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e (외전)
Hole 외전
창을 타고 들어온 햇빛에 눈이 부셨다. 방 안은 온통 하얀빛으로 물들어 반짝이고 있었다. 먼저 잠에서 깬 설은 몸을 일으켜 옆자리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연우를 내려다보았다. 커다란 눈과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드나드는 숨. 평소에는 잘 보지 못했던 작은 것들이 차례대로 눈에 들어왔다. 늘 먼저 일어나 저를 바라보고 있던 연우였는데……. 간혹 이렇게 먼저 일어나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잠든 연우의 모습은 어렸을 때, 그때의 모습과 더 닮아 있었으니까.
“음…….”
설은 두 번째 손가락을 뻗어 연우의 얼굴선을 따라 훑었다. 반듯한 이마에서 시작해 콧등을 타고 내려온 손가락은 오뚝한 콧방울에 머물다 인중을 지나쳐 입술에까지 닿았다. 물컹한 살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듯 눌러 보았다. 연우의 미간이 좁혀지며 예쁜 얼굴이 찡그려졌다. 그것이 재밌어 설은 다시 한번 입술을 꾹 눌러 보았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길게.
이윽고 감겨 있던 두 눈이 슬며시 들어 올려졌다. 가려져 있던 짙은 색의 검은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 앞에 있는 설을 보곤 예쁘게 웃어 보인다. 그가 손을 내밀어 설을 끌어당겼다. 바동거리는 설을 제 품에 한 아름 안고 숨이 막히도록 꽉 끌어안았다.
“뭐예요. 왜 벌써 일어났어요.”
아침 햇살처럼 듣기 좋은 목소리가 귓가에 살랑거린다.
“그냥. 일찍 눈이 떠졌어.”
연우의 숨이 닿자 간지러운지 설이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깔깔거리는 목소리가 듣기 좋아 연우는 연신 설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놓아줄 생각 없다는 듯 잔뜩 압박해 오는 연우에게서 설이 살짝 몸을 뒤틀었다. 조금 붉어진 귓바퀴에 입술을 묻고 다정하게 속삭인다.
“더 자요. 형 어제 얼마 못 잤잖아.”
귓가를 물들이는 연우의 목소리는 달콤했으나, 설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연우의 어깨에 파묻은 얼굴로 살며시 도리질을 친다. 주름이 얇게 드리워진 눈꺼풀을 들어 올려 연우와 눈을 마주했다.
“안 돼. 너 오늘 아침 일찍 내려간다고 했잖아. 이제 일어나야 해.”
오늘은 연우가 집에 일이 있어 다녀와야 한다고 했다. 연우의 본집은 두 사람이 사는 곳에서부터 꽤 거리가 되었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아침 일찍 나서야 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요.”
하지만 연우는 평소답지 않게 어리광을 부렸다. 설을 꽉 안은 채로 그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볼을 비벼 댔다. 갈색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뺨을 스칠 때마다 향긋한 샴푸 냄새가 솔솔 풍겼다. 제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샴푸 냄새에 연우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안 되는데……. 이러다 늦으면 어쩌려고.”
맞닿은 연우의 맨살은 소름 끼치게 좋았지만, 설은 슬슬 걱정되었다. 그런 설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지 연우의 손이 슬금슬금 잠옷 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배가 부른 탓에 설은 커다란 셔츠 형태의 파자마 상의만을 입고 있었다. 어제 관계하고 잠든 덕분에 아래는 속옷조차 걸치지 못한 상태였다.
“하연우…….”
둥근 배를 지나 점점 위로 향하는 연우의 손에 설은 살짝 달뜬 목소리를 내뱉었다. 연우의 손이 살갗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금방 몸이 달아올랐다. 팔목에 걸쳐진 잠옷이 점점 말려 올라가고, 부푼 가슴 위에 커다란 손이 얹어졌다.
젖이 가득 차 폭신한 가슴을 연우가 천천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의 손안에서 연한 살이 이리저리 뭉개졌다.
“형.”
가슴이 잡히자 꼼짝 못 하는 설을 내려다보며 연우가 빙긋 웃었다.
“젖 먹고 싶어요. 젖 먹여 주면 일어날게요.”
설의 볼이 붉어졌다. 장난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연우와 시선을 마주했다. 한번 유선이 터져 버린 이후로 연우는 줄곧 지금처럼 젖을 달라고 생떼를 부려 댔다. 그 모습이 참 귀엽긴 하다만, 아침부터 이러면 곤란했다. 지금 연우에게 젖을 물렸다간 또 침대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젖만 먹으면 일어날게요. 약속해요.”
조금도 신뢰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딱히 거절한다고 해서 포기할 연우가 아니란 것쯤은 설도 알고 있었다.
“진짜 젖만 먹고 일어나는 거야? 알겠지?”
의미 없는 말을 한마디 던지고서 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상체를 들어 올림과 동시에 출렁이는 젖가슴 살이 연우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연우는 기대의 찬 눈빛으로 설의 가슴을 쳐다보았다. 하룻밤 사이에 유륜이 더 커지고 색도 짙어져 있었다. 커다래진 유방처럼, 젖꼭지 또한 도톰하게 살이 올라 그새 더 빨기 좋게 변해 있었다.
파자마를 들어 올리고 설은 스스로 오른쪽 가슴을 양손으로 부여잡았다. 가슴의 아래쪽에서부터 살을 잡아 올려 쥐어짜듯 짜내니, 콩알만 한 젖꼭지 끝에 하얀 젖이 한 방울 맺혔다. 고작 한 방울 흘러나왔을 뿐인데, 고소한 젖 냄새가 솔솔 풍겼다. 연우의 입 안에 침이 절로 고였다.
제 가슴을 부여잡은 채로 설이 상체를 숙였다. 누워 있는 연우의 얼굴에 젖가슴을 대고 입술에 젖꼭지를 가져다 붙였다. 연우는 슬며시 입술을 열고 혀를 내밀어 젖꼭지 끝에 매달린 젖을 핥았다. 혀끝을 타고 고소한 맛이 입 안에 퍼져 나갔다.
“으응…….”
예민한 부위를 스치는 혀에 설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연우는 다음 젖을 기다리며 혀끝으로 장난을 치듯 젖꼭지 끝을 톡톡 건드려 댔다. 아무리 유선이 터졌다 한들, 연우가 빨지 않으면 젖은 잘 나오지 않았다. 젖만 먹고 일어나겠다더니, 계속해서 장난질만 쳐 대는 연우가 설은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말고…… 그냥 빨아 줘…….”
설이 약간의 숨소리를 섞어 말했다.
“싫어요. 형이 짜 주는 젖 받아먹을래요.”
연우는 생긋 웃으며 그렇게 설을 약 올렸다. 설은 원망스러운 눈길로 연우를 쳐다보다가 다시금 젖을 쥐어짜듯 주물렀다. 억지로 쥐고 짜내는 바람에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 짜내는데 고작 젖꼭지에서 흘러나온 건 또 한 방울의 젖이었다. 연우는 혀를 내밀어 날름 젖을 핥아 먹었다.
“아, 안 돼. 혼자서 하는 건……. 힘들어…….”
“많이 힘들어요?”
“으응……. 아파…….”
설이 투정 부리자 그제야 연우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연우는 제 가슴을 움켜쥔 설의 손을 치워 냈다. 대신 두 손으로 부드럽게 양 가슴을 모아 잡고 그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커다랗게 부푼 가슴살에 얼굴을 문대며 부드러운 살의 감촉을 즐겼다. 젖이 가득 차 물렁물렁한 살이 뺨에 짓눌릴 때마다 아래로 피가 잔뜩 쏠렸다. 하얗고 야들야들한 살에 입술을 묻고 빨개질 때까지 빨아 들였다. 양쪽 가슴에 각각 한 개씩 붉은 멍울이 남게 되었다.
“연우야……. 응…….”
연우에게 가슴이 붙들린 채로 빨리면서 설도 조금씩 숨이 가빠지고 있었다. 아직 젖은 본격적으로 빨지도 않았는데, 벌써 아래가 젖어 드는 게 느껴졌다. 어서 연우가 젖을 빨고 일어났으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대로 연우가 젖은 아래도 함께 자극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그 커다란 자지로. 세게. 끝까지 전부 닿게.
이제껏 가슴살만 가지고 빨아 대던 연우가 드디어 젖꼭지에 입을 묻었다. 여전히 두 손에 각각 젖가슴을 한 개씩 부여잡고 계속 주물럭댔다. 젖살을 살살 눌러 대며 빨아 대자, 지금껏 찔끔찔끔 한 방울씩만 맺히던 젖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빨려 나오기 시작했다.
연우는 설의 젖을 쭉쭉 빨아 먹었다. 뜨끈하면서도 보들보들한 모유가 입 안에서 사악 퍼졌다. 우유보다 훨씬 부드럽고 진한 모유의 맛을 즐기며 젖을 주물럭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젖이 잘 나오도록 가슴의 밑부분을 톡톡 치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유선을 자극했다.
손안에서 젖이 출렁거릴 때마다 연우의 좆이 한 번씩 꿈틀댔다. 입 안에 퍼져 나가는 고소한 향만큼, 그의 발기한 좆이 들어찬 정액을 내뿜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것은 비단, 젖을 빠는 연우뿐만이 아니라 빨리고 있는 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우가 젖꼭지를 빨아 댈 때마다 성감대가 자극받으며 계속해서 욕구가 차오르는 것이었다.
“으응, 응……. 하으응…….”
결국 설의 입술에서 끈적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연우는 물고 있던 젖꼭지에서 잠시 입을 떼어 냈다. 대신 그는 쥐고 있는 다른 쪽 가슴으로 옮겨 가 다시금 젖을 빨기 시작했다. 고소한 젖이 입 안에 맴돌았다. 연우는 볼이 패도록 세게 빨아들였다. 그러곤 다시 입을 옮겨 다른 쪽 젖도 빨았다. 그렇게 가슴을 모아 잡은 채로 옮겨 가며 두 개의 젖을 번갈아 빨았다.
쉴 새 없이 빨려 나가는 젖꼭지에 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계속해서 성감대가 자극받는 바람에 견디기가 힘들어 생리적인 눈물이 난 거였다. 지금 하는 행위만으로도 버티기 힘든데, 연우는 가슴을 아래서부터 위로 핥아 올리며 젖꼭지를 게걸스럽게 빨아 댔다.
연우는 가슴살을 잡아 주무르던 손을 떼어 내 빨지 않는 젖의 젖꼭지를 잡아 비벼 댔다. 침과 젖으로 범벅해 미끌미끌한 젖꼭지가 연우의 손가락 사이에서 마구 문질려졌다. 동시에 두 개의 젖꼭지가 자극당하니 설은 더 견딜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쯤 되면 젖을 먹는 게 아니라 설을 흥분시키는 게 목적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 그만! 연우!”
설이 숨을 헐떡거렸다. 눈꼬리에 눈물을 매단 채로 잔뜩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침대를 짚은 두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잔뜩 드러난 배에 바짝 붙어 발기한 좆이 선액을 뿜어 댔다. 자지가 저 정도니 아마 가랑이 사이는 지금쯤 홍수가 나 있을 터였다.
연우는 침에 젖은 제 입술을 혀로 핥는 것을 마지막으로 설의 가슴을 놓아주었다.
“이리 올라와요.”
연우가 자리에 누운 채로 설의 몸을 들어 올렸다. 그가 원하는 대로 설은 몸을 일으켜 연우의 머리 쪽으로 이동했다. 얼굴에 설의 둔부가 닿자, 연우는 설의 몸을 반대로 잡아 돌렸다. 어느덧 설은 연우의 몸 위에 방향을 달리해 엎드리게 되었다.
“좆에다 젖 비벼요.”
