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11)
  • [Flen] M과 S의 이야기

    세진은 자신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방금 다섯번째의 사정을 했기 때문이리라..

    "흐으.."

    나즈막하게 신음소리를 삼키며 왼손 중지와 검지를 애널에서 천천히 빼내었다.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그는 자신의 왼손을 바라보다 욕실로 들어갔다.

    쏴아아아-

    떨어지는 샤워기의 물줄기로 ?인해 자신의 페니스가 다시 발기하기 시작했다.

    움찔

    "...아, 씨발.."

    빼내도 빼내도 가라앉지 않는 자신의 페니스를 내려다보며 세진은 욕설을 내뱉었다.

    자신의 페니스가 날뛰던게 언제부터였을까..

    분명 비 내리던 어느 날 [로엠] 이라는 카페에서 그를 만났을 때 부터 였을 것이다.

    그날은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커피를 유난히 싫어하는 세진이 홀린 듯,

    비 냄새에 묻힌 커피의 향기에 이끌려 카페를 찾은 날이다. 

    밖에는 사람이 흐리게 보일 정도로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고 몸은 으슬으슬 추웠다.

    세진은 작게 혀를 차며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어서오세요."

    작지만 맑은 음성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살짝 고개짓을 하고 카페의 구석자리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 그는 천천히 다리를 움직였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운동화를 질질 끌고 구석자리를 향해 가던 세진의 발에 턱- 무언가가 걸렸다.

    순간 무게중심을 잃은 세진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앗, 젠장!'

    바닥에 흉한 꼴로 엎어질 것을 예상한 세진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세진은 자신에게 느껴질 차가운 바닥이 아닌 따뜻한, 미세한 담배 냄새를 머금은 품에서 살며시 눈을 떴다.

    "괜찮으십니까."

    귓가를 웅웅- 울리는 지독히도 낮은 저음. 

    순간 세진은 자신의 등 뒤로 소름이 이는 것을 느끼며 작게 몸을 떨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쳐다보자,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고 있었다.

    그제야 상황파악이 된 세진은 그의 품에서 파다닥 떨어져 허리 굽혀 인사했다.

    "아.. 감사합니다."

    슬쩍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자 그가 세진에게 손을 뻗어 세진의 앞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그의 행동에 멍해진 세진은 가만히 그를 쳐다보았다.

    "다치신 곳은?"

    물어오는 질문에 움찔하던 세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

    "더..덕분에 멀쩡해요. 감사합니다."

    "그럼.."

    살짝 고개짓을 하던 그가 세진을 지나쳐 카페 밖으로 사라졌다.

    그런 그를 쳐다보던 세진은 제 앞머리를 만지작 거리다 쭈삣쭈삣 창가 구석자리에 가 앉았다.

    멍하니 앉아 그가 지나가는 걸 쳐다보던 세진은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굉장했어, 그 목소리..'

    그의 목소릴 듣자마자 등에서 소름이 돋았다. 

    그가 앞머리를 정리해 줄 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뭐지, 이 더러운 기분은. 

    찝찝한 기분에 슬쩍 자신의 앞섬을 보니 자신의 페니스가 발기해 있는 것이 보였다.

    경악에 찬 시선으로 제 앞섬을 보던 세진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주문 하시겠습니까?"

    머리를 단정히 묶은 여자가 생긋 웃으며 쳐다본다. 

    움찔 몸을 떨던 세진은 가방을 자신의 재빨리 다리에 얹어 놓고 의자를 당겨 앉았다.

    "아.. 으음..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아이스로 드릴까요?"

    "아니요. 따뜻한걸로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맑은 음색의 여자가 지나가자 세진은 이마를 짚었다. 

    '아..으-..젠장, 이게 뭐야..?'

    살짝 가방을 치워 자신의 앞섬을 내려다 보자 몸이 부르르 떨렸다.

    가방을 들고 일어나 자신의 앞섬을 가린 채로 세진은 어기적거리며 카페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안에서 잠근 뒤 세진은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바지 버클을 풀고 브리프와 함께 엉덩이까지 내렸다.

    팅- 하고 튀어오른 세진의 페니스는 벌써 쿠퍼액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었다.

    "뭐야-.. 이게.."

    작게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마저 음욕에 젖어 있었다.

    페니스를 그러쥔 손이 천천히 위 아래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흐읏.."

