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02. 이렇게 이름을 알리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홈페이지가, 다운이요?”
“저 꽃바구니 보낸 놈팡이가 지금 서울시 홈페이지를 다운시켰다고요?”
말문이 막힌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잠시 침묵하던 팀원들이 와다다 말을 쏟아 내는데, 말을 듣고 있자니 이보다 더 혼미할 수가 없다.
이 꽃바구니 하나로 상황이 마무리될 것이라면 주변 사람들을 쥐어짜 어떻게서든 해프닝으로 끝냈을 거다. 하지만 서울시 홈페이지 건은 아니었다.
“…….”
혹 이런 일을 할 만큼의 자금력이나 능력을 지닌 이에게 폐를 끼친다거나 실수한 적이 있나 싶어질 지경이다. 지난날을 반추해 보던 중 어깨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고개를 들었다.
“아, 팀장님.”
“그 천사 엽서, 필요해?”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그거, 주겠어?”
“네.”
누가 보냈는지도 모를 카드였다. 나는 바로 꽃바구니 아래 가려 둔 카드를 꺼내어 건넸다.
“부팀장, 이거 필적 감정부터 하지.”
“네.”
“…….”
카드를 받은 팀장이 곧바로 부팀장에게 그것을 건넨다. 최소의 접촉만을 하고 싶다는 듯 두 손가락 끝으로 카드를 붙잡은 부팀장이 내던지듯 책상에 그걸 내려놓는다.
다른 때였다면 마음에 걸릴 행동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아니었다. 손가락을 옷에 벅벅 닦는 부팀장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손이 닦고 싶어진다. 결국 카드를 집었던 손을 벅벅 옷에 문지르다가 헛기침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필적 감정 대상은 막내 주변인부터 시작해서 점차 범위를 넓혀 가는 것으로 하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꽃바구니는.”
말을 고른 팀장이 눈을 마주해 온다. 눈동자 가득 자리한 복잡한 심경이 꼭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만 같다. 고개를 끄덕이자 따라 고개를 끄덕인 팀장이 말을 잇자 집중했다.
“꽃바구니도 조사하지. 이건 막내만을 노린다고 보기엔 스케일이 너무 커. 분명 헌터부를 노린 놈팡이일 거다.”
“알겠습니다!”
“그쪽이 누가 되었건 간에 막내를 노린 건 사실이야. 정체를 알아낼 때까지는 출퇴근길에 팀원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하지.”
“전 괜찮습니다!”
출퇴근을 함께한다는 건 그만큼 팀원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이들이라면 또 모를까, 매일 현장을 뛰는 팀원들에게 있어 휴식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한 번 더 거절 의사를 밝히려다가 반 박자 빠르게 들려온 부팀장의 목소리에 그쪽을 바라보았다.
“제가 하늘 씨와 가까운 곳에 삽니다. 바로 옆 구역이기도 하고요.”
“그래? 부팀장이 그럼 앞으로 한동안 고생 좀 해.”
“알겠습니다. 하늘 씨, 오늘 퇴근부터 함께 다닙시다.”
“그, 알겠습니다.”
그나마 같은 사무직인 부팀장이 말하니 미안함이 한결 가신다. 게다가 바로 옆 구역에 산다는 말은 더더욱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고.
“조금만 고생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후후.”
인사를 건네자 부팀장이 눈가를 접으며 웃는다. 그에 좀 더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거 배달한 곳 알아보고 주문한 놈팡이 찾아봐. 그리고 바구니에 따로 뭔가 설치되어 있는지도 면밀히 살피고.”
“알겠습니다!”
“박 주무관은 시청 가서 홈페이지 관련해서 좀 더 알아보도록 해. 헌터부 어쩌고 하는 놈들 있으면 기억해 뒀다가 와서 알려. 한 번에 쓸어 버릴 테니까!”
“예!”
“저는 뭘 하면 됩니까, 팀장님?”
대화를 듣던 한 주무관이 손을 든다.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경청했다.
“자네는 외근 나가면 여기저기 말 좀 흘려. 누가 헌터부를 건드려서 내가 화가 아주 많이 났다고. 걸리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앞으로 한동안은 난이도 낮은 던전이 생성되더라도 협회 측에 협조 구해.”
