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039 아카데미
자신의 손과 어렸을 때의 부모님의 손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허락하지 못했던 은밀하고 소중한 그곳. 그런 곳에 스스로 남자도 아닌 여자의 손인 재희의 손을 가져다가 비록 바지의 위이지만 이미 속옷까지 축축하게 젖은 거로도 모자라 바지 또한 마찬가지로 젖어있는 음부로 향했다.
"하으응!“
고작 닿았을 뿐인데. 그것도 속옷과 바지가 있어서 그렇게 큰 쾌감을 느끼질 못 해야 하는데. 아니, 못해야 하는 게 정상일 것인데도 불구하고 예림이는 재희의 손이 음부에 닿자마자 커다란 쾌감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칠칠하지 못하게 입가에 고인 침이 줄줄 흘러서는 턱을 타고 뚝뚝 떨어져 여전히 가슴을 희롱하던 재희의 고운 얼굴로 떨어졌다.
"꺄아아앙!“
음부에 닿았던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 짐승과도 같은 신음성이 터져나온다.
"하악! 학...! 어, 언니...! 거기가아!“
마치 바지와 속옷까지도 다 뚫으려는 것처럼 강하게 음부를 박박 긁어대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만져대며 자위하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쾌감이 덮쳐온다. 차마 이 쾌감을 느끼면서 두 다리로 설 수도 없는 노릇. 예림이의 몸은 서서히 힘이 빠져 재희의 몸에 쓰러지듯 기대었다.
남자와는 다르게 작고 가느다란 목덜미에 머리가 떨어지고, 몸은 완전히 기댄 상태.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임에도 재희의 손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고 그에 따른 쾌감은 끊임없이 강타해온다.
"아......“
누가 그랬다. 아무리 다짐했다고 한들 처음이라면 막상 자신의 속에 자신의 것 이외의 무언가가 들어오는 걸 겁낸다고.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처럼 재희의 손은 어느새 바지의 틈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와 속옷을 거쳐 움푹 젖어있는 보지에 닿자 문득 겁이 나기 시작한다.
아플까. 너무 아파서 참지 못해 중단하라고 요구하면 어떡하지. 실망할까. 재희의 옷을 붙잡은 예림이의 손은 점점 힘이 들어가 강하게 쥐었다. 그러다가 이내, 머릿속을 쉴 새 없이 헤집고 다니는 생각들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다 포기한 듯 힘을 풀고 몸을 맡겼다.
'아... 언니......‘
겪어본 일이라 그런지 이해한다는 것처럼 보지에 닿은 손은 그냥 막 들어가지 않고 진정하라고, 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알려주듯 잘 못 만졌다가는 상처를 입는 연약한 걸 만지는 것처럼 대음순을 어루만진다. 기분이 좋았다. 배려해주는가 싶어서.
"언니... 넣어도 돼요.“
"......“
언제까지 이렇게 겉만 만지고 있을 건가. 이미 다 진정이 되다 못해 어서 넣어줬으면 하는데. 그래서 예림이는 먼저 입을 열어 넣어달라는 말을 하였으며. 그 말을 들은 재희는 손가락을 천천히 질 안으로 밀어넣는다.
"흐으읏.....!“
여태까지 살면서 사랑한다고 고백해온 남자들은 많았다. 그러나 그런 남자 중에 예림이가 사랑한 사람은 없었고, 재미 삼아 만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도 그를 좋아하겠지 하고 만나보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래도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관계를 나눌 때, 처음이라는 걸 증명하는 처녀막이 찢어지며 피가 나오는 걸 남자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일단... 지켜 왔는데. 언니에게 줄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재희는 기뻐해 줄까. 애초에 사용할 곳도 없어 쓸데없이 소중히 여겼던 처녀. 하루에 한 번, 자위를 상당히 많이 할 때도 왜 이렇게 조심스럽게 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로 지켜왔던 것이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알고, 또 친구들이 말했던 것처럼 재희 또한 자신의 처음을 가져감으로서 기뻐해 줄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너무 큰 걸 바라는 걸까. 남자라면 몰라도 같은 여자인데. 처녀를 증명하는 처녀막이 있든 없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을 게 분명한데.
"아아아악.....!“
막이 찢어지면서 아파하는 여자도 있고,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데도 아파하지 않는 여자가 있다고 했는데 하필이면 예림이에게는 전자에 해당하자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픔을 신음한다.
"......“
처녀도 뚫고 깊숙이 들어갔겠다. 이제 민정이처럼 슈컹슈컹하고 자비 없이 괴롭혀야만 했는데. 거친 숨을 몰아쉬던 예림이는 왜 자신의 속에 들어가 놓고 움직이질 않는 손가락의 모습에 의문을 품었다.
"언니......?“
질끔 감긴 눈을 살며시 뜨며 그녀를 불렀다.
