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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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계속 같이 있을 때도 좀 어안이 벙벙하기는 했지만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혼자가 되니, 구석으로 미뤄 뒀던 의아함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걔 진짜 왜 온 거였지? 그냥 지나가다가 내가 있어서 왔다는 말은 너무 신빙성이 없었다. 분명 뭔가 이유가 있어서 찾아온 걸 텐데……. 도대체 왜 왔던 걸까?
나는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물음표 가득한 얼굴로 고개만 갸웃거렸다.
우리 숙소는 회사와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연식이 꽤 되는 빌라였다.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협소하고, 돌아서 내려올 공간도 넉넉하지 않아서 차가 아예 올라올 수도 없었다. 주차장도 따로 없어서 스케줄을 가기 위해서는 아래쪽까지 걸어 내려가서 차를 타야만 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들이랑 다 같이 살던 곳이라 이제는 눈을 감고도 찾아올 수 있을 만큼 익숙했다. 어렸을 때를 제외하면 한집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지냈던 적이 없어서 조용한 계단을 혼자 올라가다 보면 집이 생기면 이런 기분일까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현관에 신발이 가득했다. 이 중 90퍼센트는 전부 유노을 것이었다. 한숨을 내쉬며 들어갈 틈이 없는 좁은 현관에서 대충 신발을 정리한 뒤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켰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거실 소파에 누워서 잠시 천장을 보며 멍을 때렸다.
“…….”
얼룩처럼 누렇게 바랜 흰색 천장과 체리 몰딩 사이를 가만히 보다가 핸드폰을 확인했다. 단체 메시지 방에서 애들은 아직도 불지옥 떡볶이 얘기를 하는 중인 것 같았다.
그룹채팅 | 4
3 인상 찌푸리거나 눈물 흘리거나 말하면 안됨 |
4 눈도 깜빡 거리면 안됨 |
3 ㅇㅋ |
2 그걸 왜 하는 건데 도대체...... |
3 형도 참가야 무조건 |
4 서주 형도 무조건 참가임 |
3 왜냐면 우린 한팀이니까 |
4 동의합니다 |
2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서주 형이랑 방금 통화했는데 형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
3 ㅇㅋ 그럼 만장일치로 레몬 반개 씹어 먹고 참기 대회 내일 개최함 |
4 짝짝짝짝 |
4 폭죽 펑펑펑 |
4 와아아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