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088 이벤트 게임 (88/140)



〈 88화 〉088 이벤트 게임

인생 시발. 나중에 세 달간 고생해야 한다는 사실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 오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괴상한 두 남자가 재희를 노리고 있었다. 한 명은 헤븐의 최강자. 피를 부르는 사나이며, 이름은 모른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우연히 들었는데 이인자인 진도열이라는 설이 유력한 것 같아 골치가 아파도 너무 아프다.


"개같네?“

남자들에게 노려지다니...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다. 애초에 원하는 여자들이 아닌 여자들에게 노려지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데 남자면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어둠이 자옥하게 물들어 술에 취한 사람들이 늘어난 시점에 재희는 그제서야 술집을 나와 길드로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 시각은 8시 언저리, 원래라면 새벽 내내 술을 퍼마시고 길드로 돌아가 늦은 오후까지 자다 깨서 집무실에 있을 사쿠라를 통해 성욕을 풀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비정상적인 일상은 지금에 와서야 깨져버렸다. 이유...? 이유라... 창피한 이유이긴 한데... 실은 술을 사 먹을 돈이 모두 다 떨어졌다. 흑.


"쯧... 사쿠라가 그녀들을 잘 보살필 테니까 돈은 굳이 필요 없을 텐데.“

석  치의 숙소비와 식당 비를 미리 내어 재희가 자리를 비울  달간은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거다. 물론 개인사비까지 합치면 다르겠는데 훈련하느라 바쁘고 몸은 아프니 밖을 싸돌아다닐 여유도 없을뿐더러 휴일에는 지친 몸을 침대 밖으로 꺼낼 생각도 없는 것 같아 그녀들의 손아귀에 돈을 쥐어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대신이라고나 할까. 몇백을 술 몇 병 사 먹는데  써버린 재희가 문제지.


"하아... 시발. 또 먹고 싶네.“

분명히 맛대가리는 전혀 없는 그깟 술이  이렇게나 당기는 건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정말 비싸기만 하고,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비싼 맛있는 술을  먹는  훨씬 나은 선택일 텐데. 이상하게도 그 정신 나간 값어치와 구토를 유발하는 맛에 재희는 푹 빠져버렸다. 이게 바로 중독의 위험성인가......


담배나 도박에 중독되는  따위 도저히 이해가 되기 힘들었을뿐더러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게 대체 왜 힘든 건지 황당하기 마련이었다. 근데 그 황당한 일을 지금 재희가 겪고 있었다. 자랑스러운 오빠, 믿음을 수밖에 없는 하나뿐인 아들이자 장남으로 있어야 하는데. 어느샌가 술이 없으면 못사는 한심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래서는 어찌어찌 1조라는 빚을 모조리 갚은 뒤에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을 차마 어떻게 보아야 한단 말인가. 음... 아버지라는 직책을 가진 쓰레기한테는 꽤 좋은 공격 수단이 될 것만 같은데. 자신 때문에 살인귀가 된 거로도 모자라 술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몸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아니, 그 전에 여자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큰 충격에 빠질 법하다.

"아...  왔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벌써 길드 안에 있는 재희의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발걸음이 멈춰 서고 문 앞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재희.


"자려나?“

고민거리가 많고 머릿속을 비우고파서 한동안은 밤에 술과 함께한 터라 저녁에, 그것도 그녀들이 깨어있을 시간에 방으로 돌아온 적은 정말 손에 꼽았다. 이제야 8시가 넘은 시각인데. 너무 힘든 나머지 자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왔다.


끼이익.

손잡이를 잡고 돌려 문을 열었다.

"재희야. 어서 오세요.“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는 피곤함에 찌든 얼굴로 재희를 반기는 민정이가 앉아 있다.


"안 자고 있었어?“
"아... 피곤하긴 한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요. 헤헤.“
"그래도 힘들 텐데 어서 자.“
"아니요. 괜찮아요.“

마음 같아서는 한시라도 빨리 아픈 데다가 피곤함에 찌든 몸을 푹신한 침대 위에 드러눕고 싶었건만. 밤에 일찍 돌아온 재희를 보니 그 욕망까지도 이겨낼 만한 이유가 되었다.


"술 마셨어요?“
"아아. 어. 조금 마셨어.“

거짓말.  냄새가 여기까지 풀풀 풍기는데. 누가 보아도 조금일 리가 없다. 하지만 재희는 민정이의 예상과는 달리 정말 조금만 마셨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야 그럴 것이 오늘은 일찍 들어왔을 정도로 정말 조금만 먹었으니까. 한... 7병 가까이 되려나. 정말 적네. 그치?