“…그놈들에겐 좀 더 강하게 말을 흘려야겠네요.”
“내 말이 그 말이야.”
한 주무관의 말에 팀장이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한 주무관처럼 손을 번쩍 들었다.
“팀장님.”
“음?”
“저는 따로 시키실 일 없나요?”
헌터부에게 시비를 건 것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상대의 화살은 내게 향해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나에게도 따로 시킬 일이 있음을 의미했다. 나는 뚫어져라 팀장을 바라보았다.
“으음.”
갑자기 팀장이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책상 위의 서류를 부산스럽게 정리한다. 조용히 지시를 기다린 지 한참 만에야 그 지시를 들을 수 있었다.
“뭐어. 일단은 부팀장과 출퇴근 잘하는 것으로 대신해. 상황 돌아가는 거 보면서 따로 할 일 알려 줄 테니까.”
“…네.”
다른 이들관 달리 특별한 것 없는 지시다.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생각해 보면 팀장의 말마따나 몸을 사리는 데 집중하는 편이 맞았다. 게다가 따로 할 일을 알려 주겠다 했고 말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 책상 위에서 언제 떨어졌는지 모를 장미꽃잎 여러 개를 발견했다.
“…….”
조사가 시작되면 조만간 꽃바구니를 보낸 이의 정체가 밝혀질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홈페이지 다운 관련한 오해도 풀 수 있게 될 테고 말이다.
꽃잎을 집어 쓰레기통에 버린 뒤 마저 하던 서류 작업을 이어 나갔다.
***
“…….”
“와,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어제의 꽃바구니에 이어 오늘은 화환이 사무실 한쪽에 자리 잡은 상황이다.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다가 화환에 적힌 문구를 읽곤 머리가 지끈거렸다.
「오늘도 예쁘지만, 내일은 더 예쁘길.」
「나의 천사 ‘연하늘’에게.」
어젠 천사로 끝났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천사 옆에 떡하니 적힌 이름 석 자가 이보다 더 충격일 수가 없다.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에 애써 입가를 끌어 올렸다.
“멘탈 공격이 좀 심하긴 한데, 조만간 범인 찾아낼 테니까 조금만 참아.”
“그래. 헌터부 소속이면 이 정도는 너끈히 버텨야지.”
버티기엔 어제오늘 받은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계속 스트레스를 붙잡고 있는 건 나만 손해였다. 한 주무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해 보겠습니다.”
노력하면 하지 않은 것보단 이른 시간에 이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을 거다. 고개를 주억이며 팔짱을 낀 채 화환 앞을 서성이는 팀장을 바라보았다.
“이거 배달한 직원은 뭐래?”
주먹 쥔 손에서 엄지만 펴 화환을 가리킨 팀장이 시선을 마주해 온다. 나는 바로 답했다.
“전화로 예약했다고 합니다. 문의해 보니 가상 결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고 하고요.”
“그럼 그 프로그램 뒤지면 되나?”
“그게….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끔 개발된 터라 영장이 나와도 접근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게다가, 게다가 오늘도 시청 홈페이지는 터졌고요.”
이미 아는 사실이었지만, 한 번 더 들으니 이보다 더 아찔할 수가 없다. 홈페이지 다운 관련하여 이미 매체에서도 한두 개씩 뉴스가 나오는 실정이었다. 이러다 정말 상황이 커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나는 다릴 흔들며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애썼다.
“보수 안 하고 뭐 해? 이번 기회에 탱자탱자 놀던 공무원 놈들 일 좀 시키지 않고!”
“복구하면 5분 내로 다시 터진답니다.”
“…아.”
시청 홈페이지가 계속 먹통이 되고 있단 말에 점차 마음이 무거워진다. 헌터부를 향한 공격이라 했지만, 내 이름이 떡하니 들어간 상황이기에 이보다 더 불안할 수가 없었다. 손가락이 절로 얽혔다 풀어지길 반복한다. 떨던 다리의 속도 역시 점차 빨라졌다.
띠리릭- 띠리릭-
하필 지금, 저 전화가 울릴 건 뭘까.
오늘은 전화를 받지 않아도 용무를 알 듯했다. 어제와 같은 이유에서겠지.