연우가 누운 채로 설에게 요구했다. 설은 시선을 들어 앞에 놓인 커다란 좆을 바라보았다. 언제 그렇게 된 것인지 좆이 단단하게 발기해 있었다. 하긴, 젖을 빨리는 동안 제 좆도 잔뜩 발기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연우는 제가 안기기만 해도 바로 발기해 버리곤 했으니까.
“뭐 해요. 좆 비벼 달라니까요.”
빤히 좆만 바라보는 설을 재촉하듯, 연우가 가볍게 엉덩이를 내리쳤다. 흠칫 놀라 설이 몸을 바르작댔다. 하지만 이내 몸을 추슬러 상체를 앞을 내밀었다. 두 손으로 가슴을 모아 잡고, 단단한 자지 기둥에 파묻었다. 달덩이처럼 떠오른 살에 파묻힌 좆이 대가리만 빼꼼 튀어나왔다. 설은 그대로 상체를 움직이며 좆을 자극했다.
“씨바알…….”
스스로 젖을 부여잡고 좆에 문질러 대는 설의 뒷모습을 보며 연우는 단박에 욕지거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상체가 앞으로 쏠려 있는 덕분에 가는 허리가 더 가늘어 보이고, 상대적으로 둔부가 크게 확대되어 보였다.
연우는 설이 젖으로 해 주는 애무를 즐기며 시선을 눈앞에 놓인 보지에 꽂아 두었다. 빨간 염료를 뿌려 염색한 것 같은 속살은 물을 있는 대로 뿜어내며 촉촉이 젖어 있었다. 겹겹이 쌓여 있는 보지가 흥분감에 부풀어 올라 살짝 벌어져 있었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피어난 붉은 꽃망울처럼 예뻐 보여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흣!”
연우는 벌어진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아래에서 젖으로 좆을 문지르던 설은 뒤쪽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놀라 짧게 탄성을 터뜨렸다. 물 많은 보지 속을 굵은 두 개의 손가락이 헤집기 시작했다.
새빨간 속살 안으로 모습을 감춘 손가락이 질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주름이 진 질이 손끝에 걸리자 연우는 망설임 없이 긁어 대기 시작했다. 찰방찰방. 물 휘젓는 소리가 설의 보지에서 터져 나왔다. 움직이는 손가락에 끈적한 액체가 새어 나와 가랑이를 타고 흘렀다. 꿀처럼 끈적하게 흘러내리는 애액을 연우는 혀끝으로 살짝 핥아 먹었다.
“왜 멈췄어요? 계속해야죠.”
보지가 자극당하는 바람에 행위를 멈춰 버린 설을 연우가 타박했다. 제가 보지를 쑤셔 댔으면서……. 재촉하는 연우가 야속했다.
설은 보지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견뎌 내며 계속해서 가슴살로 좆을 문질렀다. 사납게 생긴 좆은 더욱 덩치를 부풀리며 설의 가슴골 사이에서 껄떡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귀두 빨아 줘요.”
연우의 요구에 설은 잠시 망설였다. 연우의 좆이 워낙 긴 탓에 입술까지 닿을 것 같긴 했지만, 이런 자세로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우가 설의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을 때, 설은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부여잡았던 가슴을 놓고 대신 거대한 좆을 그러잡았다. 선단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설이 혀를 내밀어 좆 머리를 핥기 시작했다. 둥근 표피를 따라 덧그리며 혀끝으로 훑었다. 선액이 흘러나온 구멍에 혀를 집어넣고 요도구를 쑤시다가 다시 꺼내어 귀두와 기둥을 연결하는 움푹 파인 곳을 공략했다.
설이 연우의 귀두를 핥아 대는 동안, 연우는 구멍을 쑤셔 대던 손가락을 빼내었다. 손가락을 빨며 묻어 있던 애액을 핥던 그가 상체를 일으켜 설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래에서 좆을 빨아 주는 감각을 즐기며, 위에서는 설의 보지를 핥아 댔다.
추읍, 구멍 한가득 고인 애액을 빨아들여 마른 목을 축였다. 손가락으로 음순을 벌려 고정시키고 구멍의 입구를 혀끝으로 샅샅이 핥았다. 혀끝을 세워 보짓구멍을 드나들다가 구부려 질을 긁었다. 부드러운 살덩이가 밀려 들어오자 보지 속살이 꿈틀대며 조이는 게 느껴졌다. 천박하게 물어 대는 보지에 연우는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응, 응…….”
연우가 본격적으로 보지를 빨아 대자 설은 도무지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빨아 대던 좆을 놓고, 연우의 몸 위에 엎드렸다. 허리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집요하게 질까지 파고드는 두툼한 혀에 눈이 절로 감기고 입술이 벌어졌다.
“자지 안 빨 거예요?”
연우가 설의 보지를 놓아주며 다시 타박이었다. 설은 숨을 헐떡이며 다시 좆을 물었다. 손으로 기둥을 자극하며 그 커다란 귀두를 입에 머금었다. 설이 다시 좆을 빨기 시작하자 연우 또한 설의 보지에 입을 묻었다. 붉게 익어 잘 벌어진 보지에 입술을 맞대고 키스하듯 혀를 돌렸다.
“하아. 하……. 연우야……. 으응, 못 하겠어……. 힘들어…….”
한참 동안 서로의 성기를 물고 빨던 두 사람의 행위가 멎은 건, 설이 더는 못 견디겠다며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였다. 연우의 자지라면 환장하고 좋아하는 설이었지만, 계속 뒤가 빨리는 바람에 견디기 힘들었던 탓이었다.
연우는 그런 설을 벌주려는 듯, 애액이 흥건하게 차오른 보지를 손바닥으로 몇 대 때렸다. 설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연우의 몸 위로 무너졌다. 찰싹찰싹. 옴찔거리며 떨어 대는 보지를 연우는 계속해서 내리쳤다.
“아응, 아……! 좋아, 으응……!”
설은 보지를 얻어맞으며 좋다고 연신 신음을 흘려 댔다. 연우는 보지를 때리던 손길을 멈추고 구멍 속으로 다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살살 긁어 대며 자극했던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빠른 속도로 씹질하듯 드나들었다. 아예 끝까지 처넣고 손가락을 굽혔다 펴며 빠르게 안을 자극했다.
“으으응, 응! 아으응, 좋아, 응!”
씹질을 받아 낼 때처럼 설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교성을 쏟아 냈다. 둥근 배가 단단한 연우의 복부를 짓누르고, 발기한 좆이 덜렁덜렁했다. 연우는 설이 느낄 때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손가락으로 씹질을 해 주었다. 곧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보지가 마구 물을 뿜어 대기 시작했다.
“아응!”
설이 고개를 높게 치켜세웠다. 천장을 마주하도록 고개를 꺾고, 벌어진 입을 한껏 내 벌려 교성을 쏟아 냈다. 연우는 한 손으로 음순을 잡아 벌리고, 다른 손으로는 보지 입구를 거세게 긁어 댔다. 벌어진 구멍에 애액이 밖으로 마구 뿜어져 나왔다. 분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물이 연우의 얼굴에 마구 튀었다.
“하아, 하……. 하으으, 하아…….”
아침부터 보지로 분수를 쏟아 낸 설은 지친 듯 연우의 몸에 엎어졌다. 격한 쾌감에 몸을 바르작대며 입으로는 침을 질질 흘려 대고 있었다. 연우는 보지를 쑤시던 손가락을 빼내고, 제 얼굴에 튄 애액을 닦았다. 가랑이에 얼굴을 묻고 흘러내린 애액을 빨아 먹다가 항문에 혀를 넣어 메마른 구멍을 적셨다.
후장까지 맛본 연우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배가 산만 한 설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침대에 바로 눕히고 두 다리를 들어 제 어깨에 걸쳤다. 배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상체를 꼿꼿이 편 상태로 보지에 좆을 삽입했다. 한 번 절정에 달했던 보지는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들어차는 좆에 바로 반응하며 잔뜩 수축했다.
“후……. 씨바알…….”
삽입만으로 벌써 자지에서 신호가 오는 것 같았다. 설이 계속 빨아 준 탓도 있지만, 설의 보지를 빨며 흥분했던 탓이 더 컸다. 연우는 아이를 생각해 최대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폭신하게 부풀어 오른 보지 속살 맛을 음미하며 허리를 둥글게 돌렸다.
흥분한 보지가 쫀득하게 좆을 감싸며 물어 왔다. 꿀에 절인 듯 쫀쫀하고 끈끈하게 붙어 오는 속살에 단단한 자지가 터질 듯 덩치를 부풀렸다. 커다랗고 단단한 자지가 질을 눌러 댈 때마다 설은 끔찍한 쾌감을 느껴야 했다. 구석구석 훑어 대며 비벼 대는 자지 머리에 배가 당길 정도로 짜릿한 감각이 계속되었다. 설은 아예 정신을 놓고 침 흘려 대며 신음했다. 사랑스러운 연우의 자지에 이대로 모든 감각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형. 계속 이렇게, 보지로 물어 대면, 후, 나 못 견뎌요.”
열매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데, 이런 식이라면 곤란했다. 자꾸만 물어 대는 보지 때문에 허리 짓이 거칠어지는 것이다. 그런 연우의 마음도 모르고 설은 계속해서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더 거친 행위를 요구했다. 남자의 좆 맛을 아는 천박한 보지라서 본능이 그리 시키는 거였다.
“형.”
“으응. 보지 찢어 줘. 보지…….”
“아……. 돌아 버리겠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연우는 입가에 피어오르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조금만 흥분해도 걸레처럼 구는 형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연우는 조심스럽게 어깨에 걸쳤던 다리를 놓아주었다. V자가 되도록 가랑이를 위로 젖힌 그가 허리를 뒤로 빼내었다. 보지 속에 쑤셔 넣었던 거대한 좆을 꺼내고 대신 열기로 잔뜩 늘어진 고환을 붙잡았다. 잔뜩 흘러넘치는 보짓물에 커다란 두 개의 알을 담은 알 집을 문질러 적셨다.
“형은 워낙에 걸레라서 자지 하나만으로는 만족이 안 되죠? 그렇죠?”
능욕적인 언사에도 설은 숨을 할딱이며 삽입을 재촉했다. 헤픈 형의 몸짓을 감상하며 쿡쿡, 짧게 웃음을 터뜨린 그가 설의 후장에 고간을 바짝 가져다 붙였다. 늘어진 음낭에 담긴 알 하나를 잡고 천천히 설의 뒷구멍에 밀어 넣었다. 보짓물에 미끈하게 적신 알은 거짓말처럼 작은 구멍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으응…….”
처음 느껴 보는 감각에 설이 약한 신음을 흘렸다. 크기는 컸지만, 워낙 미끈하게 보짓물이 잘 발라져 있는 탓에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연우는 설의 반응을 확인한 후, 남은 한 개의 알도 설의 뒷보지에 쑤셔 넣었다. 이윽고 커다란 두 개의 알이 설의 후장 속에 나란히 자리하게 되었다.
“응……. 으응……. 기분 좋아…….”
연우의 고환을 뒷보지에 담고 설은 기분 좋은지 콧소리를 내었다. 연우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설을 내려다보았다.
설의 뒷보지는 어제 많이 쑤셔 둔 덕분에 말랑하게 풀려 있긴 했지만, 애초에 워낙에 좁아서 두 개의 알을 꽉 조이며 압박해 왔다. 그냥 만지기만 해도 좋은 고환이 따듯한 살에 감싸여 짓눌리니 쾌감이 두 배, 세 배 증폭되었다.
연우는 고환을 설의 후장에 쑤셔 넣은 상태로 느긋하게 제 좆 기둥을 문질렀다. 고환을 빨아 대는 설의 뒷보짓살이 미치도록 기분 좋았다.
“형. 뒷보지로 불알 먹어 본 소감이 어때요?”