'오늘은 역시  되겠네.‘

성인인 민정이도 술맛을 알고, 마시면 어떤 현상이 오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잔뜩 취해 주정을 부리는 아름답고 귀여운 재희의 모습을 한 번쯤은 보고 싶었건만. 그녀는 주정 따위는 절대 부리지 않는 거로 모자라 정신이 매우 깨끗했다. 이러면 늦은 시간까지 밤에 술을 마신다며 걱정할 거리가 조금은 줄어든다. 그러나.


'힝... 오랜만에 하고 싶은데.‘


욕구 불만이다. 대체 어디서 성욕을 푸는지 모르겠는 그녀가 하루 내내 훈련하느라 고생해서 또 밤에 범한다며 내일 정말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인해 아예 몸을 섞지 못하고 있었다. 남자는 순 변태들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여자들도 남자 못지않게 변태들이 득실거리며 문란했다.

심지어 재희에게 박히는 게 익숙해진 뒤로 범해지면 쾌감이 정말 엄청나서 훈련을 끝낸 지금과 같이 힘들어도 자꾸만  쾌감을 느끼고 싶어 몸이 말썽이었다. 성욕에 가득 찬 이런 몸뚱이를 하필 쓸데없는 배려로 범해주지 않으니 당연히 쌓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잠에 늦게 드는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요즘 정말 많이 힘들어 보인다. 생각할 것도 많고 하니 그녀가 그리 좋아하던 자신의 몸을 탐하려 들지 않고 술만 곁에 두어 힘들다는 생각이 안 할 수가 없었다. 도움이 되고 싶은데, 믿을 사람이 되어 어깨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사이가 되고 싶은데. 아직 민정이는 재희의 마음에  정도로 믿을 사람이 아닌가 보다. 그 증거로 자신도 모르게 강제로 참가하게 된 게임에 대신 참가 신청을 넣은 걸 보면.

"하아......“


자고로 여자라면 남자에게 빌붙어 사는 게 거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 때문에 대다수 여자가 중세 시대도 아닌데 여전히 자신은 편한 직장을 구해 좋은 남자를 만나고픈 생각만 가득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민정이도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예쁜 외모가 한몫하여 분명히 좋은 남자를 꼬셔 편안한 낭만적인 생활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무능한 자신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가슴이 미칠 듯이 아파져 오며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막상 도움을 주려 해도 사랑하는 이가 거절을 한다. 그저 짐 덩어리 그 자체, 외모가 예쁘면  하나. 그녀의 곁에는 민정이보다  예쁜 여자가 많은데. 언제든 정이 떨어져 떠나갈  있는 사람. 그러니 지금보다 더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왜 한숨이야?“
"응...? 아, 아니에요.“

자신도 모르게 나온 한숨.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묻는 재희에게 민정이는 미소를 띄운 얼굴로 부정했다.


"그래?“
"네.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 쓸 필욘 없어요.“


서로의  곳곳을 보았고, 같은 여자이기도 해서 재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몸에 걸친 옷들을 한 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익숙해질 법한데도 불구하고 희미하게 속살이 보이자 민정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혀버렸다.

'아... 에쁘다.‘

 한 번이라도 햇빛에 피부를 노출하지 않은 것처럼 백옥 같은 피부가 너무나 예쁠뿐더러 입을 가져가 게걸스럽게 물고 빨고 싶은 욕망이 피어올라 마른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지나랑 예림이는?“
"......“
"민정아?“
"네?! 뭐,  물어보셨어요?“
"지나랑 예림이는 어디 갔어?“
"아... 둘은 씻고 있을 거예요.“
"이제? 늦었네."
"네. 훈련이 조금 늦게 끝났거든요.“


아침에 재희와 모의 대련을 하면서 느낀 부족함을 채우고자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다. 민정이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어 평소 끝나는 시간에 맞춰 훈련을 끝마치고 둘보다 먼저 씻은 뒤에 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만족할 성과는커녕 발전이 거의 없는 유지나와 민정이에게 뒤처졌다는 생각으로 악에 받친 예림이는 조금  훈련한다고 했으며, 6시가 되면  하고 끝내는 둘이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자 훈련장에 가보니 그제서야 씻으러 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래?“


솔직히 재희가 봤을 때, 셋 중에 가장 강한 사람은 유지나였다. 그런데 발전한 폭을 보면 당연지사 민정이라 콕 집어 말할 수가 있었다. 아침에는 누구 한 명을 다른 이들보다  칭찬하면 촉진제가  수도 있는데 부작용으로  사이에 금이 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했다. 그 말이 있지 않은가. 여자 셋이 모이면 한 명은 왕따가 된다고. 괜히 친한 사이처럼 보이는 그녀들이 두 갈래로 갈라지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예림이는 기막힌 수를 추가로 사용한 것일 뿐이지만 민정이는 그녀와 달리 검만을 활용해 효율적인 타격을 줄 방법을 사용했다. 이것만으로 누가 더 나은지 확신할 수 있을 거다. 물론 무기를 추가로 사용하는 게 나쁘다는 말은 아닌데 부족한 실력을 두 개의 무기로 대처하는 것보다는 한 개의 무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더 낫다는 거다.


