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2화 〉132 아카데미 교관 (132/140)



〈 132화 〉132 아카데미 교관

어제 고된 훈련 때문인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완전히 꺼져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식당으로 향해 튜토리얼 당시 입에 가져가지도 못했던 음식들을 가득 받아 왔다. 이제 남은 일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데.

"하아앙... 앙... 기, 기분 좋아요. 교관님.“
"......“

수저조차 들지 못한 채로 자신의 근처에 앉아서는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는  명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한 명은 예쁘다는 말을 질리도록 들어왔던 지우조차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의 윤재희 교관, 그녀의 무릎 위에 앉아서는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몸을 희롱당하며 쾌감에 젖어 애교를 부리는 예쁘장한 외모의 교육생이었다.


'이, 이해할 수는 있는데 외설스럽게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사람이 죽고 죽는 정신 나간 이곳인데 설마 레즈비언이 없을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카데미의 모든 교육생들이 모이는 아침 식당에서 대놓고 여자를 품에 안아 한 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는 허벅지를 쓰다듬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지우와 같이 이번에 아카데미에 들어온 초급반만 그런지, 교관이나 중급반 이상부터는 익숙한 듯. 대놓고 둘의 애정행각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지 감상하기 바빴다. 아니, 그건 아니었는지 그녀들에게 몇 명의 예쁘장한 외모의 여자들이 다가갔다. 잠시 후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소리치겠지.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교관니이임~! 저도, 저도 만져주세요~!“


완전히 그녀의 포로가 되어버린 여자들은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으며 교관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미쳤어... 정말 미쳤다고.‘


솔직히 제정신으로 비쓰온 게임이란 곳에서 빠져나가기란 무척 힘이  터인데 아무리 그래도 저건 아니었다. 레즈비언... 그것도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외설적인 짓을 하는  말이다.

'후우. 입맛이 없네.‘

이미 받아온 배식의 절반 이상을 먹어 치워 배가 부른 상태인데  외설적인 모습에 입맛을 버렸다는 생각으로 지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대로였다면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 김재혁이 왜 다 안 먹고 벌써 가냐며 물어볼 것이지만 지금 그는 저 교관과 여자들의 모습에  빠져 눈길조차 돌리기 힘들어 보였다.


*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허억... 헉... 헉헉!“

체력증가의 목적으로 다짜고짜 운동장을 몇십 바퀴째 뛰고 있는 지우는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하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 시발......"


원래 인간은 한계에 다다라면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부러움, 그리고 차별에 대한 분노, 욕망 등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복잡해져서는 욕을 자꾸만 입에 담고 있었다. 그야 그럴 것이 운동장을 돌고 있는 남자들과 다수의 여자들, 초급반 30명 중에 29명이 열심히 훈련을 받고 있는데   명만이 열외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튜토리얼에 있을 당시 김재혁이라는 무리의 리더에게 빌붙어 편하게 살려고 하다가 지우에게 밀려서 다른 강한 남자에게 붙어 앙앙을 떨어대던 걸레 같은 여자였다. 하지만 얼굴이 예쁘장하니 걸레 같다 하더라도 남자들은 똥꼬를 쪽쪽 빨아댔는데 아카데미까지 와서도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읏... 읏... 교, 교관님. 너무 잘하세요~"


창피함이란 없는지 속옷이 그대로 내비쳐서 훈련을 받는 교육생들과 그런 교육생들을 훈련시키는 교관들의 눈에 들어왔지만 그녀는 아무래도 좋은지 자신의 몸을 마음껏 어루만지는 여자 교관, 윤재희 교관에게 앙탈을 부렸다.

"후후......“
"큿......!“

언제 저런 사이가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튜토리얼 당시 자신보다 예쁜 지우에게 밀려 질투밖에 하지 못했던 그녀가 이번에 자신이 지우보다 위라는 생각으로 비웃자. 지우는 아랫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강하게 깨물었다.

'개걸레 년이!‘

누가 보더라도 지우에게 향한 도발.  몸만 대주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 넌 아니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자 지쳐서 힘이 풀린 주먹에 다시금 힘이 들어갔다.