“기분 좋아……. 맛있어…….”
“자지가 맛있어요? 불알이 맛있어요?”
“둘 다……. 둘 다 좋아…….”
“그럼 둘이 동시에 먹여 줄까요?”
연우가 픽,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보짓물에 잘 적셔 미끌미끌한 자지를 손으로 그러잡았다. 이미 두 개의 알이 들어차 있는 뒷보지로 그가 좆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자지가 꺾이고, 음낭이 길게 늘어졌다.
커다란 알이 들어차 있는 뒷보지에 틈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좆을 두 개는 거뜬히 먹어 치우는 설이었기에, 연우는 망설이지 않고 계속 귀두 끝부터 밀어 넣었다. 신축성 좋은 뒷보지가 한계까지 벌어지고, 좆 머리가 완전히 구멍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으으응! 아, 아파!”
이제껏 달뜬 신음만 흘려 대며 즐기기에 바빴던 설은 무자비한 행위에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다. 괴로운 듯 찡그려진 얼굴을 흘러내린 눈물이 적셨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설에 연우의 욕망은 더 끓어올랐다. 거친 손길로 그가 남은 좆을 밀어 넣었다. 이미 들어차 있는 알들을 밀치며 그 커다란 좆이 설의 뒷구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아으응!”
아래가 뻐근해지면서 구멍 입구가 찢어질 듯 아팠다. 놀란 설이 비명을 내지르며 허리를 꺾었다. 아래가 가득하여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괴로웠다.
설이 괴로운 것에 비례해 연우가 느끼는 쾌감은 크디컸다. 좆만 집어넣어도 좋은 구멍인데, 알까지 함께 집어넣으니 미쳐 버리겠는 거였다. 꽉 조여 오는 내벽이 고환을 짓누르고 자지를 살뜰히 감쌌다. 동시에 넣은 탓에 압박감이 커서 느껴지는 성감 또한 대단했다.
“후……. 형. 그거 알아요? 개는 자지 끝에 고환만 한 망울이 달린 거.”
난데없는 개 얘기에 설은 의아할 새도 없이 고개를 내저으며 눈물을 흩뿌렸다.
“개는 사정하기 전에 이렇게 망울까지 다 집어넣는대요. 암캐 임신시키려고.”
말을 끝낸 연우가 그대로 허리를 뒤로 내빼었다. 신축성 놓은 음낭이 늘어지며 자지 기둥이 밖으로 밀려 나왔다. 연우는 망설임 없이 자지를 끝까지 퍽, 처박았다. 두 개의 고환을 담아 빠듯한 뒷보지가 경련하듯 떨려 왔다.
“하으응!”
배 속이 꽉 막혀 그대로 터져 버릴 것만 같아 설은 울부짖었다. 입구는 찢어질 듯 벌어져 고통이 극심한데, 그대로 내장을 찍어 올리는 좆 머리는 더 못 견딜 것 같았다. 벌어진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온몸이 뒤틀렸다. 너무 극심한 자극에 이게 쾌감인지 아픔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씨발, 형이, 개랑, 붙어 먹는 거, 보고 싶었는데.”
“하으으, 연우, 연우야.”
“어때요? 형도, 이렇게 박히니까, 좋지 않아요?”
“아니야. 안 돼……. 싫어……, 그런 건…….”
“아니잖아. 형 지금, 좋아, 미치겠잖아.”
“흐윽, 흑.”
“좋아서, 내 자지, 존나 씹어 대잖아.”
퍽. 연우의 자지 머리가 다시금 내장을 찍어 박았다. 미끈미끈한 점막이 귀두에 찰싹 달라붙어 비벼졌다. 고환이랑 같이 집어넣은 덕분에 압박감도 큰데, 점액질에 좆 머리가 비벼지기까지 하니 쾌감이 극심했다.
연우는 거칠게 허리를 놀리며 설의 모습을 감상했다. 눈물을 줄줄 흘려 대며 젖통을 흔들어 대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커다란 배는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감이 끓어올랐다. 발기한 채로 덜렁거리는 좆은 말할 것도 없었고.
“아흣! 연우, 연우야. 흐읏! 흣!”
거칠게 처박히며 설은 연우를 연신 불러 댔다. 두 팔은 하릴없이 시트를 휘젓고, 그러잡은 시트가 그의 손안에서 구겨졌다. 흘러내린 눈물과 침이 얼굴을 뒤덮고, 거친 숨과 함께 비명 같은 신음이 마구 터져 나왔다.
연우는 흥분감을 주체 못 하고 미친 듯이 허리를 뒤흔들었다. 설의 뒷구멍에 고환과 함께 좆을 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덕감이 극심했다. 동시에 머릿속에 개와 붙어 먹는 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빨간 개 좆을 처넣은 형의 보지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정감을 끝까지 차오르게 했다.
“아흐응, 흐응! 으응, 응!”
거친 좆질이 계속될수록 설의 신음은 점점 끈적해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고환을 담은 뒷보지가 늘어지며 설은 점차 고통보다 쾌감을 더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내장을 때려 대는 좆 머리에서 짜릿한 감각이 피어올랐다. 고환에 잔뜩 짓눌린 내벽에 전립선이 자극당하며 온몸이 저릿거렸다.
누구보다도 설의 몸을 잘 아는 연우는 그가 절정에 다다랐음을 캐치해 낼 수 있었다. 연우는 허리 짓에 속도를 가했다. 두 손으로 벌어진 설의 허벅지를 잡고 허리를 빠르게 털어 댔다. 설의 가랑이가 더 벌어지며 흔들리는 몸짓을 따라 발기한 좆이 미친 듯이 떨렸다. 마치 상모돌리기 하듯 머리를 휘돌리던 좆이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정액을 토해 냈다.
“응!”
설의 허리가 활처럼 굽어졌다. 위로 치솟은 허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몸을 들썩이며 교성을 쏟아 냈다. 절정을 맞이한 설의 뒷보지가 손이라도 달린 것처럼 연우의 좆을 물어 댔다. 빠르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뒷구멍에 연우의 좆에서도 참지 못하고 좆 물이 쏟아져 나왔다.
완벽한 쾌감에 사로잡혀 두 사람은 똑같이 신음을 흘려 댔다. 구부러진 내장을 타고 뜨거운 물이 빠르게 스며드는 동안, 설은 행복감에 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줄줄 흘려 댔다. 고통의 끝은 늘 달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우의 정액을 받아 내는 이 순간만큼, 설에게 행복한 순간은 또 없었다. 늘 저를 만족시켜 주는 연우가 너무 좋았다. 그의 몸을 받아 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하아……. 형…….”
연우 또한 설과의 관계에 만족감을 느끼며 천천히 몸을 숙였다. 고생한 설을 위해 그의 이마에 한 번, 또 배 속에서 힘들었을 열매를 위해 배에 한 번 입을 맞추었다. 엄마가 기분 좋은 게 그대로 전해졌는지 배 속에서 열매가 발길질해 댔다. 울룩불룩 튀어나오는 배에다 입술을 맞대고 연우는 연신 미소를 흘려 댔다.
“좋았어요?”
예쁜 미소와 함께 얼굴을 들어 올린 연우가 설에게 물었다. 아직 사정의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설은 야해 빠진 얼굴을 한 채로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어때요? 다음에 정말 개 좆도 넣어 줄까요?”
하지만 연우가 개를 들먹였을 때, 설은 곧장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놀란 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당황해서 뭐라 말도 못 하고 입만 벙끗거렸다.
“농담이에요. 나도 형 보지에 다른 좆 넣는 거 싫어요.”
연우가 웃음을 섞어 장난스레 말함에도 설의 표정은 풀어질 줄 몰랐다. 그저 멍하니 시선을 놓은 채로 있는데, 곧 연우가 상체를 숙여 그를 감싸 안았다. 거칠었던 행위와 상반된 다정한 목소리가 설의 고막을 파고들었다.
“진짜예요. 이제 형이 다른 좆 먹는 거 상상만 해도 못 견디겠어. 형이 내 좆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그제야 설의 얼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다시금 행복이 그의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포근한 연우의 품을 느끼며 눈이 사르륵 감겼다.
“그럴 거죠? 앞으로도 내 좆만 받아먹을 거죠?”
“으응…….”
“나도 형 다시는 다른 사람들 손에 안 넘겨. 이제 형은 완벽하게 내 거니까.”
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가오는 연우의 입술에 망설임 없이 입술을 내맡겼다.
그렇게 맞닿은 입술처럼 서로 껴안은 두 개의 생식기는 떨어질 줄 몰랐다. 설과 키스를 나누며 연우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아직 설의 구멍 안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좆으로 그가 두 번째 씹질을 시작했다. 들어찬 두 개의 알 사이에서 단단한 자지가 앞뒤로 움직여 대기 시작했다. 다시금 시작된 행위에 설은 행복한 듯 몸을 떨어 댈 뿐이었다.
***
결국, 세 번의 사정 끝에 연우는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연우가 마지막에 사정할 때는 설은 견디다 못해 지려 버리기까지 했다. 관계 후 설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소중한 듯 배를 쓰다듬었다. 열매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된 탓이었다.
아빠와 엄마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한 열매는 여전히 세차게 발길질을 해 대고 있었다. 임신 주 차에 맞는 건강한 움직임이었다. 열매의 태동을 느끼며 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열매. 열매의 존재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가슴이 따듯해졌다.
오늘도 정액과 오줌으로 더럽혀진 시트는 가정부가 고이 걷어 갔다. 매일 하루가 멀다고 빨아 대는데도 늘 시트는 더러워져 있었다. 아무리 신혼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이 관계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연우는 아침이라고 하기에 뭐한 시간에 밥을 먹고 집을 나섰다. 연우를 마중하고 설은 곧 침대로 돌아왔다. 사랑하는 열매와 함께 모자란 잠을 자기 위해서였다. 창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은 따듯했고, 새로 시트를 깐 침대는 포근했다. 아침부터 격한 관계까지 한 덕분에 잠이 쏟아져 내렸다. 설은 소중한 열매가 자고 있는 배를 쓰다듬으며 곤히 잠을 청했다.
설이 잠든 사이, 집 안을 지키고 있던 가정부는 장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 이 시간에 장을 보곤 했었다. 집이 워낙 외진 곳에 있는 탓에 장을 보러 가는 것만 해도 몇 시간이 걸렸다. 번화가에 있는 마트까지 가려면 택시를 타고도 한참을 가야 했다.
그렇게 가정부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한창 잠에 빠져 있던 설은 요란하게 울리는 벨 소리에 눈을 떠야만 했다. 잠을 떨치기 위해 설을 고개를 내저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슬리퍼를 끌며 침실을 나섰다.
“누구세요.”
시끄럽게 울리던 벨 소리는 설이 인터폰 버튼을 클릭함과 동시에 사그라들었다. 인터폰을 통해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눌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상대가 말했다.
[우체국입니다. 하연우 씨 계신가요?]
종종 우편물이나 택배가 오긴 했지만, 주로 가정부가 집에 있었기에 설이 직접 받은 적은 없었다. 하필 오늘 가정부가 장 보러 가는 날인 데다 연우마저 집에 없어서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설뿐이었다.
설은 고민하다가 답하였다. 굳이 남자의 몸으로 임신한 제 모습을 낯선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탓이었다.
“대문 앞에 두고 가세요. 나중에 가져갈게요.”
[저 중요한 서류라 사인을 받아야 해서요.]
“연우 지금 집에 없는데…….”
[인수자분 사인만 받아 가도 됩니다.]
설은 다시 고민했다.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할까 생각도 해 보았으나, 집이 워낙 외진 곳에 있는 탓에 다시 오라고 얘기하기도 죄송스러웠다.
“네. 알겠어요. 문 열어 드릴게요.”
