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화(2권) (3/9)

2-1.

꽉 막힌 도로. 여기저기서 울려 대는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는 재영이 늘 겪어 왔던 것들이다. 빌어먹을 이수교차로는 항상 이 모양이었다. 아예 학교 근처에 방을 얻든가 해야지, 정말 매일 아침마다 못 해 먹을 짓이었다.

하지만 정체된 도로가 더욱 짜증스럽게 느껴졌던 건, 비단 오늘이 월요일이라서만은 아니었다. 지난 주말, 제가 벌였던 끔찍했던 사건이 학교로 향하는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탓이었다. 욕망에 못 이겨 도덕심이고 뭐고 다 내다 던져야 했던 제 모습이 미치도록 혐오스러웠다. 더불어 어떻게 선배를 봐야 할지도 의문이었고.

술에 취해 의식조차 없는 선배를 강간했다. 그것도 동기 두 명과 함께, 세 명이서. 싸질러도 싸질러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절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던 재영은 호텔의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내리쬐는 아침 볕에서야 비로소 정신을 바짝 차릴 수 있었다.

하얀 햇살 아래, 오물과 정액을 뒤집어쓴 선배의 몸을 보는 순간 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그때까지도 선배의 보지 속에 처넣고 있던 좆을 급하게 빼내고 화장실을 향해 뛰어갔다. 역함을 이겨 내지 못하고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비워 냈다. 선배의 몸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제가 싸지른 정액이 너무 더러워서.

변기 물에 빨려 들어가는 제 토사물처럼, 온 세상이 휘몰아치는 것만 같았다. 그대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자 두 다리가 휘청했다. 우당탕. 누군가에게 쫓기듯 화장실을 벗어났다. 그대로 옷을 챙겨 입고 호텔을 나섰다. 그것이 어제 아침의 모든 기억이었다.

빵빵. 기억 속을 헤집던 재영은 사방에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을 듣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제 막 바뀐 신호에 움직이지 않는 재영의 차를 탓하는 경적이었다.

“씨발 좆같네.”

뒤늦게 그가 액셀에 발을 가져갔다. 이제 갓 입학한 대학생이 타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성능이 좋은 차가 부아앙, 배기음을 뱉어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막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도로 위로 꽤 따듯해진 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제 완연한 봄의 끝자락이었다.

재영이 그렇게 괴로워 마지않던 일이 일어난 것은 점심시간이 되어서였다. 오전 수업이 끝나는 대로 학생 식당을 찾은 재영이 홀로 앉아 배식판을 뒤적이고 있었다. 입 안이 꺼끌꺼끌해 영 음식이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아 그저 멍 때리는데, 입구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들어서는 게 보였다. 동기인 연우와 진성, 그리고 설 선배였다.

척추를 타고 소름이 자르르 올라왔다. 이제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눈앞이 새하얘지는데, 그런 그의 마음을 전혀 알 리 없는 세 사람은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 가장 먼저 진성이 배식을 받고 있었고 그 뒤를 선배와 연우가 차례로 따르고 있었다.

배식을 받는 동안 연우는 뒤에서 선배의 한쪽 어깨에 걸려 있는 백팩을 넘겨받고 있었다. 멀리서 보아하니 선배가 먼저 요청한 것 같진 않고, 연우가 자발적으로 달라고 한 것 같았다. 계속 선배가 거절하는 듯 보였으므로.

하연우 특유의 다정스러운 표정을 보자니 속이 더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거기에 덩달아 머릿속에 의문이 하나 생기기도 했고.

“안녕?”

재영의 의문은 세 사람이 저의 곁으로 오면서 더욱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저를 발견한 세 사람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네 왔기 때문이었다.

하연우와 개진성은 그럴 수 있었다. 어찌 보면 공범이었으니까. 하지만 정작 재영을 당황케 만든 건, 설이었다. 어째서, 저 선배가, 그렇게 걱정을 했는데. 저에게 평소처럼 인사하는 설의 모습은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더불어 왜 세 사람이 저리 아무렇지도 않게 붙어 있는지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분명, 선배도 호텔에서 눈을 떴을 때, 제가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텐데. 아니면, 저 씹새끼들이 감쪽같이 흔적을 숨겼나? 선배의 몸 구석구석까지 다 씻겨서?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분명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을 터였다. 전혀 알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아니면, 알면서도 저렇게 붙어 다닐 수 있는 건가? 아니, 애초에 연우와 진성은 선배에게 보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 같은데. 그럼 셋이 그런 식으로 자주 했던 건가? 세 명이 더럽게 얽혀서? 매번?

“집엔 잘 들어갔어?”

재영의 맞은편에 앉은 설이 아무렇지 않게 물어 왔다. 다시 한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얼얼함을 느끼며 재영이 겨우 입을 떼 냈다.

“네에…….”

정말 예의상 물어본 질문이었다는 듯, 설은 말을 더 잇지 않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알을 숟가락으로 그저 떠 올리는데, 옆에서 연우가 아무렇지 않게 설의 밥 위로 조린 연근을 하나 집어 올렸다. 그의 태도가 거슬렸는지 설이 눈살을 찌푸렸다.

“형. 연근 좋아하잖아요.”

설은 무언가 대꾸하려는 듯했으나 이내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영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연근을 올린 쌀밥을 입 안에 욱여넣는 설을 보며 재영은 그저 멍하기만 한데, 연우가 하는 꼬라지가 띠꺼웠는지 옆에서 진성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튼, 저 씹새끼는 존나 유난 떤다니까.”

말은 그렇게 했으면서도 진성은 은근히 제 식판에 올라 있는 연근을 집어다가 설의 식판에 옮겼다. 도대체 이 새끼까지 왜 이러나 싶어 설이 잔뜩 얼굴을 굳히는데, 시선을 피한 진성이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퍼먹기 시작했다.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은,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친근해 보이는 모습. 아무렇지 않은 세 사람과 달리 재영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었다. 도무지 넘어가지 않는 밥에 숟가락은 거의 든 채 만 채였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조차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의문의 식사 시간이 끝나고, 네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앞서 나가는 설의 뒤로 연우가 따라나서는데, 별안간 누군가가 뒤에서 낚아챘다. 다름 아닌 재영이었다.

“야. 잠깐 얘기 좀 하자.”

유례없이 진지한 목소리에 진성이 의아한 듯 재영을 바라보았다. 갈게, 한마디만 남긴 설은 이미 사라져 버린 뒤였다.

재영이 그대로 연우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제 식판은 물론, 연우의 것까지 손수 반납한 그가 식당을 나섰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간다고 간 곳이 건물 밖 외진 곳의 벤치였다. 다행히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이 없어 얘기하긴 딱 좋아 보였다.

“씹새끼야. 뭐 하자는 거야.”

다짜고짜 재영이 다그쳤다. 연우는 그런 재영을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무심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가?”

“아니, 지금 뭐 하자는 거냐니까.”

“그러니까, 뭘.”

“너, 그러니까……. 씨발!”

제 입으로 도무지 강간이라는 단어를 뱉을 수 없어 재영이 답답해하는 사이, 짐짓 무슨 얘긴지 알겠다는 듯 연우가 고갤 끄덕였다. 역시나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그가 물었다.

“뭐. 주말에 네가 설이 형 강간한 거 때문에?”

일순, 재영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감히 꺼내기가 두려워 망설이고 있었는데, 연우는 아무렇지 않게 ‘강간’을 입에 올렸다. 그것도 저를 들먹이며.

“야, 이, 씨팔!”

“뭐가 문젠데?”

“뭐?”

“네가 형을 강간했어. 근데 뭐 어쩌라고.”

연우의 태도가 너무나 무심했기에, 재영은 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주먹을 가까스로 자제시키며 그가 겨우 말을 뱉었다.

“나만 했냐? 어? 나만 그랬냐고.”

뻘겋게 달아오른 얼굴. 핏줄이 시퍼렇게 선 눈동자.

잔뜩 흥분한 재영을 보며 연우는 재밌다는 듯 쿡쿡 웃어 댔다. 화난 사람을 앞에다 세워 두고 웃어 대는 연우 덕분에 재영의 분노가 더 끓어올랐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금니까지 바드득 갈아 대며 재영이 그를 노려보았다.

“무슨 얘기가 듣고 싶은 건데?”

“씨발,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냐고. 왜 선배가 너희랑 같이 있는 거냐고. 나한테 인사하는 건 또 뭐고.”

“아. 그거.”

커다란 눈이 둥글게 휘며 예쁜 웃음을 만들어 낸다. 격분한 재영의 어깨 위로 하얗고 긴 손을 얹는다.

“형한테 말 안 했어.”

“무슨…… 말이야.”

“네가 강간했다는 거. 형은 모르고 있다고.”

“……말이 돼?”

“왜 안 돼?”

“아니. 씨발. 같이 있었잖아. 우리 넷이서 같이 호텔에 있었잖아.”

“너 일찍 갔다고 했는데?”

일순, 재영은 다시 한번 뒤통수를 강타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곤 그의 마음속에 복합적인 감정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저의 쓰레기 같은 짓이 발각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이런 거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 저에 대한 혐오가 다시 한번 들끓었던 터였다.

“야.”

하지만 그런 복잡한 마음도 쉽게 사그라들 수 있었다. 곧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하나의 의문 때문이었다.

“그럼. 너희는?”

“?”

“너희는. 그냥 강간했다고 시인한 거야? 어?”

재영의 눈빛은 너무도 간절했다. 어서 아니라고 말하라고, 그렇게 재촉하고 있었다.

“어. 그게 왜?”

하지만 그의 간절함은 연우의 짧은 대답과 함께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설마 아니길 바랐던 사실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순식간에 가슴속에서 치고 올라오는 분노에 못 이겨 그가 연우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야, 이, 씨발 새끼야!”

흥분한 듯 소리치는 재영을 보며 연우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저 그 예쁜 눈을 내리깔며 빤히 쳐다보는데, 한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재영이 말했다.

“너. 씨발. 예전에도 이랬냐?”

“?”

“씨발 선배 따먹을 대로 따먹고.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말 섞고. 온갖 다정한 척하면서 그랬냐고.”

분명, 재영에겐 중요한 문제였는데. 기껏 재영의 말을 다 들은 연우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어 죽겠다는 듯 웃어 젖히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다 맺힐 정도였다.

“씨발, 웃냐? 개새끼야?”

연우의 멱살을 잡아 올린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점점 저를 조여 오는 손길에 연우가 웃음을 멈추었다. 싸늘하게 식은 눈으로 그가 재영을 마주 보았다. 죽일 듯 노려보는 재영을 향해 그가 낮게 속삭였다.

“한 네다섯 번 따먹었나? 처음에 최진성이랑 같이하고. 그다음 날 나 혼자 하고. 밤에 다시 최진성이랑 같이 박고. 다음 날 또 나 혼자 처박고. 너무 많아서 기억도 다 안 나네.”

“씹새끼야!”

퍽. 결국, 감정을 이기지 못한 재영이 주먹으로 연우의 턱을 가격했다. 힘을 실어 날린 주먹에 연우의 턱이 돌아갔다. 단번에 터져 버린 입꼬리에 피가 맺혔다.

씨익, 씨익. 연우에게 주먹을 날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재영이 몸을 들썩거리며 숨을 내쉬었다.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연우가 터진 입술의 피를 닦았다. 한 대 맞은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여유 있는 모습으로 그가 자리에 바로 섰다.

“박재영.”

그 예쁜 얼굴을 한껏 들이밀며 연우가 재영에게 바짝 다가섰다.

“지금 네가 이러는 이유가 뭐야. 씨발 좆같이 착한 왕자님 코스프레하면서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는데. 네 본성이 까발려지니까 좆같아서 이러는 거야, 뭐야.”

“하연우.”

“그것도 아니면. 형 처음 따먹은 게 네가 아니라서? 그 좆같은 보지에 너 말고 다른 새끼가 먼저 처박았다는 게 열받아서?”

“씨발, 야.”

“그것도 아니면. 너는 착한 척하느라 이제 형 못 따먹는데, 나랑 최진성은 신나게 돌려 먹을 거 생각하니까 억울해서?”

순간, 들썩이던 재영의 어깨가 멎었다.

숨조차 들이켤 수 없이 온몸이 굳어 버렸다. 제 안에 꼭꼭 숨겨 두었던 더러운 밑바닥이 한순간에 낱낱이 까발려진 순간, 이제껏 어지럽게 뒤엉켜 있던 머릿속이 백지가 돼 버리는 것만 같았다.

“재영아. 우리 박재영.”

그런 재영의 표정은 연우에게 금방 읽혔다. 생각보다 더 쉽게 제 손에 넘어오는 재영을 보며 연우는 차오르는 웃음을 억지로 눌러 삼켰다.

“정 억울하면 가서 직접 얘기하든가.”

다정함을 가장한 손길이 재영의 어깨 위로 얹어진다.

“내가 사실 술 취한 선배를 강간했다고.”

넓은 어깨를 토닥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재영의 귓가에 속삭인다.

“가서 고백이라도 해 보든가.”

얼음처럼 굳어 버린 재영에게서 연우가 얼굴을 떼어 냈다. 돌아선 그가 그대로 재영을 등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기숙사 방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설이었다. 짐을 대충 책상 위에 얹어 두고, 고단한 듯 그가 침대 위로 엎어졌다. 원래도 월요일은 고단한 법이지만, 주말에 무리한 탓에 몸이 말이 아니었다. 필름이 끊겨 기억은 아예 없었지만, 개 같은 하연우와 최진성이 저를 얼마나 굴렸는지는 알 것 같았다. 월요일마다 하는 과외를 펑크 내야 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으니까.

정말 온몸이 엉망진창이었다. 얼마나 혹사를 당했는지, 앞뒷구멍 어디 하나 편한 곳이 없었다. 안에 염증이라도 생긴 것인지 구멍 안이 따갑고 가려웠다. 손을 넣어 벅벅 긁어 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살짝이라도 건드릴라치면 살이 찢겨 나가는 고통이 뒤따랐다.

정말 이대로 학교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이 생각이 수백 번 떠올랐으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없었다. 그 두 씨발 새끼를 어디다 고소한다 하더라도 고통은 제가 고스란히 받을 터였다. 여자의 생식기를 달고 태어난 남자. 누구 하나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다. 동물원의 원숭이를 쳐다보듯, 조롱하는 눈빛을 곁들여서.

그나마 모르는 사람들이 그리 쳐다보는 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에 퍼질 소문이었다. 그래서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하연우가 협박하고 있는 것이었고.

“하연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설이 엎드려 있던 몸을 일으켰다. 입술까지 잘근잘근 씹어 대며 연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좀 사교성이 좋은 아이라고만 생각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한 척하는 것도, 쓸데없이 다정하게 구는 것도.

유난히 예쁘게 생긴 얼굴로 늘 생글생글 웃으며 형, 형 하는데 제가 아닌 누구라도 싫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후배 이상으로, 같이 기숙사를 사용하는 동생 이상으로 친하게 지냈었다. 적어도, 그 새끼한테 보지가 있다는 사실을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처음 강간당한 후. 그에 대한 설의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당연했다. 개처럼 제 몸을 굴려 댔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지금 무엇보다 설을 헷갈리게 하는 건, 하연우의 쓰레기 같은 짓이 아니었다. 쓰레기 짓을 하면서도 제게 예전처럼 다정하게 구는 게, 그게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

아까 점심시간만 해도 그랬다. 생전 같이 먹지도 않는 밥을 같이 먹자고 하질 않나, 굳이 제가 들지 않아도 될 가방을 들어 주겠다고 하질 않나. 도대체 그가 다정하게 구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혹, 저를 강간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러나 싶기도 했고.

뭐가 되었든 간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새끼가 제아무리 그런다 한들 저는 절대 좋게 봐 줄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니 밥에 연근 따위 올려 주는 행동은 그만해 주었으면 했다.

“가만.”

불현듯, ‘연근’에서 설의 생각이 멈추었다.

“아까 분명 나보고 연근 좋아하지 않냐고 했어.”

설은 평소에 연근을 좋아한다고 티를 낸 적 없었다. 하물며 얘기를 한 적도. 그런데도 하연우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저의 밥숟가락 위로 연근을 얹어 주었다.

수상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 술자리에서 재영이 묻는 것에 모두 연우가 대답했었다. 그가 대신 대답해 준다고 이상할 것은 없었으나, 정작 설이 의아했던 건 그것이었다. 어째서 하연우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지.

그래서 그날도 설은 한참이고 생각했었다. 언제 하연우에게 그런 얘길 했던 적이 있었는가에 대해. 하지만 아무리 기억 속을 뒤져 봐도 없었다. 어디에 살고, 재수가 아니라 고등학교를 일 년 늦게 졸업해서 동기들보다 나이가 한 살 많고. 이런 것들을 얘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이쯤 되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울 정도로 저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었으니까. 제가 얘기해 주지도 않은 그 많은 사실을 그가 어떻게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형, 뭐 해요?”

“왁!”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느라 방 안에 누가 들어오는지도 몰랐던 설은 제 어깨에 손을 얹는 이에 화들짝 놀라며 때아닌 고함을 내질러야 했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그가 고개를 휙, 처돌렸다. 그러자 저를 내려다보며 서 있는 연우가 보였다. 무슨 일인지 그의 한쪽 입꼬리가 터져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길래 사람이 들어와도 몰라요?”

으레 그래 왔듯, 다정함의 탈을 뒤집어쓰고 그가 한껏 자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 미소 짓는 연우의 얼굴은 미치도록 예뻤으나, 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 없었다. 잔뜩 미간을 좁히며 설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런 설을 바라보다 연우는 피식, 웃어넘겼다. 그대로 책상 위에 가방을 두고 그가 거울로 향했다. 찢어진 입꼬리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얼굴은 왜 그래?”

침대에 걸터앉은 설이 툭, 하고 내뱉었다.

“아. 박재영한테 한 대 얻어맞았어요.”

“박재영한테?”

“네.”

“왜?”

“글쎄요.”

연우가 별 대수롭지 않게 말했기 때문에, 설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둘이 뭔가 틀어졌으려니, 넘겨 버린 설이 다음의 말을 꺼내기 위해 잠시 뜸을 들였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그가 넌지시 연우에게 물었다.

“나 연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전에 한번 얘기한 적 있었는데. 기억 안 나요?”

찢어진 입꼬리에 연고를 처바르며 연우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내……가?”

“네.”

“너랑 같이 밥 먹은 적도 몇 번 없는데.”

“몇 번 없다고 아예 안 먹은 건 아니잖아요.”

혹시 내가 잘못 생각했나? 설은 기억 속을 다시금 헤집어 보았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결론은 같았다. 도무지 기억 속에 없다.

“그게 중요해요?”

“아, 아니.”

어물쩍, 설이 말끝을 흐렸다.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나, 단번에 ‘형이 전에 얘기한 적 있다.’라고 말하는 연우에 할 말을 잃어버린 탓이었다.

“뭐 더 할 말 있어요?”

연고를 정리하며 다시 한번 연우가 건성으로 물었다.

“어?”

“그래 보이는데요?”

“아니야. 아무것도.”

설은 차마 제가 사는 곳과 고등학교를 늦게 졸업한 건 어찌 알았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묻는 말에 지금처럼 ‘형이 얘기한 적 있는데요.’라는 대답을 듣는다면 또다시 할 말이 없어질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긁다 만 등짝처럼 석연치 않은 마음을 뒤로한 채, 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씻고 잠자리에 들 심산으로 화장실로 향하는데, 별안간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벌컥, 열리며 다시 한번 설을 놀라게 했다.

“……뭐야.”

당황한 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니, 두 명의 남자가 술 냄새를 폴폴 풍기며 문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한 명은 이 방의 또 다른 주인 진성이었고, 다른 한 명은 완전 술에 떡이 된 재영이었다.

“아니. 씨팔. 이 새끼가 졸라 꼴아 가지고.”

진성이 190센티는 족히 되는 재영을 겨우 부축하며 투덜거렸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만 봐도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뻔히 보였다. 외부인은 원래 출입이 제한된 기숙사였건만, 이곳까지 안 들키고 끌고 온 것만으로도 참 대단했다.

“왜 이리로 데려왔어?”

“아, 형. 아니 씨발. 택시 태워 보내자니 이 씹새끼가 꼴아 가지고 어디 사냐고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모텔에 맡기자니 걱정돼서 그럴 수가 있어야지. 씨발 토하다가 기도라도 막히면 어떡해.”

마침, 진성의 걱정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재영이 우웨웩 헛구역질을 올렸다. 진성이 기겁하며 그를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 웩웩, 요란한 소리가 화장실을 울리는데, 갈 곳을 빼앗긴 설만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문 앞을 지켜야 했다.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와 수돗물 소리가 차례대로 들리고 곧 화장실 문이 열렸다.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는 듯한 재영을 부축하며 진성이 낑낑댔다.

“야 이, 씹새끼야. 보고만 있냐? 밑에 자리라도 좀 깔아 주든가!”

화가 끝까지 난 듯한 진성을 보며 그제야 연우가 몸을 움직였다. 그가 건성으로 진성의 침대에 있는 이불을 집어 바닥에 툭, 떨궜다. 진성이 그런 연우를 째려보다 애써 몸을 움직였다.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재영을 이불 위에 눕힌 그가 땀으로 젖은 제 이마를 닦았다. 시뻘게진 얼굴이 그의 고생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둘이 마셨냐?”

짐짓 연우가 물었다.

“어. 이 새끼 뭔 일 있는 것 같은데. 씨발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혼자 존나게 들이켜더라고.”

“그래?”

목소리만큼이나 연우의 표정은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형. 내가 먼저 씻을게요. 화장실 더러울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연우가 설을 지나쳐 먼저 화장실로 들어갔다. 두 번이나 순서를 빼앗겨야 했던 설은 결국 체념하듯 제 침대로 돌아가야 했다.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 어렴풋이 잠에서 깬 재영이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제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시꺼멓게 물든 방 안이었다. 낯선 풍경에 대체 여기가 어딘가 기억 속을 헤집어 보던 그는 진성이 저를 데리고 기숙사에 왔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술은 취했으나 필름까지 끊길 정도는 아니었던 터였다.

더불어 재영은 제가 선배 앞에 추태를 보였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다. 가뜩이나 심란해서 한잔했는데, 기숙사에 그런 몰골로 쳐들어와 선배 앞에 추태까지 보이게 되다니, 자괴감이 극심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다들 잠든 것 같은데 이대로 몰래 나가면 되나? 안 들키고 잘 나갈 수 있을까? 혹시나 나가다 누구 깨기라도 하는 건 아닐까. 어둠 속에서 그가 오만 가지 생각을 다 했다.

소릴 들어 보니 개진성이 코 고는 소리만 유독 두드러졌다. 나머지는 잠을 안 자는 것처럼 매우 조용했다. 그나마 정적을 가려 주는 진성의 코골이 소리를 위안 삼아 그렇게 재영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는데.

“!!”

몸을 일으키려는데, 어둠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재영은 그게 누군지를 몰라 일단 숨을 죽이고 잠을 자는 척했다. 사실 누구라도 마주치면 민망할 게 뻔했다. 하연우는 하연우 나름대로, 선배는 선배 나름대로 불편한 상태였으니까.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킨 누군가가 재영의 머리맡을 지나쳐 가며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제야 재영은 잠에서 깬 인물이 연우임을 알 수 있었다. 연우와 진성이 2층 침대를, 설이 반대편에서 혼자 싱글 침대를 쓰고 있었으니까.

이 시간에 어디를 가나 싶어 신경을 온통 집중하고 있는데, 발걸음이 그새 멎었다. 그러곤 곧 선배의 침대 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에서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설의 침대 위로 올라갔으리란 것을.

두근두근. 마치 나쁜 짓을 하는 어린아이처럼 심장이 달음박질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늦은 새벽에 연우가 선배의 침대에 왜 올라가나 싶어 집중해서 듣는데, 곧 놀란 듯한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쉬, 연우가 설을 달래며 입을 열었다.

“조용히 해요. 박재영 있잖아요.”

“하연우.”

“조용히 하고 있어요. 재영이 깨는 거 원하지 않으면.”

딴에 목소리를 낮춰 말한다고 한들 그게 들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속삭이는 듯한 그 목소리가 고막을 한껏 자극했다.

“야. 비켜. 뭐 하는…….”

“가만히 있으라니까요. 들키고 싶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건 굳이 상상하려 하지 않아도 뻔히 알 것 같은 소리였다. 이불 걷어 내는 소리. 옷 벗기는 소리.

그리고 재영의 상상력을 뒷받침하듯, 곧 끈적하게 혀를 빠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키기 싫으면 조용히 하라던 연우의 말이 무색하리만큼 적나라한 소리였다. 서로의 입술을 물고 혀를 돌리며 침을 섞어 마시는 그 소리가 방 안에 울릴 때마다 재영은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시야가 차단된 방 안. 청각은 더욱 예민해져 있었고, 그것이 만들어 내는 상상은 지독했다. 선배의 알몸을 더듬으며 입을 맞추는 연우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그리고, 그런 연우에게 몸을 맡긴 채 잔뜩 달아오른 선배의 모습도.

“으응…….”

선배의 야릇한 신음이 길게 흘러나왔다. 잔뜩 달아오른 숨소리가 이어지고, 살을 빠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과즙이 넘쳐 나는 과일을 손에 들고 빨아 먹을 때 날 법한 소리였다.

너무 새콤해서 한 입 베어 무는 것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 그런 맛의 과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더불어 시큼했던 선배의 보지 맛도. 그 촉촉하고 좁은 구멍에 혀를 집어넣으면 혀끝에 닿는 첫맛은 시큼했고, 끝 맛은 달콤했다. 어느덧 입 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아래쪽으로 점점 피가 몰려들었다.

“으응, 아! 으으응, 응…….”

선배의 간드러진 신음과 함께 침대가 들썩거릴 때면,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며 들썩거리는 몸짓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지금 연우는 선배의 어디를 먹고 있을까. 가슴 위에 우뚝 솟아난 그 작은 젖꼭지를 입에 물고 있을까? 쥐고 몇 번 돌리기만 해도 꼿꼿하게 솟아나던 그 젖꼭지는 지금 발기해 있을까?

아니면 촉촉하게 젖어 있는 보지를 빨고 있을까. 시큼한 즙을 핥아 마시면서, 혀로 뭉개면 그대로 문드러질 것 같은 여린 살을 핥으면서?

“하, 하지 마. 하연우.”

잔뜩 달아오른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하지 마. 거긴…….”

“왜요. 이렇게 젖어 있는데.”

“하연우…….”

“이렇게 보짓물 흘려 대면서 하지 말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해요?”

“…….”

“네? 말해 봐요. 형.”

더러운 내용과 달리 연우의 목소리는 꿀이 떨어질 듯 달콤했다. 으응, 다시금 선배가 끈적한 신음을 뱉어 냈다. 곧 물속을 휘젓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참방대던 그 소리는 곧 끈적하고 찰진 마찰음으로 변했다.

쩍쩍, 닿았다 떨어지는 그 끈적한 소리의 정체를 모를 재영이 아니었다. 분명, 손가락이 선배의 촉촉한 보지를 쑤셔 대는 소리였다. 하나? 둘? 아니, 셋? 몇 개인지 모를 손가락이 그 미끈하고 뜨거운 구멍으로 들어갈 때면 선배의 신음은 한층 더 끈적해졌다. 뜨거운 내벽을 긁으며 보지 즙을 짜내는 감각이 손끝에 느껴지는 듯했다.

재영은 저도 모르게 선배의 보지를 쑤실 때처럼 손가락을 모아 구부렸다. 보짓살 감촉을 떠올리며 살살 긁듯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폭신한 보지 내벽이 손가락을 감아 오는 느낌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대로 끈적한 즙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릴 것만 같다. 뜨거운 안쪽 살에 손가락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읏!”

“조용히 해요. 들켰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하읏!”

“재영이한테 형 보지 쑤셔지는 거 보여 주고 싶어서 그래요?”

“그런…… 거…… 아니…….”

“박재영 깨워요? 깨워서 형 보지 따먹는 거 보여 줄까요?”

“제…… 발…… 그마안……. 아아으!”

사정을 하는 듯, 선배의 입에서 요란한 교성이 쏟아져 나왔다. 두 사람이 올라탄 침대가 거칠게 몸을 떨며 삐거덕 소릴 뱉어 냈다. 허리를 들썩이며 신음하는 선배의 잔뜩 달아오른 얼굴이 떠올라 미칠 것 같았다.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는 처지가 괴로워 미칠 것만 같았다. 당장에라도 손을 뻗어 선배를 안고만 싶었다.

“하으……. 하아, 하……. 아…….”

선배의 신음이 잦아들고, 다시 한번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연우가 자세를 바꾸는 소리였을 것이다. 어렴풋이 삽입이 시작되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재영이 저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금방 찾아왔다. 보지 않아도 훤히 그려질 것 같은 흉측한 살덩이가 선배의 가랑이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삽입과 함께 고통을 담은 선배의 비명이 터져 나왔으므로.

“후…….”

선배의 신음에 맞춰 연우의 입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뻔히 제가 밑에서 자는 것을 알면서도 연우는 기어이 선배에게 좆을 처박았다. 퍽. 살 부딪치는 소리가 찰지게 울리고 애액에 젖은 보짓살을 비벼 대는 마찰음이 끈적하게 뒤를 이었다. 흥건하게 젖어 남자 자지를 빨아 대는 훌륭한 보짓살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홀린 듯, 재영이 제 손을 입에 가져갔다. 어둠 속에서 그가 손바닥에 침을 뱉었다. 선배의 보지 속에 처음 좆을 처넣을 때, 그 황홀했던 감각을 되새기며 바지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단단하게 속이 차오른 살덩이를 잡고 좆을 씹어대던 보지의 촉감을 떠올렸다. 침에 젖은 손바닥으로 좆을 문지르며 조금의 남는 공간도 없이 착, 달라붙어 쫀쫀하게 빠는 보지의 내벽의 느낌을 만들어 냈다.

그 언젠가, 선배의 야한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를 했을 때처럼, 선배의 신음 소리와 터져 나오는 마찰음을 들으며 자위했다. 질펀한 좆질 소리를 들으며, 마치 제가 씹질을 하듯 손바닥에 좆을 문질렀다.

선배가 따먹히는 순간, 옆에서 몰래 자위하고 있다는 생각에 배덕감이 극심했다. 본능에 사로잡힌 몸뚱이엔 제 친구가 선배에게 좆을 쑤셔 대고 있다는 비참함 따윈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귀를 적시는 신음 소리와 좆을 문질러 대는 쾌감만 있을 뿐.

이미 알고 있는 보지 맛에 사정감은 빠르게 차올랐다. 헉헉대는 동기의 숨소리처럼, 재영의 숨소리도 더 빨라지고 있었다.

“하으읏!”

“형. 왜 이렇게, 오늘따라, 조여 대요.”

“여, 연우야.”

“다른 사람 있는 데서, 하니까. 존나 좋아서 그래요?”

“아니. 아니야. 그런 거……. 그만. 제발 그만.”

“왜요. 앞 보지에 말고 뒷보지에 박아 줘요?”

퍽. 침대가 한 번 세게 출렁였다. 이어 잠잠한 듯하더니 숨넘어갈 듯한 선배의 비명과 함께 다시금 씹질이 시작되었다.

“아파. 아파. 하연우. 아파.”

“형 아픈 거 좋아하잖아요.”

“하아아으!”

“보지, 찢어져서. 피, 질질 흘리면서도, 좋다고, 엉덩이 흔들어 대잖아요. 아니에요?”

거세게 출렁이는 침대를 따라 재영의 손짓이 빨라졌다. 보지보다 훨씬 비좁은, 자지를 꽉 물고 씹어 대는 후장을 떠올리며 그가 거칠게 자지를 비볐다. 그 찹쌀떡 같은 하얀 엉덩이를 손으로 주무르며 속을 파고드는 느낌이 생각나 미칠 것 같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자지가 발광하기 시작했다. 둥근 귀두가 부어오르고 기둥의 표피에 거칠게 핏줄이 일어났다.

“연우, 하연우.”

“후장에 싸 줄까요, 보지에 싸 줄까요?”

“하연우…….”

“배 속에 좆 물 뿌려 주냐고요, 자궁에 뿌려 주냐고요.”

“으읏, 아, 안 돼. 아!”

일순, 어둠을 가르며 숨이 넘어가는 듯한 선배의 비명이 들렸다. 퍽, 하고 거세게 살 부닥치는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떨리던 침대가 잠잠해졌다. 울어 대던 침대의 침묵을 틈타 두 사람이 신음을 쏟아 냈다.

“아응, 응, 하으으, 하아.”

“후. 씨발. 하. 하아, 하.”

사정하는 선배의 얼굴을 떠올리며 재영은 선배의 보지가 아닌 제 손에 정액을 쏟아 내야 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입을 억지로 틀어막으며 어둠 속에서 허리를 뒤흔들었다. 사정 후에 두 사람이 나누는 키스 소리를 들으며 후희를 즐기듯 미끈해진 귀두를 문질렀다.

“형. 너무 좋다. 형 보지 너무 좋아요.”

한층 더 달콤해진 목소리로 연우가 속삭였다. 단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듯한 그 목소리에 재영은 좆을 쥐고 문지르던 손을 멈췄다.

“이대로 넣고 잘까요? 아침까지?”

연인에게 속삭이는 듯한 연우의 목소리가 고막을 파고들어 와 가슴속 깊은 곳에 처박혔다. 호텔에서 선배를 강간했던 날 아침. 그때 느꼈던 자괴감이 다시 한번 심하게 몰려왔다. 제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선배와 관계하는 연우도, 그걸 또 옆에서 지켜보며 자위해야 했던 저도 모두가 하나같이 혐오스러웠다.

난 대체 선배와 무얼 하고 싶은 걸까. 단지, 선배의 몸이 갖고 싶은 걸까. 친구와 관계하는 선배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자위할 만큼. 그저 선배의 몸만을 원하고 있는 걸까.

조용히 내려앉는 침묵 속에 홀로 질문을 던져 보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느덧 어둠을 지우며 새벽이 찾아오고 있었다.

***

며칠 사이에 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이제 대한민국에 더는 봄과 가을이 없는 거냐며, 급변한 날씨에 진성이 툴툴댔다. 더위에 지친 진성이 과방 구석에 처박혀 있던 선풍기를 찾아 코드를 연결했다. 2단계 버튼을 누르니 채 닦이지 않은 선풍기 날개가 돌아가며 먼지가 폴폴 날렸다. 콜록콜록, 기침을 쏟아 내며 그가 재빠르게 정지 버튼을 눌렀다.

“아니, 씨펄. 선풍기 좀 닦아 놓지.”

진성이 옆에서 하는 짓거리를 힐끔거리다 연우가 살짝 웃음을 터뜨렸다. 읽고 있던 책으로 시선을 돌린 그가 마저 책장을 넘기는데, 툴툴거리던 진성이 그에게 말을 붙였다.

“야. 씹연우.”

“?”

“5월부터 에어컨 틀면 개오버냐?”

“더우면 트는 거지 뭐.”

“그렇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진성이 에어컨 리모컨을 찾기 시작했다. 그간 쓸 일이 없어 책상 서랍 구석에 처박혀 있던 리모컨을 어렵게 찾은 그가 기뻐하며 파워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어찌한 일인지 에어컨이 꼼짝을 하지 않았다. 손바닥에 탁탁, 쳐 보기도 하고 거칠게 버튼을 눌러 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아무래도 건전지가 수명을 다한 듯했다.

“아니, 씨발!”

선풍기에 이어 에어컨까지 이 모양이니 진성은 갑자기 짜증이 솟구쳤다. 가뜩이나 날씨도 더운데 대체 기계들이 다 왜 이 모양인 건지.

“아니이. 리모컨 건전지가 다 되었으면 사다 놔야 할 거 아냐!”

씩씩. 어깻숨을 내쉬며 진성이 열기를 내뿜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우가 결국 책을 덮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텔레비전 리모컨을 잡아 들었다. 차분하게 텔레비전 리모컨에서 건전지를 꺼낸 그가 에어컨 리모컨으로 옮겨 넣었다. 파워 버튼을 누르자 그간 잠들어 있던 에어컨이 웨엥, 하고 울어 대기 시작했다. 청소를 안 한 탓에 쿰쿰한 냄새가 과방에 퍼지기 시작했다.

“올. 하연우.”

연우가 다시 자리에 앉아 책을 집어 드는 동안, 진성은 에어컨 앞으로 이동해 찬 바람을 쐬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야. 근데 왜 요즘 박재영 안 보이냐? 너 뭐 좀 아는 거 있냐?”

진성이 재영의 얘기를 들먹이자 연우는 잠시 멈칫하는 듯했으나 이내 아무렇지 않게 책장을 넘기며 건성으로 답했다.

“글쎄.”

“아니. 어제 톡했는데 읽씹하더라고. 씹새끼가.”

“그래?”

“학교에 얼굴도 아예 안 보이고. 연락도 씹고. 무슨 일 있나?”

“뭐 나중에 연락 오겠지.”

“야. 너는 씹새끼야. 친구가 안 보이는데 걱정도 안 되냐. 말하는 꼬라지 보소.”

“걔가 애냐. 알아서 잘하겠지.”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뒷주머니를 뒤적이는 걸 봐선 담배를 피우러 가는 듯했다.

“어? 같이 가.”

진성이 그의 뒤를 쫓았다. 터벅터벅. 흡연 구역으로 향한 두 사람이 푹푹 찌는 태양 볕 아래에서 라이터 불을 켰다.

“야. 하연우.”

무엇 때문인지 진성은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빨아 마시고 길게 내뱉는 연우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답지 않게 진지한 목소리를 내는 진성을 보며 연우가 고개를 까닥였다.

“나 예전부터 궁금한 게 하나 있었는데.”

“뭔데?”

“너 왜 기숙사에 사는 거냐?”

“뭔 소리야.”

“아니. 솔까 너 돈 쓰는 거나, 걸치고 다니는 것만 봐도 존나 금수저 같아 보이는데. 기숙사에 사는 게 의아해서.”

시답지 않은 얘기에 연우가 피식 웃었다. 답할 이유를 딱히 찾을 수 없어 그저 무시하고 담배를 입으로 가져가는데 진성이 집요하게 캐묻기 시작했다.

“야. 너 솔직히 불어 봐. 사실 막 니네 집 박재영네만큼 잘사는 거 아냐? 막 이름 알려지면 곤란한 집안이라 학교엔 말 못 하고.”

“오늘따라 개소리가 참 정성스럽네.”

“씨발. 장난하지 말고.”

연우가 대꾸 없이 피우고 있던 담뱃불을 재떨이에 비벼 껐다. 한 손으로 진성의 머리를 헝클어뜨린 그가 먼저 자리에서 발걸음을 옮겼다.

