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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화 〉103 이벤트 게임 (103/140)



〈 103화 〉103 이벤트 게임

"에구구.“

일주일이 지났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재희와 한바탕 뒹굴었고, 오후가 찾아오면 한바탕 뒹굴면서 참가자들을 찾아다녔다. 저녁이 되면 그냥 지칠 때까지 뒹굴었다. 말만 뒹굴었다지. 사실은 일방적으로 강간을 당했다는 말이 더 적절한 표현 같아 보인다. 그러니 이렇게 허리가 미친 듯이 아파져 오는 이유겠지. 이지원은 할머니처럼 굽은 허리에 손을 가져다 두며, 나무를 짚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 나갔다.

'정말... 괴물이네.‘


누가 보더라도 운동은 일체 하지 않고 간단한 유산소 운동으로 몸매를 유지하던가. 아니면 축복받은 몸매라 살이 안 찐 것처럼 보이는 저 약해빠진 듯한 몸으로 어찌 지치지 않는 것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괴물인가...? 아무리 거대한 자지에 박힌 이지원과 달리 박히지 않았더라도 딱딱한 땅바닥에서 엄청 얇은 천 하나만 깔고 자기만 해도 허리는 통증에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을 게 분명했다.

"흐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희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여자 셋을 보고 성욕을 품고 다가오온 남자와 싸우면서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있을 실력이 아닌데?‘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상대하고 있는 남자는 골드 등급에 있을 거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강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런 사람이 한두 명 정도 있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여태까지 보아왔던 강한 존재가 여럿 있어서 불안한 생각이 전신을 맴돌았다.

'이 남자나. 이지원도 그렇고. 한두 명이 아니군.‘

이지원처럼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는 범죄자들을 한두 명이 아니라 다수를 빼내어 재희가 참가한 게임에 참가시킨 것만 같았다.


"그냥 포기해!“

급소를 노린다면 어떠한 강한 사람이라도, 근육과 살에 몸의 방어력이 높더라도 치명상을 입힐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싸우고 있는 남자는 급소를 노리게 된다면 재희의 약한 피부가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래도 약해빠진 피부라 베이지 않고 검날로 살갗을 살살 치더라도 붉게 물들어 올  확실한데. 괜히 무리해서 공격하다가 상처를 입고 싶지가 않았다. 남자는 인제 그만 포기하라고 말하면서 검을 가로로 휘둘렀다.

팅!

레이피어를 일자로 세우고선 검날에도 손을 가져가서 막았다.

"큿......!“


계속 밀리다 보니 어느새 뒤에는 나무가 자리 잡고 있어서 막을 수밖에 없었는데 남자는 괴력을 이용해 휘두른 것이라 레이피어를 쥐고 있던 손에 고통이 찾아왔다. 오른쪽에서 휘두른 검이 레이피어에 가로막혀 왼쪽으로 향하지 못해 도중에 멈춰버린 상황.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팔을 살짝 거둬드린 다음 왼쪽 어깨를 이용한 몸통박치기를 하려 했다.


퍽.


 짧은 시간에 검이 막히자 몸통박치기를 한다는 걸 알아차린 재희는 빠르게 몸을 굴러 빠져나왔고, 남자의 몸은 재희의 뒤를 막고 있던 나무와 충돌하였다. 그 때문에 나무의 몸체는 크게 흔들리며 가지에 가득한 이파리들이 요동치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이곳 여자들은 모두 이렇게 강한 거야?“
"......“

놀랍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 이미 남자의 몸은 흉터투성이였고, 여기서 흉터가 조금  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었다. 저 여자. 재희를 따먹을 수만 있다면은. 그렇기에 즉사에 해당하는 급소만 방어한 채로 어서 공격하기를 기다렸다. 그래야만 공격을 감행하면서 생긴 찰나의 시간을 이용하면 충분히 제압이 가능할 것만 같았기에. 그런데 재희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피하기만 할 뿐이지. 공격은 하지 않았다.

'이거 위험할 수도 있겠네.‘

 번에 남자를 죽이지 못한다면 재희는 몸에 커다란 상처가 생길 게 불가피한 상황. 크든 작든 알 수는 없어도 치료할 방법이 없는 이곳에서는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나중에는 위험해질 게 분명했다. 세균감염이란 게 있지 않은가. 물론 그걸 대비해서 휴지가 가방에 들어있긴 해도 완전히 믿을 수가 없다. 그게 정말로 안전한 휴지인지 모르니까.

"그냥 포기해.“


여자의 몸으로 대체  할 수가 있겠는가. 남자는 비웃으며 말했다. 승산은 없다고 확신을 내렸고, 벌써부터 재희를 따먹을 생각으로 가득 차 입가에는 미소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프지 않게 해 줄게. 그리고 나 꽤 잘한다고? 나한테 강간당한 년들은 시간이 지나면 기분 좋다고 앙앙대더라. 그러니까 믿어 봐.“

그는 자신 있었다. 강간당하기 싫어하던 여자도 자신에게   범해지면 창녀로 만드는 것쯤은 누워서 떡 먹기였다.

