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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화 〉082 이벤트 게임 (82/140)



〈 82화 〉082 이벤트 게임

'써......‘

개걸스럽게 자신의 입술을 탐하는 재희의 입안에서는 쓴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찌르고, 아마도 긴장이 어느 정도 줄어든 탓에 그제서야 감각이 제 역할을 하는  아닌가 싶다.

'이거. 비싼 건데. 농도도 엄청나고.‘

  마셔본 적이 있는 술맛. 사쿠라의 기억으로는 정말 쓴 맛밖에 나지 않아 맛도 없을뿐더러 대체  비싼 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술이었다.


'이걸 대체 왜 마신 걸까? 그리고 얼마나 마신 걸까?‘


완전히 몸을 맡겨두어 마음껏 재희에게 희롱당하고 있으면서 사쿠라는 의문을 품었다. 사쿠라길드의 길드원들에게도 소문이 자자한 술인데. 비싸기만 하지, 맛대가리는 없어서 아예 사 먹지 않는 술인데 무엇 때문에 이걸 마신 건지 의문이 들었다.


'게임에서 힘든 일이 있었나 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그런 일이 아마도 게임 안에서 벌어진 게 아닐까. 그래서 몸을 섞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애인들이 걱정할까  말하지 못해 혼자 끙끙 앓으며 맛이 없는 독한 술을 취할 때까지 마신 것이 분명해 보여 동정심이 품어졌다.


"재희 씨... 아니, 재희야. 마음껏  줘.“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 보았던 그녀의 행동들로는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뿐더러 힘든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낼 줄 알았던 강한 여자로 보였는데 역시 살아온 세월이 늘어가면서 몸만 컸지 여전히 21살의 어린 소녀였다. 물론 이제 27살이 된 사쿠라도 아직 어린 소녀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기댈 곳이 많았다.

호위이자 소꿉친구인 세라나 친한 길드 동료들, 그리고 집에서 자신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사랑하는 가족들까지도, 사쿠라는 외롭지 않으며 기댈 곳도 있어서 힘든 일이 닥쳐오더라도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인데. 재희에겐 그럴 여유가 없나 보다. 그녀를 위해, 조금이나마 자신에게 기대 달라는 듯이, 존댓말만 입에 담던 사쿠라는 반말을 했다.

"네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해줘."


어떤  원하든 다 들어줄 의향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의지해주는 것만으로 기쁠 따름인데 지금은 한 명의 어린 소녀가 의지할 만한 굳건한 기둥이 되고 싶을 뿐이다.


"알았어.“

 말에 담긴 의미를 깨달은 재희는 쓸데없는 짓이라 생각하면서 속에서부터 우려 나오는 기쁨에 미소를 지었다. 언제 이렇게 남들에게 기대어  적이 있었을까. 아버지가 말없이 떠난 뒤로 어머니랑 여동생은 어느 한순간에 가장이 되어버린 자신에게 기대기만 했지. 너무 연약한 그녀들로서는 재희가 의지할 사람이 되지 않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긴 시간을 홀로 싸워왔는데.

"하읏.......!“


사쿠라의 매끈한 배를 어루만지던 재희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치마 안을 파고들었다. 민감한 몸으로 인해 신음성을 내뱉으면서 자신 외에 어떤 이들에게도 허락하지 못한 은밀한 부위로 침투하자 당연히 몸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항하려 들었다.


'안 돼!‘

여기서 저항하면 절대 안 된다. 목욕탕에서처럼 겁을 먹고 도망쳤다가는  언제 이런 황금 같은 기회가 주어질지는 아무도 모를 텐데. 사쿠라는 황급히 음부로 향하는 재희의 손을 붙잡으려 뻗었던 팔을 거둬들였다.


"하기 싫으면 말해.“
"아니야. 하고 싶어. 그러니까 어서 해 줘.“
"알았어.“


나쁘지 않은 감각. 기대려고만 했지 기댐을 당해주려는  정말 이질적이게만 느껴졌다. 어렸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지라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기대었는데. 그때는  그대로 어릴 적이라 어떤 감각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떠나자마자 얼마 안  철이 들게 되니 기대게 해 주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냥 단순히 기대라 해도 잔뜩 망가져  상태로 굳어버린 차가운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품으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한,  역할을 하던 아버지가 사라져서 괜히 강한 척을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했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어머니를 위해, 재희를 따라 공부를 때려치우고 아르바이트를 하려 하던 동생을 만류하기 위해서 말이다.


"고마워.“
"......“

촉촉하게 젖어있는 눈으로 재희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자 사쿠라는 몸을 딱딱하게 굳힐 수밖에 없었다. 이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아. 지켜주고 싶다는 게 어떤 마음인지 깨닫게 되면서 가련한 재희가 너무나 아름답게만 보여 점점 흥분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재, 재희야!“

결국, 참다못해 터져버린 상황. 사쿠라는 집무실에 위치한 소파에 재희를 거칠게 눕혀두고는 그 위에 올라탔다.

