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는 조용히 살고 싶다 (9)화 (9/67)

9화.

한편 주택 근처 좁은 골목길에는 똑같은 롱패딩을 입은 두 남자가 들어가 있었다. 그중 무전기를 들고 선 남자가 중얼거렸다.

“여기가 타깃 집인 것 같은데요? 근데 별다른 움직임이 없슴다.”

“뭐야, 밍기적 씨가 엄청 경고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어째 싱겁다? 그냥 자러 간 거 아냐?”

쓰레기통 뚜껑에 앉아 껌을 질겅질겅 씹던 남자가 몸을 웅크렸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등 위로 쏟아지면서 롱패딩 뒷면, 흰 글자로 적힌 ‘PADO’ 글씨가 반짝이며 드러났다.

“야, 춥다. 앞으로 30분만 더 대기해보고… 그때도 움직임 없으면 복귀하자.”

“넷슴다.”

“갈 때 붕어빵도 사 가고.”

“좋슴다. 에휴, 이게 무슨 팔자에도 없는 추가 근무랍니까.”

“그러게.”

마지막 맞장구는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당황한 두 남자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들 머리 위로 웬 비닐이 홱 씌워졌다.

뻐억! 무언가 묵직한 게 배를 강타했다. 무전기를 든 남자가 컥, 소리를 내며 고꾸라졌다.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발길질 한 번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미친… 개아파! 하지만 너무 큰 고통 때문에 함부로 몸부림을 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낯선 목소리가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큭, 누, 누구….”

“아, 미안.”

퍽! 이번엔 뒤통수에 강한 통증이 찾아왔다. 까무룩 암전되는 의식 속에서 낯선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게 들려왔다.

“너무 약하게 때렸네.”

‘씨X, 감시만 하면 된다며….’

약하게 때렸다고 한 대 더 치는 게 어딨어. 이딴 친절함 필요 없어요. 남자는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눈을 까뒤집은 채 기절했다.

“…됐나?”

의재는 쓰러진 남자 둘의 상태를 확인했다. 맥박… 잘 뛰고. 숨… 비닐 겉면이 위아래로 팔락팔락 움직이는 걸 보니 잘 쉬고 있다. 제대로 기절한 것을 확인한 의재가 범행에 앞서 씌워두었던 ‘배달의 가족’ 비닐을 벗겨주었다.

최대한 약하게 한 대면 될 줄 알았는데, 각성자라 그런지 생각보다 튼튼해서 한 대 더 때려줘야 했다. 의재는 남자들 옆에 쭈그려 앉아 중얼거렸다.

“미안합니다. 지갑 좀 뒤질게요.”

듣지 못하는 남자들을 향해 양해를 구한 그가 롱패딩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더 힘을 쓸 것도 없이 처음 뒤진 롱패딩 주머니에서 지갑을 발견했다. 명함 있나? 내용물을 슥슥 뒤져보던 의재가 씩 웃었다. 있다.


파도 길드 전투지원 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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