결국, 설은 직접 우편물을 받기로 했다. 잠깐 사인만 하면 되는데, 제가 너무 유난인 건가 싶기도 했고.
대문으로부터 정원을 가로질러 우체부가 현관문까지 도달하는 동안, 설은 현관문을 열고 묵묵히 기다렸다. 부디 이런 제 모습을 보며 우체부가 놀라질 않길 마음속으로 빌며 그렇게 다가오는 우체부를 쳐다보고 있는데.
“아…….”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에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런 변두리 지역에서 근무하는 우체부치고 어린 모습이었다. 얼굴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풍기는 느낌이 그랬다. 지나치게 키가 크기도 했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설이 현관문을 닫고 돌아서기도 전, 문 앞에 다다른 남자가 거칠게 설의 손을 잡아끌었다. 놀란 설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대로 팔을 뿌리치며 소릴 내질렀다.
순식간에 문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손을 뿌리치려는 설과 낯선 남자의 팔이 서로 엉키었다. 몸싸움하던 설의 손이 남자가 눌러쓴 모자를 쳐올린 건 한순간이었다. 바닥에 떨궈진 모자와 함께 가려져 있던 남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드러났다.
“……!”
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설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제 앞에 있는 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한 사람이었다. 그 언젠가 저를 붙들고 하연우를 믿지 말라고 그토록 애절하게 매달렸던, 그 사람.
“잘 지냈어요, 선배?”
박재영이였다.
“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집배원 복장을 하고도 가려지지 않는 귀티와 말끔한 얼굴, 반듯한 코와 입술이 그가 박재영이라고 그렇게 알려 주고 있었다.
붙잡힌 설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렇게 학교에서 도망친 이후, 처음으로 그와 마주하는 거였다. 더군다나 저는 홑몸도 아니었다. 연우의 애를 가진 몸이었다. 그런 저를 보고 재영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었다. 순식간에 두려움이 온몸에 퍼져 나갔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선배는 나보고 할 말이 그거밖에 없어요?”
“박재영…….”
“하연우가 꼭꼭 숨겨 놓으면. 내가 선배 못 찾을 줄 알았어요?”
“…….”
“근데 어쩌죠? 결국, 이렇게 찾아왔는데. 세상에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없더라고요.”
말을 끝낸 재영은 가만히 설의 몸을 훑어보았다. 그토록 그리웠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전, 불룩한 배에 시선이 머물렀다. 씨발, 하연우 애 가졌다고 하더니……. 욕이 절로 나왔다. 이미 임신했다는 사실은 정보원에게 전해 들었지만, 그걸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화가 치솟았다. 하연우 개같은 자식이 웃는 모습이 언뜻 떠올라 이가 절로 갈렸다.
“뭐 해요? 배도 불러서 힘들 텐데. 우리 들어가서 얘기해요.”
집주인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재영이 설의 손을 끌고 안으로 들어섰다. 쾅, 닫히는 현관문 소리에 덩달아 설의 가슴도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개처럼 질질 끌려 설은 억지로 거실까지 향하게 되었다. 두려움이 가득 찬 두 눈동자가 하릴없이 떨렸다.
“앉아요.”
협박 같은 말이 이어졌다. 설은 몸을 바들바들 떨어 대며 억지로 소파에 걸터앉았다. 잔뜩 얼어붙은 설을 내려다보며 재영은 화를 억누른 채 걸치고 있던 집배원복을 벗어 던졌다. 재영이 옷을 벗자 설은 흠칫하며 고개를 추어올렸다. 다행히 재영은 안에 받쳐 입은 흰 티셔츠까지는 벗지 않았다.
“왜요? 내가 선배 강간이라도 할까 봐?”
정곡이 찔린 설은 대답도 못 하고 굳어 버렸다. 재영은 픽,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더운 날씨에 지쳤는지, 살짝 땀에 젖은 윗옷을 펄럭이며 재영이 설의 옆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게 무색하리만큼 조금도 변함이 없는 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두려운 듯 무릎 위에 얹은 두 손으로 빈주먹을 꽉 그러쥔 모습에 우스우리만큼 안쓰러워 보였다.
설을 보고 있자니 재영은 오만가지 감정이 가슴속에서 뒤엉켰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선배를 다시 만난 것에 대한 기쁨, 저를 그렇게 버리고 떠났던 선배에 대한 미움, 제가 아닌 하연우를 선택한 것에 대한 분노. 그리고……. 선배를 임신시킨 하연우에 대한 증오까지.
“선배. 오랜만에 만난 건데, 반가운 척이라도 좀 하죠?”
저를 바라보지 않는 설의 고개를 잡아 그가 억지로 제 쪽으로 돌렸다. 붙잡힌 턱이 아팠는지 설은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그 모습을 보며 재영은 터져 버릴 듯한 감정이 욕구로 전환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물이 살짝 고인, 찡그린 얼굴은 마치 좆을 받아먹을 때 선배의 표정과도 닮아 있었으니까.
“좋았어요? 나 그렇게 병신으로 만들어 놓고 혼자 도망가서 하연우랑 이러고 사니까.”
“그, 그런 거 아니야.”
“왜 아니에요. 하연우 애까지 배고선. 설마 억지로 임신했다고 하고 싶은 건 아니죠? 선배 걸렌 거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데. 또 하연우 좆 처먹고 좋다고 신음하고 사정했겠죠? 안에다 싸 달라고 매달리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
“하. 선배. 잊었어요? 선배 어떤 사람이었는지.”
“…….”
“나, 하연우, 최진성. 세 명 좆물받이었잖아요. 선배 우리 정액 받는 전용 변기였잖아요.”
“……박재영.”
“그런데. 하연우랑은 달랐겠어요? 그 새끼가 좆 처박아 주니까 좋다고 다리 벌렸겠죠.”
설은 억울했지만, 입술을 짓씹는 것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마음 같아선 좆같은 면상에 대고 주먹이라도 날려 주고 싶었지만, 홑몸이 아니라 몸이 무거워 제 마음대로 할 수도 없었다.
“말해 봐요. 내가 물었잖아요. 선배 좋았냐고. 나 병신 만들어 놓고 혼자서 이렇게 사니까 좋았냐고요.”
결국, 참다못한 설이 입을 벌렸다. 오기가 득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가 낮게 대답했다.
“어. 좋아. 행복해. 너 같은 새끼 좆 처먹다가 하연우한테 예쁨받으면서 사니까 행복해.”
순식간이었다. 재영이 설의 목을 움켜잡은 건.
이제껏 억누르고 있던 화가 단번에 터져 버렸다. 그래도 한때 미치도록 좋아했던 사람이었기에, 이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렇게 선배를 떠나보내고 제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그것만이라도 선배가 알아주길 바랐기에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설의 얘기는 재영의 인내심을 깨뜨려 버리기에 충분했다. 저를 이렇게 만든 것도 모자라, 하연우와 행복하게 지낸다는 말은 재영으로서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바, 박재영. 이, 이거 놔.”
“선배는 내가 참 좆같이 보이죠?”
“박재영!”
“씨발. 내가 선배한테 매달리니까 참 좆같아 보였죠?”
목을 세게 압박하며 짓누르는 덕분에 설은 더 이상 말조차 꺼낼 수 없었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모자라는 숨에 끅끅대며 괴로워하는데, 재영은 손에 힘을 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힘을 주어 설을 소파 위에 쓰러뜨리기까지 했다.
소파에 누운 설의 몸 위로 재영이 올라탔다. 두 다리 사이에 설의 몸통을 놓고 무릎으로 소파를 짚은 채 두 손으로 설의 목을 졸랐다. 설은 제 목을 잡은 재영의 손을 긁으며 떨어뜨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 왔듯, 힘으로는 절대 재영을 이길 수 없었다. 더욱 세게 옭아매는 손아귀에 몸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갔다.
“흣! 쿨럭, 쿨럭…….”
설의 눈이 풀려 나갈 때쯤 재영이 손을 거두었다. 겨우 터진 숨통에 설은 거칠게 기침을 쏟아 내며 몸을 들썩였다. 안쓰러운 몸짓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영은 그대로 설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박았다. 거부하려 돌려 대는 설의 얼굴을 붙잡고 우악스럽게 혀를 밀어 넣었다.
“……!”
재영의 입술이 떨어져 나온 것은 설이 그의 입술을 물어뜯었을 때였다. 하, 헛숨과 함께 상체를 세운 재영은 피가 흘러나오는 입꼬리를 손등으로 닦아 냈다. 아릿한 감각은 오히려 그에게 흥분을 돋우어 주었다. 제어기를 떼 낸 기관차처럼 재영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거친 손길로 재영이 설의 파자마 단추를 뜯어냈다. 우두둑 뜯겨 나가는 단추에 얇은 천이 벌어지며 설의 맨살이 드러났다. 풍성하게 부푼 가슴에 재영의 시선이 확 꽂혔다. 재영은 순식간에 눈이 돌아 버리는 것 같았다.
“하지 마, 개새끼야!”
설이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자 재영이 죽일 듯 노려보았다. 이를 악문 채로 그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위협적인 목소리가 설의 고막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나 지금 눈깔 돌아간 거 안 보여요?”
“박재영…….”
“나 지금 선배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선배 배 속에 든 애, 하연우 애. 이 애새끼한테 무슨 짓 할지 모른다고.”
그가 손을 뻗어 설의 부른 배를 쿡, 찔렀다. 순식간에 설의 몸부림이 멈추어졌다. 그 어떤 폭력보다도 재영의 말 한마디가 설에게는 크게 와닿았다. 지금 이 순간, 배 속에 든 아이보다 설에게 소중한 것은 없었으니까.
달라진 설의 태도에 재영은 쓴웃음을 흘렸다. 씨발, 하연우 애가 그렇게 소중하다 이거지? 이제 재영은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그저 처절하게 저를 짓밟은 하연우와 설의 행복을 깨뜨리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그가 부풀어 오른 젖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간 형에게선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폭신한 살을 양손으로 쥐고 우악스럽게 주물렀다. 말도 안 되게 좋은 감촉에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임신한 설을 깔아뭉개고 젖이 차오른 가슴을 주무르는 것만으로도 배덕감이 극심했다. 분노와 뒤엉킨 엇나간 욕망이 순식간에 덩치를 부풀렸다.
“씨발 빨통 커진 것 봐……. 사람 미쳐 버리게.”
재영은 곧 설의 가슴으로 입을 묻었다. 손바닥 한가득 차오르는 가슴을 잡고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았다. 푹신한 살의 질감만큼이나 입에 문 젖꼭지의 느낌이 좋았다. 빨기 좋게 발달한 유두는 빤 지 얼마 되지 않아 꼿꼿하게 발기했다. 뾰족하게 선 젖꼭지를 잇새에 넣고 재영은 아프도록 세게 깨물어 댔다. 젖꼭지가 뭉개지며 벌어진 틈을 타고 젖이 살짝 흘러나왔다.
“하. 젖까지 흘려?”
물고 있던 젖에서 입을 떼 낸 재영은 쩝쩝거리며 입 안에 맴도는 젖 맛을 즐겼다. 그러곤 곧장 다시 젖꼭지에 입을 묻었다. 아프도록 설의 가슴을 크게 잡고 젖을 짜듯 주무르며 빨아들였다. 그러자 유선을 타고 젖이 쭉쭉 흘러나왔다. 재영은 반쯤 정신을 놓고 게걸스럽게 젖을 빨아 먹었다.
설은 어떻게 해서든 신음을 참기 위해 어금니를 깨물었다. 하지만, 예민한 몸뚱어리는 눈치도 없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젖꼭지에 몰려 있는 예민한 성감대가 건드려지는 바람에 참을 수 없이 욕구가 몰려왔다. 본능에 지지 않기 위해 설은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흔들리는 몸짓에 빨리는 젖의 자극이 더 극심해졌다.