"미, 미안해. 변태 길드 장이라서. 그런데... 그런데 있잖아. 나,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아. 나중에 뭐라 해도 되니까 지금은 제발 가, 가만히 있어 줘.“

예쁜 여자로 태어난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말이라도 귀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바깥세상에 있었을 당시 학창시절에는 유독 튀는 외모로 인해 여러 남자들이 질릴 정도로 꼬여왔다. 애초에 관심은 없었고 그들도 용기 내어 고백해 왔을 거란 생각에 웃으면서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말로 잘 구슬려 고백을 거절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고 어느 날. 사쿠라는 우연히 들었다.


그저 다가오는 남자들을 좋게좋게 찼을 뿐인데 어느새 학교 대표 걸레, 어장관리 하는 년  여러 부정적인 여자로 불려오고 있었다. 심지어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애들까지도 앞에서는 가식을 뒤에서는 욕을 서슴지 않게 했고.  이후로 소꿉친구였던 세라 외에 남자든 여자든 사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선을 정해 그어버렸다.


너무 충격적이었던 그때, 고백해 왔던 남자들이 사쿠라가 못 들을 거라 생각하고 했던 범하고 싶다, 강간하고 싶다는 듯이 음란패설을 지금 사쿠라가 재희를 상태로 직접 경험하려는 욕망이 미친 듯이 피어올랐다.

"괜찮아.“


지금은... 지금은... 모든 걸 사쿠라에게 맡겨두고 싶다. 남자였기에 있었던 자존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재희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쿠라의 부드러운 볼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마음대로 해 줘.“
서로의 역할이 역전되었다. 연약한 모습에 잔뜩 흥분해버린 사쿠라, 힘든 삶을 살아오다가 드디어 기댈 곳을 찾아서 처음으로 진짜 여자가 된 것처럼 편안하게 리드를 당하고 싶었다.

꿀꺽.

자신의 아래에 깔려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로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니 도저히 여기서 끊을  없게 된 노릇. 끊으려고 해도 사쿠라의 몸과 마음이 끈질기게 저항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 사쿠라는 자신이 먼저 얼굴을 가져가 입을 맞추었다.

"츄릇. 츗!“

거칠게 입술을 범하고 있음에도 재희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행동은 점점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살짝 입을 맞춰 혀로 그녀의 입술을 핥았는데 이젠 변태들이 보아도 엄지를 치켜들 정도로 성욕에 사로잡힌 발정기의 짐승처럼 입술을 마구 빨아댔다.


"읏......“


흥분 때문인지, 술기운 때문인지, 붉어진 귀를 어루만지면서 반대편 손으로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커다란 재희의 엉덩이를 움켜쥐자 연결된 입술에서 숨 바람이 전달되었다.

'부드러워.‘


자위하면서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렀을 감각이랑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움 감촉이 손으로부터 전해왔다. 옷의 위로 주무르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잡아먹을 듯한 살과 부드러움은 절대 잊지 못하여 사쿠라가 늘 익숙하게 받아오던 가슴과 엉덩이로 향하던 음란한 남자들의 시선을 이젠 사쿠라가 그 시선으로 재희를 볼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앗......!“


아까 재희가 그랬던 것처럼 만족할 만큼 키스를 즐긴 뒤에 목덜미에 혀를 가져가자 커다란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이 신음성이 전부 사쿠라 덕에 나왔다는 생각에 몸은 환희에 가득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옷 안에 넣을게요."
"응......“

여기서 더 나아가 속살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에 넣어도 되냐는 허락을 구하지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긍정의 의사를 내비쳤다. 그래서 재희가 입고 있는 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린 뒤에 안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움켜줬다.


'아... 이거 중독될 것만 같아.‘

여성 인권이 없던 과거에 왜 남자들이 자꾸만 전쟁의 전리품으로 여자들을 납치하거나 강간을 했는지. 남자도 아닌 여자인 사쿠라는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읏... 거, 거긴.“
"괜찮아. 재희야.“

여러 군데를 전부 돌아보고자 움직였던 손은 엉덩이골에 도달했다. 사쿠라는 여기까지 갈 생각이 없었고, 아무리 재희라도 자신도 보지가 아니라 항문이 있는 곳에 손을 가져가면 불쾌할 것만 같아 당황했지만, 이 망할 주둥아리는 괜찮다고 말한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괜찮다니. 괜찮을 리가 없잖아?! 시간이 지나면 사랑하는 재희를 위해서 이 구멍을 원한다고 말하는 순간 익숙해질 준비를 철저히  텐데. 재희도 그렇지 않을까. 당황한 모습을 오늘 처음 봤던지라 세 명의 애인들조차 이 구멍까진 점령하지 못했다는 사실처럼 보여서 욕심이 들어왔다. 이곳의 처음은 자신이 가져가고 싶다는 그런 욕심이.

