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 〉017 튜토리얼
자신이 보아도 커다란 가슴에 얼굴을 비비던 민정이는 이내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하고 숨을 내뱉으며 꾸물꾸물 양손이 올라오는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재희는 품에 안긴 민정이를 밀어낸다.
"아......“
아쉬움이 가득 담긴 탄성이 흘리며 조금 더 라고 말하는 표정으로 재희를 바라보지만 어림도 없듯이 낮추었던 자세를 풀고 노골적으로 소리를 일으켰다.
"누, 누구냐?!“
그러자 인기척을 감지한 스무 명의 무리 중 한 명이 자신의 무리에게 알리듯 크게 소리치며 허리춤에 꽂아 놓았던 칼을 뽑아 들며 언제든 싸울 준비를 끝마친 자세를 취했다. 그 때문에 그들의 곁에 있던 여자와 노인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벌벌 떨며 인기척이 난 곳, 재희에게로 눈길을 가져다주다가 이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재희를 멍하니 바라본다.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 진정해 주시겠습니까?"
이젠 익숙하다 못해 질릴 모습들. 재희는 고운 미간을 찌푸리면서 그들을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입을 열었다.
"크, 크흠... 죄송합니다. 여러분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남자였다면 경계를 놓치지 않았을 테지만 인기척이 느껴진 사람은 다름 아닌 여자이며, 그것도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재희이기에 굳이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칼을 도로 넣는다.
"혼자이십니까?“
"아니요. 한 명 더 있어요.“
"응...? 꺅?!“
재희는 싱긋 웃으며 자신의 바로 옆에서 여전히 몸을 숨기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민정이의 팔을 잡아 올리자 짧은 귀여운 비명과 함께 일어났다. 그리곤 비명을 내질렀다는 사실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인다.
"두 분이신가요?“
"네. 그렇네요.“
"계속 두 분이서 다니셨던 겁니까? 여자 두 분이서요?“
"네. 그래서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흴 받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이죠. 저희는 환영합니다.“
인상 좋게 웃으며 말하고는 있는데 남자의 눈은 재희의 얼굴과 가슴, 그리고 원피스가 미처 다 가리지 못한 다리에 향하자 불쾌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들 중에 신사라고 할까, 노골적으로 재희에게 욕망을 품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른 남자들보단 훨씬 나아 보였다.
그래도 뭘 어쩌겠나. 하필이면 예쁜 여자가 되어버렸고, 민정이 또한, 예쁜 여자인지라 이들과 같이 있지 않으면 귀찮은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게 분명하다. 아무리 약한 남자라도 우연히 발견한 미녀 두 명을 한꺼번에 범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덤벼들 것만 같았기에 차라리 그런 귀찮음을 감수할 바엔 정상적인 무리에 잠시 몸을 담는 게 어떤가 싶어서 기껏 찾은 은신처를 버린 이유다.
"우우...! 재희야. 그냥 우리끼리 다니면 안 돼요?“
처음에는 그저, 다른 사람의 눈이 신경 쓰여 몸의 대화를 하지 못할 거란 생각에 한 말이었는데 이제는 노골적으로 재희를 바라보는 시선이 오히려 민정이 자신이 불쾌해져 이 말을 다시 입에 담는다.
"괜찮아. 어차피 닳는 것도 아닌데 뭐.“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제가 싫어요.“
뿌우우. 입술을 삐쭉 내민다. 재희는 괜찮을지 몰라도 민정이가 영 괜찮지가 않다. 그렇다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자신이 뭐라 할 형편이 아니니 떼를 쓰는 것밖에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재희는 순순히 넘어가 주질 않아 수치심만 남았다.
'우으...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사람한테 애교를 부렸는데...! 너무 창피해!‘
두 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애교까지 부려 떼를 써 보와도 결심을 돌리지 못하자 애교가 부족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고, 자신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예쁜 얼굴을 비롯해 몸매를 가진 재희가 봐서는 보기보다 민정이의 외모는 귀엽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다.
이곳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피부 관리도 하지 못해 많이 상해 있을 것이며, 그 무엇보다 화장까지도 못하니 당연했다. 그런데... 민정이와 같이 화장을 하지 않은 재희의 얼굴은 대체 왜 이럴까. 사람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지. 피부는 또 어찌 이렇게 좋은지. 누가 본다면 여기서 몸을 씻는 줄 알고 오해하겠다. 참 신이란 공평하지 않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신의 축복을 받은 불공평한 이 사람이 민정이를 좋아해 준다는 것만으로 용서가 된다.
"제 생각에는 저희와 함께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자 두 분 이선 너무 위험합니다. 그러니 저희가 보호해줄 테니 이곳에서 함께 여기서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좋아요. 그럴 수 있다면 저흰 좋아요.“
"우으... 네......“
사심이 가득한 남자의 말에 재희가 민정이를 바라보며 싱긋 웃자. 민정이는 하는 수 없이 긍정했다.