'그냥 나도 몸이나 팔까?‘


어차피 몸을 팔려고 하지 않았던가. 단지 같은 여자에게 그러는 것이 조금 그렇고 불안해서 좋은 남자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끝까지 버티고 있었던 지우는 고민이 되기 시작하였다. 솔직히 저 걸레보다는 자신이 훨씬 나았다. 비록 경험이 없는 처녀라서 남자라면 몰라도 같은 여자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 외에는 몸매면 몸매, 외모면 외모, 마지막으로 수능에서 2등급을 맞아 어느 정도 상위권이라 해도 무방한 지능을 가지고 있으니 충분히 저 여자의 자리를 제치고 윤재희 교관의 여자가 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불안하다. 남자라면 첩으로 만들어서라도 자신을 버리지 않겠지만 여자라면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언제 갑작스럽게 남자와 눈이 맞아서는 곁에 두었던 여자들을 쳐낼지 모르니까. 남자에게 빌붙은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보는 남자들이 있을 테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남자들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자신에게 구애를 해 왔지만 거부하고 여자의 품에 안겼다는 생각에. 그러다 보니 첩이 되어도 단순히 몸만 대주는 하찮은 첩이 될 수 있으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만!“

정신없이 흐느적거리면 뛰고 있을 무렵. 교관은 그만 뛰라는 뜻에서 소리쳤다.

"헉... 헉!“


그제서야 걸음을 멈출 수가 있는 지우는 곧장 그 자리에서 주저앉으며 숨을 고르면서 그늘진 곳에 앉아 있는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

"하앙... 앙. 더 세 개 주물러 주세요. 그리고 여기도 넣어 주세요.“

부끄러움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보이는 행동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재희에게 온갖 음란한 말과 행동을 하고는 있지만 그건 단순히 재희가 자신을 마음에 들게 하기 위한 생각에서 우려나온 것이다. 그러니 이런저런 남자에게 몸을 대 준 걸레이긴 해도 남들의 시선이 한둘도 아니고 바깥이라는 이유만으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며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움츠려졌다.

그래도 살려면, 편하게 살다가 여기서 나가려면 버텨야 한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애써 주위의 시선이 꽂혀 오는 걸 무시한 채, 다리를 벌려 그녀의 손을 끌어다가 옆으로 젖혀진 속옷 안으로 집어넣었다.

"하아......“

몸은 피곤한데 저 모습을 보니 뛰느라 지친 남자들은 오직 그 부위만 터질 듯이 빵빵해졌다.

"부러워.“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한 여자 교육생이 부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자신과 같은 동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예뻤으면  번으로 안 끝났을 건데."

원본은 예쁘지 않은데 화장을 한다면 달라질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아카데미 안에서 화장품을 얻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니, 얻으려면 얻을  있는데 그것조차도 예쁜 얼굴로 교관을 꾀어야만 가능한 거다. 즉, 예뻐야된다는 뜻이다.

"아아. 저번처럼 잘 대줄  있는데... 나는 매력이 없나 봐."

동기들은 지옥 같은 훈련을 하는데 자신만은 쉴 수 있다는 커다란 메리트 하나만으로 부러워 죽겠는데 같은 여자조차 반해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외모의 여자 교관과 몸을 섞을 수 있다는 부러움도 한몫했다.


"지우야. 괜찮아? 물 좀 마실래?“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도 손에 닿지 않을 절벽 위의 꽃이라 김재혁은 어떻게든 마음을 접어 지우에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지쳐 쓰러져 있는 지우에게 다가와 물을 내밀었다.

"지우야?“


무시하는 건 아닌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인데. 무어라 말은커녕 행동조차 보이고 있지 않자 의아함에 김재혁은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았다.

'나쁘지는 않아. 나쁘지는. 최소 3년, 길면 5년에서 10년을 본다면 정말 괜찮은 남자가 될 거야.‘


김재혁은 충분히 헤븐의  기둥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교관들에게 질리도록 칭찬을 받아오면서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정말 나쁘지 않은 남자였다. 시간만 조금 지난다면 어떤 여자라도 원하게 되는 능력 있는 남자가 될 건데. 그럼에도 지우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지금 받는 훈련이 너무나 힘드니까.

"고마워.“
"어... 무슨 일 있어? 아프면 내가 교관님께 대신 말씀드릴까?“
"아니야. 괜찮아.“

뒤늦게 물을 받아들어 벌컥벌컥 들이마시며, 묻는 김재혁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힘들면 말해. 내가 잘 말씀드려서 열외 시켜 주도록 노력해 볼 테니까."
"아니야. 정말로. 괜찮으니까.“

지금은 혼자 있고 싶은데 지우를 생각해서 김재혁은 귀찮게 들러붙으니 짜증이 솟구쳤다.

