

유이치님이 저를 데리고 간 곳은, 역 근처에 있는 잡거 빌딩이었습니다.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까지 올라 갔습니다.

문이 열리고 한 걸음 내딛자, 바로 신발을 벗는 장소가 나타납니다.

아직도 무슨 가게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제 손을 잡아 끌고 그가 카운터로 향합니다.

익숙하게 접수를 마치고 이번엔 카운터 반대 쪽으로 향합니다. 이미 열어놓은 문을 지나 조금 들어가니 몇 사람이나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비슷한 곳이 있고...

한참을 더 들어가자 문이 하나 더 나오고, 그 안쪽의 개인실로 들어갔습니다.

"유,유이치님...?"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저를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유이치님.

그제서야 저는 간신히 여기가 뭘 하는 가게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썬탠 살롱. 줄여서 태닝 샾.

개인실 안에 덩그러니 놓인 커다란 썬탠 머신. 그걸 보고서야 비로소 알아차린 것입니다.

개인실이라곤 해도, 안은 꽤 넓었습니다. 투명한 캡슐처럼 된 샤워 부스도 있고, 텔레비전이나 가라오케, 소파에 침대까지 있어--- 마치 호화로운 러브호텔 안에 초특대 사이즈의 썬탠 머신을 들여놓은 그런 느낌?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방이었지만, 유이치님은 여기 단골이라서인지, 마치 자기 집처럼 익숙하게 저를 안내했습니다.

옷을 벗으면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여기는 커플 두 사람이 함께 썬탠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가게로서, 가격은 꽤 센 편이지만 여자를 안으면서 썬탠을 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합니다.

분명 수없이 많은 여자를 이곳에 데리고 와서는 실컷 섹스를 하면서 몸을 그을렸겠지요. 그리고 오늘 저도 그 사람이 데리고 왔던 수많은 여자들 중 하나가 되는 거고...

유이치님에게 있어서 저같은 여자는--- 그저 일회용의 심심풀이 땅콩같은 존재로, 자기 취향으로 바꿔가며 실컷 가지고 놀다가 질리면 버리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왠지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 앞에서 전라가 되어 일단 안기면, 그런 불평 따위 깨끗이 잊고 마는 저입니다.

"저기, 유이치님에게 저는... 일회용의 여자인가요?"

용기를 내 물어 보았습니다만, 돌아온 대답은---.

"에엥? 당근 일회용이지 그럼 뭐겠어? 뭐야? 걱정하고 있었어? 안심해, 일회용이 맞긴 맞는데, 우리들 취향으로 철저히 개조해서 아주 질릴 때까지 실컷 가지고 놀다 한참 후에야 버릴테니까..."

딱잘라 일회용이라고 단언합니다. 절대로 좋은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대답이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왜냐면, 지금 당장 버려질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가,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잔뜩... 가지고 놀아 주세요..."

그리고 둘이서 같이 썬탠 머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에어컨을 켜 시원하게 살을 태울 수도 있었지만, 그건 그의 취향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땀으로 범벅이 되면 여자들 보지가 질척질척해지니까 더 기분이 좋아지거덩. 미끄덩미끄덩한 느낌이 죽인다니까? 너도 그쪽이 더 흥분되지 않겠어?"

"하으음... 네... 기분 좋아요... 흥분돼요..."

똑바로 누운 제 몸 위에 그가 올라타고 있는 자세. 유이치님이 조금씩 몸을 움직일 때마다 제 가슴이나 배, 허벅지와 닿으면서 찔컥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이렇게 섹스하면서 썬탠을 하다니... 참 신기한 세상이다 싶었습니다. 몰캉거리는 제 가슴이 그의 단단한 흉판에 비벼져 점점 더 흥분됩니다.

이제 로션이고 뭐고 필요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뻣뻣이 발기된 그의 페니스가 제 가랭이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오나 싶더니--- 쑤욱!... 그대로 성기와 성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버립니다.

"...하윽, 하아...!"

썬탠 머신이 내리 쬐는 자외선 자체는 생각외로 그닥 뜨겁지 않았지만--- 밖은 무더운 날씨. 에어컨도 틀지 않은 이 방 전체가 찌는 것처럼 더워서... 썬탠 머신 안은 이미 사우나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어쩐지 산소도 희박한 것 같고, 자칫 방심했다간 자지에 꿰뚫린 채로 그대로 기절해 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이미 그로기 상태에 가까운데, 역시 젊고 건강한 남성--- 유이치님은 제 몸 위로 억수처럼 땀을 쏟으면서 격렬하게 피스톤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아아아아! 하으으으으! 으으으읍!"

창백한 빛에 비친 제 몸이 왠지 터무니없을 정도로 음란해 보입니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탱탱한 허벅지도 평범한 조명 아래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육감적으로 보이고...

그도 그런 제 몸을 보고 흥분했는지--- 끈적거리는 피부를 찰싹 붙이고 한번씩 허리를 밀어붙일 때마다 세차게 자궁 입구를 짓이겨 옵니다.

썬탠 머신 안에서 땀투성이가 되어 절정에 오른 여자는 아마 일본에도 몇 없을 겁니다. 이 가게에 와본 여자가 아니면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일일테니까요.

단지, 하나 꼭 말해두고 싶은 건---.

이거 정말 정말로 기분 좋으니까, 여러분도 꼭 한번 해 보세요...

저는 머리 한 구석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의 딱딱한 페니스가 질육을 도려내는 듯한 감각에 커다란 신음소리를 터트리며 정신없이 몸부림쳤습니다.

물론 당연히, 마지막엔 생으로 질내사정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액을 고스란히 보지 안에 담은 채로, 진한 딥 키스를 나누고 그의 침을 맛나게 삼키면서...

결국 썬탠 머신 안에서 나올 때까지 두 발 더.

그리고 나온 후에 침대로 가서 한 발. 샤워 부스 안에서 비오듯 땀을 흘리며 또 한 발.

그렇게 합계 다섯 발의 질내사정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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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제 피부가 유이치님 취향의 색깔이 될 때까지--- 이틀에 한 번 꼴로, 태닝 샾에 끌려 갔습니다.

물론 갈 때마다 썬탠 머신 안에서 땀투성이가 되어 격렬한 섹스를 나눴고요.

저는 어느덧, 나 혹시 유이치님과 한 몸이 되기 위해 여자로 태어난 거 아닐까... 썬탠 머신 안에서 다리를 커다랗게 벌리고 유이치님의 자지를 받으면서 머리 속으로 그런 생각까지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아앙... 너무, 너무 기분좋아... 가, 가...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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