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화 〉125 1년 뒤
"여덟 명 사망. 세 명 부상입니다.“
어디 긁히거나 아프다고 호소할 만큼의 부상을 제외하고 정말로 전투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부상자만 포함하여 서른 명 중에 전투가 가능한 인원은 총 열아홉 명밖에 되질 않았다.
"상대방은 대략 다섯 명 사망. 한 명 부상. 한 명 인질입니다.“
그에 반해 상대방은 스물네 명. 다섯이나 차이가 난다. 심각하네. 심각해.
"하아... B조에서 인질을 하나 잡으려고... 병신같이 진짜.“
진도열은 아파져 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야 그럴 것이 사망자와 부상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조는 B조였으며, 그 이유가 인질을 하나 잡기 위해서였다.
"개손해인데 이거.“
인질은 다름 아닌 여자. 미녀라고는 할 수 없는 평범한 얼굴이지만 몸매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눈깔이 뒤집히면서까지 이 여자를 잡으려고 피해가 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색깔 등급쯤 되면 돈에 여유가 생겨 이년보다 더 몸매 좋고 얼굴도 예쁜 창녀를 두세 명씩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데 굳이 병신 같은 짓을 골라서 한 이유는 한심하게도 돈 주고 창녀를 먹는 맛과 적을 사로잡아 먹는 맛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큭......!“
진도열은 팔과 다리가 구속되어 어떠한 저항을 하지 못하는 여자를 유심히 바라보자. 그녀는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제 무슨 짓을 당할지 아는 거지. 여자가 인질이 되면 뻔하게도 강간을 당할 것이고, 그 사실을 아는 그녀는 체념한 듯. 분하다는 표정으로 이를 강하게 깨물었다.
"그래도 진짜로 뒤지지는 않았잖아?“
얼마나 병신같은 새끼들이었으면 진짜로 죽은 이는 한 명도 없고 전부 리타이어가 됐을 뿐이었다. 그만큼 손쉽게 제압을 당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도 있었다.
"다섯 명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나쁘지 않은데 뭐.“
재희는 사로잡힌 그녀의 앞에서 자세를 낮추었다.
"먼저 해도 되지?“
팀의 홍일점인 재희. 그리고 여왕벌인 재희. 마지막으로 헤븐의 1인자와 2인자는 물론이고 여기 있는 남자들 대부분이 재희에게 홀려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재희의 간단한 부탁쯤은 흔쾌히 들어주었다.
"그래. 그래. 너도 제정신은 아니었지. 네 맘대로 해.“
"아싸~!“
우선권을 얻었다. 그럴 수밖에. 여기서 기껏 잡은 여자를 빼앗긴다는 것은 질투가 날 노릇이지만 재희처럼 엄청나게 예쁜 여자와 어떠한 접점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대해 볼 수는 없어도 호구라도 된 듯. 미움은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반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가자가자.“
"뭐... 하는 거지?“
이처럼 남자들에게 사로잡혀 수없이 많은 강간을 당해와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집단 강간이 이루어질 걸 각오하고 있었건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무방한 여자가 다가와 자신을 끌고 가기 시작하니 의아할 수밖에.
"뭐긴. 강간하려는 거지.“
"......?“
"일단 따라와.“
재희가 아니라 재희에게 범해지려는 여자를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남자들을 내버려 둔 채, 재희의 천막으로 들어온 그녀는 곧장 재희의 손에 의해 옷이 모조리 벗겨졌다.
"......“
진짜로 같은 여자를 범할 셈인가? 아니아니. 범해지기 전에 자신의 몸에 흥분될만한 옷을 입혀서 따먹는 악취미가 있는 것이라 판단되었다. 굳이...? 귀찮게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자기들의 입맛에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를 먹고 싶으면 창녀에게 할 것이지 여기까지 와서 그런 변태 짓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애초에 무기를 제외한 옷들을 게임 안으로 들여오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페니반?“
앞서 했던 생각이 다 착각이었는지 눈앞의 여자. 재희가 자신의 자지를 꺼내 들어 바지를 벗고 음부에 가져다 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으읏...! 이, 이거 적응이 영 안 되네.“
처녀 보지라서 그런가. 질리도록 써 보아도 촉수가 안에 자리잡힐 때는 영 느낌이 불쾌했다.
"그, 그걸로 뭐 하려는 거야?!“
체념했었던 그녀의 얼굴에는 공포라는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조금 크지? 근데 처음에만 살짝 아프지. 박히면서 안을 넓히다 보면 기분 좋아져.“
"싫어...! 싫어어어!“
서양인의 보지는 동양인보다 널널하다고 해도 그건 어느 적정선에서만 그렇다는 거지. 직접 넓히지 않는 이상에야 재희의 커다란 자지는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페니반을 음부에 달고 다가오는 재희를 피해 묶인 발과 엉덩이로 도망을 쳐 본다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으윽...! 하, 하지마...! 하지 말라고오오!“
발이 묶여 있으니 양손을 쓸 것 없이 다리 하나만 들어 올려도 나머지 다리가 딸려오니 무척 편했다.
