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는 조용히 살고 싶다 (27)화 (27/67)

27화.

4, 장례식장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

오후 11시 48분, 각성자 관리국 현장 대응 1팀 사무실. 널찍한 사무실은 늦은 시각임에도 환히 불이 켜져 있었다.

“팀장님, 간식 좀 드시겠습니까?”

“아, 네. 에너지 바 하나만 갖다주세요.”

성실한 공무원 정빈은 오늘 당직을 자처했다. 딱히 잔업이 있다거나 급한 업무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시기가 되면 으레 하는 일이었다.

―자,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12분 후면 새로운 랭킹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과연 시스템이 어떻게 순위를 매겼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오늘은 바로 모든 헌터가 손꼽아 기다리는 랭킹 갱신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빈은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빈 종이컵을 다른 손으로 든 채 앞니로 두어 번 잘근잘근 씹었다.

1년에 한 번, 시스템은 각성자들의 능력과 활약상 등을 종합해 모든 각성자에게 순위를 부여한다. 올해 새롭게 데뷔한 헌터도, 기존에 활동하던 헌터도 랭킹이 갱신되는 날만을 기다렸다.

새로운 순위는 능력에 대한 증명이며, 그 순위를 바탕으로 새 길드에 들어갈 수 있을지 새 광고를 받을 수 있을지가 갈렸으니까.

다만 원하는 순위를 받지 못한 헌터들이 난동을 부리는 경우가 꽤 존재했기에, 각성자 관리국은 이 시기가 되면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화면 속 두 아나운서가 자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시스템의 순위 계산 방식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등급뿐만 아니라 그 헌터의 한 해 활동도 함께 계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A급 각성자가 S급 각성자보다 높은 순위일 수 있는 게 전부 그 덕분이죠. 지난 1년 동안 혜성처럼 나타나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헌터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번 연도 랭킹은 순위 변동이 꽤 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즉 20위권까지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예상 순위를 한번 보시죠.

1. 이사영 (S)

2. 마태복음 ― 목태오 (S)

3. 정빈 (S)

4. 규규 ― 반규민 (S)

5. 허니비 ― 유채현 (A)

6. 닥터 ― 남우진 (A)

7. 나는장인이다 ― 홍예성(S)

8. 함석정 (A)

9. 송조헌 (S)

10. 방패가이 ― 배원우(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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