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화 〉105 이벤트 게임
"병은... 아닌데. 성욕을 주기적으로 풀어 줘야 해.“
"병이 아니라고? 그게 뭐야.“
"부작용... 부작용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부작용?“
"응... 부작용.“
무슨 말이지. 부작용이라니. 어떤 약을 먹었다가 생긴 건가. 이지원은 절대 인체실험의 부작용이라 추측조차 하지 못했다. 그게 정상이지. 21세기에서 부작용이라면 당연지사 약물에 의한 것이라 거의 100퍼센트의 사람들이 그렇게 추측할 게 분명했다.
"무슨 약을 잘 못 먹었어?“
"아니. 단순한 약은 아닐 거야.“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과정을 모르지만 그래도 고작 약 하나로 이렇게 됐을 리는 만무했다. 적어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다면 몰라도.
"나도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몰라. 그저... 납치돼서 눈을 떠 보니 여자가 되어 있......“
"여자?“
"아.....!“
원래 남자였다가 여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게임 측 쪽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게임 내에서는 오직 유지나. 그녀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솔직히 사실을 털어놓아도 순순히 믿을 것 같지도 않고, 어머니의 배속 안에 있었을 때부터 여자라는 성별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던 여자들에게 당당히 털어놓을 자신이 없었다.
트렌스 젠더를 남자든 여자든 멀리서 바라보면 성별을 바꾸는 사람이 있겠지, 스스로 선택한 일이니 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사람이 자신의 애인이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지었다. 같은 남자라는 사실에 혐오감을 느끼는데 같은 여자라고 그렇지 않을까. 그 때문에 재희는 꼭꼭 숨겨왔거늘.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실수로 말해버렸다.
"재희는... 원래 남자였어?“
이지원의 말이 대못으로 변하여 가슴에 꽂혀버렸다.
"트렌스 젠더야?“
트렌스 젠더라고 해도 무방하지. 원래 남자였다가 여자로 변한 케이스니까. 다만 원해서 성별이 바뀐 게 아니라고 할까나.
"어... 원래 남자였어. 그리고 트렌스 젠더라 해도 되겠네.“
"뭔가 두루뭉술한데. 트렌스 젠더가 트렌스 젠다지. 뭐가 그렇게 해도 된다는 거야?“
"나는... 원해서 여자가 된 게 아니거든.“
이건 뭐 또 충격적인 사실인가. 믿기지는 않지만 원래 남자였다는 말도 황당할 따름인데 원하지도 않는데 성별이 바뀌었다는 건가? 이지원의 눈은 점점 커졌고, 입은 서서히 벌어졌다.
"하 씨... 강제로 여길 참가하게 됐는데. 그 전에 내 몸으로 무슨 실험을 했나 봐. 그렇게 내가 극악의 확률로 살아남았는데 부작용으로 여자가 됐데. 이게 전부야.“
"믿기지가 않는데.“
"나도 그랬어. 처음에는.“
"뭐... 재희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어......?“
그게 끝이야?
"무슨 할 말 있어?“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재희를 향해 싱긋 웃으며 질문을 툭 던졌다.
"아무 생각도 안 나?“
"무슨 생각을 해야 해? 어찌 되었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재희인데. 재희가 원래 남자였던 남자가 아니었던, 어차피 나는 재희를 보고 첫눈에 반했을 것만 같은 생각이거든.“
황당하네. 어디 순정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가 아닌가.
"그리고 난 오히려 이게 좋은 것 같은데?“
"하윽.....!“
이지원은 소악마처럼 미소지으며 허리를 숙인 뒤에 머리카락으로 뒤덮인 귀를 찾아내어 그 귀를 앙 물었다. 그리곤 잘근잘근 씹으며 혀를 귓속으로 밀어 넣자 재희의 몸은 쾌감에 벌떡 뛰었다.
"남자였을 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좋아. 난 이미 재희가 없으면 못 살 거든.“
손목을 붙잡고 있던 손은 떨어져 나갔는데 대신 그녀의 굴곡진 가슴을 움켜쥐었다.
"여자의 몸은 어때? 남자였을 때보다 더 기분 좋은 거야?“
짓궂은 물음을 던져놓고 옷 위로 튀어나온 유두를 자극하니 나오려던 대답은 쏙 들어가 버렸다.
"하으으읏...! 하아앙! 기, 기분 좋아아.....!“
남자였을 때 했던 자위는 쾌감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몽정을 해서 밤늦은 시간에 피곤함 몸을 일으켜 속옷을 빨기 싫어서였다. 기분이 좋았냐고 물으면 그저 그럴까. 그냥 손에 쥐고 막 흔들었으니. 하지만 여자의 몸은 완전히 달랐다. 조금만 건드려도 쾌감에 몸부림치는 것이. 그때랑 비교가 되지 않았다.
