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7화 〉077 두 번째 게임 (77/140)



〈 77화 〉077 두 번째 게임

 좋게 지도도 없이 찾은 좁은 동굴에서 성욕이 풀릴 때까지 사정없이 그녀를 범해버리게 되었다. 결국, 이 여자로 성욕을 풀어버렸다는 얘기다.

"하아......“

자지도 음부에서 떨어져 나갔으며, 나중에도 계속 써야 하니 때가 타지 않도록 레이건 박사한테 받은 천에 둘러싸서 가방에 넣은 뒤에 지쳐 잠자리에 들어있는 뚱뚱하면서도 못생긴 여자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괴감이 든다......“

이래서는 외모가 어떻든 구멍 있는 여자라면 환장하는 정신병자가 아닌가. 이년보다 더 나은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죽일 수는 있긴 한데 지금은 당장 범할 여자가 없어서 죽이지도 못하겠다. 아무리 외모를 잘 보지 않긴 한데 이왕이면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재희에겐 차마 눈을 뜨고 못 봐줄 정도로 자기관리를 아예 하지 않은 여자라 그냥 다른 못생긴 여자라도 발견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자들은 그래도 못생기면 못생겼지. 이 여자만큼 외모에 손을 단 한 번이라도 대지 않았을 여자가 많을까. 절대 그럴 리가 없다. 근데 지금은 어쩔 수 없지. 여자를 또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 두지 못하니 죽인다는 선택지는 완전히 지워버려야만 했다. 이건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분명한데... 재희는 자괴감에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윽... 으으......“


그렇게 얼마나 있었던 걸까. 지쳐 쓰러졌던 여자가 눈을 뜨자마자 고통에 아우성을 내지르는 음부를 부여잡으며 아파했다.


"일어났냐?“
"아......"


오늘 처음 만났던 정말 예쁜 사람. 평소 여초 카페에 들어가 남자들을 까거나 예쁜 여자들을 깎아내리는데 바빴던 그녀는 처음으로 도저히 모욕적인 말을 입에 담아지지도 않으며 질투조차 생기지 않는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넋을 넣으며 재희를 바라보았다.


"일어났냐니까?“
"네, 네에... 일어났어요.“
"그래......“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무슨 고민이 있는 걸까나.

"여기에 있어. 누가 오면 소리 지르고, 그럼 바로 달려와서 구해줄 테니까.“

탐탁지는 않은데 이 여자는 지금 재희의 귀중한 존재가 되었으니 식량보다도 우선시 하여 지켜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구, 구해준데!‘

말로만 남자를 버리고 레즈를 찬양했던 그녀는 오늘 정말로 레즈라는 문턱을 넘어서서 재희에게 반해버렸다.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가족도 아닌 남이 구해줄 거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을 듣자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서  얼굴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제서야 깨달은 사실.


"꺅?!“

옷은 다 풀어 헤쳐졌고, 음부는 붉게 물들어 있는 것으로 모자라 안에서는 아직도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다급히 몸을 움츠리며 재희의 시선을 살폈다. 근데 재희는 애초에 관심도 없었던 것처럼 허탈한 표정으로 눈을 살며시 감고 있었다.

'좋았어... 히히.‘

남자도 아닌 여자에게 강간당해 처녀를 잃었는데도 그녀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오히려  범해지고 싶달까나.


'꺅! 꺅! 어떡해! 이 변태! 헤헤.‘


양볼에 손을 가져다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미친년인가?‘

 모습을 몰래 보던 재희는 정신 나간 년을 보는 것처럼 봤다. 그렇게 게임 안에서의 둘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


"시발...! 반드시 네년을  발밑에 두고 따먹어주마. 아하하하!“
"그래? 그럼 어디 한번 해 봐.“


시간이 흘러 이 생활에 다시 익숙해질 때쯤. 추가 상금과 더불어 겸사겸사 넉넉하게 식량을 조금  구하기 위해 동굴 밖으로 나갔던 재희는 흉악한 모습이 일품인 남자 무리와 만났었다. 그들은 다짜고짜 재희를 범하려고 했고, 그래서 리더로 보이는 남자의 팔 한쪽에 레이피어를 꽂아 넣은 상태로 힘을 주며 옆으로 찢은 덕에 그의 팔은 덜렁거렸다.