"솔직히  혼자서 저 둘을 지킬 수 있어?“

그리고 재희의 일행으로 보이는 이지원과 아키라를 향한 말을 내뱉었다. 아키라는 골드 등급까지 도달한 실력자이며, 이지원의 힘은 감히 재희조차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그러나 연속으로 세 번째 게임에 참가하게 되어 스트레스가 쌓일 때로 쌓여버렸고, 그 스트레스를 성욕으로 풀던 재희 덕에 제대로 서서 걷기도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즉, 지금으로서 그녀들은 재희의 짐 덩어리라는 의미였다.

"내 여자가 돼라. 그럼 지켜줄게.“


음흉한 표정으로 재희의 몸을 훑어보는 남자. 역겹기 그지없다.


"지랄하네.“
미쳤다고 남자였던 자신이 남자의 여자가 될 건가. 말도 안 돼.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는 피치 못할 사정. 예를 들자면 인질이 붙잡혀 있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로 재희의 스스로가 남자의  집이 되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쩔  없네. 억지로 내 것으로 만드는 수밖에.“

남자는 자신의 거대한 자지와 섹스 테크닉만 있으면 어떠한 여자라도 노예로 전락하게 만들 수가 있었다.  수법으로 수많은 여자를 창관에 보내어 돈을 챙기지 않았는가. 재희도 마찬가지일 터. 당연히 강간하려 드는 남자를 소름 끼치게 역겨워하겠지만 덮쳐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서 넣어달라고 애원할 것이다.

"후회하지 마.“


그냥 순순히 범해지면 몸에 상처를 새긴 이유 따윈 없을 텐데. 참으로 한심했다. 그리고 불쌍했다.  아름다운 육체에 상처를 입힌 뒤에 취해야 하는 자신이.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검을 가로로 휘둘렀다. 이번에는 막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며 아슬아슬하게 검을 피한 재희는 계속해서 이 상황이 연출된다면 체력 차이로 이길 수는 있겠는데 다른 참가자들. 아니, 범죄자들이 싸울 여력이 없는 이지원과 아키라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길고 거대한 검날이 옆으로 지나가자마자 남자의 품을 파고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레이피어를 무방비한 목덜미를 향해 내찔렀다. 만약 이 찌르기에 맞는다면 죽지 않더라도 치명상. 그 이상. 그렇기에 질질 끌리는 싸움을 단번에 끝을 낼 수가 있었다. 목의  중앙에 칼날이 닿기도 전에 남자는 재빨리 몸을 틀었기에. 아슬아슬하게 목 옆의 살갗을 찢으며 칼날이 지나갔다.

"크윽?!“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상황. 죽음의 문턱을 코앞에 두어서 일반인이었다면 힘이 풀려 주저앉아도 전혀 이상할 게 하나 없었지만. 남자는 교도소에 수감 되기 전만 해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는지 당황은 한순간. 있어야 할 팔이 없이 비워진 옆구리에다가 팔꿈치를 꽂아 넣자 재희는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신음하며 옆으로 날아가 풀썩. 쓰러졌다.

"재, 재희... 아윽!“


무적이라 생각되던 재희가 허무하게 당하는 순간. 이지원은 다급히 재희를 부르지만, 아랫배를 못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고통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이,  망할 재희! 왜 이 지경까지 범한 거야?!‘


대체 얼마나 어떻게 범해야지  상태가 섹스만으로 이렇게 될 수가 있는 건지. 참 재희가 존경스럽기도 하다.

"위험했네. 진짜 죽을 뻔했어.“

피가 주르륵. 흐르는 목을 만지면서 남자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일어나려 하는 재희에게 다가갔다.

'제길... 역시 연속 세 판은 무리였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달랑 하루  것으로 몸 상태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건 바보 같은 바람이었다.  번째 게임까지는 어찌어찌 버텼는데. 하필 마지막 판에 몸 상태는 최악을 달리고 있었고, 여태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 이 남자는 정말 강했다.


갑옷이 되는 근육이 많지 않으며 손에 든 검 또한,  검에 해당하여 이지원과 싸운다면 이지원이 반드시  게 분명했다. 그만큼 정면에서 맞붙는 상황에서 단검이란 무기는 장점보단 장점이 눈에 띄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몸 상태로 이지원과 함께 덤벼들었다면? 승산이 있었을 수도.

문제는 지금 이지원의 몸 상태가 최악이라는 거다. 쌓일 대로 쌓인 스트레스를 이지원과 아키라의 몸에다가 한꺼번에 풀어버리니 연약하긴 하다만 실험체로서 회복속도가 빠른 재희와 다르니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이랬으면 차라리 아키라  명에게 성욕을 쏟아 냈을걸. 무턱대고 히카루와 김이연도 없이 성욕을 풀어버린  화근이었다.