"변태네. 남자가 여자의 몸으로 이렇게 느끼다니. 이것 봐. 아래는 이미 홍수네?“
음부 사이로 파고 들어갔던 손은 바지까지 움푹 젖어있는 걸 느꼈다.
"재희야. 네가 남자였다는 사실을 나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어?“
"유지나......“
"아... 그 메이드 복?“
잠시 손을 멈추고 물어보니 메이드 복을 입고 재희에게 주인님이라 부르던 여자가 또 이 사실을 안다고 한다.
"이젠 없어?“
"게임 측에서 몇 명이 아는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어.“
"흐응... 거기까진 신경 쓸 필욘 없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그쪽에서 먼저 게임 안에 있는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니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럼 내가 두 번째네?“
게임 측 사람들을 제외하면 재희가 꼭꼭 숨기고자 하는 비밀을 아는 사람은 다섯 명의 여자 중에 두 번째로 알게 되었다. 가장 늦게 만났지만, 절반 이상이라는 사실에 만족했다.
"다음 질문.“
"하윽.....!“
다시금 손가락이 음부를 쓸어넘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농후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로 인해, 이지원의 음부도 재희처럼 홍수가 나기 시작하였다.
"주기적이라고 했는데. 며칠마다야?“
"하아앙... 앙. 이, 이틀... 일 거야.“
"이틀이라. 엄청 짧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이 아닌 게 다행이라 해야 하... 잠깐만.....!
"근데. 재희야. 재희는 날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범하지 않았어?“
"......“
주기적으로 이틀마다 성욕을 해결하면 되는데 재희는 대체 왜 하루에 한 번도 아니고 세 번, 그 이상을 여체를 찾아 성욕을 푸는 문란한 생활을 한 것일까. 심지어는 게임 안. 무인도에서조차 문란함은 자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그냥... 변태 아니야?‘
뭐... 이틀마다 성욕을 풀어야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걸 이처럼 무인도 안에서 알아냈을 확률이 높고, 굳이 여기에 거짓말을 할 의미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믿을 수야 있겠는데.
"재희는 그냥 섹스를 좋아하는 거야?“
나이는 고작 스물하나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곳에 오기 전, 남자였을 땐 얼마나 문란했다는 걸까. 상상 속의 이미지로는 못생기든, 예쁘든 어떤 여자라도 상관없이 일단 들이대어 모텔로 갈 수 있으면 된다는 마인드였을지도 모른다.
"그, 그건... 여자가 되고 나니까. 눈을 떴다고 할까.“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나가느라 여체에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쾌감이란 걸 이해하지도 못했었다.
"헤에...? 그럼 여자가 된 후로 여기서 알았다는 거네?“
남 말할 처지인가. 이지원 자신도 스물다섯까지 노처녀였다가 낭만도 하나 없는 이곳에서 재희에게 범해지며 성적 쾌감에 푹 빠져버리게 되었는데.
"귀여워. 내 재희.“
평소라면 앵두같이 새빨갛던 입술이었건만. 지금은 무슨 이유에선지 탁해진 색깔의 입술에다가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츄릅... 츄르릅.“
그녀의 입술을 게걸스럽게 빨면서 손을 움직인다. 역시나 몸은 쾌감에 몸서리를 치었고, 이번에는 그녀의 입안에 자리 잡고 있던 혀를 강제로 입 밖으로 꺼낸 뒤에 쭈쭈바처럼 쪽쪽 빨아댔다.
"하으윽.“
상의 안으로 손이 침투하여 들어가자 브래지어에 가려있지 않은 가슴에다가 곧장 손을 올려 살갗을 쓸자 몸은 부르르 떨려왔다. 그렇게 민둥산을 올라가 정상에 도달하니 보이는 딱딱하게 발기해 있는 유두를 꼬집었고, 반대편 손은 어느새 바지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약속했는데. 어길게. 미안해 재희야. 나도 재희에게 박히고 싶은데. 내가 움직일 수 없으면 어떡하게?“
끝을 보는 순간 이지원은 쾌감의 여운에, 그리고 잔뜩 쑤셔져서 아픈 아랫배로 인해 위급 상황임에도 단검을 제대로 들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재희가 그녀를 지켜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그러니.
"대신 내가 범해줄게.“
그렇다면 자신이 재희를 범하면 되지 않을까. 어떻게든 성욕을 빼면 되지 않나. 여자를 범하면서 풀어도 되고, 여자에게 범해지면서 풀어도 되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범해줄게.“
지금의 재희로서는 큰 전력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노릇. 그 때문에 자신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보다는 어차피 움직이기도 버거워 보이는 재희를 더 버겁게 만들면 될 문제였다.