“야! 진짜 말 안 해 줄 거야?”

아직 못다 피운 담배를 들고 진성이 소리쳤다. 그러자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연우가 대꾸했다.

“빨리 피고 와라. 덥다.”

그렇게 연우가 마저 발걸음을 옮겼다. 홀로 남은 진성은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입술로 물며 혼자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아무튼, 씹새끼. 되게 가오 잡네.”

***

같은 시각. 설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르바이트로 하는 과외를 하고 있던 터였다.

설이 표시해 둔 문제를 풀다 말고 여학생이 볼펜을 책상 위에 탁, 소리 나게 내려 두었다. 앞에서 감시하고 있던 설이 의아한 듯 쳐다보자 그녀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아오. 더워. 쌤. 쌤은 안 더워요? 완전 찜통인데.”

“더워? 더우면 에어컨 틀든지.”

“그럴까요? 잠만요, 쌤.”

에어컨 리모컨을 찾으러 자리에서 일어난 사이, 설은 무덤덤하게 제 맞은편에 놓인 문제지를 집어 들었다. 제대로 풀고 있는지 체크하고 있는데, 에어컨을 작동시킨 학생이 곧장 자리로 돌아왔다. 제 앞으로 다시 문제집을 돌려놓는 설을 쳐다보다 조금 애교 섞인 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쌤. 오늘 너무 더워서 컨디션도 안 좋은데. 하루만 쉬면 안 돼요?”

“무슨 일주일에 한 번 하는데 쉰다고 그래.”

“그래도. 너무 더운데에…….”

“에어컨 틀었잖아. 이제 시원해질 거야.”

“아니, 쌤. 왜 이렇게 사람이 딱딱해요. 원래 그래요?”

“시끄럽다.”

“뭐만 하면 시끄럽대. 아, 쌤. 쌤 성격이 이래서 여자 친구도 없죠? 그쵸?”

“글쎄.”

“빨리 그것만 알려 줘 봐요. 여자 친구 있어요, 없어요?”

“너 그거 다 풀면 알려 줄게.”

“아, 진짜. 뭐래.”

입이 댓 발 나온 채로 그녀가 다시금 볼펜을 집어 들었다.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니라. 도무지 뭔 소린지 모르겠을 문제집을 들여다보며 다시금 머리를 굴리는데, 익숙하디익숙한 소리가 반대편에서 들려왔다.

띠링. 메신저 앱에서 울리는 알림음에 설이 상 위로 놓아둔 핸드폰에 시선을 가져갔다. 이름 대신 번호가 떠 있는 걸 봐선 친구가 아닌 사람의 메시지인 것 같았다.

「선배 잠깐 시간 돼요?」

핸드폰 배경에 떠 있는 얼럿을 클릭하려는데, 저보다 먼저 핸드폰을 낚아챈 여학생이 소리 내어 메시지를 읽었다.

“선배. 잠깐 시간 돼요……? 와. 이거 여잔가 보다. 여자 후배 맞죠? 그쵸?”

“까분다 진짜.”

설이 손을 내뻗어 여학생의 손에 들린 제 폰을 뺏었다. 대체 누가 이런 메시지를 보냈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흥밋거리를 문 여학생은 쉬지 않고 떠들어 대기 바빴다.

“오와. 우리 쌤 무뚝뚝해서 여자들한테 인기 없을 줄 알았는데. 인기 쩌네? 역시 얼굴이 잘생기고 봐야 하는구나. 얼굴이 진짜 열일한다. 그쳐, 쌤?”

“너 그거 언제 다 풀래?”

“뭐 그거야. 오늘 과외 시간 전까지는……. 뭐…….”

“그거 다 풀 때까지 오늘 과외 안 끝날 줄 알아.”

“아, 뭐예요. 쌤. 그러는 게 어디 있어요.”

“헛소리할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자. 어때?”

투덜투덜. 다시금 문제집을 쳐다보며 중얼거리는 여학생을 놔두고 설이 핸드폰의 알림 창을 드래그했다. 그러자 그새를 못 이기고 한 개의 메시지가 더 도착해 있는 것이 보였다.

「저예요 재영이」

그제야 설은 제가 여태 재영의 폰 번호조차 저장해 두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어쨌든 저장이야 둘째 치고 얘가 왜 갑자기 연락인가 싶어서 짧게 메시지를 보내려니, 곧바로 이어서 메시지가 날아왔다.

「지금 어디예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 우리 잠깐 만나요」

갑자기 왜 만나자는 건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으나, 과외가 끝나고 딱히 약속이 없었던 설은 굳이 만나자는 요청을 거부하진 않았다. 대충 과외가 끝나는 시간과 과외 장소를 찍어 주니 그가 알겠다고 했다.

“쌤. 근데 진짜 여자 아니에요?”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는지, 포기하지 않는 여학생의 물음에 설이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한데. 남자 후배거든.”

“아오. 뭐야! 무슨 남자 후배가 그렇게 톡을 해요? 선배. 잠깐 시간 돼요? 무슨 데이트 요청하는 줄.”

“할 말 있나 보지.”

“피.”

“자. 됐으니까 빨리 마저 풀자. 밤새우고 싶지 않으면.”

“네에…….”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볼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들릴 만큼 정적이 방 안에 내려앉았다.

해가 어둑해질 때쯤, 과외 하는 학생의 집에서 나온 설은 골목 맞은편에 주차된 차 한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설은 재영의 차를 실제로 본 적은 없었으나, 저 차가 재영의 것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이런 고급 주택가에서조차 흔히 볼 수 있지 않은 슈퍼 카였기에. 재영의 차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평소에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탓이다.

“선배.”

설이 차 쪽으로 걸어가자 문이 열리며 재영이 밖으로 나왔다.

“뭐야. 일찍 왔나 보네.”

“아니에요. 방금 왔어요.”

“그래?”

“타요. 같이 이동하게.”

매너가 몸에 밴 것인지, 재영이 설을 위해 손수 조수석의 문을 열어 주었다.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싶어 설이 약간 얼굴을 찌푸리는데 재영은 아무렇지 않게 운전석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좀 멀리 갈 건데 괜찮아요?”

“뭐? 어딜 가려고.”

“좀 조용한 데서 얘기하려고요.”

대체 멀리까지 나가서 조용히 해야 할 얘기가 뭐가 있나 싶었다. 그 정도로 얘랑 나랑 친했었나 설이 의아해하기도 전, 요란한 소릴 내며 자동차에 시동이 걸렸다. 부아앙, 최고급 성능을 자랑하는 엔진이 힘차게 울어 대며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고급 주택가를 지나 큰 도로로 차가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태운 차는 서울의 외곽을 빠져나가 꽤 먼 곳까지 향했다. 처음엔 대체 어디까지 갈 작정인가 불만이었던 설은 저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그간 계속된 성관계에 몸이 많이 지쳐 있던 탓이었다. 재영은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잠에서 깨지 않는 설 때문에 잠시 멈춰 있었어야 했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설의 눈이 떠졌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겨우 몸을 일으켜 바라보니, 차창 밖으로 보이는 곳이라곤 온통 어둡고 으슥한 풍경이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일까 싶어 잔뜩 당황스러운데, 옆에서 재영이 말을 붙여 왔다.

“이제 깼어요?”

설은 꽤 불편한 목소리로 답했다.

“뭐야. 여기가 어디야?”

“서울에서 별로 멀지 않은 곳이에요.”

“아니. 여긴 대체 왜.”

말을 하려던 설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럴 순 없었다. 도무지 사람이라곤 한 명 지나가지 않는 황량한 공터까지 저를 데려와 할 얘기가 무어란 말인가.

“대체 할 얘기라는 게 뭔데?”

설의 말투가 날카로워졌다.

“선배.”

“말해, 빨리. 그리고 당장 서울로 돌아가.”

“…….”

“빨리 말하래도?”

망설인 끝에 재영이 입을 열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목소리였다.

“하연우랑…… 언제부터 그랬어요?”

순간, 설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대체 이 미친 새끼가 무슨 소릴 하나 싶어 한마디 하려다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어떤 생각에 설은 입을 다물었다. 들킨 거다. 들켜 버린 거다. 언젠가 재영이 기숙사에 와서 잤을 때, 그때 하연우와 관계하는 걸 들켜 버린 거다.

그다음 날도. 다음다음 날도. 별다른 내색이 없길래 안 들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재영은 피해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에게 몸을 내주는 역겨운 선배인 저를 피해 다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배.”

“박재영…….”

“솔직히 말해 줘요. 알고 싶어요.”

“…….”

설의 머릿속이 어지럽게 얽히기 시작했다. 그런 거 아니라고 변명해야 하는 걸까? 이제 와서? 다 들었을 텐데? 그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 걸까. 아니, 애초에 어디까지 들은 걸까. 아래 보지가 달려 있다는 것도 눈치챈 걸까? 관계하는 거 끝까지 다 들었으면 눈치챘을 텐데.

새파랗게 질려 무슨 말조차 못 하고 버들버들 떨어 대는 설을 바라보는 재영의 눈빛은 어쩐지 깊은 여운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 그가 얘길 꺼낸 이유가 설의 약점을 가지고 협박하고자 하고자 함도, 그에게 다그치고자 하는 것도 아님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는 그저 설을 설득하고 싶었다. 그 더러운 새끼들 손에 놀아나는 게 싫어서. 저 혼자서만…… 설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선배가 말 못 하겠으면 내가 마저 얘기할게요. 선배, 기숙사에서 나와요. 내가 방 얻어 줄게요.”

“…….”

“선배도 그런 관계 원한 거 아니잖아. 억지로 하는 거잖아. 그렇죠? 그러니까 거기서 나와요. 내가 도와…….”

“미친 새끼야.”

재영의 말을 끊으며 설이 날카로운 목소릴 내었다.

“선배…….”

“네가 뭔데 날 도와?”

“전 그런 게 아니라…….”

“잘난 척하지 마. 굳이 네가 나설 일 아니야.”

“선배.”

네가 뭘 안다고. 설은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억지로 집어삼켰다.

“선배…….”

설은 참을 수 없이 자존심이 상했다. 기분이 더러워 미칠 것 같았다. 그것은 후배 새끼한테 따먹히는 제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켰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 제 앞에서 값싼 동정심으로 저를 안쓰럽게 쳐다보는 재영이 역겨웠던 탓이었다.

“선배. 그러지 말고 잠시만 제 말 좀.”

“아니. 너랑 할 얘기 없을 것 같다.”

제 가슴에 드리워진 안전벨트를 급하게 푸르고, 설이 그대로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여기가 어딘지를 모르겠으나, 당장 저 미친놈에게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다급하게 차 밖으로 뛰쳐나온 재영이 그의 팔을 낚아챘다.

“선배. 어디 가요?”

“너랑 할 얘기 없다니까.”

“아니. 그렇게 화만 내지 말고 얘기 좀 들어 봐요. 선배 저 그러니까.”

“놔! 씨발 새끼야!”

설이 거칠게 재영의 손을 뿌리쳤다. 그럼에도 재영이 다시금 설의 팔을 낚아채자, 이번에 설은 주먹을 휘둘렀다.

인적이 없는 황량한 공터에 퍽,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대 얻어맞은 턱을 부여잡고 재영이 잠시 넋을 놓았다. 왜 이렇게까지 선배가 거부하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전, 흥분한 것 같은 설이 숨을 몰아쉬며 소리쳐 대기 시작했다.

“씨발. 네가 뭘 해 줄 수 있다고 이 지랄인데. 네가 나 데리고 기숙사에서 나가서 하연우가 학교에 소문이라도 내면, 그거 네가 막아 줄 수 있어? 어? 아니면 내 가랑이 사이에 달린 보지가 사라지기라도 한대? 사라지기라도 하냐고! 씨발, 대체 네가 해 줄 수 있는 게 뭐라고 나한테 이 지랄이냐고!”

제가 싸 대고도 놀랐는지, 당황한 듯 설이 제 입을 막았다. 이제는 도무지 수습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만 같아 설이 다급하게 돌아섰다. 정말 학교생활은 끝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대로 죽어 버리고만 싶다는 마음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재영이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씹새끼야! 이거 놓으라고!”

하지만 이번에 재영은 놓아줄 생각 없다는 듯, 차체에 설을 밀친 채 팔뚝으로 멱살을 짓누르며 제압했다. 숨이 가빠진 설이 끅끅대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배는 그 씹새끼한테 계속 몸 대 주면서 거기 있겠다고요?”

“놔……. 이거…… 치…… 워……. 박재영…….”

“말해 봐요. 그 더러운 하연우 새끼한테 보지 대 주면서 거기 계속 있을 거냐고요.”

“바…… 박재…… 영…….”

“씨발.”

순간, 재영이 설의 입술을 덮쳤다. 차체에 밀어붙인 채로 억지로 입술을 처박는 그에 놀라 설이 몸부림치며 그를 밀쳐 댔다. 극심한 몸부림에도 재영은 완강히 버티며 계속해서 설의 입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점점 조여 오는 가슴에, 짓누르는 엄청난 압력에 설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큭!”

설을 압박하며 짓눌러 대던 재영의 팔이 떨어져 나간 것은, 설이 억지로 밀고 들어오는 재영의 혀를 깨물었을 때였다. 단발의 비명과 함께 재영이 떨어지자마자 설이 그를 밀치고 도망치려 했다.

“하읏!”

하지만 그건 오로지 설의 바람일 뿐. 그는 도로 재영의 손아귀에 붙들려야만 했다. 다시금 차로 밀어붙인 재영이 그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씨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재영이 난데없이 두 손을 올렸다. 그대로 설의 목을 움켜쥔 그가 힘주어 졸라 대기 시작했다.

“커억!”

분노밖에 남지 않은 행위에 설의 얼굴은 빨갛다 못해 새하얗게 질려 갔다. 그대로 숨통이 끊겨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데, 공터를 쩌렁쩌렁 울리며 재영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씨발! 그 새끼가 뭔데! 선배한테 그 새끼가 뭐길래! 그 새끼한테서 못 벗어나겠다는 건데!”

설은 눈앞이 뜨끈하게 달아오르고 정신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소리쳐 대는 재영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귓가에 웅웅대고, 몸에 힘이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그 새끼는 되고 나는 안 돼? 그 새끼가 선배한테 좆 처박는 건 되고! 나는 안 되냐고!”

반항하던 설의 몸짓이 완전히 멎은 건, 정말 숨통이 끊기기 일보 직전이었다. 설의 두 팔이 힘없이 탁, 떨구어지자 거칠게 목을 졸라 대던 재영이 두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러곤 대신 거칠게 입술을 처박았다. 아까보다 더 거친, 집요한 입맞춤이었다.

“흣!”

키스가 끝나는 대로 재영은 설의 몸통을 잡아 차 보닛 위로 던졌다. 넋이 나간 듯 멍한 설을 눕히고 그가 거칠게 바지를 벗겨 나갔다. 순식간에 설의 하체가 다 드러나고, 구둣발에 짓밟힌 애벌레처럼 그가 몸을 꿈틀거렸다.

그런 설을 앞에 두고 재영은 급하게 제 바지 속에서 부푼 살덩이를 꺼내 들었다. 언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인지 잔뜩 발기한 좆을 붙들고 급하게 설의 다리 사이를 벌렸다. 그대로 그가 젖지 않은 보지 입구에 좆 머리를 가져다 대었다.

“으아악!”

젖지 않은 살갗을 가르며 커다란 좆 머리가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워낙 좁은 탓에 젖지 않은 보지 속에 귀두가 파고들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래가 난도질당하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괴로운 듯 새빨개진 얼굴로 소릴 질러 대는 설을 보면서도 재영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더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빈터에 설의 비명이 메아리치고 거친 허리 짓에 차가 흔들렸다. 억지로 파고들어 오는 살덩이에 보짓살이 계속 쓸렸다.

“싫어! 아파! 하지……. 읏!”

허공을 꿰뚫는 단발의 비명을 끝으로 움직이던 재영의 자지가 움직임을 멈췄다.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깊이까지 좆을 처박은 재영이 천천히 허리를 빼었다. 구멍을 가득 채운 살덩이를 따라 보지 안쪽 살이 딸려 나왔다. 뻑뻑한 살을 짓누르며 다시금 좆 머리가 밀고 들어갔다.

“하으읏!”

설이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볼과 눈꼬리에 맺힌 눈물이 그가 얼마나 괴로운지를 증명하는 듯 보였다. 아무도 없는 야외, 그것도 자동차 보닛에 올라탄 채 강간당하는 설의 처절한 비명이 허공에 마구 울렸다. 하지만 그가 소리치면 소리칠수록. 괴로워하면 괴로워할수록 재영의 욕구는 더욱 치솟고 있었다.

“씨바알…….”

술 취한 선배를 강간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낯선 욕망이 재영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었다.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선배의 얼굴을 볼 때마다 선배의 보지 속에 처박아 둔 자지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었다.

단지 처음에는 화가 났을 뿐이었다. 하연우에게 병신같이 끌려가는 선배가 미워서. 하지만 강제로 선배의 보지를 뚫고 시작된 씹질에 재영은 단순한 분노가 아닌 어떤 욕망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저조차도 제어할 수 없는 그 욕망은 더욱 선배를 아프게 하라고, 씹창이 될 때까지 그의 보지를 쑤셔 대라고 그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욕망의 노예가 되어 허리를 뒤흔들 때면, 평소보다 더 힘주어 물어 대는 보지의 맛이 그를 미치게 했다. 설이 악을 쓰며 허리를 뒤틀 때마다 자지를 씹어 대는 압력이 너무도 높았다. 그야말로 자지가 끊어질 것만 같은데, 뜨겁게 달군 내벽은 쉬지 않고 자지를 주물러 대기 바빴다.

그리고 재영의 욕망에 차츰 길들여진 착한 보지는 조금씩 즙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제껏 비명을 내지르던 설의 목소리도 그에 따라 점차 끈적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스스로 허리를 뒤흔드는 설을 보며 재영이 거세게 허리를 퍽, 추어올렸다.

“아으응!”

보닛 위에 상체만 걸친 설의 두 다리가 재영의 양팔에 들려 덜렁덜렁 흔들렸다. 차체가 거세게 흔들릴 정도로 재영은 세게 움직였다. 어둠을 겨우 걷어 낸 가로등 불빛이 엉덩이 위를 비추며 근육을 따라 음영이 졌다. 엉덩이가 움푹 팰 정도로 힘을 빡 주어 추어올리니, 그의 가랑이 사이에 묻혀 있던 커다란 음낭이 퍽, 하고 설의 엉덩이를 때렸다.

슬슬 불어나는 보짓물에 젖은 음낭이 설의 엉덩이 골에 쩍, 달라붙었다. 야들야들한 알 주머니가 끈적하게 후장 입구에 닿아 오자 끔찍하게 좋은 느낌이 찾아 왔다.

“으응! 응! 아으, 흐으……. 읏!”

촉촉하게 변한 보짓살처럼 설의 목소리는 끈적하기 그지없었다. 달뜬 숨을 뱉어 내며 아래로는 자지를 빨아 대는 설에 재영의 자지가 한 번 더 몸집을 키워 냈다. 흥분에 못 이겨 그가 설의 발목을 잡아 올렸다. 그대로 입에 물고 살갗을 빨아 들이며 그가 허리를 뒤흔들었다.

졸린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목이 온통 땀투성이였다. 머리카락이 온통 땀에 절어 얼굴에 들러붙고, 눈꼬리에 맺혀 있던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쪼르륵 흘러내렸다. 열락에 들뜬 얼굴로 고개를 꺾고, 그가 허리를 마구 들썩였다. 벌어진 입을 따라 침이 번지고, 눈물이 가린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분명, 후배에게 더럽게 당하고 있음에도 아래쪽에서 치고 올라오는 쾌감은 저도 어쩔 수 없었다. 재영의 커다란 자지가 안을 헤집을 때면 좋아서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묵직한 방망이로 보짓살을 짓누르고 자궁을 쾅, 쾅 찍어 주는 그 맛에 이미 길들 대로 길든 그였다.

남자의 자지가 너무도 맛있었다. 자지가 쑤셔 주는 맛을 알아 버린 보지는 이제 누구든지 넣어 주면 좋다고 빨아 대기 바빴다. 저를 강간하는 게 학교 후배이건, 누구건 상관하지 않고 쑤셔 주기만 하면 좋다고 물어 대는 보지에 설은 이성을 놓고 미친 듯 신음하며 허리를 뒤흔들었다.

“선배. 좋아요? 좋아서, 미치겠어요? 씨발. 후배한테, 개같이, 따먹히면서. 그렇게 좋아요?”

퍽, 재영의 자지가 자궁구까지 처박혔다.

“하으응!”

설이 아찔하게 허리를 꺾으며 신음하자 재영은 그대로 자궁벽에 귀두를 비벼 대다 그대로 빼내었다. 보지즙을 덕지덕지 처바른 좆을 잡고 그가 하체를 낮게 조절했다. 그대로 두 손으로 설의 엉덩이를 들어 올린 그가 후장의 입구를 찾았다.

입맛만 다시던 뒷보지는 좆 대가리가 쳐들어오자 반갑다는 듯 입을 뻐끔거리며 물어 대기 바빴다. 재영이 설의 두 다리를 더 높게 올렸다. 아예 어깨 위에 얹은 그가 설의 허리를 무자비하게 꺾으며 보닛에 허리를 바짝 가져다 대었다.

보짓물에 충분히 절인 자지는 단번에 좁은 통로를 뚫고 쑥, 안까지 밀고 들어갔다. 구부러져 더는 뚫을 수 없는 내장에 도달하고 나서야 좆 머리의 움직임이 멎었다. 설의 배 속을 느끼려는 듯 재영이 허리를 둥글게 돌렸다. 귀두 끝이 설의 내장을 뭉개며 비벼 댔다. 배 속을 긁어 주는 귀두의 느낌에 설이 자지러지는 신음을 뱉어 냈다.

“아으응, 응. 응……. 흐응…….”

그 야한 얼굴에 재영이 허리를 바짝 곧추세웠다. 계속해서 설의 내장을 짓누르던 그가 완전히 설의 허리를 꺾어 버릴 듯, 앞으로 상체를 숙였다. 새우처럼 허리를 굽힌 설은 힘겨운 체위에도 오로지 배 속에 가득 찬 자지의 쾌감을 즐기며 신음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된 것인지 발기한 자지가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채 덜렁거렸다.

“씨발!”

보닛 위에 두 손을 얹고 재영이 몸을 더 숙였다. 아예 배 속을 뚫어 버릴 듯 쳐들어오는 재영의 자지에 이제 설은 거의 어깻죽지만 바닥에 댄 채로 버티게 되었다. 눈앞에서 저의 자지가 덜렁덜렁하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왔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을 버리고서라도 배 속을 때려 대는 자지의 느낌을 포기할 순 없었다.

재영은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허리를 움직이며 찍어 내리듯 좆질을 해 댔다. 보닛이 위아래로 미친 듯이 흔들리고, 퍽퍽퍽퍽 살을 치대는 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길고 커다란 살덩이가 계속 찧어 대니 설은 점점 몰려오는 사정감을 견뎌 낼 수 없었다.

“아흣!”

뜨거운 불 기둥이 거칠게 항문을 드나들며 속에 감추어진 둥글고 작은 기관을 건드렸다. 마치 감전된 듯 찌릿한 기분이 팍, 터져 나오더니 배 속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물꼬를 터 버린 호수처럼, 안에 쌓여 있던 욕망이 단번에 터져 나왔다. 설의 자지를 타고 좆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으응, 응! 으아아, 히익!”

얼굴 위로 비처럼 쏟아지는 제 좆 물을 맞으며, 설은 몸을 경련하듯 떨어 댔다. 짐승 같은 교성이 마구 터져 나왔다. 허연 좆 물이 설의 볼에, 눈가에, 입술에, 입 안에 계속 뿌려졌다. 자지 물을 뒤집어쓴 그 야한 얼굴에 재영 또한 참지 못하고 정액을 쏟아 냈다. 배 속을 때려 대며 물줄기를 쏘아 대는 자지의 느낌에 설은 정신을 놓아 버린 채 회까닥 눈을 까뒤집고 혀를 내밀었다.

발광하는 항문은 자지를 물고 씹어 대기 바빴고, 눈앞에는 선배가 정액을 뒤집어쓴 채 야한 얼굴로 정신을 놓아 버린 게 보였다. 재영은 그대로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너무 맛있어서. 선배의 몸이 미치도록 맛있어서 이대로 다 씹어 삼켜 버리고 싶었다.

급한 대로 재영이 몸을 숙여 설의 입술에 묻었다. 어렵게 입술에 혀를 내밀어 개처럼 헐떡대며 정액을 핥았다. 설이 제 얼굴에 쏟아 낸 정액이라 생각하니 혀끝에 닿는 것만으로도 미친 듯이 달았다. 개가 밥그릇을 핥듯, 게걸스럽게 설의 얼굴을 핥아 대던 재영이 끝내 설의 입 속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설이 싸지른 정액을 입 안에 머금고 두 사람이 키스를 나누었다. 비릿한 정액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달콤한 키스였다.

“하아, 하. 하아. 하아.”

키스를 끝낸 재영이 겨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야하게 물든 설을 내려다보다 그가 선배의 이마에 제 이마를 살포시 겹치었다.

“선배. 이대로는 못 보내요. 못 보내겠어.”

여전히 몸을 들썩이던 설의 숨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한다.

“오늘 나랑 같이 있어요. 기숙사로 가지 말고.”

예쁜 두 눈이 살포시 감기었다. 수긍도, 긍정도 아닌 설의 몸짓에 재영은 애가 타는 듯 다시 속삭였다.

“그렇게 해 주세요. 선배…….”

대답 대신 설이 재영의 목을 끌어당겼다. 그대로 맞닿은 두 개의 입술이 서로를 빨아 들이며 엉겨 붙었다. 그렇게 다시금 공터에 두 사람의 격한 숨소리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두 사람의 열기에 차가운 밤공기마저 데워지는 듯했다.

***

호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재영은 설을 문으로 밀쳤다. 거칠게 입술을 처박은 그가 설의 윗옷을 벗겨 냈다. 바지를 벗길 시간도 아까워 보지가 보일 정도로만 끌어 내린 그가 급하게 윗옷을 벗고 제 좆을 꺼내 잡았다.

“읏!”

거친 손길에 설의 입에서 단발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설의 몸을 돌려 문을 마주 보게 한 재영이 그의 뒷덜미를 잡아 짓눌렀다. 자연스럽게 설의 상체가 숙여지고 둔부가 높게 올라갔다. 후장에 쳐들어오는 무자비한 살덩이에 중심이 흐트러지며 상체가 자꾸만 앞으로 쏠렸다. 이대로는 고꾸라질 것만 같아 설이 한쪽 팔을 내밀어 벽을 잡았다.

“아으, 읏! 아아으! 읏!”

그야말로 거친 움직임이었다. 이미 호텔에 오기 전, 보닛 위에서 재영의 자지를 받아 내야 했던 설의 뒷보지는 다시금 시작된 거친 좆질에 경련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아직 항문 속에 정액이 남아 있어 매우 뻑뻑한 건 아니었지만, 격한 관계에 다소 부어 있었던 탓이었다.

폭신하다 못해 단단하게 감싸 오는 설의 뒷보지에 좆질을 하는 재영은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해 있었다. 아픈지 자꾸만 허리를 앞으로 내빼는 설에 그의 행동은 더욱 난폭해지기 시작했다.

“아으읏!”

고통을 견디다 못한 설이 허리를 앞으로 빼내며 도망치려 했다. 설의 목덜미를 짓누르고 있던 손이 거칠게 골반을 잡아 끌어당기고, 이번엔 다른 손이 거칠게 뒷덜미를 후려치며 짓눌렀다. 살갗을 내리치는 소리가 징그럽게 울려 퍼지고 설의 귓바퀴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아흣, 흣. 아아! 아!”

자꾸만 들썩이며 치고 올라오는 설의 목덜미를 꾹꾹 짓누르며 재영이 열심히 허리 짓을 했다. 한 손은 길게 내뻗어 설의 목덜미를 내리누르고 허리의 힘만을 이용해 유연하게 움직였다. 척추를 따라 길게 늘어진 기립근이 꿈틀거리고, 잘빠진 복근 위로 핏줄이 선명하게 섰다. 정확하게 역삼각형 모양을 한 상체를 장식한 모든 근육이 허리 짓을 할 때마다 불끈불끈 솟아올랐다.

“그만! 그만! 아파……. 하읏. 너무 아파……!”

통증이 심했는지 설이 고개를 아래로 처박고 소리쳤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붙잡힌 뒷덜미는 물론이고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익어 있었다.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해서 허리를 앞으로 내뺀 탓에, 설의 뒷보지가 기어이 씹고 있던 좆이 내뱉고야 말았다.

“씨발!”

흥분에 겨워 재영이 격하게 설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그가 제 좆에 설의 입술을 문대었다. 머리통을 잡고 꾹꾹 눌러 대는 통에 설의 입술이 살며시 열리며 좆 머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욱, 우욱! 욱!”

조금 전까지 제 항문에 드나들던 자지가 입 안으로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재영이 싸질렀던 정액과 장액으로 뒤범벅된 자지가 역겹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 설은 제 목구멍까지 침범하는 좆 머리에 헛구역질을 올렸다.

설이 웩웩거리는 탓에 목구멍이 조여들었다. 가뜩이나 좁은 목구멍이 작정하고 조여 오니 쾌감은 배가되었다. 재영은 쥐고 있는 머리통을 더 세게 끌어당겨 설이 뿌리까지 삼키도록 했다. 뜨겁고 비좁은 식도를 타고 재영의 좆이 더 깊은 곳까지 들어차기 시작했다.

설의 턱이 끝까지 벌어지며 빠듯한 자지를 겨우 머금었다. 입가를 타고 침이 줄줄 흐르고 입술과 코가 음모에 처박혀 따가웠다. 시큼한 자지 냄새가 코끝을 타고 훅, 몰려왔다. 한가득 자리한 살덩이에 목이 터져 버릴 것만 같은데, 그런 설의 사정은 알 바 아니라는 듯 재영이 목구멍에 대고 거칠게 씹질을 하기 시작했다.

“후, 씨바알……. 하아.”

쾌감에 달아올라 재영이 고개를 짜릿하게 뒤로 꺾었다. 자연스럽게 한쪽 손을 뒤로 내뻗고 다른 손으로만 설이 머리통을 잡아 움직였다. 턱이 빠진 인형처럼 멍하니 입을 벌린 설을 붙잡고 씹질을 하듯 허리를 아래에서 위로 추어올렸다.

퍽퍽 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설의 얼굴에 고간을 세게 부딪힐 때면, 자지가 한계까지 늘어난 식도에 몸뚱이를 비벼 대며 꿈틀댔다. 자지를 감싼 얇은 막에서 딱 붙은 목뼈의 느낌이 선명했다. 미끈한 살덩이에 자지를 비벼 대는 느낌도 미칠 지경인데, 오돌토돌한 목뼈의 느낌까지 전해지니 황홀감이 극심했다.

너무도 비좁은, 게다가 따듯하고 미끄럽기까지 한 입 보지의 맛을 즐기며 재영의 손짓이 빨라졌다. 설의 머리통을 잡은 손에 힘을 풀고 대신 좁은 구간을 빠르게 왕복하며 끌어당겼다. 허리 또한 그에 맞춰 재빠르게 움직여 댔다. 침이 가득한 입 안에 살덩이가 왕복하며 야한 소리가 터져 나오고, 뻘겋게 달아오른 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아! 콜록, 콜록. 콜록…….”

한계치까지 내몰린 설이 본능적으로 재영의 고간을 잡고 밀어냈다. 커다란 귀두가 목을 긁으며 한순간에 빠져나왔다. 주먹을 넣었다 뺀 듯 목 안이 찢어질 듯 아팠다. 막혀 있던 숨을 터뜨리며 새빨개진 얼굴로 설이 기침을 쏟아 냈다.

“읏!”

재영이 설의 머리채를 다시 잡아 올렸다. 반항하며 고갯짓을 하는 설의 입술에 억지로 좆 머리를 비벼 댔다. 설이 입술을 꾹 다문 채 열지 않자 재영이 좆을 잡고 그의 볼과 입술을 때렸다. 사람의 팔뚝만큼 거대한 살덩이가 얼굴을 쳐 대니 맺혀 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렸다. 눈물이 잔뜩 번진 눈을 하고 설이 재영을 올려다보았다.

“씨발…….”

제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 흘리는 설의 모습은 재영에겐 기폭제나 마찬가지였다. 터져 버릴 것 같은 성욕을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재영이 설의 얼굴을 바닥에 처박았다.

“악!”

호텔 바닥에 얼굴을 파묻은 설의 둔부가 재영에 의해 들어 올려졌다. 하얗고 둥근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아 벌린 그가 애액을 질질 흘려 대는 보지 속으로 좆을 처박았다. 뒷보지보다 훨씬 야들하고 미끈한 앞 보지의 살이 쫀득하게 재영의 자지를 감싸 왔다. 재영은 그대로 실신할 듯 허리를 뒤흔들며 설의 앞 보지에 씹질을 해 댔다.

“응, 응, 응, 아! 으응, 아!”

후장에 박을 때보다 훨씬 끈적해진 소리로 설이 신음을 내뱉었다. 개처럼 뒤로 붙어 거칠게 쑤셔 대는 좆을 설의 보짓살이 쪽쪽 빨아 대기 시작했다. 빠르게 쳐들어와 자궁구까지 처박히는 기다란 좆이 미치도록 좋았다. 좆 머리가 자궁을 쾅쾅 찍어 댈 때면 몸이 감전된 것처럼 자꾸만 파드닥 튀어 올랐다.

“좋아……. 거기. 거기……. 좋아……. 응…….”

설이 야한 목소리를 흘렸다. 침을 질질 흘려 대며 그가 호텔 바닥에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비벼 댔다. 가는 허리부터 곡선을 이루며 엉덩이가 하늘로 치솟았고, 어느새 허벅지 아래까지 내려온 바지에 발기한 자지가 덜렁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쾌락에 잔뜩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씹질을 하던 재영이 손을 내밀어 설의 자지를 잡았다. 젖소에서 우유를 짜듯, 손으로 힘주어 주무르며 계속해서 허리를 뒤흔들었다. 단단해진 자지가 쥐락펴락하는 느낌에 요동을 쳐 대기 시작했다. 곧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설의 자지 끝에서 하얀 우유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으응, 으응! 응! 아아아! 아!”

바닥에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올리고 설이 짐승 같은 소리로 신음했다. 잔뜩 허리를 들썩이며 아양을 부리는 그의 얼굴이 너무나도 야했다. 자지를 격하게 물어 대는 보짓살을 느끼며 재영이 손을 뻗어 설의 얼굴을 잡아 올렸다. 그대로 설의 얼굴을 돌려 입을 맞췄다. 키스하는 동안에도 재영의 허리는 쉬지 않고 움직였다.

“응……. 으응……, 응…….”

완벽하게 녹아 재영의 혀를 빨아 대는 설을 놓아주고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리 사이에 아직까지 걸쳐져 있던 바지를 마저 벗겨 낸 그가 설의 몸을 잡아 일으켰다. 뒤에서 얇은 허리를 끌어안고 목덜미에 입술을 묻자 설이 팔을 들어 올려 그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끈적한 손길에 아직 사정하지 못한 재영의 좆이 마구 꿈틀거렸다. 설의 엉덩이 골에 대고 좆을 비벼 대던 재영이 천천히 뒷보지를 향해 찔러 넣었다.

“하으응!”

보짓물을 뒤집어쓴 자지가 아까보다 더 수월하게 설의 후장 속을 파고들어 갔다. 자꾸만 녹아드는 설의 몸을 두 팔로 감싸 안고 그가 발걸음을 옮겼다. 좆을 후장 안에 쑤셔 넣은 채로 재영에 이끌려 창가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통유리로 된 커다란 창 앞에 서서 재영이 설을 다시 밀어붙였다. 설은 알몸을 한 채로 창가에 바짝 기대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차가운 유리에 닿자 살갗에 소름이 일었다. 오싹한 기운에 몸을 살짝 떨어 대는데, 그대로 재영이 허리 짓을 시작했다.

“으응, 아! 아아! 아!”

쳐들어오는 자지를 설의 아랫입이 격하게 물어 대기 시작했다. 앞 보지처럼 자지를 빨 수 있는 장기는 아니었으나, 애초에 내장이 워낙 비좁았던 탓에 느껴지는 압박감이 장난 아니었다. 한계까지 벌어져 단단하게 조여드는 내장에 좆을 비벼 대며 구부러져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곳까지 좆 머리를 처박았다.

뒤에서 세게 밀어 대는 통에 설은 얼굴과 가슴을 유리에 바짝 기대어야만 했다. 저보다 높은 키에 맞춰야 했기에 들어 올려진 발꿈치에 다리가 마구 떨렸다.

차가운 유리에 젖꼭지가 쓸릴 때면 묘하게 짜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살짝 발기한 젖꼭지가 유리에 눌려 이리저리 뭉개졌다. 설은 두 손을 쫙 펴 유리창에 가져다 대었다. 계속해서 치고 올라오는 아래쪽의 쾌감을 즐기며 유리창에 젖꼭지를 대고 계속 비볐다.

“으으응, 아응. 아! 좋아……, 너무……, 아으응!”

완벽하게 성욕에 사로잡힌 설은 제가 강간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로 허리를 뒤흔들며 교성을 쏟아 내고 있었다. 남자 자지를 갈구하며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설의 모습이 재영은 귀엽게 느껴졌다. 야경을 품은 유리창에 언뜻 비친 야한 얼굴은 말할 것도 없었고.

재영은 저에게 찾아온 한계를 느끼며 거세게 허리를 처박았다.

“하아읏!”

사정을 예고하듯 긴 신음이 설의 입 안에서 터져 나오고, 그대로 격하게 허리를 뒤흔들며 재영이 좆 물을 뿜어 대기 시작했다.

“하아응, 아응, 응! 아아응, 아응……!”

명치까지 차오른 둥근 귀두가 씹물을 뿜어 댈 때마다 내장 전체가 덜덜 떨렸다. 들어찬 좆을 격하게 씹어 대며 설 또한 다시 한번 사정했다. 구불구불한 내장을 따라 배 속에 뜨끈한 정액이 주입되는 동안, 반대로 설의 자지에선 요도를 타고 나온 정액이 유리창 위로 흩뿌려졌다.

“후, 하아, 후. 하아아. 하…….”

사정하는 동안 재영은 허리를 천천히 흔들며 내장에 좆을 비벼 후희를 즐겼다. 좆과 좆 물로 가득 차 불룩하게 솟은 설의 뱃살을 살살 문질렀다. 얇은 거죽을 사이에 두고 아직까지 꿈틀대는 제 좆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 너무 좋았는데. 선배도 좋았어요?”