"넣는다. 힘 빼. 더 아프니까.“
"끄아아아악!“
"엄살은.“
다리가 위로 들리며 음모가 하나도 안 보이는 깨끗한 보지가 보여오자 재희는 곧장 보지의 균열을 지나 자궁까지 자지를 밀어 넣었다.
"오... 오오. 기분 좋아.“
여러 좆들이 다녀갔을 보지이지만 재희의 것에 비해 작을 게 분명하니 안은 많이 좁았다. 그런 좁은 질을 강제로 넓히는 이 감각. 너무 기분 좋다. 이미 중독되어 새로운 여자가 얼마나 원하게 되던지.
"까윽...! 윽... 빼, 빼줘... 아파아!“
닫히지 않는 입술을 힘겹게 움직여 애원해 보지만.
"익! 익! 학! 아윽!“
어림도 없지. 열심히 좁디좁은 보지에다가 박아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 후 사정감에 휩싸이자 재희는 빠르게 자지를 빼내어 쾌락따윈 하나도 없는 고통에 정신이 혼미해진 그녀의 입안에 자지를 밀어 넣고 사정했다.
"우웁?! 푸학!“
입안에 가득 메워지는 정액들을 모조리 다 삼키지 못하고 뱉어냈다.
"후우. 그냥 안에 싸고 싶어도 어쩔 수 없지.“
공용 육변기가 될 년의 안에 사정을 해댄다면 재희 다음으로 쓸 남자들이 불평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닐 테다. 심지어는 정액이 묻어있는 것을 보고 추궁할 수도 있는 노릇. 기껏 자지의 존재를 꽁꽁 숨겨두었는데. 귀찮은 일은 질색이다.
"다시 또 간다.“
재희는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네번이나 사정을 했고, 죽은 것처럼 숨은 쉬지만 미동도 없는 그녀를 데리고 천막을 나와 남자들에게 넘겨주었다.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어중간하긴 해도 성욕을 푼 것에 큰 의미가 있어 밖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잠에 빠져들었다.
*
적의 기습이 없었는지 경비 인력이 팀원을 깨우는 소리나 재희가 눈을 떠보니 이게 웬걸. 처음 보는 남자들이 곁에 있거나 몸을 만지거나 하는 일 따위 없이 잠에서 어제와 달리 꿀잠을 잘 수가 있었다.
"아아. 상쾌해~!“
남자를 범할 수는 없는 노릇. 성욕이 심각해지더라도 반드시 여자를 범해서 풀어야만 헤븐에 돌아가서 떳떳하게 그녀들을 바라볼 수가 있어서 꾹 참다 참다 어제 결국,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성욕을 해소하니 마치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허미... 아직도 하고 있어?“
천막을 나오니 무슨 소리가 들려와 그곳으로 가 봤더니. 황당하게도 어제 재희가 먼저 범했었던 여자를 아직까지도 범하고 있는 팀원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여자는 이미 지치다 못해 기절했는지 온몸에 정액 범벅이며, 심지어는 두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한 상태로 남자 두 명에게 범해지고 있었다.
뭐... 창녀를 범하는 것과 게임 안에서 참가자를 범하는 것과 다른 맛이 있는 건 재희도 알고는 있어도 하루종일 저러고 있을 정도는 아닌데. 그리고 지금 인원수 차이가 너무 심해 위험한 상황이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도 승산을 확신할 수가 없는데, 수적 열세를 뒤집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이미 포기한 듯이 밤을 새어 몸 안의 단물을 쭉 빼 대니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거... 좆됐네?“
저들의 주위에는 알몸으로 흙바닥에 누워 세상 편하게 코까지 구는 새끼들까지 있으니 전력은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일어났냐?“
"야. 좆된 것 같은데?“
성욕을 해소하는 건 좋다. 적당히만 하면 다음날에 120퍼센트의 컨디션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밤새도록 온종일.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라면......
"그러게. 내가 생각해도 망한 것 같아. 어제 피를 부르는 사나이랑 진도열이 말렸는데도 안 되더라고.“
아무리 헤븐의 1인자와 2인자가 말려본다고 할지라도 저들도 헤븐의 거대한 기둥을 담당하는 존재들이기에 마찰이 생기더라도 직접적인 싸움까진 잘 일어나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 인원 수가 제한되었고, 적보다 적은 지금. 한 명 한 명이 소중한데 굳이 말려보다가 싸움이 일어나 내부분열까지 도달하면 결과는 뻔했다.
"나 도망가도 되냐? 강간은 싫은데.“
어제 맨 처음으로 인질을 강간했던 당사자가 저렇게 말을 하니 어이가 없는 강 헌이지만. 그래도 자신이 봐도 재희가 저 여자처럼 남자들에게 강간을 당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다.
"시발. 이거 싸워 봤자잖아. 딱 보니 전부 리타이어 당해서 끝날 삘 인데. 걍 튈까?“
피를 부르는 사나이가 얼마나 강하다고 해도 최대 두 명까지 커버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진도열을? 그도 두 명이라고 쳐도 수적 열세는 뒤집을 수가 없다.