말없이 전화를 보던 팀장이 자리로 돌아가 수화기를 집는다.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서울특별시 헌터붑니다. …뭐요? 그게 왜 우리 탓인데요! 그런 짓 할 시간이라도 좀 주고 말하쇼! 아, 답답하면 그쪽이 나가서 던전 클리어하시든가! 서버 관리를 얼마나 못하면 계속 터져요, 터지기를!”
“와, 우리 팀장님 기선 제압 엄청난데요?”
“좀 더 강하게 눌렀으면 좋겠군요.”
김 주무관의 말에 부팀장이 의견을 얹는다. 나는 그와 바로 눈이 마주쳤다.
“…….”
말없이 시선을 교환하던 부팀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우리만 믿고 있으면 된다는 것만 같다. 그에 나는 팀원들을 둘러보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기회에 방비 좀 잘해 두시든가! 누가 압니까, 이번보다 더 큰 게 올지? 아, 됐고! 일없으니 우리 막내 어쩌고 그만하고 할 일이나 하쇼! 끊습니다!”
속사포로 말을 던진 팀장이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얼마나 세게 내려놓았는지 어깨가 들썩인다. 안 그래도 잔뜩 성이 난 근육이 더욱 화가 나 보인다.
조금 전 부팀장과 시선을 교환하며 마음을 다잡았건만, 저 모습을 보니 이보다 더 눈치가 보일 수 없다. 나는 계속해서 팀장의 상황을 체크했다.
“그.”
Rrrr- Rrrr-
음?
울릴 리 없는 전화가 어째서 우는 걸까.
오늘따라 여기저기 정말 열심히 존재를 발산하기 바쁘다. 생각지도 못한 긴급 전화에 자세를 바로 했다.
“서울특별시 헌터부입니다!”
헌터부로 발령된 지 갓 두 달이 흘렀지만, 이 주 안에 던전이 둘 이상 생성된 건 엊그제 딱 한 번밖에 없었다. 동시 발생도 드문 일이었는데, 이틀 만에 던전이 또 생성된 건 던전 생성 이래 처음인 듯했다.
황급히 전화를 받은 김 주무관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눈다. 통화를 마친 그가 사무실을 살피는 모습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S-13 구역에 규모 C급, 난이도 C급의 던전이 생성되었다고 합니다! 생성 장소는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 주무관과 박 주무관이 외근 나가는 것으로 하지! 김 주무관은 바로 협조 구해! 문자는 알아서 보낼 테니 박 주무관은 바로 가.”
“예!”
팀장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두 사람이 사무실을 박차고 나간다. 다른 날이었다면 팀장 역시 창문에서 뛰어내렸겠지만, 오늘은 저것 때문에 나가지 않는 듯했다. 사무실 한편에 보관 중인 꽃바구니를 보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저 꽃바구니를 보낸 사람에게 과연 이 경고가 먹힐까 하는 고민은 나중에 해도 될 일이었다. 지금 내가 할 일은 따로 있었다. 중계기로 이동해 순차적으로 버튼을 눌렀다.
“저는 협조문 전달하고 오겠습니다!”
“아아.”
수기 협조문 작성을 마친 김 주무관이 자리를 뜬다. 눈인사를 건네며 출입문 쪽을 보니 자연스럽게 화환으로 시선이 간다.
「오늘도 예쁘지만, 내일은 더 예쁘길.」
「나의 천사 ‘연하늘’에게.」
“…….”
그러고 보니 저 문구, 이상하게 기시감이 든다.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화환 문구와 중계기 버튼을 번갈아 보았다.
“막내야.”
팀장의 부름에 흠칫했다.
“아직 멀었어?”
“중계기 및 네트워크 열었습니다!”
“바로 현장 상황 살피도록 해!”
“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목소리가 따끔하게 느껴진다. 잠깐 딴생각을 했기 때문인 듯했다. 나는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교통 정보 센터에 접속했다.
“현장 상황은?”
“의암 병원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200m가량 잠식된 상황입니다! 특히 서남 방향은 300m까지 CCTV가 꺼져 있습니다!”
“한 주무관, 던전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20분? 알았어.”