뒤에서 설의 몸통을 꽉 끌어안으며 재영이 속삭였다. 아직 사정이 주는 쾌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설은 무슨 답조차 못하고 신음하며 숨을 들썩이고 있었다.

재영이 그대로 설의 얼굴을 잡아 돌렸다. 거친 키스가 아닌, 부드러운 입맞춤과 함께 그가 설의 입 속에 혀를 밀어 넣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호텔의 야경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기나긴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어느덧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던 허연 정액이 맑은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아침. 목욕을 끝낸 설이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삐까번쩍하게 준비된 룸서비스였다. 두 사람이 먹기에 과할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호텔 조식을 통째로 옮겨 왔나 싶어 자리에 선 채로 멍하니 쳐다보는데, 가운을 걸친 채로 재영이 다가왔다.

“좋은 냄새.”

뒤에서 끌어안은 재영이 젖은 머리에 코를 묻고 속삭였다. 온몸이 간질거릴 정도로 달콤한 목소리였지만, 설은 냉정하게 그의 팔을 뿌리쳤다. 아침부터 이렇게 간질거릴 말을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재영은 차가운 설의 태도에 잠시 의기소침한 듯했으나 이내 웃으며 말을 건네었다.

“아침 먹고 가요. 아직 수업까지 시간 있잖아요.”

“괜찮아. 배 안 고파.”

“그래도. 선배 생각해서 일부러 시킨 건데.”

“내가 시켜 달라고 한 거 아니잖아?”

설은 그대로 재영을 지나쳐 제 옷가지를 널어 둔 침대로 향했다. 간단히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턴 그가 옷을 집어 들자, 그것을 지켜보던 재영이 말했다.

“호텔에 말해서 아래 면세점에서 옷 몇 벌 준비해 놨어요. 이거 입고 가요. 옷 더럽잖아요.”

그의 말에 설이 행동을 멈추었다. 뒤돌아보니 아닌 게 아니라 이동식 옷걸이에 상의부터 하의까지 세트로 된 옷이 걸려 있는 게 보였다. 한눈에 딱 보기에도 고가의 브랜드로 보이는 옷이었다.

“하.”

짧게 한숨을 내쉰 설이 다시 몸을 돌렸다. 넝마가 된 제 옷을 잡고 속옷부터 발에 끼워 넣으려는데, 뒤에서 재영이 다급하게 말했다.

“형. 이거 입고 가시라니까요.”

제 팔을 붙드는 재영에 설이 눈살을 찌푸렸다. 밀려오는 짜증을 억지로 눌러 담으며 설이 쌀쌀맞게 말했다.

“돈이 남아돌아? 너한테 이런 거 해 달라고 한 적 없는데.”

“아뇨. 그냥 제 성의예요. 나 때문에 선배 옷 더럽혀졌으니까.”

“됐어. 난 저 옷 입을 생각 없으니까 환불하든 말든 네가 알아서 해.”

“선배…….”

다소 충격받은 듯한 재영을 옆에 두고 설을 꾸역꾸역 제가 입고 왔던 옷을 도로 입었다. 그대로 문으로 향하려는데, 다시 한번 재영이 그를 가로막았다.

“선배. 이대로 가려고요?”

“비켜.”

“잠깐만 기다려 줘요. 금방 준비하고 내가 데려다줄게요.”

“비키랬다.”

“잠깐, 잠깐이면 돼요. 선배 여기 어딘지도 모르잖아. 어차피 나도 학교로 가야 해요. 그러니까 같이 가요.”

다급하게 설을 붙잡은 그가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 뛰쳐 나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일단 설은 잠자코 곁에 서서 그런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로 순식간에 옷을 갖춰 입은 재영이 문가로 향했다. 코오롱 향기를 폴폴 풍기며 그가 문고리를 잡았다.

“가요, 선배.”

문을 열고 옆으로 비켜선 재영을 보며 설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하연우에 최진성도 모자라 박재영까지 다정한 척하니 기분이 매우 더러웠던 탓이었다. 저를 창놈 취급하며 강간할 땐 언제고 조식이며 옷이며 시켜 놓은 것도 그랬고.

“뭐 해요, 선배.”

하지만 몹시 피곤했던 탓에 아침부터 입씨름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열린 문을 통해 복도로 나서려니 뒤이어 재영이 따라 나왔다. 체크아웃을 끝낸 재영과 설이 호텔의 정문으로 향했다. 한국에서 몇 대 찾아 보기도 힘들다던 그 차가 정문에 대기하고 있었다.

잘빠진 자동차였으나, 보닛을 보니 어제 일이 떠올라서 속이 뒤틀렸다. 야외에서, 그것도 보닛에 올려서 강간할 생각을 하다니. 정말 저 새끼도 미친 새끼임이 틀림없었다. 거기에 덩달아 사정하며 좋다고 엉덩이 흔들어 댄 저도 돌아 버린 게 확실했고.

“선배, 타요.”

곧 죽어도 조수석 문을 제가 열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재영이 또다시 에스코트를 하고 나섰다. 설은 그런 그를 한번 노려보다가 그대로 조수석에 올라탔다. 탁, 소리를 내며 차 문이 닫히고 곧 재영도 운전석으로 올라탔다. 서울을 떠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요란한 엔진 소릴 내며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로 향하는 동안에도 설은 잠에 빠져들었다. 원래도 멀미가 좀 있는 편이라서 차만 타면 조는 편인데, 거기에 밤새도록 해 댄 씹질이 한몫했다. 죽은 듯 잠들어 있던 설이 겨우 눈꺼풀을 들어 올린 것은 톨게이트를 지난 차가 관악으로 막 향하고 있을 때였다.

익숙한 조형물을 지나 차가 캠퍼스 안에 들어섰다. 수업 시작 전에 잠시 방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한 그가 기숙사 앞에서 내려 달라고 재영에게 말했다. 설의 요청대로 차가 기숙사 앞에 멈추어 서고, 안전벨트를 끌러 내며 설이 내릴 준비를 하였다.

“선배.”

이번에도 재영은 설을 붙잡았다. 벨트를 풀어내는 설의 손을 잡고,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설이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 바라보려니 그가 짐짓 진지한 목소리를 내었다.

“내가 한 말 기억하고 있죠?”

“무슨 말?”

“기숙사에서…… 나오라는 말이요.”

“…….”

“그렇게…… 해 줄 거죠? 그렇죠, 선배?”

간절한 목소리에, 눈빛에 설은 해 줄 말이 없었다. 그저 입술만 짓씹다가 그대로 몸을 일으키려는데, 다시금 재영이 붙잡았다.

“대답해 줘요, 선배. 그렇게…… 해 줄 거죠?”

이제껏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참고만 있던 설이었건만, 이번만큼은 그도 차오르는 짜증을 참아 내지 못했다. 화가 억눌린, 그렇지만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설이 말을 뱉어 냈다.

“너 지금 뭔가 착각하는 것 같다?”

재영이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얼얼함을 느끼며 약간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너 지금 나랑 뭐라도 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래?”

“선배.”

“씨발. 네가 그렇게 쓰레기라고 하던 하연우랑 너랑 다를 게 뭔데?”

“…….”

“말해 봐. 그 새끼가 나 협박해서 따먹은 거랑, 너 새끼가 나 따먹은 거랑 대체 뭐가 틀리냐고.”

순간 정곡을 정확하게 찌르며 꽂히는 설의 말에 재영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절대 선배에게 나쁜 짓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

하지만.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명백한 강간이었다. 화를 이기지 못해, 성욕을 이기지 못해 선배를 강간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렇게 죄책감에 괴로워했으면서, 또다시……. 선배를…….

“하연우가 쓰레기라고? 개새끼라고? 그럼 너는 뭔데. 씨발, 너는 뭔데 새끼야. 말해 봐.”

설의 손을 잡고 있던 재영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박재영, 잘 들어.”

멍한 머릿속이 어지럽게 얽혀 드는데 유독 차가운 설의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들렸다.

“나한테는 너나 하연우나 똑같아.”

선배의 말이 송곳처럼 온통 아프게 가슴을 찔러 댔다.

“너도 나한텐 쓰레기일 뿐이야.”

그렇게 설이 차에서 내렸다. 부서질 듯 세게 쾅, 하고 닫히는 차 문소리처럼 재영의 마음은 산산이 조각나고 있었다.

설은 더러운 기분을 억지로 참아 내며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 더러워 미칠 것 같았다. 강간할 땐 언제고 저를 위하는 척, 착한 척하는 그 태도. 신물이 올라올 정도로 역겨웠다.

위선자. 가식덩어리. 재수 없는 새끼. 어떤 말로도 그 더러운 새끼를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왜 죄다 제 주변엔 이런 쓰레기 같은 새끼들밖에 없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이렇게 꼬이게 된 걸까? 하연우한테 보지가 달려 있다는 사실을 걸렸을 때부터? 그 새끼랑 최진성한테 따먹혔을 때부터? 박재영이 찾아온 날, 또 병신같이 따먹히면서 소릴 내질러서?

“씨발.”

뭐가 되었든 더럽게 꼬여 버린 건 사실이었다. 이제 세 명이었다. 같은 학교에 제 비밀을 아는 사람이 이제 세 사람이나 되어 버렸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껴안은 것처럼 두려웠다. 제 비밀이 다시금 까발려지게 될까 봐. 다시는 이 학교에 발붙이고 다니지 못하게 될까 봐.

그런 설의 심란함이 더욱 증폭된 것은 그가 기숙사 방에 도착했을 때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제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연우가 보였던 것이다. 밤을 새운 것인지, 그는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왔어요?”

햇살이 쏟아지는 방 안에서 연우가 예쁜 눈을 둥글게 접으며 인사했다. 같은 학과는 물론, 타 학부에까지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한 그 얼굴로 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있건만, 그걸 바라보는 설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저를 이 꼬라지까지 만든 모든 원인에는 그가 있었기에. 하다못해 박재영이 있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들키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안아 댄 것도 그였기에.

“어땠어요? 박재영이 잘해 줬어요?”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게 재영의 이름을 들먹이는 연우에 설은 분노가 폭발했다. 그대로 다가가 연우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리꽂는데, 그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연우가 한 손을 들어 가볍게 제지했다.

“씨발 새끼야!”

“왜요?”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에 다 들켜 버렸잖아!”

“그게 왜 나 때문이에요?”

“뭐라고?”

“좋다고 소리 질러 댄 건 형 아니었어요? 박재영 옆에서 자는 거 뻔히 알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말 자기는 일말의 책임도 없다는 듯, 뻔뻔하게 말하는 연우에 설의 분노는 더욱 끓어올랐다. 도무지 양심이란 게 남아 있나 싶을 정도로 무표정한 얼굴을 보며 설이 다시 한번 소리 질렀다.

“그걸 말이라고 해? 이 씹새끼야!”

“흥분하지 말아요, 형. 형한테 이런 거 안 어울려.”

바들바들 떨리는 주먹을 잡고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대로 설을 침대로 밀친 그가 위에 올라탔다.

“씨발, 비켜! 뭐 하는 거야, 씹새끼야!”

“확인 좀 해 보게요. 박재영이랑 얼마나 재밌게 했나.”

“놓으라고!”

발버둥 치는 설을 제압하며 연우가 설의 셔츠 깃을 젖혔다. 그러자 목 주변에 선명하게 남은 붉은 자국이 보였다.

“박재영이 목도 졸랐어요?”

감정이 결여된 듯한 사람처럼 연우가 무심하게 말했다. 여전히 발버둥 치는 설을 짓누르며 상의를 들어 올렸다. 졸린 목과는 달리 생각 외로 깨끗한 상체를 확인하고선 그가 설의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한 손으로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린 그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침대 앞에 서서 연우가 설의 바지를 벗겨 냈다. 속옷마저 끌어내어 자지를 들어 올리니, 밤새 관계에 퉁퉁 부어오른 보지가 보였다.

“뭐 하는……!”

마치 신체검사를 하듯, 설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처박은 연우가 손가락으로 보짓살을 헤집기 시작했다. 뜨끈하게 달아올라 팅팅 부은 보짓살이 손가락으로 건드려 대자 찌릿함을 이기지 못하고 움찔대기 시작했다.

“하지, 마……. 씹……, 새끼야…….”

“와아. 형 좆걸레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네요.”

“개새끼야…….”

“나랑 최진성도 모자라서 그새 박재영도 꼬신 거예요?”

“…….”

“밤새도록 했나 보네요. 보지 제대로 부은 거 보니까.”

촉촉하게 젖어 있는 보지를 연우가 손가락으로 휘저었다. 금방 손끝을 적시며 첨벙첨벙 물소리를 내는 보지에 설은 극심한 자괴감을 느껴야만 했다. 밤새 후배 새끼한테 강간당하며 싸지른 것도 모자라, 그새 또 다른 새끼가 만져 준다고 좋아하는 보지가 못내 미웠다.

“너…… 때문이잖아…….”

눈물이 차오르는 눈가를 팔로 가리고, 설이 애써 울음을 참아 냈다.

“씨발……. 하연우 너 때문이잖아…….”

끅, 끅 올라오는 서러움에 말이 자꾸만 끊겼다.

“너 새끼가……. 애초에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아무 일 없었을 텐데……. 너 때문에…….”

울먹이는 설을 보며 연우가 손짓을 멈추었다. 애써 눈물을 감추는 설을 바라보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이 쿡,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몸을 일으켜 설의 얼굴 위에 드리워진 팔을 걷어 냈다. 눈물 젖은 눈가에 입술을 묻으며 쪽, 소리 나게 뽀뽀한 그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형이 걸레로 태어난 걸, 내 탓 하면 안 되죠.”

입술을 떼어 낸 그가 섬뜩하리만큼 예쁜 얼굴로 웃어 보였다.

“안 그래요? 형?”

멍한 설을 두고 연우가 상체를 일으켰다. 설의 가랑이 사이에 무릎을 꿇어앉은 채로 바지 지퍼를 내렸다. 고작 한 것이라곤 신체검사와 보지를 만진 것뿐이었는데, 어느새 발기한 자지가 커다랗게 몸을 부풀린 채로 껄떡대고 있었다.

자꾸만 몸을 들썩거리는 자지의 기둥을 잡아 설의 가랑이 사이, 촉촉이 젖은 보지에 가져다 댔다. 뜨겁게 달아오른 귀두가 좁은 구멍의 입구에 닿자 설이 몸을 움찔거리며 반응했다. 밤새 학대당해 두툼하게 부어오른 보지 속으로 커다란 좆 머리가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엄마의 품에 안긴 아이처럼, 폭신하게 감싸 오는 보짓살에 좆 머리가 파묻혔다.

“읏……!”

내벽을 짓누르는 두꺼운 자지에 설이 짧게 신음을 내뱉었다. 항문에 쑤셔 박을 때보다는 고통이 덜했지만, 아무리 보지라 하더라도 첫 삽입만큼은 아픔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속을 긁으며 들어와 기분 좋은 곳을 비벼 대는 좆 머리에 설은 점점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연우의 자지가 미끌미끌, 야들야들한 설의 속살을 먹어 치우며 황홀한 듯 떨어 댔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서로 한 쌍이었다는 듯, 빈 공간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두 생식기의 결합에 질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애액이 흘러나왔다.

끈적한 액체를 매개로 단단한 살덩이가 천천히 드나들었다. 갈라진 보지 속으로 자지가 빨려 들어갈 때면 질의 내벽이 쫀쫀하게 달라붙으며 빨아 댔고, 무게를 실어 좆 머리가 자궁 입구에 콱 틀어박힐 때면 내벽을 달달 떨며 반겼다.

최대한 허리를 유연하게 돌리며 설의 보지 맛을 음미하던 연우가 살짝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박재영이 어떻게 해 줬어요?”

보지를 쑤셔 주는 황홀한 감각에 매료된 설은 점점 이성을 지워 내고 있었다.

“그게…… 무슨…….”

“어제 박재영이, 형한테 어떻게 해 줬냐고요.”

허리를 돌리며 연우가 설의 보지 윗부분, 음핵을 매만졌다. 엄지손가락으로 여린 살을 지그시 눌러 살살 돌리니, 설이 자지러지는 소릴 내뱉으며 신음했다.

“말해 봐요. 박재영이 여기도 만져 줬어요? 자지로 형 보지 쑤시면서?”

설은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다. 분명,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싫은 얘기였는데, 이상하리만큼 그의 질문에 몸이 더 달아올랐다.

“말 안 해 줄 거예요?”

“모, 몰라……! 읏……!”

대답하지 않는 설을 벌주려는 듯, 연우가 세게 허리를 추어올렸다.

“하으읏!”

퍽 소리가 나도록 세게 처박히는 좆에 설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보란 듯 자지에 힘을 꽉 주니, 보지의 내벽이 짓눌리며 견디기 힘든 감각이 찾아왔다.

“하지, 마아……. 제발!”

“말해요. 말하면 되잖아.”

“흐아아……!”

결국 견디다 못한 설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숨소리를 잔뜩 섞어 말하는 그의 말투가 상당히 야하게 들렸다.

“그냥……. 자동차…… 보닛 위에서…….”

뭉근하게 좆 머리로 자궁구를 비벼 대던 연우가 슬쩍 허리를 빼어 냈다. 느릿하게 허리를 돌리며 손으로는 여전히 음핵을 문지르고 있는 채였다.

“보닛 위에서?”

“으응…….”

“야외에서 했다는 거예요?”

“하아, 응. 으응…….”

“밤새? 그렇게 했다고요?”

질 안에 존재하는 기분 좋은 곳과 음핵을 동시에 자극하는 연우에 설이 더는 대답하지 못하고 몸을 틀며 신음했다. 말을 멈춘 설에 연우가 피식,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다시금 퍽, 하고 세게 허리를 처박으니 설이 죽을 듯 신음하며 몸을 틀었다.

“아, 아니……. 자, 자릴 옮겨서…….”

“어디로?”

“근처……. 호텔로…….”

음핵을 살살 문질러 대는 통에 설은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차라리 세게 짓눌러 무자비하게 비벼 주면 시원하게 싸지르기라도 할 텐데, 안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확실하게 건드리는 것도 아닌 손짓에 오히려 애만 더 타들어 갔다.

“호텔에선 어떻게 했어요?”

쥐 새끼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설을 희롱하는 연우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하였다. 오로지 설만 괴로워하며 몸을 뒤틀 뿐.

“들어가자……마자……. 문 앞에서……. 흐으응…….”

“문 앞에서? 앞 보지에 박았어요? 뒷보지에 박았어요?”

“뒷보지에…… 바로…….”

“그리고?”

“그리고…… 입에다가…….”

“박재영 자지 빨아 줬어요?”

“응……. 강제로……. 입에다가……. 목에다가…….”

“아. 박재영이 형 입 보지에 대고 쑤셨구나?”

퍽. 연우의 좆 대가리가 거칠게 자궁구를 찍었다. 어느덧 눈가에 눈물까지 맺힌 설이 새빨개진 얼굴로 소릴 지르며 도리질 치자, 연우가 그의 양다리를 한데 모아 가슴팍에 끌어안았다. 그대로 한쪽 어깨 위로 올린 그가 허벅지를 끌어안은 채로 세게 허리를 치댔다.

“하아아, 으아! 그, 그만! 하연우!”

“그래서 박재영이 입에다 싸 줬어요?”

“아, 아냐. 그런 거!”

“그럼?”

“보, 보지에! 아니, 항문에! 아, 모르겠어. 기억 안 나……. 하으으!”

“아. 앞 보지랑, 뒷보지랑. 드나들면서 싸 줬어요?”

“연우……. 제발……! 아읏!”

흥분한 듯 연우가 끌어안고 있던 허벅지를 내팽개쳤다. 그대로 상체를 숙인 그가 연우의 양 가슴을 움켜잡았다. 두 손으로 손안에 뭉개지는 살집을 거칠게 주무르며 반동을 이용해 허리를 튕겨 댔다. 지진이라도 난 듯 침대가 흔들리고, 설의 몸이 정신없이 떨리었다. 설이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눈으로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아, 안 돼! 하지, 하지 마! 제발……. 아으응, 연우……! 아응!”

“형. 정말, 좆걸레인 건, 알았지만. 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아냐. 아, 아니야아……. 그런 거…….”

“내 좆 처먹으면서. 다른 새끼 좆 물 처먹은 거, 얘기하고 싶어요? 네?”

“그, 그건. 네가 시켜서……. 아아읏!”

두 손에 쥔 젖가슴 살이 다 짓이겨질 정도로 연우가 세게 쥐고 비틀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에 설이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뒤로 꺾었다. 허리가 들썩거리고 고개가 온통 젖혀졌다. 아픔이 너무 심했기에, 자궁을 찔러 대는 좆의 느낌은 느껴지지조차 않았다.

“아파. 아파……. 너무……. 연우야……. 아파. 제발. 하으윽.”

“왜 이래요, 새삼스럽게. 형 아프게 하는 거 좋아하잖아요.”

“그런 적 없어……. 싫어……. 싫어…….”

“형 보지는 아닌 것 같은데요?”

설에게 찰방거리는 애액의 소리를 들려주려는 듯, 연우가 세게 씹질을 해 댔다. 쩌억, 쩌억. 내벽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자지에서 야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의 보지를 맛있게 먹어 치우는 자지의 소리에 설의 자지 또한 꿈틀대고 있었다. 동그란 선액이 맺힌 좆 대가리가 빨갛게 익어 퉁퉁 부어 있었다.

“들려요? 형 보지에서 보지 즙 넘쳐 나는 거. 씨발, 박을 때마다 물소리 나는 거 들리냐고요.”

허리를 둥글게 돌려 좆으로 질 안 구석구석을 긁던 연우가 그대로 허리를 돌리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드릴처럼 꿰뚫고 들어오는 좆이 질의 구석구석을 기분 좋게 핥았다. 유난히 큰 귀두의 선단이 한번 긁고 간 자리에 곧추선 핏줄이 문대며 다시 긁고 들어왔다.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짜릿한 쾌감에 결국 설은 이기지 못하고 절정을 맞이했다. 귀두의 끝에서가 아닌, 질을 통해 씹물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가뜩이나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터질 것같이 좋은데, 뜨거운 물까지 쏘아 대며 깨물어 대니 연우조차도 견딜 수가 없어졌다.

“씹!”

연우가 그대로 설의 질 안에 좆 물을 싸질렀다. 어제 밤새도록 재영의 좆 물을 처먹었던 자궁은 이젠 연우가 뿜어 주는 자지 물을 받아 마시며 행복한 듯 온몸을 부르르 떨어 댔다. 자지 물과 보지 물이 설의 자궁 속에서 섞여 가는 동안, 연우의 자지는 쉬지 않고 몸을 뒤흔들며 내벽을 때려 댔다. 마치 연우의 자지가 미끈하고 따듯한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 듯했다. 뜨끈해진 자궁을 느끼며 설이 완전히 늘어졌다.

“응, 으응. 으으응. 하아. 하…….”

제가 어떤 소릴 내고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절정 이후에 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끈적했다. 온갖 아양을 부려 대며 흘러나오는 신음에 연우의 입꼬리가 추어 올라갔다. 빨갛게 물든 입술을 바라보며 그가 손을 내뻗었다. 촉촉이 젖은 아랫입술을 빨며 그가 속삭였다.

“그렇게 남자 자지가 좋아요? 쑤셔 주기만 하면 그대로 녹아 버리네요.”

짙은 쾌감에 절어 설은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자꾸만 몸을 움찔거렸다. 아직 죽지 않고 질의 끝까지 들어찬 자지에, 아랫입술을 물고 빨아 주는 따듯한 혀에 뇌까지 그대로 녹는 듯했다. 눈조차 바로 뜨지 못하고 자꾸만 뒤척이는 설이 연우는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다시는 좆을 빼고 싶지 않을 만큼, 그만큼이나 좋았다.

연우가 설의 입술에서 제 입술을 떼어 냈다. 대신 땀으로 젖은 이마에 새 부리로 찍어 내듯 콕콕, 짧게 입 맞춘 그가 이마에 대고 얘기했다.

“형. 이제 남자 좆 없이 어떻게 살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 먹고 싶어져서. 앞으로 어떻게 견뎌요?”

이제껏 오르가슴에 젖어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있던 설이 어렵게 입을 떼어 냈다. 숨소리가 진하게 섞여 든 야한 목소리였다.

“싫어……. 그런 말…….”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나른한 그 말투에 연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귀엽다는 듯, 설의 볼에 제 볼을 비벼 대며 귓바퀴를 깨물었다. 안 그래도 빨갛게 달아오른 귓바퀴가 잇새에 살짝 짓눌리며 타오를 듯 붉어졌다.

“걱정하지 마요. 형 좋아하는 자지 질릴 때까지 먹여 줄 테니까.”

다정스러운 목소리가 설의 귓가를 물들이며 울린다.

“형 보지 씹창 나서 다 찢어질 때까지, 그렇게 박아 줄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설은 점차 잠에 빠져들었다. 밤새 잠들지 못해 고단했던 데다, 오르가슴이 주는 나른함까지 겹쳤던 탓이었다.

그렇게 잠이 든 설을 두고 연우가 몸을 일으켰다. 설의 가랑이 사이에 파묻혀 있던 허리를 빼내니, 질 속에 곤히 파묻혀 있던 자지가 애액을 뒤집어쓴 채로 빠져나왔다. 연우는 손가락을 내밀어 보지의 갈라진 살을 펼쳐 보았다. 하얀 좆 물이 한 방울 대롱 매달려 있는 야한 아랫입을 쳐다보다 손가락을 넣어 긁어냈다.

주룩, 주룩. 정액을 뱉어 내는 보지에 이불이 흥건히 젖어 들었다. 손가락으로 보지 속에 남은 정액을 마저 긁어내다, 그가 그대로 제 좆을 잡아 들었다. 잠든 설을 두고 한 발 더 뽑아낼 요량으로 좆을 밀어 넣는데.

띠링. 익숙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무시하고 마저 하려던 것을 하려던 연우는 짐짓 무엇인가 떠오른 듯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직 발기가 풀리지 않은 좆을 덜렁거리며 그가 침대에서 벗어났다. 제 책상 위에 있는 폰을 잡아 들고 알림 얼럿을 확인했다.

「잠깐 보자」

마침 적절하게도 박재영이었다. 연우는 망설일 것 없이 바로 답장했다.

「어디서」

곧장 재영이 장소를 찍어 답을 보냈다. 그것을 확인한 연우는 폰을 내려 둔 채로 화장실로 향했다. 이윽고 화장실에서 쏴아아,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것도 알 리 없는 설은 그저 곤히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

재영을 만나기 위해 연우가 향한 곳은 학교에서 꽤 거리가 있는 외진 곳의 커피숍이었다. 재영이 굳이 학교가 아닌 외부의 장소를 택한 것은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이유를 연우 또한 알 것도 같았고.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니, 재영보다 그의 차가 먼저 보였다. 통유리로 된 벽 너머로 넋을 놓은 재영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와 달리 머리 손질을 하지 않은 것을 봐선 호텔에서 급하게 나온 게 분명했다. 아마도 형 때문이었을 테지. 비소가 절로 드리워졌다.

“오래 기다렸냐?”

연우가 먼저 가서 알은척을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재영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눈이 시뻘겋게 충혈된 걸 봐서는 혼자서 꽤나 애를 먹은 듯했다. 밤새 씹질하느라 재미 좀 보셨을 텐데, 눈이 왜 이러실까? 연우가 속으로 말을 삼키며 새어 나오는 웃음을 삼켰다.

“뭐 마셔야지.”

“알아서 시키고 올게.”

재영을 두고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한 그가 카운터에 기대어 재영이 앉은 테이블을 쳐다보았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직원이 외치는 소리에 연우가 몸을 일으켰다. 픽업대에 놓인 테이크아웃 잔을 잡아 들으려니, 직원이 슬그머니 그에게 쿠키가 담긴 주머니를 내밀었다.

“이 근처 대학교 다니시나 봐요?”

친절한 직원의 물음에 연우가 생글 웃으며 답하였다.

“네.”

“저희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어요. 자주 오시라고요.”

“아, 그럴게요.”

연우가 예쁜 얼굴로 미소 지으며 답하자, 직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것같이 생긴 명문대생이 정말로 현실에 존재하다니, 그것도 두 명이나! 그녀가 속으로만 환호성을 내질렀다.

“왜 보자고 했어?”

제가 주문한 음료와 쿠키 주머니를 테이블에 올리며 연우가 물었다. 자리에 앉는 연우를 좇아 재영의 시선이 움직였다. 다리를 꼬고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은 그가 턱걸이에 팔을 올렸다. 충혈된 눈만큼이나 괴로운 표정으로 그가 겨우 입을 떼어 냈다.

“선배랑 있다가 온 거야?”

더운 날씨에 차가운 음료를 한 입 빨아 마신 연우가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쿠키는 취향이 아니라 그저 손끝으로 만지작거리기만 하는데, 장난스러운 그의 손짓을 보며 재영이 한쪽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했냐?”

“뭐? 형이랑?”

“어.”

“어. 조금 전까지 하다 왔는데?”

혼자만 심각한 듯, 장난스럽기까지 한 연우의 대답이 은근히 재영의 심기를 건드렸다. 살살 긁어 대는 연우에 재영이 짜증을 눌러 삼키며 입술을 짓씹었다.

“그거 물어보려고 부른 건 아닐 테고.”

한껏 불편해 보이는 얼굴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재영을 대신해 연우가 물었다. 재영은 몇 번 더 입술을 짓씹다가 겨우 입술을 떼어 냈다. 갈라지는 목소리가 그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대변해 주는 듯했다.

“나 어제 선배랑 같이 있었어.”

“알아, 들었어.”

“선배랑 밤새 했다고.”

“그래. 그랬다고 하더라.”

“근데, 또 기숙사 가자마자 너랑 했다고?”

“그게 그렇게 중요해?”

하, 재영이 헛숨을 뱉어 냈다. 아무리 정리하려 노력해 봐도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져만 가는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연우 때문에 속까지 뒤집힐 것 같았다.

“어제 선배한테 얘기했어.”

“뭐라고?”

“기숙사 나오라고.”

연우는 살짝 놀라는 듯했으나 그새 평정을 되찾았다. 묵묵히 다음 말을 기다리는데, 재영이 곧장 말을 이었다.

“근데 나보고 꺼지라고 하더라. 너도 같은 쓰레기라면서.”

풋. 연우는 결국 참지 못해 웃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형의 평소 말투가 머릿속에 그려지며 마치 음성으로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재밌냐, 씹새끼야.”

처웃는 연우를 보며 재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으로 빡쳐 보이는 재영에 연우는 겨우 웃음을 멈추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아, 미안.”

연우가 일부러 오버하는 것쯤은 재영도 알고 있었다. 저를 화나게 하려고 작정하고 저러는 것도.

하지만 그럼에도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저는……. 패배자와 마찬가지였으니까.

“형한테 얘기했냐?”

테이크아웃 잔에 꽂힌 빨대로 얼음을 휘저으며 연우가 건성으로 물었다.

“뭐를?”

“그날. 호텔에 너도 있었다는 거.”

“…….”

“너도 같이 형 강간했다는 거.”

“아니, 말 못 했어.”

“잘했어.”

쫍, 소리가 나도록 연우가 아메리카노를 빨아 마셨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가득 채우고 있던 갈색의 액체가 어느새 반절이나 줄어 있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하고 싶은데?”

“……선배랑?”

“어. 뭐 너도 생각이란 게 있을 거 아냐.”

“모르겠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

“박재영.”

이제껏 꽤 장난스러운 태도를 고수하던 연우가 얼굴을 굳혔다. 짐짓 목소리를 낮춘 그가 진지한 말투로 재영에게 말했다.

“너 형 좋아하냐?”

순간, 재영은 어떤 말조차 하지 못하고 굳어 버렸다. 사형 선고를 받기라도 한 듯, 깊은 충격이 재영의 얼굴을 뒤덮었다.

제가 선배의 몸을 욕망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몇 번이나 그 몸을 생각하며 자위했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좋아하는 감정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남자를, 비록 보지가 달렸긴 하지만 남자를 제가 좋아한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이건 욕망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럼?”

“그럼……이라니. 뭐가…….”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형이 나랑 자는 건 신경 쓰인다. 뭐 어쩌자는 건데?”

“……하연우.”

“네가 생각해도 웃기지 않아? 좋아하는 건 아니고. 나 혼자만 갖고 싶다, 뭐 이런 건가?”

“그건…….”

“확실히 해. 네가 갖고 싶은 게 형의 마음이야, 형의 몸이야?”

정확히 명치로 꽂혀 오는 팩트에 재영은 할 말조차 잃어버려야 했다. 혼란스러웠고, 부끄러웠다. 마치, 발가벗은 채로 군중 속을 걷는 것처럼, 온몸이 낱낱이 까발려진 것만 같았다. 도무지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저조차도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없어서 그저 고개를 떨군 채로 침묵을 지켜야만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재영의 표정은 너무도 쉽게 연우에게 읽혀 버렸다. 그만큼 연우는 잔인했고, 영리했다. 재영을 제 손에 쥐고 쥐락펴락할 만큼.

“그냥 즐겨.”

꼭두각시놀음의 정점을 찍듯, 연우는 손수 해답을 재영에게 쥐여 주었다.

“형 좋아하는 거 아니라며. 그냥 형 몸이 탐나는 거 아냐? 그 씨발 좆같이 맛있는 보지에 자지 처넣는 게 네 목적 아니야?”

“하연우.”

“왜, 양심에 찔려? 못 하겠어? 그날 호텔에서 그렇게 셋이서 돌려서 따먹었으면서. 이제 와서 못 하겠어?”

“…….”

“말해. 정말 못 하겠냐고.”

이상했다. 누가 들어도 개소리인데, 분명 그래야 맞는데. 연우의 말은 그 어떤 말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되는 순간, 연우의 말은 놀랄 정도의 파급력을 보이며 재영의 마음속을 죄 뒤흔들어 댔다.

“재밌는 거 알려 줄까?”

의지는 언제나 미약했고, 악마의 목소리는 무엇보다 달콤했다.

“우리가 형 그렇게 계속 돌려 먹는다고 해도, 형 절대 우리 거부 못 해.”

달콤함을 좇아 본능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날, 호텔에서 선배의 보지를 봤던 순간처럼.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선배의 보지 속에 좆을 처넣었을 때 그때처럼.

“왜냐하면.”

본능은 언제나 늘 앞서 있었다.

“형한테는 남들에게 없는 구멍이 한 개 더 있으니까.”

씨발, 재영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절로 터져 나왔다. 더러운 저 자신에 대한 혐오가 머리끝까지 밀려왔다.

결국, 모든 것을 인정해 버리는 순간, 그를 가장 비참하게 만든 것은 친구 앞에 무릎 꿇어야만 했다는 사실도, 선배를 친구들과 나눠 먹어야 한다는 사실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연우의 얘기를 듣는 순간에도 선배의 보지를 떠올리고 있는 추잡한 저 자신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따듯하게 안아 오는 선배의 보짓살의 감촉이 미치도록 생각났다. 선배에게 달린 구멍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단단하게 굳어 왔다. 촉촉하게 젖어 빨아 대는 보짓살을 떠올리며 야한 선배의 몸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혼자 독차지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빌어먹을 몸이, 그 좆같은 몸이, 이제는 정말 성욕을 쏟아 내는 변기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이다.

결국, 선배의 말이 맞았다. 같은 쓰레기였다. 하연우도, 저도. 그저 선배를 통해 성욕을 해결하는 그런…… 쓰레기일 뿐이었다.

“어때? 존나 꼴리는 얘기 아니야?”

연우는 알게 모르게 웃음 짓고 있었다. 모든 게 저의 뜻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건, 절망스러운 재영의 표정만 보아도 훤히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연우가 몸을 젖혔다. 의자에 편하게 몸을 기댄 채 그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고, 그걸 박재영이 입으로 말하기만 하면 되었다. 모든 건 예정된 수순대로 쉽게 흘러가고 있었다.

“토요일.”

불쌍한 박재영은 스스로 덫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2시. 전에 갔던 호텔.”

연우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선배 데리고 와.”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보다 예쁜 미소였다.

“준비는…… 내가 할 테니까. 너는 선배만…….”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 맞은편에 앉은 재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마지막 말을 건네었다.

“최진성도 데려가면 되지?”

대답하지 않는 재영을 내려다보다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땡그랑, 종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그가 사라지도록 재영은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어느새 일회용 플라스틱 잔을 따라 맺힌 결로가 흘러내려 테이블에 흥건히 고여 있었다. 눅눅해진 쿠키는 결국 포장조차 벗겨지지 못한 채 테이블 위에 올려 있었다.

이제 제법 날씨가 더웠다. 곧 다가올 여름을 예고하기라도 하는 듯.

***

토요일. 설은 연우에게 이끌려 호텔로 향하게 되었다. 물론 진성도 함께.

왜 호텔로 가는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마치 상납을 받듯, 주기적으로 두 사람이 강간해 왔기에, 이제는 일상처럼 변해 버린 성관계에 장소만 바뀌었으려니 어림짐작했을 뿐이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꽤 익숙한 전경에 전에 왔던 장소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언젠가 박재영과 함께 넷이서 술을 마셨던 날, 그때 묵었던 호텔이었다.

프런트에서 연우가 직원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설은 진성과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연우가 돌아왔고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향했다. 스위트룸이 있는 층이었다.

호텔 방에 도착해 직원에게 건네받은 카드 키를 문에 가져다 대니 삐빅, 소릴 내며 문이 열렸다. 각도를 벌리며 열린 문틈 사이로 연우가 먼저,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설과 진성이 들어섰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고 여겨 아무 생각 없이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설은 불현듯, 커다란 창을 등지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순간,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은 설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대로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급히 도망치려는데, 진성이 그런 그를 낚아챘다. 거친 손길에 설이 발악하며 소리쳤다.

“놔!”

“어디 가려고?”

“이거 놓으라니까!”

“여기까지 와서 어딜 가겠다는 건데?”

피가 안 통할 정도로 세게 옭아매는 손길에 우악스럽게 붙들려 설이 테이블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재영의 앞에 도착하자 진성이 붙든 설의 팔을 내팽개쳤다. 설은 자리에서서 쓰라린 손목을 매만졌다. 볼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입술을 짓씹었다.

“왔어요?”

재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애초에 가운 차림을 한 걸 봐선 아예 작정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그가 다가오자 은은하게 위스키 냄새가 풍겼다.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 마셨으리라.

“한잔할래요?”