    숨을 참는 듯한 억눌린 신음소리가 이를 악물고 있는 입가 사이로 흘러내렸다.

    천천히 자신의 페니스를 희롱하던 손이 좀 더 농도가 짙어져 엄지 손가락으로 선단을 문지르자,

    세진의 반듯했던 허리가 굴곡지며 휘어졌다.

    "흐읍-!"

    빠르게 페니스를 쥐고 흔들던 세진이 순간 모든 동작을 멈추며 파르르 떨었다.

    열에 들뜬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 세진은 그대로 자신의 손 안에 토정했다.

    "하..흐아..후.."

    문에 등을 기대 가쁘게 숨을 내뱉던 세진은 제 손안에 진득하게 달라 붙어 있는 정액을 

    멍하니 쳐다봤다.

    분명 자신은 그 남자를 보고 발기했다.

    그 남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남자의 품에 안겨 그 옷자락에서 나던

    희미한 담배냄새를 생각하며, 그가 자신의 페니스를 쥐고 흔드는 상상으로 사정했다.

    "미친 새끼.. 쳐 돌은 새끼."

    누군가에게 내뱉는 욕인지도 모른채..

    세진은 입술을 깨물고 거칠게 휴지를 잡아 뜯어 손 안에 남아 있는 정액을 닦아냈다.

    옷을 추스리고 세면대에서 손을 뽀득뽀득 소리가 날 정도로 문지르며

    세진은 지금까지도 자신의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는 그를 지워버렸다. 

    현관문을 열고 나오자 자신에게로 사정없이 쏟아지는 옅은 금빛의 햇살과 

    살인적인 더위를 느끼며 세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한 발짝을 떼기 무섭게 턱- 하고 숨이 막혀왔다. 

    '이런 살인적인 더위에 물놀이는 커녕 학원 신세라니..'

    스멀스멀 올라오는 아스팔트의 열기에 운동화가 달라붙어 진득거리는 것을 느끼며

    세진은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송글송글 이마며 콧잔등에 붙어있는 땀 방울을 손바닥으로 쓱- 쓸어내린 

    세진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원이 보이자 건물 안으로 자신의 몸을 숨겼다.

    "아, 좀 살겠네.."

    입을 비죽이며 건물 계단을 두개씩 성큼성큼 올라간 세진은 벌컥 문을 열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만끽했다. 

    '아으아아아- 역시 사람은 에어컨이 있어야돼.'

    어느새 풀어진 입가로 헤벌쭉 웃고 있던 세진의 어깨를 누군가 톡톡 건들여왔다.

    "아?"

    "야, 장세진. 길 막지말고 저리가라? 응?"

    방싯방싯 웃으며 세진의 볼을 꾹꾹 누르던 수현은 이내 세진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아, 형 왔수?"

    "그려. 너도 이제왔냐?"

    "응. 밖에 더워서 녹는줄 알았다. 그러니까 좀 꺼져줄래? 안덥냐?"

    "형님 대하는 말 뽄새좀 보소. 좋으면서 뭘 그러냐. 가자가자~"

    피식- 흘리는 웃음 뒤로 세진과 수현은 [제 2실]이라고 써져 있는 문 손잡이를 돌렸다.

    네다섯명쯤 먼저 와있는 사람들 사이로 세진과 수현은 자신들의 이름이 써 있는 이젤을 챙겨 앉았다.

    가볍게 기지개를 켠 세진이 목을 주무르며 자신의 흰 도화지를 빤히 쳐다봤다.

    까맣게 점처럼 퍼져나가는 짙은 밤의 색과도 닮아 있는 머리카락이 그려지고,

    반듯한 이마와 날렵한 눈썹이, 날카롭고 매서운 듯, 하지만 커피의 달큰한 향에 취해 

    나른하게 풀어져 있던 눈매가 어느 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세진이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젠 하다하다 눈뜨고도 꿈꾸나..'

    본래의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의 끝자락을 손가락으로 한번 쓸어보다

    크게 심호흡을 내뱉은 세진이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흠흠. 오늘 부터 새로운 선생님이 오신다고 말씀드렸죠?

    제 2실과 3실을 맡아주실 박진한 선생님입니다. 

    놀 생각만 하지말고, 수업도 좀 열심히 듣도록 해요."