그로 인해 단단히 화가 난 그. 이젠 익숙하다 못해 질리는 범한다는 말을 듣자 재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할 수 있으면 해보라며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팔 한쪽이 찢어진 고통을 어떻게든 참으며 동료들에게 고갯짓했다. 무슨 방법이 있는지. 재희는 그래도 여유로웠다. 너무 뻔한 레퍼토리였으니.

'어떻게 하나 같이 다 똑같을 수가 있냐.‘


너무 지루해 미칠 노릇이다. 여태까지 만난 남자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재희의 외모에 홀려 범하려고 들고, 힘을 조금 보여주면 도망치거나 우연이라 치부하며 다시 달려들었다. 이렇게 무리가 있으면 절대 도망치지 않은 상태로 한꺼번에 덮치는 전술. 아니, 전술이라 할 수야 있을까. 그냥 무식하게도 남녀의 신체 구조적인 차이와 한 명이라는 사실만을 믿고 덤벼드는 건데. 진부하다.


"핫!“

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굳이 상처를 입히기 싫다는 의미에서 칼등이 재희의 다리로 향해왔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날로 공격하여 다리를 절단시켜도 승산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데. 가벼운 스텝으로 뒷걸음을 치며 다리로 향한 공격을 피해버렸다. 그러자 다른 한 명이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로 재희를 꽉 끌어안아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듯 덮쳐들기 시작한다.


'병신들.‘

아마도 앞의 남자가 휘두른 검에 다리가 맞으면 제일 좋을 텐데. 만약 맞지 않을 것을 대비해 곧장 몸을 날린 것이다. 다리에 휘둘러진 검을 피하느라 아래에 집중해 있다 하고, 그래서 다음 움직임을 생각하기도 전에 연계해 달려들면 반응이 늦지 않을까 하고. 재희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작전이었다. 이것만으로 이들과  놀아줄 필요는 없을 것만 같다.

"커헉?!“
"......“

뒤로 물러나면서 내려간 레이피어를 다시 들어 올려 다가오는 남자의 목덜미를 향해 휘둘렀건만. 깊게 베이지 않았다. 최대한 목 반이 날아갈 생각으로 휘두른 건데. 뒷걸음을 치며 하필 꽤 크기가 있는 돌을 밟아버려 스텝이 어긋나 상처를 냈을 뿐이지 치명적이지 않은 상처를 입히게 되었다.

"학...! 학!“
"괜찮아?“
"깊게 안 베였어. 피는 조금 나더라도 죽진 않을 거야.“

그래 보여. 목에서 피가 줄줄 새고는 있어도 말은 울창하게 할 수 있는 게 크게 다쳐 보이지 않으니까. 이런 실수를 하다니. 귀찮게 시리. 그냥 빨리 끝내고 내키지는 않지만 성욕이 조금씩 끌어 오르는 탓에 동굴에서 재희를 기다리고 있을 흉측한 외모를 지닌 여자를 범하러 가고 싶은 마음으로 굴뚝이었다.


"다시 들어 와봐. 시간 끌지 말고.“

굳이 저딴 쓰레기들을 배려해서 먼저 발돋움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자신을 죽이지는 않겠는데 붙잡힌다면 그 어떤 수모를 당할지 몰라 공포에 떨어도 전혀 이상함이 없을 터임에도 불구하고 재희의 자세는 무방비했다. 도저히 눈앞에서 생사를 오가는 싸움이 언제 다시 열려도 이상할 게 없는데도 말이다.