재영이 물었다. 설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대답은 애초에 필요치 않다는 듯 재영이 뒤를 돌아 빈 잔에 얼음을 채우기 시작했다. 반 정도 얼음을 채운 잔에 호박색의 술이 따라졌다. 잔을 잡고 몇 번 돌리니, 상온을 유지하고 있던 술에 얼음이 만나 조금씩 섞여 들기 시작했다. 준비된 잔을 들고 재영이 설에게 내밀었다.

“안 마셔.”

“마셔요.”

“필요 없대도?”

재영이 더욱 바짝 다가서며 설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거라도 마시는 게 나을 텐데.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겠어요?”

낮은 목소리만큼이나 소름 돋는 얘기에 설의 살갗 위 잔털이 일어났다. 재영이 제게 쥐여 준 잔을 들여다보며 그가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크색의 액체 안에서 살짝 녹아내린 얼음 네 덩이가 서로 부딪치며 달그락 소리를 내고 있었다. 뒤섞여 있는 그 모습이 마치 나체의 사내 넷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 같았다.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고라도 하는 것처럼.

“오.”

결국, 설은 한입에 술을 털어 넣었다. 지금 여기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피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차라리 빨리 끝내고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려면 재영의 말대로 술기운이 필요한 것도 같았고.

“하아. 하…….”

단숨에 술을 들이켠 설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술기운이 올라오며 머리가 핑 돌고 눈가가 뜨끈했다. 겨우 몸을 지탱해 자리에 서 있는데, 재영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빈 잔을 달라는 것이었다.

“뭐 해요. 벗어요.”

재영이 설에게서 받아 든 잔을 테이블에 가져가며 무심하게 말했다. 재영이 테이블 위로 잔을 내려 두는 동안, 설이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탈의하지 않은 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스로 옷을 벗으려니 수치심이 극심했다. 하나둘, 몸에 걸쳐진 것들이 벗겨져 나가는 동안, 설의 자존심도 한 꺼풀, 두 꺼풀 벗겨지는 것만 같았다.

거추장스러운 옷들이 모두 바닥을 향해 떨구어지고, 설은 완전한 나신을 한 채 세 사람 사이에 섰다. 술기운과 더불어 모멸감에 온몸이 끓어올랐다. 알몸을 한 설이 어떻게든 아래라도 가리기 위해 애를 썼다. 살짝 보일 듯 말 듯 가려진 아래가 지켜보는 이들의 성욕에 더 불을 지피는지도 모르고, 설은 계속해서 다릴 비비 꼬아 댔다.

마지막으로 빈 잔에 술을 더 따라 한 모금 입을 축인 재영이 설에게 다시금 다가섰다. 발가벗은 채로 서 있는 설에게 다가가 한 바퀴를 뱅 돌며 알몸을 감상하였다. 설의 뒤편으로 간 그가 엉덩이 가까이에 얼굴을 가져갔다.

살이 오른 두 개의 엉덩이 살을 헤치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구멍을 그가 빤히 쳐다보았다. 바짝 다가서서 대놓고 쳐다보는 통에 설의 뒷보지는 입을 움찔거리며 부끄러워했다. 재영이 움찔거리는 구멍을 빨기 시작했다. 항문 속을 핥아 대는 혀에 설은 짧은 신음을 뱉었다.

친구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설의 항문을 빨아 대던 재영이 몸을 일으켰다. 설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로 그가 귓가에 입을 묻었다. 귓가를 적시는 뜨거운 바람에 놀란 듯 설이 몸을 살짝 움츠리자, 그가 달래듯 귓바퀴를 핥았다. 뜨겁고 부드러운 살덩이가 핥아 대는 통에 설의 몸이 살짝 풀리었다.

조금씩 늘어지는 몸을 쓰다듬으며 재영이 설에게 속삭였다.

“선배가 나한테 그랬죠.”

달콤한 손짓과 달리, 낮고 차가운 목소리.

“너도 똑같은 쓰레기라고.”

일순, 녹아내리던 설의 몸이 굳어 버렸다. 척추를 타고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만 같은데, 재영이 내뱉는 마지막 말이 비수가 되어 그의 가슴에 제대로 꽂혀 왔다.

“오늘 한번 제대로 느껴 봐요. 진짜 쓰레기 같은 게 어떤 건지.”

재영이 설에게서 몸을 떨어뜨렸다. 설의 팔뚝을 우악스럽게 붙잡은 그가 침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슬슬 시작해 볼까?”

이 상황을 그저 관망하고 있던 연우가 무심하게 툭, 한 마디 뱉었다. 이제껏 넋을 놓고 설의 항문을 빨아 대는 재영을 바라보고 있던 진성은 짐짓 각성하기라도 한 듯, 정신 차리며 이동하는 연우를 쫓아 침실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재영은 침대에 설을 내팽개친 채, 가운을 여미고 있던 끈을 풀었다. 하얀 가운에 숨겨져 있던 재영의 몸이 단박에 드러났다. 손바닥을 쫙 펴도 다 가리지 못할 것 같은 커다란 두 개의 가슴 근육을 그 아래로 촘촘히 짜인 복근이 받치고 있었다. 지방이 제로에 가까운지,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 위로는 핏줄이 솟아 있는 게 보였다.

아찔하게 복부를 가로지르는 골반 근육의 끝에는 아직 발기하지 않은 좆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거의 허벅지 반절까지 오는 자지는 아직 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발기하지 않은 게 저 정도라면, 발기한 후에는 정말 성인 남자의 팔뚝만큼 길어질 터였다.

“뭐야. 저런 것도 준비했어?”

재영과 연우의 뒤를 따라 침실에 들어온 진성이 옷을 벗다가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딱히 자세히 보지 않아도 무엇인지 알 만한 물건이었다. 삽입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윤활제였다. 저런 건 굳이, 왜. 어차피 보짓물 있는데. 진성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재영이 딱히 대답하지 않았기에 더는 묻지 않았다. 뭐 필요가 있으니까 가져다 놨겠거니, 그가 단순하게 넘겼다.

재영, 설과 마찬가지로 연우와 진성도 모두 탈의를 끝냈다. 깔끔하게 나신이 된 네 사람이 침대에 적당히 자릴 잡으며 올라섰다. 암묵적이나마, 오늘의 주인공을 위해 연우와 진성은 첫 삽입을 양보해 주었다. 위쪽에 자릴 잡은 연우는 탄탄한 제 허벅지 위에 설의 머리통을 올렸다.

연우가 설의 뜨거운 볼과 입술에 제 자지를 문지르며 시동을 거는 동안, 진성은 무릎을 꿇은 채 옆에 앉아 설의 손에 제 자지를 물려 주었다. 설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치고 자위하듯 좆을 흔들었다. 손 보지에 대고 좆질을 하는 게 다소 아쉬웠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느낌이 괜찮았다.

두 사람이 자리 잡자 재영 또한 설의 다리 사이에서 자리 잡았다. 아직 젖어 들지 않은 보지의 즙을 빼기 위해 제 손가락을 스스로 빤 그가 설의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었다.

“아, 아파!”

고작 손가락 두 개 먹어 놓고 아프다고 투정이었다. 재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보지를 쑤셔 댔다. 밀어 넣은 두 개의 손가락으로 푹푹, 거칠게 쑤셔 대니, 보지가 슬슬 즙을 짜내기 시작했다. 점점 끈적해지는 보짓살에 재영의 얼굴에 미열이 떠올랐다. 몇 번 찔러만 줘도 즙을 짜내는 천박한 보지에 희열감이 느껴졌다.

적당히 적신 보지에서 설이 손가락을 빼어 냈다. 완벽하진 않아도 꽤 단단해진 좆을 잡고 손으로 몇 번 문지르다 그대로 가랑이 사이, 갈라진 부분에 가져다 댔다. 삽입을 앞두고 설의 몸은 잔뜩 굳어졌다. 거대한 좆이 슬며시 양 날개를 가르며 들어서자, 설의 골반이 벌어지며 살짝 떨려 왔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보지 속으로 천천히 자지가 모습을 감추었다. 보기에도 흉측한 검붉은 자지에 설의 보지는 놀라 경련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안쪽 살을 짓눌러 대는 느낌에 기분 좋았는지 금세 쭙쭙 빨아 대기 시작했다. 폭신한 보짓살이 자지를 꽉 안아 감싸고, 미끈한 내벽이 자지 기둥에 몸을 비비며 주물러 댔다. 완벽하게 감싸 오는 보짓살에 재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희열감에 들뜬 야한 얼굴로 그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후…….”

밀려오는 흥분감을 겨우 진정시키며 그가 허리를 빼었다. 아쉬운 듯 잔뜩 조여 오는 보지의 안쪽 살을 긁으며 빠져나온 좆 대가리가 그대로 속도를 내어 빠르게 자궁구까지 파고들었다.

“흐……!”

술기운이 더해져 더없이 뜨거워진 숨을 내뱉으며 설이 몸을 뒤척였다. 이제 겨우 한 번 좆이 드나들 뿐이었는데 벌써부터 눈물이 맺히는 것 같았다. 살집이 잔뜩 오른 질의 안쪽 살을 좆이 눌러 댈 때마다 배 속 어딘가 찌릿하며 참을 수 없는 감각이 찾아왔다. 분명, 그것은 못 견딜 만큼 괴로운 느낌이었는데, 막상 또 자지가 빠져나갈 때면 참을 수 없이 자지의 맛이 그리워졌다.

고통과 쾌감을 오가는 감각의 향연에 설은 하릴없이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자꾸만 도리질 치는 설의 얼굴을 억지로 잡아다가 연우가 제 좆을 물렸다. 기다란 좆의 기둥을 잡고 입술을 향해 좆 머리를 탁, 탁 내리치니 설의 입이 살포시 열리었다.

연우는 벌어진 입술 사이로 좆 머리를 집어넣었다. 자세 때문에 좆 머리를 겨우 집어넣으니, 본능을 좇듯 설이 귀두를 빨아 댔다. 막상 입 안에 들어온 귀두를 빨기 시작하자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아래서 재영이 보지에 박아 대서인지, 흥분감은 더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기둥과 달리 말캉말캉한 귀두를 물고 설이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아래로는 보지를 쑤셔 주는 재영의 자지를 느끼고, 손으로는 불끈거리는 진성의 자지를 느끼며, 입으로는 연우의 자지를 느꼈다.

마치 자지에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동시에 받아 내는 세 개의 자지에 몸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자궁을 때려 대는 통각조차도 성감이 되어 설을 기쁘게 만들었다. 진성이 손을 풀었음에도, 설은 스스로 손을 움직이며 진성의 좆을 주물렀다. 입에 물고 있는 귀두를 혀로 핥으며 벌어진 요도 입구에 혀끝을 집어넣으며 애무했다.

보지를 뚫고 들어와 기분 좋은 곳을 문질러 주는 자지를 스스로 씹어 대며 설이 허리를 움직였다. 콧속을 파고드는 야한 자지 냄새에 술과 성욕에 절은 머리가 한층 더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맛있게 자지를 먹어 치우는 설을 위해 연우가 자세를 고쳐 주었다. 설의 얼굴을 옆으로 돌린 그가 머리통을 잡은 채 씹질하듯 설의 입 보지를 사용했다.

좆질을 하는 재영의 시선은 연우의 자지를 문 설의 얼굴에 가 있었다. 고작 며칠 전만 해도, 설을 붙들고 기숙사에서 나오라고 했던 그였거늘. 지금 이 순간, 연우의 좆을 빠는 선배를 보는 그의 시선에 분노란 조금도 담겨 있지 않았다. 오히려 저에게 박히면서도 다른 두 남자의 좆을 상대하는 모습에 그저 성욕만 더욱 증폭되었을 뿐.

재영의 허리 짓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선배에게 좆을 물린 나머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그가 세차게 허리를 추어올렸다. 퍽, 퍽. 살을 치대는 소리가 방 안을 울리고, 침대가 거세게 요동쳤다.

단단한 살덩이가 자꾸 자궁을 찍어 댈 때마다 설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너무도 짙어 더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 이제껏 입 보지에 대고 제법 부드럽게 좆질을 해 대던 연우가 세차게 움직여 대기 시작했다. 설의 머리통을 잡은 손에 힘을 줘, 목구멍 너머까지 좆 대가리를 밀어 넣었다.

목구멍을 드나드는 자지에 목이 불룩하게 솟았다가 꺼지기를 반복했다. 볼거리라도 걸린 듯, 흉측한 모습을 하고 설이 눈물을 줄줄 흘려 댔다. 목구멍을 침범하는 두꺼운 자지에 목젖이 건드려지고 기도가 눌렸다. 숨 막힘과 동시에 헛구역질이 치솟아 몹시도 괴로웠다.

“욱! 욱!”

꽉 막힌 목에 소리로만 헛구역질을 올려 대니, 식도 안에 처박혀 있던 연우의 자지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식도에 좆질을 해 대면서 쌓여 있던 사정감이 진동 때문에 극에 달아올랐다. 그가 식도와 딱 붙은 목뼈를 느끼며 거칠게 좆으로 비벼 댔다. 식도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듯 잔뜩 발기한 자지가 그대로 뜨거운 정액을 내뿜었다.

“우웁, 웁! 우우웁!”

제 의지와 상관없이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뜨거운 액체에 설이 기겁하며 발버둥을 쳤다. 그가 몸부림치자 제 좆을 물리고 있던 진성 또한 격하게 자극받기 시작했다. 진성이 제 좆을 쥔 설의 손을 세게 감싸 쥐었다. 그대로 있는 힘껏 위아래로 쥐고 흔들던 그가 그대로 설의 몸통 위에 정액을 쏘아 댔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정액이 설의 가슴팍을 적셨다. 설의 몸을 이용해 정액을 싸는 두 사람을 보며 재영이 마지막으로 사정했다. 설의 웃통을 채우며 위에서 연우의 정액이 주입되는 동안, 아래에서는 재영이 설의 자궁으로 정액을 주입해 주었다. 위에서, 아래에서 차례대로 채워 주는 정액에 설은 눈깔을 뒤집으며 이성을 놓아 버렸다. 온몸에 주입되는 뜨끈한 정액에, 미쳐 버린 몸뚱이가 함께 사정하기 시작했다.

“아아으, 아으응. 아으응, 아……!”

목에 들어차 있던 좆이 빠져나가자마자 설은 기다렸다는 듯 교성을 쏟아 내며 신음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사정에 뱃살 위로 정액이 후드득 쏟아져 내렸고, 가슴팍에 싸지른 진성의 정액과 섞여 들었다.

설의 손을 뿌리친 진성이 제 좆을 잡고 설의 뱃살에 좆 머리를 비벼 대기 시작했다. 지방이 많은 부위에 미끈한 물을 뿌려 놓고 비벼 대니 사정을 끝낸 좆 머리에서 소름 끼치도록 좋은 느낌이 전해졌다.

“후……. 씨바알……. 존나 좋아…….”

진성이 달뜬 목소리를 내뱉었다. 한참 설의 뱃살에 좆 머리를 문질러 대며 후희를 즐기던 진성은 연우가 비키는 대로 설의 머리로 가 자릴 잡았다. 그가 설의 입술에 좆 머리를 가져다 댔다. 설은 반항하는 듯했으나, 좆으로 입술을 몇 대 처맞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사정을 끝낸 후에도 죽지 않고 껄떡대는 진성의 귀두를 그가 쪽쪽 빨아 주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연우가 재영에게 눈짓했다. 그만 비키라는 소리임을 알아챈 재영이 보지 속에 처박혀 있던 좆을 빼냈다. 보짓물로 흠뻑 적신 좆을 손으로 잡고 흔들며 그가 설의 옆으로 누웠다.

“야. 잠깐만 빼 봐.”

연우가 진성에게 말했다. 진성이 못내 아쉬운 듯, 설의 입에서 좆을 빼내었다. 몸을 잡아 올리는 연우를 도와 그가 설의 어깨를 잡아 올렸다. 재영은 아래에 반듯이 누운 채, 꼿꼿한 제 좆을 잡고 좆 머리를 설의 뒷구멍에 맞추었다. 연우와 진성이 천천히 설의 몸을 내려놓자, 재영의 좆 머리가 자연스럽게 설의 후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일직선으로 꽂힌 자지를 후장으로 품고 포개지듯 설의 몸이 재영 위에 안착했다. 그대로 재영이 설이 두 다리를 감싸 벌리자, 벌어진 틈으로 연우가 자리했다. 이미 재영의 좆이 뒷보지에 들어차 있는 상태에서, 앞 보지에 연우가 좆을 처박았다.

“흐아아! 시, 싫어! 싫어! 하지, 하으으!”

앞 보지와 뒷보지가 동시에 남자 자지로 꽉 막히자, 설이 숨넘어갈 듯 비명 지르며 괴로워했다. 하나만 먹기에도 벅찬 두 개의 자지가 얇은 막을 두고 맞닿아 있는 좁은 두 개의 통로를 장악한 채 씹질을 하기 시작했다.

살이 폭신하게 오른 보지 안쪽 살을 짓누르며 연우가 세차게 밀고 들어갈 때면, 직장 안에 꽂힌 재영의 자지에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재영이 아래에서 매트리스의 반동을 이용해 허리를 튕겨 댈 때면, 쾅쾅 찍어 대는 귀두의 느낌이 연우의 좆에 제대로 전달되었다.

서로를 자극하며 경쟁하듯 드나드는 두 자지에 설만 연달아 비명을 내질렀다. 한계까지 벌어진 골반이 쑤시고, 아래가 완전히 두 동강 날 듯 아픈데, 정작 설의 앞뒤 보지는 쑤셔 주는 좆을 물어 대지 못해 안달이었다.

“하으으, 흐으……! 으응, 응. 아으으, 응!”

두 남자의 자지를 동시에 씹어 먹으며 설이 눈물 젖은 목소리로 신음을 내뱉었다. 술 냄새가 섞인 뜨거운 숨을 뱉어 내는 입술을 바라보다 진성이 그대로 설의 입에 자지를 물려 주었다. 설의 머리통 옆에 무릎을 꿇은 채 자리한 그가 긴 좆을 잡고 설의 입 안에 쑤셔 넣었다. 뜨끈하게 달아오른 혀에 좆 기둥을 문질러 대며 목구멍 너머로 침범했다. 연우가 한번 정액을 싸지른 식도를 이용해 그가 좆질을 하기 시작했다.

씹질을 시작한 세 개의 좆에 설은 몸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몸이 마비된 듯, 도무지 꼼짝할 수조차 없었는데 유독 아래 두 보지를 쑤셔 대는 자지의 느낌만 생생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불에 달군 듯 뜨거운 방망이가 자궁구를 문지르고, 내장을 비벼 댈 때면 온몸이 감전된 듯 신경을 타고 찌릿한 기분이 전신에 퍼져 나갔다. 목구멍을 쑤셔 대는 좆에 숨이 막히고 정신이 멍했지만, 그의 감각만은 예민할 대로 예민해져 여러 개의 구멍으로 쳐들어온 좆을 물고 빨기 바빴다.

그렇게 네 사람이 말조차 못 하고 신음만 흘려 대고 있던 그때, 별안간 설의 앞 보지를 잘만 쑤시고 있던 연우가 좆을 빼냈다.

아래에서 후장을 쑤시고 있던 재영이 의아하다고 생각하기도 전, 그는 아래서 느껴지는 기묘한 감각에 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면, 선배의 후장을 쑤셔 대는 제 자지에 닿아 오는 느낌은 손가락이었다. 연우의 손가락.

어렵사리 고개를 들어 아래를 보니, 연우가 한 손으론 제 좆을 문지르며 다른 손으로는 설의 후장을 만지고 있는 게 보였다. 이미 후장엔 저의 좆이 들어차 있거늘, 연우가 뭘 하려는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점차 숫자를 늘리며 쳐들어오는 손가락에 지독한 쾌감이 느껴졌을 뿐.

재영이 설의 뒷보지에 대고 씹질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후장을 쑤셔 대던 연우가 손가락을 빼냈다. 재영의 다리에 얽혀 있던 설의 다리를 풀어낸 그가 제 양어깨에 한 개씩 올렸다. 설의 엉덩이가 올라감에 자연스럽게 재영의 자지가 조금 빠져나왔다. 재영의 자지를 꽉 물고 놓아주지 않는 설의 뒷보지를 매만지다가, 연우가 그대로 제 자지를 잡고 집어넣기 시작했다.

우두둑, 그야말로 살이 찢기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났다. 밑에서부터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고통에 설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아픔에 설이 붉어진 얼굴로 마구 소릴 내질렀다. 진성의 자지에 꽉 막힌 목에서 소리가 새어 나가진 않았지만, 그 진동만큼은 고스란히 진성의 자지로 전달되었다.

완벽하게 아래가 뚫리는 잔인한 느낌에 설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괴로워했다. 몸을 뒤틀며 발버둥을 쳐 대는데, 두 팔을 아래에서 재영이 옭아맸다. 재영이 제압하고 나서야 연우는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처음에 귀두 끝만 겨우 넣었던 그가 차츰 안을 향해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한 개의 좆만 받아 내기도 벅찬 좁은 구멍에 두 개의 자지가 자리하게 되었다. 이미 찢어진 항문의 입구에선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으나, 안쪽에 들어찬 자지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설은 그것조차 느낄 수 없었다.

이미 직장은 내벽의 주름이 다 펴질 정도로 벌어져 있었고, 한계를 넘어서 늘어질 대로 늘어난 내장은 곧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 작고 예뻤던 구멍은 팔뚝만큼 두꺼운 두 개의 자지를 삼키고 흉측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주먹이라도 먹은 것처럼 속이 먹먹했다. 그저 삼키고만 있을 뿐인데도 심하게 견디기 힘들었다.

“씨바알…….”

설이 견디기 힘든 만큼 후장에 동시에 자지를 쑤셔 넣은 연우와 재영이 느끼는 쾌감은 극심했다. 끈으로 꽉 조여 맨 것처럼, 두 자지를 옭아맨 직장의 느낌에 자지가 그대로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제가 넣고도 쾌감이 못 견딜 정도로 지나쳤는지, 연우도 뜨거운 숨을 깊게 내쉬며 겨우 버텨야 했다.

연우는 물론, 재영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는 뭐라 말로 설명조차 할 수 없는 극심한 쾌락에 잔뜩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몸을 바들바들 떨어 대고 있었다.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미쳐 버린 것 같았다. 처음 선배의 보지에 좆을 처넣었을 때처럼, 미치지 않고 못 견딜 만한 황홀함에 온몸이 잠식당해 있었다.

“미치겠어……. 너무 좋아…….”

황홀한 목소리로 한 마디 남긴 연우가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었다. 미끈한 액체를 매개로 미끄러지듯 비벼지는 재영의 자지 느낌마저 좋았다. 당장에라도 싸지를 수 있을 것 같은 사정감을 겨우 버텨 내며 연우가 허리 짓을 하기 시작했다.

빠져나갔다가 다시금 밀고 들어오는 연우의 자지에 재영도 견디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꽉 조이며 비벼 대는 연우의 자지가, 설의 육 벽이 미친 듯이 맛있었다. 찹쌀떡처럼 쫀득쫀득하게 붙어 오는 항문 내벽의 감각을 이겨 내기 위해 애를 쓸 때면, 두툼한 기둥에 머릴 비벼 대는 자지가 다시 한번 저를 미치게 했다.

앞뒤, 양옆. 어디 하나 빠질 곳 없이 사방에서 찐득하게 조여 대고 물어 대는 바람에, 마치 여러 개의 입술로 애무를 받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덤으로 괴로워하며 뒤트는 선배의 움직임이 그를 더욱 달아오르게 했고.

설이 몸을 틀어 댈 때마다 자극이 너무도 심했다. 움직일 때마다 아랫구멍에 힘이 들어가 더욱 조여 댔으므로.

“씨바알……. 박재영……. 뭐 해. 너도 박아…….”

연우가 재영만큼이나 쾌락에 물든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이에 홀린 듯 재영이 허리 짓을 하기 시작했다. 한 개도 모자라 두 개의 좆이 번갈아 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로의 몸에 자기 몸을 비벼 대며 두 개의 좆이 좁은 터널 안에서 몸부림을 쳐 댔다. 비벼지는 느낌이, 꽉 조여 오는 느낌이 두 자지를 환상으로 이끌었다. 어느덧, 두 사람은 짙은 신음을 흘려 대며 열심히 허리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설의 몸 하나를 두고 열심히 씹질을 하는 세 개의 좆으로 방 안은 온통 신음과 마찰음만이 가득했다. 지독한 쾌감에 셋은 말조차 하지 못하고 거친 숨소리만 내뱉었다. 설은, 세 개의 자지를 동시에 받아 내야만 했던 가여운 설은 꽉 막힌 목구멍에 소리조차 뱉어 내지 못하고 눈물만 줄줄 흘려 대고 있었다.

하필 후장에 동시에 처넣은 두 개의 좆이 너무나도 거대했기에, 직장을 넘어서 배 속까지 침범해 오는 살덩이로 그대로 내장이 갈가리 찢길 것 같았다. 배가 몹시 아팠다. 내장이 찢겨 나가는 듯한 통각에 목구멍에 대고 쑤셔 대는 좆의 느낌은 느껴지지조차 않았다. 이대로 차라리 정신이나 잃었으면 좋으련만, 지독한 통증은 그의 정신을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 아픔과는 별개로 후장을 드나드는 두 개의 좆에 설의 배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전립선은 꾸준히 자극받고 있었다. 평소보다 세게 짓눌러 대는 압력과 함께 거칠게 좁은 곳을 헤치며 들어서는 좆 머리에 자꾸만 긁히고 있었다.

아픔을 동반한 성적인 자극에 설은 점차 어떤 감각에도 치우치지 못하고 헤매기 시작했다.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 어떤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눈물로 적신 눈앞에 제 몸을 찍어 대는 자지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정액을 받아 내기 위해 존재하는 변기로 변해 버린 몹쓸 몸뚱이에 슬슬 사정감이 쌓여 가고 있었다.

“후…….”

거세게 좆질을 해 대던 연우가 탄성과 함께 설의 뒷보지에서 좆을 빼어 냈다. 들어차 있던 두 개의 좆 중에 한 개가 빠져나가자 뒷보지가 허전했는지 입을 뻐끔거렸다. 연우는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설의 앞 보지에 좆을 처넣었다. 다시금 미끈하고 폭신한 질이 좆을 감싸 오고, 연우는 푸딩처럼 부드러운 보짓살의 맛을 음미하며 씹질을 시작했다.

보지 내벽을 눌러 주는 느낌에 설의 몸부림이 다소 끈적해졌다. 제 아래에 존재하는 두 개의 구멍을 즐겁게 해 주는 자지들에 그가 몸을 떨어 대며 황홀해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앞 보지를 쑤셔 대던 연우가 뒷보지에 다시금 좆을 쑤셔 넣자 설은 기겁할 듯 몸을 틀어 대며 괴로워했다.

재영이 계속해서 후장에 대고 좆질을 하는 동안, 연우는 앞 보지와 뒷보지를 번갈아 가며 쑤셔 댔다.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것처럼, 설에게 고통과 쾌락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지에, 후장에, 입에 쑤셔 대는 좆들은 더욱 단단해지며 몸집을 키워 냈다.

아픔인지, 쾌감인지 모를 동시에 존재하는 상반된 감각에 몸부림치던 설의 허리가 일순 튀어 오른 것은, 배에 딱 붙어 바짝 발기한 채로 덜렁덜렁 흔들리던 자지 끝에서 하얀 물이 터져 나왔을 때였다. 남자 자지를 두 개나 처먹은 뒷보지가 사정과 함께 잔뜩 떨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꽉 쥐고 물어 대는 뒷보지에 사정감을 견디기 힘들었던 연우와 재영의 자지가 하릴없이 정액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사정을 했음에도 쾌감이 극심했는지, 두 개의 자지는 세차게 정액을 쏘아 댔다. 두 개의 자지가 발광하며 좆 물을 쏟아 내는 통에 사정하는 설의 쾌감은 두 배, 세 배로 늘어 갔다. 팡팡 터지는 쾌감과 배 속을 가득 채워 주는 두 남자의 정액에 설이 정신을 놓은 채 눈을 회까닥 뒤집었다.

간질에 걸린 환자처럼 흰자를 내보이며 설이 몸을 경련했다. 그 떨림을 고스란히 전해 받은 진성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정액을 싸질렀다. 다시금 세 남자의 정액이 설의 몸을 채우며 들어찼다. 세 남자의 징그러운 신음이 방을 울리고, 경련하는 네 남자에 의해 침대가 미친 듯 떨렸다.

“씨발……. 존나 맛있어……. 진심 미친 것 같아.”

진성이 제일 먼저 설의 입에서 좆을 꺼내며 말했다. 이제야 겨우 좆을 뱉어 낼 수 있었던 설은 입조차 다물지 못한 채로 침을 질질 흘려 대며 여전히 눈깔을 뒤집고 있었다. 설의 야한 얼굴과 정액으로 더럽혀진 몸을 쳐다보던 진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 차례가 되어 설의 가랑이 사이로 자릴 옮기려던 그가 무엇인가 발견하고 식겁하며 소리쳤다.

“미, 미친 씨발! 니네 후장에 같이 넣은 거야?”

아래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한 개의 구멍에 같이 넣었을 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던 진성이었다. 충격받은 진성이 입조차 다물지 못하고 자리에 멈추어 서 있는데, 사정을 끝낸 연우가 긴 한숨과 함께 후장에 꽂혀 있던 자질 빼어 냈다.

이만 자릴 비켜 주어야 하는데, 재영은 도무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극심한 황홀감은 사정이 끝나고도 한참이나 그의 모든 감각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대로 선배의 배 속에서 자지를 빼내고 싶지 않았다.

“좀 일어나지?”

그런 재영을 보며 연우가 무심하게 한 마디 내뱉었다. 재영이 결국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제 위에 얹어져 있는 설의 몸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옆으로 눕혔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그때까지도 설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이상한 신음만 계속 흘려 대고 있었다. 눈은 여전히 뒤집혀 있었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배와 가슴팍은 정액이 범벅되어 있었고, 아랫구멍에서도 정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액으로 샤워한 듯한 모습에 세 사람은 다시금 치고 올라오는 성욕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정신을 놓아 버린 얼굴은 말할 것도 없었고.

세 사람은 신속히 각자의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재영이 설의 입 보지에, 진성과 연우가 각각 앞 보지와 뒷보지를 이용해 씹질을 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그렇게 계속 위치를 바꿔 가며 설을 강간했다.

설의 배 속과 자궁 속, 그리고 위에 계속해서 정액이 주입되었다. 나중에는 삼키다 못한 정액이 식도를 타고 역으로 넘어오기도 했다. 워낙 많이 처먹었던 탓에 입에서, 콧구멍에서 정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그렇게 설의 몸이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어 있던 그 시점. 벌써 몇 번째 계속해서 사정하고도 끊이지 않는 성욕에 씹질을 이어 가고 있던 세 사람은 어느덧 어두워진 창밖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 2시에 만나서 시작했는데, 언제 시간이 그리 지나 버린 것인지. 대체 몇 시간 동안 좆질을 처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둑해진 방 안에 연우가 일어나서 불을 켰다. 진성이 씹질을 하고 재영이 좆을 빨아 대는 동안 설은 쥐 죽은 듯 미동조차 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정액을 질질 흘려 대는 입술을 쳐다보다, 연우가 침대 옆 테이블에 앉았다. 잠시 담배라도 한 대 피울 생각으로 벗어 두었던 바지 주머니를 뒤지는데, 사정을 시작한 듯 설이 몸을 바들바들 떨어 대기 시작했다.

시체처럼 쥐 죽은 듯 쓰러져 있다가 사정할 때가 되어 경련해 대는 설의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형이 좋아할 줄 몰랐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남자 자지에 환장하는 형 덕분에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피식, 입꼬리를 추어올린 연우가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불을 붙였다. 뜨겁게 타오르는 담배 머리 위로 실타래 같은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야. 나도 한 대만 줘라.”

설이 싸지른 정액을 처먹은 입을 손등으로 훔쳐 내며 재영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침대에서 내려선 그가 연우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연우가 건넨 담배를 입에 물고 재영이 고개를 꺾었다. 그대로 연우가 피우는 담배 끝에 제 담배 끝을 가져다 댄 그가 힘주어 담배 연기를 빨아들였다. 곧 연우의 담뱃불이 재영의 담배 끝에 옮겨붙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설의 보지에 박아 대는 진성을 구경하며 담배를 피우는 동안, 사정을 끝낸 진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넝마가 된 설의 몸을 내려다보던 그가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후장 속에 집어넣었다. 생각 외로 헐렁해진 구멍에 그가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씨발. 뒷구멍 커진 것 봐. 이거 박는 맛도 안 나겠는데?”

그의 말에 연우와 재영이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저는 진심으로 짜증 나서 한 말이었는데, 두 사람이 웃자 억울했는지 진성이 손수 설의 몸을 뒤집으며 말했다.

“씨발. 장난하냐? 이것 봐. 존나 커. 안에 속살 보이는 것 봐.”

과연 진성의 말대로였다. 잔뜩 벌어진 채 다물어질 줄 모르는 설의 후장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사과 하나 크기만큼 벌어진 구멍에 벌건 속살이 적나라하게 다 보였다.

하얀 물이 고여 있는 빨간색 속살에 진성은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손가락 하나만 넣어 줘도 물고 빨아 대기 바빴던 뒷보지는 이제 기력을 다한 것인지 반응조차 없었다. 그럴 만했다. 한 개만 넣어도 벅찬 대물을 두 개씩 넣고 쑤셔 댔으니, 다물어지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씨발. 이 정도면 주먹도 들어가겠는데?”

진성이 손가락을 빼어 냈다. 제 눈앞으로 손을 가져온 그가 주먹을 쥐어 보았다. 어린아이의 얼굴만큼 커다란 주먹을 돌려 가며 크기를 확인하던 그가 입을 처벌린 설의 뒷구멍과 비교해 가며 번갈아 쳐다보았다.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그가 주먹을 설의 엉덩이 사이에 가져갔다. 벌어진 구멍 입구에 대보니 빠듯하긴 해도 얼추 크기가 맞는 것 같았다. 꿀꺽, 그가 마른침을 삼켰다. 마치 블랙홀처럼 잔뜩 드러나 있는 설의 육 벽이 그의 주먹을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다. 당장 뒷구멍에 주먹을 먹여 달라고.

“최진성.”

진성의 주먹 끝이 막 구멍 입구에 닿으려는 찰나, 재영이 입을 열었다. 뭐냐는 식으로 진성이 쳐다보자 재영이 피우고 있던 담뱃불을 재떨이에 비벼 껐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가 침대로 다가섰다.

“비켜.”

재영이 말하자 진성은 떨떠름한 듯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엎드린 설의 옆으로 가 그가 앉으려니, 빈자리를 두고 재영이 들어와 앉았다. 설의 가랑이 사이에서 커다란 구멍을 한참 쳐다보던 그가 둔부를 잡아 올렸다.

상체는 여전히 바닥에 기대 있는 상태로 설의 엉덩이만 추어 올라갔다. 자꾸만 힘이 빠져 가라앉으려는 엉덩이를 잡고 재영이 볼기짝을 몇 번 손바닥으로 갈겼다. 아픈지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설이 다리에 힘을 주었다. 붉은 손자국을 단 엉덩이 살이 덩그러니 떠올랐다.

개처럼 뒤를 내준 설이 침대에 고갤 처박고 힘겨운 숨을 내뱉는 동안, 재영이 오른손을 벌어진 구멍 입구로 가져갔다. 다섯 개 손가락의 끝을 뾰족하게 모아, 마치 오리 부리처럼 만든 그가 벌어진 구멍 속에 처넣기 시작했다.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구멍은 아무 탈 없이 손가락의 끝을 삼켰다. 정액이 가득 고인 구멍을 향해 오리의 부리가 점점 더 안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뼈마디가 항문의 내벽을 짓눌렀다. 딱딱하고 굽이진 것들이 내벽을 문질러 대기 시작했다.

“흣!”

지독한 이물감에 지금껏 죽은 듯 엎어져 있던 설의 입에서 짧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살짝 몸을 틀어 대는 설 때문에 삽입이 쉽지 않았다. 뜨겁고 습한 구멍의 안쪽을 향해 조금씩 밀고 들어가던 오리 부리는 입구에 손등 뼈가 닿아 막혀 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크게 벌어졌어도 성인 남자의 손 전체를 다 받아먹기엔 설의 구멍이 애초에 너무나도 작았기에. 거기에다가 치고 올라오는 이물감을 이기지 못해 설의 구멍이 본능적으로 오므라드는 것도 한몫했고.

“힘 빼요, 선배.”

힘을 꽉 준 채 오므려진 아랫입에 애를 먹으며 재영이 말했다. 왼손으로 한쪽 엉덩이를 잡아당겨 구멍의 입구를 벌리려 애썼다. 하지만 재영의 손은 좀처럼 안으로 쉽게 들어서질 못했다.

그렇게 재영이 손을 절반만 쑤셔 넣은 채 고전하고 있는 사이, 물고 있던 담배를 다 피운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침대 옆에 비켜선 그가 천천히 설의 몸을 훑어보았다. 엎드린 채로 엉덩이만 들어 올린 자세 탓에 반쯤 발기한 자지가 공중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다.

배 아래쪽에 손을 집어넣어 연우가 설의 자지를 잡았다. 기둥을 따라 손을 놀리며 다른 손으로는 퉁퉁 부어오른 음핵을 부드럽게 매만지니, 기분 좋았는지 설이 엉덩이를 살살 흔들어 대는 게 보였다.

“뭐 해. 마저 안 하고.”

연우가 무심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재영이 다시금 설의 후장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가장 예민한 성감대가 자극받자 잔뜩 힘을 준 설의 뒷구멍이 야들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재영의 손이 고비인 손등 뼈를 지나 손목 부근까지 설의 보지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성인 남자의 손 하나를 뒷구멍으로 삼킨 설은 지독한 이물감에 놀라 단번에 소릴 지르며 고갤 추어올렸다.

“하으윽!”

설은 그제야 제가 무슨 꼴을 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추어 올라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니, 제 엉덩이 사이에 꽂혀 있는 팔뚝이 보였던 탓이다. 온전치 못한 정신이나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문 안에 사람의 손을 꽂아 넣다니.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 안 돼! 그렇게 하면……! 망가져! 망가져어! 아흐윽……!”

설이 기절할 듯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재영은 멈추지 않았다. 설의 항문 안에 손을 완벽하게 집어넣은 그가 꽉 붙어 오는 내벽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며 여기저기를 만져 대기 시작했다. 이제껏 손가락으로만 느끼던 육 벽에 손바닥 전체를 대자 느낌이 새로웠다. 야들야들한 육 벽이 너무도 맛있어 손으로 거칠게 비비고 싶은 욕구가 한껏 치솟았다.

