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9화 〉139 처녀상실 (139/140)



〈 139화 〉139 처녀상실

"오늘도 안 오신 건가?“


아침과 점심, 심지어는 오후 쉬는 시간까지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재희를 찾아갔던 지우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야 그럴 것이 수많은 여자를 건드려놓았다고 생각되지 않게 자신은 처녀였었던 그녀가 민정이라는 여자에게 페니반을 이용해 처녀를 잃은 뒤로 3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카데미에 나오지 않았다. 색깔 등급의 교관이라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되긴 한데.


"하아... 이럴 거면 기대하게 만들지나 말던가.“

처녀를 가져갈 것처럼 행동해 놓고 자신의 처녀를 잃어버렸다. 그 모습을 고스란히 눈으로 보고 기억에 담았던 그녀로서는 박히기보단 박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쯧......“


여전히 그때의 감각이 생생했다. 백옥처럼 아름다운 피부를 어루만질 때의 손의 감각이, 입을 맞추었던 입술의 감각이, 무슨 맛으로 먹는 건지 알  없는 정액까지. 아니, 정액이 맞는 건가? 일단 남자의 그것처럼 생긴 거에서 나온 정액 같은 액체의 존재를 아직까지도 몰라서 딱히 그 액체를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답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아무튼, 지우는 불이 완전히 꺼져있는 재희의 개인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이 의자가 바로 재희가 아카데미에 오면 무조건 등을 기대어 앉은 의자일 터.

"하아... 하아......“


다시금 그때의 기억을 상기해 냈다. 서로의 피부가 맞부디치면서 나는 음란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며, 눈앞에 그때의 장면이 펼쳐졌다. 지우는 의자에 발을 올려 음부를 벌렸다. 그리곤 손을 가져다가 속옷을 옆으로 제친 후, 축축하게 젖어있는 보지를 어루만졌다.


찔꺽찔꺽.


물소리와 함께 음란한 쇠가 주위를 울려 퍼졌다가 바로 멈추었다.

"......“


분명 기분이 좋아서 아래가 애액으로 가득하긴 한데......


"별로네.“

그녀와 입을 맞추면서 자위했을 때랑 달리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기분이 좋기는 한데 그때의 쾌감은 느껴 지지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지우는 책상 위에 있던 휴지를 조금 뜯어내 음부를 깨끗이 닦아낸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쉬는 시간에 이곳을 들린 거라 어서 훈련을 받으러 가야만 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 재희에게 선택받은 여자라서 굳이 훈련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재희에게 한  먹힌 다음 버려졌다고 이미 여러 남자 교관들의 머리에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야 그럴 것이 지우를 훈련에 열 왜 시켜  그 날. 장시간 둘의 모습을 감추었기에. 또한, 바로 다음 날부터 재희가 출근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버려졌다고 이미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 보니 재희를 통한 혜택을 더이상 받게  수가 없으니 교관들은 이 때를 노려 지우를 훈련에 참여시켰다. 계속해서 훈련하다가 꿀 같은 휴식을 취하고 다시금 훈련을 하게 된다면 인간인 이상 꿀 같은 휴식이 그리워질 수밖에 없다. 근데 곁에 재희가 없네? 그럼  같은 휴식을 누구한테 얻어야 할까.

그건 바로 남아있는 남자 교관들. 재희와 그녀의 애인들을 제외하고 여태까지 보아왔던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지우의 몸을 마음대로 탐하고 싶어하는 짐승 같은 교관들밖에 없었다.

"왔나? 그럼 엎드려.“
"네...? 아직 시간이  지났는데요?“

훈련장에 돌아오니 다짜고짜 교관이 엎드리라고 한다. 아직 쉬는 시간이 남아있는데 대체 무슨 헛소리인 건지 모르겠다.

"아아. 오늘 막 다시 훈련에 참가해서 모르겠네?“


교관은 지우의 몸을 한 차례 훑으며 입을 열었다.

"그 뭐냐. 김재혁? 맞나? 맞는 거 같은데. 아무튼  놈 덕분에 내가 쉬는 시간을 줄였거든?“
"......“
"봐봐. 다른 애들은 다 왔잖아? 너만 빼고?“


그걸 몰랐다. 애초에 3일 쉬고 오늘 다시 훈련에 참가했는데 어찌 알거란 말인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할 거면 저리 치워. 그런 건 여기서 안 통하니까.“

까득.


표정부터 눈빛까지. 뭘 원해서 이딴 짓을 벌이는 건지 눈에 훤했다. 지우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이를 갈며 순순히 자세를 낮춰 엎드려 벋쳤다.