"처음이었어?“
"헤헤. 처음이에요. 언니가 제 처음을 가져갔어요.“
"그래... 민정이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처녀일 것 같지 않은 애들이 처녀네.“
"뭐가요...? 제가 조금 놀고 다녔어도 창녀처럼 몸을 막 굴리고 다니진 않았다고요.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교에 해 봤다고 해도 전 안 했는데... 혹시... 별로에요?“
헤헤. 웃으면서 말하다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툭 던졌다. 긴장감에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대답을 기다리고.
"아니. 미안해서.“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요?“
"그야... 네 처음을 이렇게 가져갔으니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제가 원했는데. 그리고 그깟 처녀. 그런 게 뭐가 소중해요. 그냥 사랑하기만 하면 되지. 안 그래요?“
이런 말을 하지만 친구들의 말에 술술 넘어가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도 잘못하다간 찢어질 수도 있겠다 하고 운동을 멈췄던 예림이가 할 말은 아니었다. 이걸 지킨 이유도 사랑하는 남자에게 처음이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면 바람 따윈 절대로 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그냥 마음에 걸리는 것뿐이다. 평범하게 다른 여자들처럼 남자들에게 첫 경험을 한 것이지만 지금 재희는 완전히 여자의 모습, 어지간한 여자들보단... 아니, 그냥 어떠한 여자들보다 완벽한 몸매와 얼굴을 가진 미녀이기에 남자라 하기에도 모호하며 그렇다고 여자라 하기에도 모호한 게 바로 이렇다 정의를 내리지 못할 연놈에게 첫 경험을 한다는 사실에 머뭇거려졌다.
'이제 그걸 따져봤자 뭐 하겠어? 아차피 엎질러진 물인데.‘
이미 민정이의 처음도 가져간 것도 모자라서 끌어 오르는 성욕을 해결하는 배출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림이도 그렇게 사용한다고 한들. 자기 스스로가 좋다고 한 애에게 미안함을 느낄 필요도 의무도 없는 거다. 서로가 좋은 일.
'그것보다. 이젠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해야겠네.‘
잠시 이성을 잃었었다. 어제저녁에 성욕을 풀지 않고 잠자리에 들었으며 조금 전의 식당에서 노골적으로 자신의 몸을 노리는 남자 교육생 때문에 스트레스와 화까지 생겨나지 욕정을 참지 못해 결국, 민정이를 골목에 데려와 범하고, 뒤를 이어 예림이까지 범해버렸다. 그렇기에 단 하루라도 이 망할 것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도 있고,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남자들에게 범해질 수가 있다는 사실에.
"예림아.“
"네에... 언니.“
아담한 예림이의 몸을 강하게 끌어안으며 이름을 부르자 여전히 거친 숨을 토해내며 대답이 돌아온다.
"사랑해.“
"하윽?! 후아아앙!“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사랑하는 정도만큼 쾌감을 주기 위해 피에 적셔진 손가락을 갈고리 형태로 만들고선 질벽을 긁었다. 보니까 예림이는 처녀막이 찢어지면 꽤 큰 고통을 느끼는 타입 같았으며, 민정이처럼 고통에도 어느 정도 쾌감을 느끼는 듯 보인다. 만약 아프다고 소리치면 언제든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둘 생각이 있는데.
"하아앙! 앙! 아파아... 아파아아... 근데 이상하게 기분 좋아아!“
고통에 눈물을 흘려대며 비명처럼 커다란 신음성을 터트리지만 분명히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시익. 웃으며 재희는 걱정할 것 없이 손을 움직인다. 붉게 물든 귀여운 귀를 입에 넣고 가슴을 주무르면서 유두를 꼬집고, 질벽을 마구 긁어대며 질 안에 들어가지 않은 손으로는 음핵을 건드렸다. 그렇게 예림이까지 보내고 난 후.
"후우... 이제 됐네.“
성욕이 풀렸다.
"근데... 이거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데 어떡하지?“
친한 언니 동생처럼 서로의 몸에 기대어 기절해 있는 민정이와 예림이의 모습을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하게 성욕이 늘어났을뿐더러 이걸 해소하는 데도 시간이 거린다는 게 기정사실이 되니 앞길이 점점 막막해진다. 이래서는 게임에 참가해서 1조라는 어마 무시한 빚을 과연 갚고 나가서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뭐 어쩌겠냐. 극복해 봐야지.“
방법은 없었다. 미래의 재희가 좋은 수를 생각해내어 극복하는 수밖에.
"민정아. 예림아. 방으로 들어가서 쉬자.“
"우으음... 재희야아... 안아줘요... 공주님 안기. 저 그거 재희가 해줬으면 좋겠어요.“
둘을 깨우자 먼저 일어난 민정이는 덜 떠진 눈으로 웃으면서 양팔을 뻗으며 무리한 걸 부탁해 온다.