내벽에 있는 주름을 모두 펴 버릴 듯 재영이 거칠게 손짓을 했다. 마치 손바닥이 혓바닥이라도 된 것처럼 맛있고 맛있는 설의 내벽을 계속해서 핥았다. 항문을 매만지고 비벼 대는 손짓에 설은 자꾸만 몸을 틀며 괴로워했다. 연우가 자지와 음핵을 계속해서 만져 주는데도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그가 계속해서 짧은 비명을 터뜨려 댔다.

“하으윽, 흣, 흐으윽, 흐아악!”

그런 설의 비명이 정점을 찍은 것은 항문 안에서 놀아나던 재영의 손이 주먹을 쥐었을 때였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긁어 대는 선명한 자극에 이어 내벽을 뭉개며 커다란 돌덩이가 들어앉았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머리통만 한 주먹을 삼킨 설의 후장이 마구 떨려 왔다. 울퉁불퉁한 주먹 뼈가 육 벽을 아프게 찔러 댔다.

재영은 설의 항문 안에서 주먹을 쥔 것으로도 모자라 손을 점점 더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항문을 지나 직장으로 파고들어 오는 주먹에 설은 배 속이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몸을 반으로 가르며 뚫고 들어와 속을 헤집는 커다란 주먹에 그야말로 온몸이 초토화되었다. 고통이 너무도 심해 견뎌 낼 수가 없었다.

“하으읏! 아, 안 돼! 그렇게 하지 마……. 제발……. 흐아!”

아픔도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했지만, 자괴감 또한 극심했다. 세 명의 남자에게 자지를 받아 내는 것도 모자라 이젠 주먹까지 뒷구멍으로 처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설이 자지러질 듯 울부짖기 시작했다. 더는 성기를 만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연우가 설의 얼굴 쪽으로 자릴 옮겼다. 격하게 도리질을 쳐 대며 괴로워하는 설의 얼굴을 그가 배 쪽에 끌어안았다. 눈물과 콧물, 그리고 정액으로 범벅이 된 얼굴이 연우의 뱃살 위에 뭉개지고, 연우는 그런 설을 한껏 끌어안으며 어르고 달래 주었다.

“싫어……. 아파……, 아파……. 너무 아파……. 싫어…….”

울어 젖히는 설을 끌어안고 연우가 계속해서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었다. 조금만 참아요, 금방 기분 좋아질 거예요. 허리를 굽혀 그가 설의 귓가에 계속 속삭여 주었다. 설이 두 손을 뻗어 연우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연우의 뱃살에 계속해서 얼굴을 비비며 고통에 찬 비명을 쏟아 냈다. 연우는 계속해서 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으으, 흐. 흐아아, 아! 흐아아……!”

방 안에 설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재영의 주먹은 점점 더 깊은 곳을 향해 뻗어 가고 있었다. 더, 더, 안쪽에 밀려 들어갈수록 재영은 주먹을, 손목을, 팔뚝을 감싸 오는 뜨끈한 살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자지로 쑤셔 대는 것도 아닌데 쾌감이 극심했다. 마치 팔뚝 전체가 커다란 자지라도 된 것처럼 쫀쫀하게 물어 오는 설의 내벽이 맛있어 미칠 것 같았다. 엉덩이 사이에 쑤셔 넣은 팔뚝을 보는 재미도 한몫했고.

설의 미끈하고 야들한 속살을 느끼기 위해 재영이 손을 자꾸만 틀었다. 직장을 지나친 주먹에 내장의 느낌이 선연하게 전해졌다. 직장보다 훨씬 미끈하고 부드러운 내장에 주먹이 절로 미끄러지는 것 같았다.

“흐끅, 흑. 하으윽, 흑, 흐윽.”

이제는 팔뚝도 반절 이상이나 설의 뒷보지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여전히 설은 연우의 배에 얼굴을 문대며 짐승 같은 목소리로 흐느끼고 있었고, 그들을 바라보던 진성은 어느새 저도 모르게 제 좆을 잡고 흔들고 있었다.

천천히, 설의 촉촉한 안쪽 살을 음미하며 재영은 주먹을 배 속 끝까지 다 집어넣었다. 어느 순간 구부러져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곳에 주먹이 닿자, 재영은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다시 한번 배 속을 뒤집는 고통이 찾아오고, 설이 비명 지르며 고갤 추어올렸다. 하지만 재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배 속을 더듬었다.

재영은 S자로 꺾어진 결장을 손끝으로 매만지며 더는 파고들 수 없음에 아쉬워했다. 자꾸만 입 안에 고이는 침에 그가 입맛을 다셨다.

“씨발……. 설이 형 배 좀 봐…….”

제 좆을 흔들며 진성이 황홀한 목소리로 말했다. 재영도, 연우도 동시에 고개를 기울여 설의 엎어진 배 쪽을 바라보았다. 거의 팔꿈치까지 설의 후장 안에 쑤셔 넣은 재영의 팔뚝 모양을 따라 설의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배를 쳐다보며 재영이 손가락으로 설의 내장을 긁었다.

“흐아아아!”

숨이 끊길 듯한 비명이 방 안을 가로질렀다. 배 속이 난도질당하는 극심한 고통에 설이 울부짖는데, 얇은 뱃살을 두고 툭툭 튀어나오는 모양이 재밌었는지 재영은 계속해서 손가락을 움직여 댔다.

남자의 팔뚝을 자지처럼 후장으로 품고 처절하게 울부짖어야 했던 불쌍한 설은 내장을 툭툭 건드리는 손가락질에 그대로 살을 뚫고 손가락이 빠져나올 것만 같이 느껴졌다. 이제는 내장이 찢기다 못해 배에 구멍이 뚫릴 것만 같은데, 안을 쑤셔 대는 재영은 도무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안 돼……. 제발……. 망가져……. 싫어……. 싫어…….”

재영이 손가락질을 멈추자 설이 흐느끼며 사정했다. 팔뚝까지 집어삼킨 뒷보지에 꽉 막힌 배가 사정없이 아팠다. 돌을 집어삼킨 것처럼 묵직하게 뱃살을 눌러 대는 느낌이 죽도록 싫었다. 후배들한테 강간당하며 남자 주먹까지 처넣은 저 자신이 혐오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그만……. 그만……. 흑……. 그마안……. 제발……. 그만…….”

땀으로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떼어 주며 연우가 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고통스러워하는 설을 계속 달래 주는 그의 얼굴은 한없이 다정해 보였다. 그의 입가엔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바들바들 떨어 대는 설의 이마에 짧게 입 맞추며 계속해서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런 그의 위로에도 좀처럼 참아지지 않는 고통에 설은 계속 울부짖을 뿐이었지만.

설의 배를 바라보던 재영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가 다시 배 속에서 주먹을 쥐었다. 그대로 팔꿈치부터 뒤로 빼내자, 잔뜩 달라붙어 있던 살이 그의 팔뚝에 붙어 딸려 나왔다.

팔목 부근까지 빼낸 재영이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팔을 따라 나왔던 빨간 속살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걸 확인한 그가 한 번 숨을 크게 내쉬었다. 여전히 항문 안에 들어차 있는 주먹에 힘을 준 그가 그대로 단번에 안을 향해 세게 집어넣었다.

“흐아악!”

정액으로 가득 찬 배 속을 한번 드나들었던 거대한 팔뚝이 단번에 결장 부근까지 퍽, 치고 들어갔다. 명치 부근이 커다란 주먹을 따라 둥글게 부풀어 오르고, 배 속을 얻어맞은 설은 경련하듯 온몸을 떨어 댔다.

재영이 다시 한번 팔뚝을 뒤로 빼냈다. 그러곤 좆질을 하듯 다시금 세게 안으로 퍽, 치고 들어갔다.

“하윽! 으아아!”

죽음과도 같은 고통에 설이 짐승처럼 우짖었다. 팔뚝을 좆 삼아 시작된 재영의 씹질에 설이 미친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몸부림치는 설의 머리통을 연우가 세게 끌어안았다. 설은 정말 딱 죽을 것처럼 괴로운데, 항문을 넘나드는 주먹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주먹으로 설의 후장을 쑤시면서 재영은 극도로 흥분해 가기 시작했다. 좆질을 할 때와는 또 다른 쾌감이 그의 온몸을 타오르게 했다. 광기에 가득 찬 눈에는 오로지 팔뚝을 삼켜 대는 커다란 구멍밖에 보이질 않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선배의 몸을 볼 때마다 자지가 계속 꿈틀거리며 선액을 줄줄 뱉어 내고 있었다. 당장 이대로 선배의 배 속을 주먹으로 터뜨려 버리고 싶었다.

“흐아아, 히, 히익! 흣, 흐끅, 흐으읏!”

빠르게 쳐올리는 주먹질에 설의 비명도 짧게 반복해서 터져 나왔다. 힘줄이 잔뜩 솟은 거대한 팔뚝이 보지의 내벽에 마찰할 때면, 얇은 막에 잘 감춰져 있던 전립선이 계속해서 건드려졌다. 배 속을 뚫는 고통과 동시에 전립선을 비벼 대는 아찔한 자극이 설의 신경을 번갈아 가며 두드려 댔다.

“흐으으, 하으. 하으으, 으. 으으. 흐으으…….”

어느덧 설은 어떤 게 고통인지, 어떤 게 쾌락인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정신을 놓아 버린 듯, 설의 입을 통해서 이상한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더는 몸부림치지 않는 설을 느낀 연우가 머리통을 놓아주었다. 대신 계속해서 머리통을 쓰다듬어 주자, 침을 질질 흘리며 설이 눈을 까뒤집기 시작했다.

점점 야하게 변해 가는 설의 몸짓과 신음에 재영은 완전히 돌아 버릴 것 같았다. 재영이 더 빠르고 세게 주먹질을 하기 시작했다. 샌드백을 때려 대듯, 계속해서 배 속을 퍽퍽퍽퍽 쳐 대는 손짓에 팔뚝을 타고 허옇게 거품이 된 정액이 몽글몽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주먹에 얻어맞을 때마다 설의 몸이 튀어 오르고, 배 속을 가르는 주먹을 따라 살이 꺼졌다 솟아오르기를 반복했다. 거칠고 단단한 팔뚝에 착실하게 전립선이 더욱 격하게 자극받기 시작했다. 고통조차 쾌감으로 뒤바뀌어 가는 무아지경에서 설은 실신할 듯 신음을 흘려 대며 몸을 흔들어 댔다.

남자의 자지를 받아 낼 때처럼 설이 스스로 엉덩이를 뒤흔들었다. 배 속을 때려 대는 주먹과 팔뚝을 자지 삼아 그가 자위하듯 몸을 움직였다. 거대한 팔뚝을 좆처럼 움직이며 재영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흥분으로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빠르게 드나들던 후장을 향해 강하게 주먹을 꽂아 넣었다.

“하으으응!”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설의 자지 끝에서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하도 여러 번 쏟아 낸 탓에 거의 맑은 색에 가까운 정액이었다.

“씨발!”

그와 동시에 옆에서 지켜보며 자위하던 진성의 좆에서도 정액이 터져 나왔다. 남자의 주먹을 뒷보지로 씹어 먹으며 사정한 설이 야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대로 끝나지 않는 사정을 즐기며 진성이 설의 등짝 위로 정액을 뿌려 대고, 설은 그 아래서 정액을 맞으며 들어찬 팔뚝을 뒷보지로 씹어 대고 있었다.

풀린 눈을 완전히 뒤집어 까고 사람 같지 않은 소릴 내며 신음하는 설의 얼굴을 연우가 들어 올렸다. 그대로 빼내진 혀를 빨며 키스하니, 본능처럼 설의 혀가 엉키어 왔다.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황홀감을 느끼며 설이 연우와 키스를 나누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는 뒷보지로 주먹을 씹어 먹으며 사정했다는 수치심 따윈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녹아내린 몸처럼 흐물흐물해진 머릿속에는 욕망을 뒤덮은 쾌락만이 남아 있을 뿐.

“으응…….”

그렇게 키스를 끝마친 설에게 수마가 들이닥쳤다. 고단한 듯 고개를 푹, 꺾고 잠들어 버린 설을 연우가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소중한 듯, 조심스럽게 설의 어깨를 쓰다듬는 손길이 정성스러웠다.

설의 엉덩이 사이에 들어차 있던 주먹을 꺼내다 말고 재영은 넋을 놓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제껏 흥분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것이 이제야 그의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 그는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말아 물고 있었다. 개새끼…….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말이 그의 목구멍 안에서 맴돌았다.

***

연노란색의 커튼 덕분에 방 안이 온통 누런빛이었다. 대낮에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을 막기 위해 쳐 놓은 커튼이었지만, 암막 기능이 전혀 없었기에 그다지 소용없어 보였다.

노랗게 물든 기숙사 방 안에서 설은 하의를 탈의한 채로 배를 깔고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하얗고 둥근 엉덩이 살이 둥실 떠올라 있고 그의 옆으로는 연우가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하얀 실리콘 장갑을 낀 그가 침대 위에 어질러 놓은 연고를 집어 들었다.

백설기같이 뽀얀 엉덩이 살을 헤치니 그 안에 채 입을 다물지 못한 구멍이 보였다. 어제보다는 그래도 많이 다물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꽉 아물리지 않은 채로 벌건 속살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붉은 속살을 바라보다 겨우 시선을 돌린 연우가 연고를 잡아 들었다. 길고 얇은 하얀색 고깔을 매단 머리를 구멍에 찔러 넣은 채로 연고를 쭉 짜 넣었다. 붉은색의 속살이 하얀 크림을 머금자 살며시 입을 뻐끔거리며 움직여 댔다.

마치 갓 싸지른 정액을 머금은 듯한 뒷보지의 모습에 연우는 잠시 입맛을 다셨다. 그가 장갑을 낀 손가락을 두 개 빼내 벽에 시멘트 칠을 하듯 내벽에 연고를 바르기 시작했다. 주름마다 연고를 채워 넣으려는 듯, 연우의 손길이 정성스러웠다. 붉은색의 여린 속살 위로 하얀 연고가 꼼꼼하게 펴 발렸다.

“흐으…….”

통증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벽을 건드리는 느낌에 이물감이 상당했다. 설이 긴 신음을 흘리며 자꾸만 엉덩이를 뒤틀었다. 구멍 안을 간지럽히는 손길에 절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연우는 최대한 자제하려 했으나, 자꾸만 몸을 틀어 대며 신음을 흘려 대는 설 때문에 자꾸만 인내심이 흔들렸다. 가뜩이나 맛있어 보이는 속살을 매만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되어 미치겠는데, 야한 설의 신음은 참지 못할 것 같았다.

“형. 자꾸 그렇게 야한 소리 내면 내가 힘들잖아요.”

“씨발……. 개소리하지 마…….”

“진짜예요. 지금 형 얼마나 야한지 알아요?”

“닥쳐어……. 흣!”

퉁퉁 부어오른 내벽을 꾹, 짓누르는 손길에 결국 설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간지러운 느낌이 구멍을 타고 스멀스멀 올라와 신경을 자극했다.

“다 됐어요.”

마지막까지 연고를 펴 바르던 연우가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제 겨우 끝났다며 설이 한숨을 크게 내쉬는데, 별안간 연우가 둥근 엉덩이 살에 입을 묻었다.

“흣!”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설이 짧은 탄성을 뱉어 냈다. 볼기짝을 한 입 베어 무는 것을 마지막으로 연우가 얼굴을 들어 올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설의 귓바퀴가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새삼 부끄러워하는 형의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씨발…….”

호텔에서 개같이 강간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이런 다정한 척하는 연우가 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분 나쁜 포인트야 많고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분 더러운 것은 저 씨발 새끼가 아니면 당장 제 뒤를 맡길 사람조차 없다는 거였다. 아직도 다물리지 않고 벌어져 있는 항문을 이대로 두었다간 좆 될 것 같았으니까.

“아. 형, 잠시만요.”

으스러질 것 같은 몸을 겨우 일으켜 속옷을 잡아 드는데, 연우가 그를 제지했다. 또 무슨 짓이 남았나 싶어 설이 그를 노려보려니 연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설의 브리프를 가져갔다. 장갑을 벗고 그가 부스럭거리며 편의점 봉투를 뒤졌다. 봉투 안에서 꺼낸 낯선 물건을 들고 그가 조심스럽게 겉표지를 훑기 시작했다.

“너어, 씨발!”

설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흘러나온 것은 연우가 들고 있는 물건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였다.

“씹새끼야! 뭐 하는 짓이야!”

“왜요. 형 이거 해야 해요.”

“싫어. 안 해!”

“싫어도 어쩔 수 없어요. 이거라도 해야지. 안 그러면 뒷보지 벌어져서 줄줄 새어 나올걸요. 위생상으로도 안 좋고요.”

“씨발. 그러니까 애초에……!”

안 했으면 됐잖아. 후장에 무식하게 주먹을 쑤셔 넣는 짓 따위, 애초에 안 했으면 됐잖아! 순식간에 눈물이 차올라 길고 긴 문장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한 채, 목 안에서 맴돌았다. 이게 대체 무슨 좆같은 상황인지……. 남자 세 명한테 강간당하는 것도 모자라 주먹까지 처먹고 생고생이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수치심에 또 바보처럼 눈물이 차올랐다.

다시금 울먹이는 설에 연우가 들고 있던 제품을 내려 두었다. 떨어질락 말락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설의 머리통을 제 품에 안았다. 넓은 어깨와 달리, 주먹만 한 작은 얼굴이 품에 쏙 들어왔다. 보송보송한 머릿결에 입 맞추며 그가 속삭였다.

“많이 아팠어요?”

“씹새끼야. 놔라.”

“어떡해요. 매번 그렇게 아파하면서도 좆물 싸지르는 거 보면 우리가 못 참잖아요.”

“씨발, 하연우.”

“형 잘못이에요. 형이 그런 몸으로 태어났으니까.”

화가 끝까지 차오른 설이 연우를 밀쳐 냈다.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노려보는데, 되레 연우는 그 예쁜 눈을 둥글게 접으며 웃어 보였다. 분명 사랑스러운 눈웃음이었지만, 그걸 보는 설의 속은 더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오른 설의 얼굴을 쳐다보다 연우가 시선을 돌렸다. 제품 패키지에 그려진 설명서를 정독한 그가 개별 포장된 제품을 하나 집어 들었다. 비닐로 잘 쌓여 포장된 패드를 하나 뜯어 설의 브리프 안쪽에 붙였다. 사용법에 있는 그림대로 하니 제법 그럴싸하게 붙은 것 같았다.

“다 됐다. 이제 이거 입어요.”

설은 차마 패드를 붙인 속옷을 받아 입을 수 없어 입술만 짓씹고 있었다.

“진짜 안 입을 거예요?”

“…….”

“내가 입혀 줘야겠어요?”

설의 볼이 확 달아올랐다.

“씨발, 장난하냐?”

“장난 아니에요. 형이 못 입겠다면 내가 입혀 주고요.”

결국, 뭐라 더 소리치려던 설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체념하듯 패드를 붙인 속옷을 잡아 드는 설을 보며 연우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색한 움직임으로 설이 하의를 입어 나가는 동안 연우는 책상으로 가 그곳에 놓인 죽 통을 집어 들었다.

사각형으로 된 죽 통의 뚜껑을 여니 그 안에 아직 식지 않은 뜨끈뜨끈한 죽이 가지런히 담겨 있는 게 보였다. 쟁반에 받쳐 일회용 수저까지 챙긴 그가 침대로 다가갔다. 이제 막 하의를 갖춰 입은 설의 옆으로 그가 걸터앉았다.

“형. 죽 먹어요.”

“필요 없어.”

역시나 설은 들은 체 만 체였다. 그대로 다시 자리에 누우려고 이불 속을 헤집는데, 연우가 그의 손을 낚아챘다. 노려보는 설을 보며 그가 씽긋 웃어 보였다. 이미 설이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예상했던 터였다.

“아. 내가 먹여 주는 게 좋겠구나.”

“하연우. 작작 좀 해.”

“왜요. 내가 형 강간했으니까, 뒤 책임도 내가 져야 하는 거 아니에요?”

“씨발, 너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어이없는 연우의 논리에 반박하려던 설은 난데없이 스스로 죽을 한 숟가락 퍼 먹는 연우를 보며 말을 끊어야 했다.

“너, 지금 뭐 하는…….”

이 자식이 뭐 하는 건가 싶어 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는 동안, 연우는 제 입에 처넣은 죽을 오물오물 씹어 대기 시작했다. 그러곤 그가 설의 얼굴을 붙잡았다. 설의 입술에 제 입술을 파묻은 그가 슬며시 혀를 내밀기 시작했다.

“웁! 우웁!”

입술을 맞댄 채로 혀를 이용해 연우가 설의 입으로 죽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이미 연우의 입 안에서 자잘하게 씹힌 죽은 능숙한 연우의 혀 놀림에 밀려 설의 목구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억지로 넘어오는 죽에 설은 반항하며 고갯짓을 했다. 하지만 두 손으로 꽉 잡은 채 놓아주질 않는 연우 덕분에 꼼짝할 수조차 없었다. 미친 새끼! 내지를 수 없는 말이 설의 목구멍 안에서 맴돌았다. 남이 씹다 만 역겨운 죽이 자꾸만 목구멍 너머로 넘어 들어왔다.

“씨발!”

연우가 입술을 떼어 내자마자 설이 소리쳤다. 기분이 엿 같아 미칠 것 같은데 연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두 번째 숟가락을 입에 가져갔다. 역시나 오물오물 씹어 댄 그가 다시금 설에게 다가왔다. 이번엔 아예 침대에 눕혀 위에 올라탄 채로 설을 짓눌렀다. 역시나 입을 맞댄 채 혀를 이용해 죽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우우! 우우웁! 웁!”

설이 반항하며 그를 밀어내려 애썼다. 연우는 두 팔을 꽉 짓누른 채로 거리낌 없이 계속 혀를 놀려 댔다. 설의 입 안으로 씹다 만 죽을 밀어 넣는 혀의 움직임에 자꾸만 설의 혀가 부닥쳤다. 억지로 밀고 들어와 비벼 대는 탓에 설의 혀가 어쩔 수 없이 연우의 혀에 감기었다.

“…….”

은근히 제 혀를 애무해 오는 연우의 혀에 설이 슬며시 몸을 늘어뜨렸다. 잠시 들썩임이 잠잠해진 틈을 타 연우가 설의 팔을 짓누르고 있던 한쪽 손을 떼어 냈다. 그대로 아래로 옮겨 가 바지 위로 자지를 살살 만지니 본능처럼 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응…….”

설의 자지를 바지 위로 만지며 연우가 계속해서 혀를 놀렸다. 키스하듯 혀로 애무하며 곱게 간 쌀알을 넘기니 설이 얌전하게 잘 받아먹었다. 연우의 입을 거쳐 넘어간 죽을 받아먹으며 설의 얼굴이 은근히 야하게 일그러졌다.

“우리 형 잘 받아먹네.”

입술을 떼어 낸 연우가 붉어진 입술을 바라보며 말했다. 설은 붉어진 얼굴로 차마 대답조차 못 하고 조금 풀린 눈으로 연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설의 입술에 짧게 입 맞춘 연우가 다시금 죽을 한 입 떠먹었다. 몇 번 입 안에서 씹어 댄 그가 손으로 설의 입술을 벌렸다. 이번에는 살짝 벌어진 틈으로 뱉어 내니 설이 알아서 죽을 받아먹었다. 연우의 침이 잔뜩 섞인 죽을 설은 거리낌 없이 목구멍 안으로 삼켰다.

동공이 풀어져 야한 얼굴을 하고 제가 뱉어 낸 죽을 받아먹는 설이 연우는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다. 이대로 잡아먹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어제 일을 떠올리면 어떻게든 참아야 했다. 아쉬운 대로 설의 아랫입술만 몇 번 빠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가 다시금 죽 통을 잡아 들었다. 아직 죽은 많이 남아 있었고, 뜨끈했다. 한 숟가락 떠서 그가 다시금 입에 머금었다. 이렇게 먹이는 것이라면 종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순종적인 형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고.

가끔 이렇게 하드한 플레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형이 더 빨리 망가질 테고. 그래야 한시라도 빨리 더 형을 소유하게 될 테니까.

“입 벌려요, 형.”

다정한 연우의 목소리에 홀린 듯 설의 입술이 벌어졌다. 제 입 안에 죽을 머금은 연우가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연우의 입을 거친 뜨끈한 죽이 그대로 설의 입 안에 빨려 들어갔다.

***

탁. 문이 열리며 둔탁한 소리가 퍼졌다. 하얀색 가운을 걸친 채 젖은 머리를 한 재영이 방 안에 들어섰다. 마치 자동차를 본떠 만든 것 같은 커다란 게임기를 지나, 벽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 다이캐스트 진열장을 지나쳐 그가 전신 거울 앞에 섰다.

젖은 머릴 매만지며 재영이 거울 앞에 바짝 다가섰다. 밤새 호텔에서 뒹군 탓에 피로한 기색이 엿보였다.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으로 머릴 몇 번 더 털어 낸 그가 거울에서 벗어나 침대로 향했다. 털썩, 침대에 다이빙한 그가 배를 깔고 누웠다. 아직 대낮이긴 했지만, 피로가 극심했다. 이대로 자면 딱이지 싶었다.

주말의 여유를 즐기며, 노곤해진 몸으로 재영의 눈이 막 감기려는 찰나. 그의 눈이 번쩍 뜨였다. 불현듯 그의 머릿속에 어제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던 터였다.

결국, 선배를 따먹었다. 그것도 세 명이 함께. 아주 맛있게. 후장에 팔뚝까지 쑤셔 넣으면서.

솔직히 작정하고 호텔을 찾아갔다. 하연우 말에 자극받았던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선배에게 화가 났었으니까. 어쩌면 선배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저를 하연우와 똑같이 쓰레기 취급하는 선배에게 어디까지 잔인하게 굴 수 있는지 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선배를 따먹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원래 목적이 뭐였는지 희미해질 정도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게 되었다. 그냥 선배의 앞 보지에, 뒷보지에 쑤셔 넣는 좆의 느낌이 미칠 정도로 좋았고, 선배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희열이 끓어올랐다. 선배의 후장에 주먹질할 때는 온 신경이 그대로 펑 터져 버리는 줄만 알았다. 그보다 강한 쾌감을 맛본 적이 없었다. 이제껏 살면서 겪어 보지 못한 강렬한 쾌감에 그대로 현혹되어 버렸다.

결국, 하연우의 말이 맞았다. 그냥 즐기라는 그 개소리가 정답이었다. 그게 가장 저에게 어울리는 해답이었던 것이다.

분명, 하연우의 말이 정답이 맞긴 맞는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속이 시원하게 풀린 것은 아니었다. 선배를 강간하며 얻었던 그 명쾌한 해답이 불행하게도 마지막에 와서 저를 배신하며 뒤통수를 때렸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하연우의 눈빛 때문에.

“하연우…….”

착각인 줄 알았다. 그 언젠가, 술 취해 의식이 없는 선배를 셋이서 강간했을 때. 그때 선배를 바라보는 연우의 눈빛이 착각인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에게 그냥 즐기라고 부추길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번에 재영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선배를 바라보는 눈빛이 제가 생각한 그것과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그것은 단순한 감정 이상의 것이었다. 깊은 애정이 없다면 그런 눈빛을 해 보일 수 없었다. 정말 소중한 사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까워 아껴 두고 바라보는 그런 사람. 분명 선배를 바라보는 연우의 눈빛은 그랬다.

“씨발 새끼…….”

이쯤 되니 재영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대체 하연우 그 새끼의 속마음은 무어란 말인가. 아니, 애초에 왜 저에게 선배의 보지를 보여 줬을까. 그 새끼가 아니었다면 알지도 못했을 그 보지를. 거기다가 왜 저에게 다그치기까지 했을까. 선배를 좋아하냐고. 그런 게 아니라면 그냥 즐기라고까지 하면서.

하연우가 선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이것만큼 미친 얘기가 없었다. 세상에 어떤 미친 자식이 좋아하는 사람을 제 친구한테 따먹으라고 부추긴단 말인가. 그렇다고 그냥 선배 하나 돌려 먹는 게 좋은가 싶냐면, 또 그건 아니었다. 매번 관계 후에 그런 눈빛으로 선배를 쳐다본다는 건 말이 안 되었으니까.

혹시, 그 새끼가 자각 못 하는 건가?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것도 모르고 이 지랄 하고 다니는 건가? 그런 건가?

재영이 세게 고갯짓을 했다. 아니다. 하연우랑 어울리지 않는다. 절대 제 감정에 대한 확신 없이 저에게 선배를 강간하라고 부추길 새끼가 아니었다. 재영이 아는 하연우는 예쁘장한 얼굴과 달리 누구보다 냉정하고 차갑게 행동하는 새끼였다. 절대 섣불리 저를 부추길 새끼가 아니었다.

“씨발. 그럼 뭔데.”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머리를 짜증스럽게 헝클어뜨리며 재영이 입술을 짓씹었다. 정말 좋았는데. 정말 미쳐 버릴 정도로 좋았는데. 하필 마지막에 그 새끼 그 눈빛을 봐 버려서 좋았던 기분이 완전히 잡쳐 버렸다. 그 씹새끼 표정만 보지 않았어도…….

그렇게 짜증을 일관하며 애꿎은 머리만 헤집던 재영은 일순, 머릿속을 스쳐 가는 어떤 생각에 행동을 멈추었다. 한참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그대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급하게 전화기를 찾아 들었다. 배경화면을 드래그하여 전화번호부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검색했다. 검색 결과에 도출되는 한 개의 전화번호를 클릭했다. 몇 번의 신호음이 가지 않아 상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실장님. 부탁드릴 게 있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재영이 말을 이어 나갔다.

재영의 통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꺼진 폰을 침대 위에 내려 두고 그가 침대를 벗어났다. 창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창가 앞에 섰다. 더위를 식혀 주려는 듯, 넓은 정원에서 스프링클러가 열심히 물을 뿌려 대고 있었다.

“뭐……. 확인해 보면 알게 되겠지.”

재영이 들릴 듯 말 듯한 혼잣말을 내뱉었다. 창 너머에는 열심히 뿌려 대는 물줄기에 초록색 잔디가 촉촉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 초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풍경이었다.

***

월요일. 강의실로 향하는 설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어제 종일 자리에 누워 요양 아닌 요양을 했거늘, 여전히 몸이 좋지 않았던 탓이었다. 거기에다 속옷 안에 붙인 패드가 무척이나 거치적거렸다. 어쩔 수 없어서 하고 나오긴 했는데, 기분이 정말로 엿 같았다. 이런 걸 붙이고 다녀야 하는 제 처지가 좆같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선배.”

가뜩이나 좆같은 기분을 더욱 좆같이 만든 건,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을 때였다.

“송설 선배.”

다시 한번 저를 불러 대는 목소리에, 설은 발걸음을 빨리했다. 상종하고 싶지 않다는 제 의지를 보여 주려 잔뜩 속도를 내 걸어가고 있는데, 기어이 따라잡은 재영이 설의 손을 낚아챘다.

“뭐야.”

이맛살을 찌푸리며 설이 재영을 노려보았다.

“사람이 부르는데 왜 그냥 가요.”

웃으며 말을 건네는 재영을 보며 설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하연우도 그렇고, 이 새끼도 그렇고. 왜 이렇게 속을 긁지 못해 안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나 좀 내버려 두면 어디가 덧나나?

“수업 가는 거예요?”

“무슨 상관이야.”

“왜 이렇게 날이 서 있어요. 사람 민망하게.”

“너 같으면 너랑 말 섞고 싶겠냐?”

개새끼야, 마지막까지 이 악물고 답한 설이 고갤 돌렸다. 제 손을 잡은 재영의 손을 쳐 내고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뒤에서 재영이 끈질기게 쫓아왔다. 빠른 보폭에 어느덧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걷게 되었다.

“나랑 잠깐 얘기 좀 해요.”

“할 말 없어.”

“아니, 없어도 해요.”

“내가 왜?”

설이 반문하며 고개를 추어올리는데, 그대로 설의 앞을 막아선 재영이 다시금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대로 발걸음을 옮긴 그가 화장실로 설을 끌고 갔다.

“씹새끼야! 뭐 하는 거야?”

화장실에 들어선 재영이 그대로 문을 잠갔다. 월요일, 첫 강의가 막 시작하려는 시각의 화장실은 유난히 사람이 없었다. 텅 빈 화장실에 설과 재영, 두 사람만이 오뚝하니 서게 되었다.

“그제는 잘 들어갔어요?”

“뭐 하는 거냐고.”

“선배랑 얘기 좀 하자는 거잖아요.”

“화장실에 처박아 놓고, 문까지 잠그고 무슨 얘길 하자는 건데?”

재영을 노려보던 설이 돌아섰다. 그대로 잠근 문을 열고 그가 나가려는데, 별안간 뒤에서 재영이 덮쳐 왔다.

“놔! 놔! 너 미쳤어? 씹새끼야, 너 미쳤냐고!”

마치 탈주범을 체포하는 경찰처럼 재영이 설의 양쪽 팔을 뒤로 꺾어 꽉 붙들어 맸다. 단숨에 제압당한 설은 빨개진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했다. 텅 빈 화장실에 그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며 울려 퍼졌다.

“개새끼야!”

“그러게 처음에 얘기하자고 할 때 고분고분하게 굴었으면 됐잖아요?”

“씨발, 놔라. 놓으라고!”

“잠깐만 있어 봐요. 잠깐이면 되니까.”

왼쪽 손으로 모아진 설의 양쪽 손목을 꽉 그러쥔 재영이 그대로 오른쪽 손을 앞으로 뻗어 바지 지퍼를 내렸다. 아가리를 벌린 바지와 함께 속옷을 대충 내린 그가 한쪽 다리를 굽힌 채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한쪽 손으로 볼록한 엉덩이 살을 잡고 옆으로 늘리니, 아직 채 다물리지 않은 구멍이 보였다. 토요일, 호텔에서 본 것보다는 많이 다물려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빨간 속살이 보일 정도는 되었다.

“아직도 벌어져 있네.”

제 구멍을 코앞에서 빤히 쳐다보며 말하는 재영에 설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귓바퀴까지 붉게 물들인 채로 설이 바들바들 떨어 대는데, 재영이 아무렇지 않게 구멍에 혀를 가져다 대었다. 살짝살짝 구멍의 겉 부분을 핥아 대던 그가 구멍 안쪽까지 혀를 집어넣고 내벽을 긁어 대기 시작했다. 살을 감아 오는 느낌은 부족했지만, 여전히 맛있는 구멍에 침이 줄줄 흘러나왔다.

“미친……. 새끼…… 야…….”

구멍을 녹여 버릴 듯 따듯하게 닿아 오는 혓바닥에 설의 목소리가 느슨해졌다. 조금씩 잦아드는 반항에 재영은 잡는 손에서 힘을 풀었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잡아 벌리고, 재영이 본격적으로 항문을 빨기 시작했다. 제 침으로 물든 항문 입구에 바람을 불어 자극하다가 혀를 넣어 안을 훑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뒷구멍에 입 맞추며 벌어진 구멍 사이로 침을 뱉어 흘려 넣었다.

“하으…….”

뭐든 넣어만 주면 녹아 버린 천박한 몸뚱어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설이 달뜬 숨을 내뱉었다. 폭신한 두 개의 살덩이가 재영의 얼굴을 감싸고, 따듯한 혀가 설의 구멍을 채웠다. 떡 주무르듯 볼기짝을 주무르며 마지막으로 설의 구멍 안에 침을 뱉은 재영이 몸을 일으켰다. 번지르르해진 입술을 닦으며 그가 엉망이 된 설의 엉덩이를 쳐다보았다.

“뭐예요? 그건?”

재영이 설의 속옷에 붙어 있는 거추장스러운 패드를 보며 물었다. 재영이 묻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떠올릴 수 있었던 설은 뭐라 답도 못 하고 그저 얼굴만 붉혔다. 벌어진 구멍 때문에 하연우가 붙여 줬노라고 절대로 말할 수 없었다.

“하연우가 붙여 줬어요? 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거 받아 내라고?”

“박재영…….”

“와. 씨발. 씹연우 대단하다. 진짜 그 새끼답네요.”

재영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 설은 그저 차오르는 수치심에 뭐라 말도 못 하고 입술만 짓씹어 대는데, 무엇 때문인지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끝까지 차오른 수치심에 설이 다급하게 바지를 끌어 올렸다. 이대로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흣!”

우악스럽게 재영이 바지를 끌어 내렸다. 다시금 둥근 엉덩이 살이 떠오르고, 재영이 한쪽 볼기짝을 세게 그러쥐었다. 옆으로 죽, 잡아 벌리자 구멍이 더욱 커다랗게 벌어졌다.

“뭐 하려는……, 아으으!”

일순, 벌어진 구멍을 타고 무엇인가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묵직하게 내벽을 누르는 느낌에 설이 기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제 엉덩이 사이로 재영이 무엇인가를 들고 쑤셔 넣는 게 보였다. 검은색 길고 굴곡진 몸통을 가진 검은색 플러그였다.

“읏! 아으으!”

타액으로 충분히 적셔 놓은 뒷보지를 타고 울퉁불퉁한 플러그의 몸체가 밀려 들어왔다. 귀두를 닮은 플러그의 선단이 내벽을 긁으며 안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일정하지 않은 두께의 몸체가 내벽을 비벼 대며 설의 직장에 처박혔다. 마치 자로 미리 재기라도 한 것처럼, 플러그는 설의 구멍 크기에 딱 맞아떨어졌다.

검은색 마개를 하얀 엉덩이 사이에 끼워 넣은 재영은 속옷에 붙어 있는 패드를 떼어 내는 것을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손수 설의 속옷과 바지를 입혀 주었다. 구멍에 이물질을 끼워 놓고 설은 그저 달뜬 숨만 헐떡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뜨거워진 귓바퀴에 대고 재영이 속삭였다.

“구멍을 키워 놨으면, 확실하게 막아 줘야죠. 안 그래요?”

“……미친 새끼.”

“혹여나 뺄 생각 하지 말아요. 어차피 선배 구멍 벌어져서 끼고 있는 게 더 편할 거예요.”

“닥쳐…….”

“적어도 속옷에 패드나 붙이고 다니는 것보단 낫잖아요.”

그대로 재영이 설에게서 떨어졌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춘 채 자리에 서 있는 설을 바라보다 그가 먼저 화장실을 나섰다.

구멍에 들어찬 마개 덕분에 설은 수업이 어찌 흘러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화장실에 가 몰래 빼 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차마 편의점으로 가 여성들만 사용한다는 그 물품을 직접 사서 제 속옷에 붙일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커다랗게 벌어진 구멍을 한 채로 맨속옷을 입기도 찝찝했고.