"아니. 이딴 걸 왜 만든 거냐고?!“
재희의 이마에 부착되어 있는 작은 물건. 일명. 급소라는 물건. 이걸 부셔서 리타이어 시키면 돈도 많이 주니 대부분 이걸 부시려고 들고, 죽기 직전인 사람들도 상대방이 자신에게 악감정이 없다면 급소를 내어주며 포기하기도 한다. 그럼 죽지 않으니까. 그리고 패널티로 강제 휴식 기간이 주어지며 벌금이 생겨도 목숨에 비하면 정말 싼 값이었다.
당연히 색깔 등급의 인간들에게만 해당하는 비교적 싼 가격일 뿐이지. 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죽지 않을 방법이 있다 보니까 저 병신 새끼들은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은지 좆에 달린 뇌가 명령하는 대로 하루종일 인질을 범한 게 아닐까. 급소를 내어주면 자신은 살아서 좋고, 적은 돈을 벌어서 좋고. 상부상조라.
또한, 완벽한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 가끔 자비 없는 새끼들이 게임을 종료시키는 박스를 부시지 않고, 전리품으로 얻은 여자를 마음껏 범하거나 사로잡은 참가자들을 잔혹하게 고문, 그리고 싸움을 붙여보는 개 같은 짓을 하기도 했다. 물론, 너무 심하다 싶으면 게임 측에서 나서주긴 하는데.
"근데. 난 아니잖아?!“
여자인 재희. 그것도 엄청 예쁘장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재희에겐 지옥과 다름없었다. 미래를 보고 오지 않아도 짐작할 수가 있다. 이렇게 쉽게 괴멸당하면 전리품으로 떨어질 그녀에겐 지옥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주가 될 수도, 달이 될 수도, 어쩌면 재희를 놓아주고 싶지 않다면서 년이나 이곳에서 생활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그건 안 돼!‘
게임 측에서 그 정도까지 방치하지는 않겠지만.
"야. 헌아. 미안하다. 나 튄다.“
"안 튀어도 될 걸? 이미 진도열이 너 때문에 박스 부시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엉? 박스는 왜?“
"당연히 이대로 가다간 네가 아무리 도망을 간다 해도 박스를 부시지 않은 이상은 계속 쫒길 거 아니야?“
"그렇긴... 하지.“
"어제 너 본 새끼들이 여럿 살아있어서 아마도 박스 절대로 안 부실걸?“
"......“
이거... 고맙네. 우리 도열이. 팀원의 박스를 직접 부시게 된다면 패널티가 어마 무시했다. 강제 휴식 기간은 정말 길었고, 살아남은 팀원 당. 한 명의 몸값이 아마 10억이었나. 부상자들은 헤븐으로 돌아가서 지금 열아홉 명. 총 백 구십억... ㅎㄷㄷ.
"고마워해라. 새끼야.“
박스를 부수기 전에 자살하거나 무리한 공격으로 적에게 죽으면 안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스스로 박스를 깼을 경우는 후원자들의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며 벌금이 부과되었다. 물론, 어제 전투로 죽은 사람까지 치는 쓰레기들은 없었다.
"그래. 고마워해라. 이년아.“
"어머.“
'나의 구세주. 도열이 왔져영?!‘
박스를 품에 안고 다가온 진도열의 말에 재희는 깜짝 놀랐다. 강 헌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는지. 정말로 그 짐덩이를 짊어질 생각인가 보다.
"돈 많아 너?“
"많긴 하지. 근데 백 구십 억은 무리지. 그래서 저 새끼들한테서 몸값을 어떻게든 받아낼 거고. 이창운도 보태준다더라.“
창운...? 아. 피를 부르는 사나이의 본명이었지. 깜빡했네. 매일 피를 부르는 사나이로 부르다가 보니 까먹고 있었다.
"고맙네. 근데 나도 내냐?“
"아니. 넌 안 내도 돼. 그 대신. 마음을 주면 좋을 텐데.“
"......“
"노, 농담이다. 그리 썩은 동태 눈깔로 쳐다보지 마. 농담이라니까?“
재희가 유부녀이고, 지희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진도열은 더 적극적으로 재희에게 구애를 해 오고 있었다. 저렇듯.
"아무튼. 고맙네.“
"고마우면 밥이나 사라.“
"그래. 시간 되면 말해,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많이 사 줄 테니까.“
"그 말 잊지 마라.“
"엉냐.“
어차피 널널한 24시간 중에 한 시간 정도 밥을 같이 먹어주며 비싸 보았자 몇십만 원 하는 밥을 사 주면 그만인데. 만약 재희가 남자였다면, 진도열이 관심이 없었다면 고작 그런 것으로 보답이 되냐고 따져물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성과네.“
오렌 버핏보다 비싼 식사 자리에도 만족한 듯. 진도열은 박스를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 칼로 내려찍어 부서트렸다.
[헤븐 팀. 박스가 부서졌습니다. 게임이 종료됩니다.]
그렇게 게임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