한참 동안 젖을 빨아 먹던 재영이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젖과 침으로 범벅이 된 입술을 닦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재영이 물고 빨던 젖꼭지에선 아직 다 빠져나가지 못한 젖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재영이 조소를 내뱉었다.
“저 젖으로 하연우 그 개새끼 맨날 즐겁게 해 줬어요? 맨날 젖 짜 먹이면서?”
설은 새빨개진 얼굴로 몸을 들썩이며 대답하지 않았다. 수치심과 분노, 좌절감이 뒤섞여 새어 나온 눈물이 눈꼬리를 적시며 한 방울 맺혔다.
재영은 설의 몸에 올라탄 채로 웃통을 벗어 던졌다. 하얀 티셔츠에 가려져 있던 몸이 단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근육이 더 붙은 재영의 몸은 거의 진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커다란 가슴에는 더욱 크기를 키운 흉근이 딱 박혀 있었고, 촘촘하게 짜인 복근은 선이 더 선명해져 있었다.
상의를 탈의한 것에 이어 재영은 바지 지퍼마저 내렸다. 급한 대로 자리에 앉아 속옷 안에서 좆을 꺼내 잡았다. 연우의 것만큼이나 커다란 좆이 흉물스러운 자태를 내뿜으며 꿈틀거렸다. 설의 젖통을 빨며 덩치를 키운 탓에 시퍼런 핏줄이 여러 개 서 있었다. 시뻘겋다 못해 검기까지 한 좆을 보며 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갔다.
“오랜만에 보니까 좋지 않아요? 이거 선배가 존나 좋아하는 거잖아요. 선배 남자 좆만 보면 환장했었는데.”
재영이 긴 좆을 직접 잡아 설의 얼굴 앞으로 들이밀었다. 시큼한 땀 냄새와 함께 남자 냄새가 몰려왔다. 설은 밀려오는 굴욕감에 시뻘겋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당장에라도 저 좆을 물어뜯고 박재영을 밀쳐 내고 싶었지만, 그런 그의 발목을 배 속에서 곤히 자는 열매가 붙잡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저의 처지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애써 외면하는 설을 보며 픽, 웃어넘긴 재영이 좆을 붙들고 설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당장에라도 선배의 보지에 처박고 좆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 전에 새로운 맛을 봐야 했기에 참아 넘겼다. 이제껏 한 번도 선배의 가슴에 대고 좆질 할 생각을 못 해 봤는데, 보름달처럼 차오른 가슴을 보자니 해 봐야지 싶었던 거다.
재영이 설의 두 가슴을 움켜쥐었다. 폭신한 살을 느끼며 양 가슴의 살을 가운데로 모았다. 둥근 살이 뭉쳐 있는 가운데 갈라진 틈으로 재영이 좆을 밀어 넣었다.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살이 좆을 폭 감싸 왔다. 보지나 후장 안에 좆을 처넣을 때와는 다른, 또 다른 감촉이 재영을 사로잡았다.
“후……. 씨바알…….”
살갗에 살살 비비며 재영이 천천히 좆질을 시작했다. 앞뒤로 허리를 움직이며 좆을 밀었다가 당겼다. 재영이 가진 자지가 워낙에 긴 탓에, 자세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좆질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커다랗고 둥근 귀두가 살 속에 파묻혔다가 얼굴을 내밀기를 반복했다.
젖살이 짓눌리고 비벼지는 바람에 유두에서는 쉴 새 없이 젖이 쏟아져 나왔다. 젖이 살을 타고 갈라진 부분에 고였다. 재영은 잠깐 살을 벌려 좆에 젖을 묻혔다. 미끈해진 좆에 대고 다시 살을 뭉쳤다. 젖이 발라지니 움직임은 한결 더 수월해졌다. 미끌미끌하고 부드러운 살이 재영의 좆을 한없이 즐겁게 해 주었다.
“그렇게 죽을상을 할 것까진 없잖아요.”
설의 가슴을 농락하며 내려다본 얼굴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그간 남자 좆만 보면 발정기 암캐처럼 달려들어 빨아 대던 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죽을 것처럼 괴로워하는 얼굴만이 남아 있었다. 괴로워하는 모습이 꼴리긴 했지만, 기분이 더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선배 몸뚱어리는 하연우 것이라 이건가? 오기가 더 생겼다.
“선배 씨발, 그렇게 좆같은 표정 짓고 있으면. 내가 어떨 것 같아요?”
“…….”
“선배 더 따먹고 싶어지지 않겠어요?”
“개새끼야…….”
“그러니까 더 꼴리는 거 알아요? 씨발, 선배 보지 찢어 버리고 싶어진다고요.”
재영이 쥐고 있던 가슴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급격한 통증에 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런 와중에도 신음을 흘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결과적으로 재영의 화를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다. 마찰하는 살이 따가울 정도로 재영은 세게 좆을 비벼 댔다. 하얗던 가슴살이 붉게 물들고, 가슴에서 느껴지는 통증 또한 심해졌다. 설은 이를 악물고 이를 견뎌 냈다. 성감이 치솟을 때마다 볼 안쪽 살을 씹으며 버텼다.
설을 죽일 듯 노려보며 좆질을 이어 가던 재영은 끝내 가슴 골 안에서 파정하고야 말았다. 하얀 정액이 설의 가슴에, 목에 마구 튀었다. 재영은 급하게 좆을 꺼내 잡고 설의 얼굴에 정액을 뿌렸다. 눈물로 젖은 얼굴에 끈적한 액체가 흩뿌려졌다. 연우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정액을 뒤집어쓴 채로 설이 울분을 집어삼켰다.
막 사정을 끝낸 좆을 잡고 재영은 설의 얼굴에 귀두를 문질러 댔다. 미끈한 볼에 귀두가 스칠 때마다 설은 몸서리를 치며 재영을 노려보았다. 재영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왜 그렇게 노려봐요. 억울해요?”
“닥쳐 씹 새끼야.”
“아니지. 억울한 건 선배가 아니라 나지. 개같은 하연우 덕분에 뭐 쫓던 개 된 건, 나 아닌가?”
자조적으로 웃어 보인 재영이 귀두를 설의 입술에 맞췄다. 좆 머리에 묻은 정액으로 입술을 희롱하던 그가 천천히 힘주어 밀어 넣었다. 설은 입술을 꽉 닫은 채로 버텼다. 가소롭다는 듯 재영이 읊조렸다.
“입 벌려. 선배가 좋아하는 거잖아요. 좆 물 먹여 달라고 그렇게 매달려 대던 때 생각 안 나요? 어서 받아먹어요. 좋은 말로 할 때.”
웃으면서 하는 말에 소름이 끼쳤다. 이미 젖까지 물린 몸이었지만, 그에게 호락호락 굴고 싶지 않았다.
“하.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무시하지?”
화가 난 재영이 설의 목을 다시금 그러잡았다. 이미 한 번 졸린 덕분에 새빨갛게 물든 목을 그가 다시 한번 힘주어 졸랐다. 설의 두 팔이 절로 올라갔다. 핏줄이 설 정도로 힘을 준 팔뚝을 잡고 괴로운 듯 발버둥 쳤다.
“선배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요? 아니면 내 말 좆같아서 무시하는 건가? 선배 애 생각하라고. 씨발 너 배에 든 그 애새끼, 내가 어떻게 해 버릴 수도 있다고.”
재영이 열매를 들먹이자 설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안 돼, 우리 열매는……. 그가 내뱉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삼켰다. 졸리는 목보다 가슴이 더 아팠다. 혹여나 배 속에 든 아이가 지금 이 대화를 듣고 무서워하는 건 아닐지 걱정되었다.
설이 우는 모습을 보며 재영은 손에 힘을 풀었다. 이제야 설이 말귀를 좀 알아듣는 것 같았다. 거칠게 설의 입술에 좆을 처박았다. 이번에 설은 반항 없이 입을 내 벌렸다. 따듯하고 미끈한 혓바닥을 짓누르며 거대한 살덩이가 들어찼다. 좁디좁은 목구멍을 향해 좆의 대가리가 뚫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커다란 귀두가 목젖을 건드리자 설이 얕게 헛구역질을 올렸다. 조여 오는 목구멍에 재영의 얼굴에 인상이 드리워졌다. 목구멍은 비좁았고 아래에 있는 구멍들보다 탄력적이지도 않았지만, 재영은 그대로 멈추지 않고 좆을 밀어 넣었다.
재영은 좆 대가리가 꺾어진 부근을 지나 식도에 이를 때까지 계속 쑤셔 넣었다. 점막으로 이루어진 식도에 귀두가 닿자 끔찍하게 좋은 느낌이 전해졌다. 재영은 수월하게 좆질을 하기 위해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둔부를 들어 올렸다. 설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뒤로 꺾이며 목구멍에서 식도까지 길이 일자로 펴졌다. 그 상태에서 재영은 씹질을 하듯 고간을 처박기 시작했다. 퍽퍽 치대는 골반이 아프도록 설의 얼굴을 때렸다.
“웁, 우웁, 웁!”
격한 체위에 설은 눈앞이 하얗게 물들었다. 재영은 정말 보지에 대고 하는 것과 같은 강도로 입 보지에 좆질을 하고 있었다. 한 번 뚫린 목구멍으로 커다란 살덩이가 미친 듯이 드나들었다. 퍽퍽 박아 댈 때마다 음모에 코와 뺨이 쓸렸다. 가득 찬 목구멍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단지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거칠게 비벼 대고 문질러 대는 자지는 더 못 견딜 것 같았다.
마치 자위 기구를 대하는 듯한 재영의 행위에 설은 점점 정신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시야가 풀리기 시작했다. 너무 괴로운데, 그 괴로움마저도 점차 멀게 느껴졌다. 그저 목구멍을 쑤셔 대는 살덩이의 느낌만 지독하게 남았을 뿐.
설이 힘을 탁, 풀어 버리자 재영은 이제 대놓고 허리 짓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찍어 내리며 좆을 처박던 그는 상체를 세워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그러곤 곧장 설의 머리통을 그러잡았다. 그 상태로 사정없이 설의 머리통을 흔들기 시작했다.
자지가 난폭하게 설의 식도를 쑤셔 댔다.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는 머리통에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이미 발기한 자지가 다시 한번 목구멍 속에서 몸집을 키워 냈다. 후두가 흉측하게 부풀어 오르며 볼거리라도 걸린 형상이 되었다. 쑤셔 박는 좆을 따라 침이 미친 듯이 쏟아져 내리고, 숨이 모자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큿!”
설의 입 보지에 대고 강제로 씹질을 하던 재영이 정액을 내뿜었다. 목구멍 속에 틀어박힌 자지가 발광하며 사방으로 몸을 흔들어 댔다. 식도를 타고 뜨거운 자지 물이 흘러내렸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정액을 처먹으며, 설의 눈에서 눈물이 쉼 없이 쏟아졌다. 흐르는 눈물처럼, 뜨거운 정액이 설의 위장을 뜨겁게 적시며 주입되었다.
“선배 입 보지는 여전하네요……. 존나 맛있어요, 진짜…….”
재영이 설의 입 속에 처박아 둔 좆을 꺼냈다. 설은 입을 벌린 채로 숨을 할딱이며 재영을 쳐다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그 표정에 두 번이나 사정을 한 좆이 꿈틀거렸다.
“그거 알아요?”
재영이 설의 아래쪽으로 몸을 이동했다. 설의 몸에 걸쳐져 있는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모조리 벗겨 내며 무덤덤하게 얘기했다.
“나 그동안 씹질 단 한 번도 못 했어요. 선배 보지 생각나서 못 하겠더라고요. 선배 보지 아니면 서지도 않더라고요.”