"다행이네요. 만약 이대로 계속 두 분이 다니시겠다고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말이죠. 하하!“
"......“
민정이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껄껄 웃기 시작하는 남자를 가늘게 떠진 두 눈으로 바라보았다.
'칫...! 너 따위보다 내 재희가 더 강하다고!‘
저 남자에 비해 덩치도 큰 남자를 포함해 여러 남자를 한꺼번에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재희의 강함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덤벼들어도 이기질 못할 게 분명하다. 그래도 뭐, 재희도 사람인지라 확신은 잘 들어오지 않는데 스무 명 중에 절반 정도가 싸우지 못하는 인원이라 생각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어온다. 그런 재희인데. 쓸데없는 걱정을 하자 민정이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차인원이라고 합니다. 일단 이곳의 리더라고 할 수 있겠죠.“
스스로 리더라고 밝힌 차인원은 재희에게 손을 내밀었다.
"윤재희입니다. 여긴 이민정이고요.“"이민정이에요......“
이미 내민 손. 재희는 그 손이 무안하지 않게 맞잡아 주려 손을 뻗으려고 하자 민정이는 재빨리 재희의 손을 낚아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간다.
"하하. 천천히 친해지면 되겠죠.“
그 모습에 내민 손을 거두며 웃으며 차인원이 말하지만 민정이는 저 남자와 절대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 왜인지 모르게 여자의 감이 저 남자는 재희에게 푹 빠져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 수가 있었으니.
"두 분이서 고생하셨을 텐데. 조금 쉬세요.“
여자의 몸으로 이곳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 고생했을 거라 판단한 차인원은 이제 편히 쉬라고 말한다. 고생하긴 했다. 근데 그건 재희에게만 한한 거고 민정이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민정이는 재희에게 아무 말도 없이 식량과 물이 가득 든 가방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겨둔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었다. 그 때문에 차인원과 그의 무리의 사람들은 민정이와 재희의 손에는 몸뚱어리와 하나밖에 없는 날씬한 가방만을 가지고 있다 판단할 거다.
그리고 갑자기 보이지 않는 가방의 모습에 재희의 눈이 재빨리 주위를 훑은 다음 민정이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애써 모른 척 눈을 돌리자 재희는 피식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니 재희가 보아도 잘한 판단이었는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도 지금 기분 좋은 모습을 보였다가는 차인원이 뭐라고 생각할까. 안전히 보장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여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날을 가득 세운 어투로 대충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재희의 팔을 이끌고 노인과 여자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이곳 사람들의 눈은 재희에게로 고정되어 뒤를 따른다. 민정이는 무척이나 불쾌했다. 재희는 자신의 것인데. 노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짜증만 솟구친다.
"괜찮은 사람 같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재희를 기분 나쁜 눈빛으로 바라봤어요.“
"음...? 그랬었나?“
"네...! 분명 그랬어요! 그리고 그 남자는 이미 재희에게.....“
"나에게 뭐?“
"아무것도 아니에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래도 민정이가 기분 나쁘다는 눈으로 재희를 봤다고 하니 조심하기로 했다. 그렇게 둘이 여자들과 노인들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아, 안녕하세요!“
너무나 앳된 목소리가 귀를 강타했다.
"어.....?"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 시선을 가져가자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정도의 소년이 보였다. 그 소년은 고개가 기울어진 상태로 적색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재희의 모습에 한순간에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민정이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소년의 시선을 받은 민정이는 살며시 재희의 팔을 강하게 끌어안는다.
"얜 또 뭐야......?"
갓 20살이 된 재희까지도 이 정신나간 게임에 참가시킨 것도 모자라 미성년자까지 넣은 걸 보니 게임을 주최한 곳은 제대로 정신이 나간 쓰레기들이란 생각이 들어왔는데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꼬꼬마가 재희에게 반한 것도 모자라 호감을 얻으려 먼저 다가오다니. 차인원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 아닐까 싶다.
"민정아?“
"응? 왜 그래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중얼거린 걸 재희가 들었는지 의아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자신을 불르자 민정이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든다. 그래서인지 잘못 들었나 싶어 넘어가는 재희.
"그래. 안녕.“
"네! 안녕하세요!“
"......"
22살이나 먹고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민짜를 경계하다니. 인생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래도 순순히 재희를 넘겨줄 수 없는 노릇. 민정이는 다시금 재희의 팔을 강하게 이끌며 소년에게서 거리를 벌린다. 다행히 어려도 눈치는 있는지 따라오지 않았다.
'여자와 애들이 다섯 명. 노인이 넷, 남자들이 열둘이라. 꽤 괜찮네.‘
식량 문제만 배제한 상태로 이곳 무리의 구성원들을 보면 그리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일단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열두 명이나 있는 것만으로 대부분은 이 무리를 공격할 엄두를 내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 재희와 민정이가 추가되었으니 총인원 스물셋인가. 재희는 노인과 여자, 그리고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이 아닌, 그 근처의 나무에 등을 기대앉아 있었다.