"내가 그만하라 할 때까지 하면 돼.“

그렇게 말하고는 제시간에 도착해 있던 교육생들에게 눈을 돌렸다.

"음... 오늘 자유 시간이다. 3일간 고생했으니 지금 시간만이라도 쉬어.“
"저, 정말입니까?!“
"그럼. 어차피 니들 쉬는 시간을 줄인 덕에 진도를 적당히 나가도 되거든?“
"와아!“


교육생들은 기뻐했다. 오직 지우만을 제외하고.

"물론 넌 예외야.“

교관은 지우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스텐드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으읏.... 읏.“


이제 5분째. 양팔이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이었고, 엉덩이 또한, 많이 내려가 있었다.

"그 상태면 시간이 늘어날 텐데? 엉덩이 들어.“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게 만드는 악랄한 교관.

"그만하고 싶으면 나한테 말해.  권한으로 오늘부터 아카데미가 끝날 때까지  빼줄 테니까."

키득키득.

저 말인즉슨, 자신이 벗으라면 언제 어디서든 옷을 벗고, 벌리라고하면 누가 보더라도 다리를 벌리는 성노예가 되라는 말.


"꺼져......“
"네 맘대로 해. 얼마나 버틸지는 네 스스로 정하는 거니까. 그리고 시간도 많으니 천천히 생각해.“


*

시간이 흘러 오늘 일과가 모두 종료되었다. 한 명도 아니고 모든 교관이 단체로 짜기라도 한 듯. 유독 지우만을 못살게 굴었다. 이게 마치 초등학생 남자애가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좋아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괴롭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게  큰 악효과를 낳는다는 걸 모르고는.

"드디어... 끝이네.“


방으로 돌아온 지우는 땀에 젖은 옷을 거칠게 벗어 던졌다. 그리고는 곧장 푹신한 침대 위로 몸을 던질 생각이었건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도 나중이 되면 찌린내가 날 거란 생각에 한숨을  쉬었다.

"씻고 오자......“

 다리는 후들후들하고, 몸은 피곤함에 찌들어 있는데 차마 더러운 몸으로 이곳에서 유일무이한 행복한 공간을 더럽힐 수 없다는 판단에 결국, 씻기로 하고 방을 나섰다.


"후아......“

정말 시설 하나는 끝내준다. 밖에서 늘 보던 일반적인 대중목욕탕 느낌이긴 한데 탕의 종류나 크기가 차원이 달랐다. 지우는 발가벗은 상태로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목욕탕을 걸어나가 뜨끈한 물이 일품인 커다란 탕에 몸을 담갔다. 그러자 오늘 하루 얻었던 피로가 싹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윤재희......“

대부분의 교육생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식당으로 가 배를 채운 다음에 마지막으로 목욕을 하러 왔다. 그래서 지우 말고 목욕탕 내부에는 사람이 없는 것이고, 지우는 전세라도 된 것처럼 혼잣말을 크게 중얼거렸다.

"보고 싶네.“

이게 바로 사랑이라는 걸까. 학창시절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곁을 귀찮게 맴돌았던 여자들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녀들의 대화 대부분이 남자 아이돌에 관한 거지만 가끔은 곁에 있는 남자들, 우연히 거리를 걷다가 본 남자들로 치우칠 때가 있었다.


첫눈에 반한 것 같다니, 자꾸만 보고 싶다니, 사귀고 싶다니 등, 그때의 지우에게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말들이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의미에서 그런 말을 했던 건지 이제야  것만 같았다. 사랑... 사랑리나는 감정 하찮게 여겼는데 사실은 무시할 게  되는 엄청난 마음이었다.


"하아.“

자신은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당사자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질 아예 모르니 앞이 막막했다.

"하아... 하아... 아응... 응.“

재희를 생각하던 지우의 손은 어느새. 가슴과 음부에 위치해 있었다. 아침에 하다가 도중에 멈추었던 자위. 지우는 누가 올지도 모르는 공공장소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듯, 거친 숨을 토해내며 손을 움직였다.


"더... 조금 더.“


분명 그때도 같은 손으로, 같은 부위를 만지는 건데 대체 무엇 때문에 쾌락의 정도가 다른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으읏! 읏!“

발딱 서버린 유두를 강하게 꼬집으며 보지를 훑고 있던 손가락의 속도가 아까와 다르게 무척 빨라졌다.


철썩철썩.


거칠게 움직이는 팔과 물이 많나 요란한 소리가 목욕탕 전체로 울려퍼졌다.