"나도 씻을까?“


밖에 나가기는 했어도 가게 안에서 가만히 앉아 술만 퍼마셨을 뿐인데 시간도 남아돌았겠다 씻으러 갈까. 재희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근데 가려고 하니 귀찮음이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재희야. 힘들어요?“
"응? 아니. 별로?“


취기로 눈이 풀리며 어지러움이 동반하고 있었는데 고작 이런 걸로 힘들다고 말한 가치가 없었다.

"재희야... 저 하고 싶어요."

오늘은 참겠다고, 자신도 힘들고 재희도 힘들 텐데. 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민정이는 끝내 참지 못했다. 그야 그럴 것이 그냥 알몸을 보는 것보다  사이로 희미하게 속살을 보는 게 더욱 흥분되며 성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알아요. 재희가 저를 위해서 일부러 꾹 참고 있다는 걸요.“

고된 훈련으로 더 힘들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녀의 몸을 탐하지 않는  맞았지만 그래도  참는 건 아니었다. 대신해서 성욕을 풀 사쿠라가 있으니. 뭔 문제가 있으랴.


"근데... 제가 참지 못하겠어요.“

민정이는 살며시 잠옷의 단추를 풀면서 침대를 기어 재희에게 다가갔다.

"하아... 하아......“


훈련을 위해 아침에 일어난 뒤에 민정이는 곧장 곤히 잠에 빠진 재희에게 참아왔던 욕망을 모조리 표출했다. 몰래 키스를 한다든지 몸을 만진다든지 살갗을 핥는다든지 해서. 정말 오랜만이다. 이렇게 깨어있는 재희에게 가벼운 스킨십이 아니라 욕망에 가득 담긴 스킨십을 하는 건.

"좋아요. 재희의 냄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재희의 품에 안겨 얼굴을 처박고 향기를 맡자 몸은 점점 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해요.  하고 싶어요.“애원하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오히려 지금 해주지 않으면 내일 더 힘들  같아요.“
"하아. 그래. 알았어.“
"히히. 재희야. 사랑해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허락이 떨어지자 민정이는 곧장 눈을 감으며 입술을 내밀었다. 무슨 의미로 그런 행동을 한 건지, 똑똑한 재희가 누구나 다 깨달을 수 있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우음... 쪽. 쪽. 하우으......“

입을 맞춰주며 그녀의 손이 한껏 달아오른 민정이의 몸 위로 떨어졌다. 고작 닿았을 뿐인데 잊혀지지 않던 쾌감이란 감각이 되살아나서 몸이 희미하게 떨렸다.

"아윽!“

엉덩이에 닿은 손, 힘을 주어 마구잡이로 주무르기 시작한다.


"아앙... 앙. 재희야. 귀여워요.“


침대에 바로 눕힌 다음 목덜미에 얼굴을 처박아 혀로 맨 살갗을 훑어가는 재희가 무척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민정이는 가슴팍에 머무는 그녀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재희야. 바로 넣어줄 수 없어요?“
"바로?“
"네. 어차피 이미 젖어있고, 너무 오랜만이라 바로 넣어줬으면 해요.“


사랑하는 재희가 욕망이 이끄는 대로 애무를 해주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는 노릇, 그러나 지금은 성욕을 너무 참아왔기에 한시라도 빨리 그 큰 자지로 질내를 넓히고 가장 민감한 부위라 할 수 있는 자궁을 사정없이 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원한다면야.“


원한다는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겠지. 재희는 그녀를 두고 잠시 침대에서 내려와 서랍장을 열어 흐물거리는 무지막지하게 큰 자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바지와 속옷까지도 벗어 던졌다. 민정이처럼 재희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적셔져 있는지 속옷을 내릴 때, 애액이 긴 선을 그리며 뚝, 끊어졌다.

"읏......!“

음부에 가져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촉수는 재희의 질 안을 파고 들어갔다.

꿀꺽.

흐물거리던 자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빳빳하게 단단해지며, 움찔거리기까지 했다. 눈에 보이는 핏줄 같은  전부 진짜인 것처럼.


"바로 넣을게.“
"네에......“


아래쪽 잠옷과 더불어 속옷을 벗긴 뒤에 가랑이를 넓게 벌려 그 안에 몸을 집어넣은 재희는 자지를 보지에다가 가져갔다.


"아응.....!“

귀두가 살며시 다가가 균열을 강제로 벌리며 조금씩 들어갔다.

"하아아앙!“

천천히 들어가는 것 없이 곧장 자궁까지 빠르게 들어간 자지로 인해 민정이는 고개를 목 뒤로 넘기며 짐승처럼 신음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