"아.....?“
재희는 자신을 따라 옆에 나란히 앉아서는 주위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눈동자를 마구 굴려대는 민정이의 허리에 손을 두르자 민정이는 얼빠진 목소리를 내며 재희의 얼굴을 바라본다.
주물럭. 주물럭.
"하으... 재, 재희야?“
허리에 감긴 손이 천천히 내려가 민정이의 엉덩이를 움켜쥐자 민정이는 주위의 시선을 살피며 다급히 재희를 부른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을까?“
"무, 문제라니! 당연히 있잖아요!"
"뭐가?“
"그, 그야...! 하우읏...! 읍!“
바지 안을 파고들어서는 속옷 안까지 침투해 손가락으로 엉덩이골을 쓸어내리며 벌써부터 축축한 보지에 닿자 민정이는 손으로 입을 막기에 이르렀다.
"괜찮아. 어차피 몰라. 내가 몸으로 가리고 있어서 모를 거야.“
"그, 그치만.....!"
재희의 손이 좋다 하더라도 여기서 이러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며 저항을 해 보려고 해도 이미 몸은 재희의 손에 길든 지 오래였다. 자신도 모르게 재희의 손이 편히 자신의 보지를 만지도록 엉덩이를 들자. 그제야 헛...! 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재희야... 그만해요...!“
"싫은데?"
"하앗.....!“
입을 귀에 가져다가 속삭이자 몸을 부르르 떤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앙 하고 붉어진 귀를 입안에 머금자 잘못하다가 신음성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쾌감이 밀려왔다.
"그만해 달라는 말과 다르게 여긴 서 있네? 그리고 물도 흐르고.“
"모, 몰라요.....!“
잔뜩 흥분한 나머지 애액이 질질 흘러내리고 있었고, 가슴의 유두 또한, 발기해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재희는 옷 위로 발기한 유두를 괴롭히며 검지와 중지를 보지의 균열 안으로 집어 넣었다.
"후으으응.....!“
고작 넣었을 뿐인데 허리가 반듯하게 서버린다.
'흐응.....?‘
희미하게 들려오는 인기척. 누굴까. 스물한 명의 사람 중에,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보든 말든 민정이가 자신의 것이라 각인을 시켜 주어 민정이에게 다가오는 남자가 없도록 만들어야 했으니.
"끄읍...! 끕...! 후앙...! 하윽...! 거, 거긴...! 안데엣.....!"
쾌감에 몸서리를 치지만 대체 몇 명에게 들켜 버린 지도 모른 채, 들키지 않으려고 신음을 참으려 안간힘을 쓰는 민정이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이 정도라면 못 참고 달려들거나 숨어서 자위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원래라면 자신의 여자를 몰래 보면서 자위를 한다 치면 화가 날 텐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예쁘고 음란한 여자가 재희의 여자란 걸 알려주며 부러움을 살 거란 생각에 말이다. 검지와 중지로 질벽을 마구 긁어대며 약지로 음핵을 건드리자 거긴 안 된다며 애원하기 시작하는 민정이었지만 봐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아앙...! 앙.....!“
이젠 신음성을 참기 힘들어지는지 굳게 닫아놓은 입술을 벌어지며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자 벌어진 입술을 재희는 자신의 입술로 틀어막아 버렸다. 코에서 나오는 거친 숨이 재희의 얼굴에 쏟아지고, 연결된 입술 안으로 혀가 섞인다. 오늘 아침에 먹었던 빵의 맛이 민정이의 혀에서 느껴지며.
"우읍...! 읍.....!“
어느새 절정에 도달하기 일보 직전인지 민정이의 혀는 더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악...! 악! 가, 가아...! 재, 재희야아.....!“
입술이 떨어지며 길게 침선이 그려지다 뚝 끊어졌으며, 민정이는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신음을 크게 터뜨리며 재희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갈 것 같아?“
"가, 갈 것 같아아.....!“
재희의 양어깨를 붙잡으며 대답하자 재희는 얼핏 보이는 귀여운 귀를 입에 넣어 잘근잘근 씹어대며 민정이를 보내기 위해 손을 더 빠르게 움직인다.
"후아아앙.....!“
주위로 울려 퍼지는 신음성. 이 신음성은 아마 둘의 모습을 몰래 보고 있던 사람들 외에도 들었을 정도로 컸다. 그 사실을 모르는지, 민정이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재희의 가슴에 여전히 얼굴을 묻고 있다.
"좋았어?“
"우응......“
"그럼 더 할까?“
"......“
농담 삼아 던진 말인데 민정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재희의 가슴에 얼굴의 빈틈조차 없이 숨겼다. 그리곤.
"으응......“
긍정의 대답을 내놓는다.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풉. 지금은 말고 밤에 더하자. 민정아.“
"우응......“
둘은 밤에 더하기로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