"하으응... 앙...! 가, 가아.“

민감한 부위를 자꾸 자극하다 보니 어찌어찌 절정이란 문턱의 앞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역시 그때보다는 아니어도 지우는 사막 한가운데서 생명의 한 줄기인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거침없이 신음성을 토해냈다. 조금만. 정말 조금만 더 있으면   있을 터. 그러나 그때.

끼이익.


목욕탕의 문이 열리자 황급히 가슴과 보지에서 손을 떨어트렸다.
아... 정말 조금이면 갈 수 있었는데.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는 공공장소에서 자위를 한 자신이 잘못인데도 불구하고 지우는 이제  목욕탕으로 들어온 여자들을 원망하기에 이르렀다.


"야야. 저거.“
"아. 지우 저년 큭큭큭.“

화장을 한다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쌩얼인 지금은 영 못난이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 여자들은 지우를 보며 수군거렸다.

"야. 윤재희 교관님이랑은 어땠냐?“

그러기를 잠시. 얌전히 탕에 들어가 있던 지우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뭐?“
"어땠냐니까? 윤재희 교관님이랑.“"......“

어땠냐니... 아쉬움밖에 없었다. 딱히 자신의 몸을 범해주지도 않았고, 범해지는 그녀를 옆에서 지켜보며 입만 맞추었을 뿐이니까. 가슴을 만진다거나 보지를 만진다거나 하지 않아서 그냥 자위를 한 기분이었다.


"왜. 좋았냐?“
"어. 좋았는데 왜?“

좋긴 뭐가 좋아. 오히려 답답해 미치겠는데. 그래도 지우의 기억 속에 이년들은 재희에게 어떠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거짓말을 입에 담았다.

"시발.“


역시나.
그녀들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욕을 입에 담았다.

"왜. 니들은 윤재희 교관님이랑 안 해봤나 봐?“

어머나. 그거참 안타깝네.
자기도 키스를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긴 하다만.


"너무 아름다우시더라. 윤재희 교관님의 몸이. 어찌나 새하얗고, 부드러운지.“


지우는 손을 허공에 가져다가는 마치 변태 아저씨처럼 당사자의 가슴을 주무르는 행동을 취했다.

"신음소리도 너무 듣기 좋더라고. 너희도 된다면 한 번... 아. 안 되겠다. 니들 못생겼으니까 윤재희 교관님이 눈길조차 주지 않겠네?“

지우가 예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왕따를 당했었는데  서러움이 폭발이라도  듯, 온갖 말을 지어내면서 신경을 긁어대고 있었다. 이게 효과적이었는지 표정이 볼만 했다.

"니도 버려졌잖아?“
"그건......“
"참.  몸뚱이가 얼마나 별볼일 없었으면. 쯧,“

매력적이었다면 귀찮더라도 아카데미에 출근해 몸을 탐했겠지라는 말이 뒤이어 들려온 듯 하다.

"그래도  했는데? 너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했냐고 시발년아.“

먼저 시비를 걸어온 건 저들이고, 저번에도 시비를 걸어서 자신을 괴롭혔던 건 저들이다. 그러니 지우의 잘 못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안 그래도 교관 새끼들 때문에 짜증이나 죽겠는데  이런 개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지 도통 모르겠다.

"뭐? 시, 시발년아?!“

갑작스러운 욕에 화를 참지 못했다.

"뭐? 니도 욕 했잖... 꺄아악?!“

똑같이 욕을 했을 뿐인데. 머리끄덩이를 잡고 늘어졌다. 그리고 3대 1이라는 싸움이 시작되었고, 여자 목욕탕이라 말려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한 지우는 일방적으로 처맞았다.

"후욱... 후욱... 죽일 수도 없고.“


많이 맞긴 했는데 돌려줄 만큼은 다 돌려주었다. 그녀들은 더 팰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는 대충 몸을 씻고 목욕탕을 나갔다. 지우도 마찬가지로 쓰라린 몸을 부여잡고 몸을 씻은 뒤에 방으로 돌아갔다.


"하아... 시발. 아파. 배고파.“

힘들어 죽겠는데 맞아서 생긴 고통까지 동반하니  밥을 먹으러 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지우는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침대 위로 몸을 뉘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바로 잠에 들 터. 하지만 자위를 두 번이나 하다가 도중에 멈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욕이 증폭되어 가슴과 음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찌걱찌걱.


"하앙... 앙......“


드디어 몸이 민감해진 걸까. 기분이 좋았다. 아마 자위를  번이나 하다가 가기 전에 멈추었기 때문이겠지. 만약 윤재희 교관이 다시는 아카데미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방식으로 쾌락을 얻어야만 할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차올랐다.


"나쁜 년.....!“


이렇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왜 안 오는 거냐고 원망하면서도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를 상상하며 손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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