결국, 설은 엉덩이 사이에 남자 자지를 닮은 그 물건을 끼고 학교 수업을 끝냈다. 의외로 실리콘 소재의 마개는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다. 처음엔 이물감도 느껴지고 속을 짓눌러 대는 느낌에 몇 번이나 움찔해야 했지만, 수업이 모두 끝났을 땐 오히려 아무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설이 아래쪽에 처박힌 마개의 존재를 차츰 잊어 가고 있을 때.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주마다 한 번씩 들르는 과외 학생의 집을 찾게 되었다. 여전히 말을 듣지 않고 공부에 관심도 없는 여학생을 앉혀 놓고 수업을 진행했다. 여기까지는 정말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적어도 과외가 끝나기 전까진. 과외를 가르치는 학생의 집 앞에 눈에 띄는 슈퍼 카가 기다리고 있는 걸 보기 전까진.

빵빵. 부러 못 본 척하고 설이 지나치려니 어김없이 경적을 울리며 재영이 알은척해 왔다.

“선배.”

“뭐야. 여긴 왜 왔어.”

“타요. 저녁 먹으러 가게.”

웃기지도 않는다며 설이 대꾸조차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차에서 재빠르게 내린 재영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야. 박재영.”

“여기 과외하는 학생 집 아니에요? 여기서 큰 소리 내고 싶어요?”

설이 한쪽 눈을 일그러뜨렸다. 잔뜩 재영을 노려보는데 재영이 씽긋 웃어 보였다.

“배고파요. 길가에서 이러지 말고 그냥 가요. 네?”

재영이 두 손을 설의 어깨 위에 얹었다. 그대로 차의 조수석까지 데려간 그가 손수 문을 열어 주었다.

“타요. 가까운 데 예약해 뒀으니까.”

거의 떠밀리다시피 해 설이 차에 올라탔다. 탁, 소리도 경쾌하게 차 문이 닫히고. 재영도 바로 운전석으로 가 차에 올라탔다.

가까운 데 예약해 놓았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차는 얼마 가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꼭 ‘재영이 다닐 법’하게 생긴 레스토랑이었다. 과하지 않은, 세련된 인테리어가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었다.

“주문은 미리 해 놨는데. 괜찮죠?”

끌고 온 것도 제 마음대로였는데, 메뉴라곤 오죽할까. 설은 대꾸할 이유조차 찾아지지 않아 그저 시선을 옆으로 비낀 채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주말 동안 괜찮았어요? 어디 아프거나 하진 않았어요?”

룸에 설과 오붓하니 마주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재영이 말을 붙여 왔다.

“너 새끼가 물어볼 질문은 아닌 것 같다.”

“왜요. 내가 선배 후장에 주먹 꽂았는데. 궁금해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씹새끼야.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걱정했어요. 혹시나 잘못되는 건 아닐까.”

“뭐?”

“그땐 미쳐 있어서 몰랐는데. 나중에 좀 미안했어요. 인정해요. 내가 심했어요.”

“박재영.”

“그냥 선배한테 좀 보여 주고 싶었어요. 선배한테 화가 나서.”

“나한테?”

“선배가 그랬잖아요. 나보고 쓰레기라고.”

마침 첫 번째 디시가 등장했고 재영은 입을 다물었다. 테이블 위로 오르는 음식들을 지켜보며 설의 머리가 잠시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저 새끼 진심으로 하는 소리일까? 그래서 미안하다고 밥 한 끼 하자고?

하지만 설은 이내 고갤 내저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반성한다는 새끼가 아침부터 다짜고짜 화장실로 끌고 가 구멍에 마개나 끼워 넣고 그랬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저 새끼가 반성한다 한들, 그것 또한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기도 했고.

“뭐 해요. 먹어요. 이 집 정말 괜찮아요.”

찜찜한 마음을 뒤로하고 일단 설은 포크를 잡아 들었다. 대충 입 안에 구겨 넣으니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음식 맛이 뭔지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우적우적 씹어 삼켰다.

“참. 마개는 어때요? 하고 다닐 만해요?”

재영이 핏물이 가득 고인 스테이크를 썰어 입 안으로 가져가며 물었다.

“밥 먹으면서 할 얘긴 아닌 것 같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선배는 너무 차갑게 말하는 것 같아요.”

“너랑 웃으면서 얘기할 사이는 아니잖아.”

“그래도. 아침부터 마개 들고 찾아간 사람 성의가 있지.”

“그런 걸 보통 성의라고 부르던가?”

“그럼요?”

설이 고기를 썰던 나이프를 탁, 소리 나게 테이블에 놓았다. 고갤 들어 재영을 직시하며 차갑게 말했다.

“개. 진. 상.”

풉, 참지 못하고 재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개진상, 진지한 표정으로 세 글자를 끊어 말하는 설이 너무도 귀여워서이리라.

“야. 박재영.”

짐짓 재영이 웃음을 멈추려 애썼다.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내젓던 설이 다시금 썰다 만 고기에 집중했다. 재영은 끅끅거리며 마른 목을 물로 적셨을 뿐이었다.

식사는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었다. 접시가 나오는 족족 두 사람이 먹어 치웠던 덕분이었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마른 몸매치고 설은 꽤 먹성이 좋았다. 그때 하연우가 연근 좋아한다고 했던가? 연근까지 좋아할 정도면 평소에도 가리는 거 없이 잘 먹지 않나 싶었다. 다음에 더 좋은 집에 데려가야겠다며 재영이 속으로 다짐했다.

모든 코스를 끝낸 두 사람을 위해 마지막 디시인 디저트가 준비되었다. 계산서를 요구하니, 반듯하게 차려입은 서버가 친절히 자리로 계산서를 들고 왔다. 재영은 계산서를 확인한 채로 테이블 위에 올려 두자, 눈치껏 서버가 룸을 빠져나갔다.

달그락달그락. 커다란 그릇에 쥐꼬리만큼 올라와 있는 셔벗을 떠 올리는 숟가락 소리가 정적을 채우고. 그마저도 그치게 되자 재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 먹었어요?”

“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재영이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지갑을 찾으려는 듯 뒤적거리던 그가 마치 무엇인가 발견했다는 듯 작게 말을 내뱉었다.

“아 맞다. 이런 게 있었지.”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을 들고 재영이 설에게 흔들어 보였다.

“선배.”

물로 입가심을 하고 있던 설은 커다란 물 잔을 입에 댄 채로 재영을 쳐다보았다.

“혹시 이게 뭔지 알아요?”

설은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손가락 길이 정도 되는 작은 타원형으로 된 물체는 흡사 자동차 키처럼 보였다.

“뭔데, 그게.”

설은 무심하게 답하고 물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테이블 위로 커다란 물 잔을 내려놓으려던 찰나.

“흣!”

난데없이 설의 후장 안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지잉, 하고 울려 대는 작은 물체에 등허리가 곤두서고 잔털이 쭈뼛 일어났다. 별안간 처음 느껴 보는 기묘한 감각이었다.

“박재영, 씨발 뭐 하는 짓이야?”

“선배가 모른다길래.”

“뭐?”

“알려 주고 있잖아요. 이게 뭐 하는 물건인지.”

“박재영!”

“선배 뒷보지가 물고 있는 거. 그거 조정하는 리모컨이에요.”

“야!”

“이거 단계도 조절되는 거 알아요?”

재영이 보란 듯 버튼을 눌러 단계를 올렸다. 그러자 한층 더 강한 진동이 설의 후장 안을 울렸다.

“미……친 새끼.”

격한 진동에 설의 몸이 절로 구부러들었다. 안을 울려 대는 이상한 느낌에 다리가 비비 꼬이고 엉덩이가 움찔거렸다. 덜덜 떨리는 후장을 따라 머리까지 딩딩 울리는 것만 같았다. 작은 벌레들이 기어 다니는 듯, 항문 속이 가려워 미칠 것만 같았다.

“그만 일어날까요? 기숙사에 들어가 봐야 하잖아요.”

“이 개…… 새…… 끼…… 야…….”

“혼자 못 일어나겠어요? 도와줘요?”

필요 없다는 듯, 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렵게 다릴 내디디며 한 발짝 옮기려는데.

“하으으!”

하체가 움직이자 구멍 안에 처박힌 마개가 발광해 대기 시작했다. 항문 전체가 떨리는 건 말할 것도 없었고, 빌어먹을 안쪽에 잘 처박혀 있던 전립선까지 덜덜덜 떨려 대고 있었다. 찌릿찌릿한 기분이 항문 안에서부터 척추를 타고 전신에 퍼져 나갔다.

“그거 되게 약한 건데. 꽤 힘들어하네요.”

“닥쳐…….”

귓가를 붉게 물들인 채로 험한 말을 내뱉는 설의 모습이 재영은 귀엽게만 느껴졌다. 피식, 웃어 보인 그가 설의 한쪽 팔을 잡아 부축했다. 덜덜 떨리는 팔이, 잔뜩 일그러뜨린 얼굴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설을 부축한 채로 재영은 룸을 나서 계산까지 끝냈다. 계산하는 동안, 종업원이 끊임없이 의아한 눈초리로 설을 쳐다보았다. 누가 보아도 음란해 보이는 얼굴. 설은 최대한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그것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너무나도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성감대가 그를 가만두지 않았기에.

“하으응!”

차에 올라타서 설이 참았던 신음을 크게 내질렀다. 아픈 거면 어찌 참아 보기라도 할 텐데. 구멍 속을 간질간질 애태우면서 전립선을 살살 자극하는 작은 물체에 설은 혼이 쏙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자리에 앉은 채로 설이 다릴 배배 꼬았다. 참아지지 않는 자극에 의자에 뒷보지를 문질러 대며 그가 은근히 엉덩이를 비볐다.

운전석에 앉은 재영은 시동을 걸며 곁눈으로 은근히 설이 하는 꼬라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천박한 몸뚱이가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어찌할 줄 몰라 하는 꼴이 꽤 볼만했다. 저렇게 야한 몸으로 일상생활은 가능한 건가? 겨우 진동하는 마개 하나 꽂아 줬다고 저 정도로 반응할 줄 몰랐던 그였다.

“출발할게요.”

재영이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대로 큰 도로를 타고 빠져나와 한산한 지역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으으응.”

재영이 아무 소리 하지 않고 차를 모는 동안, 설은 옆에서 달아오른 몸뚱어리를 어찌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신음을 흘려 댔다. 식은땀이 목덜미에 송골송골 맺히고 오금이 저렸다. 계속해서 예민한 성감대가 건드려지자 시원하게 싸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빗발쳤다.

재영이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따윈, 머릿속 한구석에 처박아 버리고 급한 대로 설이 엉덩이를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의자 바닥에 마개 끝부분을 가져다 대고 기둥에 내벽을 문지르며 자극했다. 쾌감을 찾아 뒷보지의 안쪽 살이 미친 듯이 마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제껏 제 안을 드나들던 자지들보다 한참이나 작은 마개를 어떻게든 빨아 대고자 설의 뒷보지가 열심히 입을 놀렸다.

“그렇게 흥분돼요?”

재영이 설은 쳐다보지도 않고, 앞을 주시하며 말했다.

“개새끼야…….”

“왜요. 발정 난 암캐처럼 보지 비벼 대고 있잖아요.”

“…….”

“그렇게 흥분되면 자위라도 하지 그래요?”

“……뭐?”

“옆에서 자위하라고요. 나 운전하는 동안.”

설의 동공이 잘게 흔들렸다. 입술을 짓씹으며 설이 유혹을 참아 내려 애썼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자지를 꺼내 흔들어 싸지르고 싶었지만, 그건 절대 안 될 말이었다. 쓰레기 새끼에 휘둘려 같은 쓰레기가 되진 말아야지. 몇 번이고 마음으로 되뇌었다. 머릿속을 갉아먹는 본능에 몸이 더 달아올랐다.

운전하며 옆으로 힐끗 곁눈질한 재영의 입꼬리가 피식 끌어 올라갔다.

“농담 아니에요. 그냥 자위해요. 밖에서 안 보여요.”

개소린 걸 뻔히 알면서도 성욕에 절은 몸뚱이가 저도 모르게 손을 아래로 향해 뻗게 했다. 정말 이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마음속으로 소리치고 있었지만, 생각과 달리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커다란 욕망 앞에서 그는 하찮디하찮은 일개 인간일 뿐이었다.

“하으…….”

결국, 긴 신음과 함께 욕망을 이겨 내지 못한 설이 제 바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뭉뚝하게 솟아오른 하얀색 속옷은 좆 머리에서 새어 나오는 선액이 번져 둥글게 젖어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자지를 꺼내는 설의 손길엔 망설임이란 없었다. 이미 바지 지퍼까지 내린 마당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던 터였다.

빨갛게 잘 익은 자지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벌어진 아가리로 침을 질질 흘려 대는 자지 머리를 둥글게 잡아 굴려 손바닥에 선액을 묻혔다. 미끈해진 손바닥으로 좆 기둥을 잡았다. 뜨거운 기둥을 잡고 위로 쓸어 올리니, 마찰감이 다소 느껴졌다.

조금 더 부드러운 감촉을 위해 설이 좆을 향해 침을 뱉었다. 끈적한 타액이 아래를 향해 길게 늘어지고, 침을 뒤집어쓴 귀두를 설이 다시금 문질렀다. 미끈한 귀두에서 끔찍하게 좋은 느낌이 전해지자 설이 고갤 뒤로 젖히며 신음했다.

“흐으……. 후…….”

미끌미끌, 끈적한 손바닥을 이용해 설이 자지를 비벼 댔다. 항문에 들어찬 진동기는 계속해서 속을 울려 대고, 귓가에는 속도를 올려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가득했다. 차 안에서, 그것도 반대편에서 훤히 보일지도 모르는 조수석에 앉아 음란한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감이 배로 차올랐다.

“응, 으응. 응.”

재영은 운전에 집중하면서도 은근히 곁눈질로 설이 자위하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그 하얀 손아귀 안에서 빨간 좆 머리가 숨었다 나타날 때마다 재영의 아래도 덩달아 껄떡댔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혼자 자위하며 달아오른 설의 얼굴이 미치도록 야했다. 어찌할 줄 몰라 하면서도 쾌락을 좇아 잔뜩 일그러진 그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도로를 달려 나가는 차 소리와 함께 설의 신음이 어우러졌다. 고막을 살살 긁어 대는 교태 섞인 그 목소리에 몸이 뜨거워졌다. 말로는 기숙사로 향한다 했지만, 그는 설이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은근히 방향을 틀었다. 사당을 지나친 차가 외곽을 향해 달려 나갔다.

“바지 그냥 벗어요. 팬티까지 전부.”

운전대를 잡은 상태로 재영이 무심하게 말했다. 이미 자위하며 쾌감에 녹아내리기 시작한 설은 그가 시키는 대로 차 안에서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울려 대는 항문을 의자 바닥에 비벼 대며 설이 엉덩이를 흔들었다. 상체를 의자에 깊숙이 파묻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자연스럽게 가랑이가 벌어지고 두 다리 사이에서 설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선배. 차 안에서 혼자 자위하니까 맛있어요?”

텅 빈 도로를 달려 나가는 자동차의 속도가 무척이나 빨랐다.

“응……. 으응…….”

“보지도 만져요. 형 보지 만지는 거 좋아하잖아요.”

홀린 듯 설의 한 손이 아래로 향했다. 잔뜩 흘러나온 애액에 시트가 젖어 끈적거렸다. 촉촉해진 보지의 입구를 훑다가 설이 그대로 음핵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중지와 약지를 붙인 채로 조그마하게 볼록 튀어나온 음핵을 꾹 눌렀다. 왼손으로는 자지를 잡고 흔들며, 오른손으로는 음핵을 누른 채 비비기 시작했다.

“응……. 아응. 좋아……. 하응!”

음핵을 비비기 시작하면서 설의 목소리를 한층 더 끈적해졌다. 보짓물이 잔뜩 차오른 음핵은 끈적하게 문질러 대는 손길에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가장 예민한 성감대 두 곳이 동시에 자극받자 천박한 몸뚱이가 참을 수 없이 흥분되었다. 혼자 자위하고 있는 공간이 자동차라는 생각 따위, 옆에서 재영이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 따위 모두 지워 낸 그가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며 두 손을 놀려 댔다.

“보지 보여 줘요. 보고 싶어.”

재영의 주문에 설이 두 다리를 접은 채 뒤집힌 개구리처럼 들어 올렸다. 좁은 조수석에서, 기다란 양다리가 어렵게 올라갔다. 엉덩이를 앞으로 더 빼내고 상체를 젖힌 그가 마치 눕다시피 시트에 기댔다. 가랑이를 최대한 벌리고 한 손으로 고환을 들쳐 올렸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벌린 가랑이에 살이 토실하게 오른 보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설은 직접 날개를 벌려 보지의 속살을 보여 주었다. 어둠 속에서 빨갛게 익은 미끈한 속살이 넘실거렸다.

“보지 속에 손가락 집어넣어요.”

보일 듯 말 듯한 설의 보지에 애타는 마음을 억지로 누르며 재영이 말했다. 설은 진동하는 뒷보지를 계속해서 의자 바닥에 비벼 대며 한 손은 음핵에, 나머지 손을 질구에 가져갔다. 음핵을 거칠게 비비며 다른 손은 손가락 두 개를 펴, 질 안에 집어넣었다.

“좋아……! 아!”

찰방찰방. 애액이 가득 고인 질 안에서 손가락이 헤엄치자 물소리가 적나라하게 났다. 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야한 신음을 쏟아 내며 정신없이 음핵을 비볐다. 질 안에 들어찬 손가락을 마구 움직여 얇은 벽을 두고 진동해 대는 기구에 내벽을 문질렀다.

부아앙. 재영이 액셀을 더욱 세게 밟았다. 설의 신음 소리가 높아질수록 안달이 난 자지가 미친 듯이 보채고 있었다.

“선배. 야한 모습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 주고 싶지 않아요?”

“흣, 싫어. 그런 거…….”

싫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설은 더욱 고간을 들어 올리며 보지를 내보였다. 재영이 무심하게 창문을 조절하는 버튼을 눌렀다. 검게 선팅되어 있던 차 창문이 아래로 내려가고, 달려 나가는 차창 밖으로 설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하지…… 마아……. 싫어. 이런 거…….”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차에, 창문까지 열어젖히니 설이 하는 말이 제대로 들릴 리 없었다. 재영은 설의 신음이 차 소리에 묻히는 게 아쉬웠으나, 차 문을 열어젖힌 이후로 배는 더 야해진 설의 모습에 만족하며 계속해서 차를 몰았다.

“안 돼……. 싫어……. 안 돼……. 하으으…….”

설은 계속해서 싫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의 몸은 전혀 그렇지 않았는지 열어젖힌 창문에도 보지를 비벼 대는 손길을 멈출 줄 몰랐다. 쌩, 하고 반대편을 지나치는 차에 바람이 확, 몰아칠 때마다 설의 심장이 터질 듯 뛰어 댔다.

차 안에서 아랫도리를 홀랑 까고, 보지를 비벼 대며 자위하는 것도 모자라 보란 듯 열어젖힌 창에 사정감이 극도로 차올랐다. 다른 사람이 제 음란한 모습을 보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음란한 몸을 누군가 봐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 몸이 달아올랐다. 달리는 차의 속력만큼 사정감도 향해 차오르고 있었다. 몸을 뒤덮는 바람을 계속 맞으며 떨어 대는 기구에 속살을 비벼 댔다. 손으로 문질러 대는 앞 보지도, 진동기를 물고 있는 뒷보지도 너무나 기분 좋아 미쳐 버릴 것 같았다.

“하으으, 아! 가, 갈 것 같아……. 하으으!”

설이 숨넘어갈 듯한 소리로 외쳤다. 바람 소리와 차 엔진 소리에 파묻혀 잘 들리지 않았음에도, 재영은 설이 곧 사정하리라는 것을 금세 눈치챘다. 부아앙, 다시 한번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150킬로, 180킬로. 200킬로까지 그가 속도를 올렸다.

“하으읏! 하읏! 흐아아, 하아!”

순간, 빠르게 내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감처럼 급하게 정액이 설의 자지 끝을 뚫고 툭, 툭 터져 나왔다. 허리를 뒤흔들며 설이 짐승처럼 신음했다. 그와 동시에 쑤셔 대던 보지도 물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물을 쏟아 낸 두 개의 생식기가 미친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진동하는 기계를 씹어 먹을 듯 물어 대며 설이 엉덩이를 떨어 댔다.

“으응. 응……. 좋아……. 으응. 응…….”

사정을 끝낸 설이 늘어지며 달뜬 숨을 뱉었다. 야한 얼굴을 한 채 잔뜩 녹아든 설을 위해 재영이 차 창문을 올려 주었다.

“보지만 만져서 좆물 뽑아낸 거예요?”

재영이 희롱하는 말에 설은 대꾸할 힘조차 없었다. 아직도 징징 울려 대는 진동기에 한 번 사정했음에도 계속해서 성욕이 치솟았다.

그런 설의 상태를 눈치챈 재영은 다급하게 몰던 차를 꺾어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갔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려 골목의 끝에 다다르니, 휑한 공터가 나타났다. 사람이 전혀 없는, 가로등만 덩그러니 솟아 있는 그런 곳이었다.

차를 세운 재영이 거칠게 안전벨트를 풀었다. 운전석에서 내린 그가 곧장 조수석으로 향했다. 차 문을 열고, 설의 가슴팍에 둘린 안전벨트를 풀어내고, 그가 설의 몸을 잡아끌었다.

“흣!”

재영이 차 문에 기대어 선 저와 마주 보게 설의 몸을 돌렸다. 그대로 머리채를 잡고 바지 위, 제 고간에 설의 얼굴을 거칠게 문질렀다.

“씨발. 존나 흥분돼.”

계속해서 안에서 진동하는 느낌을 느끼며 설은 멍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제 얼굴에 문대지는 자지를 따라 그가 바지 위로 입을 놀렸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앞섶이 설의 침으로 차츰 젖어 가기 시작했다.

“흣!”

재영이 그대로 설의 머리채를 내던졌다. 설의 입에서 짤막한 신음이 터져 나오고, 차 문에 기대선 재영이 급한 대로 제 바지를 끌어 내렸다.

“하아읏……!”

기나긴 신음이 허공을 울렸다. 재영은 차 문에 바짝 기댄 채로 설의 몸을 잡아당겨 보지 속에 좆을 처넣었다. 물이 넘쳐흐르는 보지 속에 자지를 처넣으니, 징징 울려 대는 마개의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씨바알!”

가뜩이나 운전하는 내내 서 있었던 좆이 진동하는 보지 속에 처박히니 사정을 참아 내기 어려웠다. 야들야들한 살결이 빨아 대는 느낌도 못 견딜 것 같은데, 거기에 얇은 벽을 두고 진동까지 해 대니 참아 낼 방도가 없던 것이다.

사정을 참아 내려 재영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간신히 숨을 내쉬며 최대한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냈다. 폭신한 보지의 내벽을 따라 항문에 들어찬 마개의 울퉁불퉁한 곡선이 느껴졌다. 계속해서 몸을 떨어 대는 기계에 자지를 비벼 대듯, 최대한 질을 짓누르며 허리를 추어올렸다.

“아아으응!”

재영이 느끼는 것만큼이나 설이 느끼는 쾌감도 컸는지, 공터에 울려 퍼지는 신음이 기가 막혔다. 완전히 자지러지는 설의 야한 모습을 두 눈에 담으며 그대로 재영이 허리 짓을 시작했다. 퍽, 퍽. 항문은 물론 자궁까지 덜덜 떨려 대는데, 자궁구를 두드리는 자지의 힘이 너무나도 거셌다. 완벽한 쾌감에 갇혀 버린 듯, 설은 정신없이 허리를 튕겨 대며 보지로 재영의 자지를 씹어 댔다.

“선배, 좋아요? 남자 자지가 그렇게 좋아?”

“좋아……. 응! 아으응! 좋아. 너무……. 응!”

“씨발. 선배 때문에 미쳐 버리겠다고요.”

세찬 허리 짓에 차가 계속해서 흔들렸다. 앞섶을 죄 풀어 헤친 바지가 허벅지에 걸쳐 덜렁거렸다. 가로등 불이 쏟아지는 공터에 거세게 흔들리는 재영의 엉덩이만 둥실 떠올랐다. 거친 허리 짓을 따라 탄탄한 엉덩이의 근육이 쫙 올라붙으며 수축했다.

“아응! 응! 아! 아! 흣! 하읏……!”

설은 제가 어떤 소릴 내지르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교태 섞인 신음을 터뜨렸다. 귓가에 쏟아지는 설의 신음이 재영의 욕구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욕망을 따라 어깨에 닿을 듯 올라간 설의 두 발이 차 밖으로 삐져나와 둥둥 흔들렸다. 흔들리는 두 다리의 사이에서 재영은 땀을 비 오듯 쏟아 내며 계속 허리를 추어올렸다.

“씨발!”

퍽, 거칠게 박아 대던 재영이 한순간에 깊숙한 곳까지 자지를 처박았다. 차가 한번 휘청이고, 그대로 더는 밀고 들어갈 수 없을 만큼 허리를 밀어붙인 재영이 사정하기 시작했다.

“흐아아, 하아! 아아아, 흐읏, 흣! 아아응!”

재영이 미친 듯이 엉덩일 흔들어 댔다. 설의 교태 섞인 높은 비음이 마구 쏟아졌다. 설의 자궁 속에 재영이 정액을 싸지르는 동안 아래서는 여전히 징징거리며 마개가 진동하고 있었다. 울려 대는 보짓살이 이미 한번 싸지르고도 다시 한번 물을 내뿜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들어찬 자지를 맛있게 쪽쪽 빨아 댔다.

재영의 정액과 설의 보짓물이 섞여 들어가는 동안 재영이 뜨겁게 달궈진 입술로 설을 덮쳤다. 넘겨 주는 다디단 침을 받아 마시며 설이 입술을 포갰다. 마주 닿은 입술로 서로의 입술을 빨고 서로의 혀를 감싸 안으며 진하게 키스했다. 질에 비벼 대는 자지 맛처럼, 혀에 엉겨 붙는 재영의 혀 맛이 미치도록 맛있었다.

“하. 씨발. 하아. 하.”

키스가 끝나는 대로 재영이 몸을 일으켰다. 설의 보지 속에 들어찬 좆을 빼내니, 애액과 뒤섞인 좆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씨발. 존나 야해.”

야한 설의 모습을 자리에 선 채로 감상하던 재영은 몸을 겨우 추스르며 땀으로 젖은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사정감에 취해 설은 여전히 눈조차 바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보지에선 좆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아직까지 시동이 꺼지지 않은 마개는 뒷보지를 막은 채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안주머니를 뒤지던 재영은 손에 잡히는 물건을 찾아 꺼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핸드폰이었다. 그는 곧 망설임 없이 바탕화면을 드래그해, 카메라 앱을 실행했다. 자지 물을 흘려 대는 보지와 마개가 잘 보이도록 조정한 그가 앱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핸드폰 불빛이 한번 쏟아지고, 다시 어둠 속에 점멸되도록 설은 눈조차 뜨지 못하고 계속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재영이 한쪽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가 다시금 차 안으로 상체를 집어넣어, 녹아내린 설을 안아 들었다. 땀으로 축축해진 등허리를 끌어안고 설의 입술에 입 맞췄다. 본능처럼 감아 오는 설의 혀를 느끼며 그가 천천히 혀를 돌렸다. 가로등 불만이 아련하게 비추는 공터에 두 사람의 혀 빠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책상에 앉아 책을 넘겨 보고 있던 연우는 별안간 울리는 휴대폰 알람에 고개를 들어 올렸다. 책상 위에 놓아둔 폰의 배경화면을 드래그해 알림 얼럿을 클릭하니 메시지 앱에 전송된 사진이 한 장 보였다.

“…….”

얼굴은 딱히 없었지만, 누군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에 보지와 자지를 함께 가진 사람이 그리 흔하진 않을 테니까.

무심하게 앱을 닫으려다, 별안간 시선을 잡아끄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연우의 손짓이 멎었다. 대신 사진을 클릭한 그가 두 손가락을 이용해 크게 확대하였다. 그 사진은 어쩌면 연우에게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미 사정한 듯 늘어진 자지와 그 밑에 허연 좆 물을 질질 흘려 대는 보지는 벌써 보아도 몇 번이나 보아 왔으니까. 하지만 뒷구멍 속에 처박힌 검은색 물건은 그렇지 못했다. 오늘 아침, 형을 수업에 보낼 때만 해도 보지 못했던 물건이었다.

“하.”

제가 본 게 틀리지 않는다면, 그건 마개였다. 검은색 마개. 주먹을 쑤셔 넣은 이후로 형의 구멍이 다물어지지 않길래 속옷에 패드를 붙여 내보냈더니, 박재영이 거기에 마개를 쑤셔 넣어 준 거였다.

대충 사진 속에 형이 하고 있는 꼴을 보자면, 마개를 낀 채로 관계한 것 같았다. 자지가 한 개니까 뒷보지에 좆 대신 마개를 넣고 앞 보지에 쑤셔 댄 거다. 정말 주먹을 처넣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박재영다운 플레이였다.

“대단하네.”

연우의 한쪽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박재영이 형한테 해 놓은 꼬라지도 웃겼지만, 저를 도발해 보겠다고 사진을 찍어 보낸 게 더 웃겼다. 굳이 저를 도발할 필요가 있었을까? 형 좋아하는 거 아니라고 말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유치하게 경쟁이라도 하자는 건가?

연우가 메시지 앱을 닫았다. 딱히 재영의 유치한 도발에 응해 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듯 그가 읽다 만 책에 다시 시선을 가져갔다. 그렇게 줄이 쫙쫙 그어진 페이지를 천천히 읽어 나가기 시작하는데.

별안간 문밖에서 기척이 들려왔다. 책상에서 빼꼼 고갤 내밀어 쳐다보니 꽤 지친 표정으로 들어서는 설이 보였다.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왔어요?”

보고 있던 책을 덮고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설에게 다가가 그의 헝클어진 머리를 손수 정리해 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

“과외 끝나고 어디 들렀다 왔나 봐요?”

설이 연우를 노려보았다. 무어라 말을 꺼내려던 그가 되었다는 듯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그대로 연우를 지나쳐 방 안으로 들어서려 했다.

“읏!”

하지만 팔뚝은 낚아채는 연우에 설은 자리에 멈추어 서고야 말았다. 그대로 벽에 처박은 연우가 설의 손에서 가방을 뺏어서 바닥에 던졌다.

“놔! 뭐 하는 거야!”

벽에 밀어붙인 연우가 설의 바지 지퍼를 내렸다. 깡마른 두 다릴 감싸고 있던 바지가 바닥에 툭, 떨궈지고 하얀색 브리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연우가 두 팔로 설의 허리를 감쌌다. 그러곤 손을 내뻗어 속옷 안에 집어넣은 그가 엉덩이 골 사이의 마개를 손끝으로 툭툭 건드렸다.

“이건 뭐예요?”

“하연우…….”

“박재영이 해 줬어요?”

“…….”

“언제부터 끼고 다녔어요? 나한테는 왜 말 안 했어요?”

조곤조곤하게 물어 오는 연우에 설이 고개를 추어올렸다. 억울하다는 듯 입술을 앙다문 얼굴에 눈물이 차츰 고이기 시작했다.

“말 안 해 줄 거예요?”

“씨발……. 내가 왜 너한테 말해야 하는데…….”

“형.”

“너 새끼가 뭐라고……. 너한테 일일이 이런 거 다 얘기해야 하는 건데…….”

마개를 건드리던 손을 빼내어 설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그대로 품에 안으니 설이 처음엔 반항 없이 안기는 듯했으나 이내 몸부림치며 연우를 밀어냈다.

“하지…… 마. 씹새끼야…….”

설이 울먹였다. 억울한 듯 세게 앙다문 입술이, 벌겋게 달아오른 눈가가 꽤나 귀여웠다. 대체 나이는 어디로 먹었길래 이리도 매번 귀여운 모습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왜 울려고 그래요.”

“닥쳐.”

“뭐가 그렇게 억울해요?”

“…….”

“지금까지 형이 좋아하는 좆 실컷 받아먹고 와서, 왜 그렇게 억울한 표정이에요.”

연우의 말에 설이 얼굴을 쳐올렸다. 가뜩이나 붉어진 눈가를 잔뜩 찌푸리며 소리쳤다.

“너, 씹새끼야! 무슨 말을 그딴 식으로……!”

“아니에요?”

“뭐?”

“솔직히 지금까지 박재영이랑 존나게 즐기다 왔잖아. 박재영이 뒷구멍에 마개 끼워 넣고 존나 박아 주니까 좋다고 계속 싸지르다 왔잖아.”

설은 반박조차 하지 못하고 그러쥔 빈주먹을 바르르 떨어 댔다.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 소리쳐 말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연우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니었기에. 그의 말대로 조금 전까지 재영의 자지를 받아먹으며 몇 번이나 사정했던 저였기에.

“형. 지금 좀 웃긴 거 알아요?”

연우가 설의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 우악스러운 손길이 아닌, 다정한 손길로 그가 설의 볼을 쓰다듬었다.

“솔직히 형도 존나 좋았잖아요. 남자 자지만 보면 좋아 죽으면서. 왜 자꾸 피해자인 척하려고 해요?”

부드러운 손길에 점점 설의 눈이 감겼다. 살갗을 타고 잔털들이 살포시 일어난다.

“이제 그만 인정하는 게 어때요? 형 남자 자지 좋아한다는 거.”

뜨거운 열기를 담은 입술이 다가온다.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뜨거운 귓가를 향해.

“지금도 기대하고 있잖아.”

살짝 열이 오른 귓바퀴에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내가 형 강간해 주길 기다리고 있잖아.”

설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떨리는 동공만큼 심장이 터질 것같이 세차게 뛰어 댔다.

말도 안 되는 얘긴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긴데……. 우습게도 그 믿기조차 힘든 말이 뭐라고 설의 마음을 잡아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엉키었다. 정말 그런가? 나는 정말 강간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지금, 이 순간에도. 더럽게 남자 자지에 박히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 아냐……. 그런 거…….”

“정말 그래요?”

“하…… 연우…….”

설의 귓가에 대고 얘기하던 연우가 귓바퀴를 살짝 깨물었다. 그대로 벽에 밀어붙인 그가 설의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다. 재영의 좆 물이 아직 고여 있는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집어넣은 두 개의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굽혀 야들야들한 속살을 긁어 대니, 그새 보지가 떨려 오며 반응해 왔다.

“이렇게 손가락만 넣어 줘도 물어 대잖아. 더 큰 거 넣어 달라고. 자궁에 좆 물 뿌려 달라고 이렇게 빨아 대고 있잖아.”

보지 안을 헤집어 대는 손가락에, 귓가에 속삭이는 낮은 목소리에 설의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니라고, 어서 아니라고 말하고 밀쳐 내야 하는데. 미쳐 버린 몸뚱이가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조차도 어찌하지 못하고 그저 뜨거운 숨만 뱉어 내고 있는데, 귓바퀴를 빨아 대던 연우의 입술이 제 입술에 닿아 왔다.

뜨겁고. 미끈하고. 달콤하고. 제 안에 밀려 들어오는 혀를 설은 거부하지 못했다. 그대로 설이 연우의 목에 두 팔을 둘렀다. 벽에 바짝 붙었던 허리가 떨어지고, 고개가 아찔하게 꺾였다. 부드럽게 밀고 들어와 거칠게 혀를 감아 오는 연우의 혓바닥에 두 눈이 살포시 감겼다. 매달리듯 연우에게 안겨 그의 혀를 미친 듯이 빨아 댔다.

츄릅, 춥. 혀 빠는 소리와 함께 보짓물을 휘젓는 소리가 방 안에 흘러넘쳤다. 뒤로 꺾어진 설의 고개를 따라 연우의 상체가 더 앞으로 숙였다. 한 손으로는 설의 가는 허릴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계속 보지를 만졌다. 완전히 저에게 몸을 맡긴 채 순종적으로 두 눈을 감은 설의 모습을 또렷이 망막에 담았다. 그대로 눈에 쑤셔 넣어도 아깝지 않은 설의 얼굴을 보며 연우의 눈꺼풀이 낮게 내려앉았다. 얼굴을 틀며 설의 혀를 모조리 씹어 먹을 듯 빨아 들였다.

“응……. 으응.”

떨어지는 입술이, 빠져나가는 혀가 아쉬워 설이 보채듯 신음을 내뱉었다. 연우는 설의 입술에 짧게 입 맞춰 준 후 그대로 기다란 목에 입을 묻었다. 상앗빛 새하얀 목을 힘주어 빨자, 마치 하얀 눈밭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듯, 빨간 자국이 남았다.

새빨간 자국이 시퍼런 멍처럼 보일 때까지 연우는 계속해서 빨았다. 살갗 안에 숨어 있던 여린 핏줄들이 터지며 어느덧 목에는 커다란 멍 자국이 자리했다. 제 몸이 어찌 돼 가는지도 모른 채 설은 그저 뜨거운 숨을 뱉어 내며 신음하고 있었다. 두 손으로 연우의 머리를 감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계속 헤집었다.

연우는 그대로 몸을 더 숙여 아래로 내려왔다. 설의 상체를 가린 티셔츠를 들어 올리고 얌전히 감추어져 있던 가슴에 입을 묻었다. 분홍빛 돌기에 혀끝이 닿자마자 설은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허리를 튕겼다. 보지를 쑤셔 대는 손과 맞물려 젖꼭지를 빨아 대는 느낌이 온 신경을 들끓게 했다. 하얀 잇새에서 작은 돌기가 씹혀 나갈 때마다 자지가 퍼뜩 서고 자궁 안쪽이 찌릿찌릿했다.

뜨겁고 끈적한 혓바닥이 길게 내뻗어져 유륜과 유두를 핥았다. 유륜을 따라 뱅글뱅글 돌다가 노크하듯 젖꼭지 끝을 툭툭 건드렸다. 좋은 기분은 이겨 낼 수 없었는지, 설의 젖꼭지가 금방 발기했다. 바짝 서서 솟아오른 젖꼭지에서 우유라도 나오는 듯 연우가 맛있게 빨아 대기 시작했다. 야한 소리와 함께 젖꼭지가 빨릴 때마다 보지에서 즙이 미친 듯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연우야……. 하연우…….”

이겨 내기 힘든 감각에 들떠 끈적한 목소리로 설이 연우를 불러 젖혔다. 손으로는 계속 연우의 머릿속을 헤집으며 느릿하게 허릴 뒤흔들었다. 보지 속에 들어찬 연우의 손가락에 대고 기분 좋은 곳을 문질러 댔다.