    자글자글한 주름들이 더 깊게 패여 오십대의 나이에 맞는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원장이 몸을 돌려 "박선생님,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자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머리를 살짝 숙이며 들어왔다.

    "박진한입니다."

    세진은 웅웅거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놀라움이 번져 커져가는 눈에 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다. 자신의 몸에 이상한 불을 지핀.. 지워버리고자 했지만 언제나 

    무의식 중일 때면 자신의 머릿속을 돌아다니던 그다. 그가 앞에 있다.

    자신이 다니는 학원의 선생 모습으로.

    진한의 시선이 세진에게 닿았다. 

    벙찐 표정으로 진한을 쳐다보던 세진이 움찔 몸을 떨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진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 그래, 

    그의 시선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다. 그의 눈빛이 옭아매는 힘은 세진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진한의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그가 세진에게서 시선을 거두었을 때 세진은 참고 있던 숨을 천천히 내뱉었다.

    세진,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었던 모양이다. 

    살짝 시선을 내려 자신의 운동화 끝을 쳐다보던 세진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잊고자 했던 사람이다. 자신에게 이상한 불을 지핀 .. 그 사람을 세진은 지우고 싶었다.

    진한을 생각하면 몸에 열이 올랐다. 그게 미치도록 불안했다. 

    진한이 여자도 아니고.. 백팔십이 훌쩍 넘어보이는 키에 듬직한 어깨 소름이 일 정도로 지독히도

    낮은 그 목소리.. 절대 가늘다고 할 수 없는 외형이었다. 그는. 

    그런데도 자신의 몸은 머리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머리는 알고 있는 사실을 왜 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를 생각하는 것 만으로 머리와 그곳에 열기가 느껴진 세진은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하는 자신을 향해 작게 혀를 찼다.

    "저.. 선생님."

    세진은 기어들어가는 자신의 목소리에 작게 헛기침을 했다.

    "크흠. 저 잠시 화장실 다녀와도 될까요?"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는 진한의 모습에 세진은 운동화를 질질끌며 [제 2실]을 벗어났다.

    큰 소리 나지않게 조심히 문을 닫은 세진의 모습을 누가 볼 새라 후다닥 화장실에 들어간 모습을

    본 몇몇 사람들은 세진이 저러다 바지에 싸지.. 라고 생각하며 무심히 지나쳤다.

    황급히 칸막이 화장실 안에 들어가 바지버클과 지퍼를 거칠게 내리고 브리프와 함께 쑥- 내렸다.

    "으읏.."

    마치 자신이 여기 있다고 주장하는 듯이 커져버린 세진의 페니스를 보고 세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하아-.. 흣.. 젠장.."

    자신의 페니스를 밑둥부터 쓸어올렸다. 위 아래로 흔드는 손이 질척해져 나는 찌걱대는 소리와

    세진의 신음소리가 섞여 화장실 안을 채우고 있었다.

    "흡..으..음.."

    얼마쯤을 자신의 손으로 페니스를 희롱하고 있었을까.. 

    잔뜩 흥분에 젖어 화장실 벽에 기대 자신의 페니스를 문지르고 있던 세진의 화장실 문을 누군가 두들겼다.

    "이봐-"

    흠칫. 세진이 몸을 굳히며 화장실 문을 쳐다봤다. 익숙한 목소리의 남자는 다시한번 문을 두들겼다.

    "괜찮나?"

    세진은 여전히 자신의 페니스를 그러쥔 채 굳은 입과 혀를 움직였다.

    "아..괘..괜찮아요 선생님."

    헐떡거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억누르며 세진은 인상을 찡그렸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하-..'

    "목소리가 상당히 안좋은데. 어디 아픈가?"

    "흣-..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정말..인데.."

    '젠장, 목소리만으로도 가버릴거 같아.'

    세진은 허리를 살짝 구부리며 신음 소리를 간신히 삼켰다. 제 입술을 깨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진한이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열어봐."

    "..네..네에!?"

    무의식 중에 대답하다 목소리가 삐끗- 튀었다.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소릴 한거지

    문을 열라고? 지금 제정신이야! 난.. 난 당신 때문에-!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요지부동 자세인 세진에게 진한은 독촉했다.

    "빨리."

    "하.. 하하. 진짜 괜찮..흐으..은데."

    "두번 말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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