설이 완전히 알몸이 되자 재영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나신을 한 선배의 몸은 상상 속 선배의 모습보다 훨씬 예뻤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선배의 몸을 그리며 자위했는지 모른다. 임신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도무지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 괴롭기까지 했다. 제 손안에 들어오지 않는 선배의 살을 그리며 죽지 않는 좆을 계속 만져야만 했다.
“하……. 씨발……. 진짜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는데…….”
재영은 대답 없는 설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망가진 선배의 모습은 언제나 그랬듯 소름이 돋아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저 아름다운 몸뚱어리가 이미 하연우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만나서 얼굴이라도 보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건 그저 착각일 뿐이었다. 오히려 가슴만 더 아팠다.
재영은 괜히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입술을 짓씹었다. 설의 다리를 잡아 벌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부푼 배를 한 번 노려보고 그대로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설의 보지 냄새를 맡았다. 코를 타고 폐 깊숙한 곳까지 설의 보지 냄새가 파고들었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냄새에 욕망이 다시금 끓어올랐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보지에 입을 묻었다.
“흣!”
즙 많은 과일을 베어 먹듯 재영이 크게 보짓살을 베어 물자, 이제껏 죽은 듯 있던 설이 짧게 비명을 터뜨렸다. 희미했던 정신이 채 돌아오기도 전, 재영은 혀를 내밀어 설의 보지를 헤집기 시작했다. 겉에서부터 속까지, 겹겹이 쌓인 살 더미를 가르며 구멍을 가로지르는 혀에 설은 정신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재영은 몸부림치는 설의 두 다리를 양손으로 짓누른 채, 그 안에 갈라진 부위를 빨기에 여념 없었다. 키스하듯 혀를 돌려 내벽을 촉촉이 적셨다. 워낙에 예민한 탓에 작은 자극에도 설의 보지는 물을 뿜어내며 살을 떨어 댔다.
이제껏 재영의 자지를 빨며 공포에 절어 있던 몸뚱어리가 차츰 성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래가 빨리는 느낌에 온몸의 신경이 들끓어 올랐다. 설은 어떻게 해서든 이 감각을 견뎌 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헤픈 몸이 남자의 자지를 원한다 한들, 설의 마음만큼은 그걸 용납할 수 없었다. 열매가 잠들어 있는 자궁에 다른 남자의 좆이 닿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열매가 자고 있는 자궁으로 연우가 아닌 다른 남자의 좆 물이 흘러들어 가는 건 원치 않았다.
설은 손을 내밀어 처박힌 재영의 머리통을 밀어 내려 애썼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허벅지를 붙잡은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언제나 당하는 설이 강간하는 재영의 힘을 이겨 낼 순 없었다. 설이 절박한 만큼, 재영 또한 절박했다. 기어이 제 앞에 놓인 설이라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도 사력을 다했다.
“으응!”
본능과 처절하게 싸우던 설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터져 나온 건, 단지 입으로만 빨아 대던 재영이 보짓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을 때였다. 재영은 설의 한쪽 다리를 여전히 잡은 채로 다른 손으로는 보짓구멍을 쑤셔 대기 시작했다.
투박하고 거친 그 손길에 설의 보지는 환장하며 물을 내뿜었다. 닳을 대로 닳은 보지가 어떻게든 들어찬 손가락을 빨지 못해 안달이었다. 질을 긁어 대며 자극하는 손가락으로 보짓살이 잔뜩 달라붙었다. 혀와 입술로 애무하는 것처럼 보지 속살이 손가락을 빨아 대며 몸을 비볐다.
“누가 걸레 아니랄까 봐……. 싫다면서 왜 이렇게 빨아 대요. 사람 존나 돌아 버리게.”
재영은 천박한 보지에 침을 뱉었다. 물에 잔뜩 젖은 채로 벌어진 보지의 겉 부분을 타고 끈적한 침이 느릿하게 흘러내렸다. 재영은 손바닥을 펴 벽에 시멘트 칠을 하듯 보짓구멍에 침을 고루고루 발랐다. 보지 속에 집어넣었던 두 개의 손가락을 빼내고 네 개의 손가락을 모아 집어넣었다.
“아, 안 돼! 하지 마! 흣!”
설이 기겁하며 소리를 내질렀다. 그런 설의 반응을 눈으로 즐기며 재영은 손을 구부려 질을 쓰다듬었다. 주름 하나하나를 더듬는 듯 재영은 섬세하게 손을 놀렸다. 네 개의 손가락이 사르륵 스칠 때마다 질의 주름이 꿈틀대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설은 미칠 것 같았다. 지금껏 견뎌 냈던 성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한 자극이었다. 숨이 가빠지고 눈앞이 아득했다. 차라리 목구멍이 뚫릴 듯 쑤셔지는 게 나았다. 차라리 고통은 견뎌 내면 그만이었지만, 이런 성적인 자극은 버텨 낼 수가 없었다. 걸레 같은 제 몸뚱어리가 저주스러웠다. 미치도록 좆을 갈구하는 구멍이 혐오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싫어! 흐읏, 싫어, 제발……!”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래요. 선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잖아.”
“하지 마……. 제발, 흣, 제발…….”
“선배. 예전엔 선배 보지에 내 손도 들어갔었어. 선배가 넣어 달라고 했던 거 기억해요?”
“아니야……. 싫어, 싫어…….”
“씨발, 보지로 사람 손까지 받아먹더니 왜 이래요? 답지 않게.”
말을 끝낸 재영은 훨씬 빠른 속도로 손가락을 움직여 대기 시작했다. 손을 재빠르게 굽혔다 펴며 질을 계속 긁어 댔다. 설은 다시 한번 자지러지며 온몸을 떨어 댔다. 괴로움에 사무친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고 비명과도 닮은 신음을 쏟아 냈다.
재영은 허벅지를 잡고 있던 손으로 설의 음핵을 함께 문질렀다. 설이 기겁하며 몸을 틀었다. 음핵과 질을 자극하는 손길이 더없이 빨라졌다. 참방참방. 보짓물 휘젓는 소리가 사방을 울렸다. 보지를 쑤셔 대는 손을 타고 애액이 계속 흘러나왔다. 둥근 배에 바짝 붙은 자지가 머리를 흔들며 침을 내뱉었다.
“그만, 그만! 안 돼, 으읏, 흣!”
닳아 없어질 듯 비벼지던 질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설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배에 맞닿아 있던 자지에서 정액이 뿜어져 나와 둥근 배 위로 흩뿌려졌다. 설은 허리를 들썩이며 온몸으로 쾌감을 맞이했다.
“으응, 흐응, 아! 으흐응……!”
높은 교성이 거실을 마구 울렸다. 둥근 배를 적신 정액처럼, 쾌락에 물든 눈물이 얼굴을 흠뻑 적셨다. 본능에 몸을 팔아 버린 제 자신이 수치스러워 미칠 것 같았지만, 이미 본능은 그의 모든 신경을 잠식하고 있었다. 성감대를 문질러 대는 남자의 손길에 무너져 버린 몸뚱어리는 이제 더 한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처절하리만큼 남자의 좆을 찾아 대는 보지가 설을 미쳐 버리게 했다.
“씨발. 보짓물 싼 거 봐…….”
자꾸만 새어 나오는 물을 보며 재영이 낮게 중얼거렸다. 보지에 든 네 개의 손가락을 그가 빼어 냈다. 손가락 사이를 벌리며 물갈퀴처럼 늘어지는 애액의 모습을 감상했다. 설이 숨을 할딱이며 사정이 주는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동안, 재영은 제 손을 빨며 보지 즙의 맛을 즐겼다. 새콤한 산미가 느껴지는 그 미끌미끌한 액체에 침이 마구 흘러나왔다. 이 맛있는 즙을 자지에게도 어서 먹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끓었다.
재영은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손으로 제 긴 좆을 잡았다. 속이 꽉 차 단단해진 좆을 잡고 설의 가랑이 사이에서 자리를 잡아 나갔다. 좆 머리를 보지에 쑤셔 넣기 전, 그는 시선을 잠시 부푼 배에 꽂았다. 하연우의 아기가 들어 있는 그 배에.
“예전에 내가 선배한테 그런 걸 물어본 적 있었죠.”
재영은 행위를 멈추고 상체를 숙여 설의 귓가에 입을 묻었다.
“선배도 임신할 수 있냐고.”
고막을 파고드는 낮은 목소리에 설의 호흡이 딱, 멈췄다. 부릅뜬 눈으로 무슨 말도 못 한 채 굳어 버렸다.
“그때 그런 말도 했어요. 선배 임신시켜 보자고.”
곧 몸이 오들오들 떨려 왔다. 뜨거웠던 체온이 차갑게 식는다.
“그리고 또 그런 말도 했어요. 만약에 선배 임신하면…….”
심장이 얼어붙는다.
“선배 유산할 때까지 박아 주겠다고.”
얼어 버린 심장이 산산조각 나 버린다.
말을 끝낸 재영이 몸을 일으켰다. 아까 하던 행위를 이어 다시금 설의 다리 사이에서 자세를 잡아 나갔다. 조금 발기가 풀린 좆을 잡아 흔들었다. 다시금 단단해지는 좆을 잡고 그대로 보지 입구에 껴 맞췄다. 미끈한 보지 입구에 귀두가 닿자 삽입하기도 전부터 온몸이 짜릿해지기 시작했다. 재영이 입술을 말아 물었다.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로 그렇게 허리를 밀어 넣었다.
“싫어!”
하지만 자지 머리가 보지 속을 파고들기도 전, 거실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재영은 잠시 멈칫해야만 했다. 하, 씨발. 짧게 욕지거리를 내뱉은 그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좆을 들이밀었다. 그렇게 다시금 삽입을 시도하는데, 또 한 번 설이 소리쳤다.
“하연우가 아니면 싫어!”
재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씨발, 거칠게 욕을 뱉은 그가 붙잡고 있던 좆을 놓았다. 그대로 설을 죽일 듯 노려보며 목으로 손을 가져갔다. 화가 끝까지 오른 그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씨발, 그놈의 하연우! 하연우! 대체 그 새끼가 뭔데! 왜 자꾸 그 새끼만 찾아 대는 건데!”
재영은 힘주어 설의 목을 졸랐다. 이성을 지워 버린 눈은 흡사 미치광이와도 같았다. 그 정신 나간 재영의 모습을 보며 설은 반항하지 않았다. 그저 애원하는 눈빛으로 눈물만 줄줄 흘려 댈 뿐.
“말해 보라고! 그 새끼가 대체 선배한테 뭐길래 이러냐고!”
흥분한 재영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펴졌다. 정말 이대로 숨이 끊어질 것만 같은데, 설은 계속해서 눈물만 흘려 댈 뿐이었다.
“말해! 말해! 말하라고!”
그렇게 한참을 목을 졸리며 설이 겨우 입술을 떼어 냈다. 모자라는 숨에 겨우 한 자, 한 자 끊어 말했다.
“약속……. 했어…….”
재영이 두 눈을 부릅떴다.
“다신……. 다른 사람 좆……. 안 받겠다고…….”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이 점점 풀린다.
“약속……. 지키고 싶어…….”
절망에 찬 얼굴이 일그러진다. 분노로 가득했던 눈에 이제 눈물이 고여 든다.
“좋아하니까……. 하연우를……. 좋아하니까…….”
털썩. 재영이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다. 잡혀 있던 목이 풀려난 설은 몸을 일으켜 엎드린 채로 기침을 마구 쏟아 냈다. 죽을 듯 숨을 몰아쉬는 설의 옆에서 재영은 넋을 놓은 채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좋아하니까……. 좋아하니까……. 하연우를 좋아하니까…….