"반드시 강간하고 만다. 네년은.“


누가 보더라도 남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자세. 그로 인해 그들은 분노했다. 조금만 똑똑한 사람이 있었더라면 여자이기 한데 절대 무시 못  강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곧장 도망을 선택했겠지만, 그들은 초월적인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자인 재희를 가만히 두고 떠나갈 수가 없었다. 거기에 더해 자신감에 찌들어 있는 그들을 무시하기까지 하니 분노가  솟구칠 수 없는 상황.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다.


"개새끼가아!“


근데  모습을 보면 학습하는 동물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실력 차이를 깨달았으면 이제라도 다른 방법을 쓰면서 도망치거나 덤벼들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할 텐데. 정공법으로 그냥 달려든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새끼들이었네.“

재희가 참가한 이 게임의 등급은 가장 낮은 브론즈 등급. 중간에 실버 등급이 열리긴 했지만, 아직 이곳에 온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실버 등급 게임에 참여하냐며 애인들에게 구박을 받고 결국, 저번과 똑같이 브론즈 게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지루했다. 처음 발견했던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 외에 다른 여자를 발견하지 못했을뿐더러 재희와 참가자들 간의 실력 차이가 너무 났다.


다급함과 두려움 등의 감정이 아예 들지 않고 여기서 마땅히 할 것까지 없는지라 지루함이 가득한데 그래도 모두가 못 싸우는 건 아니었다. 당연히 유망주로 생각되는 인물이 존재하기 마련. 게임과 같은 세상이 아니기에 바깥세상에서 무술을 배우고 온 이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것.


싸움 실력은 헤븐에서 최강의 자리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브론즈 등급의 이들이 몇몇 있는데. 아쉽게도 그들은 실전 경험이 없었다. 닥치는 대로 싸움 기술만 배우면 뭐하나. 실제로 사람을 죽여보지도 못했고, 극한까지 몰려본 적도, 극한까지 몰린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이들이 태반인데 아무리 잘 싸운다고 설레발을  봤자. 이곳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바깥세상에선 어떨지 모르는데 여긴 규칙도 없으니 자연스럽게 빈틈이 많이 보여 그걸 보완하려면 비쓰온 게임 안에서 여러 번 게임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근데 문제는 보안하기도 전에 재희에게 죽는다는 거지.


".....?!“


필요할 때가 아니면 심장보다는 목을 노린다. 그야 그럴 것이 심장을 꿰뚫으면 몸이 앞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니까. 근데 목을 찌르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넘어진다. 이렇게.


쿵.


레이피어에 목을 꿰뚫린 상태로 한 남자의 몸이 뒤로 넘어가자 그의 동료였던 남자들의 움직임이 멈춰버렸다.


"왜. 안 와?“

동료가 죽었다. 아니, 켁켁 거리면서 목을 부여잡고 있어 살아있기는 하는데 얼마안가 죽을 게 뻔했다. 약자라고, 욕망을 해소할 단순한 물건 취급을 했던 여인에게 등을 맡겼던 동료가 정말 허무할 정도로 죽어버리자 그제서야 공포가 얼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

여자에 굶주린 재희. 그렇다고 그녀를 계속해서 범하고 싶지는 않아 성욕이 한계까지 끌어 오를 때만 범했다. 그렇게 총 3주라는 시간이 이곳에서 흘러갔고, 그녀를 범하지 않았던 시간이 이제 막 이틀이 다 되어 갔다. 그에 따라서 현재 재희의 기분은 무척 좋지 않았다.