"자, 잠깐만......?!“


이미 늦었다.

"읏!“


검지가  닿자 몸이 세차게 떨리면서 쾌감에 일그러졌던 얼굴은 불쾌하게 변해갔다.

'아아! 결국, 저질러 버렸다아아아!‘

이래서는 뉴스에서 열심히 떠들어대는 강간 사건이 아닌가. 친한 척 다가와 의지하게 만든 뒤에 범하는 그런 류의. 사쿠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일단 만지기는 했는데 이 일로 여기서 그만하자는 단호한 말과 함께 두 번 다시 사쿠라와 몸을 섞을 일이 없어질 것만 같아 불안해 재희의 눈치를 살폈다.

"거긴... 나중에......“


그러나 고개를 살며시 돌리며 나중에 라고 말하자 불안함은 한순간에 사라지며 웃음만이 얼굴에 자리 잡았다.


'헤헷. 헷! 여긴 내 거야!‘


찜해 뒀다. 여긴 사쿠라의 것이라고. 사쿠라는 나중에 다시 이곳을 점령하기로 하며 손을 떨어뜨려 음부에 가져갔다.


"윽......!“


불쾌함이 자리 잡고 있던 얼굴은 다시금 쾌감에 찌들어졌다.

"젖었네?“
"......“
"재희야. 기분 좋아?“
"좋아......“

자지를 달고 여자를 범하는 것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할 수가 있었다.

"다행이야.“

처음으로 남의 몸을 희롱하는 것이라 혹시나 별로 좋지 못했다고 한다면 어쩌나 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면서 입맛을 다시며 사쿠라는 재희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쓰읍... 난 별로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쿠라의 기분은 별로였다. 그야 그럴 것이 남을 범하는 것보다는 천생 여자인 사쿠라로서는 몸을 유린당하는  더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아까 재희가 거칠게 몸을 희롱했을 때처럼.

'지금이라도 말해야 하나?‘

범해지고 싶다는 그 말을.

"왜. 이제 더 안 해?“
"아니야. 하, 할 거야.“


어떻게 말을 해야 하지. 움직임이 영 없던 사쿠라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고 재희가 물음을 던져오자 차마 여기까지만 하고 다시 범해달라는 말을 도로 삼켜버렸다.

"그만하고 싶어?“
".....?!“


이제와서 그만하다니! 그것만은 절대 안 되는뎨!


"꺅?!“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변명하려던 그때, 몸을  잡고 자신이 누워있었던 소파에 사쿠라를 눕히고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여자의 몸으로, 저 갸날픈 팔로 몸무게가 꽤 있을 사쿠라를 가볍게 돌려서 눕혀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 내가 할 거니까.“

사쿠라에게 몸을 맡긴 채로 범해지는 건 꽤 나쁘지 않은 감각이었다. 만약, 술기운에 성욕이 불어나지 않았으면 그대로 계속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 재희는 오히려 어색하고 느린 손놀림이 무척 답답했다.

"하으윽?!“

치마를 걷어 올리며 드러난 속옷 위로 손을 가져가자 사쿠라는 고개를 쳐들며 신음했다.


"이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몸에 힘 빼.“
"알았... 읏...?! 하앙... 앙!“

대답을 마치기도 전에 움직이는 재희의 손.

'이거 뭐야아아!‘

속옷의 위로 만져지고 있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손가락을 조금 넣었을 때는 이런 쾌감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너도 젖었네?“


사쿠라가 했던 그 말을 똑같이 돌려주며 소악마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건......!“


키스를 여러 번 하기 했는데 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러진 건 정말 조금이었다. 그런데 이리도 축축하게 젖어오다니. 부끄럽기 그지없어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가려?“
"부끄러워......“
"괜찮으니까 나한테 다 보여줘.“
"그래도......“
"여기서 그만할까?“
"아니.“
"그럼 치워.“
"으응......“

절대로 강압적으로 말하자 흥분하여 무의식 속에 손을 치운  아니었다. 그저... 그저 여기서 그만하고 싶지 않아서, 치우지 않으면 재희가 화를  것만 같아서 치운 거지. 절대 사쿠라도 모르던 이상한 성벽이 일깨워져 흥분한  아니란 말이다!


"잘했어. 상을 줄게.“

땀에 젖어 얼굴에 찰싹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재희는 상을 준다고 움푹 젖어있는 속옷을 옆으로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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