설의 가슴을 빨아 대던 연우가 입술을 떼어 냈다. 그대로 아래로 더 몸을 숙인 그가 배에 바짝 붙어 발기된 설의 자지를 입에 담았다. 저보다 훨씬 작은, 한입에 쏙 들어오는 자지를 머금고 설의 허릴 받치고 있던 손으로 뒷구멍을 매만졌다. 한 손으로는 구멍에 들어찬 마개를 짓누르고, 다른 손으로는 여전히 보지 구멍을 쑤셔 댔다.

참방참방. 넘쳐 나는 보짓물을 헤집고 들어선 손가락으로 항문과 맞닿은 내벽을 문질렀다. 항문에 들어찬 울퉁불퉁한 마개에 짓눌리도록 육 벽을 계속 비벼 댔다. 마개를 물고 있는 뒷보지가 떨어 대며 입을 오물거렸다. 앞 보지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손가락을 물어 대느라 정신없었다.

“연우……. 하연우……. 가, 갈 것 같아……. 연우야아…….”

끝까지 차오른 사정감에 설이 울먹였다. 자지와 두 개의 보지를 동시에 자극하는 연우 때문에 설은 정신을 바로 차릴 수가 없었다. 놓으면 안 되는 동아줄을 붙잡은 것처럼, 억지로 사정을 견뎌 내며 안간힘을 썼다. 이대로 내보낼 수 없어 어떻게든 견뎌 보려고 애썼지만, 그럴수록 보지 속 기분 좋은 곳을 비벼 주는 손가락과 빨아 대는 자지가 너무도 기분 좋았다.

“연우야……. 안 돼……. 연우, 하연……. 아흐읏!”

참다못한 설이 연우의 입 안에 정액을 싸질렀다. 울컥울컥, 설의 자지가 뱉어 내는 정액을 연우가 그대로 삼켰다. 사정하는 동안 미친 듯 발광하는 좆 머리에 입술을 파묻고 계속해서 빨아 댔다.

“아으으! 으아, 하으으, 아아! 아!”

정액을 싸지르는 동안 좆 머리가 빨리자 설이 경련하듯 몸을 떨어 대며 소릴 질렀다. 사정하는 순간에 좆 머리를 빨리는 느낌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마치 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날카로운 자극이 신경을 무섭게 공격했다. 찌릿하다 못해 고통스럽기까지 한 그 쾌감에 설은 모든 것을 놓아 버린 채로 신음하며 울부짖었다.

“흐아아, 아아! 하으응, 힉, 히익!”

요란한 신음과 함께 사정을 끝낸 설이 몸을 늘어뜨렸다. 연우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좆 물이 남아 있는 입으로 설과 키스했다. 연우의 입에 들어차 있던 제 좆 물을 받아먹으며, 설의 눈이 풀렸다. 야하게 뒤집어 까진 설의 눈을 바라보며 연우는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제 입 안에 들어 있는 좆 물을 다 뱉어 낸 연우가 설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어때요. 내 말이 맞았죠?”

성욕에 절어 설은 어떤 말조차 하지 못했다. 사정이 주는 쾌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그저 허우적대고 있을 뿐.

“어떻게 해 줄까요. 이대로 더 해 줄까요, 여기서 멈출까요?”

녹아내린 설의 고막에 달콤한 목소리가 줄줄 흘러들었다. 악마의 목소리도 이보다 달콤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해 줘.”

달콤한 그 속삭임에 설은 모든 걸 내려놓아야만 했다.

“나를…… 강간해 줘…….”

완벽한 연우의 승리였다.

연우가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설의 팔뚝을 잡아끈 그가 바닥에 내던졌다.

“벗어.”

고압적인 태도에 설이 반항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발목에 걸쳐 있던 속옷과 바지를 끌어내고 윗도리를 벗었다. 맨몸에 덩그러니 양말만 남아 버린 채로 어정쩡하게 방바닥에 앉자, 앞에 선 연우가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았다.

내리꽂히는 시선이 너무도 두려워 설은 차마 고개조차 들어 올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연우의 시선이 헐벗은 제 몸 구석구석을 훑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몸이 달아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당장 어떻게 좀 해 주었으면, 그 커다란 좆으로 보지 속을 긁고 들어와 자궁을 아프게 콱콱 때려 주었으면…….

“흐아아!”

하지만 그런 설의 바람과 달리 연우가 그에게 가장 먼저 선사해 준 것은 쓰디쓴 아픔이었다. 설의 앞에 선 채로 한쪽 다릴 들어 올린 그가 설의 가랑이 사이, 자지를 세게 짓밟았다. 작게나마 자지 밑에 자리했던 고환이 짓눌리며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배알이 뒤틀리고, 아래가 박살이 나는 것만 같았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설이 악을 썼다.

“아, 아파! 아파! 그만!”

“강간해 달라면서요. 이 정도도 못 버텨요?”

“하, 하……. 하연우…….”

“좀 버텨 봐요. 강간할 맛 나게.”

“여, 연우야. 하연……. 악!”

처절한 비명이 방 안을 가로질렀다. 단단하게 뭉친 배 속이 빵 터질 것처럼 아픈데, 도무지 연우는 발을 걷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세게 짓눌러 비벼 대기까지 했다. 설이 눈물, 콧물 쏟아 내며 울부짖었다.

“사, 살려 줘! 연우야! 제발! 연우!”

“나한테 존댓말 해 봐요.”

“연우.”

“어서요. 살려 달라면서요.”

고통이 차오르는 몸뚱이로 못 할 것은 없었다. 불알이 짓밟히는 아픔 속에서 결국 설은 처절하게 내질렀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제발!”

설이 말하자마자 연우가 발을 들어 올렸다. 숨이 한 번에 훅, 쉬어지며 멈춰 버린 것 같던 시간이 되돌아왔다. 마치 생사의 벽을 넘나든 것 같은 기분에 설의 몸이 하릴없이 떨리었다. 눈물이 절로 쏟아져 내리고 아찔했던 머리에서 얼얼함이 느껴졌다. 온몸의 신경이 하나도 빠짐없이 날뛰고 있었다.

“아까 물어본 거 대답해야죠.”

연우가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땀에 젖은 설의 머리카락을 툭툭 건드렸다.

“무…… 무슨…….”

“언제부터 뒷구멍에 마개 끼고 있었냐니까요?”

설이 망설였다. 바들바들 떨어 대며 눈물은 여전히 줄줄 쏟아 내고, 무슨 말조차 못 하고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려 대는데, 이내 연우의 손이 확 날아들었다.

쫙, 방 안에 징그러운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커다란 손바닥에 처맞은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갔다. 삐이, 이명에 귓속이 시끄러웠다. 마치 둔탁한 벽돌에 얼굴을 갖다 처박은 듯, 머릿속이 멍했다.

“묻는 말에 대답해야죠.”

무서울 정도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

“아까……. 아침에……. 학교에서……. 수업……. 듣기 전부터…….”

이제 갓 말을 배운 어린아이처럼 설은 말을 더듬었다. 싸대기를 얻어맞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 정신이 바로 차려지지 않는데, 연우가 다시금 그의 볼을 후려쳤다.

짝. 전보다 더 강한 강도로 얻어맞은 탓에 그대로 입술 꼬리가 터졌다. 터진 입꼬리에서 피가 새어 나오도록 설은 제가 무슨 짓을 당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저 멍한 머릿속은 마치 우유를 부어 표백시킨 것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다시.”

“아까……. 아침에……. 수업 듣기 전에.”

짝.

“다시.”

“아침에……. 수업…….”

설이 답하는 족족 싸대기를 후려갈기던 연우가 설의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흐아악!”

연우의 손을 따라 끌어 올라가는 머리통에 설이 소릴 지르며 발악했다. 그대로 제 눈높이에 설의 시선을 맞춘 연우가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 봐요.”

“아침……. 아침……. 하으윽…….”

“아니. 빠졌잖아.”

“…….”

“존댓말로 말하라고 했잖아. 못 알아듣겠어요?”

연우가 잡은 머리채를 세게 흔들었다.

“아, 아침에. 아침부터 하고 있었어요. 수, 수업 시작 전부터. 계속…….”

그제야 설이 다급하게 외쳤다. 맞은 뺨은 빨갛게 익어 흉측하게 부어올랐고, 그 위로 눈물, 콧물을 범벅한 채였다.

“잘했어요. 앞으로는 내가 묻는 말에 이렇게 대답하는 거예요. 알겠죠?”

연우가 설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바닥에 내팽개쳐진 후에도 설은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헐떡대고 있었다. 흡사 개처럼 엎어져 거친 숨을 내쉬는 설을 바라보며 연우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털 하나 없이 깔끔한 백보지를 쳐다보다 그가 무심하게 발을 들어 올렸다.

“읏!”

하얗고 둥근 두 개의 언덕 사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 검은 마개 위로 그가 발을 얹었다. 그대로 밀듯 발을 움직이니, 얌전히 박혀 있던 마개가 꿈틀대며 설의 뒷보지를 긁어 대기 시작했다.

“아읏! 흐으……. 흣!”

몇 대 처맞았다는 것도 그새 까먹었는지, 천박한 몸뚱이가 뒷보지를 쑤셔 주자 좋다고 신음을 뱉기 시작했다. 헐벗은 몸을 꿈틀거리며 마개에 뒷보지 속살을 비벼 대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분명, 복날의 개처럼 얻어맞고 말도 안 되는 짓을 당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몸이 더 달아올랐다.

고압적인, 거친 연우의 행동이 이상하리만큼 설의 성욕을 들끓게 했다. 연우의 발에 대고 보지를 비벼 대며 자위할 정도로 이 더럽고 추한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나를 더 더럽혀 주었으면. 나를 더 거칠게 대해 줬으면. 스스로 자제할 수 없을 만큼, 설의 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연우가 굳이 발을 움직이지 않아도, 설이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뒷구멍에 들어찬 마개를 씹어 먹었다.

“응, 아응! 응! 으응!”

딱딱한 실리콘 덩어리에 뒷보지를 긁어 대며 설이 교태 섞인 신음을 쏟아 냈다. 고개는 뒤로 한껏 꺾고 벌어진 입 사이로 혀를 길게 뺐다. 간지러운 곳을 긁어 주듯, 뒷구멍을 쑤셔 대는 가짜 자지에 사정감이 다시금 차오르기 시작했다.

설은 저도 모르게 한 손을 뒤로 내뻗었다. 그대로 덜렁거리며 흔들리는 자지를 잡아 흔들기 시작했다. 뒤에서 찔러 주는 전립선의 자극을 느끼며 그대로 자위를 했다.

“흐아악!”

뒤에서 그대로 연우가 발로 걷어찼다. 다시 한번 불알을 얻어맞은 설이 애벌레처럼 몸을 웅크린 채로 울부짖었다.

“아파! 아파!”

“누가 멋대로 형 자지 만지랬어요?”

“하으윽……. 아파! 싫어!”

“존댓말.”

다시 한번 연우가 가는 두 다리 사이에서 덜렁 튀어나온 불알을 세게 짓밟았다.

“사, 살려 주세요! 하으으!”

설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었다. 쉬어 빠진 목소리로 더는 비명조차 못 지르고 그저 숨넘어갈 듯 몸만 뒤틀어 대는데, 잠시 텀을 둔 연우가 발을 들어 올렸다.

“흐윽, 흑. 하으윽, 흐윽.”

설이 흐느끼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당장에라도 죽어 버릴 것같이 서럽게 우는 설을 보며 연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금 쭈그려 앉았다. 그대로 하얀 엉덩이를 떡 주무르듯 주물러 대다가 그 사이에 있는 마개의 끝부분을 잡았다.

“흐윽. 흐으으……. 흐…….”

그런 설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한 것은 연우가 가짜 좆의 끝부분을 잡고 뒤로 빼내기 시작했을 때였다.

“하으, 흣. 흐으……. 하…….”

연우는 능숙하게 장난감의 끝부분을 잡은 채로 구멍을 쑤시기 시작했다. 미끈미끈한 구멍 안을 짓누르며 구불구불한 장난감이 빠르게 치고 들어가, 다시금 빠르게 빠져나왔다. 그가 손목에 힘을 뺀 채로 스냅을 주듯 유연하게 장난감을 움직여 댔다. 여러 가지 각도로 틀며 설의 구멍 안을 찔러 댔다. 이미 진동기에 시달릴 대로 시달려 야들해진 안쪽 살은 다시금 찌르며 들어오는 단단한 물체에 살을 떨어 대며 쉼 없이 입을 오물거렸다.

“아으으, 으! 읏! 아아, 흐아아……!”

마치 씹질을 하듯 드나드는 장난감에 설이 엉덩이를 자꾸만 뒤흔들었다. 안을 찔러 주는 속도에 맞춰 짧은 신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쾌감을 이겨 내기가 힘들었는지, 잔뜩 힘을 준 탓에 얇은 살가죽 위로 실핏줄이 생생하게 솟았다.

길게 내뻗은 허리를 따라 깡마른 몸에 갈비뼈가 드러나고, 하체를 올리고 있는 가는 다리가 덜덜 떨렸다. 쾌감을 이기기 힘든 듯 두 손이 사정없이 바닥을 긁어 댔다. 벌어진 입술을 타고 침이 줄줄 흘러내려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형. 그렇게 좋아요?”

“하으읏, 흣! 흐읏!”

“아주 씹물이 질질 흘러나오네요.”

“그, 그런 거 아니……. 아니…….”

“박재영이 이렇게는 안 해 줬어요? 이거 원래 이렇게 쓰는 건데.”

“모……. 몰라. 그런 거 몰……. 흐아아!”

연우가 설의 좆을 세게 쥐어 잡았다. 마치 쥐어짜듯 좆을 주물러 대며 나머지 손으로는 장난감을 잡고 거칠게 뒷보지를 쑤셔 댔다. 자극이 두 배로 늘어나자 놀란 설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하릴없이 바닥을 긁고 있던 손을 뒤로 내뻗어, 제 좆을 잡은 연우의 팔을 붙잡았다.

“그만! 그마안……! 못 해! 못 견뎌! 그만!”

파닥이는 어린 새의 날갯짓처럼, 연우의 팔을 밀쳐 내는 설의 손짓이 애처로웠다. 너무도 안쓰러워 보이는 설의 모습에도 연우는 흔들림이 없었다. 계속해서 좆을 비틀어 대면서 거칠게 안을 쑤셔 대니 설이 어찌할 줄 모르며 몸을 뒤흔들었다.

유난히 하얀 살에 귓바퀴와 어깨만 붉게 물들고, 흘려 댄 눈물과 침으로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허우적대며 바닥에 처박은 얼굴로 도리질을 치던 설은 어느 순간에 전립선을 팍, 치며 들어서는 실리콘 덩어리에 몸을 꼿꼿하게 들어 올렸다.

“하으응!”

그대로 연우가 쥐고 주물러 대던 좆에서 하얀 물이 쏟아져 나왔다. 뜨겁고 끈적한 정액이 바닥 위로 떨어져 고이는 동안 설은 쾌감에 절어 황홀한 교성을 쏟아 냈다. 골반이 마구 진동하며 들어찬 가짜 자지를 거세게 씹어 댔다. 보지에서도 즙이 줄줄 흘러나와 가랑이를 적셨다.

“아응, 아! 으으응! 하으, 하아! 하으으, 아!”

천박한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설은 한참이고 신음했다. 바닥을 적시며 떨어지던 정액이 멈추고도 오랫동안 사정감에 젖어 있던 설은 안에 들어찬 장난감에 스스로 내벽을 문지르며 후희를 즐겼다. 가는 허리가 야하게 물결치며 곡선을 만들어 냈다. 상대적으로 풍만한 두 볼기짝이 가는 허리 때문에 유난히 더 커다랗게 보였다.

“으응……. 응……. 하아……. 하…….”

신음이 완전히 그칠 때까지 기다리던 연우는 설이 잠잠해지자 구멍에 박혀 있던 가짜 좆을 꺼내었다. 허전해진 구멍에 뒷보지가 입을 끔뻑거리는 사이, 연우가 설의 머리채를 다시금 잡아 올렸다. 정액이 고인 바닥에 연우가 설의 얼굴을 처박았다. 제가 싸지른 정액에 얼굴을 문대면서 설은 그저 멍한 얼굴이었다. 아직 채 사정의 쾌감이 가시지 않은 채였다.

“핥아요.”

“하아……. 하……. 연우…….”

“형이 싸지른 거. 혀로 핥아서 다 먹어요.”

성욕에 절어 있는 몸뚱이에 머릿속은 이미 방전된 상태였다. 그저 쾌감을 좇아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설은 망설임 없이 연우가 시키는 대로 제가 싸지른 정액을 핥기 시작했다. 우유를 먹는 새끼 고양이처럼, 정액을 할짝대는 설의 혀 놀림이 귀여웠다. 고양이처럼 들어 올린 엉덩이도 예뻤고, 살랑살랑 꼬리를 치듯 움직여 대는 허리의 움직임도 사랑스러웠다.

“맛있어요?”

바닥이 보이도록 깨끗이 핥아 먹은 설이 얼굴을 들어 올렸다. 눈물, 콧물, 그리고 침과 정액까지. 온갖 액체로 범벅한 천박한 얼굴로 그가 연우를 향해 웃어 보였다.

“네. 맛있어요…….”

“형이 싼 자지 물 핥아 먹으니까 좋아요?”

“네……. 좋아요…….”

“앞으로 형이 싼 좆 물 다 먹여 줄까요?”

“네……. 먹여 주세요. 자지 물……. 맛있어요…….”

설을 바라보는 연우의 얼굴엔 만족스러움이 떠올라 있었다. 사랑스러운 듯 설의 얼굴을 끌어당겨 제 품에 안았다. 땀으로 젖은 정수리에 입 맞추며 등허리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알겠어요. 앞으로도 계속 형이 좋아하는 좆 물 많이 먹여 줄게요.”

마지막으로 귓가에 속삭인 그가 설의 얼굴을 잡아 올렸다. 그대로 망가진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개는 연우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

지독한 어둠 속이었다. 사방에 시야가 차단되어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휑한 공터를 걷는 것도 같았고, 그것도 아니면 꽉 막힌 창고 안에 갇힌 것도 같았고.

으스스하게 밀려오는 기운에 설은 몸을 움츠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대체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어 두려움이 밀려왔다. 손을 내뻗어 허공을 훑으니,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몸이 부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기묘한 감각에 몸이 잘게 떨려 왔다. 내뻗은 손을 바짝 끌어안고 다시금 사방을 둘러보았다. 어두컴컴한 공간 안에서 아무리 눈동자를 굴려 보았자 보이는 건 없었다.

이대로 있어야 하는 걸까. 누군가에게 도와 달라 소리쳐 볼까. 그래도 도와줄 사람이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설이 애써 입을 열어 보았다. 허공에 대고 도와줄 사람을 찾아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리 크게 입을 열고 악을 써 보아도 아무런 소리가 나가질 않는다. 마치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계속 입만 벙긋댈 뿐이었다.

차단된 시야에,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어 갔다. 그대로 있을 수 없어 그가 다시금 용기를 내어 발을 내디뎠다. 다시 한번 공중에 떠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지고, 물속을 걷는 듯 무거운 공기를 걷어 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끝없이 펼쳐진 어둠 속에서 앞으로만 향해 걸어 나가던 설은 언뜻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자리에 멈춰 섰다. 차단된 시야에 청각은 더욱 예민해졌다. 들릴 듯 말 듯한 그 작은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내 귓가에 또렷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흑. 흐윽, 흐윽. 설은 곧 들려오는 소리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우는 소리였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홀리기라도 한 듯, 설은 소리를 좇아 발을 옮겼다. 울음소리에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은 가벼워졌고 희미하지만, 빛이 보였다.

어둠을 가르며 쏟아지는 빛줄기는 울고 있는 작은 아이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 작고 귀여운 손으로 눈가를 훔치며 빨갛게 부어오른 눈덩이를 비벼 대고 있었다. 너무 작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라 설은 저도 모르게 아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달래 주려 했는데.

“이리 와.”

언제 나타난 것인지 또 다른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유난히 하얀 피부에 삐쩍 마른 소년. 울고 있는 아이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그 소년은 아이에게 다가가 눈높이를 맞춰 상체를 숙였다. 검은색 가지런한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며 아이를 달래 주었다.

“왜 또 울고 그래.”

다정한 목소리.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성숙해 보이는 말투.

울고 있던 아이는 눈물로 젖은 커다란 눈망울을 몇 번 굴려 대더니 그대로 소년의 품에 안기었다. 소년의 허리를 끌어안고 젖은 얼굴을 가슴에 비볐다. 앳된 목소리로 눈물을 섞어 투정하기 시작했다.

“형아……. 너무 속상해, 형아…….”

응석 부려 대는 아이를 끌어안고 소년은 한껏 자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얀 손이 머리카락을 헤집을 때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 안에서 미끄러졌다. 한없이 포근한 품 안에서 아이의 눈물이 점점 잦아들었다.

소년은 눈물이 멎은 아이를 품에서 떼어 냈다. 아이의 앞에 쭈그려 앉은 그가 손을 들어 젖은 얼굴을 닦아 주었다. 잔뜩 부풀어 오른 볼과 눈을 어루만지며, 그가 아이와 눈을 마주했다.

“그래, 착하다. 이제 울지 마.”

저를 담고 있는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마주하며 그가 웃음 지어 보였다.

“알겠지? 연우야.”

***

“흡!”

설의 두 눈이 번쩍 뜨여졌다. 허억, 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동자를 굴려 보니, 다행히도 낯익은 풍경이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제가 기숙사의 침대에 누워 있다는 것 정도는.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 버린 것인지, 창을 타고 볕이 잔뜩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설은 그제야 지독한 꿈을 꾸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너무도 생생했다. 마치 두 명의 어린아이를 현실에서 마주한 것처럼.

어쩌면 이 꿈은 설에게 낯선 것이 아닐 수 있었다. 이름 모를 아이를 꿈속에서 만나는 일은 줄곧 있어 왔던 일이니까. 하지만 정작 설을 소름 돋게 만든 것은 마지막에 들은 소년의 말이었다. 소년은 분명 아이를 그렇게 불렀다. 연우라고.

연우. 연우. 하연우……. 어째서. 어째서……. 번번이 꿈속에서 나타났던 아이의 이름이 연우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엔 소름 돋을 정도로 기분 나빴다. 뒤숭숭한 꿈자리에 아침부터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는 것 같았다. 이미 꿈에서 깨어났지만, 찝찝한 기분이 영 가시지 않았다.

“일어났어요?”

그렇게 설이 악몽의 긴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을 때, 귓가를 적시며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이어 기다란 손가락이 땀에 젖은 머리를 헤집었다. 이마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떼어 내는 손길이 간지러웠다.

“악몽이라도 꾼 거예요?”

설은 조심스럽게 고갤 돌려 옆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옆으로 누워 팔을 괸 채 내려다보고 있는 연우의 얼굴이 보였다. 커다란 눈과 눈동자. 그리고 유난히 짙은 검은색 머리카락. 꿈속에서 보았던 아이의 모습이 그의 얼굴 위로 겹쳐 보였다.

“하연우…….”

넋이 나간 채로 설이 뇌까렸다. 그 모습을 보고 연우는 당황할 것도 없이 웃어 보였다. 햇살만큼이나 화사한 얼굴에 예쁜 미소가 드리워졌다. 땀이 채 마르지 않은, 끈적이는 이마 위로 그가 짧게 입을 맞췄다. 닿았다 떨어지는 말캉한 입술에 설이 살짝 눈가를 찡그렸다. 소름 끼치게 좋은 그 느낌이 어쩐지 낯설게만 느껴졌다.

“씻고 나와요. 아침 먹으러 가게. 아직 수업까지 시간 좀 있어요.”

연우가 몸을 일으켰다. 밤새 저에게 박아 대며 불끈대었던 커다란 가슴이 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떡 벌어진 어깨도, 그 아래 자리한 커다란 가슴도 하나같이 훌륭해서 도무지 시선을 떼어 낼 수가 없었다.

“형?”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연우가 미동조차 없는 설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 때문인가 싶어 마저 물으려는데, 별안간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 미친. 존나 피곤해.”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곧 초췌한 모습을 한 진성이 방 안에 들어섰다. 잔뜩 피곤에 절은 모습을 봐선 밤새 달린 듯했다.

“아, 뭐야.”

방 안에 들어선 진성이 가장 먼저 보이는 두 사람을 보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맨몸으로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다니. 아무래도 동기들과 밤새 술 처마시는 동안 둘이 밤새 그 짓을 해 댄 것 같았다.

“씨발. 둘이 살림이라도 차렸냐? 여기가 기숙사지 신혼 방이냐?”

툭툭 내뱉는 말에 짜증이 잔뜩 섞여 있었다. 제가 없는 사이 둘이 해 댄 것도 조금 짜증 났고, 같은 침대에서 잔 것도 짜증이 났다. 둘 중에 뭐가 더 기분 나빴냐 하면, 그건 구별하기 다소 어려웠지만. 어쨌든 짜증이 나는 건 사실이었다.

“뭐라는 거야.”

그제야 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그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매끈하게 뻗은 복부와 긴 다리가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났다.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속옷을 줍기 위해 그가 상체를 숙였다. 하얀 둔덕 사이에 갈라져 있는 백보지가 분홍빛을 내비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진성은 꿀꺽, 침을 삼켜야만 했다.

“비켜.”

화장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진성에게 다가가 설이 차갑게 말했다. 얼떨결에 자릴 비켜 준 진성을 지나쳐 그가 화장실로 향했다. 쾅, 문이 닫히자 이내 물줄기가 바닥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 들었을 땐 아무렇지 않았을 그 물소리가, 설이 화장실 안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야하게 변했다.

“씨발. 아침부터 존나 꼴리게 하네.”

그저 들려오는 물소리에 입맛만 다시던 진성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형! 같이 씻자!”

그가 자리에서 옷을 벗어 던졌다. 막무가내로 화장실 문을 열어젖힌 그가 그대로 안을 향해 돌진했다.

“뭐, 뭐 하는 거야!”

“같이 씻자니까!”

쾅, 다시금 화장실 문이 닫혔다. 시야는 차단되었지만, 화장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연우는 알 것도 같았다. 물소리에 섞여 설의 신음이 밖까지 흘러나왔으므로.

매끈하게 잘빠진 슈퍼 카 한 대가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들어섰다. 부아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아스팔트를 따라 달려 나가던 차는 야외 주차장의 적당히 빈자리를 발견하고 나서야 점차 속도를 줄여 나갔다.

제 자리를 찾아 궁둥이를 들이민 차가 하얀 선 안에 정확히 안착하였다. 시끄럽게 울어 대던 엔진이 꺼지고, 능숙하게 주차를 끝낸 재영이 차에서 내려섰다. 탁, 학우들의 온갖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재영이 차 문을 닫았다. 딱 저에게 어울릴 만한 슈퍼 카를 뒤로한 채 재영이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수업까지 시간이 조금 남은 시각. 재영이 향하는 곳은 학생 식당이었다. 진성에게 어디냐고 물어보니 밥 먹고 있다고 답해 와서였다. 그것도 하연우와 선배도 함께.

학생 식당으로 향하는 재영의 걸음은 가볍디가벼웠다. 그럴 만했다. 어제저녁, 선배와 차 안에서 끝내주게 떡 쳤으니까. 뭐 거기에다가 조금 더 보태자면, 따먹힌 선배의 사진을 찍어서 하연우에게 보내기도 했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반응이 올 것이었다. 그럼 알게 되겠지. 그 새끼 진심이 뭔지. 그 좆같은 눈빛으로 선배를 쳐다보는 이유가 뭔지 확실히 알게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흥이 안 나려야 안 날 수가 없었다. 콧노래가 저절로 입을 타고 흘러나왔다.

그렇게 진성이 학생 식당에 도착했을 때, 세 사람은 얼추 식사를 끝낸 상태였다. 빈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세 사람이 눈에 보였다.

“선배!”

나름 절친이라고 불러도 좋을 두 사람을 버려두고 재영은 다짜고짜 설을 불렀다. 멀리서 다가오는 재영의 모습을 확인한 설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대로 대답 없이 그가 돌아섰다. 다 먹은 식판을 반납하러 향하는 발걸음이 꽤나 빨랐다.

까칠하기는. 처음에 쌀쌀맞은 설의 성격 때문에 그를 어렵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번 처먹고 나니 그런 모습마저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다. 절로 드리워지는 미소를 감추지 않은 채 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뒤늦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제야 두 절친에게 인사를 건네게 되었다.

“왔냐?”

어제 동기들이랑 한잔한다더니, 진성의 얼굴에 ‘나 피곤함’이라고 적혀 있는 듯했다. 말술이라 대강 마셨을 것 같지는 않았고. 아마 밤새워 마신 듯했다.

“어제 많이 마셨냐?”

“씹새끼야. 너 새끼 안 와서 내가 다 덤탱이 썼잖아. 개새끼야.”

“미안.”

술자리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어서. 뒷말은 내뱉지 않고 숨겼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넌 어제 뭐 했냐? 너도 술자리 안 갔다며.”

재영이 천연덕스럽게 연우를 보고 물었다. 연우는 딱히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을 뿐이었다.

“야. 하연우.”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꼴이 꽤 눈꼴사나웠다. 피식 입꼬릴 끌어 올린 재영이 연우에게 바짝 붙었다.

“너 나랑 할 얘기 있지 않냐?”

귓가에 대고 얘기하니 연우가 힐끔 재영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는 얼굴이 금세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한 표정으로 변하였다. 저건 뭐지. 일부러 신경 안 쓰는 척하는 건가? 의뭉스러운 행동에 재영이 속으로만 생각했다.

“뭐. 지금 할까?”

연우가 살짝 고개를 꺾어 보이며 말했다. 재수 없게 예쁘장하게 생긴 새끼. 오늘따라 하연우가 하는 짓 하나하나가 얄미워 보였다. 재영이 애써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어. 잠깐 나갔다 오자.”

재영의 답을 듣고 연우는 곧장 식판을 반납한 채 기다리고 있는 설에게로 다가갔다. 마치 연인에게 하듯 가볍게 설의 어깨를 끌어안은 그가 귓가에 대고 무엇인가 속삭이기 시작했다. 다정한 하연우와 살짝 볼을 붉힌 선배의 표정이 차례대로 재영의 시야에 들어왔다.

씹새끼. 재영이 살포시 입술을 짓씹었다. 기분 나쁜 느낌이 뒷덜미를 묵직하게 짓눌렀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두 사람은 캠퍼스 내 인적이 드문 외진 벤치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 연우가 먼저 담배를 꺼내 들었다. 한 대 피울래? 재영에게 내밀어 보이며 눈짓으로 얘기하자 재영이 그의 담뱃갑에서 한 개비를 꺼내 가져갔다.

치익. 불붙는 소리와 함께 담배 끝이 빨갛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진한 회색의 연기를 들이마시다 내뿜길 몇 번 반복하다 연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진 잘 봤다.”

딱히 비꼬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냥 예의상 하는 말 같았다. 어쩐지 그 태도가, 말투가 거슬렸다. 아니꼬워하는 눈빛을 하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자리에 선 재영이 연우를 내려다보았다.

“그거 듣고 싶은 건 부른 건 아닐 테고.”

다소 적의가 느껴지는 재영의 태도와 달리 말을 건네는 연우의 태도는 느긋했다. 당연했다. 늘 목마른 사람이 다급하기 마련이니까. 연우의 입장에서 급한 건 없었다.

기계적으로 담배 연기를 빨고 내뿜으며 재영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적어도 이런 반응을 예상했던 건 아니었다. 조금 더 격한, 그러니까 질투 비슷하게라도 반응해 올 줄 알았던 것이다.

그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하연우가 이렇게 나와서는 안 되었다. 길길이 날뛰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경계는 해야 정상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하연우는 달랐다. 경계는커녕, 오히려 저보다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그때 본 눈빛은 착각이었을까? 그것도 두 번이나 봤는데? 두 번 모두 저만의 오해였단 말인가.

“하연우.”

솔직히 오늘쯤이면 뭐라도 판단이 설 줄 알았다. 뭐라도 반응이 올 줄 알았으니까.

“뭐 하나만 물어보자.”

이렇게까지 반응이 없다면 어쩔 수 없었다. 어차피 약한 쪽에서 먼저 수를 보일 수밖에 없다.

“뭔데?”

궁금해 돌아 버리는 것보다야, 직접 대놓고 물어보는 게 더 낫겠지.

“너 선배 좋아하냐?”

두근두근. 정작 질문은 제가 던졌으면서 재영의 심장이 급박하게 뛰어 왔다. 연우의 답을 기다리며 잔뜩 얼굴을 굳히는데, 의외로 연우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어.”

일순, 재영은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의심했다.

“어. 형 좋아해.”

그런 재영이 상태를 읽었던 것일까? 친절하게도 연우는 다시 한번 재영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너, 너…….”

뒤통수를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것만 같아 눈앞이 다 아찔한데, 그걸 지켜보는 연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재영은 그야말로 환장할 것 같았다.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대답할 줄 몰랐다. 선배를 좋아한다는 말을 진짜 저렇게 대놓고 얘기할 줄 몰랐다. 아니,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뭐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재영을 더 충격받게 한 것은 그동안 연우가 해 왔던 행동들이다. 분명, 그날 호텔에서.

“씹새끼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뭐가?”

“너 그날. 그날 대체 왜 그랬어? 씨발 나한테 왜 그랬냐고.”

“언제 말하는 거야.”

“그날. 호텔에서, 우리 처음으로 술 마셨던 날. 그날.”

연우가 먼저 시작했다. 술에 취해 쓰러진 선배의 옷을 벗기고 가랑이 사이에 자리한 보지를 보여 주면서. 그 촉촉하게 젖은 분홍빛 보지를 내보이며 먹어 보라고 저를 꼬셨던 게 바로 하연우가 아니었던가.

“뭐. 너한테 형 강간하라고 시킨 거?”

“씹새끼야.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맞잖아. 솔직히 내가 너한테 형 따먹으라고 시킨 거잖아.”

“개새끼야!”

기가 막혔다. 하연우가 권유한 건 맞았지만, 그걸 시켰다고 표현할 줄은 몰랐다. 이쯤 되니 재영은 기분이 더러워 미칠 것 같았다. 하연우의 미친 짓도 미친 짓이었지만, 씨발 새끼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다. 시켰다고? 씨발 개 같은 하연우 새끼가 나한테 선배를 따먹으라고 시켰……다고?

“너 씨발. 말 참 좆같이 한다?”

“뭐 문제 있어?”

“내가 씨발 너 새끼가 시켜서 선배를 따먹었다고? 내가 네 꼬붕이냐? 어?”

“아, 그게 거슬렸구나. 표현이 심했네. 미안.”

재영은 방긋 웃어 보이는 연우에 할 말조차 잃어버려야 했다. 거의 정신이 반쯤 나가 버린 것만 같았다. 타는 속을 대변하듯 연신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그가 그대로 바닥에 꽁초를 비벼 껐다. 좆같아서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돌아서는데, 별안간 그의 뒤통수를 잡아끄는 말이 들려왔다.

“내가 형 좋아하는지가 궁금했어?”

재영이 자리에 우뚝 섰다.

“그래서 나한테 형 따먹고 사진 보낸 거야?”

앞으로 내디뎌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옮기려다, 재영은 결국 포기하듯 돌아섰다. 저벅저벅. 그가 연우의 코앞으로 다가가 섰다. 여전히 벤치에 앉아 여유작작한 연우를 내려다보며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씹새끼야. 너 새끼 하는 짓이 하도 역겨워서. 무슨 생각인지 알아보려고 보냈다, 씹새끼야.”

“잘했네. 이렇게 직접 물어봤으면 더 빨랐을 테지만.”

“개새끼야. 알려 줘서 존나 고맙네.”

“별말씀을.”

더럽게 웃어 보이는 연우를 보며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머릿속에 백사가 한 백 마리 정도 들어찬 것처럼 어지러운데, 그런 와중에서도 한 가지 생각만은 줄곧 격하게 떠올랐다. 대체, 대체 좋아한다면서 왜 그랬을까. 애초에 좋아하는데 그게 가능한 걸까? 정말로 좋아하기는 한 걸까?

“하연우.”

“어.”

“왜 그랬어?”

“호텔에서?”

“호텔에서도 그렇고. 나한테 와서 형이랑 즐기라고 했던 것도 그렇고.”

“네가 형 안 좋아한다며. 그래서 그냥 즐기라고 한 게 이상한 건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씹새끼야. 너 형 좋아한다며.”

“어.”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래? 어떻게 친구한테 형 따먹으라고 할 수 있는 거냐고.”

재영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도무지 제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의 답변을 기다리며 속이 미친 듯이 타들어 갔다.

“음…….”

이제껏 묻는 말에 재깍재깍 답만 잘하던 연우는 어쩐지 이번엔 뜸을 들였다.

그리고.

“형을 원래 모습으로 돌리기 위해서?”

오랜 시간이 지나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곤, 영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미친 새끼가 뭐라는 건가 의아한 눈빛으로 재영이 쳐다보려니 연우가 무심하게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비벼 껐다.

“자세한 거까진 알 필요 없고.”

“야, 하연우.”

“그냥 그렇게만 알아 둬.”

자리에서 일어선 연우가 더운지 윗도리를 펄럭였다. 쏟아지는 햇살에 눈꺼풀을 살짝 찡그렸다.

“아침부터 존나 덥다. 그치?”

연우의 물음에 재영이 한껏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 날씨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제 기분은 존나 더러워 미칠 것 같은데 더운 게 무슨 대수랴.

“그래서.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응? 뭐가?”

“너 선배 좋아한다며. 계속 이렇게 지낼 거야?”

“어. 그럴 건데.”

“……정말 좋아하는 거 맞냐?”

“?”

“말이 안 되잖아. 씨발.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래…….”

마지막엔 거의 울상이 되어 버린 재영을 보며 연우가 난데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언제부터 우리 박재영이 이렇게 귀여웠던가. 참아 보려고 해도 웃음이 자꾸만 터져 나와 견딜 수가 없었다.

“박재영.”

연우가 재영에게 바짝 다가섰다. 일그러져 잔뜩 붉어진 볼을 손으로 톡톡 건드렸다.

“왜 못 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새끼랑 떡 치는 거 보는 게 그렇게 어려워? 응?”

피식, 굳어 버린 재영의 얼굴을 보며 연우가 한쪽 입꼬리를 추어올렸다. 그대로 재영에게서 몸을 물린 그가 자리에서 돌아섰다.

“먼저 간다. 수업 너무 늦지 말고 들어와라.”

그렇게 재영을 두고 먼저 연우가 자릴 떠났다. 혼자 남아서도 재영은 굳은 상태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엔 같은 생각만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씹새끼. 대체 뭘 어쩌자는 걸까. 선배를 원래 모습으로 돌리고 싶다니, 이건 또 무슨 개 같은 소리고. 아니, 그 씹새끼가 어찌하든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계속 이대로 지낼 수 있는 걸까.