"시, 시발.....!“

먼저 가만히 있던 재희에게 덤벼든 건 그들이다. 그저 운이 나쁘다고 할 수밖에. 하필이면 운 좋게 만났다고 생각했던 여자, 그리고 미인이 재희라는 사실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욕을 입에 담은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도망치면 살 수 있을까?‘


재희와의 거리는 약 3m 남짓. 정말 짧은 거리라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도망치면 가능할 수도. 무식하게 거리만 벌릴 수만 있다면 도망칠 수도 있지 않을까. 여자인 이상에야 뾰족한 나뭇가지나 풀떼기들에 백옥같이 상처 하나 없는 예쁜 몸에 자잘한 흠집을 내면서까지 따라올 건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헤븐에서 랭커인 여자들은 대다수가 동료의 힘에 의존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여자들이 많긴 하지만 동료의 힘에 의존하지 않은 그녀들의 랭킹은 랭커라 부르기에 껄끄러울 정도로 낮았다. 그럴 수밖에.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그런 것이니까.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여자 랭커들은 남자들보다도  몸을 혹사했다.


예를 들자면 남자들이 보아도 눈살이 찌푸려질 상처를 몸에 들고 다니는 모습이 익숙할 정도로. 근데 그렇지 않은 분류는 동료 빨이 대부분이다. 눈앞에 보이는  은발과 적 안을 지닌 미인처럼 게임에 참가했다고 생각하기에 어려울 정도로 몸이 깨끗하다는 게  증거였다. 물론 실력은 있겠지. 근데 랭커들과 비빌 정도는 아니라는 거지. 낮은 등급이라 착각일 수도 있지만.


'저년도 똑같을 거야.‘

뭐가 어찌 되었든 그 어떤 여자들이라도 모두가 몸에 흉터가 남는 걸 정말 싫어한다. 남자도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 감수하겠는데 여자는 달랐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무슨 상황이 벌어져도 악질이 아닌 이상  몸 하나 보호하기 바쁜 년들인데. 재희도 마찬가지라 판단한 남자는 힐끔. 자신의 동료를 바라보았다.

'저 새끼를 미끼로......‘


싸우는 건 병신 같은 짓. 저렇게나 칼날이 얇은 레이피어를 들고 움직이는 적의 목을  번에 따버리는 게 쉬울까. 절대 그렇지 않다. 뒤늦게 알아차린 자신이 한심하긴 한데 이미 후회하기엔 늦었다.

"아......?“

슬금슬금. 재희에게 시선을 고정해둔 동료의 뒤로 다가가 발로 차자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로 앞으로 넘어졌다.


"호오. 미끼?“

좋은 방법이지. 이기지 못할 상대라면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강제로 희생시키는 건.


"으아아아!“

동료가 도망간다는 사실에 앞으로 엎어진 남자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다급히 일어나 자세를 잡으려고 하지만 재희의 레이피어는 이미 올라간 상태다.


"힉?!“


검이 내려가고.


"?“

남자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대체 왜?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

"끄악?!“


자신을 희생시키고 도망을 선택한 동료의 비명이 귓가를 강타했다. 눈을 뜨고 뒤를 돌아보니 레이피어가 등에 꽂혀있는 동료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아니었어?‘

언제든 죽일 수 있는 적을 지금 죽일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재희는 30만 원이 도망가자  돈다발부터 죽이기로 한 것이다.

"뒤져어어!“

적은 무기가 없는 상태. 지금이 기회였다. 한번 먹고 싶은데 살려두었다가는 자신이 죽을 게 뻔해서 아까워도 죽이기로 하고 검을 들어 달려든다.

"너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 대상이 내가 아니었다면.“

있는 힘껏 휘두른 검이 허공을 가르고, 여태까지 죽여온 참가자들의 시체에서 얻은 전리품인 단검을 허리춤에서 빼내어 남자의 목덜미에 꽂아 넣었다.


"나는 평범하지 않거든?“

어느새 시야가 반전되고, 남자의 몸은 바닥을 뒹굴었다.

'여기까지인가......‘

살기 위해서 죽인 사람은 많은데 막상 자기가 죽으니 눈물이 흘러나온다.

'죽기... 싫... 어.‘


말은 나오지 않고 입 모양으로 유언을 남긴 채 남자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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