한 주무관의 이동 시간을 체크한 팀장이 바로 부팀장을 바라본다. 눈이 마주친 부팀장이 고개를 끄덕이곤 곧바로 박 주무관의 자리로 이동해 컴퓨터를 만진다. 몇 초 뒤, 도착한 긴급 문자를 확인하고 나는 다시 CCTV를 살폈다.
생성 지역을 전달받지 못한 만큼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었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주변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나는 한 화면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
화면 아래로 대피 중인 이들 사이로 유유자적한 걸음으로 던전으로 향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혹 경찰이나 소방대원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들이 슈트를 쫙 빼입고 현장에 출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뿐이랴, 저 느긋한 걸음걸이는 더더욱 저 사람이 경찰 혹은 소방대원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었다. 무슨 상황일까 싶어 화면을 키워 보다가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시 고개를 들었다.
“다녀왔습니다!”
아, 김 주무관이구나.
나는 모니터로 눈을 돌렸다.
“이야기는 잘 됐어?”
“예. 너무 잘 돼서 탈인 거 같긴 합니다.”
“잘 되면 잘 된 거지, 탈은 또 뭔 소리야?”
“…그게 말이죠.”
“어?”
어디로 갔지?
김 주무관을 확인한 건 찰나였건만, 그사이에 남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다급히 근처 CCTV를 뒤져 봤지만 그 어디에도 슈트를 입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넋을 놓았다.
“무슨 일 있어?”
내 행동이 이상했는지 팀장이 묻는다. 나는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 후 조금 전 본 남자의 모습을 전달했다.
“…혹시 그 CCTV, 여기서 그쪽으로 가는 방향 쪽 아니야?”
“네, 맞습니다.”
“슈트 쫙 빼입었지?”
“…네.”
그걸 김 주무관이 어떻게 아는 걸까.
마치 독심술이라도 부린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정확하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김 주무관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런 거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
“도대체 협회서 누굴 보냈기에 그래?”
- 팀장님!
그때였다, 전체 네트워크에 한 주무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건.
오늘따라 놀랄 일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흠칫하던 사이, 한 주무관의 말이 이어진다. 나는 곧바로 넋이 나갔다.
- 방금 던전 클리어되었습니다!
“…뭐라고?”
- 그게, 잉여가 왔습니다!
“…잉여어?”
여기서 김세현이 왜 나오지?
예상치 못한 말에 놀란 팀장이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린다. 나는 조금 전 협회서 돌아온 김 주무관을 바라보았다.
“흐흐.”
눈이 마주친 그가 코 밑을 검지로 쓱 쓸더니 미소 짓기 바쁘다.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해 보이는 모습에 모니터와 김 주무관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설마, 방금 제가 본 사람이….”
“맞아.”
“아.”
그 사람이 김세현일 거라곤 정말 생각지 못했다. 놀란 심장이 요란하게 뛰더니 어느새 귀까지 집어 삼킨다. 나는 그를 발견했던 CCTV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근데 그 녀석, 무슨 일로 하급 던전에 발길 할 생각을 했어?”
“저도 그걸 모르겠습니다. 협회서도 김세현 바짓가랑이 잡고 난리가 났다니까요!”
“…이유 없이 움직이진 않았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팀장님.”
이어지는 대화를 흘려들으며 한참을 CCTV 화면만 보다가 불현듯 스친 생각에 손을 오므렸다.
“…….”
김세현이 던전을 클리어했다면, 예의 그 사람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었다. 무의식적으로 화환을 바라보다가 이내 화환에 적힌 문구 위로 어떤 말이 겹쳐지는 것을 깨달았다.
“어?”
그러고 보니 저 문구, 이상하게도 손님이 남기고 간 말과 비슷하다.
“뭐 떠오른 거라도 있어?”
“아. 잠깐 생각할 게 있어서요.”
“뭐든 의심스러운 거 있으면 말해.”
“…네, 알겠습니다.”
확신이 없는 상황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닌 듯했다. 그래, 짧은 시간 내에 확인 가능한 것이니만큼 직접 확인 후 말해도 늦지 않았다.
“…….”
막내라고 귀여워하는 건 고마운 일이었지만, 진짜 막내처럼 귀여움만 받을 생각은 없었다. 조금이나마 팀원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겼단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