"아... 언니... 저도 해주세요. 공주님 안기. 저도 그거 해보고 싶었어요.“
예림이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걸을 생각을 하지 않고 편하게 방으로 이동하려는 생각으로 공주님 안기를 해 달라 한다. 그러나 이걸 어쩌나. 공주님 안기는 해줄 수는 있어도 몸이 한 개뿐이라 한 명밖에 해줄 수가 없는데.
"안 일어날 거야?“
"우응! 공주님 안기!“
"언니. 나도 그거 해줘어.“
뜻대로 되지 않자 급기야 앙탈까지 부리기 시작하는 둘.
"그냥 나 혼자서 갈게. 혼자서 걸을 수 없어 보여서 부추겨주려고 했더니 필요 없나 보네.“
"아아! 재희야. 미안해요! 부추겨주세요!“
"나도오! 나도오오!“
지금 몸 상태가 어떠한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고된 훈련으로 지쳐있는 것도 모자라서 재희에게 인정사정없이 범해져 버린 몸은 두 다리로 홀로 서서 걷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부추겨주지 주지 않는다면 벽을 짚거나 기어야 할 판. 하는 수 없이 둘은 내버려 두고 홀로 돌아간다는 재희의 말에 기겁하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발버둥이었다.
"자. 일어나.“
"감사해요. 재희야.“
"언니. 고마워.“
그녀들에게 손을 뻗자 둘은 재희가 내민 손을 붙잡고 일어났다. 역시나 일어설 힘도 없기에 곧바로 넘어지려고 했지만 재빠르게 움직여 넘어지지 않게 몸을 기대게 만드는 재희였다.
"이대로 가자.“
"네.“
"응.“
재희의 팔이 가냘픈 허리에 둘리고, 겉으로 보면 믿음이 영 가지 않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뜻하면서도 듬직하고, 믿음이 갈 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재희에게 몸을 기대었다. 머리까지 어깨에 기대고. 이거 완전 양손의 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양손의 꽃을 든 사람이 여신이라는 점이다. 꽃을 든 여신을 부러워해야 할지. 여신의 손에 들린 꽃들을 부러워해야 할지.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둘 다 부럽지 않을까. 아무튼, 재희의 부추김에 무사히 방으로 돌아왔다.
"아아. 좋아아.“
"헤헤. 우헤헤헤.“
방에 돌아와서는 곧장 침대에 몸을 뉘인 둘은 사르르 녹는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이내, 쿨. 하고 잠에 빠져들고.
"세상 참 편하네. 애들은.“
아무리 재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곯아떨어졌다고 해도 지금은 점심시간이었다.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이 끝나 오후 교육을 받으러 가야 하는데 이 둘이 제때 깨어날 수가 있을지. 이를 악물고 오후 교육도 받을 수나 있을지.
"쯧......“
가족인 상황에서도 차마 깨우지 못하고 재웠을 상황.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그 고된 훈련을 악착같이 버티는데 그 하루정도면 쉬어도 되지 않을까. 일주일이라는 무척 짧은 시간밖에 없는 아카데미에서 하루도 아니가 오후 교육을 빼먹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재희는 차마 둘을 깨우지 못할 것 같았다.
"우으... 재희야아.“
손을 뻗어 깊은 잠에 빠져있는 민정이의 볼을 어루만진다. 튜토리얼이 끝이나고 배 안에서 보았을 때는 많이 먹지 못해 홀쭉해져 있었던 볼이었는데 지금은 살이 적당히 붙어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다음은 예림이.
새근. 새근.
단발머리인 민정이와는 다르게 긴 머리를 가진 예림이인지라 얼굴을 덮고 있던 머리카락 가닥들을 일일이 정리해준다.
"제기랄... 엄청 귀엽네.“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는 손길의 주인이 재희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히ㅡ 하고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이러면 안 되는데. 기껏 해소했던 성욕이 다시 끌어오를 것만 같았다. 그리고... 어서 여기서 나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그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린 채, 거다란 혹을 하나도 아니고 얼떨결에 두 개나 달게 되니 머리가 아파져온다.
"그게 마지막이 되었을 줄은.“
늘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아침밥을 준비해 늘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한 끼를 챙겨 준 뒤에 출근하시는 걸 현관 앞까지 나가 배웅하고, 오빠처럼 좋은 대학에 들어갈 거라 다짐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여동생의 등교도 배웅하고나서야 뒤이어 아르바이트를 하러 집을 나섰는데. 그게 마지막 아침이 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랑한다는 그 말 한마디라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밀려온다.
이제와서 후회하면 무언가가 달라지기나 할까. 재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가를 적신 눈물을 닦으면서 방을 나왔다.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고 그게 마지막이 되었을 거라 단정지을 수도 없는 노릇. 무조건 1조라는 큰 빚을 정정당당하게 다 갚아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 다짐하며 재희는 걸음을 옮겼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그녀들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