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7)

황비와 태자비들의 행방불명 

잠시 설명 ^^; 

백련궁 (白蓮宮) : 황비의 거처. 황제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완벽한 황비만의 요새로, 진짜 황비가 들어오면 한 겨울 첫눈이 오는 날, 얼어붙은 연못에 백색의 연꽃이 핀다하여 백련궁이라 불린다. 

하지만 300년 간 백련이 핀 적은 없었다. 

백룡검 (白龍劍) : 황제의 검이라 불리지만..... 지금은 황비가 쓰고 있다. 

인물 

신영대제 : 현재 청원국의 황제. 황제권이 땅에 떨어진 때에 운 나쁘게 황제 자리에 오른 인간. 오르기도 굉장히 힘들었다. 

황비 : 본명은 하월(夏月). 보물찾기 광신자로 그로 인해 황비가 된다. 신검(神劍)이라 불리우는 검의 천재이자, 도둑질의 천재. 상당히 괴팍하고 낙천적인 성품으로, 천재적인 악필과 무치(舞癡)에 음치(音癡)다. 

문경태자 : 황제의 네 번 째 동생. 깐깐하고 음험한 성격. 의처증 환자. 

명현태자비 : 친구 하나 잘못 만나 헐값에 문경 태자에게 팔린 인간. 신궁(神弓)의 칭호를 갖고 있다. 

세현태자 : 황제의 열 두 번 째 동생으로 외교 업무를 보는 게 상당히 깐깐하고 고지식하다. 그러다 유진에게 먹힌다. 

유진태자비 : 황제와 신관, 전 백성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서 태자비로 오른 인물. (실제 사기를 친 인간은 황비였다.) 신의(神醫)라 불리우지만 실제는 독약상. 양손을 쓸 수 있으면 단검을 주로 사용한다. 

꽈당---- 

“형님!!!!” 

정무를 보기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울려오는 시끄러운 굉음과 세현태자의 고함소리에 신영은 인상을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모처럼 맘 잡고 일을 해보겠다는 신영의 일과를 방해하는 건가? 

“무슨 일인데 그리 숨이 넘어가는 거냐?” 

“형님!!! 유진이 가출을 했습니다!!!” 

무심히 답하며 책상 가득 쌓인 문서를 훑어 보기 시작하던 신영은 그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위를 올려다 보았다. 

“에에?” 

“이 쪽지 하나 달랑 남기고 집을 나갔다구요!!!” 

타앙--- 

이젠 아예 통곡을 할 듯 소리치는 세현의 말에 그가 던진 편지를 펼쳐보았다. 

커다란 종이를 가득 메운....... 빈공간과 단 한 줄의 문장. 

「잠시 다녀오마.」 

“달랑........ 이거?” 

“달랑 이겁니다!!! 대체 유진은 자기가 어떤 입장인지 자각이 없는 겁니까? 사흘 후면 1년에 한 번 있는 제식이 있고 그 한 달 후에는 우리의 결혼식입니다!! 신부 없이 무슨 식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아, 일단..... 진정 좀 하고.......” 

꽈당---- 

“형님!! 빌어먹을 형수 어딨습니까!?” 

아예 문짝을 부술 기세로 달려 들어오는 문경태자의 기세에 신영은 기가 질려 입을 쩌억 벌렸다. 

대체....... 이게 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들이냐? 

“형수는 왜?” 

“명현이 가출했습니다!!!” 

타앙--- 

아무래도 명현이 쓴 편지인 듯 한 종이를 들고 탁자를 후려갈기는 힘에 신영은 억지웃음을 지어보였다. 

확실히..... 저 의처증 환자의 손 안에서 명현을 빼나갈 수 있는 건 그의 마누라인 황비님뿐이지만...... 

“자, 잠깐만..... 문경아, 세현아........ 우리 머리를 식히고 생각 좀 해보자.” 

“무슨 생각이요!!? 당장에 백련궁으로 들어가 형수를 끌고 나오지 못하겠습니까?” 

아무리 태자라 해도 황비의 거처인 백련궁에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 지금 황제인 형을 쫓아온 것이리라. 

허나, 그건 신영의 입장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황비가 일어나 시녀장을 통해 백련궁의 문을 열지 않는 이상, 아무리 황제라 해도 백련궁에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아예 그 안에서 자버렸다면 모를까, 요즘처럼 바빠서 백련궁 근처로도 가보지 못한 때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황비님께서 이 시간에 깨어있으실 리가 없고 말이다. 

“자아, 일단 진정들 하거라. 둘이 같이 움직인 걸 보니, 뭔가 이유가 있겠지.” 

어떻게든 웃으며 동생들을 달래보려 하는 신영이었지만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동생들의 기세에 털이 쭈볏 솟을 지경이었다. 

저 음험하고 깐깐한 녀석들을 어찌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신영의 귀로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황제폐하, 백련궁의 시녀장이 알현을 청하옵니다.” 

때도 잘 맞춰 두 동생을 어떻게든 달래려는 신영에게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이 꽉 막힌 동생들도 어쩔 수 없는 백련궁의 시녀장이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으리라......... 

“아, 그렇지 않아도 찾으려던 참이었다. 어서 들이거라.” 

두 동생에 의해 덜렁거리고 있는 문 쪽으로 소리치자 그 흔들거리는 문 사이로 온통 새하얀 옷을 걸친 시녀장이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어째..... 좀 화가 난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리고 걸음도 상당히 빠른 것이....... 

타앙----- 

“황비님께서 가출하셨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나온 그녀의 말에 이번에는 황제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주루룩 떨어져 내렸다. 

어쩐지.... 둘만 사라질 리가 없는 일이다. 그 둘을 이 이상하고 깐깐한 동생들에게서 빼내올 수 있는 건 그의 황비 뿐이고, 그렇다는 건 셋이 또 뭔가를 훔치러 갔다는 소린데....... 

“허허........ 이런....... 일이........” 

‘훔치러 갈 꺼면 나도 데려갈 것이지..... 치사하게, 자기만 빠져나가다니.......’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거리면서도 일단 황비와 태자비들의 행방을 머리 속으로 차분히 정리해 보고 있는 신영이었다. 

분명, 뭔가 훔칠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탐나는 것이나 굉장히 귀한 보석일 것이다. 

골치 아프게 되어버렸다. 황비님께서 가출이라니....... 

“문경아, 명현이 남긴 편지를 줘보거라.”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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