"아앙... 아파. 그래도 기분 좋아!“

거기에 더해 신음소리까지 곁 쳐지니 더욱더 화가 났다.


*

"하아. 힘들어. 어서 씻고 자야겠다.“

어제보다 더 힘든 하루였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둘 다 힘들었기에 저녁은 포기하고 씻은 뒤에 바로 침대에 엎어져 자기로 마음먹으며 샤워실로 향하는 그녀였다. 그러나 도중에.


"하아악... 악...! 기, 기분 좋아요!“


기분 좋다는 말과는 달리 신음소리는 영 기분 좋지 않아 보였다.

'그 년... 목소리인데?‘


같은 여자에게 하루종일 몸을 마구 희롱당하면서도 우월하다는 듯이 지우를 내려보던 그 걸레 년의 목소리가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신음성과 함께 들려오는 살덩이들이 맞부딪치는 소리와 찔꺽이는 소리도 함께였다.

'이번엔 남자한테 대주는 거야?‘

허... 황당하다. 아무리 같은 여자에게 몸을 내어 줬더라도 그 여자가 자신 외의 다른 사람. 그것도 남자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한 번 좆되 봐라.'


깔보는 시선이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그녀는 남자와 몸을 섞고 있다는  이  눈으로 제대로 확인하자마자 윤재희 교관에게 뛰쳐다 일러바치리라 다짐하였다. 그녀에게 버려져서 내일 자신과 함께 훈련을 받을 거란 생각에 기쁨이 밀려왔다.

"어.....?“


그런데 이게 웬걸?

퍽퍽퍽.

"까윽...! 윽! 아, 아팟...! 아, 아니. 기분 좋아아!“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 걸레는 남자랑 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여전히 윤재희 교관과 하고 있었다. 그것도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는 것처럼.

"저건 뭐야?“

그녀들의 성기에 이어져 있는 막대기의 존재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낮게 중얼거렸다. 저건 뭘까. 자신의 팔뚝과 비슷한 크기의 막대기는.

"꺄으으윽!“


움직임이 멈추고, 박히고 있던 여자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이내, 배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힘들어? 그만할까?“
"아, 아니요. 안 힘들어요. 헤, 헤헤. 더,  하고 싶어요.“
"그래? 착하네.“

마음 같아서는 저 말에 긍정의 표시를 보내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그녀는 거짓말을 입에 담았다.

"꺄으으윽?!“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아담한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며 다시 허리를 거칠게 흔들자 닫히지 않은 입술에서 침이 줄줄 새어 나왔다. 여성끼리 하는 성인 기구. 페니반이었나. 그걸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날이 어두워서 색과 진짜처럼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런 확신을 가져버렸다.

"......“

희미하게 보이는 모습으로는 크기가 어마 무시한데. 무척 아파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다는 듯이 앙앙대는 게 역겨울 정도. 어떻게 해서든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황당할 노릇이다. 그래도... 그래도 지우는. 부러웠다. 물론,  짓거리를 하고 싶지는 않는데 고작 저 정도의 고통을 꾹 참아내면 내일 하루를 전부 쉬어도 된다는 사실에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재혁...?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단지 내일 하루라도 쉬고 싶을 뿐. 그러면 자신도 저 여자에게 몸을 내어줘야만 했다. 당첨이 유력한 로또를 긁지 않고 버리며 이미 다 긁혀있는 로또로 옮겨야만 했다. 미래를 알  없는데. 이보다  암울한 미래가 기다릴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시발. 좆같네.“

일방적인 섹스가 이어지고 있는 그녀들을 모른 채, 돌아선 지우는 향하고 있던 샤워실로 발걸음을 옮기며 욕을 입에 담았다.


"나도... 레즈였나?“

아래쪽에서 축축한 느낌이 들어오는 것이 그녀들이 몸을 섞는 모습에 흥분하여 애액이 분비된 것처럼 보이니 고운 미간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지우는 설마. 자신도 레즈였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내, 그런 모습을 보면 남자든 여자든 관계없이 흥분할 수밖에 없다며 혼자 납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현실을 외면하여 몸을 씻고 방으로 돌아온 지우는 마땅히 할 것도 없겠다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가슴과 음부에 손을 넣으며 자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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