설의 기침이 멎도록. 방 안에 정적이 내려앉도록. 재영은 계속해서 자리에 앉아 같은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화가 나야 하는데, 빌어먹을 눈물이 자꾸만 새어 나왔다. 텅 빈 눈동자만큼이나 가슴이 공허했다. 긴 시간 동안 선배를 생각하며 그리워했던 시간이 조각조각 부서지며 그의 빈 가슴을 할퀴고 지나쳤다.
“선배…….”
긴 시간이 흐른 끝에 침묵을 먼저 끝낸 것은 재영이었다. 눈물이 가득 고인, 새빨갛게 충혈된 눈동자가 설을 향했다.
설은 벗어 놓은 옷가지를 끌어다 제 몸을 감싼 채 재영을 마주 보았다. 애절하게 저를 바라보는 재영의 눈빛에 그만 설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나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선배 그렇게 떠나보내고…….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다시 다른 사람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설은 입술을 짓씹었다. 조금 전까지 제 몸을 겁탈하던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재영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들어와 박혔다.
“이렇게 날 망가뜨린 선배가 미웠어요……. 너무 미운데……. 미웠는데……. 그러면서도 계속 그리웠어요. 선배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어요…….”
그가 고개를 푹, 숙였다. 감정을 실은 목소리가 마구 떨렸다.
“다시 만나면……. 꼭 그렇게 말해 주고 싶었는데……. 그랬었는데…….”
재영이 마른세수와 함께 고인 눈물을 닦아 냈다. 긴 한숨과 함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망가진 설의 얼굴만큼 재영의 얼굴 또한 엉망이었다. 그간 고생했던 흔적이 여실히 남은 얼굴로 쓸쓸하게 웃어 보였다.
“그런데 또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설은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저와 연우의 행복을 짓밟으려던 재영에게 화조차 낼 수 없었다. 그것은 저를 바라보는 재영이 너무도 아파 보였기에. 슬프도록 저에게 진심이었다고 그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기에.
아무 말 없는 설을 보며 재영은 지난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설이 도망치듯 학교를 떠나고, 재영도 곧장 학교를 그만둬야만 했다. 이미 학교에 소문이 다 퍼진 탓에, 도무지 다닐 수가 없었던 거였다. 집에서는 유학을 가라고 했지만, 남아 있는 설에 대한 미련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는 그야말로 폐인처럼 지내야 했다. 미친 듯이 설의 흔적만 쫓으면서.
비단 망가진 것은 재영뿐만이 아니었다. 진성 역시도 설이 떠나 버린 후 큰 방황을 겪어야 했다. 비록, 재영이 겪은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역시 설을 그리워하며 괴로워했던 것이다. 그래서 진성은 매번 재영을 찾아와 설의 행방을 물었다. 그때마다 재영은 힘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저 역시도 설의 행방을 알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처절한 시간을 보내며 재영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선배에게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 설의 눈빛이 늘 하연우에게 향해 있다는 걸 알았으면서도 바보같이 계속 미련이 남았다. 고통 속에서도 허항된 희망은 도무지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재영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설에게 그는 애초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설에게는 하연우, 그리고 배 속에 든 아이 두 사람밖에 없었다. 저 따위는 설의 마음속 어디에도 없었다. 슬프지만 현실이 그랬다.
재영이 쓴웃음을 흘렸다. 그 허탈한 웃음에 설은 어떤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 재영이 다시금 고개를 떨구었다. 침묵 속에서 시간만 흘러갔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주황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따라 거실도 점차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재영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지를 정리하고, 벗어 던진 티셔츠를 주워 입었다. 설은 말없이 앉아 있다가 재영을 따라 시선을 들어 올렸다.
“선배한테 용서받을 생각 없어요. 그만큼 내가 한 짓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고 있으니까.”
설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재영이 독백처럼 말했다.
“오늘 일은 마음대로 처리하세요. 선배가 내키는 대로.”
설이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조차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그가 재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 섰다. 곧 재영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제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설의 모습을 보며 입술을 짓씹었다.
“하연우…….”
다시금 얘기하려 입술을 떼어 낸 그는 연우의 이름을 한 번 뱉고는 다시 꾹 다물어 버렸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듯 한참을 망설인 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선배가 하연우랑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은 못 하겠어요…….”
난 평생 선배 못 잊을 것 같으니까……. 뒷말은 집어삼켜야 했다. 그렇게 쓰디쓴 아픔을 집어삼킨 채 재영이 뒤를 돌았다. 현관으로 향하는 재영의 뒷모습을 보며 설 또한 마지막까지 한마디도 건넬 수 없었다.
그가 떠나 버린 자리를 노을이 대신 뒤덮었다.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거실에서 설은 오래도록 멈추어 있어야 했다.
***
연우는 저녁이 지나서야 집에 왔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제껏 침실에 틀어박혀 있던 설은 흠칫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밖으로 향하기 전 그는 잠시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 보았다. 목이 졸린 자국을 가리기 위해 잔뜩 조여 맨 후드티가 어색해 보였다. 그래도 평소에 입었던 옷이라 의심을 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환한 곳에서 옷을 벗기지만 않는다면.
재영이 떠나 버린 후. 설은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오랜 생각에 끝에 그가 내린 결정은 오늘 일을 묻는 거였다. 연우에게 말하지 않고, 혼자만의 비밀로 감추기로 한 것이다. 이 일을 연우가 알아서 좋을 건 없을 것 같았다. 열매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괜히 연우에게까지 이걸 알려 일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았으니까.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설은 계속해서 되뇌었다. 오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거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거다. 발걸음을 옮기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끝이 덜덜 떨려 왔지만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배 속에 있는 열매를 생각하며 계속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기 위해 몇 번이나 찬물로 세수한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드리웠다.
“왔어?”
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그의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특히나 굳어 버린 얼굴에 억지로 드리워진 미소가 그랬다.
그럼에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연우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정한 얼굴로 설을 마주했다. 넓은 품에 안고 갓 감은 듯한 머리 위로 입술을 묻었다. 살며시 몸을 물린 그가 설을 내려다보았다. 그 예쁜 얼굴을 모로 꺾으며 설에게 말했다.
“추워요? 갑자기 웬 후드티예요?”
평소라면 간편한 파자마를 입고 있었을 설이 후드티를, 그것도 목을 꽉 조여 맨 채로 입고 있는 게 의아했는지 연우가 물었다. 설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무엇인가 대답을 찾지 못한 그가 선택한 것은 어설프게나마 말을 돌리는 것이었다.
“저녁은. 저녁은 먹었어?”
그 어색한 물음에 연우는 별다른 내색 없이 대답했다.
“아니요. 형이랑 먹으려고 안 먹었어요.”
“시장하지? 아주머니한테 밥 차려 달라고 할게. 씻고 와.”
누군가에게 쫓기듯 우왕좌왕 말하는 설을 연우는 가만히 눈을 내리깐 채로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는 다정하게 웃어 보였다.
“알았어요. 금방 씻고 나올게요. 같이 밥 먹어요.”
연우가 욕실로 향하는 걸 보고서야 설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는데도 마음처럼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마구 떨리는 손이 저려 몇 번 번갈아 가며 주무르던 설이 주방으로 향했다. 아주머니에게 저녁을 차려 달라는 말을 내뱉곤 곧장 소파로 향했다.
그는 다시 한번 소파 주변을 훑어보았다. 혹시나 제가 빠뜨린 게 있나 다시 살펴보았다. 급하게 정액을 닦아 낸 덕분에 가죽 소파에선 소독약 냄새가 났다. 지독한 냄새이지만 정액 냄새가 나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연우가 씻는 동안 설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거실을 빙빙 돌며 서성거렸다. 연우는 금방 욕실에서 나왔고 두 사람은 곧 주방으로 향했다. 아주머니가 차려 놓은 밥을 먹으며 설은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조차 몰랐다.
저녁 설거지까지 끝내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돌아간 시각. 두 사람은 침실로 향했다. 원래는 잠이 쏟아지기 전까지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곤 했는데, 오늘 설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소파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으니까.
“먼 길 다녀와서 피곤할 텐데 일찍 자자.”
설이 먼저 침대로 올라서며 말했다. 불을 끄고 나서야 설은 답답한 후드티를 벗었다. 내일 아침이면 목에 남은 흔적이 조금 옅어질 터였다. 멍이 들거나 할 정도로 졸린 건 아니니,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옅어질 거라고 그간 경험을 미뤄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설이 누워서 온갖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연우는 말없이 옆에 누웠다. 언제나 그랬듯, 설의 목 아래로 팔을 넣어 제 한쪽 어깨를 내어 주었다. 설은 차마 마주 볼 자신이 없어 팔베개를 한 채로 연우를 등지고 있었다. 쿵쾅쿵쾅. 진정되지 않는 심장이 마구 뛰어 댔다.
“많이 힘들었어요?”
미친 듯이 뛰어 대던 설의 심장이 멎어 버린 건,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연우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설은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스탠드 불빛만 아련하게 남은 방 안에서 저를 가만히 쳐다보는 연우의 얼굴을 보며 그가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랬을 것 같아서요. 오랜만이었잖아요. 나 말고 다른 새끼 좆 문 거.”
설은 제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건가 싶어 두 눈을 깜빡였다. 너무 놀란 나머지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굳어 있는 설을 두고 연우의 표정은 그야말로 무덤덤해 보였다. 감정을 완전히 지워 버린 채로 손을 내뻗은 그가 설의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둥근 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평소라면 행복하게만 느껴졌을 그 손길에 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거기다가 형 홑몸도 아니잖아요. 많이 힘들었을 거야. 그렇죠?”
설은 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뒤죽박죽 머릿속이 뒤엉키며 오늘 있었던 일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연우는 집에 없었고, 예고도 없이 박재영이 찾아왔다. 아줌마도 집에 없었고 증거가 될 만한 것은 모두 정리했다.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연우가 알고 있는 것일까.
“너……. 대체……. 어떻게…….”
떨리는 설의 목소리를 들으며 연우는 아무렇지 않게 설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부드러운 살갗에 볼을 비비며 언제나 그래 왔듯 다정하게 설의 몸을 끌어안았다.
“몇 대 설치 안 했어요. 거실이랑 현관 쪽에만. 카메라로는 모자랄까 봐 도청 장치도 같이요.”
“그게 무슨…….”
“혹시 모르잖아요. 형이 언제 또 도망가 버릴지 모르니까.”
기가 막혔다. 너무 기가 막혀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 연우의 말은 같이 사는 이 집에 감시 카메라 같은 것을 설치했다는 거였다. 혹시나 제가 도망갈까 봐, 감시하려고. 그렇게 붙어 지내는데도. 저를 못 믿어서. 감시해야 해서.
“하연우…….”
설의 목소리가 한층 더 떨려 왔다. 여태껏 저의 곁에서 항상 따듯하게 안아 주고 다정했던 그 애가 사실은 여전히 저를 못 믿고 감시하려 했다는 게 소름 끼쳤다. 그리고 곧 박재영이 저에게 한 짓을 다 지켜보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미쳐 버릴 것 같았다. 하연우는 애초에 다 보고 알았던 거다. 박재영이 집에 찾아왔다는 사실도, 제가 박재영에게 강간당했다는 사실도. 전부 다.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 연우야…….”
이 순간, 설은 치가 떨리다 못해 눈물이 차올랐다.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았고 연우가 이해되지 않았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실도, 제가 강간당한 걸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저를 마주하고 밥을 먹었던 것도. 모든 게 이해 가지 않았다.
“나……. 나 못 믿었던 거야? 응? 널 선택한 나인데……. 그런데……. 대체 뭐가 모자라서…….”
“…….”
“그리고……. 박재영은……. 박재영이 찾아와서 나 강간한 거는……. 그건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응? 아무렇지 않게 나 마주 보고 웃어 보일 만큼? 응?”
