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5화 (45/190)

45화

뒤늦게 피곤함이 밀려와 터덜터덜 집에 올라가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선배님 전화해도 돼요?]

정우진이었다.

“…….”

한 번 전화를 하면 기본 30분은 훌쩍 넘어서 당연히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 3초 정도 생각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아니]

답장을 보내자마자 다시 문자가 왔다.

[ㅠㅠ왜요ㅠㅠ 혹시 제가 뭐 잘못했어요?ㅠㅠ]

눈물로 범벅이 된 문자를 보면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러 집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물을 마시고 있는 이진혁과 마주쳤다. 대충 눈으로 인사한 다음에 소파에 털썩 앉아 답장을 보냈다.

[너 지금 운전하고 있잖아 아무튼 나 씻고 잘 거니까 조심히 들어가고 이제 문자 그만 보내]

이렇게 말하면 알아듣겠지 싶어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침대 위에 두고 씻으러 갔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머리도 감고 양치질도 하니 뭔가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대충 운동복 바지만 입고 개운한 마음으로 밖으로 나와 방으로 들어가자 2층 침대 위에서 유노을이 비몽사몽의 얼굴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형, 핸드폰 진동 계속 울려.”

“아, 미안.”

누구한테 전화가 왔나 싶어 확인했지만 핸드폰에는 부재중이 아니라 문자 폭탄이 와 있었다.

[선배님 오늘 토스트 같이 먹은 거 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선배님이 알려 주신 방법으로 먹으니까 흘리지도 않고 잘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다음에도 또 같이 먹어요. 그리고 영화도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고, 다음에 또 같이 봤으면 좋겠어요. 새벽 아침 다시 봐도 되고, 다른 영화 보고 싶으신 거 있으면 그걸로 봐요. 오늘 모자랑 선글라스도…….]

스크롤이 끝나지 않는 긴 문자를 보다가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갑자기 눈도 뻑뻑해지고 너무 잠이 와서 나는 침대에 누워 문자를 다 읽지도 않고 답장을 보냈다.

[그래 난 이제 씻고 나와서 잘 거야 너도 빨리 자]

그렇게 보내고 이제 자려는데 다시 문자가 와서 얼른 무음으로 바꿨다.

[아 정말요? 좋겠다……. 혹시 그 샴푸 썼어요? 저도 오늘 그걸로 씻을게요.]

좋겠다는 뭐지? 눈을 반쯤 뜨고 핸드폰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다시 문자가 왔다.

[앞으로 향수 대신 선배님이 주신 샴푸 쓸게요. 근데 사실 저는 향수 뿌리는 거 안 좋아해서 잘 안 뿌리기는 해요. 선배님도 향수 안 쓰신다고 하셨죠?]

“…….”

도저히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문자를 멀뚱멀뚱 보다가 나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뒤집었다. 그리고 똑바로 누워 눈을 감았다.

피곤했던 건지, 그 뒤로 1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곯아떨어졌다.

***

세가온 데이트 코스

(카페 앞 사진)

(토스트집 앞 사진)

비비 세가온이랑 어나더 원 어제 찍은 사진인데 둘이 데이트 했나봄ㅋㅋㅋㅋㅋㅋ 개웃기다ㅋㅋㅋㅋㅋ

댓글

>와... 정우진 존나 잘생겼다 미친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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