'그녀들만 있었어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당연히 아키라의 몸 하나만으로 만족할 정도의 성욕이 쌓인 게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이지원까지 거칠게 범해버렸다. 그래서인지 히카루와 김이연만 있었어도 이지원의  상태는 최상을 달리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거의 이주가 다되어 가면서도 만나기로   정상에서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은 게. 안타깝지만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을  확실해 보인다.


"이제 정말로 포기하는  어때?“
"......“

피인지. 침인지 모를 무언가가 입가에서 흐르고 있어 소매로 닦으며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계속하는 게 선택이야? 나 더는 상처입히기 싫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강간당할 때를 제외하고 아파하는 여자의 모습이거든?“


말만 들어도 모순덩어리인 황당한 말. 재희는 그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남자의 빈틈을 찾아다녔다.

'큭...! 보이긴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해.‘


눈썰미로 확인해 본 결과 남자를 이길 만한 수단은 보였다. 근데 그 수단은 몸 상태가 최소한 절반 이상일 때만 가능하다는 것.

땡강.....!


결국, 재희는 레이피어를 떨어뜨렸다.

"포기한 거야?“

스르륵. 스륵.

대답하지 않고 재희는 한 꺼풀. 한 꺼풀씩 옷을 벗어갔다.


"오오오!“


그렇게 브래지어로 감싸진 풍만한 가슴이 세상 바깥으로 드러나고. 브래지어도 벗어 던졌다. 남자는 재희가 모든 걸 포기하고 몸을 내어주는 거라 판단하여 다가와서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가슴을 움켜쥐었다.


"부드러워. 시발. 내가 여태까지 만난 가슴 중에 제일이다!“

불쾌함에 표정은 정상일 리가 없을 재희. 그래도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내가 벗겨도 되냐?“


남자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리면서  손은 바지 뒤로 가져갔다.

"천천히 벗어. 천천.....?!“

숨겨두었던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빼 들고 목에다가 박아넣었다. 뒤늦게 숨겨진 무기를 확인한 남자였지만 거리도 가까웠고, 가슴을 만지느라 반응도 늦었다.

"커헉... 컥?!“


우연히 발견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날카로운 나뭇가지. 아마도 재희가 참가한 게임이 시작되기 전의 게임에서 누군가가 만들었고,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게임이 끝나서 아무렇게나 버려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걸 주운 재희는 혹시나 나중에 필요할 일이 있을  같아서 부피도 적으니 바지 안에 꼭꼭 숨겨두었다. 불편하고 거슬리긴 해도. 모두 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개... 새, 끼가.....!“


설마 순순히 옷을 벗어 던진 게 거리를 좁히게 하고, 방심하게 만든 뒤에 숨겨둔 무기로 기습할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느껴지는 바로는 꽤 깊숙이 박혀버렸고,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상황. 이대로면 죽는 건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고, 어차피 범하지 못할 바에는 재희를 죽이기로 하면 검을 들어 올리지만.


푹.

재희가 먼저 심장에다가 레이피어의 날카로운 칼날을 찔러넣었다.


털썩.

힘을 잃고 뒤로 쓰러진 남자의 몸. 그 모습을 확인한 재희는 그제서야 편안하게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재희야... 재희야아.....!“


스스로 벗어 던졌던 옷가지들을 걸쳐주며 이지원은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 도움이 되지 않아서.“

굳이 따지고 보자면 재희 탓인데. 사과할 필요가 있을까.

"조금만... 잘 게.“

싸움에 정신력을 너무 많이 소모했고, 한 대 맞은 게 충격이 컸는지 의식은 스르륵. 사라졌다. 그렇게 기절한 듯. 잠에 빠진 재희.

"괜찮아?“

아키라는 뒤늦게 다가와 물었다.


"응. 괜찮아. 그러니까. 인제 그만 꺼져.“


푹.

"아......?“

아키라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재희를 품에 안은 이지원을 바라보다가 이질적인 감각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러자 보이는 건 심장이 있을 위치에 단검이 깊숙이 박혀버린 모습이었다.

"대체... 왜?“
"필요 없으니까. 재희한테는 나만 있으면 돼.“


아쉽지만 이번 게임 안에서는 섹스하는 걸 자중하기로 했다. 몸 상태가 최악인 재희를 지키려면 자신이라도 멀쩡해야 하니까. 그런데 약해진 공주님을 지키는 건 자신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보인다. 계속해서 셋이서 붙어 다니느라 도저히 아키라를 죽일 상황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게 웬 떡. 가슴 아프지만 재희가 기절한 게 크나큰 행운이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죽여버렸다. 아키라를.


"네 몫까지. 내가 재희를 사랑하고, 사랑을 받을게.“


아키라의 몸은 서서히 기울었다. 눈도 감지 못한 채, 고이 잠들어 있는 재희의 얼굴을 간직한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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