너무 서글퍼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내렸다. 아무리 예전에 아무렇지 않게 제 몸을 굴리던 연우라지만……. 이건 아니었다. 제 몸을 뜨겁게 끌어안으며 좋아한다고 속삭이던 연우가 이래서는 안 되었다. 제 몸에 다른 남자 좆 들어가는 거, 이젠 싫다고 속삭이던 연우가 이럴 수는 없었다.
“나한테 그랬잖아……. 이제 내 보지에 다른 좆 들어가는 거 싫다고 그랬잖아…….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그래……. 내가 박재영한테 당한 거 알고도…….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 있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설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재영에게 강간당할 때 느꼈던 두려움과 연우에 대한 분노, 제 감정이 배반당한 것에 대한 서글픔까지. 그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솟구치며 북받쳐 올랐다.
그런 설을 연우가 천천히 끌어당겼다. 힘주어 안으려 하자 설이 거세게 뿌리쳤다. 아예 연우의 품을 벗어난 설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침대를 벗어나 방을 빠져나가려는데.
“흣!”
연우가 설의 팔을 낚아챘다. 힘주어 끌어당긴 그가 뒤에서 설을 꽉 끌어안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형이 생각하는 그런 거. 불안해서 설치한 거뿐이에요. 혹시나 형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곧 뜨거운 숨결이 설의 목덜미에 와 닿았다. 뜨거운 체온만큼 등에 맞닿은 연우의 가슴이 터질 듯 뛰고 있었다.
“나도 미치는 줄 알았어. 아니 미쳐 있었어. 형이 당하는 거 보면서. 그 새끼 죽여 버릴 생각으로 서울까지 미친 듯이 차 몰고 왔어.”
설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프도록 입술을 짓씹으며 울음을 삼켰다.
“정말 돌아 버리는 줄 알았는데……. 그랬는데…….”
설을 감싼 연우의 팔이 조금 떨렸다. 숨이 막히도록 설을 끌어안았다.
“형이 하는 얘기 듣고……. 형이 그 새끼한테 하는 말 듣고……. 그래서 겨우 참을 수 있었어요.”
순간, 설이 두 눈을 떴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멎었다.
“형이 나 좋아한다고 얘기했으니까……. 형이 나랑 한 약속 지키고 싶다고 했으니까…….”
설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연우 또한 천천히 몸을 물렸다. 떨리는 눈으로 설이 연우를 올려다보았다. 어둠 속에서 간절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연우의 시선과 마주했다.
“그래서 오늘은 형 안아 주고 싶었어요. 형한테 미안하고 고마워서……. 오늘은 형 안아 주고 싶었어요.”
결국, 설은 다시금 크게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설이 연우의 품에 와락 안겼다. 한순간에 연우로 인해 무너져 내렸던 가슴이 그렇게 연우에 의해 다독여지고 있었다. 연우가, 연우가 저를 굴리는 걸 즐긴다고 생각했던 그 찰나의 순간이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따듯하게 안아 주는 연우인데. 늘 이렇게 저를 위해 주는 연우인데.
“그 새끼는……. 죽여 버릴게요. 형 아프게 한 만큼 고통스럽게 죽여 줄게.”
설이 연우를 향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둠 속에서도 저만을 바라보는 연우의 눈빛을 바로 직시했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형 손 못 대게 할게요. 미안해요. 아프게 해서.”
연우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입술이 맞붙었다. 그렇게 설은 연우의 키스로 오늘 겪었던 아픔들을 뒤덮을 수 있었다. 포근한 그의 품에서, 미친 듯이 뛰어 대는 심장을 들으며 그렇게 겨우 잠이 들었다. 깊은 밤, 따듯한 어둠이 두 사람을 감싸 안았다. 맞닿은 서로의 심장 박동에 두 사람은 밤새 위로받을 수 있었다.
***
다음날. 설이 눈을 떴을 때, 연우는 옆에 없었다. 순식간에 잠이 달아나며 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연우의 흔적을 찾아 방 안 곳곳을 훑어보던 그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어제 했던 대화가 떠올랐던 탓이었다.
설마 아침부터 박재영 찾아간 건 아니겠지? 어제 죽여 버리겠다고 했는데, 정말 죽이러 간 건 아니겠지? 설마……. 설마……. 말도 안 돼!
마음이 다급해진 설은 자리에서 급히 몸을 일으켰다. 비록, 재영이 한 짓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긴 했으나 그렇다고 연우를 살인자로 만들고 싶은 생각 또한 없었다. 열매의 아빠가 될 사람이라는 걸 떠나서, 저 때문에 연우가 더는 망가져서는 안 되었다. 그 착했던 아이를 괴물로 만들어 버린 것도 모자라, 그 손에 피를 묻히게 할 순 없었다.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안 돼……. 연우야……. 제발, 안 돼…….”
설은 다급하게 침실을 나섰다. 어제 정신이 없어 거실에 두고 온 휴대폰을 떠올리며 거실로 향했다. 그렇게 휴대폰을 들고 사라져 버린 연우를 찾기 위해 전화를 걸려는 찰나.
“일어났어요?”
어디선가 연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은 다급하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연우가 보였다.
“하연우!”
설은 들고 있던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그대로 연우에게 가서 안겼다. 제 눈앞에 연우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는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삼키며 소리치듯 말했다.
“연우야! 나 정말 괜찮아!”
“……네?”
“그러니까……. 그러니까……. 박재영 괜히 죽인다 어쩐다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응? 그냥 용서해 줘……. 제발…….”
울먹이며 말하는 설을 보며 연우는 당황한 듯했으나 이내 무슨 소린지 알아채고 살짝 웃음을 터뜨렸다. 제 품에 안긴 설을 더욱 끌어당기며 뺨에 제 뺨을 가져다 댔다. 설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를 흘렸다.
“그건 못 들어주겠는데요.”
“연우야…….”
“그건 내가 알아서 해요. 용서해 줘라, 어째라,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연우…….”
“알겠죠?”
연우가 몸을 떼어 냈다. 설이 대답조차 못 하고 멍해 있는 사이, 그는 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스스해진 설의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 귓가에 속삭였던 것과는 전혀 다른, 다정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어서 씻고 나와요. 나가서 밥 먹어요.”
그러고 보니 연우의 복장은 외출 복장이었다. 나가서 밥을 먹자는 걸 봐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난 건 외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았다.
“으응……. 알겠어.”
설은 온순하게 길들여진 애완동물처럼 연우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욕실로 향하는 그를 보며 연우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을 뿐이었다.
씻고 간단히 준비를 끝낸 설은 연우와 함께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식당으로 가 늦은 아침 식사를 했다. 식당이 두 사람이 사는 곳만큼이나 외진 곳에 위치한 덕분인지, 설과 연우 외에 손님이 전혀 없었다. 식당의 커다란 유리로 보이는 숲속의 풍경만큼이나 나오는 음식은 훌륭했다. 이 맛있는 음식을 맛볼 손님이 없다는 게 유감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디저트를 제외한 모든 코스를 끝낸 두 사람은 잠시 창 너머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숲은 고요했고, 바람은 잔잔했다. 흔들림 없는 나뭇잎이 마치 커다란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했다. 그만큼 아름다웠다.
“실례하겠습니다. 마지막 코스입니다.”
훌륭한 음식만큼이나 제대로 교육을 받은 서버가 커다란 트롤리를 테이블 옆으로 끌고 왔다. 거추장스러운 트롤리를 보며, 간혹 디저트는 골라서 먹을 수 있게 제공하는 식당이 있는데, 이곳 또한 그런 곳인가 보다, 설은 그렇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트롤리에 얹어진 둥근 은빛 뚜껑이 열렸을 때, 설은 제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트롤리에 올려진 것은 커다란 케이크였다. 생화로 장식된 새하얀 색의 케이크.
설이 놀란 것은 비단 케이크 때문만은 아니었다. 케이크도 케이크였지만, 그를 가장 놀라게 만든 것은 반지였다. 찬란하게 빛을 내뿜는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가 들어 있는 투명한 케이스가 케이크 한가운데 꽂혀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설은 놀라 무슨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정말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게 현실일까 싶어 그저 두 눈만 깜빡이는데, 곧 자리에 앉은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케이크 가운데 있는 반지 케이스를 들고 그가 설이 앉은 자리 앞에 무릎 꿇어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식당 직원은 눈치껏 자리를 피해 주었다. 애초에 두 사람을 위해 모든 예약을 캔슬한 식당이었다. 그만큼의 대가를 연우로부터 받기도 했고.
이제 보는 이마저 사라져 버린 순간, 연우는 설을 올려다보며 바로 눈을 마주했다. 그간 아껴 왔던 얘기를 천천히 꺼내었다.
“우리 그만 가족들한테도 얘기하는 게 어때요? 형의 집에도. 우리 집에도. 부모님 찾아뵙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거예요.”
놀라는 것도 잠시, 설의 눈가로 눈물이 차올랐다.
“설득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요. 어쩌면 평생 확답 못 받을 수도 있고요.”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뚝, 떨어졌다. 연우의 손안에 든 반지의 다이아몬드만큼 투명한 눈물이었다.
“하지만 나는 형 포기 안 할 거예요. 형과 떳떳하게 살고 싶어요. 내 가족들에게도, 형의 가족들에게도 반려자로 인정받고 싶어요.”
그 어느 때보다 연우의 눈빛은 진지했다. 계속 눈물만 떨구는 설을 바라보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 형네 집에 같이 가서 말씀드렸으면 좋겠어요. 이제 곧 열매가 나올 테니까. 그 전에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연우가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었다. 한쪽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설의 손을 잡았다.
“형이 날 받아 준다면……. 형이 날 원한다면. 그러고 싶어요.”
설의 손가락에 직접 연우가 반지를 끼워 주었다. 물방울을 닮은 투명한 보석이 설의 손가락 위에서 빛났다.
“어떡할래요? 나……. 받아 줄래요?”
설은 대답 대신 연우를 끌어안았다. 연우의 넓은 어깨에 파묻혀 설의 어깨가 마구 흔들렸다. 흐느끼는 설을 연우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동안 수백 번도 더 안겼던 연우의 품이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더 따듯하게만 느껴졌다.
“받아…… 주는 거죠?”
연우가 한 번 더 물었다. 그의 품속에서 설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대답에 연우 또한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울먹이는 설의 이마에, 콧등에, 볼에 차례대로 짧게 키스했다.
마지막으로 머뭇거리는 연우의 입술을 설이 먼저 찾았다. 뜨거운 눈물을 쏟아 내며 그렇게 설이 연우와 키스했다. 조용한 식당 안에는 햇살이 가득 쏟아져 들어오고, 그림 같은 풍경이 두 사람의 뒤에 펼쳐져 있었다. 그 풍경 속에 묻혀, 두 사람도 마치 그림 속 주인공처럼 보였다.
감미로운 입맞춤 뒤에 설이 천천히 입술을 떼어 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저를 내려다보는 연우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곧 연우가 설의 손을 끌어당겼다. 반짝이는 보석에 입술을 가져간 그가 짧게 입 맞췄다.
“형.”
반지에 입술을 묻은 채로 그가 설과 시선을 마주했다.
“사랑해요, 현이 형.”
그의 말에 눈물을 쏟아 내며 설은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지었다. 연우의 목에 팔을 두른 그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해, 연우야.”
설의 한마디는 연우의 가슴 속에 깊게 스며들어 감정의 파동을 일으켰다. 그 어느 때보다 벅찬 감정으로 연우가 설을 끌어안았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함께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맞닿았다.
두 사람의 키스는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그동안의 아픔을 보상받듯, 상처를 치료받듯, 그렇게.
지금 두 사람을 환하게 비추는 햇살처럼, 두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따사로웠다. 연우의 품 안에서 설은 더 이상의 아픔은 없었다. 어렸을 때, 그 애의 품에서 한없이 행복했던 것처럼, 이제 연우의 품에 안긴 설에게 더 불행은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