"시, 싫어어!“
바지 안으로 파고들었던 손을 잠시 꺼내어 물로 최대한 깨끗하게 씻은 뒤에 다시 넣고 그녀의 보지가 있는 곳으로 향하자 재희는 그제서야 저항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기분 좋아.“
평범한 남자들은 게이들을 거의 혐오에 가까운 수준으로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여자의 몸을 가지게 되었어도 무언가가 몸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밖에.
"내가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줄게.“
범하고 싶다. 미치도록. 재희의 자지라고 하는 부착용 딜도를 자신이 음부에 달고 자비 없이 마구 쑤셔박고 싶어 안달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욕망에 휩쓸려서 재희의 증로를 살 수는 없는 노릇. 그러니 여전히 애액을 쏟아내고 있는 그녀의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지 않고 그저 조개를 손가락으로 쓸기만 하기로 했다.
찹찹찹찹.
물기가 가득한 보지를 손으로 쓸자 음란한 소리가 아래로부터 들려왔다.
"하아앙. 아, 안 돼...! 시, 싫어!“
처음으로 여자처럼 울부짖는 재희. 이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사진... 아니, 동영상으로 찍어 죽을 때까지 소장하고 싶었다.
"싫긴. 몸은 이렇게나 솔직한데.“
"후아아앙!“
정말 싫었다면 미약하게나마 발버둥을 쳤을 텐데. 재희는 발버둥은커녕 오히려 보지를 만지기 편하도록 다리를 넓게 벌리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이지원의 목에 팔을 걸어놓고 쉴 새 없이 신음성을 터뜨리며 애타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쪼옥... 쪽.“
둘의 입술은 점점 가까워지다 못해 욕망보다는 사랑이 가득 담긴 입맞춤이 이어졌다.
"후읏...! 으읏...! 하아아악!“
키스가 이어지면서 손을 움직이는 걸 멈추지 않으니 그녀의 폐 속에서 공기가 자꾸만 새어나왔다. 그러다가 이내, 절정에 가까워지자 재희가 먼저 입술을 떨어뜨리며 신음했다.
"가아... 가. 갈 것 같아...! 조금만 더 세게. 더 빠르게 움직여줘!“
그 누가 이 음란한 여자를 보고 원래 남자였다고 생각할까.
"응. 가도 돼. 재희야.“
손가락을 질 안으로 넣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든 참으며, 그 대신에 음핵을 툭툭 건드렸다.
"후아아앙!“
커다란 신음성과 함께 허리가 활자를 그리며 붕 떴고, 애액이 이지원의 손을 겨냥하여 쏟아져나왔다.
"하아악... 학“
"많이 쌌네. 그렇게 기분 좋았어?“
튀어 올랐던 허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을 잃고 다시 땅에 붙어버렸다. 이지원은 손에 자옥하게 애액으로 물들어있는 손을 재희의 눈앞에 가져다주며 물었다.
"으윽......“
그랬더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휙 돌렸다.
'이건... 아니야.‘
물론, 기분은 좋았다만 그래도 자지로 질 안에 박는 것보다는 아니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여자의 손에 몸을 마구 범해졌고, 지금 최악인 몸 상태라 저번보다 더 잘 느끼는 것뿐이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재희야. 다시 남자로 돌아갈 수 있어?“
도리도리.
"그럼 이제부터 평생 여자로 살아야 한다는 거잖아?“
"그렇지......“
"그런데 계속 안에 넣게 해주지 않을 거야? 뭐, 남자여서 무언가가 속으로 들어오는 게 껄끄러워질 수 있는데 재희는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한 것 같아서.“
약 반년이 되어가는 상황. 그 정도라면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지원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 아직도 손가락조차 안에 넣는 걸 허락하지 않는 게 이상할 따름이다.
"나중에......“
"알았어. 정하는 건 재희니까 말이야. 근데. 혹시 저 자지. 나도 쓸 수 있어?“
움찔.
"나한테는 그렇게 박아댔는데. 설마 재희는 도망치는 거 아니지?“
"나중에... 나중에... 해.“
"히. 알았어~ 재희야.“
허락은 받았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할까?“
그 말은. 조금만 더 재희의 몸을 범하겠다는 말이었다.
"으응......“
지금 끌어오른 성욕을 풀어야만 하는데. 이지원은 순순히 몸을 내어주지 않을 거고, 힘도 그녀보다 약한 상태이니 강제로 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그냥... 범해지는 게 낫다고 판단한 재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우! 귀여워!“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이지원는 다시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핑크색 조개를 찾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