해답을 얻고자 내던진 수에 결국 돌아오는 건 배로 늘어난 질문이었다. 쉽게 일이 풀릴 거로 생각했던 건 하연우를 얕보았던 오만함이 빚어낸 착각이었고, 상황은 오히려 더 엿같이 얽혀 버렸다.

털썩. 재영이 벤치에 주저앉았다. 복잡한 마음을 씻어 내듯,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마른세수를 했다. 한숨만 계속 터져 나오고 도무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좆같은 상황에서 도무지 답이 찾아지지 않아 그렇게 머릿속이 터져 버릴 것만 같은데.

띠링. 익숙한 알림음이 주머니 속에서 들렸다. 딱히 폰을 열어 보고 싶은 기분이 아니라 무시하려고 했던 재영은 별안간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다급히 폰을 꺼내었다. 얼럿을 클릭하고 메시지로 들어가니 첨부된 파일이 바로 보였다.

파일 다운로드를 클릭하고 재영이 잠시 기다렸다. 짧은 로딩을 거쳐 파일이 재영의 폰으로 전송됐다. 꿀꺽, 폰을 클릭하는 재영의 목구멍으로 마른침이 넘어갔다. 폰 안에 글자를 씹어 먹을 듯 그가 자세하게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씨바알…….”

내용을 다 읽은 재영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욕이었다. 그 모든 감정을 단 한마디로 함축할 수 있는 감탄사인 셈이었다. 그러곤 곧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쏟아 냈다. 하연우……. 이 개 같은 새끼. 덧붙일 말도 빼먹지 않았고.

재영이 파일을 닫았다. 대신 통화 목록으로 옮겨 간 그가 스크롤을 내려 전화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번호를 찾는 대로 그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몇 번 가지 않아 상대방이 곧장 전화를 받았다.

“아, 실장님. 보내 주신 거 잘 봤어요.”

어깨를 들어 올려 귓가에 폰을 고정한 그가 주머니 속에서 담배를 찾았다.

“네. 네. 그건 만나서 따로 얘기해 주세요. 그리고 말이에요.”

입에 기다란 담배를 물고 그가 라이터 불을 붙였다.

“방 하나 알아봐 주세요. 학교 근처에요. 아니요. 제가 살려고요. 아버지한테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네. 네. 부탁드려요.”

길게 타오르는 연기와 함께 그렇게 통화가 짧게 끝이 났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빛에 희뿌연 담배 연기만 섞여 들어갔다.

***

아무도 없는 기숙사 방을 설이 홀로 지키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 전공 책을 뒤적이고 있던 그는 별안간 울리는 휴대폰 알림에 시선을 옮겼다. 얼럿을 클릭하여 메시지를 열었다. 연우의 메시지였다.

「수업 끝났죠? 어디예요?」

딱히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설이 기계적으로 답을 보내었다.

「기숙사」

숫자 1이 지워지기가 무섭게 바로 답신이 도착하였다.

「나 잠깐 밖인데 뭐 사서 들어갈까요? 먹고 싶은 거 없어요?」

「없어」

「알겠어요 이따 봐요」

연우의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설은 폰을 내려 두었다. 그대로 다시 책에 시선을 옮긴 그가 몇 글자 읽다 말고 그대로 고갤 들었다. 연우의 메시지에 마음이 심란해진 탓이었다.

연우에게 말도 안 되는 얘길 해 버렸다. 나를 강간해 줘. 정말 제가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말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보다 더 끔찍했던 건, 그다음의 저의 태도였다. 뺨을 때리고 불알을 짓밟으며 싸지른 정액을 핥아 먹으라는 연우의 행동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존댓말을 하라는 그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면서도 결국 그의 손길에 사정했다.

미쳐 버릴 정도로 좋았다. 그에게 짓밟히며 더럽혀지는 그 순간이 사정을 위한 흥분제라도 되는 듯, 온몸이 한계까지 달아올랐다. 그가 심하게 대하면 대할수록, 그에게 치욕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흥분돼 미칠 것만 같았다.

제 입으로 강간해 달라고 한 것도 모자라 그의 더러운 행위를 받아 내며 황홀함을 느꼈다. 이제껏 제가 알던 모습이 제 모습이 아닌 것처럼, 그 순간의 송설은 또 다른 송설이었다. 남자의 자지에 환장하고 얻어맞으면서 흥분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변태 새끼, 인간 망종.

대체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일까. 아니, 나는 애초에 정말 그런 변태 행위에 만족하는 쓰레기였던 걸까. 그리고 하연우는 그런 내 모습을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걸까. 마치, 내가 받아들일 줄 알고 있었다는 듯 행동했던 그는, 처음부터 나의 이런 성향을 알고 있었던 걸까.

요즘 들어 극심했던 자기혐오가 또다시 찾아왔다.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 자존감에 자괴감이 극심했다. 저조차도 알 수 없는 저의 모습과 그걸 알아본 하연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감당조차 되지 않는데. 이 빌어먹을 상황에서도 아래가 촉촉이 젖어 오기 시작했다. 고작 하연우와 떡 쳤던 일을 잠시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씨바알…….”

흥건하게 젖은 아래에 속옷이 살갗에 질척하게 들러붙었다. 기분 나쁠 정도로 찐득한 아래에 설이 얼굴을 구겼다. 애꿎은 아랫입술을 말아 물고 잘근잘근 씹어 댔다. 자꾸만 꿈틀거리는 자지가 고간을 불룩하게 만들었다.

“…….”

망설인 끝에 설이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탓에 밴드가 늘어나며 손이 안으로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부풀어 오른 자지를 잡고 몇 번 문지르다 그가 손을 더 안쪽으로 깊숙하게 집어넣었다. 질척하게 젖은 입구를 손끝으로 건드리다가 보지의 윗부분, 살짝 튀어나온 여린 살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하아…….”

신음이 길게 흘러나왔다. 살짝 짓눌러 살살 비벼 대자 끔찍하게 기분 좋은 느낌이 찾아왔다. 설은 바지를 조금 내려 자지 밑에 자리한 제 손을 바라보았다. 보지를 비비고 있는 손을 보자 흥분이 한층 더 끓어올랐다. 그대로 자위하는 제 손을 쳐다보며 음핵을 문질러 댔다.

“응…….”

눈으로는 보지를 강간하고 머릿속으로는 제 몸을 강간하던 연우를 떠올렸다. 그의 앞에서 벌거벗은 채로 바닥에 싸지른 정액을 핥아 먹던 제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 연우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내가 정액을 핥아 먹는 모습을 보며 그도 흥분했을까? 내 어디를 보고 있었을까? 질질 보짓물이 흘러내리는 가랑이를 쳐다보고 있었을까? 내 보지에 박을 생각을 하면서?

연우를 떠올리자 흥분감은 급속도로 차올랐다. 문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정감이 찾아왔다. 더없이 질척거리는 보지에서 물소리가 찐득하게 들려왔다. 뜨겁게 열이 오를 정도로 세게 보지를 비벼 댔다. 고개가 절로 꺾이며 상체가 자연스럽게 눕혀졌다. 의자에 몸을 깊게 기대고 그대로 오르가슴을 향해 미친 듯 손을 놀렸다.

“아으으! 흣!”

요란한 교성과 함께 질 안에서 보지 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경련하는 질과 함께 설이 요란하게 허릴 뒤흔들었다. 두 다리가 곧게 뻗어지고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몸을 기댔다. 신음을 계속 쏟아 내며 마지막까지 보지를 세게 비볐다.

“으으응, 응! 하으으, 하으…….”

자지로 싸지르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좋은 황홀함에 설이 몸을 잔뜩 늘어뜨렸다. 그렇게 녹아내리는 몸으로 사르르 눈을 감는데.

“와. 진짜 가관이네.”

별안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설이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언제 들어온 것인지, 팔짱을 낀 채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진성이 보였다.

“형은 딸도 보지로 치는 거야?”

저벅저벅. 설에게 다가온 진성이 설의 손을 들어 올렸다. 아직 애액이 묻어 있어 끈적한 손끝을 코에 가져간 그가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냄새를 맡았다. 시큼하게 몰려오는 냄새에 그가 징그럽게 웃어 보였다.

“씨발, 보지 냄새. 보지로 딸 친 거 맞네.”

새빨개진 얼굴로 설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데, 진성이 설에게 바짝 다가갔다. 아직 채 올리지 못한 바지에 잔뜩 내보인 자지를 주물러 댔다.

“나 자지 좀 빨아 주라.”

“뭐라는 거야.”

“형이 꼴리게 했잖아. 한 발만 빼 줘.”

아닌 게 아니라 설의 팔뚝에 닿아 오는 진성의 자지가 꽤 딱딱해져 있었다. 꿀꺽. 허벅지를 쿡쿡 찔러 대는 자지에 설이 마른침을 삼켰다.

진성이 빨개진 설의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자릴 옮겼다. 설의 침대에 걸터앉은 그가 다리를 벌려 보였다. 바지 지퍼를 열자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서 발기한 자지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설이 자위하는 모습을 볼 때부터 줄곧 서 있던 좆이 바짝 약이 올라 배에 달라붙은 채로 껄떡거리고 있었다.

“뭐 해. 한 발만 빼 달라니까.”

진성의 재촉에 설이 발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엉덩이를 깐 채로 진성의 앞에 꿇어앉았다. 입에 넣어 달라고 보채는 좆을 한 손으로 잡았다. 핏줄이 흉측하게 선 검붉은색 자지를 잡고 그가 천천히 쓸어 만졌다.

“후…….”

부푼 살덩이를 매만지는 손길에 진성이 긴 신음을 뱉었다. 눈앞에서 형이 자지를 만져 주고 있는 모습만 봐도 흥분돼 미치겠는데, 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빨간 입술로 좆 머리를 머금기까지 했다.

뜨겁고 촉촉한 입 안으로 주먹만 한 좆 머리가 빨려 들어갔다. 설은 입 안에 가득 고이는 침을 이용해 미끈해진 살덩이를 맛있게 빨아 댔다. 고개를 틀어 가며 혓바닥으로 귀두의 구석구석을 문질렀다. 기둥과 귀두 사이에 움푹 들어간 부분은 혀끝으로 따라 핥다가 요도구에 넣기까지 했다. 손으로는 입 안에 마저 들어가지 못한 부분을 문질러 댔다.

황홀함에 취해, 진성은 눈을 내리깐 채로 설을 바라보았다. 제 좆을 물고 정성껏 빠는 설의 모습에 몸이 절로 뜨거워졌다. 무릎을 꿇은 자세도, 다리 사이에 파묻은 얼굴도 전부 순종적으로 보여서 더 야했다. 가지런히 모은 발목 위로 뭉개지듯 얹어진 풍만한 엉덩이는 말할 것도 없었고.

“형. 조온나 좋아…….”

뜨거운 숨소리를 담아 진성이 말했다. 춥, 추읍, 춥, 방 안에 울려 퍼지는 야한 소릴 들으며 그가 설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빨면 빨수록 단물이 샘솟는 살덩이를 물고 설은 스스로 고개를 흔들었다. 혓바닥을 넓게 펴 좆 기둥에 대고 문질렀다. 오돌토돌한 핏줄이 부드러운 혓바닥에 비벼지는 느낌이 선명했다.

설이 흔들어 대는 좆 기둥이 불끈대며 덩치를 한 번 더 키워 냈다. 빵빵해진 좆 기둥은 힘주어 탁, 치면 그대로 부러질 것처럼 단단했다. 뜨겁게 달궈진 불 기둥에 입술이 아렸다. 한계까지 벌린 입술에 턱이 아리고 꽉 막힌 목구멍에 숨이 막혀 왔다.

“씨발.”

진성이 급하게 설의 얼굴을 밀어냈다. 사정감이 끝까지 차오른 그가 좆 기둥을 잡고 거세게 흔들기 시작했다. 설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혀를 길게 빼낸 채로 입을 벌렸다. 마치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는 새끼 새처럼, 곧 쏟아져 내릴 정액을 기다리고 있었다.

“크흣.”

짧은 신음과 함께 진성이 하얀 물을 내뿜었다. 점성이 있는 끈적한 액체가 길게 빼내진 새빨간 혓바닥 위로 쏟아졌다. 진성은 울컥거리는 기둥을 잡은 채로 좆 머리를 설의 혀에 문질렀다. 사정하며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좆 머리가 부드러운 혀에 문질러지자 사르르 녹아 버릴 것만 같았다. 진성이 몸을 떨어 대며 마지막 좆 물 한 방울까지 설의 혀에 털어 냈다.

“존나 야해.”

입가에, 혓바닥에 정액을 덕지덕지 처바른 설을 내려다보며 진성이 말했다. 그가 엄지손가락을 펴, 입가에 묻은 정액을 긁어 설의 입 안에 마저 넣어 주었다. 입 안에 쳐들어오는 엄지손가락을 설이 빨기 시작했다. 두꺼운 엄지손가락을 혀로 애무하며 진성의 정액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존나 맛있게 처먹네. 사람 미쳐 버리게.”

제가 싸 준 좆 물을 받아먹는 설의 모습에 사정감이 다시 차올랐다. 아무래도 한 발 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설의 뒤로 가 둔부 아래로 손을 넣었다. 가랑이 사이, 갈라진 부분에 손을 가져가니 흥건하게 젖은 보지가 닿아 왔다.

“와. 씨발, 형. 지금 내 좆 빨면서 이렇게 젖은 거야?”

정말 그야말로 흥건한 보지였다. 물론 진성이 오기 전에 자위한 것도 있긴 했지만, 진성의 좆을 빠는 동안 보지가 계속 물을 흘려 댄 탓이었다.

진성은 설의 뒤에 쭈그려 앉은 채로 설의 보지를 문질러 댔다. 찰박찰박. 손끝에 닿았다 떨어지는 애액을 가지고 그가 장난을 쳐 댔다. 점성 있는 액체가 진성의 손끝에서부터 보지로 죽 늘어지다 끊어졌다.

“형 진짜 좆걸레네. 남자 자지가 그렇게 좋아?”

귓바퀴까지 붉게 물들인 설이 입술을 짓씹었다. 수치스러워 미칠 것만 같은데, 그런 저의 속사정도 모르고 미쳐 버린 몸뚱이는 어서 보지를 쑤셔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형 보지 지금 지랄 난 거 알아? 존나, 내 손가락 씹어 대는데?”

설이 뭐라 반박하려 고개를 추어올렸다. 그대로 진성을 향해 쏴붙이려는데, 대뜸 진성이 설의 팔뚝을 잡아 일으켰다.

“흣!”

그대로 진성이 설의 입술을 덮쳤다. 설의 머리통을 잡고 혀를 뽑아 먹을 듯 빨아 들이니 설이 옅게 신음하며 몸을 늘어뜨렸다. 가는 팔을 뒤로 내뻗어 진성의 목에 두르고, 나긋해진 허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진성은 뒤에서 설을 끌어안은 채로 아직 벗지 못한 윗도리 안에 손을 집어넣어 매끈한 복부를 쓸었다.

“존나……. 진심 조온나 맛있어…….”

처음이었다. 이토록 키스가 달콤하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동안 하연우가, 박재영이 형과 키스를 나누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았던 진성은 처음으로 설과 키스를 나누고 완전히 넋을 놓아 버렸다. 단지 좆을 처박기만 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 너무 달고 달아서 그대로 온몸이 녹아 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씨발, 형. 나 진심 개 돌아 버릴 것 같아.”

진성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그대로 다시 설의 입술을 덮친 그가 미친 듯이 혀를 내돌렸다. 아찔하게 감아 와 붙어 대는 혓바닥에 배 속이 다 찌릿했다. 한 번 사정을 한 자지가 다시금 배에 바짝 붙어 껄떡대기 시작했다.

“흐응, 응.”

키스가 끝나는 대로 늘어진 설의 몸을 안고 진성이 침대 위로 올랐다. 눈을 반쯤 감고 가쁜 숨을 들이 내쉬는 설을 바라보며 그가 옷을 벗었다. 설의 바지와 속옷을 벗기고 가랑이를 벌려 그 안에서 자릴 잡아 나갔다. 묵직해진 귀두로 보지의 입구를 때려 대며 설을 애끓게 했다.

“으응……. 응…….”

끈적한 목소리에 진성을 머릿속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가뜩이나 흥분돼 미치겠는데, 재촉하는 듯한 설의 모습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대로 부푼 좆을 잡고 설의 보지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야말로 물을 한 바가지는 쏟아 낸 보지는 밀고 쳐들어오는 침입자를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전분을 풀어 놓은 듯, 점성이 높은 액체가 끈적하게 자지에 달라붙었다.

미끈하고, 따듯하고. 마치 엄마 품처럼 포근한 설의 보지 속에서 진성은 안락함마저 느꼈다. 포동하게 살이 오른 설의 질이 진성의 좆을 폭, 감싸 왔다.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미칠 것 같았다. 이보다 맛있는 보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쫀쫀하게 감싸 오는 느낌이 너무도 황홀했다.

“으응…….”

긴 신음을 흘리며 설이 손을 내뻗었다. 본능을 좇아 그의 손이 보지를 향했다. 덜렁대는 자지 아래 숨겨 있는 음핵 위로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아까 연우를 떠올리며 자위했을 때처럼, 진성의 좆을 처물고 그가 자위하기 시작했다.

일순, 진성의 눈깔이 회까닥 돌아갔다. 자위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미칠 것 같았는데, 제 좆을 끼워 넣은 채로 보지를 비벼 대는 설의 모습은 도무지 감당 못 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걸려 있던 제어기를 떼어 낸 듯, 그의 안에서 욕망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흡!”

커다란 구릿빛의 손이 우악스럽게 설의 모가지를 움켜쥐었다. 순식간에 설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보지를 비비고 있던 손이 허공을 향해 뻗어 올라가고, 꽉 막힌 목구멍에서 끅끅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야. 보지 년아.”

고통스러워하는 설을 내려다보는 진성의 얼굴은 환희가 가득했다.

“씨발. 좆걸레 갈보 년 주제에. 좆 처먹으면서 누가 보지 비비래. 어?”

진성이 내뱉는 더러운 말들이 설의 가슴속에 콱콱 틀어박혔다. 졸려 오는 목에, 들려오는 더러운 말에 설은 너무도 괴로운데, 그걸 바라보는 진성의 얼굴에는 징그러운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더러운 년…….”

설의 모가지를 졸라 대는 진성의 손아귀에 더욱더 힘이 들어갔다. 숨통이 끊길 듯 괴로웠다. 손을 내뻗어 두꺼운 진성의 팔뚝을 긁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살갗을 깊게 파고들었다. 이성이 사라져 버린, 본능만 남은 몸부림에 진성의 흥분감만 더 높아져 갔다.

설의 모가지를 붙잡은 채로 진성이 씹질을 시작했다. 숨이 끊겨 버릴 듯 헐떡대고 있으면서, 또 아래쪽을 쑤셔 주는 자지에 설이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를 자극에 온 신경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물이 가득 찬 보지를 뚫고 커다란 자지가 쳐들어와 자궁을 찍어 댈 때마다 내벽이 자지를 물지 못해 안달이었다. 식도가 짓눌릴 정도로 세게 목이 졸려 왔다. 고통의 강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보지 속 진성의 좆이 느끼는 압박감이 배가되었다. 잔뜩 힘이 들어가 자지를 꽉꽉 물어 대는 보지에 그대로 살덩이가 터질 것만 같았다.

“씨발. 좆같은 년.”

짝. 진성이 설의 뺨을 후려쳤다.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자 기침이 마구 터져 나왔다. 새빨개진 얼굴로 콜록대는 설을 보면서도 진성을 망설임이 없었다. 하도 세게 물어 대 끊어질 것 같은 좆으로 여전히 거칠게 쑤셔 대면서, 커다란 손으로 한 번 더 설의 뺨을 갈겼다.

“흣, 흐윽. 하으윽! 읏!”

둔탁한 손바닥은 연이어 몇 번이나 더 설의 볼을 내리쳤다. 소름 끼치는 마찰음과 설의 신음이 어우러졌다. 한쪽 뺨이 흉측하게 부어오르고 생리적인 눈물이 줄줄 흘렀다.

허리를 거세게 쳐올리며 진성의 시선은 줄곧 설의 얼굴에 향해 있었다. 눈물이나 처흘리고 있는 주제에, 잔뜩 일그러진 얼굴은 천박하기 짝이 없었다. 고통에 전 얼굴이 숨 막히게 야했다. 괴로워하는 설은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았다. 그의 고통이 곧 진성에게는 성욕을 폭발시키는 기폭제나 다름없었다. 끝까지 차오른 사정감에 온몸이 달아올랐다.

“읏!”

진성이 한쪽 뺨을 부풀린 설의 입아귀를 거세게 잡았다. 벌어진 입 안으로 그가 침을 뱉었다. 혓바닥을 타고 진성의 침이 찐득하게 흘러내렸다. 더러운 침이 설의 혀를 타고 목구멍으로 흘러들어 갔다. 하릴없이 진성이 뱉는 침을 받아먹으며 설의 자존감은 끝까지 무너져 내렸다. 참을 수 없는 비참함이 온몸을 잠식해 버렸다.

“하으읏!”

보지 속에서 덩치를 한 번 더 키워 낸 좆에 설이 숨넘어갈 듯 비명을 질렀다. 그와 동시에 자극받던 보지가 경련하며 물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급하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보지 안쪽 살이 마치 이빨이라도 달린 것처럼 진성의 좆을 물어 댔다.

“으응, 아! 아으응, 응! 아응, 응!”

자지러지는 소릴 내뱉으며 설이 허리를 들썩였다. 들어찬 좆이 너무도 맛있다는 듯, 보짓살이 쪽쪽 빨아 댔다. 처맞고 침까지 받아 마신 주제에, 그새 또 보짓물을 쏟아 내며 눈을 뒤집고 개처럼 혀를 빼었다.

“씨발년!”

흥분한 진성이 설의 몸통을 잡았다. 그대로 급하게 보지 속에서 자지를 빼낸 그가 설의 몸을 돌려 눕혔다. 이제는 꽉 아문, 조금도 풀리지 않은 뒷보지에 거대한 좆을 처박았다. 살점이 찢겨 나가는 고통 속에 설이 소릴 내질렀다.

“흐아악!”

침대가 출렁거릴 정도로 진성이 세게 허리를 움직였다. 엎어진 설의 몸을 뒤덮은 채로 바짝 붙어서 무릎으로 침대를 짚고 허리를 튕겨 댔다. 감당하기 힘든 움직임에 침대가 삐걱삐걱 비명을 뱉어 냈다. 설의 후장을 완전히 박살 내 버릴 듯, 거대한 살덩이가 세게 찍어 댔다.

“아흐윽! 하윽! 흐아아, 하읏!”

설이 울부짖듯 신음했다. 이에 진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좆질을 했다. 제어되지 않는 흥분감에 진성이 상체를 들어 올렸다. 울고불며 발악하는 설의 뒤통수를 세게 짓눌렀다. 눈물과 침으로 젖은 얼굴이 침대보 위에 파묻혔다. 괴로운 듯 침대보를 쥐고 뜯어 대는 손길이 바들바들 떨리었다.

설의 얼굴을 침대에 처박은 채로 진성은 빠르게 허리를 뒤흔들었다. 몸이 땀으로 젖어 미끈거렸다. 몸에 가득 들어찬 근육을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구릿빛 피부 덕분에 땀에 젖은 몸이 더욱 야생적으로 보였다. 어린아이의 얼굴만 한 허벅지에 크게 자리한 근육이 불끈거렸다.

“씨발!”

배 속을 뚫어 버릴 듯 세게 찍어 대던 좆이 일순 결장에까지 퍽, 하고 박혀 왔다.

“아으읏!”

설이 기겁하며 소릴 내질렀다. 내장을 강간하며 찍어 대던 좆이 그대로 뜨거운 물을 내뿜기 시작했다. 구불구불한 내장을 타고 뜨거운 좆 물이 흘러들어 왔다. 세게 때려 대는 좆 머리에 배 속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울컥, 울컥 자지 물을 쏟아 내는 귀두를 따라 뱃살이 출렁거렸다.

“아으응, 으응. 하으으, 하으……!”

진성의 정액이 설의 배 속을 채워 나가는 동안 설의 자지에서도 좆 물이 쏟아져 나왔다. 맞닿아 있는 이불이 젖어 들며 설의 자지에 축축하게 달라붙었다. 이불보에 얼굴을 파묻고 신음하며 설이 젖은 이불에 자지를 비벼 댔다. 항문 안에 들어찬 자지만큼이나 젖은 이불에 대고 비비는 자지의 느낌이 황홀했다.

“하아. 하. 씨발……. 보지 년아, 좋아?”

시원하게 정액을 쏟아 낸 진성이 헐떡거리며 설의 귓가에 속삭였다. 설은 대답 대신 고개를 들어 올렸다. 풀어진 눈을 한 채로 쳐다보려니, 진성이 그대로 입술을 박아 왔다. 항문에 성기를 꽂은 채로 진성과 키스했다. 사정 후에 하는 키스는 디저트만큼 달콤했다.

“쌍년. 존나 맛있어.”

촉촉하게 젖은 입술을 빨며 진성이 말했다.

“너는 걸레 주제에 왜 보지가 늘어나지도 않아? 응?”

이제껏 거칠게 욕을 해 대던 것과는 달리 다소 달콤해진 목소리로 진성이 물었다. 설은 눈꺼풀을 낮게 내리깐 채로 느릿하게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사정 후에도 죽지 않고 단단하게 박혀 있는 진성의 자지에 항문 내벽을 문질렀다.

“네 보지 진짜 존나 맛있는 것 같아. 자지가 죽지를 않아.”

키스를 끝내고 진성이 설의 뒷보지에서 자지를 꺼냈다. 자리에 누워 그가 설을 위로 올렸다. 꼿꼿하게 서 있는 자지 위로 설의 보지 구멍을 맞춰 끼워 넣으니 설이 고개를 격하게 꺾으며 비명을 내질렀다. 단번에 자궁 입구까지 자지가 쳐들어갔다.

“움직여.”

진성의 명령하듯 말했다.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보지 속살에 힘겨워하면서도 설이 겨우 허리를 움직여 나갔다. 승마하듯, 유연하게 허리를 돌려 가며 허벅지 힘을 이용해 위아래로 움직였다. 처음 하는 기승위에도 힘들어하면서도 본능을 좇아 계속 허릴 흔들었다.

더는 뚫을 수 없는 곳까지 푹푹 처박혀 오는 자지의 맛을 느끼며 설의 보지가 계속해서 입을 오물거렸다. 아찔하게 꺾은 고개와 흐느적거리는 손짓. 거기에 발기한 채로 튕겨 대는 자지까지. 진성은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설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진성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진짜 미친 것 같아, 한 마디 내뱉은 그가 설의 몸통을 그러잡았다. 제 좆을 향해 거세게 내리꽂는 진성의 손짓에 설은 비명 같은 교성을 쏟아 내며 보지 구멍을 조여 댔다.

다시금 방 안에 두 사람의 신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어느덧 중천에 떠 있던 해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낮게 땅거미가 내려앉을 때쯤, 연우가 기숙사에 도착했다. 주황빛으로 물든 방 안에서 연우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몸을 섞고 있는 진성과 설의 모습이었다.

꽤 이름이 알려진 디저트 가게에서 사 온 케이크를 책상 위에 두고 연우가 침대로 향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한 것인지 설은 거의 정신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 한쪽 팔을 침대 밖으로 늘어뜨린 모습이 마치 시체 같아 보였다. 눈은 초점 없이 풀어져 먼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고, 뺨이 부어 있었다.

지치지도 않고 박아 대는 진성의 허리 짓을 따라 설의 몸이 하릴없이 흔들렸다. 뼈만 앙상한 몸통이 흔들릴 때면 뱃살 위에 흩뿌려진 정액이 출렁출렁했다. 진성의 좆이 드나드는 대로 불룩하게 솟았다 꺼지는 뱃살을 내려다보다, 연우가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땀으로 젖은 이마에 입을 맞추며 작게 속삭였다.

“왜 전화 안 받나 했더니. 그새 최진성 좆 먹고 있었어요?”

연인처럼 속삭이는 목소리에 설의 눈이 초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희미한 시야에 연우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였다. 눈물이 말라붙은 눈가가 다시금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말할 힘조차 없어 그저 입만 벙긋거렸다.

끝내 말을 내뱉지 못하고 설의 입술이 닫혔다. 너무 힘들어 신음조차 나오지 않는데, 연우가 그의 고개를 잡아 돌렸다. 침대 옆에 쭈그려 앉은 채로 그가 키스했다. 설의 눈이 살며시 감기었다. 밑에 여전히 진성이 좆질을 해 대는 동안 그가 연우와 키스를 나누었다.

떨어져 나가는 입술과 동시에 설의 눈꺼풀이 들어 올려졌다. 견디기 힘들어서 자꾸만 새어 나오는 눈물을 연우가 닦아 주었다. 따듯한 손길에 설은 이상하리만큼 매달리고 싶어졌다. 당장 연우의 품에 안겨 눈물 젖은 얼굴을 비벼 대고 싶었다.

그런 설의 마음을 눈치라도 챘던 걸까? 침대 위로 올라온 연우가 설의 머리맡에 앉았다. 작은 머리통을 들어 그가 제 허벅지 위로 올렸다. 달래 주듯, 기다란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흉측하게 부은 볼을 매만져 주었다. 한없이 부드러운 손길에 설의 눈꺼풀이 다시금 내려앉았다.

“씨발.”

정상위로 씹질을 하던 진성이 좆을 빼어 냈다. 그대로 설의 몸을 뒤집은 그가 설의 둔부를 잡아 올렸다.

“흣!”

찰떡같이 새하얀 엉덩이 사이 구멍으로 그가 좆을 처넣었다. 몇 시간째 계속 쑤셔 대고 있으면서 죽지도 않는 좆이 흐물거리는 구멍 안으로 세차게 밀고 들어갔다.

다시금 후장을 꿰뚫는 딱딱한 살덩이에 설의 눈에서 눈물이 후드득 쏟아졌다. 계속해서 비벼 대는 전립선이 이제 쾌감보다는 고통에 가까웠다. 더는 사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만 간절한데, 후장을 찍어 대는 자지는 너무도 자극적이었다.

죽을 만큼 괴로워하는 설의 얼굴을 잡고 연우가 품에 안았다. 두 팔로 머리통을 감싸고 으스러뜨릴 듯 끌어안았다. 두근두근. 귓가를 두드려 대는 심장 박동이 의아하리만큼 설의 몸을 안정시키고 있었다. 설은 연우의 품에 눈물 젖은 얼굴을 비벼 대며 힘겨운 체위를 버텨 내려 애썼다.

헉헉헉헉. 진성의 숨소리가 더 거칠어졌다. 두 손안에 들어오는 골반을 세게 그러쥔 그가 좆을 세게 끝까지 처박았다.

설의 몸이 사정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배 속의 장기가 뭉개지는 느낌이 선연한 가운데, 소리조차 내지르지 못한 그가 연우의 품속으로 계속 파고들었다.

길 잃은 강아지처럼 바들바들 떨어 대며 계속 안겨 오는 설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품 안에서 도리질 치는 설의 볼을 살며시 그러잡고 입을 맞췄다. 설은 맹목적으로 연우에게 매달렸다. 아래가 갈려 나가는 것 같은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듯, 연우에게 매달려 혀를 빨았다.

“큿!”

짧고 굵은 신음을 내지르며 진성이 설의 배 안에 사정했다. 커질 대로 커진 살덩이가 몸을 떨어 대며 설의 내장을 마구잡이로 두들겨 댔다. 내장을 후려치며 쏟아져 나오는 정액에 설이 고갤 꺾어 올렸다.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만 줄줄 흘려 댔다. 더는 나올 것도 없는지 투명한 액체가 조금 설의 자지 끝에서 흘러나왔다.

“…….”

제 앞에서 눈물 흘리며 사정하는 설의 얼굴을 연우는 눈을 낮게 내리깐 채로 관망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 얼굴이 긴 여운을 남기가 망막에 아로새겨졌다. 축축한 볼을 쓰다듬으며 그가 다시 입술을 맞대었다. 좆을 뺄 새도 없이 그대로 다시 처박기 시작하는 진성에 설이 다시금 연우에게 매달려 키스하기 시작했다.

진성은 한 번의 사정을 더 하고서야 겨우 설을 놓아주었다. 진성의 자지를 받아먹는 동안 설은 계속해서 연우의 품에 안겨 있었다. 연우와 키스하거나, 그의 복부에 얼굴을 비비대며 겨우 힘겨운 행위를 버텨 냈다. 그마저도 마지막 사정 이후엔 그대로 기절해 버려야 했지만.

정신을 잃은 설을 침대 위에 올려 두고 연우가 바닥에 내려왔다. 진성이 좆을 빼내는 대로 연우는 뒷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어 좆 물을 긁어내었다. 갈고리 모양을 한 손끝에서 끊임없이 좆 물이 긁혀 올라왔다. 대체 얼마나 싸지른 것인지. 이미 배 속이 온통 정액으로 가득한 것만 같았다.

울컥울컥, 좆 물을 뱉어 내는 뒷보지가 외설스럽게 보였다. 퉁퉁 부어오른 항문 내벽이 볼록하게 솟아 살짝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이렇게 계속 뒷보지만 학대한다면 탈장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치 장미꽃처럼 붉게 피어난 항문 속살의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야말로 속살을 까뒤집은 형의 항문은 꽃송이처럼 예쁠 테니까.

“이건 뭐냐?”

성욕을 해결한 진성은 대신 식욕이 동했는지, 책상 위에 올려 둔 케이크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놔둬. 형 일어나면 먹이게.”

“씨발. 형 입만 입이냐?”

억울하다는 듯 진성이 소리치는데, 연우는 듣는 체도 안 하고 제 할 일에 몰두했다. 진성이 박아 대는 동안 단단하게 발기한 좆을 바지 속에서 꺼내었다. 그대로 의식이 없는 설의 항문에 좆 머리를 가져다 댔다. 물기를 머금고 항문 밖으로 살짝 튀어나온 속살이 산딸기처럼 새빨갛게 익어 있었다.

먹음직스러운 산딸기를 방망이로 찧듯, 좆 머리를 가지고 튀어나온 붉은 살을 꾸욱, 눌렀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속살을 따라 좆 머리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껏 부어 있어 훨씬 압박감이 심한 후장에 대고 연우가 좆질을 시작했다.

정신을 잃은 설의 후장에 대고 연우가 씹질을 하는 동안 진성은 땀으로 얼룩진 몸을 씻고 나왔다. 분명 후장을 쑤셔 대고 있었는데, 언제 바뀌었는지 연우는 설의 몸을 뒤집어 보지에 박고 있었다. 기운 없이 축 늘어진 좆을 걷어 내고 연우가 설의 음핵을 매만졌다. 허릿심만을 이용해 씹질을 하며 손으로는 음핵을 거칠게 비벼 댔다.

진성이 몸에 묻은 물기를 마저 털고 발걸음을 옮겼다. 목에 수건을 두른 채, 제 책상으로 향하는데 불현듯 케이크가 놓인 책상에서 익숙한 알림이 들렸다.

“야. 너 톡 왔는데?”

진성이 친절하게 알려 주었지만, 연우는 정신을 잃은 설을 강간하며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어깨를 으쓱여 보인 진성은 그대로 책상에 엉덩이를 걸치고 젖을 머리를 매만졌다. 목에 두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탈탈 털어 대는데, 잠금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연우의 폰 배경에 그대로 떠오른 메시지의 내용이 보였다.

“어?”

별 내용 아니었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나름 구미를 당기는 메시지에 그가 폰을 집어 들었다.

「나 방 얻었다 학교 근처에」

진성은 나름 바쁜 연우를 대신해 재영에게 답했다.

「올 어디임? 언제부터?」

숫자 ‘1’은 지워졌으나 어쩐 일인지 답변은 조금 늦게 도착했다.

「학교 근처라고 했잖아 주말부터 들어가서 살라고」

「이열 축하 ㅇㅇ」

「집들이하게 와라」

「ㅇㅋ」

「선배랑 최진성도 데리고」

「ㅇㅋ 알겠음 토욜날 가면 댐?」

「어」

이 정도면 대화가 끝났다 싶어 폰을 내려 두려는데, 잠시 텀을 두고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재밌는 거 많이 준비해 둘게」

진성은 마지막 메시지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재밌는 거? 무슨 재밌는 거? 어디 노래방 기계라도 들여놨나? 아니면 최신 오락기라도?

집들이하는데 뭐 재밌는 게 있을까 싶어 맷돌을 굴려 대던 진성은 문득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시선을 꽂게 되었다. 의식조차 없는 설과 그의 아래에서 열심히 허리를 놀려 대는 연우의 모습이 차례대로 들어왔다. 참 찰지게 박아 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 맞다! 저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진성이 소리쳤다. 짐짓 연우의 폰을 잡고 손가락을 놀렸다.

「알겠음 깨끗이 박박 씻겨서 데려가겠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진성이 씨익 웃어 보였다. 제자리에 폰을 내려 둔 그가 몸을 일으켰다.

같은 시각. 폰을 들고 있던 재영은 영 찝찝하다는 얼굴이었다.

“뭐야. 하연우가 약을 처먹은 것도 아니고. 말투가 왜 이래.”

폰에 전송된 메시지를 보자면 매우 위화감이 느껴졌다. 제가 아는 하연우의 말투가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이 들어 미간을 찡그리고 있던 그가 되었다는 듯 폰을 침대 위로 던졌다. 뭐 같은 방에 사니까 최진성이 보고 보냈나 보지.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침대 위에 나뒹구는 폰처럼 그도 이불 위에 몸을 묻었다. 천장을 보고 누워 잠시 넋을 놓고 있는데, 언뜻 옆에서 익숙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재영이 손을 들어 올렸다. 옆에 놓아둔 폰을 잡아 얼굴 위로 가져간 그가 배경에 떠 있는 수신자를 확인하였다.

“네. 실장님.”

바탕화면을 드래그한 그가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아, 세팅 끝났어요?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준비해 달라고 한 건요. 그것도 다 되었나요?”

상대방이 뭐라 뭐라 길게 얘기하는 동안 보고를 받는 재영의 얼굴에는 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럼, 지금 가서 볼 수 있나요?”

상대의 답을 들은 재영이 침대에서 내려왔다.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한테는 비밀로 해 주시고요. 네, 비번만 다시 문자로 넣어 주세요.”

책상으로 향한 그가 차 키를 챙겼다. 통화가 끝난 폰을 들고 그대로 그가 방을 나섰다.

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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